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아내로부터 경기도 용인 흥덕고등학교 이범희 교장 비롯한 그 학교 선생님들에 관한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2010년 신생 고등학교로 용인지역 28개 고등학교 가운데 입학성적이 28등이었고 한 반의 3분의 2 가량이 담배를 피울 정도로 '문제아'들이 넘쳐나던 학교였답니다. 그런데 그런 아아이들을 사랑으로 이끌어 큰 변화를 이뤄낸 사례를 들으면서 감동하게 되네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아침마다 밝은 인사로 맞는 교장선생님, 학교에 짱 먹는 아이가 알바하는 치킨집에 가서 시급을 올려달라고 부탁하고, 그 아이가 배달하는 오토바이 뒤에 타고 함께 배달을 다녀온 선생님, 담배 피다가 걸리는 아이들과 함께 몇 시간이고 같이 운동장을 돌고, 지리산 종주를 다녀오는 선생님. 1학년 때 한 반의 거의 대부분이 잠을 자던 아이들이 선생님들의 애정과 관심에 스스로 공부 의욕과 삶의 목표를 찾았고 아이들 중 상당수가 흔히 말하는 명문대까지 진학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입학식 때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너희들 모두는 이 장미꽃처럼 아름다운 존재다. 너희들 가운데 단 한 아이의 손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 3년 후인 올해 첫 졸업식 때 아이들은 가시를 뗀 장미꽃을 선생님들에게 드리며 그랬다고 하네요. "우리가 입학할 때 우리는 가시가 잔뜩 달린 존재였는데, 선생님들의 사랑이 그 가시를 없애주었다." 그 얘기를 전해듣는데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이 다 나더군요. 

물론 무한 입시 경쟁을 조장하는 교육제도와 사교육으로 내모는 부실한 공교육 등 잘못된 구조의 문제 크지만, 한편으로는 이 세상 학교들에 그런 선생님들이 넘쳐난다면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더 밝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을 바꾸는 것은 징계와 처벌,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아니라 따뜻한 관심과 사랑, 존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게 합니다. 

기사 검색을 해봐도 아내에게 전해들은 감동적인 내용들은 잘 안 나오는데, 그나마 아래 기사가 가장 자세한 듯 하네요.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619997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니퍼소프트 이원영대표나 이범희 선생님 같은 분들처럼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분들을 매주 공개인터뷰하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라는 팟캐스트를 해보면 어떨까요? 말이 아닌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모범 사례가 이 나라에 좀 더 널리 퍼진다면, 이 나라가 조금씩은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이 암울한 시기에도 우리에게는 희망의 근거가 있다는 것을 알릴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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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12. 7. 13:04

홍익대 학생들이 '청소 용역비가 오르면 등록금이 오른다'는 논리로 청소용역 아주머니들의 파업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 소식을 접하면서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졸업해도 변변한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에 치인 대학생들이 배려와 여유를 잃어버린 세태도 서글프지만 현재의 사학 재정구조 실태를 제대로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 사립대의 재정구조를 한 번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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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 하버드대의 경우 등록금 수입이 전체 수입의 20%에 불과한 반면 하버드대재단의 기금운용수입금이 3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정부 지원(15%)과 기부금(7%) 수입 등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의 경우도 총수입 가운데 학생 납부금(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8.2%에 불과한 반면 의료수입(17.0%)와 자산매각 수입(15.9%), 자산운용수입(9.5%), 기부금 수입(6.9%), 보조금 수입(7.2%) 등 다양한 수입원을 갖추고 있다.

 

<도표1> 하버드대와 게이오대의 총수입 내역


() 하버드대 및 게이오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반면 한국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사립대 전체 교비회계의 총수입 가운데 약 68% 가량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입금 수입이 6%, 기부금 수입이 3% 정도에 불과한 매우 기형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다. 대학 재정의 2/3 가량을 등록금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추세를 보더라도 총수입에서 등록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반면 재단전입금 수입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사립대학들은 2004년 이후 매년 전체 운영지출 예산의 10%가 넘는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사립대들은 교육부령에 따라 예산 혹은 추경 예산에 없는 적립금은 쌓을 수 없도록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 언론의 추적조사에 따르면 사립대 적립금의 거의 대부분이 교육부령을 무시하고 적립금을 쌓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등록금을 마구잡이로 걷어들인 뒤 남는 돈을 학생들의 학비 감면 혜택 등으로 돌리지는 않고 각종 명목으로 적립금으로 쌓아온 것이다. 그러면서도 매년 물가 상승이나 재정 부족 등을 호소하며 등록금을 가파르게 인상해온 것이다.
 

사립대학들의 적립금 비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4년 운영지출대비10.0%에서 2008 13.4%까지 늘었다. 금액으로는 8,216억원에서 17,45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액수는 전체 사립대의 장학금 및 학비감면을 위한 지출의 약 75~88%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사립대들이 적립금을 학생 지원에 사용했다면 장학금 및 학비감면에 모두 썼다면 학생들에게 혜택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사립대학들도 조금씩이나마 운영지출에서 장학금 및 학비감면 비중을 높여오고는 있으나 이들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비율과 비교하면 그 상승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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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11> 국내 사립대학 수입 및 지출 현황


() 사립대학 회계정보시스템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거꾸로 사립대들이 이들 여윳돈을 적립하지 않고 등록금을 인하하는데 썼다면 2004년 이후 매년 6~7% 이상 올려온 대학 등록금을 전혀 인상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이런 식으로 이들 사립대들이 필요한 예산을 훨씬 넘어서 과도하게 등록금을 걷어 각종 명목으로 적립하고 있으니 등록금 장사라는 비판이 전혀 무리가 아닌 셈이다.
 

더구나 이들 대학들이 적립한 내역을 살펴보면 건축기금 적립액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성격이 불분명한 기타기금 적립액이 두 번째로 많은 가운데 연구기금이나 장학기금, 퇴직기금 적립액은 거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건축기금 적립은 수도권의 대부분 사립대들이 교내 건물을 신축하거나 부동산개발 붐에 편승해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들로부터 각종 세금감면 혜택 등을 끌어내 제2, 3캠퍼스 등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건축물 건립 자금 등을 명목으로 쌓아놓고 있다. 등록금 수입으로 마련한 적립금으로 학생 지원이나 연구기금으로 쓰기는커녕 직간접적으로 부동산 투기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사립대들이 이처럼 막대한 적립금을 쌓아놓고 무분별하게 쓰고 있는데도 이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사립대들이 무분별하게 적립금을 쌓는 관행부터 없애도록 해야 하며 현재 쌓아놓은 적립금을 등록금 인상률 억제와 연동하거나 학생 지원 등에 최우선적으로 사용토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립대들은 재단 전입금 수입을 늘리고 다른 선진국들처럼 사학 재단을 적극적으로 사회에 개방해 외부 기부금 비중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일부 사립대들은 사립대를 사유재산이라는 식으로 강변하고 있고, 실제로 상당수 사립대의 재단이 일부 가문 중심의 족벌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족벌식으로 재단을 운영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물이라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지원 확대나 기업과 지역사회, 또는 뜻 있는 유지들의 기부를 호소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소가 이미 몇 년 전부터 지적한 바 있듯이 미국의 하버드대나 일본의 게이오대 등도 실제로는 학생/학부모 및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재단이사로 올려 단순히 한 집안의 사유물이 아닌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공적 기관으로 자임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의 사립대들이 사유재산 운운하면서 학벌 서열구조에 안주하면서 등록금장사에 매달리는 현실을 고치지 않고서는 이미 세계 최고인 한국의 등록금 수준을 낮출 길은 요원하다.

