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현대경제연구원이 "부동산 대세하락"을 경고했는데, 이미 기업은행연구소가 올초 "부동산 대세하락"을 주장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네요. 저도 몰랐는데, 아고라 부동산방에 어떤 분이 최근 기업은행 보고서를 링크한 것을 보고 알게 됐습니다. 제가 보고서를 훑어보니 현대경제연구원이나 기업은행연구소 자료 모두 저희 연구소가 주장해온 것을 상당히 많이 참고한 듯한 자료를 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들 보고서를 보면서 드는 짦은 생각 두 가지.

첫째는, 이들 연구소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사전경고'라기보다는 분위기에 편승한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둘째는, 그나마 '경제'연구소나 금융권 연구소는 경고를 하기 시작하는데, 부동산업자들과 건설업계 부설 연구소들은 절대 이런 얘기 안 한다는 사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반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슷한 얘기지만 그동안 자신들이 사기쳤던 것이 탄로날까봐 그렇기도 하지요. 두번째는 그 사람들은 심하게 말하자면 땅만 훑고 다니는 사람들이어서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한국경제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속성이지만, 구조적 흐름을 보지 못하고 당장 나타나는 현상을 쫓아다니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 같은 속성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한국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던 사람들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국제경제학 전공),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등 대부분 이해관계가 없으면서도 부동산 버블의 경제적 위험 구조를 잘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얼마전 현 정부가 마련한 '글로벌 코리아 2010' 학술회의에서도 "한국의 부채문제가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사태가 심각하다"고 말한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도 유명한 경제학자입니다. 

물론 현대경제연구원이나 기은연구소의 경고는 제가 볼 때 상당히 때 늦은 것이고, 시류에 편승하는 느낌마저 있지만 그나마 이들은 뒷북이라도 치지만, 부동산 업계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십시오.

참고로, 한국신용평가에서도 최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과거 일본 건설사 위기가 남긴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설사들의 위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분양가 할인'을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수의 국내 연구기관들이 이런 상황에서 건설업계 부양책을 주문한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달라진 주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내 건설사들의 디레버리징이 지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미분양물량 해소 및 예정사업 지연
에 기인하고 있으며, 일본 건설사들이 경험한 자산 부실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손실을 감
수하더라도 할인 분양을 통한 미분양물량 해소 및 예정사업 정리가 필요
할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
나 기존 분양자의 저항은 미분양이나 예정사업 정리 지연에 따른 부작용에 비교할 때 부차적인 문
제로 생각된다."

 

 

이른바 이 사회에서 기득권을 점하고 있는 연구소들마저 이제는 곧 눈 앞에 닥칠 압도적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감히 입밖에 내기를 꺼리던 이들 연구소들마저 "대세 하락"이라는 주장을 버젓이 하고 있고 있다는 현실 자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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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3. 16. 09:53


다른 나라의 부동산 거품이 어떤 식으로 빠졌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된다. 그런 점에서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부동산 신화가 강했던 점 등에서 한국과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 패턴을 살펴보자.


대부분 사람들이 1980년대 후반 부풀어 올랐던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1991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일시에 폭락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일반적 통념과 사뭇 다르다. 오히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상황과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래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우선, 일본 도쿄시내 23개구의 지가지수(명목지수) 추이를 보자. 참고로, 일본은 땅값(지가)을 중심으로 통계를 내므로 상업지와 주택지 지가를 따져보는 게 정확하다. 일본의 경우 상업지의 부동산 거품이 심했는데, 상업지에 비해 주택지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작지만 상승-하락 패턴 자체는 거의 일치한다. 도쿄시내의 경우 이미 전국의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이른 1991년보다 4년 전인 1987년에 폭등세를 마무리하고 거의 정점에 이르러 1988년에 고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듬해인 1989년 도쿄시내 집값이 소폭 하락했으나, 1990~1991년까지 다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1988년의 정점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주) 각종 일본 정부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다음으로 한국의 수도권과 비슷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광역도쿄권 지가 추이를 보자. 광역도쿄권은 도쿄 23구와 근교 시나가와현, 치바현 등의 도시들을 모두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을 보면 상승폭이 도쿄시내 23개구에 비해 완만한 편이지만 비슷한 상승-하락 패턴을 보이고 있다. 1989년 상승이 주춤하다가 1991년까지 연속 2년 정도 완만하게 상승했다가 1992년부터 폭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개구의 상승분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도쿄 23개구가 상승한 뒤 외곽 지역의 지가가 뒤늦게 따라 올라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쿄 외에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6대 도시 및 6대 도시 이외 도시지역의 지가 추이를 보면 도쿄권과는 달리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지가가 상승한 뒤 1991년까지 상승세가 꺽이다가 폭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의 상승이 마무리된 1988년 이후 다른 도시들이 뒤늦게 따라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자. 집값 상승기 때는 도쿄 외곽을 비롯한 전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도쿄 23구의 패턴을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랐다. 반면 하락기에는 함께 폭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구를 서울 강남으로 보고, 광역도쿄권을 수도권으로 보면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아래<도표2>를 참고로 서울 강북지역과 강남지역, 수도권 지역의 집값 추이를 보자. 서울 강남 지역이 먼저 올라 고점에서 멈춰 있는 사이 강북지역 집값도 따라 오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서울에 비해 상승폭은 완만하지만 서울 강남 집값과 연동성이 강한 분당, 과천, 평촌, 용인 등 ‘버블 세븐’ 지역이 포진해 서울 강남지역 집값과 비슷한 상승 패턴을 보였다. 서울 강남 지역과 버블 세븐 중심의 경기도 집값 상승이 멈추자 투기 수요는 좀 더 외곽지역인 서울 강북과 인천으로 옮겨갔다. 겉으로는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 등 각종 개발계획을 소재로 삼았다. 그래서 서울 강북과 인천은 2007년 이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도쿄가 상승세를 멈춘 3년 동안 도쿄 외곽 지역이 오른 것과 비슷한 패턴인 것이다. 필자는 서울 강남을 용머리로, 주변부를 용꼬리로 비유해 집값 상승과 하강 패턴을 설명하는데 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2008년 하반기 이후 수도권 집값은 동시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사실 이 상태로 집값이 죽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부양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있는 정권의 힘으로 일시적 반등세가 연출됐다. 하지만 이 같은 반등세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일본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쉽게 꺼지지 않았다. 도쿄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서 3~4년가량 버텼지만, 결국 거품 붕괴의 압력에 무너지고 말았다. 2007년부터 계산해서 서울 강남이 1년반을 버티다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했지만 이제 또 다시 가라앉고 있다.  서울 강북이나 다른 수도권 지역도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제라도 부동산 거품에서 헤어나 한국경제를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로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3. 13. 09:45

상당히 긴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최근 건설 및 부동산 관련 기사들을 읽다 보면 매우 당혹스럽다. 몇 달 전까지 언론들이 쏟아내던 기사들과는 기사의 톤이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대다수 언론들, 특히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신문들은 '대세상승'이니 '폭등'이니 하는 단어들을 연일 쏟아냈다. 이것이 부동산 시장의 정확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면 모르지만, 사실 침소봉대에 가까운 선동이었다. 주택시장 침체로 부동산 광고에 굶주린 신문들의 사정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선동의 정도는 매우 심했다.


