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과 '노풍'이라는 중앙정치 차원의 세몰이로 지자체의 재원 사용에 관한 협치구조를 만드는 지방선거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방재정 상태의 문제점을 진단해보는 시리즈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입니다.

 

 

6월 지방자치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서는 이른바 무상급식(사실 의무교육 과정에서 국가가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급식이라는 점에서 의무급식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으로 판단된다)에 대한 여야간 입장 차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 동안 여론의 관심에서 밀려나 있던 지방재정의 사용방향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지방재정의 실태와 이에 대한 사용 방향에 대한 전면적인 관심과 인식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 사실 지방자치란 각급 지자체의 재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정치적 협치구조(governance)를 구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지자체 재정 운용방식은 생활정치로서 지방자치제도를 정착시키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현재 국내 지자체들의 재정 상태를 진단해 보고 그 개선방향을 모색해보기로 하자.

 

우선 <도표1>을 참고로 국내 지자체들의 전반적인 세입 구조부터 살펴보자. 전국 지자체의 총세입은 순계 기준으로 2000 65.1조원이던 것이 갈수록 급증해 2008년에는 144.5조원까지 이르렀으나 2009년에는 137.5조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세외수입이 줄어드는 한편 감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지방교부세가 줄어들고 국고보조금 증가도 주춤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국 지자체 총세입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있다. 2000 이후 지방세 수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세외수입이 늘어나다가 2007년과 2009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양여금은 2004년까지 지급되다 2005년부터 지방교부세로 통합돼 지급되고 있는데, 지방교부세는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내국세의 19.24%를 배정받은 것과 종합부동산세 세수 전액인 부동산교부금을 포함한 액수다.

 

<도표1> 지자체 총세입 및 지방세수입 내역별 현황

 

() 행정안전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 같은 지방교부세는 2005년부터 꾸준히 늘다가 부동산교부금 등의 증가로 2008년에는 전년대비 9.2조원 가량 급증한 30.7조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09년에는 다시 26.5조원으로 다시 4.2조원 가량 줄어들었는데 이는 이명박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른 내국세 세수 감소와 종합부동산세 감면에 따른 부동산교부금 감소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한 계속 늘어나던 보조금도 2009년에는 미미한 증가에 그쳤는데 이 또한 감세 정책과 중앙정부 지출 급증에 따른 대규모 적자재정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 총세입에서 지방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 30.9%에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8 31.2% 떨어졌으나 2009년에는 34.2% 급증하고 있다. 지자체의 세외수입과 지방교부세 보조금 중앙정부 지원이 줄면서 지자체의 재정 규모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무리한 감세정책이 지방 재정난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도표2> 지방세 세목별 세수 현황 및 전국 아파트 거래량 추이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지자체 총세입 가운데 지방세 비중은 커지고 있으나 향후 지방세 수입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를 <도표2>에서 광역시도에서 걷는 지방세 총액의 세목별 세수 추이를 통해 설명해보자. 참고로 지방세수는 광역지자체 세입과 기초지자체 세입으로 나눠 잡히는데 광역지자체 세입이 매년 전체 지방세수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광역지자체 지방세수를 세목별로 보면 취득세와 등록세가 매년 전체 광역지자체 지방세수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교육세와 주민세, 재산세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취득세와 등록세는 주택 등 부동산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부과되는 세금인데 이미 부동산가격이 대세하락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거래 또한 장기간 위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실제로 취득세와 등록세는 부동산 거래가 급증했던 2006년 이후 2007년부터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취득세와 등록세가 전체 지방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각각 16.6%, 22.8%였으나 2008년에는 15.2%, 15.7%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불과 5년 만에 두 세금의 합계 비중이 39.4%에서 30.9% 8.5%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2009년에는 현 정부의 인위적인 부동산 부양책으로 거래가 다소 증가했지만 2008 7월 대구시부터 시작되어 전국 각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는 취등록세 한시 감면(50% 감면) 혜택 시행으로 취득세와 등록세 수입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시적 반등을 보였던 2009년의 아파트 거래량도 2010년에 들어서면서 크게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009 9월 이후부터 꺾이기 시작해 이미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앙 정부는 무분별하게 감세 정책을 펼치고 있고, 상당수의 자치단체장들은 호화청사를 지어 올리는 등 무분별한 과시형 개발사업을 벌이는 등 세출 구조조정은 뒷전이다. 저출산 고령화의 여파로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지방 세수도 계속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사전에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리는데 적극 투자해야 하고 주민들의 문화, 교육 및 복지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데도 당장 뒷돈을 마련하고 건설업계 유착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은 전국 지자체장들이 각종 뇌물 수수 등 비리에 휘말려 검찰 수사를 받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ennedian3@twit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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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24. 09:45

 

정원의 휘어진 나무는

땅이 나쁘다는 것을 알려 준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무가 휘었다고 욕을 한다.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 중에서, 베르톨트 브레히트)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경제가 뭔가 단단히 잘못돼 있다고 한다. 그래서 경제의 이런 부분, 저런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얘기한다. 맞다. 경제의 여러 부분을 고쳐야 한다. 부동산 거품을 빼기 위해서도 주택 정책과 금리 및 조세와 관련한 각종 정책과 제도를 고치고 바꿔야 한다. 그런데 주택 정책과 금리 정책, 조세 정책은 누가 결정하는가. 정부와 정치권이다.


현실의 경제는 정치적, 정책적, 사회적 진공상태에 놓여 있지 않다. 현실의 경제는 정치와 정책, 언론 보도와 여론 등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정치는 경제라는 토양에서 자라는 나무이지만, 경제는 정치라는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일 수도 있다. 시인이 노래했듯 토양이 좋지 않은 곳에서 자라는 나무는 휘어질 수밖에 없다. 건강하지 못한 나무에서 자란 열매 또한 알차지 않다.


마찬가지다. 건전한 경제구조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건전한 정치적, 정책적 환경이 자리 잡아야 한다. 부동산 거품을 빼기 위해서도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처방을 제때에 실행할 수 있는 정책능력을 갖춘 정치세력과 정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득권층을 대변하고 마땅한 정책능력을 갖추지 못한 현 정부로는 국민경제 전체를 위한 올바른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기 어렵다. 국민경제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말든 당장 집값 거품 떠받치기에 급급한 정부가 어떻게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건전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건전한 정치세력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건전한 경제구조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건강한 민주주의가 확립돼야 한다. 정부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정확히 구분한 위에 올바른 정책을 기획-집행-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유대와 신뢰가 튼튼한 사회에서 시장경제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반칙과 사기, 담합이 횡행하는 나라에서는 경제 또한 일그러지기 십상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불법행위를 엄정하게 처벌하는 사법 제도가 확립돼야 한다. 재력가 한 사람의 목소리가 평범한 서민 만 명의 목소리보다 더 큰 나라에서는 경제 또한 뒤틀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정보를 최대한 정확하고 공정하게 전달하는 언론이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현재 한국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외환위기 이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대북 문제 등에서는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패러다임과 게임 규칙을 우리는 확립하지 못했다. 그 결과 많은 중산층 서민들이 시간이 갈수록 큰 경제적 고통을 겪게 됐다. 자산과 소득 양극화에 부동산값 폭등, 전 국민 절반의 비정규직화, 극심한 청년 실업, 출산율 하락과 자살율 급증, OECD 최장 근로시간과 최고 산재사고율 등 대한민국의 엽기적인 현실이 사람들을 좌절케 했다. 이런 사회경제적 고통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주요 지지층인 서민들에게 집중됐다. 서민들은 민생고를 해결해달라고 거듭 아우성쳤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정부는 서민들의 고충을 해소하지 못했다.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걸맞은 건전한 경제구조를 마련하지 못한 채 낡은 기득권세력과 상당 부분 타협하고 굴종했다. 물론 그만큼 기득권 세력의 힘이 강고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정부가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진짜 개혁’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음은 분명하다.   


진짜 개혁의 좌절과 서민 경제의 지속되는 악화는 정치적 반동을 가져왔다. 독일이 1차대전의 전쟁부채에 시달리다 결국 선거를 통해 히틀러를 택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현재 목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등장 또한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병든 경제라는 나무가 부실한 열매를 맺은 것이다.


현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이뤄온 민주주의와 인권, 대북정책의 성과를 빠른 속도로 갉아먹고 있다. 국정원, 검찰, 경찰 등은 시간이 갈수록 권위주의 시절 마냥 정권의 주구로 변질되고 있다. 낡은 틀을 벗지 못한 정부 관료들 또한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거듭되는 정책실패로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법 체계 또한 삼성에버랜드 사건 대법원 판결과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 고백 등에서 보듯 법의 잣대를 기득권층에 유리하게 마음대로 구부리고 있다. 정치와 더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언론이다. 여전히 신문시장에서 현 정권과 유착한 기득권 언론이 정권의 친위대 역할을 하는 가운데, 현 정부의 집요한 방송장악 시도로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다. 


