우리 연구소뿐만 아니라 각종 경제연구소들이 부동산 버블 붕괴와 대세하락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고, 각종 언론들도 이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 까지 ‘대세상승’ ‘폭등’ 등의 표현을 거침없이 썼던 같은 신문들이었나 싶을 정도다. 물론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이해관계를 가진 건설협회 부설 연구소나 부동산 업계의 대변인, 그리고 부동산 관련 학과 교수들은 이를 ‘긴 조정’ ‘약보합’ 등으로 호도하고 있다.


 어쨌거나 이런 상황 자체가 국내 주택 시장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필자는 왜 부동산시장이 이미 대세하락 흐름 속에 있으며, 향후 장기 침체가 이어질 것임을 경고하고 있는 것일까.   


 서울 강남지역 11개구의 아파트 실질가격 추이를 나타낸 <도표1>을 보자. 많은 이들이 집값에 대해 명목가격 측면에서만 생각하고 2000년대 장기간의 집값 상승기를 겪어왔기에 집값은 늘 오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가격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상황은 사뭇 달라 보인다. 참고로, 부동산 중개업소의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가격지수로는 집값이 고점에서 그나마 덜 떨어진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버블 세븐’ 등 수도권 주요 도시의 실거래가는 2006년 고점 대비 평균 20% 가량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주)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작성

 

 국민은행이 주택가격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6년 이후 한국은 크게 두 차례의 부동산 버블기를 겪었다. 2009년 상반기에 집값이 국지적으로 반등했다고는 하나 주택 가격의 장기 파동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2기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초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약한 흐름일 뿐이다.


 이번에는 주택 가격 못지않게 중요한 통계인 거래량 지표를 나타낸 <도표2>를 통해 한국의 주택시장 상황을 살펴보자.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이후부터 집계됐으므로 그 이전의 거래량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필자는 1996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의 상관관계 함수 등을 이용해 추정해 보았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거래량 지표를 보면 1차 폭등기 때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뛰면서 전국 아파트 거래가 매우 활발했다. 2차 폭등기 때는 수도권에서만 집값이 뛰었고 이미 집값이 많이 뛴 상황이어서 거래량이 1차 폭등기 때에 비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의 거래량은 1차 폭등기 때를 능가하는 것으로 이 때 가격과 거래량이 단기간에 폭증했음을 알 수 있다. 2차 폭등기 이후인 2007년부터는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국토부 실거래가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거래 침체가 지속되면서 빚을 지고 산 사람들이 몇 분기 후부터 초조한 마음에 집값을 낮춰 내놓게 된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거래 침체도 2분기 이상 지속된다면 가격은 향후 매우 가파르게 급락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직 전초전에 불과한 것이다.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경기 부양을 위한 유동성이 급증한 상태에서도 이 정도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된다면 어떤 상황이 연출될까.


 끝으로, 현 상황에서도 수도권 주택 시장의 대세하락을 부인하는 이른바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의 몇 가지 억지 주장을 검토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1.전세가 상승은 주택 수요가 얼마든지 있다는 증거다.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전세가 상승은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급감하면서 매매 포기자와 주택 매도 후 전세 전환자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생겨난 ‘병목현상’이다. 또한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집 주인들과 언론 선동보도의 결과물이다. 오히려 향후 집값 대세하락의 강력한 전조다. 과거 미국과 일본에서도 주택 가격 하락 직전과 본격 하락 초기에 임대료가 고공비행하는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임대료도 급락했다. 국내에서도 넘쳐나는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을 감안하면 전세가 상승은 지속되기 어렵다.

 

2. 주택 유효수요 인구가 줄어도 1인가구 증가로 주택 수요는 계속 증가하니 집값은 오른다?
1인가구의 대부분은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집값이 너무 높아 결혼하지 못하는 노처녀 노총각이거나 급속한 고령화로 배우자와 사별한 독거노인들이다.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은 2인가구 이상 소득의 40%에 불과하고, 그들의 76%는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이다. 이른바 고소득 1인가구로 볼 수 있는 월 소득 300만원 이상은 8%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추가 주택 구매 유인이 없는 ‘기러기아빠’ 같은 부류가 다수다. 따라서 1인가구 대부분은 최소 3,4억 이상 되는 매매용 아파트의 수요자가 아니다. 1인 가구 증가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면 왜 1인 가구 비중이 30%를 상회했던 일본 도쿄에서 10여년 이상 집값이 떨어졌겠는가.

 

3. 오를 곳은 오른다?(‘지역적 차별화’ ‘지역적 양극화’도 같은 주장의 다른 표현이다.)
주식 폭등장에도 하한가를 치는 종목이 있고, 폭락장에도 상한가를 치는 종목이 있다. 그렇다고 폭락장이 폭등장으로 바뀌는가. 이미 ‘강남 불패’는 깨졌고, 분당, 용인, 평촌 등 버블 세븐은 이미 ‘하락 세븐’으로 바뀌었다. ‘오를 곳은 오른다’는 주장을 뒤집어 보면 ‘내릴 곳은 내린다’인데 그 이면을 말하는 부동산 업계 사람들은 거의 없다.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거품이 많이 낀 곳일수록 오를 때 상승폭이 더 크지만, 내릴 때 하락폭도 더 커진다.

 

4. 토지보상금 40조원이 유입되면 금방이라도 주택가격은 치솟을 수 있다?
2000년대 주택 가격은 토지보상금이 아닌 가계 부채가 급증할 때 상승했다. 주택 대출 증가가 급감한 지금 과거 같은 주택 가격 상승은 불가능하다. 또한 토지보상액 규모도 40조원이 아니라 국토부 계획상으로도 27조원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통합한 토지주택공사가 자금난에 시달리며 사업대상지를 계속 줄이고 있다. 2007~2008년에도 25조원가량 풀렸지만 그 때문에 집값이 뛰지는 않았다. 필자가 판교와 은마아파트 매입자 실태를 분석해본 결과 토지보상금을 받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는 2%에도 지나지 않았다. 반면 부채를 얻어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은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5. 주택공급 부족으로 2,3년 후 집값이 폭등한다?
주택 수급은 가격의 함수다. 가격이 너무 높아 이제 빚을 내서 집을 살 사람도 거의 다 샀다. 그래서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주택 거래가 확 줄어든 것이다. 수요는 고갈됐는데, 외환위기 이후 3.5배나 늘어난 건설업체들은 부실한 구조조정으로 거의 그대로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주택 공급이 줄고 있지만, 주택 수요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우 많은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이 넘쳐나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더구나 국토부 발표와는 달리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만 최소 4만호 이상의 미분양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추진 중인 뉴타운과 재개발, 수도권 2기 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2015년경이면 36만호 이상의 아파트 공급 초과 현상이 발생한다. 분양용/매매용/투자용 주택은 넘쳐난다. 다만 부족한 것은 지금 뉴타운, 재개발 지역 등에서 전월세로 살다 쫓겨난 서민들이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일 뿐이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5. 14. 09:14

 

미분양 급증과 입주 대란으로 대변되듯이 현재 집값 수준에서 공급 과잉임이 명백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공급 부족타령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보다 그 강도가 훨씬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 주장하는 근거로서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공급이 줄어들어 2~3년 후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예전에 아고라에 쓴 글이 있으므로 더 이상 길게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주택공급 부족론의 기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이들이 수급의 경제학적 원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야 합니다. 시장경제에서 수급은 기본적으로 가격의 함수입니다. 2000년대 내내 집값이 잔뜩 올라 수요는 거의 고갈된 반면 건설업체의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수요 대비 공급은 계속 과잉 상태에 이른 것입니다. 이 같은 공급 과잉, 특히 분양용, 매매용, 투기용 아파트 공급 과잉은 미분양 적체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근거를 살펴보고, 그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엉터리 주장인지 도표를 통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도표1>에서 전국 주택건설실적(실제로는 인허가 실적으로 분양에 앞서 행정적 절차를 끝낸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3년 후쯤 입주 물량 형태로 공급되므로 사실은 3년후 공급 물량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 봐야 하지만, 여기에서는 공급 부족론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방식대로 현재 공급 물량처럼 간주하겠습니다.)을 보면 확실히 200만호 주택건설사업 추진으로 60~70만호씩 건설이 추진됐던 1990년대 초반이나 2002~2003년에 비해 건설실적이 줄어든 것이 확실합니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 양상이 확연해진 2008~2009년의 주택건설실적은 전국적으로 40만호에도 미치지 못해 주택건설실적이 줄어든 것이 분명합니다.