이들 언론들은 전국과 수도권에 미분양 물량이 잔뜩 쌓여 있는데 더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 분양 물량과 입주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한 데도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오히려 분양물량이 쏟아져도 ‘프리미엄이 기대되는 대단지 분양이 많다’는 식으로 판촉성 기사를 쏟아내기 바빴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전세가가 뛰자 곧바로 ‘전세 사느니 집 산다’는 식으로 매매가 상승으로 연결지었고, 마구 부풀린 ‘토지보상금 40조원’을 들먹이며 집값이 폭등할 것처럼 선동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위주의 집값 급등 현상을 수도권 전반의 현상인 양 과장하기 바빴고, 호가를 실제 거래가인 양 호도하기 바빴다.


이들 언론은 역시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매는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확성기 노릇도 톡톡히 했다. 이들 ‘부동산 투기 선동 전문가’들을 동원해 ‘집값이 바닥쳤다’ ‘대세상승으로 간다’ ‘공급 부족으로 2~3년후 집값이 폭등한다’는 등 당장 집을 사지 않으면 바보가 될 것처럼 떠벌렸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집값 상승이 올해에도 계속 될 것이라며 꽹과리를 쳐대던 이들이 대다수였다.


대한건설협회 부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나 주택건설협회 부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 처럼 건설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구소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건산연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10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전국적으로 4% 상승한다며 선동에 나섰다. 한국경제신문 등 일부 신문을 제외하고는 무비판적으로 이런 전망을 그대로 보도했다.


이 같은 언론의 선동성 보도는 부동산 분양 광고 의존도가 높은 조중동과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파이낸셜뉴스 등 경제신문들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같은 이른바 진보매체나 지상파TV 등도 크게 차별화된 보도를 한 것도 아니었다. 특히 신문의 경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매체의 색깔과 상관없이 아파트 판촉성 기사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만에 언론들의 보도 태도는 확 바뀌었다. 최근 며칠 사이에 언론에 보도된 기사 제목들만 봐도 그렇다. ‘날개 잃은 분당...급매 최고 1억원 하락’ ‘부동산 시장 돌파구가 없다...거래 끊기고 신규 분양마저 꽁꽁’ ‘3년 전 밀어내기 분양 열풍...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살던 집 안 팔려 입주하고 싶어도 못해’ ‘위기의 건설업, 구조조정 확산되나’ ‘불 꺼진 아파트, 수도권으로 확산’ ‘B급 건설업체도 퇴출 위기 고조’ ‘수도권 아파트 장기적으로 하락’ ‘성원건설 후폭풍 건설업계 강타...위기설 현실화되나’ 등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물밀듯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는 ‘미분양 급증 → 건설사 돈맥경화 → PF 부실화 → 금융위기’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등장했다. 1년여전인 2008년말~2009년초로 되돌아간 느낌이 들 정도다. 


이 같은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어리둥절하다. 몇 달 전까지 온갖 논리로 ‘집값이 오른다’고 선동했던 신문들이 맞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사실 전문성이 부족한 국내 언론의 수준을 생각할 때 이들 언론이 앞날을 정확히 내다보기는 어렵다. 필자도 사람인 이상 앞날을 100% 정확히 내다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현상 이면에 있는 부동산 시장의 제대로 된 현실과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정한 경고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 같은 보도에 극도로 인색하던 신문들이 갑자기 당장 한국 경제가 무너지기라도 할 듯이 호들갑떨고 있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소비자들을 현혹했던 지면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이 말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지면 한 켠에서는 '알짜 미분양'이니 '오를 곳은 오른다'는 둥 여전히 독자들을 현혹하는 궤변들을 늘어놓고 있다. 


좋다. 백보를 양보해 과거의 터무니없는 선동보도는 잊어주기로 하자. 하지만 최근 쏟아내는 과장된 보도는 단순한 ‘냄비근성’을 넘어서 건설업계 민원 해결이라는 속내가 엿보인다. 이들 기사들은 미분양 적체로 인한 건설업계의 위기나 PF 연체율 급증 등으로 인한 저축은행 등의 위기를 거론한 뒤 정부의 건설 부양책을 요구하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업계 관계자는...“양도세 감면 혜택 연장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정부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위기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3월 9일자, 성원건설 후폭풍 건설업계 강타...위기설 현실화되나 기사에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현실적으로 금융지원 없이는 집을 사기 어렵다"면서 "무조건적인 DTI 규제 적용보다는 수요층별로 좀 더 세분화된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3월 9일자, ‘3년전 밀어내기 분양 열풍’...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기사에서)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금융경제연구실장은 "거래가 없고 신규 시장도 위축됐다는 것은 시장 침체가 그만큼 심화되어 있다는 것"이라면서 "외환위기 당시 각종 세제 완화 등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나왔던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3월 3일자, ‘이상 주택시장’ 해법 없나 기사에서)



이쯤 되면 이들 언론이 보도한 내용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건설업계 민원 해결용 기사라고밖에 할 수 없다. 명백히 이해관계가 있는 건설업계 부설 연구소 연구원들을 마치 객관적인 전문가인 양 내세워 기사의 결론을 내리는 방식 또한 아예 공식화돼 있다. 이들 언론의 보도나 ‘건설업계 대변인들’의 주장을 보면 최소한의 염치도 없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한 번 생각해보자. 미국발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침체돼 있던 국내 부동산시장도 2008년 하반기부터 급속히 가라앉기 시작하자 정부는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을 동원해 부동산시장과 건설업계를 떠받쳤다. 종부세, 양도세 등 각종 부동산세금을 감면해주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아파트 전매제한까지 풀어 사실상 투기를 조장했다. 또 온 세계가 금융 규제의 고삐를 다시 죌 때 현 정부는 주택대출규제를 모두 풀어버리는 역주행을 했다. 또 무주택 서민의 세금까지 포함된 재정으로 수조원 어치의 미분양 물량을 매입하고, 4대강사업을 포함, 불요불급한 각종 토건사업을 벌여 건설업체들에 돈을 퍼줬다. 부동산 거품이 한껏 부풀 때는 ‘시장에 맡기라’며 정부 규제를 한사코 반대하던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체들이 정반대로 “정부가 떠받쳐 주지 않으면 경제가 망한다”며 협박(?)했다. 당연히 상위 5%의 부동산 부자들을 핵심적 정치기반으로 하는 현 정부도 적극적인 부양책에 나섰다.