이처럼 낡고 부패한 정치, 시대착오적인 관료체제, 편파왜곡보도에 찌든 언론, 서민과 특권층을 차별하고 전관을 예우하는 사법체계를 두고 한국 경제가 건전한 선진경제로 도약하기란 어렵다. 필자가 줄기차게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을 비판하고 언론의 왜곡보도를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각의 주제들에 대해서는 추후 구체적으로 다룰 기회가 다시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만,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 전반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연대의 자본집약적 산업구조에서 첨단기술산업 위주로 한국의 산업구조는 확 바뀌었다. 이 같은 경제 및 산업구조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리지 않고 자산경제와 생산경제가 조화롭게 선순환하며 성장하는 나라. 지식정보화시대를 선도하고 창의적인 인재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나라. 공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출신과 배경이 아닌, 능력과 노력이 성공의 핵심이 되는 나라.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혁명적 변화를 국민 대다수가 갈구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명박 정부로 대변되는 시대적 반동에 굴복하고 새 희망을 가꾸지 못한다면 한국은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이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온갖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으며 여기까지 전진해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생각하면 이 나라가 쉽게 주저앉을 리 없다고 믿는다. 


지난해 이맘때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필자도 많이 울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마음도 있었지만, 전직 대통령마저 비운에 가야 하는 이 땅의 서글픈 현실 때문에 울었다. 필자는 그를 많이 비판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권위주의 타파 등을 위해 기울인 그의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 관해서는 그의 말과는 달리 건설족 관료들에게 임기 내내 휘둘리는 모습을 보며 한숨짓고 분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필자는 노무현 정부가 지지층에 버림받고 결국 정권까지 놓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그에 대한 반동으로 우리는 지금 시대착오적인 정권 치하에 살고 있다.


이처럼 형편없는 정부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건전한 공동체의 토양이 되는 경제 패러다임을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정치권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확립할 구체적 정책과 대안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정치권은 여야 가리지 않고 ‘민생’을 외쳤지만, 문제 해결의 근본적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4대강 사업’이라는 개발공약 외에는 아무런 아이디어도 없어 보이는 이명박 정부는 그렇다 치고 국민이 만들어준 과반수 정당의 우위 속에서도 ‘진짜 개혁’을 추진하지 못했던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한 번 물어보자. 무지와 무능, 사악함으로 점철된 현 정부가 물러간다고 ‘믿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정치 세력이 있는가. 높은 도덕적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지금 한국이 당면한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할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정치 세력이 있는가. 말로만 서민중산층 정당일뿐 서민중산층을 위한 문제해결 역량도 없고, 아직도 자기 정체성을 못 찾고 헤매는 민주당이 우리의 미래인가. 아니면 시대 인식과 비전이 개발주의 시절의 국가주의적 관념에 고착돼 있는 박근혜와 그 추종세력들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 있는가. 아니면 낡은 이념과 편협한 노선 투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가. 어느 정치 세력 하나 제대로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신뢰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무기력감과 동시에 결연한 책임감 또한 느낀다. 이 나라와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정치세력, 기득권세력들만이 권력과 자원을 독점하는 불공정한 게임 규칙이 아닌 탄탄한 공동체 기반 위에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우뚝 세울 정치세력이 지금 없다면 결국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당선도 혼자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종교적, 이데올로기적 편협함에 빠져 자기들의 지지기반 챙기기에만 골몰했던 부시 행정부에 염증을 느낀 많은 미국 유권자들이 함께 일궈낸 기적이다. 추종자론(followership)의 대가인 바바라 켈러먼 교수의 말을 굳이 빌려오지 않더라도 “좋은 추종자들이 좋은 지도를 배출한다”는 상식을 여실히 입증한 것이다. 우리라고 못 할 리 없다.


그러한 변화와 기적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은 20대에서 40대 전반의 젊은 세대다. 인류 역사를 통털어 변혁을 주도한 것은 젊은 세대였지, 결코 기성세대가 아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가 국가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당장 오바마 대통령부터 47세의 젊은 대통령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지금 많은 선진국에서는 40대, 심지어 30대의 정치지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금처럼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에 경륜과 관록보다는 스피디한 변화와 창발적인 개혁을 세상은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의 60,70대 ‘올드보이들’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세상이다. 급변하는 세상에 제대로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주도할 수 있는 세대는 젊은 세대다.


더구나 낡은 경제 패러다임과 불공정한 게임규칙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고통받는 세대 또한 젊은 세대다. 이미 수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88만원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거액의 교육비를 들여 자신을 갈고 닦은 젊은이들에게 낡은 기득권 세력은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한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실패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없고 젊은이들만 눈이 높다고 윽박지른다. 오른 집값에 결혼도 하기 힘든데 대졸 초임까지 깎고, 일자리 만든다며 젊은 세대가 나중에 쓸 돈을 끌어와 각종 단기 ‘알바’ 자리를 양산하고서는 생색을 낸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30대는 대부분 치솟는 집값을 바라보면 손만 빨고 있어야 했다. 개발연대의 획일적 사고방식에 갇혀 제대로 창의성을 발휘하기도, 자기계발시간도 없이 세계 최장시간의 과로에 시달려야 한다. 향후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후세대를 부양할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세대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미래의 재원까지 당겨와 강바닥을 파헤치는 등 대규모 토건사업에 쏟아 붓고 있다. 이처럼 낡은 기득권 세력에 의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젊은 세대가 왜 판판이 당하고 있어야 하는가.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이 막대한 희생만 강요하는 정책결정을 왜 소수 기성세대가 하도록 빤히 보고 있어야 하는가.


부모세대에게도 호소한다. 필자가 세대간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필자는 부모 세대가 자식세대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흘린 피와 땀, 눈물을 잘 안다. 필자의 부모만 하더라도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지만, 뜨거운 뙤약볕 아래 그을리고 손발이 부르터가며 농사를 지어 자식들 교육을 시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절대 다수의 부모들이 자식의 성공을 위해 헌신했다. 부모세대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 한국경제가 보릿고개를 넘어 이 정도라도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 부모세대들이 자식세대가 잘 되는 것을 위해 언제든지 양보하고 물러날 자세가 돼 있다고 믿는다.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이 여전히 자신들의 탐욕에 눈이 멀어 낡은 질서를 유지하려는 것일 뿐이다.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 때문에 국민들 전체가 ‘축구장의 바보들’로 전락해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식세대가 끌고 부모세대가 밀어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멀쩡한 국민들을 바보 취급하는 기득권 세력을 타파해야 한다. 전 국민이 합심해 그들을 바보로 만들어야 한다.


필자의 동시대인인 젊은 세대에게 호소한다. 제발 정치를 멀리하지 마라. 정치는 더러운 것, 사기치는 것, 뻔뻔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런 생각은 버려라. 필자가 케네디스쿨에서 유학하는 동안 느꼈던 문화적 충격가운데 하나는 ‘정치는 고귀한 책무’라는 인식이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정치 선진국에서 온 학생들 대부분은 정치는 개인이 국가와 지역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공봉사(public service)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케네디스쿨의 교수들도 그렇게 가르쳤다. 물론 공중을 위한 봉사가 늘 정치일 필요는 없다. 몸담은 곳이 언론이든, 시민단체든, 정부든 공중을 위한 봉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거꾸로 그것이 정치라고 해서 피할 필요가 없다. 정치는 사이코나 철면피, 또는 강심장들이나 한다는 생각을 제발 버려라.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만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정치는 더럽다’는 인식을 더욱 조장한다.  정치는 더럽다는 인식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정치에 발을 담그는 것을 회피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이다. 물론 현실의 한국 정치는 온갖 적폐로 넘쳐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능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젊은 인재들이 정치를 멀리하면 할수록 정치의 수준은 더욱 더 떨어진다.


필자가 기자로서 지켜본 정치판 인력(=정치인과 그 보좌진 및 정치인 지망생들)의 질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도덕성으로 볼 때는 한국사회의 평균적 수준을 유지하지도 못한다. 물론 개중에는 매우 능력 있고, 뛰어난 도덕성을 갖춘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더럽고 낡은 기성 정치판에 좀 더 잘 적응하는 인물들일 뿐이다. 왜 당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치를 부패한 사람들의 손아귀에 맡겨놓는가.