 

정부와 정치권, 사학재단들은 잘못된 고등교육 구조를 통해 일반 가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등록금 부담을 지게 하면서도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내놓기는커녕 생색내기용으로 내놓은 취업후 상환제조차 학생들을 상대로 한 돈놀이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등교육 시스템 또는 교육 시스템 전반의 근본적 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런 부조리한 현실을 개혁할 의사와 역량을 갖춘 근본적 개혁세력이 부상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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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1. 1. 19. 11:28

대학 개강을 앞두고 다시 각 일반 가계가  자녀들(또는 본인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계절이 왔다.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에 따른 가계부담도 경제력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열악한 교육재정 지원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실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 대학의 등록금 수준과 교육재정 지원 실태를 국가간 비교를 통해 살펴보자.

 

2006/2007학년도 기준 OECD 국가별 국공립대 등록금 수준을 살펴보자.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구매력평가 기준 달러환산 한국의 국공립대 등록금은 4,717달러로 5,666달러인 미국을 제외한 모든 OECD 국가 보다 등록금이 높았다. 한국은 사립대뿐만 아니라 국공립대의 등록금이 대부분 나라의 등록금보다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더 높다는 것이다. 반면 스웨덴, 노르웨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핀란드, 덴마크, 체코 등에서는 국공립대의 등록금이 전혀 없으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거의 미미한 수준의 등록금을 내고 있다.

 

 

<도표1> OECD 국가별 국공립대 등록금 및 공사립대학 비율

() OECDEducation at a Glance 2009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중간

도표에서 파란색은 순수 사립대를 나타내며 나머지는 정부의존형 사립대임.

 

한국의 사립대 등록금 또한 OECD 국가들 가운데 미국 20,517달러에 이어 8,519달러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또한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등에서는 사립대 등록금이 한 푼도 들지 않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국공립 대학이 전체 대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0%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반면 사립대 비중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사립대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국공립대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일반 가계가 부담하는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사립대 명목 등록금이 가장 높은 미국이나, 한국처럼 사립대의 비중이 높으면서 사립대의 명목 등록금도 높은 일본의 등록금도 장학금 차감액이나 소득 수준, 대학 교육의 질을 감안하면 한국보다 상당히 낮음은 이미 설명했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대학 등록금 부담도 공공과 민간 등이 적절하게 분담하는 식이라면 일반 가계들의 부담은 덜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학 이상 고등교육비를 누가 부담하는지를 <도표2>를 참고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고등교육 재정지출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의 경우 전체 재정지출 대비 2.2%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하고, GDP대비로는 0.7% 0.6% 수준인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나라로 나타난다. OECD평균이 각각 3.1%, 1.3% 수준인 것에 비하면 현격히 낮은 것이다. 이처럼 한국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출 비중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현격히 낮다.



 

<도표2> 고등교육 재정지출 및 고등교육비 부담 주체 현황

() OECDEducation at a Glance 2009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는 고등교육비 부담주체 가운데 공공재원 비중이 가장 낮은 현실로 이어진다. 고등교육비 부담주체를 보면 한국의 경우 공공재원 부담률이 23.1%로 가장 낮은 반면 민간 부담률은 76.9%로 가장 높다. 한미일 3국을 제외한 대부분 OECD 국가들에서는 공공재원 부담률이 절반을 넘고 특히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고등교육비를 공공재원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공재원 부담률이 각각 72.6%, 81.1% OECD평균이나 EU19개국 평균과는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등교육비를 민간재원으로 충당하는 비중에서 민간부담 주체를 다시 일반가계와 기타 민간부담으로 나눠볼 경우에도 한국의 일반가계 부담률은 52.8%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난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공사립대의 등록금이 높은 수준이라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봐도 장학금을 차감한 실질 등록금이나 국민소득, 교육의 질 등을 고려한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처럼 비싼 대학 등록금을 대부분 민간에서, 그것도 일반가계가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자신들이 마땅히 갖춰야 할 국공립 대학 인프라나 투자해야 할 고등교육 재정을 제대로 투자하지도 않고 있다. 또한 이를 빌미로 사립대학들부터 앞다투어 대학 등록금을 올리는 가운데 일반 가계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등록금을 부담하느라 등골이 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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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8. 12. 07:03

이 글은 2008년초 김광수소장님이 <경제시평> 특집에서 3회 연재로 발표된 학교교육 정상화에 관한 小考시리즈의 세 번째 글의 내용입니다.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과 일본의 고등학교에 있어서의 사립학교 문제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교육기본법에서 사립학교에 대한 조항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주요 법령들은 7,80% 이상이 일본의 법령을 참고로 하여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말이 참고해서 만든 것이지 사실상 순서만 바꾸어 거의 베꼈다고 하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일 것입니다. 한국의 근대화가 대부분 일제 강점기 과정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면도 있을 것입니다. 또 베낀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시행착오를 겪은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 하는 차원에서 참고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기본법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한국의 교육기본법도 이웃 일본의 교육기본법을 거의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베꼈으되 한국적 기득권 상황을 반영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일례로, 사립학교에 관한 한일 양국의 교육기본법의 내용을 비교해보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교육기본법 제25조 사립학교의 육성에 관한 내용을 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립학교를 지원·육성하여야 하며, 사립학교의 다양하고 특성 있는 설립목적이 존중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일본의 교육기본법 제8조의 사립학교에 관한 내용을 보면, 사립학교가 지니는 공적 성격 및 학교교육에 있어서의 중요한 역할을 감안하여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는 그 자주성을 존중하면서 조성 또는 기타 적당한 방법으로 사립학교교육의 진흥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일본의 교육기본법에서는 사립학교라 할지라도 학교교육에 있어서 공적 성격과 역할을 먼저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전제 하에서 사립학교의 자주성과 진흥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사립학교의 공적 성격과 역할에 관한 부분을 아예 삭제해버리고 단지 사립학교를 지원,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여 국가의 의무로 해버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립학교의 다양하고 특성 있는 설립목적이 존중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함으로써 사립학교가 국가 의무교육을 전제로 한 학교교육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 셈입니다. 물론 한국의 교육기본법 제9조에서는 학교는 공공성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조항을 잘 읽어보면 학교시설물의 공공성을 말하는 것인지 학교교육의 공공성을 말하는 것인지 애매하게 해석되기도 합니다.