이처럼 막대한 ‘부동산 부양 총력전’을 펼쳐 억지로 살려준 결과 건설사들은 그 뒤 어떻게 했나. 부동산 광고에 잔뜩 굶주린 상당수 언론과 부동산 정보업체들과 삼각편대를 이뤄 여전히 고분양가 아파트를 팔기 위해 선동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잔뜩 늘어나자 또 다시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미분양이 급증하는 것은 지금처럼 높은 가격대에 집을 사줄 수 있는 수요가 거의 고갈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어떤 재화의 가격이 너무 올라 수요가 줄고 공급이 과잉되면 가격을 내리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가장 간단한 경제 원리는 우리가 중학교 때부터 배우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건설업계는 분양가를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중도금 무이자나 일부 아파트 분양가를 찔끔 인하하지만 생색내기 수준이다. 도대체 재고가 쌓이면 어떤 업종도 세일을 하는데 왜 건설업체들은 세일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또한 건설업계가 이처럼 기본적인 경제 상식을 벗어난 행태를 보여도 이를 제대로 비판하는 기사를 본 기억이 드물다. 오히려 건설업계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정부를 윽박지르기 바쁘다. 도대체 이 땅의 국민들은 죽으나 사나 건설업계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말인가. 건설업계가 살기 위해서는 온갖 규제란 규제는 모두 풀고, 세제혜택은 모두 제공해야 하며 교육이나 문화, 복지 인프라는 후진국 수준으로 둔 채 모든 예산을 빼서 건설업계에 지원해야 한다는 말인가. 지금도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140%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더욱 부풀려서라도 거품이 잔뜩 묻은 고분양가의 아파트를 사줘야 한다는 말인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거품기 동안 3배 이상 늘어난 건설업체들을 모두 먹여 살리기 위해 모든 국민들은 빚쟁이가 되고, 우리 아이들의 무료급식 예산도 모두 반납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 그리고 이들의 확성기 노릇을 하는 언론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서민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협박성 주장을 늘어놓는다.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만 걱정했던 이들이 언제부터 그랬다고 이제 와서 서민 타령을 한다. 우리 젊은이들이 집값이 너무 뛰어 결혼을 못하고 무주택 서민들이 박탈감과 불안감에 휩싸일 때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던 그들이 언제부터 그토록 서민들을 걱정했는가. 


이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서민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이 가장 힘들어진다는 사실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들은 또한 국내의 경우 LTV나 DTI 비율 측면에서 별 문제가 없어 집값이 폭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금융시스템이 붕괴된다는 모순된 주장을 버젓이 내놓는다. 그러면서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을 돕는 것이 국민경제 전체에도 이로운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 건설업계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건설업계의 위기이지, 국민경제 전체의 위기가 아니다. 진정한 국민경제의 위기는 막대한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경제의 위기이다. 건설업계와 이들의 대변자들은 지금 DTI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가계 부채를 더 늘려서라도 지금의 집값을 떠받치고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려 달라는 파렴치한 요구일 뿐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언제까지 빚을 갚지 않고 살림을 꾸려나갈 수는 없다. 2000년대 내내 국내 가계가 부동산에 올인하면서 늘려온 부채를 줄여야 할 판에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 가계 부채를 더 키우라는 주문이 정상적인 요구인가.


오히려 건설업계와 이들의 대변지들이 요구하는 무리한 부동산 부양책은 부동산 시장을 장기침체로 몰아갈 공산이 크다.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기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건설업체들이 부지기수로 ‘좀비기업’으로 살아남았다. 그 결과 초기의 줄도산 행렬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중반까지 일본의 건설업체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일본의 건설 토목산업 종사 수는 91년 604만명에서 96년에는 676만명으로 오히려 72만명이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에 제조업 종사자 수는 1563만명에서 1450만명으로 113만명이나 줄어들었다. 또한 이 기간의 건설 토목관련 업체 수를 보면 60만 2000개에서 64만 7000개로 약 4만5000개나 늘어났다.


부동산 거품이 일면 당연히 건설 붐도 일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건설 경기도 죽기 마련이다. 부동산 거품 붕괴기에는 그만큼 건설시장의 파이가 줄기 때문에 부동산 붐 때 생겨났던 건설업체 수가 감소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오히려 일본의 건설업체 수는 정부의 막대한 공공사업 확대에 힘입어 버블 붕괴기에 더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 예산이라는 호흡기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이 대폭 늘어났다. 제대로 부실기업의 퇴출이 이뤄졌더라면 살 수 있었던 기업들조차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좀비기업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건설사의 부실은 계속 증가했고, 결국 금융권의 부실 증가로 이어져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의 저명한 경제전문가인 사이토 세이치로씨는 “90년대의 재정지출이란 이러한 특정산업(=건설산업)의 보호와 지원에 도움이 되었을 뿐이고, 경기의 자율적인 힘을 회복시킨다는 케인스이론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평했다.


현재 정부 정책은 과거 일본이 장기 경기 침체로 치달았던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부양한다는 명목으로 주택대출 규제를 푼 결과 지난 한 해 동안에만 44조원의 주택담보대출이 더 늘어났다. 나중에 주택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기에 들어설 무렵 마중물로 쓸 수 있는 돈을 버블을 키우는 방향으로 써버린 것이다. 또 부동산 시장에서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의 급증으로 공급과잉의 신호가 명백한데도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주택은 짓지 않고 분양용/매매용/투기용 주택만 계속 지어대게 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 매입과 대규모 토건사업으로 건설업체에 자금을 공급해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을 지연시켰다. 그렇게 해서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부동산 거품기에 세 배 이상 늘어난 건설업체 수는 거의 그대로 유지되는 가운데 계속 분양물량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기에 잔뜩 늘어난 건설업체들을 국민 경제 전체가 언제까지 먹여 살릴 수는 없다. 자신들의 경영 판단 잘못과 과욕으로 빚어진 잘못은 그들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 한다. 미분양 물량의 급증은 건설업체의 터무니없는 고분양가 전략이나 주택 수급 사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공급 물량을 주먹구구식으로 늘려온 정부의 정책 실패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은 외면한 채 건설업체 위기를 다시 국민 세금으로 도와달라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지금 국내외의 악화된 경제 상황 때문에 고통 받는 것은 건설업계뿐만이 아니다. 자영업자와 제조중소기업, 저소득계층 등 우선순위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나 계층도 적지 않다. 그런데 굳이 건설업계를 최우선적으로 도와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전체의 50%가 넘는 비정규직, 자금난에 시달리다 못해 도산하는 중소제조업체, 사실상 폐업 직전인 자영업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등 정부 예산이 가야 할 곳은 천지다. 그런데 경제적 약자에게는 쥐꼬리만한 예산을 지원하면서 도덕적 해이에 빠진 건설업계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특별대우해야 할 근거라도 있는가. 


당장 눈에 보이는 버블 붕괴의 충격을 줄이겠다는 근시안적 시각을 탈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 정부는 자신들 임기 내에 돌아올 버블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일지 모른다. 하지만 대대손손 이 땅에서 살아갈 국민들에게는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를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한국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은 피해야 하겠지만, 지금 한국의 재벌급 건설업체 가운데 단 하나라도 쓰러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집값이 여전히 일반 가계의 소득 수준 대비 지나치게 높은 상태이고, 어떤 은행도 파산 위험에 처해 있지 않은데 온갖 부양책을 동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파렴치하다.


어렵더라도 당분간은 냉철한 자산시장의 가격 조절 메커니즘에 따라 부동산 거품이 자연스레 해소되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거품에 취해 무리하고 부실한 경영을 해온 건설업체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자연스레 퇴출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집값이 일정한 바닥을 찾고 유효수요가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부동산 경기를 가장 빨리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인위적으로 가격을 떠받치면 거래가 형성되지 않아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뿐이다.


그런 점에서도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이제 대세가 기울었다는 것을 깨닫고 정부에 집값 부양책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해야 한다. 새시 업체나 인테리어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거품이 해소돼 시장의 가격 신호에 따라 거래가 일어나는 것이 가장 빨리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오히려 지금처럼 집값 거품 해소가 늦어져 거래가 계속 침체되면 부동산 관련 업체들은 모두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수 있다. 또 가계 입장에서도 자꾸 부동산시장의 언저리를 맴돌게 하지 않고 빨리 손절매를 하고 부채를 청산하게 해 정상적인 경제생활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실물 경제를 하루라도 빨리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부동산에 돈이 묶여 있을수록 실물 경제는 악화되고 이것이 다시 부동산 시장을 더욱 위축하게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반면 건설업계를 부양하기 위한 재정력과 행정력은 아껴뒀다가 부동산 가격이 소득 수준에 맞게 조정된 일정한 시점에서 붕괴의 충격으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들에 대해 원칙과 기준을 정해 도와줘야 한다. 아래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현재 집값 수준은 고점에서 어느 정도 빠지기는 했으나 큰 틀에서 볼 때 부동산 부양책을 쓸 때가 아니라 여전히 집값 거품을 빼야 할 때이다.