필자가 아내 때문에 지난해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 ‘시티홀’에서 작은 지방도시의 시장에 당선된 신미래가 바로 진짜 정치인이다. 거대한 건설토목사업에 헛돈 쓰지 않고, 작더라도 서민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신미래가 진짜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치인이다. 정치술수에 닳아빠지고 지역 토호들과 유착된 정치인보다는 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시장 커피 타던 30대 젊은 여성이 더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점점 전문화해가는 세상 속에서 전문적 역량을 대중적으로 검증받은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지금 정치판 인력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젊은이들이 정치를 경원시하는 것은 안타깝다. 새로운 시대적 감수성을 갖추고 도덕성과 전문 역량으로 뭉친 인재들이 우리의 지자체와 지방의회, 중앙 정치무대를 주도할 때 한국 사회는 진보할 수 있다. 왜 썩어빠진 낡은 세력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겨놓고서 그들이 우리 뜻대로 안 한다고 욕 하는가. 이제 도덕성과 전문성으로 중무장한 젊은 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직접 나서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꿈이 아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미국 젊은이들을 대거 투표소로 끌어낸 것은 오바마로 상징되는 변화요, 개혁에 대한 열망이었다. 미국의 젊은이들도 인터넷을 주무대로 그러한 희망을 스스로 만들고 참여했다. 그리고 함께 승리했다. 우리 젊은이들도 결코 무기력하지 않다고 믿는다. 지금 젊은이들은 그동안 기득권의 게임 규칙에 갇혀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을 뿐 결코 역량이 없는 세대가 아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잠재력을 가진 세대다. 지금 이들 세대들이 주축이 돼 인터넷에서 함께 만들어 내는 집단지성의 힘을 보라. 얼마나 대단한가. 이 힘들을 모으고 축적한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한국판 ‘오바마 기적’을 이룰 수 있다. 그 기적을 만드는데 부모세대와 자식세다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40여년 전 ‘나는 꿈이 있다’고 한 말이 지금 미국에서 현실이 됐듯이, 우리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정치를 바꾸어야 경제도 바꿀 수 있다.

 

 

kennedian3@twit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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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21. 09:31

 

 

최근 강남 재건축 집값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급락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대세 상승이니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목청을 높이던 언론들이나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이제는 올해 안에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꼬리를 내리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자신들이 내뱉었던 말과 정반대의 말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내뱉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와 부동산 정보업체들, 그리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언론들이 한 목소리로 부동산 투기 선동에 열을 올리며 금방이라도 집값이 폭등할 것처럼 선동할 때도 우리 연구소는 집값이 언제든 다시 급락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경고했다.

 

우리 연구소가 그렇게 경고한 것은 단순히이 아니라 국내 부동산 시장의 구조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할 때 상당수의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사실상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오를 곳은 오른다’고 선동할 때도 우리 연구소는 언제든 급락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거품이 많이 낀 곳은 오를 때 더 많이 오르지만, 내릴 때 더 많이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이유는 부동산 거품이 일 때 늘 수반되는 급격한 레버리지, 즉 차입 매수 때문이다. 투기가 일 때 부채를 기반으로 한 차입매수세가 뛰어들어 큰 폭의 가격상승이 일어나지만, 거품이 꺼질 때는 그런 지역의 한껏 부풀어오른 집값부터 빠지게 된다. 2006년말까지 집값 폭등의 근원지였던 강남이 2008년말까지 가장 낙폭이 컸고, 2009년 반등기 때 가장 많이 반등했으나 현재 가장 많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왜 그런지를 아래 <도표1>을 참고로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인 은마아파트 매매거래 실태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익히 알려진 대로 은마아파트는 중층 재건축 단지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으며 전용면적 77(31) 2674가구, 85(34) 1750가구로 전체 4424가구로 구성돼 있다. 몇 달 전 6년 만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끊긴 가운데 아파트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사실 2009년 초부터 은마아파트에 대한묻지 마 투자수준의 과도한 투기가 몰려들었지만 이미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였음을 다른 글에서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부동산 시장에서 제대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집값은 빠른 속도로 다시 빠지고 있는 것이다 

 

 

<도표1> 연도별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거래 실태


() KSERI 작성. 2009년은 연환산 수치임

 

우선, 은마아파트의 매매체결 건수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 1차 투기 붐이 일었던 2001년과 2003년 약 400건 전후의 거래 건수를 기록해 최고를 기록한 뒤 2차 투기 붐이 일었던 2005, 2006년에는 각각 260건 전후로 떨어졌다. ‘버블 세븐지역의 주택거래 침체가 시작된 2007, 2008년에는 100~120건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올해 강남 재건축 위주의 집값 반등이 일어나면서 연환산 288건 수준으로 거래가 급증했다.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연도별 거주비율을 살펴보면 1998 55.8%였던 것이 2005년 이후 18.3%로 떨어진 뒤 올해는 11.4%까지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살지는 않으면서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시간이 갈수록 크게 늘어 최근 5년 동안은 투기 수요가 은마아파트 매입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주거지를 보면 54.8%가 서울 강남 3(강남, 송파, 서초) 거주자였고 강남 3구 이외 서울지역 거주자가 18.3%를 차지했다. 이로부터 은마아파트의 주 매입자는 서울 거주자가 73.1%로 나타났다. 또 경기도 용인시와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 거주자가 17.4%, 수도권 이외 지방 거주자가 8.5%를 차지했다.

 

참고로, 미국, 캐나다 등 외국 거주자도 2가구로 0.8%를 차지했다. ‘외국 교포가 집을 산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극히 일부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선동보도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서울 이외 수도권 및 지방 거주자의 약 2% 가량만이 부채가 없거나 부채가 1억원 이하인 상태에서 집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 및 지방의 개발지역에서 토지보상 등을 받아 은마아파트에 투자하는 경우도 그 비율은 미미했다. ‘토지보상금이 집값을 밀어올린다’는 주장 또한 근거가 없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은마아파트 매입자가 주택 매입 시 제 1, 2금융권 등에서 자금을 빌릴 때 설정하는 근저당 설정총액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투기가 극성을 부렸던 2001년 이후 급증해 2006 663.6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2007~2008년에는 급감한 뒤 올해 매매가 늘어나면서 다시 연환산 577억원 수준까지 급증하고 있다. 또 연도별로 전체 매입자 가운데 근저당설정을 하는 가구의 비율은 대부분 기간 동안 60% 전후 수준을 유지했으나 2차 부동산투기 붐이 일었던 2004~2006년 동안에는 70%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은마아파트 근저당 설정액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매입자의 평균 근저당 설정액은 1997 0.8억원에서 2006 2.48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거래가 줄면서 근저당 설정액이 줄었으나 다시 증가추세를 보여 올해에는 평균 2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근저당설정을 한 매입자의 평균 근저당 설정액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데 1997년 평균 1.49억원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2006 3.67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근저당 설정액이 줄었으나 2009년에 다시 3.43억원 수준까지 이르러 2006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부동산 투기가 심해지고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은마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거액의 빚을 내지 않고는 투자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에는 2009년에 한정해서 은마아파트 매매 실태를 <도표2>를 참고로 세부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올해 10월 중순까지 매매 거래를 한 227가구 가운데 근저당이 설정된 가구는 모두 133가구로 나타났다. 근저당이 설정된 가구의 평균 설정액은 3.4억원, 전체 가구의 평균 설정액은 2억원 정도로 나타났다.

 

 

<도표2> 2009년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부채 실태

() KSERI 작성

 

 

근저당을 설정한 가구의 매매가 대비 평균 설정액 비율은 약 33.4%였다. 이를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매가 대비 설정액 비율이 60% 이상에 이르는 가구가 전체 93가구 가운데 11가구로 11.8%를 차지하고 있다. 근저당 설정액 비율이 40% 이상인 경우까지 범위를 넓히면 33.3%에 이른다. 더구나 위의 매입자 거주 실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들 가구 대부분이 전월세를 낀 상태에서 은마아파트를 매입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같은 수치가 결코 낮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은마아파트 전세가가 약 2.5~3억원 정도로 매매가의 약 25% 정도를 차지하므로 실제 은마아파트 근저당설정 매입자는 평균 60% 이상 부채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근저당이 설정된 매입자들의 근저당 설정액 총액의 80%를 실제 금융권 부채로 보고 계산의 편의상 연이율을 7.2%(월이율 0.6%)로 잡을 경우 월 이자부담을 살펴보자. <도표2>에서 월 200만원 이상 이자부담을 하는 가구는 39가구(29.3%)에 이르고 월 300만원 이상 이자를 부담하는 경우도 13가구(9.8%)에 이른다. 웬만한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소득인 월 300만원 이상을 이자로 내면서도 이 같은 투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으려면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최소 연간 3,600만원 이상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상 최저 금리 수준에서도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매월 300만원 이상 거액의 이자를 내면서 버틸 수 있는 가계는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 가계가 시장에 급매물을 내놓으면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2006년말 수도권에서 가계부채 급증을 배경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폭등한 뒤 추가 매수세가 끊기자 2007년부터 집값이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꾸준히 하락했던 양상이기도 하다.

