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얼마 전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의 함수 관계를 통해 2006년 이전의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추정한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통해 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 정도와 향후 주택 가격을 전망한 바 있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십시오.
아파트 거래량이 예고하는 부동산 장기 침체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215917
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 한 번 생각해볼까요? 2006년 4분기 수준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향후 가계부채는 얼마나 늘어야 할까요?
2006년 수도권 2차 폭등 이후 주택시장 거래 침체기에 접어든 2007년부터 아파트 거래량과 가계 부채 증감액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2006년 4분기 수준의 거래량인 분기당 22.5만건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얼마나 가계부채가 증가해야 하는지를 추정해 봤습니다. 그 결과 아래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가계부채는 분기별로 약 32.4조원까지 늘어나야 하는군요.
2009년 4분기에 10.1만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는데 약 16.4조원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한국 가계가 분기별로 28.5조원까지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을까요? 또한 시중은행들은 그 정도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도록 대출을 마구잡이로 해줄 수 있을까요?
<도표1>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분기당 32.4조원이 얼마나 많은 액수인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도표2>의 분기별 가계부채 증감액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했던 '1차 폭등기'의 핵심 기간이었던 2002년 1~3분기에 가계부채가 25조원을 넘어선 적이 있습니다. 이후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했던 2차 폭등기의 핵심 기간이었던 2006년 4분기의 가계부채 증가액은 21.0조원까지 늘었습니다.
이후에는 주택 거래량이 확 줄어들면서 가계부채 증가액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이미 빚을 내서 살 사람들도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제는 남아 있는 잠재 매수자들이 평균적으로 과거보다 소득이 더 부족한 사람들이어서 과거 아파트 폭등기와 같은 정도의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그만큼 더 많이 가계부채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런 가계들이 2006년 4분기 수준으로 거래를 하려면 분기별로 32.4조원이나 가계부채가 늘어나야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바람직할까요? 아마 인위적으로 가계부채를 이만큼 늘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면, 이후는 정말 'hard landing'도 아닌 'crash landing'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도표2>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결국,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향후 주택 가격은 어떤 식으로든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폭등은 향후 몇 년 안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온갖 너즈분한 핑계를 대며 2,3년 후에는 집값 폭등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사기 선동일 뿐입니다. 그런 분들은 "집값 떨어졌을 때가 집을 살 적기"라고 선동할 게 아니라 자신들부터 집을 여러 채 산 뒤 계약서 인증샷을 인터넷에 올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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