 

 

 

 

 

 

지금처럼 1%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체들을 위해서 부양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경제위기로 힘겨워 하는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해 써야 한다. 지금 정부가 건설업체들과 금융기관에 지원하는 돈의 절반만 제대로 서민들을 위해 쓴다면 부동산 거품이 빠진다고 서민들의 삶이 특별히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 지금 한 달에 10만원, 20만원이 없어서 냉기가 도는 집안에서 변도 치우지 못하고 사는 빈민들이 수두룩하다. 왜 그런 저소득층에는 땡전 한 푼 지원을 늘리지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도로며, 공항이며, 아파트를 짓는데 수십, 수백조원의 예산을 써대려 하는가.

 

한편으로는 현재 건설업계가 요구하는 주장을 들어준다고 한들 주택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렵다. 언론보도를 보면,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의 주요 요구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연장, dti규제 완화 등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요구 조건이 관철됐을 때 시장에 미칠 파장을 한 번 생각해보자.


우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연장해보라고 하자. 그러면 지금의 고분양가 아파트가 팔릴까. 이미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집값을 유지한 채 이미 마른 수건 짜내듯 마지막 남은 수요까지 다 짜내 부동산 투기 부양을 한 결과 이제 지금 가격대에 집을 살 수요는 이미 거의 고갈됐다. 이런 판에 분양가를 내리지 않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 계속 분양가를 올리겠다면 올려보라.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연장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미분양이 급증한 것이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전면에 내걸고 온갖 마케팅을 펼쳤지만 대규모 미분양이 난 것이다. 그동안에도 효과가 없었는데, 양도소득세 혜택을 연장한다고 해서 효과가 있을 리 없다.


DTI규제 완화? 이것도 정 원한다면 DTI규제를 풀어줘 보라. 사실 현재 경제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고, 정부가 제 정신이라면 다른 건 몰라도 DTI규제만큼은 절대 풀어서는 안 될 시기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가계 경제가 파탄나고 나라 경제가 망해더라도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만은 살아야 하겠다면 DTI 규제를 풀라고 해보자. 대신 DTI규제를 풀면 DTI규제보다 훨씬 더 강력한 조치인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최소 몇 달은 앞당기게 될 것이다. 현재 사상 최저 금리 수준에서도 부동산시장이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데,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어떻게 될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요구대로 모두 했는데도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아 일반가계들의 기대심리가 더 꺾이거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건설업계는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국내 부동산 문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은 정권의 좌우를 가리지않고 무능과 무지로 넘쳐나는 정치권과 정부의 거듭된 정책실패와 부동산투기 등 부정부패의 탓이 크다. 하지만  업계 전체로 ‘대마불사’ 논리에 빠져 무리한 경영을 해온 건설업계나 부동산 광고에 눈이 멀어 이들을 옹호해온 상당수 언론에도 매우 큰 책임이 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수급이 무너져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든 지경까지 와 있다. 이제는 그야말로 시장원리에 맞춰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부동산 가격이 자산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 맞춰 일정한 수준까지 조정되도록 하는 게 순리다. 이를 거부하고 건설업계가 또 다시 무리한 부양책을 요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경착륙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건설업계의 분양 광고에 크게 의존해온 언론사들도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부동산 언론은 건설사 민원 해결에 열중하기보다는 국민경제 전체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관점에서 보도하기 바란다. 그것이 독자인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길을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3. 12. 10:02

어제(3월10일) MBC TV의 <뉴스와 경제>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근 은마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를 계기로 강남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MBC에서 방송한 내용을 상당히 정확하게 풀어서 글로 옮겨놓았네요. 그래서 이걸 그대로 아고라에도 소개하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방송 내용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imnews.imbc.com/replay/nw1200/article/2582389_57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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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재건축 결정이 났어도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강남권 부동산시장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은 어떤 변화를 보일지 또 정부의 주택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오늘 뉴스초점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김광수 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안녕하세요.

◀ANC▶

정부가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여러 규제들을 많이 완화를 했는데 그 대책 중 하나가 은마아파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단 서울지역 재건축이 큰 의미가 있다,그렇게 볼 수 있겠죠?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어떤 식으로든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아파트라고 볼 수 있죠. 특히 중층 재건축단지, 이른바 대지지분이 상당히 적은 중층재건축단지가 제대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굉장히 시금석이 될 만한 아파트단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규모로 보면 4424세대 정도 되는데요. 또 그런데다가 강남 대치동 노른자위땅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상당히 향후 강남 재건축단지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그런 단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ANC▶

그런데 앞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발표 이후에 송파, 서초 등 강남 3구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 주택담보대출 기준도 적용이 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기대감도 많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기본적으로 이미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올라 있고 또 추가로 집을 사주고 싶어도 빚을 내서 이미 살 사람들이 다 샀기 때문에 더 이상은 추가 매수 세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건 은마아파트만 그런 게 아니고요, 최근에 수도권 곳곳에서도 미분양 아파트나 또 미입주 아파트들이 넘쳐나고 거래가 줄어들면서 국토부 실제 거래가격 떨어지는 현상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거든요.

강남 은마아파트에서 지금 나타나는 현상도 바로 이런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는 흐름들을 어떻게 보면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미 수도권의 부동산시장의 상승에너지는 거의 고갈돼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ANC▶

은마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사업성을 분석을 하셨더라고요. 그 내용을 간단히설명해 주시죠.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저희 연구소가 간단하게 시뮬레이션을 해 봤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은마아파트를 어떤 식으로 재건축하느냐에 따라서 사업성 판단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가능하면 은마아파트를 법정한도인 최고 300% 정도까지 용적률을 올릴 수 있다라고 판단했을 때 그때 지금 사업성을 분석해 보면 어떻게 되느냐 해 봤더니 용적률 300일 경우에도 사업성, 그러니까 수익률이 1.1% 정도밖에 안 됩니다.

이건 무슨 이야기냐면 지금 당장 은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10억원의 돈이 있으면 그걸 은행에 넣어놓으면 정기예금 이자가 4% 이상은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에도 훨씬 못미치는 1.1%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돈을 가지고 은마아파트에 투자하기보다는 사실은 은행에서 이자를 받아 쓰는 게 훨씬 유리한 거죠.

또 한편으로는 용적률을 조금 현실적으로 낮춰서 270% 수준까지 낮추면 마이너스 7.5%가 돼버립니다. 이미 투자를 했을 경우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겁니다.

특히 지금 일부에서는 은마아파트가 5년 정도 지나면 사업이 될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사업성이 없는 가운데 굉장히 무리하게 투자를 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조합 구성원들 간에 이해관계가 맞부딪치면서 사업이 굉장히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높고요.

◀ANC▶

알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기대수익이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요.