 

더구나 만약 5억원을 빌린 가구가 거치기간이 끝난 뒤 원리금을 함께 내게 될 경우 20년 분할 상환을 하더라도 원금만 추가로 208만원 가량을 내야 한다. 이 경우 웬만한 가구는 1~2년 내에 아파트를 처분할 수 없다면 자신 소유의 아파트를 경매에 넘길 수밖에 없게 된다.

 

위에서 본 것처럼 강남 재건축단지의 대명사인 은마아파트는 사실상 부동산 투기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과도한 부채를 배경으로 오른 집값은 부동산시장 안팎의 조그만 충격에도 언제든지 다시 무너지게 된다. 현 정부의 막대한 부양책에 힘입어 급반등했던 강남 재건축 집값이 추가 매수세력이 끊어지면서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자신들이 선투자해 놓은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을 띄우는 데 단기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이미 국내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와 있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정책 남발과 뒷일을 생각지 않는 재정 적자 확대로 부동산 버블을 더욱 키운 과오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그런데도 상당수 지자체장 후보자들은 각종 부동산 부양과 개발공약을 내세우고 있고, 건설업체들이 설립한 연구소들과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은 지금도 가계 부채를 더 늘려서라도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라고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가계는 더 이상 거품 잔뜩 낀 집값을 떠받칠 수 있는 체력이 바닥났다. 부동산 기득권들이 환상에 사로잡혀 있으면 있을수록 그들에게 시련의 계절은 길어질 뿐이다 

 

 

kennedian3@twee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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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20. 09:02

 

 

어제 발표된 수도권 4월분 실거래가 가운데

수도권 세 곳의 실거래가를 급하게 업데이트해보았습니다. 

제가 누누이 말씀드렸듯이 수도권 아파트 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가격은 2006년말이 고점이었습니다.

아래 실거래가 도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지난해 반등기 고점 대비
1~2억씩 빠진 곳도 있고, 2006년말 고점에 비하면 까마득하게 느껴지는군요.

거래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고 최근으로 올수록 실종된 곳도 많이 보이는군요. 

'거래 실종+실거래가 급락' 현상 역시 2008년 하반기부터 나타났던 현상입니다. 

이게 주로 4월초까지 신고된 것인 것을 감안한다면

당분간은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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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19. 10:26

 

최근 남유럽발 재정 위기 사태로 세계 증시와 함께 국내 증시도 폭락과 폭등을 경험하는 등 요동치고 있다. 그와 함께 2009년 상반기 이후 하향 안정화돼오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이 같은 현상은 국내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 구조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연구소가 그 동안 수많은 자료를 연구, 발표해온 바 있지만, 여기에서는 국제수지표상의 일부 지표를 통해 살펴보자.

 

아래 <도표1>에서 국제수지 분기별 추이에서 자본수지 추이를 보자. 2006년부터 국내 시중은행 등이 부동산대출 자금마련을 위해 단기외채 차입을 크게 늘림에 따라 자본수지 흑자가 증가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은행 등이 외화차입 상환에 직면하게 되었다. 결국 한국은행이 대신 외화를 금융기관에 지원해주는 식으로 외화차입 상환에 나서게 되었고 그로 인해 큰 폭의 자본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했던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불과 몇 개월 후의 상황을 전혀 예견하지 못한 채 출범하자마자 어리석게도 고환율 정책을 실시했던 것이다. 2009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다시 유입됨에 따라 자본수지는 큰 폭의 흑자를 보였다.

 

                       <도표1> 

                   (주)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런데 자본수지 흑자의 대부분이 증권투자 유입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아래 <도표2>를 통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외국자본의 국내 증권투자를 나타내는 증권투자 부채는 금융시장개방이 급격히 진행된 1990년대 초중반 급증한 뒤 외환위기 이후 주춤했다가 2003년에 일시적으로 증가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6년에는 80.5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증시가 활황세를 보였던 2007년 다시 303.8억 달러까지 급증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외국인들의 증권 매도가 러시를 이루면서 -258.9억달러까지 유출됐다. 하지만 경기 급락세가 진정되기 시작한 2009 1분기 이후 주가가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급증하면서 2009년에는 493.8억달러로 사상 최고의 유입이 이뤄졌다.

 

                            <도표2>

                      (주)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지난 한 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유입된 증권투자에 대해서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2009년 자본수지 264.5억달러를 두 배 가량 상회하는 수치로 단기적으로는 2009 1분기까지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는데 기여한 게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주식시장이 2008년 폭락 이후 2009년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도 환율효과에 따른 국내 수출대기업들의 주식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과도한 상승을 부추긴 주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증권투자의 성격상 증권투자로 유입된 자본은 주로 주식시장 등에서 자본 차익을 노린 것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일시에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 또 다시 금융위기 등이 발생할 경우 급속한 탈출러시로 언제든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을 뒤흔들어 환율 폭등과 증시 폭락을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남유럽발 재정 위기 사태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대거 순매도로 나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단기 급등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표3>에서 KOSPI지수와 외국인 순매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봐도 이 같은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외국인이 2007년 하반기 이후 막대한 물량을 순매도하면서 KOSPI주가가 정점을 찍고 폭락한 반면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급반등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의 거액 순매수가 동반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표3>

                  (주)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한마디로 2007년 이후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순매수 추이에 따라 요동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외국인이 대외 경제의 돌발 상황에 따라 급속히 빠져나갈 경우 한국 증시가 다시 폭락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증권사 등에서 남유럽발 금융위기의 충격을 주가 조정정도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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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18. 09:11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집값이 대세하락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부 부동산 투기선동가들을 제외하고는 대세하락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이 사라진 듯 하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수급 상황으로 볼 때 소형 평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계속 강세를 띠지 않겠느냐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의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왜냐하면 최근 몇 년간 수도권에서 중대형 공급은 대폭 늘어난 반면, 서민들과 신혼부부들이 주로 찾는 중소형은 공급이 지난 몇 년간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본론에 앞서 평형별 공급 물량 변화를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01~2003년 집값 폭등기에 중대형 평수 위주로 집값이 오르자 대부분 언론에서는 중대형 평수의 공급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떠들어댔다. 실제로 중대형 평형 공급이 부족한 탓도 있었지만, ‘중대형이 돈이 된다’는 생각에 여러 사람이 사재기를 한 탓도 컸다. 그러다 보니 건설업체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중대형 평형을 지어댔다. 이후 이뤄진 대부분 재개발 재건축과 뉴타운 사업이 중대형 평수 위주로 이뤄졌음은 물론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 2007년말 펴낸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한 저가 소형주택 확보방안’에 따르면 중대형 평수 위주의 아파트 비중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2002년의 경우 연립 및 다세대 주택이 전체 서울지역 주택 건설 비중의 64.6%를 차지했으나, 2006년에는 21.3%로 대폭 줄었다. 반면 아파트 건설 비중은 2002 32.4%였으나, 2006년에는 76.5%나 됐다.

 

서울만 그런 게 아니었다. 2003년 이후 지어진 수도권 아파트도 중대형 평형이 대세였다. 이 흐름을 가장 강하게 탔던 경기도 용인이 전국에서 아파트 평균 면적이 가장 큰 도시가 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몇 년 전 대량으로 분양됐던 중대형 평수의 입주물량이 쏟아진 서울 잠실재건축 단지나 용인 등 경부축의 중대형 평형이 죽을 쑤는 것도 이런 수급 측면이 강하다. 이렇게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이 지역은 심각한 역전세난까지 겪고 있는 것이다.

 

역으로 주로 서민들이 사는 중소형 평형의 공급은 크게 줄었다. 2008년 총선을 전후해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 등의 집값이 상승한 것이나 2009년 이후로도 뉴타운 재개발 지역 등에서 전세난을 겪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5~2007 3년 동안 강북에서만 5만호가량의 소형 주택이 철거된 반면 신축된 소형 주택은 14000여 호에 불과하다. 더욱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약 85000가구가 철거될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처럼 강북 소형주택의 품귀현상이 소형평형 위주의 집값 상승을 유발했고, 투기 세력이 가세해 집값 상승이 확대된 것이다.

 

그렇다면 소형 평형은 앞으로도 상대적으로 계속 강세를 띨까?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뉴타운 사업지역 주민들의 70~80%가 세입자여서 이 같은 수급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매매 수요의 급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들 지역의 집값도 추가 매수세가 없자 최근 하락세를 겪고 있다.

