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는 최근 여러 회원들의 주택 매매 경험담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담들은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보도보다 더 정확하게 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런 글들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최근 올라 온 글들 가운데 '매출1등'님이 쓰신 아래 글을 소개합니다. 물론 부동산 거품 붕괴가 가장 빠른 용인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포럼에 올라 온 글임을 느끼게 하는 표현들이 있는데, 원저자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표현을 수정하지 않았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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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 중에는 용인에 사시는 분들도 꽤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들 감을 잡고 계시겠지만 최근에 제가 용인에서 집을 매도하였고 관련하여 실제 분위기만 좀 전해드리려고 하니까 특정 지명이 언급되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용인 수지 아파트 40평대에 이사온 것이 2004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울 살다가 온 터라서 '이렇게 먼 시골까지 와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가졌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분양가(당시 평당 6백 수준)에 P를 1천 정도 주고 산 터라 가격이 서서히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뿌듯했었습니다.
당시에는 단기 조정이 있을 순 있어도 결국 아파트 가격은 끝 없이 상승할거라는 말도 안되는 믿음을 다들 갖고 있었던 시기로 기억합니다. 이건 누가 뭐라 해도 제가 확실히 기억합니다. 원래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했던 바를 잘 기억 못해내거든요. (물론 여기 회원님들 중에 일부는 제외합니다 ^^)
아무튼 그러던 차에 2007년초에 용인(광교 옆)에 새 아파트 40평대를 분양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평당 1천만원 하면서 '로또' 라는 기사가 거의 하루에 한건씩 올라오던 시절이었고 주변인들은 '무조건 2억 이상은 번거다' 라고 축하하면서 서로 술 사라고 난리치던 시절로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 없죠. ^^ 그리고 그 당시에 수지에 40평대 아파트가 6억 운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불과 3년전 이야기인데 벌써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같네요.
아무튼 대박을 꿈꾸며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꾸준히 이자를 넣으며 은행 좋은 일만 시키는 2년 반의 시간이 흘러서 결국 2009년 봄에 새 아파트에 입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명의는 다르지만 사실상 1가구 2주택이 된 셈이죠.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했습니다. 이자 부분이야 제 소득 수준에서 어떻게든 버텨볼만 했으나 수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빚을 3억 이상 만땅 내서 분양 받은 신규 아파트는 호가가 높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세금 부담을 안고 적장 매도하려고 확인해보니까 매수호가와 매도호가 사이가 엄청나게 벌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거죠. 그러면서 수개월이 흘렀고 2010년 초가 되면서 저는 거의 패닉에 빠지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기존 수지 아파트도 대출이 1억이 넘거든요)
일단 대출이 많은 신규 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서 과거 3개월간 제 정신이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자료 조사도 많이 하였고 안다녀본 부동산과 지역이 없지만 분위기만 전해드리면 현재의 용인의 부동산 시장은 '얼음' 그 자체입니다. 매수 세력이 적어진 수준이 아니라 아예 씨가 말랐습니다.
이 카페에 수 많은 글을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카페 말고 다른 다음카페 4개도 죄다 다 읽었습니다)
제가 여기 카페에서 본 글 중에 직접 보고 듣고 피부로 느낀 부분과 현 시점에서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판단되는 항목만 몇개 나열하면서 용인 지역 분위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1. 용인 지역은 버블 붕괴 직전이 아니라 이미 버블이 붕괴 되었습니다. 직접 집을 한번 팔려고 하면 부동산 사이트의 최저 가격보다 최소한 20% 이상 싸게 내놓으셔야 할겁니다.
2. 용인 지역에 오래된(하두 새걸 많이 지어대서 ;; 5년 이상 되면 헌 아파트라고 하겠습니다) 아파트에서 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동네 분 중에서 4분이 벌써 경매가 진행 중입니다. 과거에는 경매가 간혹 있어서 시세에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앞으로 경매 물건이 계속 쏟아질거라서 최소한 용인 지역은 '경매 가격이 곧 시세' 가 정답입니다. 물론 오래된 아파트 기준입니다.
3. 가격이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용인 지역 헌 아파트 기준으로 무조건 분양가로 수렴한다' 가 맞는 듯 합니다. 이미 거의 분양가로 수렴한 아파트들 꽤 됩니다.
더 쓸 말이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위의 3가지는 현재 시점의 정확한 분위기입니다. 지하철을 끼고 있는 일부 용인 지역 분들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시겠지만, 장담하건데 지하철 주변도 결국 같은 가격으로 수렴할겁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인구가 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용인이라는 '시골' 의 집 값이 오를 이유가 없거든요....
10년전에 용인(현재 아파트로 빼곡한) 지역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다들 끄덕거리실 듯 합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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