 

 

(주)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이미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대다수 지역의 주택보급률이 110%를 넘어섰고,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이 적체돼 사실상 과거처럼 주택을 짓는 것이 오히려 이상합니다. 여러분이 건설업체 CEO라면 지금도 미분양이 잔뜩 쌓여있고, 분양할 때마다 완패하는데 지방 공급 물량을 늘리려 할까요? 당연히 지방 공급 물량을 줄이고, 그나마 분양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다고 판단되는 수도권 공급에 치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같은 건설사들의 행태가 수도권 주택건설실적 비중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공급 과부족 여부를 따져야 하는 것은 사실상 게임이 끝난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입니다. 그러면 수도권의 주택건설실적을 보면 어떨까요? 같은 <도표1> 아래쪽 그래프에서 보듯이 전국적 양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나타납니다.

 

수도권의 경우 200만호 주택건설사업이 진행됐던 1990년대 초반에도 25만호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고, 2000년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00~2003년에 30만호를 넘기는 수준이었을 뿐입니다. 토지 공급의 한계 때문에 수도권의 경우 매년 25만호 전후 수준의 주택 건설이 이뤄지면 적지 않은 공급이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2007년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30.3만호, 2009년에는 25.5만호의 건설실적이 이뤄져 결코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주택시장 침체기에 들어서면 주택건설이 확 줄어드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 주택건설실적은 사실 상당히 높은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공급 과부족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에 비해 상대적인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소득뿐만 아니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살 사람들은 거의 다 사버렸기 때문에 현재의 높은 집값을 떠받칠 수 있을 정도의 수요 풀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같은 수요 고갈 현상은 없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대신 가장 간단하게 주택 수요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구증가 대비 주택공급 측면을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인구증가는 매년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인구 증가와 지역별 전출입을 통해 발생하는 인구순유입을 합한 것입니다. 이를 확인해보면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2002년 이후 인구증가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9년의 자연증가는 2008년과 같은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2002 36만명이 넘게 증가하던 수도권 인구가 2009년에는 19만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 같은 수도권 인구증가분에 비해 매년 수도권 주택공급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 한 번 살펴봅시다. 이를 쉽게 살펴보기 위해 인구증가분을 주택건설실적으로 나눈 비율을 공급 초과율로 정해 그 추이를 살펴보면 <도표3>의 하단 그래프와 같습니다. 절대량으로 보면 평년 수준으로 보이는 수도권 주택건설실적이 인구증가분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공급이 이뤄지고 있음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공급초과율이 2002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100%를 넘은 적이 없었는데, 최근 3년 연속으로 100%를 넘긴 것입니다. 특히 2007년과 2009년에는 138%, 136%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인구와 주택공급의 비율을 1 1로 계산했지만, 평균 가구원수를 계산의 편의상 3명 정도로 잡으면 공급 초과율은 <도표4>에서 보시는 것처럼 훨씬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9년의 공급초과율은 408.1%로 나타납니다. 이는 2009년에 증가한 인구 19만명은 6.3만호 정도만 지어도 모두 수용할 수 있고, 6.3만호를 뺀 주택건설실적 약 19.2만호 정도에는 기존 인구 가운데 누군가 들어가서 살지 않으면 모두 빈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KSERI 작성

 

물론 그 동안에는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낮았고, 2000년대 초반에는 주택수요가 왕성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빈집이 발생하지 않고, 누군가 들어가 살아줬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내내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약 14% 포인트나 가파르게 상승해 이제는 100%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더구나 2000년대 투기 붐이 일면서 앞당겨 소진된 주택수요 덕분에 단기적으로는 가구수 증가분을 넘어서는 초과 공급분을 소화할 여력이 상당히 소진된 상태입니다. 이것이 입주 대란 등의 형태로 대규모 빈 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주택공급은 지금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엄청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인구증가분이나 가구수 증가분과 비교해 보아도 이런데, 사실상 현재의 거품 가격에서 수요가 바닥난 상황이나 주택시장의 침체 정도를 고려하면 더더욱 엄청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향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통계청 추계로도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특히 왕성한 주택 매입 연령층인 35~54세 연령대 인구는 2011년부터 줄어들게 됩니다. 이미 지방으로부터 인구 유입도 한계에 이른 수도권 인구라고 크게 사정이 다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1인가구 증가 등으로 가구수는 늘어난다고 하지만, 가구수 증가분 자체는 줄어들고, 1인가구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정부에서 계획된 각종 2기 신도시와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주택들과, 현 정부 들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보금자리 주택 공급이 2012년 하반기부터 입주 폭탄형태로 쏟아지게 됩니다. 물론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이기에 절대적 물량은 줄어들 수 있지만, 주택 유효수요와 인구증가분에 대비해보면 매우 막대한 공급 과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현재 주택 공급이 부족해 2~3년 후 집값이 뛴다는 둥의 터무니없는 선동에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현재는 뉴타운, 재개발 등의 사업 초기 과정에서 멸실 주택 물량이 많아져 공급 과잉이 확연히 느껴지지 않는 상태이지만, 2년 후 정도가 되면 공급 과잉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생생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걱정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만성적인 공급 과잉으로 인한 집값의 장기 하락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5. 13. 09:33

 

국내에서는 주택 시장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기본 지표인 가격 통계부터 왜곡과 부풀리기가 난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주요 도시의 경우 2006년말 또는 2008년 상반기 이후 실거래가가 떨어져 이미 대세하락이 현실이 돼 있는 상황에서도 아직도 집값은 오른다는 환상에 젖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두 차례에 걸쳐 각종 주택가격 통계들이 현실을 어떻게 왜곡 또는 조작하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과 국민은행의 호가 위주 시세 정보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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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에서 사람들은 시장 가격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를 한다. 그런데 만약 가격 정보 자체가 부실투성이거나 심지어 의도적 가격 왜곡과 조작이 난무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한두 푼짜리도 아니고 가계 전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 할 정도로 비중이 큰 주택 가격부터가 그렇다면 어떨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것은 현실이다.  

 

현재 일반인들은 보통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제공하는 각종 부동산 가격이나 이를 토대로 언론이 보도하는 주택 가격을 시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집계하는 주택 가격은 각 지역별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불러주는 호가에 가깝다. 대부분 업체들이 회원 중개업소들로부터 매월 수십만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고 있고, 보고 가격에 대한 필터링(filtering)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회원 업소의 수수료 수입이 사업의 주요 기반인 사설 정보업체들이 엄격한 필터링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들 회원 중개업소들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을 의식해 실제 거래가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가격을 보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처럼 거래 침체기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하다

 

문제는 이런 회원 중개업소들보다 한 술 더 떠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사실상 시세를 조작하는 통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아파트 시세 지수를 산출하는 방법부터가 거의 사기에 가까운 방법론을 쓰고 있다.

 

왜 그런지를 보기 위해 이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시세 자료를 작성하는 방법을 우선 살펴보자. 이들 정보업체들은 회원 중개업소들이 보고하는 매도호가 위주의 시세를 바탕으로 주택의 자산 가치를 총합하는 방법으로 시세 지수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지역 전체 아파트 단지의 시세 총합을 2백조원으로 잡으면 이들 아파트 단지 전체 가격의 오르내림에 따라 주간 변동률을 발표한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의 아파트 시세 총합이 200조원이었다가 다음 주에 199조원으로 줄어들었다면, 이는 주간 변동률 -0.5%(=1조원/200조원)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정보업체들이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을 구분하지 않고 시세 통계를 낸다는 점이다. 미국의 케이스-실러 지수 등 대부분의 신뢰받는 지수들이 기본적으로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가격 지수를 별도로 내는 것과는 딴판이다. 보통 완공 후 일정 시점이 지난 기존 주택보다 신규 주택의 가격은 높을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이후 선분양제 하에서 분양가자율화를 만끽(?)한 국내의 신규 아파트들은 고분양가로 기존 주택 가격보다 상당히 더 높은 수준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국내 정보업체들은 매년 입주하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들을 1년 단위로 시세지수 대상에 포함해 가격지수를 작성한다.