 

시장의 가격 조절 메커니즘을 생각해봐도 중소형 평형의 동반 하락은 불가피하다. 왜 그럴까? 중대형 가격이 떨어지면 중소형의 가장 큰 대체제는 가격이 싼 중대형이 된다. 예를 들어, 공급이 많은 32평형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공급이 적은 24평형 수준에 근접한다고 해보자. 24평형 수요자들이 조금씩 32평형 수요층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 시간이 지나면 예를 들어, 32평형까지는 떨어지고 24평형부터는 안 떨어지는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중소형의 공급이 부족한 것이 집값 하락 과정에서 약간의 제동장치 역할은 할 것이다. 하지만 중소형도 대세 하락의 자장은 못 벗어날 것이다. 지금은 집값 대세하락 초기단계라 평형별로 상대적 강세-약세가 나눠지는데,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 시장메커니즘에 따라 모든 평형에서 집값이 하향 수렴하게 될 것이다. 단순화해 본다면 이런 식이다.

 

중대형 공급 과잉/중소형 공급 부족--->중대형 가격 하락/중소형 상대적 강세--->값이 내린 중대형으로 중소형 수요자 이동--->중소형 수요 감소--->중소형 가격 동반 하락

 

지금까지 설명의 편의를 위해 수급상황만으로 현재 부동산시장을 해석해 보았지만, 단순히 수급상황만으로 현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상황을 단순화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다. 사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기본적으로 투기 버블로 인해 한껏 부풀었다가 빠른 속도로 투기 버블이 해소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투기 버블이 해소되는 관점에서 현재의 같은 현상을 달리 설명할 수 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승천하다 하강하는 용을 생각해보면 된다. 오를 때는 용머리(예를 들어, 강남 등 버블세븐)부터 오르고 이어 가장 변두리 지역(예를 들어, 강북의 소외지역이나 경기도 북부권)이 가장 늦게 오른다. 하늘로 승천한 용이 턴할 때는 어떻게 될까? 역시 용머리부터 내려온다. 용머리가 내려오는 동안에도 용꼬리는 여전히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용머리가 충분히 내려온 어느 순간 용꼬리도 떨어지게 돼 있다. 요약하자면, 오를 때나 내릴 때나 결국 용머리(핵심지역/블루칩 주택)의 가격이 기준이 되며 이 방향으로 수렴되기 마련이다.

 

이는 투기적 속성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그렇다. 투자적 관점에서 투자수익률이 높았던 핵심 지역-핵심 평형에서 가격이 급등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 1억원에서 1억원 더 오를 때는 투자수익률이 100%이지만, 10억원에서 1억원이 더 올라봐야 투자수익률이 10%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면 더 이상은 투자 매력이 사라지므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차순위 지역-평형 등으로 옮겨간다. 이런 식으로 가장 소외됐던 지역과 평형이 마지막으로 오른다. 투기 불꽃이 꺼지기 전 마지막 타오르는 불꽃인 셈이다.

 

투기 대상 지역이 이동하는 가운데 버블의 핵심 지역에서는 투자수익률이 정체를 빚다가 더 이상 과다한 부채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부터 하나 둘씩 매물을 내놓게 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어느 순간 투매가 일어나 가격이 급락하게 된다. 핵심지역의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연쇄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비핵심지역의 집값 기준점은 핵심지역의 가격이므로 기준점에 비해 가격 재조정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정한 시차를 두고 비핵심지역까지 가격 하락 현상이 번져가게 된다. 용머리에 이어 용꼬리까지 완전히 하강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투기 버블의 붕괴로 용머리(=버블세븐)가 떨어진데 이어 용꼬리(강북 중소형)까지 완전히 하강국면에 진입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일본에서도 이런 현상이 있었다. 도쿄 오사카 등 도심의 핵심 업무지역부터 집값이 상승해서 전국적으로 퍼져갔다가 내릴 때도 도쿄, 오사카 등 6대 도시부터 떨어졌다. 이들 6대 도시의 핵심지역의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90~91년에도 비핵심지역의 일부 지역들은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91년 초반까지 전국적으로는 집값이 조금씩이나마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91년 중반이후에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 점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국토 면적이 넓어 이같은 현상이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나타나지만, 2000년대 이후 미국에서도 미약하지만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10대 도시에서는 138% 상승했지만, 20대 도시로 확대하면 104%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떨어질 때도 10대 도시의 하락률이 미약하지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지역별 양극화라는 선동은 부동산 투기 거품이 일어날 때 생겨난 착시현상일 뿐이다. 더 정확한 표현은 투기 거품에 기대 오를 때 더 많이 오른 곳은 내릴 때 낙폭이 더 크다는 것이다.

 

현 시기는 버블 붕괴의 메커니즘에 따라 진행되는 현상에 더해 앞서 설명한 평형별 공급물량의 변동이 시장에 함께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형의 공급 부족 현상 때문에 약간 지연됐을 뿐 용꼬리가 용머리에 따라붙는 것은 결국 시간 문제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중대형 집값이 하락하면 시차가 있겠지만 결국 중소형까지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집값이 모두 떨어지게 된다. 중소형 공급 물량이 부족하니 중소형은 앞으로 계속 강세를 띨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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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17. 11:53

우리 연구소뿐만 아니라 각종 경제연구소들이 부동산 버블 붕괴와 대세하락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고, 각종 언론들도 이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 까지 ‘대세상승’ ‘폭등’ 등의 표현을 거침없이 썼던 같은 신문들이었나 싶을 정도다. 물론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이해관계를 가진 건설협회 부설 연구소나 부동산 업계의 대변인, 그리고 부동산 관련 학과 교수들은 이를 ‘긴 조정’ ‘약보합’ 등으로 호도하고 있다.


 어쨌거나 이런 상황 자체가 국내 주택 시장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필자는 왜 부동산시장이 이미 대세하락 흐름 속에 있으며, 향후 장기 침체가 이어질 것임을 경고하고 있는 것일까.   


 서울 강남지역 11개구의 아파트 실질가격 추이를 나타낸 <도표1>을 보자. 많은 이들이 집값에 대해 명목가격 측면에서만 생각하고 2000년대 장기간의 집값 상승기를 겪어왔기에 집값은 늘 오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가격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상황은 사뭇 달라 보인다. 참고로, 부동산 중개업소의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가격지수로는 집값이 고점에서 그나마 덜 떨어진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버블 세븐’ 등 수도권 주요 도시의 실거래가는 2006년 고점 대비 평균 20% 가량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주)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작성

 

 국민은행이 주택가격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6년 이후 한국은 크게 두 차례의 부동산 버블기를 겪었다. 2009년 상반기에 집값이 국지적으로 반등했다고는 하나 주택 가격의 장기 파동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2기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초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약한 흐름일 뿐이다.


 이번에는 주택 가격 못지않게 중요한 통계인 거래량 지표를 나타낸 <도표2>를 통해 한국의 주택시장 상황을 살펴보자.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이후부터 집계됐으므로 그 이전의 거래량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필자는 1996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의 상관관계 함수 등을 이용해 추정해 보았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거래량 지표를 보면 1차 폭등기 때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뛰면서 전국 아파트 거래가 매우 활발했다. 2차 폭등기 때는 수도권에서만 집값이 뛰었고 이미 집값이 많이 뛴 상황이어서 거래량이 1차 폭등기 때에 비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의 거래량은 1차 폭등기 때를 능가하는 것으로 이 때 가격과 거래량이 단기간에 폭증했음을 알 수 있다. 2차 폭등기 이후인 2007년부터는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국토부 실거래가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거래 침체가 지속되면서 빚을 지고 산 사람들이 몇 분기 후부터 초조한 마음에 집값을 낮춰 내놓게 된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거래 침체도 2분기 이상 지속된다면 가격은 향후 매우 가파르게 급락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직 전초전에 불과한 것이다.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경기 부양을 위한 유동성이 급증한 상태에서도 이 정도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된다면 어떤 상황이 연출될까.


 끝으로, 현 상황에서도 수도권 주택 시장의 대세하락을 부인하는 이른바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의 몇 가지 억지 주장을 검토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1.전세가 상승은 주택 수요가 얼마든지 있다는 증거다.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전세가 상승은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급감하면서 매매 포기자와 주택 매도 후 전세 전환자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생겨난 ‘병목현상’이다. 또한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집 주인들과 언론 선동보도의 결과물이다. 오히려 향후 집값 대세하락의 강력한 전조다. 과거 미국과 일본에서도 주택 가격 하락 직전과 본격 하락 초기에 임대료가 고공비행하는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임대료도 급락했다. 국내에서도 넘쳐나는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을 감안하면 전세가 상승은 지속되기 어렵다.