 

상기에서, 일본과 한국의 교육기본법 모두 국가와 지자체가 사립학교 학교교육의 진흥에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일 양국에 있어서 사립학교의 현실적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일 양국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양국의 교육기본법의 사립학교 진흥에 관한 조항의 취지와 해석도 전혀 달라지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차 대전 후 일본의 사립학교는 사학의 자주성을 존중하여 일본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은 사실상의 자유방임주의 상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정부지원도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49년에 제정된 일본 사립학교법 제1조에서는 사립학교의 자주성을 존중하고 공공성을 높임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초반에 사립학교 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경영위기를 맞이하게 되자, 일본정부는 1975년에 <사립학교진흥조성법>을 제정하여 이과교육, 산업교육, 학교도서관, 의무교육 교과서 등 국가가 지정하는 분야에 대해 보조금 지원을 실시함과 동시에 사학에 대한 감독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립학교에 대한 정부지원의 근거는 일본헌법 제89조에 근거합니다. 일본 헌법 제89조의 내용을 살펴보면, 공금 및 공적 재산은 종교조직이나 단체의 사용·편익·유지를 위해, 혹은 공적 지배에 속하지 않는 자선사업, 교육사업, 박애사업에 지출하거나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립학교에 대한 일본정부의 감독이 공적 지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사립학교에 대한 지원은 위헌이 됩니다. 이로부터 1975년의 사립학교진흥조성법은 사립학교의 공립학교화의 출발점이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2006년 5월 현재 일본은 대학생의 75%, 전문대학의 95%, 고등학생의 30%, 유치원의 80%가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2004년 4월에 사립학교법을 개정하여, 학교법인에 대한 관리운영제도의 개선, 재무정보의 공개, 사립학교심의회 구성의 개선을 단행했습니다. 이처럼 일본정부가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게 된 배경에는 저출산으로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파산 등 경영위기에 처한 사학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70년대에 급증한 사립학교들의 학교시설 등이 30년 이상 되어 노후화되고 교육여건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학교에 따라 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일본 사립학교 전반이 처한 상황은 이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사립대학은 40.4%가 정원미달이며, 전문대학은 51.7%가 정원미달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립고등학교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도시 지역은 대학입시 교육에 치중하는 일부 사립고를 중심으로 학비가 비싸고 경쟁이 치열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학비가 매우 싼 공립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공립고에 못 가는 학생들이 사립고에 가는 형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일본정부는 사학법개정을 통해 문부과학성에 학교법인경영지도실을 설치하여 경상비 보조와 학교시설 개선 등의 지원을 통해 사립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대신, 학교법인경영조사위원 제도를 활용하여 사립학교 운영 및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경영자문 및 상담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동시에 일본사립학교진흥공제사업단을 통해 자조 노력을 강화하도록 했습니다.

 

2005년 5월에는 학생의 취학기회 확보를 위해 경영난에 빠진 학교법인에 대해 세 가지 긴급지원책을 마련하였습니다. 먼저, 학교법인은 스스로의 책임으로 경영기반 강화를 꾀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둘째, 문부과학성은 경영분석 및 지도, 자문, 경영개선계획 제출 등을 통해 학교법인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셋째, 학교법인이 파산할 경우 재학생의 취학기회 확보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본의 사립학교 진흥은 학교교육에 있어서 사립학교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사립학교의 공립학교화에 가까운 조치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의 경우에는 굳이 상론할 필요도 없을 지경입니다. 한국에서 사립학교 하면 우선 사학비리와 세습이라는 말이 가정 먼저 떠오른다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모든 사학재단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사학재단들의 학교경영이 지극히 불투명하며 필요 이상의 학교부지 확장에만 힘을 쏟아 부동산투기에 몰두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재단은 세금을 물지 않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상속수단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종교단체에 의해 설립된 사학은 막강한 정치적 기득권을 형성하여 학교교육과 어린 학생들을 볼모로 삼아 심지어는 공권력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경쟁 논리와 사학의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정치와 종교와 교육이 구분되지 않은 주장을 마구 쏟아내고 있습니다.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교육기본법에서 정한 교육의 기회균등을 마구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은 일부 종단 사학들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채 자사고 100개 설립을 내세워 공립학교 교육을 말살하고 헌법에 명기된 국가의 책무를 포기하려 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때에 사학법개정을 극력 반대한 것도 이명박정부에서 사학의 자율성을 가장 강력히 주장한 것도 나아가 사학의 사적 재산권을 주장한 것도 다름아닌 종단 사학들입니다. 그로 인해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야기되고 있으며, 학교교육이 정치적 이념과 종파적 이해관계에 휩쓸리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만들어냈다고 큰 소리치는 종파가 있을 정도인데 이들 특정 종단 사학들의 정치적 기득권이 얼마나 막강하겠습니까!

 

사학비리가 끊이지 않는 가장 큰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 사학들이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과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초중고 사립학교 교원 급여를 국가가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사학들은 올바른 교육보다는 시장논리와 자율성을 주장하며 돈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내가 내 마음대로 학교를 세워 내 마음대로 돈 받고 종교교육이든 정치적 이념교육이든 내 마음대로 가르칠 터이니 국가가 간섭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교교육 정상화를 제대로 논의하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한국의 고등학교 사학은 그저 땅 사서 학교 건물만 지어 놓으면 그 나머지 운영비는 거의 대부분 국가가 알아서 해주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런 구조가 악용된 결과, 한국 고등학교의 사립학교 비중이 50%에 달하는 황당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막말로 만일 국가가 사학 교원들의 급여를 지급해주지 않았다면 그 돈으로 거의 모든 사학을 사들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계기야 어찌됐든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사학에 대해 지나치게 과잉보조를 해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학에 공립학교가 먹히고 있는 꼴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마저도 꼭두각시가 되어 교육의 기회균등과 학교교육 질의 향상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서슴없이 포기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초중고 학교교육은 2중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우선 50%에 육박하는 사립학교 비중에서 볼 수 있듯이 공립학교의 사립학교화를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사고, 특목고 확대와 자율성 주장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사립학교의 입시 학원화가 그것입니다. 이런 2중 구조 속에서 공립교육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사학과 학원은 교육기본법에서 정한 교육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한 교육논리가 아닌 돈을 앞세운 시장경쟁 논리를 내세워 공립학교를 희생양으로 삼아 학교교육 전체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처럼 초중고 공립학교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공립학교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고민하고 해결해야 될 많은 과제들이 있습니다. 조그마한 연구소의 짧은 글에서 그 모든 것을 다 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학교교육에 있어서 공립학교의 역할을 강화하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당 학생수를 줄이는 데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래 <도표3>에서 한미일 3국의 교사 1인당 학생수를 비교해보면, 3국 모두가 교사 1인당 학생수 15-20명 수준으로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있다면 교사의 질적인 면에서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의 질적 수준 향상은 이미 문제로 노출되어 있으며 개선책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교원평가를 바탕으로 한 재교육 연수 프로그램의 강화와 행정 업무의 축소가 그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표3> 한미일 3국의 교사 1인당 학생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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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리고 학교장의 학교운영 능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개선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학교교육의 최대 문제점 중의 하나는 학교운영의 불투명성에 있습니다. 학교운영 책임자인 교장이 거의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감추고 덮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미일 3국의 학교교육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도표4>에 나타난 바와 같이 학교당 학생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미국과 일본의 학교당 평균 학생수는 각각 485명과 314명인데 비해, 한국은 무려 743명으로 2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과 일본의 학교당 평균 학생수가 485명과 329명인데 비해, 한국은 684명으로 거의 2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미국이 717명, 일본 639명에 비해 한국은 838명에 달해 미국에 비해 120명 가량, 일본에 비해 200명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초중학교는 학급 수를 절반으로 줄여 2개 정도로 쪼개서 소규모 단위로 해야 하며, 고등학교 역시 평균 700명 수준까지 줄여야 합니다. 이는 초중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를 현재의 절반 수준 이하로 줄여야 하며, 고등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를 현재보다 12-24% 가량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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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미국의 초등과 중등은 합산치임