 

이렇게 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적으로는 아파트 가격 지수를 산출하는 대상 아파트가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에 신규 입주 아파트인 A, B단지가 포함되고, 이어 2009년에는 C,D 단지가, 그리고 2010년에는 E,F단지가 추가되는 식이다. 만약 2007년 아파트 시세 통계의 대상이 되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가 100개였다면 2010년에는 106개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이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해당 지역의 아파트 총 자산 가치의 변동률로 시세를 작성한다. 그렇다면 2007 100개 단지 시세 합이 200조원이었는데, 2010 106개 단지의 시세 합이 203조원이라고 하자. 구체적으로는 2007년 시세 조사 대상 아파트 100개 단지의 총 자산 가치는 180조원으로 떨어졌는데도, 3년간 새로 포함된 고분양가의 신규 아파트 단지 6개의 시세 총합이 23조원이라고 하자. 이 경우 기존 아파트 가격은 10%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 총자산가치로는 오히려 3조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실제 기존 아파트 가격은 크게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정보업체의 가격지수로는 1.5%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나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웬만큼 집값이 하락하지 않고서는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시세 통계상으로는 집값이 떨어질 일이 없게 돼버린다. 한마디로 이런 식으로 정보업체들이 집값이 늘 뛰는 것처럼 통계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들 정보업체들이 시세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상 매도호가에 가깝다는 점이 가격을 더욱 부풀리게 한다. 시장경제에서 시세는 공급자(매도자)와 수요자(매수자)간의 기대 가격이 일치하는 가격 선에서 거래가 체결되는 균형가격을 말한다. 그런데 이들 정보업체들은 이 같은 시세 관념이 전혀 없다. 정보업체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거래 가격을 정하느냐고 물어보면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거래가 체결된 가격 또는 거래가 없을 경우 실제로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가격이라고 대답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해당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치라고 대답한다. 어느 경우든 황당하기 짝이 없다. ‘거래가 성사될 것 같은 가격이나 해당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치는 회원 부동산 중개업소가 정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가 침체될 때에는 실거래가는 떨어지고 있는데도, 이를 예외적인 경우로 취급해 매도호가 위주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주변 아파트 부녀회 등의 압력에 강력히 노출돼 있다. 자연스럽게 매도호가 위주의 가격이 돼버리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부동산정보업체의 가격 지수는 집값 폭등기에는 급등하지만, 집값 하락기에는 찔끔찔끔 변동하는 것이다. 매도호가 위주의 가격이기에 오를 때는 호가를 냅다 올려 폭등 분위기를 더욱 선동하게 되고, 집값이 내릴 때는 실거래가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현실을 부인하며 호가 거품을 억지로 떠받치는 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실상이 이 정도면 단순히 방법론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의도적인 시세 조작과 왜곡이라고 봐야 한다. 이처럼 부동산 중개업소들과 이들의 가격 보고를 바탕으로 시세 통계를 작성하는 정보업체들의 가격 조작과 선동은 거의 일상화되다시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부동산정보업체는 2009 5월부터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의 경우 2006년 고점을 회복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해당 단지의 실거래가는 여전히 고점 대비 평균14% 하락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이 같은 부동산정보업체의 호가를 마치 시세인 양 기정사실화해 선동하기 바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2006년말 고점을 회복하거나 초과한 단지가 20% 정도에 불과했는데도, 많은 이들이 대다수 단지가 고점을 초과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중층 재건축단지의 상징처럼 돼 있는 은마아파트 경우에도 가장 많이 반등했을 때가 고점 대비 15%가량 낮은 상태였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재건축 단지 위주로 반등했는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반등 수준도 이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면 정부 공인통계인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어떨까.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회원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보고를 받아 작성된다는 점에서 똑같이 매도호가 위주의 지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회원 중개업소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고, 현장 실사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2년반 간격으로 신규 아파트 단지를 가격지수 산정에 포함하므로 상대적으로 왜곡의 정도가 덜할 뿐이다. 하지만 가격 폭등기에는 호가를 실거래가보다 더 끌어올리고, 가격 하락기에는 호가 위주의 가격을 억지로 유지하는 양상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사실은 2008년말~2009년초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가격이 급락했을 때 국토부 실거래가와 국민은행 호가지수의 고점 대비 가격 변동률을 비교한 아래 <도표1>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의 경우 고점 대비 20~30% 전후까지 떨어졌으나 해당 지역의 국민은행 호가지수는 이 같은 급락세가 거의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국민은행의 가격지수는 양반이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아래 <도표2>에서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시세지수와 국민은행 가격지수의 변동률을 살펴보면 위에서 설명한대로 부동산정보업체의 가격부풀리기가 훨씬 더 심함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실거래가는 내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가 위주로 매주 0.02%, 0.04%씩 호가 위주로 시세를 부풀린 것이 20여년 누적돼다 보니 같은 호가 위주인 국민은행 가격지수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거의 모든 언론들이 이런 시세를 아무런 여과 없이 보도하니 대다수 국민들은 집값은 요즘 같은 극심한 침체기를 제외하고는 늘 오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체의 60~70%를 차지하는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는 오히려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아파트 시세부터가 이렇게 왜곡, 조작돼 있으니 적어도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상당수의 국민들은 영화 매트릭스의 가상현실에 갇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물론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이처럼 아파트 시세를 왜곡하고 조작하는 이유는 아파트 분양광고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늘 집값은 오른다고 해야 하는 이해관계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이 자산시장에서 주택 가격이 결정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주택 전체 재고를 약 1500만호로 잡고, 한 가구당 1억 원만 쳐도 총액이 1500조 원이다. 그런데 전국 아파트 거래물량은 2006 1125천 호, 2007 84만 호 수준이다. 계산의 편의상 연간 100만호 가량이 거래된다고 가정하면 전체 주택 재고의 약 7.5%가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경제적 이해가 부족한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일부 빚을 많이 진 사람들이 집을 싸게 내놔도 대부분 사람들은 집을 보유하기 때문에 집값은 안 떨어진다"는 황당한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주식물량이 거래돼 전체 주가가 오르내리는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7.5%의 주택 물량이 거래되면서 전체 1500조원에 이르는 주택의 자산가격이 함께 오르내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처럼 단독주택의 비중이 높고 주택유형이 다양한 경우와 달리 한국의 경우 이런 특성이 훨씬 더 심하다. 한국의 경우 2000년대 부동산 투기가 대부분 아파트를 위주로 일어났고, 시세도 아파트 단지별로 거의 표준화, 획일화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77㎡형, 분당구 서현동 삼성아파트 134㎡형처럼 같은 지역의 같은 규모 아파트 별로 부동산도 주식처럼 '종목별' 시세가 형성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층별이나 조망권 여부 등에 따라 일정한 편차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이렇게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은 일부 주택 물량이 거래돼 전체 주택의 가격이 사실상 결정된다. 삼성전자 주식 물량의 일부가 거래돼 상한가나 하한가를 기록하면 전체 삼성전자 주식이 그 가격에 수렴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최근 서울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의 중대형 평형들의 가격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고점 대비 20~30% 가량 떨어진 것이 실제상황이다. 거래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형성된 가격이라도 이것이 정상적인 시장 가격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그 가격대 이상으로는 주택을 아무리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게 부동산 시장의 냉엄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이런 원리에 따르면 상당수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제시하는 과도한 호가는 결코 정상적인 시장거래가격이 아니다. 아무리 잠재적 매도자가 가격을 많이 받고 싶다고 하더라도 사줄 수요자가 없다면 그것은 시장 가격이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잠재적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 다른 기대가격을 갖고 있는데, 언론이 잠재적 매도자의 호가를 시장 거래가격처럼 보도하는 것은 조작에 가깝다. 다분히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겨 추격매수를 하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선동형 기사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선동기사들이 난무하다 보니 매도자와 매수자간 기대가격이 너무 크게 벌어져 더 이상 거래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빚을 잔뜩 지고 근근이 버티던 잠재적 매도자들은 언론의 선동보도에 헛바람이 들어 여전히 높은 호가를 유지하고 있고, 잠재적 매수자는 가뜩이나 경기도 불투명한데 터무니없는 가격에 집을 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집을 팔려는 사람은 몇 달이 넘도록 집을 내놔도 집을 팔 수 없는 현상이 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현재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작성하고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호가 위주 집값은 절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집값이 아니다. 실제 거래될 수 있는 집값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주택 소유자가 생각하는 집값보다 10~20% 이상 낮은 가격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거래될 수 있는 최소가격이 55000만원 정도인데 7억원 정도가 시세라고 우기고들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수도권 주택시장의 현실이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잔뜩 부푼 호가는 점점 떨어지는 실거래가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는 '거래 실종+실거래가 하락'이라는 2007년 이후의 패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실거래가 급락 양상을 보이던 2008년 하반기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5. 11. 09:37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에 올라온 '매출1등'님의 글 '용인 부동산 분위기를 전합니다(두번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많은 분들이 첫번째 글을 읽고 화제가 됐기에 두 번째 글도 소개하니 참고바랍니다. 첫번째 글 못지 않게 생생한 경험에서 나온 글이라 현재 수도권 주택 시장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용인의 경우 버블 붕괴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지역이라 모든 수도권을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요.  첫번째 글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십시오. 저에 대해서는 상관 없으나, '매출1등'닝에 대해서는 인신공격 등 악플은 삼가주시길 인간적으로 당부드립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소개하는 것이지 '매출1등'님 욕보이려고 이 글 소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참, 그렇다고 제 의견이 '매출1등'님 의견과 똑같다고 읽지는 말아주십시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232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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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여기 저기에 옮겨져서 여러 의견들을 주셨고 모두 제 일처럼 읽어보았습니다.
당연히 저와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기에 모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하구요, 저는 제가 경험하고 고생했던 바를 공유하면서 조금이라도 피해를 막아보고자 두번째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자세히 길게 못쓰는 점을 양해해주세요. 그나저나 다음의 아고라는 정말 파워풀 하네요. 정부에서 왜 아고라 싫어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쪽지를 통해서 실제 '시세'를 여쭤보는 분이 참 많았은데요. 오늘은 '시세'에 대해서 제가 경험하고 느낀 분위기를 간략하게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첫번째 글을 올리고 나서 신중하게 생각해보니 실제 아파트명을 거론하는 것이 해당 아파트를 보유하신 분들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실제 상황인데다가 대세 하락기인 관계로 한 동네 내에 아파트 매도 호가가 거기서 거기라서요. 이해 바랍니다.