안전진단을 앞둔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한 3만가구 정도로 추산이 되고 있더군요. 이 부분에 있어서 봤을 때 재건축을 진행한다 해도 말씀대로라면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의 수익성은 은마아파트와 비슷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은마아파트가 오르면서 주변에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들도 대개 비슷한 그런 판단들을 가지고 투자를 하시거나 집을 사신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가운데 이미 미래 투자수익이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들을 이미 선반영해서 집값이 오를 대로 올라 있습니다.

물론 개별적으로 아파트 개별사례들마다 조금씩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사업성분석을 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마는 큰 틀에서 보면 이미 강남의 대부분 아파트들, 재건축 아파트들은 이미 사업성이 없을 정도로 너무 집값이 올라 있는 상태다,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NC▶

집값이 쓸데없이 높아진 상태, 이걸 부동산 버블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지금 꺼질 때가 됐다는 지적이 많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일반적으로 언론에서 많이 정보들을 접하시기 때문에 저희처럼 기본적인 이른바 원데이터들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분들이 보는 것하고 다르게 인식하고 계신데요. 이미 국토부에서 집계하는 실제 거래되는 사례들을 집계하는 실거래가로는 이미 2006년 말이 수도권 핵심지역들의 경우에 고점이었습니다.

그 주변지역은 2008년 상반기가 고점이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그때 이후로 사실은 집값거품이 서서히 꺼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정부가 지난해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을 실시해서 집값을 끌어올리다 보니 많은 분들이 집값은 또 오르나 보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계신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요, 이미 한 2, 3년 이상 집값이 꺼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NC▶

정부가 현재 보금자리주택, 그리고 신도시 재지정 등등 지방에도 포함해서 많은 공급 중심 주택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이런 방향은 옳다고 보시는지 아닌지...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글쎄요. 공급정책 그 자체만 놓고 이야기하기가 지금 어려울 정도로 지금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정권을 거듭하면서 실패를 거듭해 왔고요, 그런 잘못된 정책 틀 속에서 많은 분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결국은 머니게임식으로, 그리고 투기하듯이 많이 접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도 공급 우선정책 이렇게 실시를 하고 있는데요, 공급을 하는 것 자체는 좋은데요. 정부가 해야 되는 역할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국의 공공주택 재고비율은 한 4% 정도 됩니다. OECD 평균 20에서 30% 정도 되는데요. 굉장히 낮은 거죠.

특히 서민들을 위해서라면, 특히 공공임대주택, 공공전세주택들을 대량으로 공급하면 서민 주거난을 많이 완화할 수 있는데, 사실 지금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임대주택 비율을 오히려 낮춰서 공급하고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정부가 지금 공공의 역할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 걱정이 있습니다.

◀ANC▶

알겠습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큰 변수 중 하나, 정부의 금리인상 여부에도 있을 것으로 봐집니다. 이른바 출구전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간단히 정리해 주십시오.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지금이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이미 부동산 시장이 수요가 고갈돼서 더 이상 집값이 오르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강남 재건축뿐만 아니고 분당이라든지 용인, 평촌 같은 버블세븐 지역은 이미 고점 대비 20%, 30% 이상씩 집값이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요, 앞으로 내려갈 길이 제가 볼 때는 굉장히 깁니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한 10년에서 20년 정도 주기를 그리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미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이런 부분들을 현명하게 고려하셔서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ANC▶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선대인 부소장/김광수 경제연구소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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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3. 10. 09:29

 

예전에 우리 연구소가 발송한 자료의 한 부분을 수정, 편집한 글입니다. 참고 바랍니다.

 

 

신규분양 아파트가 대량 미분양이 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한 시장경제 원리 또는 경제학적 원리에 근거하고 있다.

 

우선, 개발소재 등을 내세워 건설업체들이 신규 분양가를 높여 투기적 수익이 커지면 커질수록 다른 건설업체들도 엄청난 투기적 고수익을 기대하여 수급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투기적 분양에 나서게 된다. 그 결과 순식간에 그 일대에 과다 분양으로 인해 공급과잉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 가격이 오르면 공급은 증가한다는 가장 간단한 시장경제 또는 경제학의 기본원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한편, 수요 측면에서는 분양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자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되어 더 이상 신규분양 아파트를 살 수 없게 된다. 즉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기본원리가 작동하게 된다.

 

  동시에 신규분양 아파트 분양가가 높아질수록 주변지역의 기존 아파트 가격도 호가 면에서 덩달아 오르게 되는데, 같은 가격이면 새집을 선호하지 낡은 집을 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기본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신규분양 아파트 외에 기존주택 거래는 사라지게 된다.

 

이를 종합하면 분양가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경쟁적 분양으로 순식간에 공급과잉이 발생하게 되고 반대로 수요는 급감해 미분양이 급증하게 되며, 기존 아파트는 거래가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미분양이 급증하고 기존 아파트의 거래가 사라지게 되면 더 이상 자력에 의한 가격상승은 불가능해지게 된다. 투기를 지탱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그 때부터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각 지역별로 시차는 있으나 대략 수도권은 2007년부터, 충청지역 등은 2006년부터 투기를 지탱해줄 수 있는 투기 가능 계층(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계층과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등)의 경제적 여력이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해 미분양이 늘어나고 기존 아파트 거래는 사라지면서 실거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런 구조적 한계가 노출된 상황에서 아무리 정부와 여당이 온갖 투기조장책을 남발하고 건설업체가 분양실적 부풀리기를 하며 언론들이 투기 선동을 한다고 해도 부동산시장의 펀더멘털과 시장경제의 기본원리를 이길 수는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3. 4. 09:16

몇 달 전까지 '대세상승'이니 '폭등'이니 하는 단어들을 연일 쏟아내던 신문들이 이제는

'침체' '부도설' 미분양 급증' 등의 표현들을 잇따라 쏟아냅니다.

도대체 겨우 몇 달 앞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소비자들을 현혹했던 지면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이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지면 한 켠에서는 '알짜 미분양'이니 '오를 곳은 오른다'는 둥 사람들을 현혹하는

궤변들을 계속 늘어놓으며 선동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주택 시장 침체가 계속되니 분양가 상한제 폐지,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연장, 심지어 dti규제 완화를

'부동산 투기 선동 전문가'들이나 건설업계의 주장을 그대로 싣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하고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연장해보라고 하시죠.

그러면 지금의 고분양가 아파트가 팔리는지 한 번 보죠.

이미 마른 수건 짜내듯 마지막 남은 수요까지

다 짜내 부동산 투기 부양을 한 결과 이제 지금 가격대에 집을 살 수요는 이미 거의 고갈됐습니다.

 

이런 판에 분양가를 내리지 않고 분양가 상한제 폐지해 계속 분양가를 올리겠다면 올려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동안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안 돼 지난해 10월 이후 대규모 미분양이 났나요?

그동안에도 효과가 없었는데, 연장한다고 해서 효과가 있을 리 없지요.

그렇게라도 해보겠다면 하라는 겁니다.

DTI규제 완화요? 이것도 선심 써서 하라고 하지요, 뭐.

사실 현재 경제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고, 정부가 제 정신이라면 지금 DTI규제는 절대

풀어서 안 될 시기라는 것을 알겠지만, 그래도 풀라고 해보지요.