 

한국의 초중고등학교 학교당 평균 학생수가 이처럼 미국과 일본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주로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 인구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도시개발 지역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사고 100개 만드는 것보다 학교당 평균 학생수를 줄여 콩나물 학교를 하루 빨리 해소하는 것이 학교교육 정상화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과제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을 맺기로 합시다. 미국과 일본은 세계 1,2위의 시장경제 대국이며 기술강국이기도 합니다. 이들 국가가 세계 1,2위의 시장경제 대국이 된 데에는 어떠한 정파적, 종파적 간섭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교육의 기회균등의 기본이념을 바탕으로 확고한 공립학교 중심의 교육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소 역설적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이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8. 10. 08:37

이 글은 2008년 초에 <경제시평> 특집에서 3회 연재로 김광수소장님께서 발표한 학교교육 정상화에 관한 小考시리즈의 두 번째 글의 내용입니다.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최근 정권이 바뀌자마자 학교교육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치적 발언과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대통령의 학교교육 자율화 발언을 계기로 서울시의회는 학원들의 심야학습 철폐를 내세웠다가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습니다. 대신에 학원 학습시간을 밤 10시에서 11시로 늘렸습니다. 물론 이런 규제가 있다고 한들 형식적일 뿐 아무런 의미는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교육과학부는 방과후 학교에 학원들의 상업적 참여를 허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통령은 자사고 100개를 설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시도교육감들은 우열반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학교가 학원에 대해 패배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의 학원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사실 학교의 학원화를 주장한다면 굳이 대통령도 교육과학부도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 시장논리에 맡기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교육과학부가 문제라기보다는 교육부 관료들이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시도 교육감들은 대부분 2,30년 동안 학교교육에 몸담아 온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스스로 학교교육을 부정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여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부끄럼도 자존심도 없이 말입니다. 이들이 이런 황당한 언행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것은 한 마디로 이들이 완전히 정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교육기본법 제6조의 정치적, 종교적 중립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아마도 학교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학교간 또는 학교와 학원간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학교든 학원이든 제한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규제완화라는 말로 강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몰입교육이니 학교교육 자율화이니 대학입시 자율화이니 하는 것들이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식의 사고에는 두 가지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오류가 존재합니다. 첫째는 학교교육 정책을 누가 수립하고 추진할 것이냐에 관한 것입니다. 둘째는 교육적 평가(Learners Outcome)라는 말과 시장경쟁(Market Competition)이라는 말이 동의어인가 하는 것입니다. 먼저, 학교교육 정책수립의 주체에 관해서 논해봅시다.

 

일견, 정부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은 학교교육 정책수립의 주체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선진국의 경우 학교교육 정책은 대통령이나 특정 정파의 정치인이나 특정 종단의 종교인들이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학교교육 정책은 백년대계 차원에서 그 사회에서 존경 받고 전문성이 검증된 賢者들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 완전히 중립적인 현자들의 위원회에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중립적일 수 있으며 정치권력의 변화에 관계없이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현자들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방식으로 민간 자율에 입각하여 추천되며 형식적으로는 대통령이 이를 임명하게 됩니다. 교육기본법 제6조의 정치적, 종교적 중립성 조항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이것입니다. 이것이 교육적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이웃 일본의 경우 학교교육 정책은 총리 직속의 교육재생간담회(교육재생회의)와 문부과학성 장관 직속의 중앙교육심의회(中央育審議)라는 곳에서 결정합니다. 교육재생간담회와 중앙교육심의회의 위원들은 일본사회에서 존경 받고 전문성이 검증된 명망 있는 현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며 민간의 추천을 받아 총리와 문부과학성 장관이 형식적으로 임명합니다. 이곳에서 일본 학교교육에 관한 기본방침이 결정되면 일본 총리와 문부과학성 그리고 정치권은 이를 근거로 입법화와 예산편성을 수립할 뿐입니다.

 

일본 총리 직속의 교육재생간담회 위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본PTA전국협의회의장, 게이오대학 총장, 주식회사 시세이도상담역, 방송대학교수, 캐스터겸치바대학특명교수, 저널리스트, 동경도내초등학교교장, 동경도내 사립학교 이사장, 이화학연구소이사장(노벨화학상수상자), 동경도교육위원회 교육장의 10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모두는 일본 사회에서 명망 있고 검증된 전문성을 지닌 현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총리는 이 간담회에 일체 참석하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문부과학성 장관 직속의 중앙교육심의회는 교육제도분과회, 생애학습분과회, 초중등교육분과회, 대학분과회, 스포츠/청소년분과회의 5개 분과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3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 임시위원 및 전문위원을 둘 수 있습니다. 또 각 분과회마다 소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일 교육정책을 대통령이나 정치권이 각자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결정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렇게 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어 엉망이 되고 맙니다. 이것은 앞서 말한 교육기본법 제6조의 정치적 중립성에 근본적으로 위배됩니다. 교육기본법의 제6조는 교육정책에 있어서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지를 말해주는 중요한 조항인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정책은 YS정권에서 DJ정권으로 그리고 노무현정권에서 이명박정권으로 바뀔 때마다 그때그때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교육정책이 오른 쪽에서 왼쪽으로 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매번 크게 요동을 쳤습니다. 앞으로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 채 이런 혼란이 지난 수십 년간 계속되어 온 것입니다. 교육정책은 정치적, 이념적, 종파적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있는 대통령의 독단이나 개똥철학에 의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닌 것입니다.

 

다음에, 교육적 평가와 시장경쟁의 차이에 대해 논해보기로 합시다. 미국과 일본은 매년 교육백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매년 이들 국가의 교육백서를 읽어보고 있는데, 이들 국가의 교육백서를 보면 교육적 평가라는 말은 있어도 지금까지 시장이나 시장경쟁이라는 말은 눈을 씻고 찾아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학업성적이나 학교생활에 대한 평가도 교육적 방식에 입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 국가의 교육백서에는 교육정책의 성과평가의 하나로써 아이들의 학업성적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전체 학생의 평균성적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수 상위권에 대한 분석은 없습니다. 국가의 교육정책은 전체 학생에 대한 것이지 특정 소수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교육기본법에서 주창하는 교육의 기회균등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은 소수의 특공대나 게릴라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방면에 걸쳐 전인격적 평균을 상승시키는 전면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언제 어느 때이든 조건과 기회만 맞으면 깨우침과 깨달음을 얻어 인간적으로든 학문적으로든 공동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학교교육의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의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한국의 정치인들이나 국민들보다 수준이 떨어져서 그렇게 생각하겠습니까!