제가 1980년대 말부터 역마살이 끼어서인지 여기저기를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동대문구에 살다가 광진구에도 살다가 강남에서도 살다가 대전 유성에도 좀 살면서 수지 쪽을 왔다갔다 하다가 일 때문에 1999년도 초에 수지 죽전의 동성2차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수지에 입성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04년 초에 같은 수지 내의 상현동 현대성우5차로 갈아탔고 2007년 초에 흥덕의 경남아너스빌11단지에 분양 당첨되면서 소위 1가구2주택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명의는 서로 다릅니다) 부동산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10년 이상을 수지 및 용인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저에 대해서 용인 사람도 아닌데 왜 거짓말을 하면서 분위기를 흐리냐 등의 쪽지는 제발 안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쪽지가 굉장히 많이 왔는데 화가 나지는 않구요 현실을 잘 모르시는 듯 해서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아파트 시세를 묻는 분이 너무 많은데 간략하게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수지 상현동 현대성우5차는 평당600만원 중반의 분양가에 P를 1천 가량 주고 43평을 매수하였고 2007년에 6억 중반의 매도호가를 보였으나 현재는 4억에 내놓아도 아무도 보러 안옵니다. 평당 1천만원은 무너진지가 상당히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첫번째 이야기에서 아파트를 파시려면 부동산 사이트의 하한가보다 20% 이상 싸게 내놓아야 할거라는 말에 흥분해서 쪽지를 보내신 분들이 많은데 정말 사실입니다. ㅠㅠ 제가 그나마 신뢰하는 닥터아파트를 보면 상현동 현대성우5차 43평 기준으로 하한가 4억에 상한가 4.6억입니다. 하한가가 4억이니까 계산해보면 3.2억에 내놓아야 팔린다는 얘기가 됩니다. 3.5억에 내놓으면? 어쩌다가 한분이 보러 오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절대 팔리지 않습니다. 제가 얘기한 20%는 체결 기준가를 말씀드린겁니다. 오해하신 분들은 잘 해석해서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집을 직접 팔아보세요. 제 말이 틀린지...) 다른 수지 지역, 기타 용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사이트가 어떤 공식인지 모르겠지만 하한가를 상당히 보수적으로(매도자에게 유리하게)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대성우5차 43평 기준으로는 3억 수준이 급매, 51평 기준으로는 3.4억 정도가 급매용 매도호가 수준인 듯 합니다. 그래도 확~ 팔릴거라고 예상하진 않습니다. 물론 수지 지역이 전체적으로 이런 분위기입니다.  타 용인 지역도 큰 차이 없습니다. 지하철역을 옆에 낀 아파트 사시는 분들이 거의 욕에 가까운 쪽지들을 보내셨던데 죽전이나 보정 쪽이 수지와 '매도호가' 가 같다고는 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5년 이내로 아마 시세가 거의 비슷해져있을겁니다. (수지도 나중에 지하철 들어오거든요? ;; ) 물론 5년 이후에도 지하철 주변의 전세/월세 시세는 수지보다는 당연히 비쌀 수도 있겠죠. 참고로 저는 현대성우5차는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팔 생각이 없습니다. 집은 한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다만 여름되기 전에 동천동 레미안으로 전세/월세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세금 불안해서 아마 월세로 들어가게 될 듯 합니다.

 

한달 전에 처분한 흥덕의 경남아너스빌은 분양할 때 평당1천만원에 분양하면서 소위 '로또'로 불리우던 아파트였습니다. 주변 동네 시세가 기본 평당 1300만원 이상은 가면서 전체적으로 상승세였으니까 로또가 당연한거겠죠. 기억은 잘 안나는데 거의 250: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었었고 당시는 정말 로또에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얼어붙고 금리 상승이 가시화되면서 매도를 고려하게되었고 결국 저번달에 5억2천만원에 43평을 매도 하였습니다. 옵션 포함 4억4천에 분양 받아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5억2천에 팔았으니까 정말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분들 중에서 매도를 말리는 분들이 1월초에 90% 이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월에는 80%, 3월에는 50%, 현재는 대부분이 잘했다고 하시네요. 아무튼 중간에 이자 내고 각종 세금에 양도세 감안하면 남는게 거의 없고 기회비용 고려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손해를 안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가장 많이들 궁금해하셨던 실제 거래된 시세는 이 정도이구요, 개인적으로 경험한 아파트의 시세에 대해서 제 생각을 정리해드립니다. 오해의 소지가 많으니까 용인 지역으로 국한하겠습니다. 욕설 가득한 쪽지는 사절입니다. ㅠㅠ

 

1. 시세라는 것은 사전적으로 의미가 상당히 복잡하지만 알기 쉽게 풀이하면 '실제로 거래된 가격의 표준(평균이 적절하겠네요)'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요새는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시세를 논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언론과 각종 사이트에서 떠들어대는 시세에 제발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본인이 직접, 혹은 주변의 정말 친한 지인이 실제 매도/매수한 가격이 시세일 뿐입니다. 그 시세에는 당연히 경매가도 포함되구요. 제가 첫번째 이야기에서 경매가가 시세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경매 외에는 거래가 당분간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경매가가 시세가 될거라고 설명 드린거였습니다.

 

2. 매도자 분들 중에는 같은 동네에서, 혹은 같은 아파트 내에서 입지와 동호수를 따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동호수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건 상승세 때에나 의미가 있고, 이런 하락기에서는 '로열층/로열동' 이라는 단어는 매도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단어입니다. 2-3층이 4억에 팔렸으니까 15층인 내 집은 4.5억은 받아야해라는 생각은 매수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입니다. 하락기에는 플러스요인보다는 마이너스요인 중심으로 거래가 체결됩니다. (예를 들면, 로열층이라서 5천을 더 받는 구조가 아니라 로열층이 4억이니까 2-3층은 3.5억에 마이너스가 되어서 팔리는 그런 구조란 얘기) 제가 최근에 매도한 흥덕의 경남11단지 아파트는 중간층이며 전망이 정말 끝내줍니다. 용서고속도로도 2분만에 진입하구요. 골프장이 한눈에 보이는데 한국에 그런 집 거의 없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시세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3. 시세를 예측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거래가 되지 않아서 시세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인데 현재 상황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시세를 예측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가네요. 점쟁이가 아닌 이상 어떻게 맞추죠? 확실한건 용인지역은 매수 세력이 없기 때문에 폭락이던 서서히던 결국 가격은 계속 하락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물론 구매 수요는 없으나 입주 수요는 지하철에 가까운 아파트에는 확실히 있긴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세/월세 수요일 뿐이고 그 사람들이 구매 수요로 돌아설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몇년간 부동산에서 만난 모든 업주들과 실장들이 다들 시세를 예측하더군요. 제대로 예측한 사람이 몇명일까요? 당연히 한명도 없습니다. 부동산 업자 말 듣지 마세요. 그들은 거래가 생겨야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기본적인 입장이 매도자와 다릅니다. 상승세일 때에는 물건이 귀하니까 매도자와 부동산업자가 친했고 지금처럼 하락세일 때에는 매수자와 부동산업자가 서로 더 친해집니다. 부동산 업주 입장에서는 '아파트 물건 있나요?' 하고 찾아와주면 업어주고 싶은 기분이 들겠죠. 물론 주변에서 수수료 이외에 뒷돈을 챙겨주면서 부동산 업자와 짜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아파트를 매도한 경우를 목격하긴 했습니다만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4. 선거, 원자재 상승, 건설시장 악화로 인한 정부 대책 등을 운운하시면서 '시세' 상승을 예측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다. 특히나 대출 많이 끼고 아파트 구매한 분들이 즐비한 용인 지역에는 그런 분들이 정말로 많습니다. 저는 역으로 그분들에게 항상 되묻습니다. 용인에서 선거가 없었다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적이 있었는냐? 원자재가 고점대비 하락했다고 분양가가 하락한 경우가 있는지를요. (건설시장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거라는 의견은 논의할 가치가 없어서 그냥 덮겠습니다) 타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견입니다만 정부에서는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소유자의 불만 때문에 표가 줄어드는 것보다는 오히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가계금융 부실화를 더욱 걱정하지 않을까요? 두가지 요인 모두 아파트 가격 상승에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이지요. 가계금융 부실에 대한 논의가 쟁점화 되어가는 듯 한데, 부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대출 규제를 푸는 멍청한 짓을 하는 정부는 없습니다. 오히려 규제를 강화할거고, 정책보다 미리 움직이는 은행들은 자금 회수를 위해 목을 죄어올거고 결국 대출 많이 끼고 산 집들이 매물로 쏟아질거기 때문에 집 값이 오르기 힘들다고 봅니다. (유난히도 담보 대출이 넘쳐나는 용인 지역 아파트는 그럴거라고 100% 확신합니다. PD수첩에서 판교 말고 용인도 한번 전체 등기를 까봤으면 좋겠네요)