대신 DTI규제 풀면 금리 인상 시기를 몇 달은 앞당기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한편으로는 주택 시장이 완연한 침체기에 접어드니 '외환위기 때처럼 부동산 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자 서울신문이 보도한 "2010년 봄 주택시장이 중병에 걸린 듯하다"라는 기사의 마지막에 나오는 표현처럼 말입니다. 참고로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건설협회의 부설 연구소입니다. 건산연과 함께 대표적인 건설업자들 이해 대변 연구기관인 셈이지요.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금융경제연구실장은 "거래가 없고 신규 시장도 위축됐다는 것은 시장 침체가 그만큼 심화되어 있다는 것"이라면서 "외환위기 당시 각종 세제 완화 등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나왔던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긴 말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몇 차례 보여드린 바 있지만 국내 주택시장 사이클을 나타낸 도표를 보십시오.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격으로 나타낸 집값 추이입니다.

이를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의 집값은 계속 오른 것이 아니라 세계 여느 나라처럼 뚜렷한

부동산 경기 사이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부동산 버블이 2006년말 꼭지점을 찍고 대세하락 과정에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 호가 위주로 작성된 국민은행 가격지수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 그런데 도표에서 외환위기 때는 사실 1996년경 이미 바닥에 이르렀다가 반등할 무렵

다시 바닥이 꺼진 경우입니다. 그때는 부동산 버블은 전혀 없었기에 부동산 부양책이 어느 정도 필요했고

효과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고점 대비로는 많이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은

상태입니다. 아직은 부동산 거품을 뺄 때이지 부동산 부양책을 쓸 때가 아닙니다.

그리고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2008년 하반기부터 무지막지하게 이미 쏟아내서 실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무너지는 부동산 시장을 더 이상 떠받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하는 등 건설업체들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해주십시오.

그 약발이 얼마나 가는지 한 번 지켜보지요.

 

지금이 부동산 거품을 빼야 하는지, 부동산 부양책을 써야 하는지도 모르는 정부,

부동산 정책이라고 하면 집값 올리기 정책밖에 모르는 정부는 호되게 당해봐야

정신을 차립니다. 다만 애꿎은 서민 가계들도 덩달아 무능한 정부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를

입어야 한다는 게 마음 아플 뿐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3. 3. 11:49

최근 예일대 등록금 6000만원 등의 기사 등을 통해 주로 미국 사립대 등록금이 언론에 주로 소개되다 보니 많은 이들이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아직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한국 대학 등록금은 실질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왜 그런지를 따져보자.

 

우선 <도표1>에서 2006/2007학년도 기준 OECD 국가별 국공립대 등록금 수준을 살펴보자.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구매력평가 기준 달러환산 한국의 국공립대 등록금은 4,717달러로 5,666달러인 미국을 제외한 모든 OECD 국가보다 등록금이 높았다. 한국은 사립대뿐만 아니라 국공립대의 등록금이 대부분 나라의 등록금보다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더 높다는 것이다. 반면 스웨덴, 노르웨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핀란드, 덴마크, 체코 등에서는 국공립대의 등록금이 전혀 없으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거의 미미한 수준의 등록금을 내고 있다.

 

한국의 사립대 등록금 또한 OECD 국가들 가운데 미국 20,517달러에 이어 8,519달러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또한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등에서는 사립대 등록금이 한 푼도 들지 않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국공립 대학이 전체 대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0%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반면 사립대 비중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사립대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국공립대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일반 가계가 부담하는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이미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 명목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국의 사립대 비중은 33% 정도에 불과해 실제로 대학생 1명당 평균 등록금은 한국이 7664달러, 미국이 1585달러로 그 격차가 현저히 줄어든다.

 

<도표1> OECD 국가별 국공립대 등록금 및 공사립대학 비율



 

() OECDEducation at a Glance 2009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중간

도표에서 파란색은 순수 사립대를 나타내며 나머지는 정부의존형 사립대임.

 

액면 등록금을 비교해봐도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지만 경제력을 감안한 등록금 수준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미국보다도 훨씬 더 높다.

 

아래 <도표2>를 참고로 사립대 명목 등록금이 가장 높은 미국이나, 한국처럼 사립대의 비중이 높으면서 사립대의 명목 등록금도 높은 일본의 등록금 수준과 한국의 대표적 사립대인 연세대와 고려대의 명목 및 실질 등록금 수준을 비교해 보자.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고대 및 하버드대와 게이오대의 장학금 차감 실질등록금을 1인당GNP로 나눈 비중을 비교해보았다. <도표2>에서 우선 고려대의 경우 단과대학별 2009년 평균등록금은 913만원으로 1인당GNP 대비 43%로 나타났으며, 장학금을 차감한 실질등록금은 703만원으로 1인당GNP 대비 34.9%로 나타났다. 연세대의 경우도 등록금은 935만원에 1인당GNP 대비 43.1%, 장학금을 차감한 실질등록금은 710만원으로 1인당GNP 대비 35.2% 수준으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의 게이오대학은 학부별 평균등록금이 130만엔에 1인당GNP 대비 31.8%로 나타났으며 장학금을 차감한 실질등록금은 평균 70.5만엔으로 1인당GNP 대비 1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의 하버드대학의 경우 학부 등록금은 1인당GNP 대비 66%로 높게 나타났지만 장학금을 차감한 실질등록금은 29%로 나타났다. 이로부터 각국의 1인당GNP를 기준으로 장학금을 차감한 실질등록금의 비중을 비교해본 결과 일본 게이오대학과 미국 하버드대학이 한국의 고려대나 연세대에 비해 더 낮게 나타나고 있다. 즉 한국의 고려대와 연세대의 등록금이 미국과 일본의 최고 사학으로 불리는 대학들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도표2> 한미일 주요 사립대의 실질 등록금 비교


 

     ()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지금까지는 등록금이라는 비용(cost) 측면에서만 따져 보았지만 대학 교육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이 얻는 편익(benefit)을 따져보면 더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교수들의 수준이나 교수 대 학생수만 비교해보아도 큰 차이가 난다.

 

우선 교수 대 학생 비율을 비교해보아도 하버드대의 경우 2009년 기준으

로 학생수(학부생 및 석박사 과정생) 20,222명인데 비해 강의교수는 3,125(전임교수 1546+시간강사 1579)과 의대 협력교수 7,897명 등 총 11,022명에 이른다. 반면 연세대는 학부생 26,530명과 대학원 석박사 과정생 11,437명을 합쳐 37,967명인 반면 전임교원 1,814명과 비전임교원 974, 시간강사 1,390명 등 4,178명에 불과하다. 학생수는 연세대가 1.8배 이상 많은 반면 교원 수는 연세대가 하버드대의 4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더구나 하버드 대학의 교수들은 이미 각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했거나 노벨상 수상후보로 거론되는 교수들이 수두룩할 정도로 연세대 교수들의 평균 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이 같은 대학의 질적 수준에 대해서는 각종 국제적 대학 순위 평가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물론 평가기관의 평가기준 등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지만, 어떤 평가기관에서 조사하든 한국 대학들의 수준이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 받지 못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국제 대학 순위 평가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영국 QS더타임스의 2009년 세계대학순위 평가에서 한국의 경우 서울대(47), 카이스트(69), 포스텍(134), 연세대(151), 고려대(211) 등으로 높은 순위에 기록되지 못했다. 반면 미국은 하버드대(1), 예일대(3), 시카고대(7), 프린스턴대(8), MIT(9), Caltech(10) 10위권에만 6개 대학, 20위권 안에만 13개 대학이 포진하고 있다. 또 일본의 경우 도쿄대(22), 교토대(25), 오사카대(43), 도쿄공과대(55), 도호쿠대(97) 등으로 한국 대학들보다 훨씬 더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이처럼 단순 액면 비교에서든 질적 비교에서든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이 명백하다.