 

이제,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사학)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합시다.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초중고등학교 공립 및 사립학교 현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아래의 <도표1>에서, 초중등학교 수 면에서 사립학교의 비중을 보면, 일본은 2.8%, 한국은 8.6%인데 비해 미국(K-8)은 21.4%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의 사립학교 비중을 보면, 미국(K9-12)은 11.3%, 일본은 24.9%인데 비해, 한국은 무려 44.8%에 달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의 경우 단순히 양적으로만 보아도 한국은 이미 사립학교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미국의 사립학교 비중이 의외로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즉 미국은 공립학교 중심의 학교교육 체계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공립학교 교육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그래서 공립학교는 거의 학비가 들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도표1> 한미일 3국의 초중고등 학교 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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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런가 하면, 아래의 <도표2>에서 한미일 3국의 초중등학교의 사립학교 학생수 비중을 비교해보면, 미국 9.8%, 일본 3%, 한국 7.1%로 나타나 그다 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고등학교는 미국 8.2%, 일본 29.7%에 비해 한국은 49.3%로 거의 절반 가량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얼마나 지나치게 비정상적으로 사립학교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도표2> 한미일 3국의 초중고 학교 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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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흔히 미국이 우리가 말하는 자사고 즉 자립형 사립학교 중심의 교육체계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미국 초중등학교의 사립학교 학교수 비중은 21.4%에 달하지만 학생수 비중은 9.8%에 불과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사립학교 5,123개 중 73%에 달하는 3,731개가 초중등학교에 집중되어 있으며, 나머지 27%인 1,307개가 고등학교에 있습니다. 즉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초중등학교에 비해 오히려 사립학교 비중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 미국 사립학교의 유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종교계 사립학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3-2004년 기준으로 미국의 사립학교 분포를 살펴보면, 로마 카톨릭계가 46.2%, 기타 종교계가 35.8%로 종교계 사립학교(mission school)가 82%에 달하고 있으며, 비종교계가 18%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종교계 사립학교는 사실 유명대학 입시에 매달리기보다는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순수한 종교교육에 전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학입시 교육과는 거의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계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종교인 양성을 위한 것이 주목적이며 대학입시를 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부터, 사실상 미국은 공립학교 중심의 학교교육 체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한국의 대학입시를 목적으로 하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미국의 고등학교 교육제도가 이처럼 공립교육 중심으로 되어 있는 것은 이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학교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이 다인종 이민국가(states)로서 한국이나 일본처럼 동질성이 높은 민족 중심의 국가(nation)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교육의 기회평등이 중요하며 그래서 공립학교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모든 나라의 교육제도가 다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처럼 다민족 국가로 교육의 기회평등 원칙 아래 공립학교 중심의 교육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지닌 대학교육의 수학에 전혀 문제가 없는 양질의 학생들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의 경우는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학고, 영재고, 외고, 자사고, 대학위탁 영재교육 등 온통 천재교육투성이입니다. 이런 마당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자사고 100개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절대적으로 사립학교 비중이 높은 마당에 대통령 스스로가 나서서 공립교육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국가가 공립교육은 포기했으니 돈 있는 사람들은 자사고에 보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사고 설립허가는 더욱 가관입니다. 일부 언론보도에 의하면, 최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은평 뉴타운 지구에 자사고를 설립하려는데 서울시가 허가를 내주지 않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해 부당한 규제라며 서울시의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허가를 내주지 않은 이유를 알아보니 하나은행이 설립하려는 자사고가 하나은행 임직원 자녀와 일반학생을 반반씩 입학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일개 민간기업이 사원의 복리후생을 위해 지방정부인 서울시에 학교부지를 제공하라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대통령과 친분을 자랑하는 회장님께서 청와대에 전화질을 해대 서울시에 압력을 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과학고를 영재과학고로 이름을 바꾸어 수십억 원의 예산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과학고와 영재고는 무엇이 어떻게 다르며 과학고를 영재고로 이름을 바꾸면 영재가 되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부산영재고는 서울과학고를 못간 학생들이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각 지역별로 대학위탁 영재교육이라는 것도 머니 게임에 불과합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영재의 기질이 있는 학생을 해당지역 대학에 위탁하여 영재교육을 시킨다는 취지이지만 거의 모두가 대학입시 교육에 불과합니다. 대학위탁 영재교육 대상이 되면 거의 일류대학 입학은 따놓은 당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재교육 입학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머니 게임 전쟁이 치열합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도대체 영재와 영재교육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외국유학이나 대학입시를 위한 선행학습을 영재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물론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으니 당연히 일반 공립학교보다는 여러 가지 면에서 나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립학교에 수천만 원씩만 지원해주어도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공립학교 중심의 학교교육 체제로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일본 역시 공립학교 중심으로 20여 명에 달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한국이 지난 수십 년간 자사고다 특목고다 영재고다 하면서 엉터리 정치싸움 하는 사이에 말입니다.

 

교육에 관한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가장 비용이 저렴한 방식으로 가장 효율적인 교육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초중고 학교교육이든 대학교육이든 말입니다. 교육의 기회균등은 비용이 안 드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이든 누구든 바보가 아닌 이상 돈 안 드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교육의 기회균등을 확립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자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미디어오늘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8. 10. 08:34

사실상 세계 최고인 한국의 대학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매년 치솟는 등록금을 잡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등록금 상한제와 대학 등록금 취업후 상환제 도입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들은 사립대의 지나친 비대화/국공립대의 왜소화와 정부 재정투입 부족 등 대학 등록금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근본 구조를 도외시한 땜질식 처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의 대학 등록금 문제를 푸는 일도 한국의 왜곡된 고등교육 시스템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적으로 위축된 국공립대학 인프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한국의 경우 사립대의 비율이 거의 78%에 해당한다. 또한 대학 전반에 대한 정부 재정지출이 OECD국가 최저 수준이고 국공립대에 대한 재정지원 수준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공립대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등록금 장사 등을 통해 배를 불리는 사립대와 경쟁하기 위해 국공립대들도 등록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연고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은 학벌 신화를 확대 재생산하며 사실상의 서열 담합구조 속에 안주해 등록금 장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립대를 중심으로 매년 치솟는 대학 등록금을 잡기 위해서도 정부가 국공립 대학의 위상을 제고하고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국공립대학을 중심으로 현재의 GDP대비 0.7% 수준에서 OECD 평균 1.3%나 미국 수준인 1.4%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사실 갈수록 고착화되는 학벌 구조 및 수도권의 경제력집중 현상과 맞물려 지방의 대표적 국공립대학들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지방 국립대의 경쟁력이 쳐진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지방 국공립대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수도권 사립대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되 그 재원의 대부분을 지방 국공립대로 집중해야 한다. 정부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지방 국공립대의 등록금을 수도권 사립대의 1/3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는 한편 양질의 교원 확충 등을 통해 교육 서비스의 질을 점차로 높여 간다면 지금처럼 사립대학들이 활개치며 등록금을 마구잡이로 올리는 일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비용(등록금) 대비 편익(교육 서비스의 질) 측면에서 국공립대가 좋아진다면 점진적으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국공립대로 몰릴 수밖에 없고, 사립대의 위상은 점차로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사립대 또한 국공립대와의 경쟁을 위해 마구잡이로 등록금을 올리는 일은 점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국공립 인프라 확충 및 질적 개선이라는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국공립대가 일정하게 가격 안정화장치(price stabilizer)로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정부가 사립대 등록금 상한제를 실시함으로써 사립대 일부의 위헌 소송 운운하는 논란에도 휩싸일 필요가 없다.