 

2. 주택 유효수요 인구가 줄어도 1인가구 증가로 주택 수요는 계속 증가하니 집값은 오른다?
1인가구의 대부분은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집값이 너무 높아 결혼하지 못하는 노처녀 노총각이거나 급속한 고령화로 배우자와 사별한 독거노인들이다.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은 2인가구 이상 소득의 40%에 불과하고, 그들의 76%는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이다. 이른바 고소득 1인가구로 볼 수 있는 월 소득 300만원 이상은 8%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추가 주택 구매 유인이 없는 ‘기러기아빠’ 같은 부류가 다수다. 따라서 1인가구 대부분은 최소 3,4억 이상 되는 매매용 아파트의 수요자가 아니다. 1인 가구 증가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면 왜 1인 가구 비중이 30%를 상회했던 일본 도쿄에서 10여년 이상 집값이 떨어졌겠는가.

 

3. 오를 곳은 오른다?(‘지역적 차별화’ ‘지역적 양극화’도 같은 주장의 다른 표현이다.)
주식 폭등장에도 하한가를 치는 종목이 있고, 폭락장에도 상한가를 치는 종목이 있다. 그렇다고 폭락장이 폭등장으로 바뀌는가. 이미 ‘강남 불패’는 깨졌고, 분당, 용인, 평촌 등 버블 세븐은 이미 ‘하락 세븐’으로 바뀌었다. ‘오를 곳은 오른다’는 주장을 뒤집어 보면 ‘내릴 곳은 내린다’인데 그 이면을 말하는 부동산 업계 사람들은 거의 없다.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거품이 많이 낀 곳일수록 오를 때 상승폭이 더 크지만, 내릴 때 하락폭도 더 커진다.

 

4. 토지보상금 40조원이 유입되면 금방이라도 주택가격은 치솟을 수 있다?
2000년대 주택 가격은 토지보상금이 아닌 가계 부채가 급증할 때 상승했다. 주택 대출 증가가 급감한 지금 과거 같은 주택 가격 상승은 불가능하다. 또한 토지보상액 규모도 40조원이 아니라 국토부 계획상으로도 27조원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통합한 토지주택공사가 자금난에 시달리며 사업대상지를 계속 줄이고 있다. 2007~2008년에도 25조원가량 풀렸지만 그 때문에 집값이 뛰지는 않았다. 필자가 판교와 은마아파트 매입자 실태를 분석해본 결과 토지보상금을 받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는 2%에도 지나지 않았다. 반면 부채를 얻어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은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5. 주택공급 부족으로 2,3년 후 집값이 폭등한다?
주택 수급은 가격의 함수다. 가격이 너무 높아 이제 빚을 내서 집을 살 사람도 거의 다 샀다. 그래서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주택 거래가 확 줄어든 것이다. 수요는 고갈됐는데, 외환위기 이후 3.5배나 늘어난 건설업체들은 부실한 구조조정으로 거의 그대로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주택 공급이 줄고 있지만, 주택 수요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우 많은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 곳곳에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이 넘쳐나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더구나 국토부 발표와는 달리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만 최소 4만호 이상의 미분양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추진 중인 뉴타운과 재개발, 수도권 2기 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2015년경이면 36만호 이상의 아파트 공급 초과 현상이 발생한다. 분양용/매매용/투자용 주택은 넘쳐난다. 다만 부족한 것은 지금 뉴타운, 재개발 지역 등에서 전월세로 살다 쫓겨난 서민들이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일 뿐이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5. 14. 09:14

 

미분양 급증과 입주 대란으로 대변되듯이 현재 집값 수준에서 공급 과잉임이 명백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공급 부족타령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보다 그 강도가 훨씬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 주장하는 근거로서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공급이 줄어들어 2~3년 후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예전에 아고라에 쓴 글이 있으므로 더 이상 길게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주택공급 부족론의 기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이들이 수급의 경제학적 원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야 합니다. 시장경제에서 수급은 기본적으로 가격의 함수입니다. 2000년대 내내 집값이 잔뜩 올라 수요는 거의 고갈된 반면 건설업체의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수요 대비 공급은 계속 과잉 상태에 이른 것입니다. 이 같은 공급 과잉, 특히 분양용, 매매용, 투기용 아파트 공급 과잉은 미분양 적체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근거를 살펴보고, 그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엉터리 주장인지 도표를 통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도표1>에서 전국 주택건설실적(실제로는 인허가 실적으로 분양에 앞서 행정적 절차를 끝낸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3년 후쯤 입주 물량 형태로 공급되므로 사실은 3년후 공급 물량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 봐야 하지만, 여기에서는 공급 부족론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방식대로 현재 공급 물량처럼 간주하겠습니다.)을 보면 확실히 200만호 주택건설사업 추진으로 60~70만호씩 건설이 추진됐던 1990년대 초반이나 2002~2003년에 비해 건설실적이 줄어든 것이 확실합니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 양상이 확연해진 2008~2009년의 주택건설실적은 전국적으로 40만호에도 미치지 못해 주택건설실적이 줄어든 것이 분명합니다.

 

 

(주)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이미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대다수 지역의 주택보급률이 110%를 넘어섰고,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이 적체돼 사실상 과거처럼 주택을 짓는 것이 오히려 이상합니다. 여러분이 건설업체 CEO라면 지금도 미분양이 잔뜩 쌓여있고, 분양할 때마다 완패하는데 지방 공급 물량을 늘리려 할까요? 당연히 지방 공급 물량을 줄이고, 그나마 분양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다고 판단되는 수도권 공급에 치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같은 건설사들의 행태가 수도권 주택건설실적 비중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공급 과부족 여부를 따져야 하는 것은 사실상 게임이 끝난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입니다. 그러면 수도권의 주택건설실적을 보면 어떨까요? 같은 <도표1> 아래쪽 그래프에서 보듯이 전국적 양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나타납니다.

 

수도권의 경우 200만호 주택건설사업이 진행됐던 1990년대 초반에도 25만호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고, 2000년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00~2003년에 30만호를 넘기는 수준이었을 뿐입니다. 토지 공급의 한계 때문에 수도권의 경우 매년 25만호 전후 수준의 주택 건설이 이뤄지면 적지 않은 공급이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2007년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30.3만호, 2009년에는 25.5만호의 건설실적이 이뤄져 결코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주택시장 침체기에 들어서면 주택건설이 확 줄어드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 주택건설실적은 사실 상당히 높은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공급 과부족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에 비해 상대적인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소득뿐만 아니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살 사람들은 거의 다 사버렸기 때문에 현재의 높은 집값을 떠받칠 수 있을 정도의 수요 풀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같은 수요 고갈 현상은 없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대신 가장 간단하게 주택 수요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구증가 대비 주택공급 측면을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인구증가는 매년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인구 증가와 지역별 전출입을 통해 발생하는 인구순유입을 합한 것입니다. 이를 확인해보면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2002년 이후 인구증가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9년의 자연증가는 2008년과 같은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2002 36만명이 넘게 증가하던 수도권 인구가 2009년에는 19만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 같은 수도권 인구증가분에 비해 매년 수도권 주택공급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 한 번 살펴봅시다. 이를 쉽게 살펴보기 위해 인구증가분을 주택건설실적으로 나눈 비율을 공급 초과율로 정해 그 추이를 살펴보면 <도표3>의 하단 그래프와 같습니다. 절대량으로 보면 평년 수준으로 보이는 수도권 주택건설실적이 인구증가분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공급이 이뤄지고 있음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공급초과율이 2002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100%를 넘은 적이 없었는데, 최근 3년 연속으로 100%를 넘긴 것입니다. 특히 2007년과 2009년에는 138%, 136%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인구와 주택공급의 비율을 1 1로 계산했지만, 평균 가구원수를 계산의 편의상 3명 정도로 잡으면 공급 초과율은 <도표4>에서 보시는 것처럼 훨씬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9년의 공급초과율은 408.1%로 나타납니다. 이는 2009년에 증가한 인구 19만명은 6.3만호 정도만 지어도 모두 수용할 수 있고, 6.3만호를 뺀 주택건설실적 약 19.2만호 정도에는 기존 인구 가운데 누군가 들어가서 살지 않으면 모두 빈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KSERI 작성

 