 

5. 시세를 어떻게 결정해서 부동산/매수자와 얘기해야 하는가? 일단 사람들이 보러오게 하는게 중요합니다. 특히 용인지역은 하락세가 심하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입지나 여건을 내세우기 보다는 매도호가를 낮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해당 아파트의 입지나 여건은 다 공부해가지고 옵니다. 부동산 사이트나 부동산에서 얘기하는 시세는 어디까지나 매도자 관점의 가격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체결이라는 것은 매도자는 더 이상 오르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매수자는 더 이상 내려가기 힘들다고 동시에 판단해야 형성됩니다. 하지만 현재 용인 시장에서의 잠재 매수 수요자들 중에서 더이상 가격이 내려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명도 못봤습니다.

 

6. 시세와는 좀 어긋날 얘기입니다만 요새 거래비용과 금리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더라구요. 아무튼 엄청난 거래비용과 금융비용을 고려한다면 신규 분양 아파트 기준으로 3년후매도/50%대출 이라고 감안하면 최소 분양가보다 35~40% 이상 올라줘야 똔똔이 됩니다. 계산기 뚜들기시면 대충 견적 나옵니다. 분양 시점부터 실제 집을 팔기까지 6년을 잡으면... 머 2007년처럼 폭등해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6년 걸리는 거라면 저축은행에 분산해서 예금 넣는 것이 훨씬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결국 집값이 오를텐데 무슨 헛소리냐는 말씀도 참으로 많으셨는데 이 부분은 제가 명확히 답변 드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본 관점으로는 현재의 전세가 상승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승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분석을 할 여건도 안되고 충분한 양의 전국 데이터도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확연히 줄었는데 그 사람들도 집에서 살긴 해야 할테니까 전세/월세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카페의 글을 읽어보면 감가상각을 고려하여 전세가격이 실제 분양가격보다 높아야 한다는 말씀도 계시는데 이론적으로는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할 것 같진 않습니다. 전세가격이 실제 분양가격에 접근할수록 당연히 전세보다는 월세가 많아지겠죠. 외국의 사례처럼 전세가 거의 사라지고 월세가 넘쳐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사실 전세라는거 자체가 말도 안되는 시스템이죠) 시간이 없는 관계로 대충 월세에 대해서 분당 지역 기준으로 적어 드리면, 판교 2억짜리 전세 기준으로 지난주에 1억 보증금에 월50만원으로 계약된 사례가 몇건 있습니다.  참고하시구요, 월세 구하시는 분들은 거짓말쟁이들 넘쳐나는 판교지역의 부동산에 절대로 속지 마세요.


일을 해야 해서 이만 줄입니다. 공유할 내용이 너무 많은데 글 실력도 딸리고 시간도 없고 좀 안타깝네요. ㅠㅠ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2. 15:55
어제 네이버 부동산에 '집값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던 글인데 조회수가 23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저도 아침에 조회수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는데, 네이버 편집자가 조회수 신기록이라고 하네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지는 내용인 듯해 다시 한 번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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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버블기에 그 동안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고 쓰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라고 읽는다)라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방향으로, 일반 가계들이 집을 사게 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부동산에 지금이라도 투자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을 때 그런 사람들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부동산 투자를 유도하는 여러 가지 근거들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라면 “앞으로 집값이 상당 기간 떨어질 테니 몇 년간은 집을 쳐다보지도 말라”고 말하겠는가? 아마 그러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그 업계에서 몇 년 안에 밥줄 끊기기 십상일 테니까 말이다.

 

 물론 이들도 집값에 대해 항상 오를 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집값에는 대체로 기복이 있는데, 항상 오른다고 해서야 자신들의 말이 엉터리임이 금방 들통날 테니 말이다. 특히 상황이 압도적일 때는 그들도 표현을 조금씩 바꾼다. 예를 들어, 2008년 여름까지도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던 상당수의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이 급락했던 2008년 하반기와 2009년 초에는 “집값이 한동안은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지난해 상반기에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이번에는 다시 ‘집값이 바닥을 쳤다’ ‘이제는 대세 상승이다’라고 많은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이 말을 바꿨다. 그러다 또 다시 연초에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상저하고(상반기에는 집값이 떨어졌다가 하반기에 오른다)’라는 식을 말을 바꾸더니 이제는 "긴 조정이 지속될 것이다’ "대세상승은 끝났다. 하지만 폭락은 없다’라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입장을 시시때때로 바꾸는 사람들은 그나마 양심(?)적인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한 술 더 떠 "오히려 주택시장이 침체인 지금이 집을 사야 할 적기"라는 선동을 내놓는 뼈 속까지 선동꾼 기질이 다분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구사하는 편리한 어법 가운데 하나는 “향후 1~2년까지는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그 이후에는 집값이 다시 뛸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소위 가격이 조금 하락할 때 사놓으면 나중에 다시 오르니까 사라는 식의 조언이다. 이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주식을 매도할 때 주식을 사라”는 격언처럼 상당수 사람들이 주택 가격을 매도하려 할 때 집을 사두라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빠른 속도로 집값이 회복했을 때를 거론하며 ‘오히려 지금이 집을 사야 할 적기’라고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선동은 스스로도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 가운데 내놓는 선동에 불과하다. 그들은 우선, 부동산시장의 사이클이 주식시장의 사이클보다 훨씬 길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일반 가계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식시장은 이른바 ‘단타매매’가 가능하지만, 주택시장에서는 일반 가계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필자가 여러 차례 설명한 것처럼 주택시장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격으로 보면 보통 10~20년 정도의 장기 파동을 그린다. 이미 필자가 다른 글에서 사용한 바 있는 아래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주택시장도 국민은행 가격지수가 작성된 1986년 이후 1차 버블기를 거쳤고, 이제 2000년대 내내 지속됐던 2차 버블 상승기도 수도권 핵심지역의 경우 2006년말, 수도권 외곽 지역의 경우 2008년 상반기를 고점으로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있다. 2007년 이후로는 집값은 높이 유지되는 반면 잠재적 매도자와 매수자간 기대가격의 심한 괴리로 거래량이 급감하는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기간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사실 2008년 하반기부터 세계적 경제위기와 함께 부동산 버블 붕괴 초기에 진입했으나 현 정부의 사활을 건 부동산 부양책에 의해 저지됐다. 하지만 지연됐던 부동산 버블 붕괴가 이제 다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도표1] 부동산 파동기로 본 현재 집값 수준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국민은행 가격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서울의 한강 이남 11개구의 주택가격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격으로 나타냈다. 흔히들 국내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알고 있지만, 국내 집값도 10여년 이상의 주기를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말 이후 실질 주택 가격은 고점을 찍고 내려왔으나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여전히 집값 거품을 빼야 할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와 현재는 부동산시장 사이클 측면에서 현저히 다른 국면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집값은 신체로 비유하자면 2006년 말의 머리 꼭지에서 이미 어깻죽지 정도까지 내려왔지만, 여기에서 다시 머리 꼭지 위로 올라갈 일은 앞으로 대부분 지역에서는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주택시장 사이클 측면에서 볼 때 발바닥까지 내려갈 일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일반 가계가 잔뜩 빚을 내 지금 집을 산다고 해보라. 과거 일본의 버블 붕괴 초기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졌다고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덜컥 샀던 사람들처럼 장기간에 걸쳐 돈을 묵히면서 집값 때문에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내야 하는 이자비용과 세금, 그리고 자산 가치 하락, 기회비용 손실 등을 생각해보라.