 

다음 글에서는 이처럼 가장 높은 한국의 대학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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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2. 26. 10:00

그저께 시사기획 텐에서 방영한 <미분양 아파트의 진실>편은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향후 주택시장의 흐름을 전망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익히 아시듯이 김재영 PD 등이 진행한 PD수첩의 부동산시장 관련 프로그램들은 현실 주택시장 상황을 매우 생생한 탐사보도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소상히 알려주었고,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반면 그제 방영한 KBS 시사기획 텐은 미분양 물량의 허위 신고에 대한 탐사보도의 측면도 있었지만, 현재 일반 가계, 특히 장래 주요 주택수요층인 젊은이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집값이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향후 인구구조 변화 측면에서 아파트 공급이 얼마나 과잉인 상태인지를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줬습니다. 특히 일반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간간이 위트 있게, 그리고 약간은 스타일리시하게 프로그램 구성을 해서 PD수첩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각설하고, 그제 방영 내용 가운데 판교 아파트 매입자의 연령대별 매입 실태를 잠깐 소개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아마 짧게 지나가서 자세히 보시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제가 보충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아래 글은 <시사경제> 올해 1월 15일자 '판교신도시 아파트 소유자의 부채 실태 분석'에서 소개한 내용 일부를 수정한 것입니다. 참고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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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도표>를 참고로 아파트 매입자의 연령대별로 부채실태를 살펴보자. 설명의 편의상 판교1단지 휴먼시아 입주가구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우선 매입자의 연령대별 구성을 보면 40대가 47.8%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이어 50대가 21.8%, 30 20.1%의 순으로 나타났다. 30대의 경우 34세까지가 3.6% 정도에 불과했으며 거의 대부분 30대 후반이었다. 이어 60대가 7.1%, 70대 이상이 2.9%였고, 20대의 경우는 0.3%로 단 두 명에 불과했다.

 

<도표> 매입자 연령대별 금융부채 현황

 

 

 

 

 

 

여기에서 명확히 알 수 있듯이 판교 아파트 매입자는 40대를 중심으로 30대 후반부터 50대까지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주택의 수요 연령대가 보통 35~55세 사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도 대체로 일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0대 전반까지는 가정을 꾸린 초기 단계로 주택을 매입할만큼 충분한 소득 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이며, 60대 이상의 경우에는 이미 집을 장만했거나 직장 은퇴 후 자녀들을 출가시키면서 오히려 있던 집을 줄이거나 처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연령대별로 매입자의 근저당 설정가구 비율을 보면 70대의 경우 37.5%에 불과하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비율이 높아져 40대는 80.0%, 30대는 80.7%까지 치솟았다. 주택 매입의 중핵을 이루는 40대와 아직 경제적 기반이 견고하지 못한 30대 매입자의 대부분이 투기 선동에 휩쓸려 무리하게 고가의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장시간의 학습효과를 통해 '부동산 불패신화'에 젖어 있는 50,60대의 뒤를 따라 아직 충분한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30,40대가 무리하게 아파트를 매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산 아파트를 받쳐줄 30대 전반 이전의 잠재 수요자는 인구구조상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줄게 되는 한편 '88만원세대'로 상징되듯 소득수준 또한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연령대별 아파트 매입자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지나치게 높은 국내 주택 가격은 유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수도권 2기 신도시의 대명사인 판교신도시 아파트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매입자들이 평균 약 3억원 정도의 거액의 부채를 안고 아파트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재건축을 대표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도저히 일반 가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채를 지고 아파트 투기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는 물론 이들을 대변하는 대다수 신문들이 주장한 공급 부족론에 기대 강남 대체 신도시를 건설해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했던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판교신도시의 분양시장 또한 투기 범벅이어서 오히려 투기를 잡기는커녕 부동산 투기를 더욱 부추겼을 공산이 컸음이 다시 드러난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실패로 인해 평범한 가계들이 부동산 투기에 눈이 멀어 대거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정책결정을 주도한 관료들 가운데 어떤 이도 상응하는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고 있다. 일반 가계만이 잔뜩 빚을 진 채 주택 가격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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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2. 25. 10:43


그제 국토해양부가 2010년 1월 아파트 거래량을 집계해 발표했습니다.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하는 이 아파트 거래량은

역시 국토부가 토지주택공사를 통해 위탁운영하는

온나라부동산포털의 아파트 거래량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2010년 1월 현재 국토부 보도자료상의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3430 건, 온나라포털의 거래량은 6393건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물론 온나라포털의 아파트 거래량은 매매 외에도 양도나 신탁 등의

경우에도 포함돼 있지만 매매 거래가 전체 거래의 80% 전후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왜 이 정도의 큰 차이가 나타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자신들이 집계하는 거래량 통계조차 제각각이니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쨌거나 거래량의 전반적인 추이를 보여주는 측면에서는 두 통계가

거의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온나라포털상의 거래량 추이를 한 번 살펴봅시다.

아래 <도표1>을 보면 알겠지만, 수도권과 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2006년 하반기는커녕 2009년 고점과 비교해도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었고,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거래량이 2008년 8월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인천의 경우에는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같은 거래량 감소 추세가 언제까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추세로 몇 달 간 더 진행된다면 실거래가가 추가로 상당폭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표2>는 국토부 보도자료상의 아파트 거래량 발표 추이입니다.

전국, 수도권,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계속 줄고 있어 추가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9월 이후 급감한 뒤

두 달 연속 반등했습니다.

보통 강남3구가 부동산시장의 선도지표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강남3구의 거래량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어 강남3구조차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강남3구의 경우 안전진단 통과 기대감이나 지구단위 계획 정비 등을

소재로 실거래가도 다소 올랐으나 그 같은 기대감은 이미

가격에 다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찌라시들의 보도에서도

이미 추격매수가 끊어졌다는 보도가 나올 지경이니까요.

 

  

반면 강남3구 이외 수도권 주요 지역들의 실거래가는

약보합세 또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몇 달째 거래가 실종된 아파트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가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실거래가 하락도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2. 19. 09:04

최근 우리 연구소를 공격하는 내용과 관련해 한가지만 설명하고자 합니다. 최근 저나 우리 연구소를 공격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우리 연구소가 10년 전부터 집값 하락을 주장했는데, 한 번도 못 맞췄다또는 한 번도 오른다고 한 적은 없으면서 내린다는 얘기만 한다는 식으로 비방합니다.

다분히 우리 연구소의 취지와 주장을 왜곡하고 우리 연구소가 실력 없는 엉터리 연구소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비방입니다
. 더 나아가 시간이 갈수록 많은 일반인들이 우리 연구소의 주장에 공감하는 것에 대해 내심 불안해하며 우리 연구소와의 접속을 차단하기 위한 선동술이라고 봅니다. 또한 우리 연구소의 전망이 부정확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우리 연구소 주장의 신빙성을 훼손하려는 조치로도 보입니다.

이처럼 유치한 비방에 대해 가능하면 대응하지 않으려 했으나
,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비방이 꽤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대다수 분들은 이 같은 주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잘 아시겠지만, 아직 우리 연구소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연구소는 재테크나 투자적 관점에서 부동산문제에 접근하지 않습니다. 저나 우리 연구소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접근하고 설명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차원입니다.