더구나 지방 국공립대의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수도권으로 몰리던 지역의 젊은이들이 지방에 남게 돼 지역의 상대적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학벌구조의 정점인 서울대라는 이름 대신 예를 들어, 한국 1대학 한국 2대학 한국 3대학 식으로 국공립대의 명칭과 학제를 전반적으로 통합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교수들의 순환 근무 등을 활성화한다면 학벌구조의 폐해를 희석화하는 한편 지방 국공립대학에 대한 사회적 선호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나마 한국과 유사한 국공립과 사립대 비율을 가진 일본의 경우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한 국공립대학 인프라를 갖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도쿄대뿐만 아니라 교토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히토쯔바시대, 도쿄공대, 도호쿠대, 규슈대 등이 모두 국공립대학으로 일본의 대표적 사립대인 와세다대학이나 게이오대학보다 더 높거나 엇비슷한 대학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학 가운데 교토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도호쿠대, 규슈대, 홋카이도대는 모두 일본의 대표적 지역 대학으로서 지역 발전에 필요한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다.

미국 또한 한국에는 아이비리그로 알려진 명문 사립대학들이 매우 높은 학문적 성과를 자랑하지만, 전체 대학의 67% 가량이 주립대학 등 국공립 형태로 운영되며 대학 등록금도 평균적으로 사립대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주별로 편차는 있지만 각 주의 대표적 주립 대학들의 학문 및 교육 서비스 수준도 매우 높아 지역의 우수 인재들을 유치하고 있다. 예를 들어, UC버클리나 UCLA 등으로 대표되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들이나 텍사스주립대의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이비리그에 진학할 실력을 갖춘 상당수 젊은이들이 각 주의 대표적인 주립대에 진학해 졸업 후 지역의 기업들이나 정부 등에 취직하고 있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미국에서도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적어도 한국의 수도권이 젊은 인재들을 싹쓸이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이렇게 국공립 대학의 등록금을 낮추고 교육서비스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사전에 또는 병행해서 실행해야 할 들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교 졸업자에 대한 다양한 진로기회 제공 및 대학의 구조조정이다. <도표9>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1980 22.6%에서 2008년에는 83.8%, 전체 학령 인구 가운데 대학 재학 비율을 나타내는 취학률은 같은 기간 11.2%에서 70.5%로 급상승했다. 이는 전문대 학생 수가 같은 기간 16.5만명에서 77.2만명으로, 대학생수가 41.2만명에서 212.9만명으로 급증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대학 진학률의 가파른 상승과 학생수의 급증 현상과 함께 정부의 대학 설립 자율화 바람에 편승해 대학 수도 같은 기간 96개교에서 197개교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대학 수의 급증으로 전문대 수는 같은 기간 128개교에서 147개교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같은 대학 진학률은 OECD국가들 가운데 호주에 이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도표9> 대학 및 대학생 관련 추이 현황



(
)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대학 진학률이 가파르게 상승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은 한국의 교육열이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경우 취업과 소득 면에서 받게 되는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데다 독일이나 핀란드 등에서 활성화된 산업과 연계된 고교 수준의 직업교육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교 수준에서 전문직업교육을 활성화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괜찮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문제는 교육정책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기업들이 채용 기준을 현실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무턱대고 업무 성격이나 난이도에 관계없이 대졸자만을 채용할 것이 아니라 정말로 업무에 걸맞은 수준의 인력을 채용하는 식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해결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의 경우 <도표9>에서 보는 것처럼 1999년 이후 대학의 재학률(=재학생수를 전체 재적학생 수로 나눈 비율)이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문대의 경우에도 2000년대 초 재적률이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듯했으나 2007년 이후로는 다시 떨어지고 있다. 대학 재학률이 공장의 가동률에 비견할 수 있다고 볼 때 대학의 구조조정 압력이 계속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미 대학 진학자 수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가파르게 줄어들게 돼 있고, 이미 부실한 상당수의 사립대들이 전국 곳곳에 난립해 있어 대학의 구조조정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이 같은 구조조정 압력에 따라 <도표9>에서 대학 수는 이미 2005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국공립대의 경우 통폐합 작업을 가속화하고 학사운영이 부실하거나 비리가 만연한 사학들의 경우 구조조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이렇게 고교 졸업자들이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도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사회적 수요 이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를 줄이는 한편, 국공립대와 사립대 모두 예외 없이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공립 대학들을 중심으로 재정을 지원하면 상대적으로 고등교육 재원의 효율성 또한 높일 수 있다.

물론 앞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정부의 책임 못지 않게 사실상 경쟁의 무풍지대에 놓인 사립대들의 무사안일주의와 횡포에도 매우 큰 문제점이 있다. <도표10>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 하버드대의 경우 등록금 수입이 전체 수입의 20%에 불과한 반면 하버드대재단의 기금운용수입금이 3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정부 지원(15%)과 기부금(7%) 수입 등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의 경우도 총수입 가운데 학생 납부금(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8.2%에 불과한 반면 의료수입(17.0%)와 자산매각 수입(15.9%), 자산운용수입(9.5%), 기부금 수입(6.9%), 보조금 수입(7.2%) 등 다양한 수입원을 갖추고 있다.

 

<도표10> 하버드대와 게이오대의 총수입 내역


() 하버드대 및 게이오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반면 한국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표11>에서 보는 것처럼 사립대 전체 교비회계의 총수입 가운데 약 68% 가량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입금 수입이 6%, 기부금 수입이 3% 정도에 불과한 매우 기형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다. 대학 재정의 2/3 가량을 등록금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추세를 보더라도 총수입에서 등록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반면 재단전입금 수입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사립대학들은 2004년 이후 매년 전체 운영지출 예산의 10%가 넘는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사립대들은 교육부령에 따라 예산 혹은 추경 예산에 없는 적립금은 쌓을 수 없도록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 언론의 추적조사에 따르면 사립대 적립금의 거의 대부분이 교육부령을 무시하고 적립금을 쌓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등록금을 마구잡이로 걷어들인 뒤 남는 돈을 학생들의 학비 감면 혜택 등으로 돌리지는 않고 각종 명목으로 적립금으로 쌓아온 것이다. 그러면서도 매년 물가 상승이나 재정 부족 등을 호소하며 등록금을 가파르게 인상해온 것이다.
 

사립대학들의 적립금 비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4년 운영지출대비10.0%에서 2008 13.4%까지 늘었다. 금액으로는 8,216억원에서 17,45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액수는 전체 사립대의 장학금 및 학비감면을 위한 지출의 약 75~88%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사립대들이 적립금을 학생 지원에 사용했다면 장학금 및 학비감면에 모두 썼다면 학생들에게 혜택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사립대학들도 조금씩이나마 운영지출에서 장학금 및 학비감면 비중을 높여오고는 있으나 이들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비율과 비교하면 그 상승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다.


<
도표11> 국내 사립대학 수입 및 지출 현황


() 사립대학 회계정보시스템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거꾸로 사립대들이 이들 여윳돈을 적립하지 않고 등록금을 인하하는데 썼다면 2004년 이후 매년 6~7% 이상 올려온 대학 등록금을 전혀 인상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이런 식으로 이들 사립대들이 필요한 예산을 훨씬 넘어서 과도하게 등록금을 걷어 각종 명목으로 적립하고 있으니 등록금 장사라는 비판이 전혀 무리가 아닌 셈이다.
 