그런데도 이들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줄기차게 집을 사라는 얘기만 해왔다. 집값이 떨어지면 지금 싸니까 사라고 하고, 집값이 오르면 더 오르기 전에 사라고 하는 식이다. 이들은 집값이 오르나 내리나 ‘늘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 밖에 표현하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들리지 않도록 포장하는 것이 이들의 기술이라면 기술이다. 여전히 대세 하락 초기 국면인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마치 주식시장의 조정기나 일시 하락기처럼 포장하는 것도 그 같은 수법 가운데 하나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집값이 떨어질 만한 요인들은 생략한 채 계속 집값이 오를 이유들만 포장해내는 데는 도가 텄다. 그렇게 들고 나온 이유들이 소위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을 때까지는 공급이 부족하니 집값은 계속 오른다’ ‘한국처럼 좁은 국토에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된 나라에서는 수도권 집값은 떨어질 수가 없다’ ‘매년 수도권 인구는 계속 늘어나니 집값이 안 떨어진다’ ‘향후 1인가구가 계속 늘어나므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돼도 주택 수요가 줄지 않는다’ ‘교육 여건과 생활여건이 좋은 강남의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시중 부동자금이 갈 곳은 결국 부동산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더 풀리면 집값이 뛴다’ ‘토지 보상금이 풀리면 다시 집값이 뛴다’ ‘어느 어느 지역은 이런 저런 호재로 뛸 수밖에 없다’는 등의 주장들이다. 이들 주장은 부분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요인들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이런 저런 선동적 요소들이 모두 현재의 집값 거품을 키우는데 일조했고,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요인들이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왔다. 또한 주택보급률 문제, 1인가구 문제, 수도권 인구 집중, 지역적 양극화 등에 대해서는 필자가 이미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빈약한 낭설인지를 충분히 설명했다. 필자의 글을 그 동안 꾸준히 읽어온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혹자는 ‘지금까지는 이들의 주장이 대체로 맞지 않았느냐’라고 반론할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주장이 2006년 말 또는 2008년 초까지는 대체로 맞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집값 대세상승기 동안에는 어떤 엉터리 이유를 갖다 대도 그 주장이 대체로 맞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떤 이유로든 이들의 주장이 대중적으로 영향력을 갖게 되면 이들의 주장 자체가 ‘자기 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되기도 한다. 이들의 주장은 부동산 재테크 관련 사이트나 이들 스스로가 만든 웹사이트, 그리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선동적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여과 없이 대중들에게 전달된다.
        
 문제는 집값 사이클이 변곡점을 지나 대세하락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그들의 주장이 맞을까 하는 것이다. 그들이 그 동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논리적으로 부동산 사이클을 전망해왔다면, 그들은 대세하락기에는 집을 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럴 만한 객관적으로 검증된 전문성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그렇게 판단한다 한들 집값 상승기 때와 마찬가지 목소리로 집값 하락을 예측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다. 이미 우리 연구소를 비롯해 상당수의 경제연구소들이 집값 대세하락을 경고하는 (물론 이들은 우리 연구소처럼 주택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들여다보지 못하다 보니 이미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향후 몇 년 안에 대세하락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현실을 정확히 보지는 못하고 있다) 시점에서도 이들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대세하락을 부정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쓰는 표현은 ‘긴 조정’ ‘긴 보합’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은 결코 ‘매도’의견을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들처럼 절대 하락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사실 각 가계가 집을 사거나 팔거나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우리 연구소는 주로 국민경제 전체 입장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면서도 쾌적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주택 및 부동산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워낙 선동 일변도의 주장만 난무하고 있기에 부득불 우리 연구소가 연구, 분석한 주택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지금 네이버 부동산에 우리 연구소가 글을 연재하는 것도 바로 그런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 안에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가계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 거래가 일어날 경우 시장경제 전체로는 후생 수준이 극대화되지만, 사기적이고 선동적인 정보가 난무하는 사기판과 같은 시장에서는 누군가는 사기적인 이득을 보지만 선동적 정보에 넘어간 상당수의 사람들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손실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기판과 같은 시장에서 제대로 된 정보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일반 서민 가계일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해야 할 상당수 국내언론들부터 부동산 광고 등을 매개로 한 이해관계에 찌들어 엉터리 왜곡정보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우리 연구소라도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선동적인 정보들을 걸러내기 위해 부동산시장의 큰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 큰 흐름을 참고해 집을 사고 팔지는 각 개개인들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극단적으로 말해 소득이 충분하고 지금의 집값이 자신에게 주는 효용가치에 비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을 절대 말리지도 않고, 말릴 권한도 없다. 그것은 각 개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다만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하고 이해관계에 물든 선동적인 정보에 휩쓸리는 대다수 서민 가계들이다. 이들은 사실상 자신의 전재산이 걸린 주택 매입을 고려하면서 지나치게 선동적인 정보들에만 일방적으로 노출돼 있다. 사실 충분한 재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 필자가 걱정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재력가들은 이미 주택시장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미 자산 포트폴리오도 조정하고 있는 반면 일반 서민 가계들은 여전히 선동적인 정보들에만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 서민 가계들에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적어도 ‘주택 시장 침체기인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일부 선동가들의 선동에 현혹돼 무리하게 빚을 지고 집을 사는 우를 범하지는 말기를 당부한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모아놓은 전재산 2억원에 추가로 2억원 정도의 빚을 내 집을 살까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실수요자’라고 규정하는데, 이미 그 정도면 자신이 현재 수준의 집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없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일본에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때 일본 언론이나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말했는지를 살펴보면 판단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일본 도쿄 등 3대 도시 주택지의 가격 추이를 나타낸 <도표2>에 당시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주로 보도됐던 이들 부동산전문가들의 발언을 정리해보았다. 어떤가. 2000년대 내내 국내에서도 너무나 익숙하게 들은 말들이지 않은가. 특히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초기에도 “집값이 떨어졌을 때 집을 사라” “지금 집 안 사면 앞으로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등의 감언이설이 난무했다. 그런데 수년 후 언론과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다른 소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집을 처분하라!” 그런데 그 사이에 집을 샀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특히나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의 선동에 현혹돼 거액의 빚을 내 무리하게 집을 샀던 사람들은 말이다. 

 


(주)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by 선대인 2010. 4. 21. 12:45

2008년말~2009년 초 주택 가격 급락기가 끝난 뒤 정부의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에 힘입어 주택 가격이 반등할 당시 상당수 언론들은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수십 %씩 폭증했다며 거래가 매우 활발한 것처럼 기사를 쏟아냈다. 이는 통계를 잘못 이용한 전형적인 선동보도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주택거래가 극도로 침체됐던 2008년 말과 2009년 초의 아파트 거래량과 비교해 거래량이 전월 대비 수십 %씩 폭증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현실 인식을 오도할 가능성이 컸다. 가정적인 예를 들자면, 침체기여서 거래량이 100건에서 130건으로 늘었을 경우 ‘30%나’ 폭증한 것이지만, 원래 평균적인 거래량이 1000건 수준이었다면 이는 여전히 상당히 미약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 상당수 언론들이 매번 폭증했다고 보도한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었을 때가 수도권 기준으로는 2006년 말 폭등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더구나 지난해 가계 부채가 집값 폭등기인 2006년 수준을 뛰어넘어 증가했지만, 아파트 최대 거래량이 이 정도 수준에 불과했던 사실을 알려주는 언론은 눈 씼고 찾아봐도 없었다. 오히려 대다수 언론들은 이 같은 ‘큰 그림’은 보여주지 않고, 매월 거래량이 큰 폭으로 폭증하는 것처럼 선동해댔던 것이다.