 

하나는 이미 한국 사회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문제와 주택문제의 정확한 실상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올바른 해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일반인들은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로 인해 형성된 잘못된 구조적 틀 안에 갇혀 있다 보니 집값이 뛰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은 일반인들의 투기심리를 교묘히 부추기는 선동을 일상적으로 일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번째 측면으로서 이런 왜곡되고 이해관계에 물든 정보가 아닌 부동산시장의 제대로 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연구소가 집값이 오를 때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우리 연구소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오른다고 선동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많은데, 부동산 거품의 폐해를 우려하는 우리 연구소까지 나서서 같이 선동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 연구소가 향후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미 부동산시장의 대세가 꺾였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나 상당수 언론들이 투기 선동을 계속 일삼고 있기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인 것입니다.

 

다소 유치하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저나 우리 연구소가 전망했던 내용들의 정확성에 대해 한 번 따져봅시다. 우선, 저희 연구소를 비방하는 세력들이 이야기하듯이 저희가 10년 전부터 집값이 떨어진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2000년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소장님께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발언하신 것은 부동산 문제가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폐해에 관한 것이었고, 부동산 버블이 한국경제에 가져올 충격에 관한 경고였습니다.

그 같은 경고의 대부분은 서민 경제의 피폐화나 장기 내수 침체 등 이미 우리가 눈앞에서 목도하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 저도 2005년 미국 유학 직전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라는 책을 공저로 출간했는데, 당시 저도 부동산 버블의 폐해에 대해 경고했지 감히 집값 하락을 전망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그럴만한 실력도 없었습니다.

 

한편 소장님께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론 사태를 한국에 있는 그 어느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정확히 경고를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부동산 버블을 잔뜩 부풀려온 한국 또한 큰 경제적 충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특히 2007년초에 한 인터뷰에서 "한국경제가 1~2년 안에 큰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는 2008년의 경제위기로 현실화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과 전문기관이라는 곳들이 주가 급등세에 취해 한국경제가 계속 승승장구할 것처럼 말할 때였습니다.

 

집값 전망에 대해 우리 연구소가 명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제가 연구소에 합류하면서부터였습니다. 2008년 여름부터 우리 연구소가 발간하는 <경제보고서>와 일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그해 9월 제가 개인 명의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라는 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부동산 버블 붕괴와 집값의 장기 대세하락을 주장했습니다. (제가 당시에는 출판쪽을 잘 몰라 출판사가 붙이는 제목을 그대로 따랐는데, 지금은 좀 후회가 됩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제 주장이대폭락’보다는 장기 대세하락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책으로 집값이 일시 반등한 국면에서 재차 일반인들에게 경고하고자 지난해 9 <위험한 경제학>을 출간한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위험한 경제학>에서 경고한 내용들 대부분은 2009년 이후 이곳 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언한 내용들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연구소가 집값 하락에 대해 본격적으로 경고 또는 전망한 것은 2008년 중반쯤부터였습니다. 당시 전문기관이나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라는 양반들 중에 누가 2008년 하반기~2009년초의 집값 급락과 전반적인 경제 위기를 경고했습니까?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말이 나왔으니 이외에도 제가 주로 설명 또는 경고한 내용들을 한 번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수도권 집값은 2006년말을 고점으로 해서 대세 하락 흐름에 접어들었다. 실질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2006년말의 집값은 역사적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2.    2009년 상반기에 시작된 집값 반등은 강남 재건축을 위주로 한 일시적 반등기다. 수도권 다른 지역들의 반등세는 크지 않다. 

3.    2009년의 반등기는 이른바 버블 세븐지역에서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2006년 말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재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4.    2009년 상반기 인천 청라 등지의 부동산 열풍에 편승하지 마라. 정부의 분양권 전매 완화 방침 등에 따라 투자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1년 후에는 피박을 쓸 가능성이 높다.

5.    ‘800조원 부동자금때문에 집값이 뛴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집값 상승은 가계의 주택대출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집값은 떨어진다.

6.    기존 주택 수요를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아주기 위해 정부가 DTI규제를 도입했지만, 종국에는 기존 집값뿐만 아니라 신규 분양시장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7.    이미 집을 살 사람은 빚을 내서라도 거의 다 샀다. 투기수요마저도 거의 고갈됐다. 따라서 거래량이 앞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8.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공급 과잉이다. 정부가 미분양 물량 매입 등으로 눈에 보이는 미분양 물량 수치를 줄였지만, 2009년 하반기부터 건설업체들이 대대적인 분양에 나서 미분양이 다시 크게 늘 수밖에 없다.

9.    지방의 공급 과잉 사태가 점차 수도권으로 북상하게 된다. 그러면서 수도권 외곽부터 서울 중심부까지 점점 조여오듯이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이 상당기간 침체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10.정부의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의 약발이 다하면 다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실거래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표상으로 경기가 살아난다고 자동적으로 집값이 다시 뛰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이외에도 많지만 제가 경고했던 내용들을 위의 10가지 정도로 추려봤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한 번 판단해보십시오. 제가 경고한 내용들이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경고였는지, 아니면 정말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경고인지 말입니다. 물론 현재 상태에서 아직은 확정적으로 판단하기 섣부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언론의 선동보도에만 의존하면 판단을 달리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판단하실 때 국민은행 가격 지수나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가 아닌 국토부 실거래가와 거래량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십시오. 제가 왜 이렇게 말씀드리는지는 이미 100분토론이나 제가 그 동안 쓴 글에서 설명드렸으니 생략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가 위에서 경고했던 내용들에 대해 대한민국의 어떤 언론
, 어떤 전문기관, 어떤 부동산 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진지하게,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는지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경고를 떠나 그런 기관이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선동해왔는지도 생각해보십시오.

 

물론 소장님께서 누누이 강조하시지만, 전문가의 역할은 사전 경고이지 예측이 아닙니다. 제가 하는 작업도 기본적으로 경고이지 전망이나 예측 차원에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듯이 저나 우리 연구소는 부동산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살피고 그것을 일반인들에게 설명할 뿐이지 잠시잠깐의 현상을 좇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까지 저와 우리 연구소가 경고해온 내용이 엉터리였습니까? 오히려 이 땅의 어느 누구보다 정직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진단하고 설명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났느니, 또는 우리 연구소가 잘했느니 우기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외부에서 난무하는 저와 우리 연구소에 대한 중상비방이 사실이 아니며 명백한 허위임을 알리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입니다. 오히려 저와 연구소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아직도 현실의 엄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들의 궁색한 처지를 변명하고 사태를 호도하기 위해 여전히 온갖 선동과 파렴치한 비방을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판단하셔서 저희 판단이 큰 틀에서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면 주위 분들께 이런 사실을 널리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중상비방을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면 명명백백한 사실을 알려주십시오. 물론 저도 그 같은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만, 저는 앞으로 집값의 향방에 관해 직접 언급하는 일은 자제하겠습니다. 대신 부동산 거품이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부동산 거품을 뺀 뒤 한국 사회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더 많은 연구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소장님을 도와 우리 연구소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일로매진하겠습니다. <위험한 경제학> 1권의 서문에도 썼듯이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의 계급 투쟁을 마무리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하는 길로 말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2. 11. 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