더구나 이들 대학들이 적립한 내역을 살펴보면 건축기금 적립액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성격이 불분명한 기타기금 적립액이 두 번째로 많은 가운데 연구기금이나 장학기금, 퇴직기금 적립액은 거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건축기금 적립은 수도권의 대부분 사립대들이 교내 건물을 신축하거나 부동산개발 붐에 편승해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들로부터 각종 세금감면 혜택 등을 끌어내 제2, 3캠퍼스 등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건축물 건립 자금 등을 명목으로 쌓아놓고 있다. 등록금 수입으로 마련한 적립금으로 학생 지원이나 연구기금으로 쓰기는커녕 직간접적으로 부동산 투기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사립대들이 이처럼 막대한 적립금을 쌓아놓고 무분별하게 쓰고 있는데도 이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사립대들이 무분별하게 적립금을 쌓는 관행부터 없애도록 해야 하며 현재 쌓아놓은 적립금을 등록금 인상률 억제와 연동하거나 학생 지원 등에 최우선적으로 사용토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립대들은 재단 전입금 수입을 늘리고 다른 선진국들처럼 사학 재단을 적극적으로 사회에 개방해 외부 기부금 비중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일부 사립대들은 사립대를 사유재산이라는 식으로 강변하고 있고, 실제로 상당수 사립대의 재단이 일부 가문 중심의 족벌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족벌식으로 재단을 운영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물이라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지원 확대나 기업과 지역사회, 또는 뜻 있는 유지들의 기부를 호소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소가 이미 몇 년 전부터 지적한 바 있듯이 미국의 하버드대나 일본의 게이오대 등도 실제로는 학생/학부모 및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재단이사로 올려 단순히 한 집안의 사유물이 아닌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공적 기관으로 자임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의 사립대들이 사유재산 운운하면서 학벌 서열구조에 안주하면서 등록금장사에 매달리는 현실을 고치지 않고서는 이미 세계 최고인 한국의 등록금 수준을 낮출 길은 요원하다.

 

<도표12> OECD 회원국 대학등록금 대출제도 현황(2004/2005)


() OECDEducation at a Glance 2009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모색하고 있는 방법은 매년 대학 등록금 상한을 물가상승률의 1.5배 이내로 제한하는 등록금 상한제와 취업후 상환제도 도입과 같은 땜질식 처방뿐이다. 특히 이번에 도입하는 취업후 상환제는 한마디로 정부와 정치권의 파렴치한 생색내기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높은 이자율(5.8%)과 복리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근로자학자금 및 훈련비 대부(1~1.5%), 공무원학자금 대부(무이자), 군인학자금 대부(무이자), 교직원학자금대여(무이자) 등인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위의 <도표12>에서 보는 것처럼 OECD 대부분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학자금 대출제도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가뜩이나 취업난으로 시달리는 대학생들을 빚 부담에 허덕이게 하는 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정부와 정치권, 사학재단들은 잘못된 고등교육 구조를 통해 일반 가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등록금 부담을 지게 하면서도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내놓기는커녕 생색내기용으로 내놓은 취업후 상환제조차 학생들을 상대로 한 돈놀이로 전락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등교육 시스템 또는 교육 시스템 전반의 근본적 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런 부조리한 현실을 개혁할 의사도 역량도 없는 현 정부와 정치권을 근본적으로 물갈이하는 정치 개혁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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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8. 10. 08:26

대학 개강을 앞두고 다시 각 일반 가계가  자녀들(또는 본인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계절이 왔다.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에 따른 가계부담도 경제력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열악한 교육재정 지원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같은 실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 대학의 등록금 수준과 교육재정 지원 실태를 국가간 비교를 통해 살펴보자.

 

2006/2007학년도 기준 OECD 국가별 국공립대 등록금 수준을 살펴보자.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구매력평가 기준 달러환산 한국의 국공립대 등록금은 4,717달러로 5,666달러인 미국을 제외한 모든 OECD 국가 보다 등록금이 높았다. 한국은 사립대뿐만 아니라 국공립대의 등록금이 대부분 나라의 등록금보다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더 높다는 것이다. 반면 스웨덴, 노르웨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핀란드, 덴마크, 체코 등에서는 국공립대의 등록금이 전혀 없으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거의 미미한 수준의 등록금을 내고 있다.

 

 

<도표1> OECD 국가별 국공립대 등록금 및 공사립대학 비율

() OECDEducation at a Glance 2009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중간

도표에서 파란색은 순수 사립대를 나타내며 나머지는 정부의존형 사립대임.

 

한국의 사립대 등록금 또한 OECD 국가들 가운데 미국 20,517달러에 이어 8,519달러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또한 핀란드, 스웨덴, 아일랜드 등에서는 사립대 등록금이 한 푼도 들지 않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국공립 대학이 전체 대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0%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반면 사립대 비중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사립대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국공립대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일반 가계가 부담하는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사립대 명목 등록금이 가장 높은 미국이나, 한국처럼 사립대의 비중이 높으면서 사립대의 명목 등록금도 높은 일본의 등록금도 장학금 차감액이나 소득 수준, 대학 교육의 질을 감안하면 한국보다 상당히 낮음은 이미 설명했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대학 등록금 부담도 공공과 민간 등이 적절하게 분담하는 식이라면 일반 가계들의 부담은 덜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학 이상 고등교육비를 누가 부담하는지를 <도표2>를 참고로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고등교육 재정지출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의 경우 전체 재정지출 대비 2.2%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하고, GDP대비로는 0.7% 0.6% 수준인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나라로 나타난다. OECD평균이 각각 3.1%, 1.3% 수준인 것에 비하면 현격히 낮은 것이다. 이처럼 한국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출 비중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현격히 낮다.



 

<도표2> 고등교육 재정지출 및 고등교육비 부담 주체 현황

() OECDEducation at a Glance 2009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는 고등교육비 부담주체 가운데 공공재원 비중이 가장 낮은 현실로 이어진다. 고등교육비 부담주체를 보면 한국의 경우 공공재원 부담률이 23.1%로 가장 낮은 반면 민간 부담률은 76.9%로 가장 높다. 한미일 3국을 제외한 대부분 OECD 국가들에서는 공공재원 부담률이 절반을 넘고 특히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고등교육비를 공공재원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공재원 부담률이 각각 72.6%, 81.1% OECD평균이나 EU19개국 평균과는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등교육비를 민간재원으로 충당하는 비중에서 민간부담 주체를 다시 일반가계와 기타 민간부담으로 나눠볼 경우에도 한국의 일반가계 부담률은 52.8%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난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공사립대의 등록금이 높은 수준이라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봐도 장학금을 차감한 실질 등록금이나 국민소득, 교육의 질 등을 고려한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처럼 비싼 대학 등록금을 대부분 민간에서, 그것도 일반가계가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자신들이 마땅히 갖춰야 할 국공립 대학 인프라나 투자해야 할 고등교육 재정을 제대로 투자하지도 않고 있다. 또한 이를 빌미로 사립대학들부터 앞다투어 대학 등록금을 올리는 가운데 일반 가계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등록금을 부담하느라 등골이 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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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8. 10. 08:15



얼마 전 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 사실상 세계 최고인 한국의 대학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한국의 대학 등록금 문제를 푸는 일은 한국의 왜곡된 고등교육 시스템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적으로 위축된 국공립대학 인프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한국의 경우 사립대의 비율이 거의 78%에 해당한다.