 

어쨌거나 지난해 4분기 이후 거래량이 급격히 줄면서 이 같은 선동보도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됐다. 그런데 지난해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거래량 통계를 가지고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오도하는 글이 최근 다시 등장했다. 한 부동산 정보 업체 관계자는 2010년 3월의 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2월에 비해 20% 가량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며 이를 두고 ‘시장 이상현상(market anomaly)’라고 표현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거래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뛰는 게 정상인데 이번에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으니 ‘아파트 시장에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격 하락폭이 심하지 않고 거래도 많다. 이는 저가 매수자들도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라며 얼마든지 주택 매수 세력이 대기하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전인수격의 해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회원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매도)호가를 중심으로 가격 지수를 작성하는데 이는 거의 사기적인 조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있을 때  설명하기로 하고 이번 글에서는 그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의 거래량에 대한 해석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하자.

 

아파트 거래 침체가 매우 심할 때 전월 대비 거래량 증가 비율이 마치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통계를 제대로 읽는 능력이 없음을 입증하거나, 아니면 통계를 이용해 독자들을 속이는 것일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같은 극심한 주택 거래 침체기에 전월 대비 20% 정도 늘었다고 해야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큰 틀에서 보면 여전히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기 위해 아래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아파트 거래량을 월별로 나타낼 경우 이사철이 겹치거나 신규 입주 물량(유감스럽게도 한국의 아파트 거래량에서는 기존 아파트 매매 거래뿐만 아니라 신규 입주 물량도 입주 시점에 거래량으로 잡고 있어서 아파트 거래량 통계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의 증감에 따라서도 진폭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변수를 줄이기 위해 아파트 거래량을 분기 단위로 보면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상대적으로 좀 더 정확히 볼 수 있다.

 

<도표1> 

 (주)온나라부동산포털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도표1>을 보면 알 수 있듯이 2010년 1월의 아파트 거래량은 상당히 위축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전월 대비 ‘20%나’ 늘어났다는 거래량이 사실은 크게 보면 미미한 변화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해당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가 ‘시장 이상현상’이라고 떠든 것은 사실은 전혀 이상현상이 아니다. 큰 틀에서 보면 주택 거래가 침체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일 뿐이다. 자신의 무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기복을 대단한 변화인 양 멋대로 해석해 ‘이상현상’이라고 호들갑떨고 있을 뿐이다. 연장선상에서 “가격 하락폭이 심하지 않고 거래도 많다. 이는 저가 매수자들도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라는 주장도 자신의 희망 섞인 기대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다.

 

왜 그런지 <도표2>를 참고로 현재의 아파트 거래량이 얼마나 위축돼 있는 상황인지 추가 설명을 해보자.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아파트 실거래가 공표 시점 이후부터 집계됐으므로 그 이전의 거래량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필자는 1996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자체적으로 추정해보았다. 대중적인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의 상관관계 함수를 이용해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증감에다 주택 가격 수준을 감안해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작성한 것이다.

 

<도표2>


 (주) 한국은행 및 국토해양부 자료를 바탕으로 KSERI 추정, 작성


이 같은 추정 거래량은 국민은행이 가격지수 작성시 매월 조사하는 아파트 매도-매수세 동향과 매우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적실성 있는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도표에서 2006년 이전 분홍색 부분은 바로 이렇게 도출한 추정에 의한 거래량 추이다. 또 자주색 점선은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10만호를 기준으로 필자가 표시한 것으로 시계열상의 데이터 분석과 필자의 경험으로 짐작하건대, 거래량이 이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택시장이 침체기로 빠져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래량 추이를 보면 1차 폭등기 때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뛰면서 전국 아파트 거래가 매우 활발했다. 2차 폭등기 때는 수도권에서만 집값이 뛰었고 이미 집값이 많이 뛴 상황이어서 거래량이 1차 폭등기 때에 비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의 거래량은 1차 폭등기 때를 능가하는 것으로 이 때 가격과 거래량이 단기간에 폭증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2010년 1분기의 거래량이 얼마나 위축돼 있는지 더욱 여실히 느껴질 것이다. 문제의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가 3월의 거래량을 두고 ‘이상현상’이라며 호들갑 떨며 ‘저가 매수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아파트 거래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제대로 파악할 능력도 없는 사람이 각종 언론에서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로 대접받는 한국의 현실 자체가 안타까울 뿐이다. 이는 이 같은 허무맹랑한 주장들을 걸러내는 제대로 된 전문가나 언론이 없다는 현실과도 직결돼 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948532&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1. 12:19

 

 

얼마 전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의 함수 관계를 통해 2006년 이전의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추정한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통해 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 정도와 향후 주택 가격을 전망한 바 있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십시오.

 

아파트 거래량이 예고하는 부동산 장기 침체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215917

 

 

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 한 번 생각해볼까요?  2006년 4분기 수준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향후 가계부채는 얼마나 늘어야 할까요?

 

2006년 수도권 2차 폭등 이후 주택시장 거래 침체기에 접어든 2007년부터 아파트 거래량과 가계 부채 증감액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2006년 4분기 수준의 거래량인 분기당 22.5만건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얼마나 가계부채가 증가해야 하는지를 추정해 봤습니다. 그 결과 아래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가계부채는 분기별로 약 32.4조원까지 늘어나야 하는군요.

 

2009년 4분기에 10.1만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는데 약 16.4조원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한국 가계가 분기별로 28.5조원까지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을까요? 또한 시중은행들은 그 정도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도록 대출을 마구잡이로 해줄 수 있을까요?

 

         <도표1>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분기당 32.4조원이 얼마나 많은 액수인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도표2>의 분기별 가계부채 증감액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했던 '1차 폭등기'의 핵심 기간이었던 2002년 1~3분기에 가계부채가 25조원을 넘어선 적이 있습니다. 이후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했던 2차 폭등기의 핵심 기간이었던 2006년 4분기의 가계부채 증가액은 21.0조원까지 늘었습니다.

 

이후에는 주택 거래량이 확 줄어들면서 가계부채 증가액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이미 빚을 내서 살 사람들도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제는 남아 있는 잠재 매수자들이 평균적으로 과거보다 소득이 더 부족한 사람들이어서 과거 아파트 폭등기와 같은 정도의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그만큼 더 많이 가계부채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런 가계들이 2006년 4분기 수준으로 거래를 하려면 분기별로 32.4조원이나 가계부채가 늘어나야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바람직할까요? 아마 인위적으로 가계부채를 이만큼 늘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면, 이후는 정말 'hard landing'도 아닌 'crash landing'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도표2>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결국,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향후 주택 가격은 어떤 식으로든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폭등은 향후 몇 년 안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온갖 너즈분한 핑계를 대며 2,3년 후에는 집값 폭등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사기 선동일 뿐입니다. 그런 분들은 "집값 떨어졌을 때가 집을 살 적기"라고 선동할 게 아니라 자신들부터 집을 여러 채 산 뒤 계약서 인증샷을 인터넷에 올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948532&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0. 08:08

오늘 다음탑화면에 노출된 기사 가운제 하나가 "이명박 정부가 집값 잡았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얼마 전 미디어오늘 인터뷰를 통해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는데, 이 인터뷰를 보면서도 그 전도된 인식 때문에 무척 곤혹스럽다.


우선,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설명하자면,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필자가 이미 수도 없이 언급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건설족 관료들과 정치인들에게 마구 휘둘렸다. 또한 어떻게 해야 주택 투기를 잠재울 수 있는지 몰랐다. 무능했고, 무기력했고, 도덕적해이로 넘쳐났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 실패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이미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기적으로 어찌하다 보니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되다 보니 "이명박 정부가 집값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모양인데, 이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이명박 정부가 집값을 잡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비이락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시작된 뒤 주택 시장 주택시장 침체가 오다 보니 일어나는 착시현상이다. 이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모르는 데서 오는 착각의 소치다. 필자가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현재의 주택시장 침체는 주택의 추가 수요 고갈로 일어나는 현상이며 시장 압력에 따라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주태가격 하락이 현 정부의 각종 정책 때문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다.