물론 그 동안에는 수도권의 주택보급률이 낮았고, 2000년대 초반에는 주택수요가 왕성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빈집이 발생하지 않고, 누군가 들어가 살아줬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내내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약 14% 포인트나 가파르게 상승해 이제는 100%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더구나 2000년대 투기 붐이 일면서 앞당겨 소진된 주택수요 덕분에 단기적으로는 가구수 증가분을 넘어서는 초과 공급분을 소화할 여력이 상당히 소진된 상태입니다. 이것이 입주 대란 등의 형태로 대규모 빈 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주택공급은 지금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엄청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인구증가분이나 가구수 증가분과 비교해 보아도 이런데, 사실상 현재의 거품 가격에서 수요가 바닥난 상황이나 주택시장의 침체 정도를 고려하면 더더욱 엄청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향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통계청 추계로도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특히 왕성한 주택 매입 연령층인 35~54세 연령대 인구는 2011년부터 줄어들게 됩니다. 이미 지방으로부터 인구 유입도 한계에 이른 수도권 인구라고 크게 사정이 다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1인가구 증가 등으로 가구수는 늘어난다고 하지만, 가구수 증가분 자체는 줄어들고, 1인가구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정부에서 계획된 각종 2기 신도시와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주택들과, 현 정부 들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보금자리 주택 공급이 2012년 하반기부터 입주 폭탄형태로 쏟아지게 됩니다. 물론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이기에 절대적 물량은 줄어들 수 있지만, 주택 유효수요와 인구증가분에 대비해보면 매우 막대한 공급 과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현재 주택 공급이 부족해 2~3년 후 집값이 뛴다는 둥의 터무니없는 선동에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현재는 뉴타운, 재개발 등의 사업 초기 과정에서 멸실 주택 물량이 많아져 공급 과잉이 확연히 느껴지지 않는 상태이지만, 2년 후 정도가 되면 공급 과잉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생생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걱정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만성적인 공급 과잉으로 인한 집값의 장기 하락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5. 13. 09:33

 

국내에서는 주택 시장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기본 지표인 가격 통계부터 왜곡과 부풀리기가 난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주요 도시의 경우 2006년말 또는 2008년 상반기 이후 실거래가가 떨어져 이미 대세하락이 현실이 돼 있는 상황에서도 아직도 집값은 오른다는 환상에 젖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두 차례에 걸쳐 각종 주택가격 통계들이 현실을 어떻게 왜곡 또는 조작하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과 국민은행의 호가 위주 시세 정보의 문제점을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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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에서 사람들은 시장 가격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를 한다. 그런데 만약 가격 정보 자체가 부실투성이거나 심지어 의도적 가격 왜곡과 조작이 난무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한두 푼짜리도 아니고 가계 전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 할 정도로 비중이 큰 주택 가격부터가 그렇다면 어떨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것은 현실이다.  

 

현재 일반인들은 보통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제공하는 각종 부동산 가격이나 이를 토대로 언론이 보도하는 주택 가격을 시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집계하는 주택 가격은 각 지역별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불러주는 호가에 가깝다. 대부분 업체들이 회원 중개업소들로부터 매월 수십만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고 있고, 보고 가격에 대한 필터링(filtering)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회원 업소의 수수료 수입이 사업의 주요 기반인 사설 정보업체들이 엄격한 필터링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들 회원 중개업소들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을 의식해 실제 거래가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가격을 보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처럼 거래 침체기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하다

 

문제는 이런 회원 중개업소들보다 한 술 더 떠 사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사실상 시세를 조작하는 통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아파트 시세 지수를 산출하는 방법부터가 거의 사기에 가까운 방법론을 쓰고 있다.

 

왜 그런지를 보기 위해 이들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시세 자료를 작성하는 방법을 우선 살펴보자. 이들 정보업체들은 회원 중개업소들이 보고하는 매도호가 위주의 시세를 바탕으로 주택의 자산 가치를 총합하는 방법으로 시세 지수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지역 전체 아파트 단지의 시세 총합을 2백조원으로 잡으면 이들 아파트 단지 전체 가격의 오르내림에 따라 주간 변동률을 발표한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의 아파트 시세 총합이 200조원이었다가 다음 주에 199조원으로 줄어들었다면, 이는 주간 변동률 -0.5%(=1조원/200조원)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정보업체들이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을 구분하지 않고 시세 통계를 낸다는 점이다. 미국의 케이스-실러 지수 등 대부분의 신뢰받는 지수들이 기본적으로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가격 지수를 별도로 내는 것과는 딴판이다. 보통 완공 후 일정 시점이 지난 기존 주택보다 신규 주택의 가격은 높을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이후 선분양제 하에서 분양가자율화를 만끽(?)한 국내의 신규 아파트들은 고분양가로 기존 주택 가격보다 상당히 더 높은 수준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국내 정보업체들은 매년 입주하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들을 1년 단위로 시세지수 대상에 포함해 가격지수를 작성한다.

 