또한 대학 전반에 대한 정부 재정지출이 OECD국가 최저 수준이고 국공립대에 대한 재정지원 수준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공립대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등록금 장사 등을 통해 배를 불리는 사립대와 경쟁하기 위해 국공립대들도 등록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연고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은 학벌 신화를 확대 재생산하며 사실상의 서열 담합구조 속에 안주해 등록금 장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매년 치솟는 등록금을 잡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등록금 상한제와 대학 등록금 취업후 상환제 도입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들은 사립대의 지나친 비대화/국공립대의 왜소화와 정부 재정투입 부족 등 대학 등록금이 치솟을 수밖에 없는 근본 구조를 도외시한 땜질식 처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 가운데서도 이번에 도입하는 취업후 상환제는 한마디로 정부와 정치권의 파렴치한 생색내기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높은 이자율(5.8%)과 복리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근로자학자금 및 훈련비 대부(1~1.5%), 공무원학자금 대부(무이자), 군인학자금 대부(무이자), 교직원학자금대여(무이자) 등인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아래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헝가리나 캐나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OECD 대부분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학자금 대출제도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가뜩이나 취업난으로 시달리는 대학생들을 빚 부담에 허덕이게 하는 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도표> OECD 회원국 대학등록금 대출제도 현황(2004/2005)




()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09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정부와 정치권, 사학재단들은 잘못된 고등교육 구조를 통해 일반 가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등록금 부담을 지게 하면서도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내놓기는커녕 생색내기용으로 내놓은 취업후 상환제조차 학생들을 상대로 한 돈놀이로 전락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고등교육 시스템 또는 교육 시스템 전반의 근본적 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런 부조리한 현실을 개혁할 의사도 역량도 없는 현 정부와 정치권을 근본적으로 물갈이하는 정치 개혁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3. 9. 09:52

고려대학교 기수 총장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교육의 질에 비해 매우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는 교육 수요자인 대다수 국민들의 체감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한마디로 특혜를 누리는 한국의 대표적 사립대학의 오만과 자가당착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한국 대학의 등록금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지 <도표1>을 참고로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납입금)이 물가지수에 반영되기 시작한 1975년부터 2009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 및 대학 유형별 등록금 추이를 살펴보자.

먼저 사립대, 국공립대, 전문대 등록금을 가릴 것 없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매년 등록금 상승률 추이를 보면,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전반까지 사립대 등록금이 매년 10~30% 가량 가파르게 상승했고, 국공립대도 10~20%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70년대 중반부터 시행된 고교 평준화의 여파로 대학 진학자가 늘어나 대학들의 시설 확장이 필요한 데다, 70년대 말의 2차 오일쇼크와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세력의 군사쿠데타를 계기로 물가 급등과 외환부족 등의 경제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대학 등록금도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80년대 중후반에 물가가 진정됨에 따라 등록금도 한 자리수 상승률를 보였다.

그러나 1990~1996년까지 민주화 정부 출범을 전후로 대학 자율화 붐과 대학 설립이 난무하면서 다시 대학등록금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치솟던 대학 등록금은 90년대 후반의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상승세가 주춤하다가 2000년부터 6~8%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가 지난해 경기 침체로 1~3%대의 상승률에 그쳤다. 2000년대에는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 상승률이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도표1> 대학별 등록금 추이


(
)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사립)대학 등록금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상승해 왔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가처분소득 증가율에서 사립대학 등록금 상승률을 차감해보자. 90년대 초까지는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면서 개인가처분 소득도 빠르게 증가해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가계가 등록금 부담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개인가처분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반면 대학 등록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여 가계들이 대학 등록금을 점차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대학 교육의 질에 비해 등록금이 싸다는 이기수 총장은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대학 교육의 질에 비해 등록금이 싼지는 좀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 교육의 수요자인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알고 있다. 정말 한국 대학의 질이 우수하다면 왜 많은 대학생들이 외국 유학을 가고 있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만간 별도의 글로 다루도록 하겠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대학 등록금 상승률은 국내 물가나 가처분소득 상승률보다 훨씬 더 빠르게 올랐다. 또 미국 사립대학의 등록금 상승률과 비교해 매년 평균 3~5% 정도 상승률이 더 높을 정도로 급격히 상승했다. 또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전공별로는 의대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가계가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업을 하거나 빚을 내야 할 정도로 이미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고등교육의 민간부담, 즉 가계부담 비율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한국의 가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자녀들의 대학 학비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대부분의 일반 가계에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벌 서열구조 속에 안주하면서 '경쟁의 무풍지대'에서 희희낙락하는 대학 총장들만 모를 뿐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2. 18. 17:43

고려대학교 기수 총장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교육의 질에 비해 매우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는 교육 수요자인 대다수 국민들의 체감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한마디로 특혜를 누리는 한국의 대표적 사립대학의 오만과 자가당착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한국 대학의 등록금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지 <도표1>을 참고로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납입금)이 물가지수에 반영되기 시작한 1975년부터 2009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 및 대학 유형별 등록금 추이를 살펴보자.

먼저 사립대, 국공립대, 전문대 등록금을 가릴 것 없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매년 등록금 상승률 추이를 보면,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전반까지 사립대 등록금이 매년 10~30% 가량 가파르게 상승했고, 국공립대도 10~20%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70년대 중반부터 시행된 고교 평준화의 여파로 대학 진학자가 늘어나 대학들의 시설 확장이 필요한 데다, 70년대 말의 2차 오일쇼크와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세력의 군사쿠데타를 계기로 물가 급등과 외환부족 등의 경제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대학 등록금도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80년대 중후반에 물가가 진정됨에 따라 등록금도 한 자리수 상승률를 보였다.

그러나 1990~1996년까지 민주화 정부 출범을 전후로 대학 자율화 붐과 대학 설립이 난무하면서 다시 대학등록금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치솟던 대학 등록금은 90년대 후반의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상승세가 주춤하다가 2000년부터 6~8%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가 지난해 경기 침체로 1~3%대의 상승률에 그쳤다. 2000년대에는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 상승률이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도표1> 대학별 등록금 추이


(
)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사립)대학 등록금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상승해 왔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가처분소득 증가율에서 사립대학 등록금 상승률을 차감해보자. 90년대 초까지는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면서 개인가처분 소득도 빠르게 증가해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가계가 등록금 부담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개인가처분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반면 대학 등록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여 가계들이 대학 등록금을 점차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대학 교육의 질에 비해 등록금이 싸다는 이기수 총장은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대학 교육의 질에 비해 등록금이 싼지는 좀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 교육의 수요자인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알고 있다. 정말 한국 대학의 질이 우수하다면 왜 많은 대학생들이 외국 유학을 가고 있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만간 별도의 글로 다루도록 하겠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대학 등록금 상승률은 국내 물가나 가처분소득 상승률보다 훨씬 더 빠르게 올랐다. 또 미국 사립대학의 등록금 상승률과 비교해 매년 평균 3~5% 정도 상승률이 더 높을 정도로 급격히 상승했다. 또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전공별로는 의대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가계가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업을 하거나 빚을 내야 할 정도로 이미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고등교육의 민간부담, 즉 가계부담 비율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한국의 가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자녀들의 대학 학비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대부분의 일반 가계에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벌 서열구조 속에 안주하면서 '경쟁의 무풍지대'에서 희희낙락하는 대학 총장들만 모를 뿐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2. 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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