 

오히려 현 정부는 내각의 상당수가 부동산 부자들이며, 자신들의 핵심 정치적 기반 또한 부동산 부자들이어서 부동산 거품 떠받치기에 사활을 건 정부다. 경제 위기 이후 투기 조장책과 대규모 토건 부양책, 부동산 감세 정책에서 이미 봐온 바다. 지금도 부동산 거품 붕괴를 최대한 막기 위해 향후 한국경제에 닥칠 부담을 뻔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출구 전략을 지연시키기 위해 한국은행 총재까지 꼭두각시를 내세웠다. 요약하자면, 현재 집값은 이명박 정부 ‘ 때문에’ 잡히고 있는 것이 아니고, 이명박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자기 조절 기제 때문에 잡히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연관해서 바로잡을  궤변은 보금자리 주택 공급 추진 때문에 미분양이 늘고 있다는 부동산 업계의 주장이다. 이 또한 보금자리 주택 공급 추진과 주택시장 침체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과정에서 생겨난 착시일 뿐이다. 미분양이 느는 것은 기본적으로 2000년대 내내 건설업체들이 여전히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분양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너무 높은 집값 수준에서는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가계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건설업계는 요구하는데,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금도 일반 가계의 ‘고분양가 거부증’이 심각한데, 분양가를 더 높이고 싶으면 더 높여보라. 경제위기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으로 살려놓았더니 고분양가로 화답하는 건설업체들은 더 이상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한편 수도권 외곽의 민간 분양과 달리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고, 언론들과 합작한 ‘반값아파트’ 여론 조작 때문에 보금자리 주택의 청약률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밝혔듯이 보금자리 주택과 민간 분양 주택의 청약 대상은 엄연히 다르다. 또한 과거 같으면 한두 군데 청약률이 좋다고 대부분의 청약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있었나? 더구나 입주할 수 있는 보금자리 주택이 단 한 채도 공급되지 않은 사전예약 단계에서 무슨 시장 영향력을 발휘하는가? 그런 식이라면 왜 판교신도시 공급 때는 집값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집값이 폭등했나? 이 또한 일반 가계들을 무차별적으로 선동하던 건설업계와 부동산 정보업계, 그리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언론들이 자신들의 선동 주장이 무색해지니 보금자리를 제물로 삼아 면피하려는 것일 뿐이다.


참고로, 보금자리 주택은 절대 ‘반값 아파트’가 아니다. 필자가 예전에 설명한 바 있듯이 ‘토지 조기 보상+턴키 입찰 시공’은 고비용 구조 아파트다. 다만 정부가 그린벨트 싼 땅을 풀어서 짓는데다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주변 지역에 워낙 거품이 많이 끼어 상대적으로 싸 보일 뿐이다. 이미 사전예약 단계에서 서울 강남 지역 이외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90%에 육박하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 공급 구조로 볼 때 향후 분양가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집값 거품이 계속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몇 년 후 입주 시점에는 보금자리 주택은 ‘반값 아파트’가 아니라 ‘시세 초과 아파트’가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948532&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19. 12:17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는 최근 여러 회원들의 주택 매매 경험담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담들은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보도보다 더 정확하게 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런 글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최근 올라 온 글들 가운데 '용의 눈물'님이 쓰신 아래 글을 소개합니다. 물론 아래 경우는 일부의 사례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니다. 

 

이 글과 관련해 주택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건 제 글 "실제 집값, 당신 생각보다 20% 이상 싸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미국과 일본 등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때, 특히 붕괴 초기에 거래량이 확 줄어들었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19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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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이야기 들어보면 아파트 가격이 별로 내리지 않았다."

"윗집을 얼마에 사겠다고 한다더라...."

"부모님 아파트는 아직 하나도 안내렸더라"

 

아직도 이런 글 올리시는 분들 있던데요.

저는 그냥 웃고 맙니다.

 

직접 팔아봐야 가격을 압니다. 안팔려서 정말 고생했습니다.

제 아파트 가격도 버젓이 7억 근처 였습니다.(당시에는 7억 초반대)

옆집, 앞집, 모두 그렇게 알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을 겁니다.

 

저 역시도 팔아보지 않았다면 아직 7억 근처로 알고 지내고 있을 겁니다.

지금도 신문에는 시세가 그렇게 나오고 있고, 주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실상은 6억초반대에 내놓고도 오랫동안 팔지 못했습니다.

결국 파는데까지 1년반이 넘게 걸린거 같군요. 일단 협상의 기회조차도 없더군요.

 

그렇다면, 실제 가격은 7억인가요? 아니면 제가 판 가격(6억1500만원)이 진짜인가요?

 

현재는 6억에도 팔기 힘들다고 단언합니다.

 

거래량이 없다는 거......이거 무서운 겁니다.

거래할 상대방이 안보이니까 답이 없더군요.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17. 08:57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는 최근 여러 회원들의 주택 매매 경험담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담들은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보도보다 더 정확하게 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런 글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최근 올라 온 글들 가운데 '매출1등'님이 쓰신 아래 글을 소개합니다. 물론 부동산 거품 붕괴가 가장 빠른 용인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포럼에 올라 온 글임을 느끼게 하는 표현들이 있는데, 원저자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표현을 수정하지 않았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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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 중에는 용인에 사시는 분들도 꽤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들 감을 잡고 계시겠지만 최근에 제가 용인에서 집을 매도하였고 관련하여 실제 분위기만 좀 전해드리려고 하니까 특정 지명이 언급되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용인 수지 아파트 40평대에 이사온 것이 2004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울 살다가 온 터라서 '이렇게 먼 시골까지 와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가졌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분양가(당시 평당 6백 수준)에 P를 1천 정도 주고 산 터라 가격이 서서히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뿌듯했었습니다.

 

당시에는 단기 조정이 있을 순 있어도 결국 아파트 가격은 끝 없이 상승할거라는 말도 안되는 믿음을 다들 갖고 있었던 시기로 기억합니다. 이건 누가 뭐라 해도 제가 확실히 기억합니다. 원래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했던 바를 잘 기억 못해내거든요. (물론 여기 회원님들 중에 일부는 제외합니다 ^^)

 

아무튼 그러던 차에 2007년초에 용인(광교 옆)에 새 아파트 40평대를 분양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평당 1천만원 하면서 '로또' 라는 기사가 거의 하루에 한건씩 올라오던 시절이었고 주변인들은 '무조건 2억 이상은 번거다' 라고 축하하면서 서로 술 사라고 난리치던 시절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 없죠. ^^ 그리고 그 당시에 수지에 40평대 아파트가 6억 운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불과 3년전 이야기인데 벌써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같네요.

 

아무튼 대박을 꿈꾸며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꾸준히 이자를 넣으며 은행 좋은 일만 시키는 2년 반의 시간이 흘러서 결국 2009년 봄에 새 아파트에 입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명의는 다르지만 사실상 1가구 2주택이 된 셈이죠.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했습니다. 이자 부분이야 제 소득 수준에서 어떻게든 버텨볼만 했으나 수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빚을 3억 이상 만땅 내서 분양 받은 신규 아파트는 호가가 높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세금 부담을 안고 적장 매도하려고 확인해보니까 매수호가와 매도호가 사이가 엄청나게 벌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거죠. 그러면서 수개월이 흘렀고 2010년 초가 되면서 저는 거의 패닉에 빠지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기존 수지 아파트도 대출이 1억이 넘거든요)

 

일단 대출이 많은 신규 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서 과거 3개월간 제 정신이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자료 조사도 많이 하였고 안다녀본 부동산과 지역이 없지만 분위기만 전해드리면 현재의 용인의 부동산 시장은 '얼음' 그 자체입니다. 매수 세력이 적어진 수준이 아니라 아예 씨가 말랐습니다.

 

이 카페에 수 많은 글을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카페 말고 다른 다음카페 4개도 죄다 다 읽었습니다)

제가 여기 카페에서 본 글 중에 직접 보고 듣고 피부로 느낀 부분과 현 시점에서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판단되는 항목만 몇개 나열하면서 용인 지역 분위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1. 용인 지역은 버블 붕괴 직전이 아니라 이미 버블이 붕괴 되었습니다. 직접 집을 한번 팔려고 하면 부동산 사이트의 최저 가격보다 최소한 20% 이상 싸게 내놓으셔야 할겁니다.

 

2. 용인 지역에 오래된(하두 새걸 많이 지어대서 ;; 5년 이상 되면 헌 아파트라고 하겠습니다) 아파트에서 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동네 분 중에서 4분이 벌써 경매가 진행 중입니다. 과거에는 경매가 간혹 있어서 시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앞으로 경매 물건이 계속 쏟아질거라서 최소한 용인 지역은 '경매 가격이 곧 시세' 가 정답입니다. 물론 오래된 아파트 기준입니다.

 

3. 가격이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용인 지역 헌 아파트 기준으로 무조건 분양가로 수렴한다' 가 맞는 듯 합니다. 이미 거의 분양가로 수렴한 아파트들 꽤 됩니다.

 

더 쓸 말이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위의 3가지는 현재 시점의 정확한 분위기입니다. 지하철을 끼고 있는 일부 용인 지역 분들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시겠지만, 장담하건데 지하철 주변도 결국 같은 가격으로 수렴할겁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인구가 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용인이라는 '시골' 의 집 값이 오를 이유가 없거든요....

10년전에 용인(현재 아파트로 빼곡한) 지역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다들 끄덕거리실 듯 합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948532&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17.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