이렇게 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적으로는 아파트 가격 지수를 산출하는 대상 아파트가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에 신규 입주 아파트인 A, B단지가 포함되고, 이어 2009년에는 C,D 단지가, 그리고 2010년에는 E,F단지가 추가되는 식이다. 만약 2007년 아파트 시세 통계의 대상이 되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가 100개였다면 2010년에는 106개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이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해당 지역의 아파트 총 자산 가치의 변동률로 시세를 작성한다. 그렇다면 2007 100개 단지 시세 합이 200조원이었는데, 2010 106개 단지의 시세 합이 203조원이라고 하자. 구체적으로는 2007년 시세 조사 대상 아파트 100개 단지의 총 자산 가치는 180조원으로 떨어졌는데도, 3년간 새로 포함된 고분양가의 신규 아파트 단지 6개의 시세 총합이 23조원이라고 하자. 이 경우 기존 아파트 가격은 10%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 총자산가치로는 오히려 3조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실제 기존 아파트 가격은 크게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정보업체의 가격지수로는 1.5%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나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웬만큼 집값이 하락하지 않고서는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시세 통계상으로는 집값이 떨어질 일이 없게 돼버린다. 한마디로 이런 식으로 정보업체들이 집값이 늘 뛰는 것처럼 통계를 작성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들 정보업체들이 시세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상 매도호가에 가깝다는 점이 가격을 더욱 부풀리게 한다. 시장경제에서 시세는 공급자(매도자)와 수요자(매수자)간의 기대 가격이 일치하는 가격 선에서 거래가 체결되는 균형가격을 말한다. 그런데 이들 정보업체들은 이 같은 시세 관념이 전혀 없다. 정보업체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거래 가격을 정하느냐고 물어보면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거래가 체결된 가격 또는 거래가 없을 경우 실제로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가격이라고 대답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해당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치라고 대답한다. 어느 경우든 황당하기 짝이 없다. ‘거래가 성사될 것 같은 가격이나 해당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치는 회원 부동산 중개업소가 정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가 침체될 때에는 실거래가는 떨어지고 있는데도, 이를 예외적인 경우로 취급해 매도호가 위주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주변 아파트 부녀회 등의 압력에 강력히 노출돼 있다. 자연스럽게 매도호가 위주의 가격이 돼버리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부동산정보업체의 가격 지수는 집값 폭등기에는 급등하지만, 집값 하락기에는 찔끔찔끔 변동하는 것이다. 매도호가 위주의 가격이기에 오를 때는 호가를 냅다 올려 폭등 분위기를 더욱 선동하게 되고, 집값이 내릴 때는 실거래가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현실을 부인하며 호가 거품을 억지로 떠받치는 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실상이 이 정도면 단순히 방법론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의도적인 시세 조작과 왜곡이라고 봐야 한다. 이처럼 부동산 중개업소들과 이들의 가격 보고를 바탕으로 시세 통계를 작성하는 정보업체들의 가격 조작과 선동은 거의 일상화되다시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부동산정보업체는 2009 5월부터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의 경우 2006년 고점을 회복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해당 단지의 실거래가는 여전히 고점 대비 평균14% 하락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이 같은 부동산정보업체의 호가를 마치 시세인 양 기정사실화해 선동하기 바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2006년말 고점을 회복하거나 초과한 단지가 20% 정도에 불과했는데도, 많은 이들이 대다수 단지가 고점을 초과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중층 재건축단지의 상징처럼 돼 있는 은마아파트 경우에도 가장 많이 반등했을 때가 고점 대비 15%가량 낮은 상태였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재건축 단지 위주로 반등했는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반등 수준도 이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면 정부 공인통계인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어떨까.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회원 중개업소들을 대상으로 보고를 받아 작성된다는 점에서 똑같이 매도호가 위주의 지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회원 중개업소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고, 현장 실사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2년반 간격으로 신규 아파트 단지를 가격지수 산정에 포함하므로 상대적으로 왜곡의 정도가 덜할 뿐이다. 하지만 가격 폭등기에는 호가를 실거래가보다 더 끌어올리고, 가격 하락기에는 호가 위주의 가격을 억지로 유지하는 양상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사실은 2008년말~2009년초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가격이 급락했을 때 국토부 실거래가와 국민은행 호가지수의 고점 대비 가격 변동률을 비교한 아래 <도표1>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의 경우 고점 대비 20~30% 전후까지 떨어졌으나 해당 지역의 국민은행 호가지수는 이 같은 급락세가 거의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국민은행의 가격지수는 양반이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아래 <도표2>에서 한 부동산정보업체의 시세지수와 국민은행 가격지수의 변동률을 살펴보면 위에서 설명한대로 부동산정보업체의 가격부풀리기가 훨씬 더 심함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실거래가는 내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가 위주로 매주 0.02%, 0.04%씩 호가 위주로 시세를 부풀린 것이 20여년 누적돼다 보니 같은 호가 위주인 국민은행 가격지수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거의 모든 언론들이 이런 시세를 아무런 여과 없이 보도하니 대다수 국민들은 집값은 요즘 같은 극심한 침체기를 제외하고는 늘 오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전체의 60~70%를 차지하는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는 오히려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아파트 시세부터가 이렇게 왜곡, 조작돼 있으니 적어도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상당수의 국민들은 영화 매트릭스의 가상현실에 갇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물론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이처럼 아파트 시세를 왜곡하고 조작하는 이유는 아파트 분양광고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늘 집값은 오른다고 해야 하는 이해관계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이 자산시장에서 주택 가격이 결정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주택 전체 재고를 약 1500만호로 잡고, 한 가구당 1억 원만 쳐도 총액이 1500조 원이다. 그런데 전국 아파트 거래물량은 2006 1125천 호, 2007 84만 호 수준이다. 계산의 편의상 연간 100만호 가량이 거래된다고 가정하면 전체 주택 재고의 약 7.5%가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경제적 이해가 부족한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일부 빚을 많이 진 사람들이 집을 싸게 내놔도 대부분 사람들은 집을 보유하기 때문에 집값은 안 떨어진다"는 황당한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의 주식물량이 거래돼 전체 주가가 오르내리는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7.5%의 주택 물량이 거래되면서 전체 1500조원에 이르는 주택의 자산가격이 함께 오르내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처럼 단독주택의 비중이 높고 주택유형이 다양한 경우와 달리 한국의 경우 이런 특성이 훨씬 더 심하다. 한국의 경우 2000년대 부동산 투기가 대부분 아파트를 위주로 일어났고, 시세도 아파트 단지별로 거의 표준화, 획일화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77㎡형, 분당구 서현동 삼성아파트 134㎡형처럼 같은 지역의 같은 규모 아파트 별로 부동산도 주식처럼 '종목별' 시세가 형성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층별이나 조망권 여부 등에 따라 일정한 편차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이렇게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은 일부 주택 물량이 거래돼 전체 주택의 가격이 사실상 결정된다. 삼성전자 주식 물량의 일부가 거래돼 상한가나 하한가를 기록하면 전체 삼성전자 주식이 그 가격에 수렴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최근 서울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의 중대형 평형들의 가격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고점 대비 20~30% 가량 떨어진 것이 실제상황이다. 거래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형성된 가격이라도 이것이 정상적인 시장 가격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그 가격대 이상으로는 주택을 아무리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게 부동산 시장의 냉엄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이런 원리에 따르면 상당수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제시하는 과도한 호가는 결코 정상적인 시장거래가격이 아니다. 아무리 잠재적 매도자가 가격을 많이 받고 싶다고 하더라도 사줄 수요자가 없다면 그것은 시장 가격이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잠재적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 다른 기대가격을 갖고 있는데, 언론이 잠재적 매도자의 호가를 시장 거래가격처럼 보도하는 것은 조작에 가깝다. 다분히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겨 추격매수를 하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선동형 기사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선동기사들이 난무하다 보니 매도자와 매수자간 기대가격이 너무 크게 벌어져 더 이상 거래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빚을 잔뜩 지고 근근이 버티던 잠재적 매도자들은 언론의 선동보도에 헛바람이 들어 여전히 높은 호가를 유지하고 있고, 잠재적 매수자는 가뜩이나 경기도 불투명한데 터무니없는 가격에 집을 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집을 팔려는 사람은 몇 달이 넘도록 집을 내놔도 집을 팔 수 없는 현상이 수도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현재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작성하고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호가 위주 집값은 절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집값이 아니다. 실제 거래될 수 있는 집값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주택 소유자가 생각하는 집값보다 10~20% 이상 낮은 가격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거래될 수 있는 최소가격이 55000만원 정도인데 7억원 정도가 시세라고 우기고들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수도권 주택시장의 현실이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잔뜩 부푼 호가는 점점 떨어지는 실거래가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는 '거래 실종+실거래가 하락'이라는 2007년 이후의 패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실거래가 급락 양상을 보이던 2008년 하반기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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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11. 09:37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는 건전재정을 이루면서도 고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9일 말했다고 합니다. 이 발언을 들으며 역시 이명박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면 그런 식의 파렴치한 표현을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 임기 동안 99조원 가량의 세금을, 그것도 부동산 부자와 대기업 위주로 감면해주기로 했고 경인운하와 4대강사업 등 국민들이 도저히 공감하지 못하는 각종 토건사업에 재정을 탕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국가채무 및 공기업 채무 등 각종 분식처리된 공적 채무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마치 자신은 아무 책임이 없는 양 훈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는 늘 반서민 정책을 실행하면서도 친서민 정부라고 부르짖고, 현 정권의 핵심 기반인 부동산 부자들을 위해 수백조원을 동원한 부동산 부양책을 동원하면서도 집값은 좀 더 떨어져야 한다는 발언을 버젓이 내놓는 정부입니다. 수십 조원을 들여 4대강을 마구 파헤치는 환경파괴사업을 하면서도 친환경 산업 육성을 부르짖습니다. 몇 가지 사례만 들어도 이 정도인데, 이 정도면 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저는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선, 이대통령이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사람들은 자신의 전혀 상반된 행동이나 말을 이상하게 느끼지 않습니다. 상반된 행동이나 말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염치와 양심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 정도를 넘어서서 앞서의 행동이나 말을 뒤집는 것을 밥 먹듯 하는 것을 오히려 당연시하도록 스스로를 세뇌시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이명박 대통령은 사물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미숙한 경우입니다. 어떤 사안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A B가 상충되는데도 불구하고 상충되는지를 스스로는 전혀 모르는 것입니다. 이 정도가 매우 심한 사람들은 한마디로 바보입니다. 그리고 말을 하면 횡설수설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대통령이 횡설수설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매우 그럴 듯하게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사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으면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는 A B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의 두뇌 속에서는 서로 공존하기 힘든 인식이 이런 사람의 두뇌 속에서는 아주 편안하게 공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이 어느 경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제가 볼 때 이 대통령은 두 가지 경우가 섞여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국가채무 급증의 가장 무거운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 연구소가 주최한 창립 10주년 공개 세미나 자료집에서 가져온 아래 <도표>를 보시면 이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가운데 막대한 공공 부문 부채를 남발해 가라앉는 경제를 억지로 떠받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2010년까지 정부 총지출은 노무현 정부 말인 2007년에 비해 146조원이나 증가했습니다.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이명박 정부의 전 정권 말 대비 통합재정 증가를 비교해보면 이명박정부의 증가율이 가장 가파르다는 점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노무현정부 당시 IMF사태 당시 공적자금을 처리한 것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부의 통합재정 증가 폭은 거의 무서울 정도입니다.


                   () 기획재정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뿐만 아니라 23개 공기업의 부채는 2008년과 2009 75조원이나 늘어나 2009년말 현재 213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이나 경인운하사업, 미분양주택 대량 매입, 보금자리주택 등 각종 주택공급사업 등 토건사업을 남발해 건설시장을 떠받치는 한편 인천공항철도를 철도 공사에 떠넘겨 국가채무에서 빼내기 위해 분식회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현 정부는 출범 이후 3년 동안 재정에서 146조원, 공기업에서 84.5조원 등 약 230조원이나 늘렸는데, 이는 IMF사태 당시의 공적자금 투입액 160조원을 훌쩍 뛰어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뒷감당하지 않고 자기 임기 내에 생색내는 일에 소중한 국가 재원을 탕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말 끝마다 작은 정부를 떠들어대고 이제 와서는 건전 재정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로는 절대 건전 재정, 국민경제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정권을 잃어버리고도 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고 반성할 줄도 모르는 지금의 야당에게도 크게 기댈 것이 없어 보입니다. 급변하는 시대적 변화를 읽고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세대만이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 글에서 이 문제를 길게 다루기는 부적절하니 여기에서 줄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의 이명박 정부는 자신이 건전 재정을 역대 어느 정부보다 심각하게 훼손하면서도 마치 자신은 아무 책임도 없는 외부 전문가인 양 훈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침을 뱉으면서도 부끄러워할 줄도, 국민들에게 미안해 할 줄도 모릅니다. 손가락 마디가 아프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지만, 이런 파렴치한들에게는 아무리 비판을 해봤자 대낮에 술에 만취한 사람에게 넋두리하는 듯한 피곤함만 느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가능하면 한 사람이라도 더 실상을 제대로 알아서 후일 때가 올 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근본적 개혁을 할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천문학적인 자식세대의 소중한 재원들이 현 세대의 부동산 거품 붕괴를 막기 위해 탕진되고 있는 현실을 누군가는 기록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 경제가 그리스 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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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5. 10. 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