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책연구소인 KDI마저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할 정도고, 어제는 조선일보마저 사설을 통해 무슨 꿍꿍이인지 같은 식의 주문을 했습니다. 또한 금통위원들 가운데 세 분이 가계부채 증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금통위 의사록이 발표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여전히 기획재정부나 한은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여러 명분을 내세우지만, 속내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낸 가계들의 부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작용할 것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시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속도로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일반인들 가운데는 현재의 저금리가 경제주체들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 글에서는 현재의 저금리가 가계 부채 및 이자소득에 미치는 효과를 구체적으로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알다시피 2004년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펌프질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예대율이 100%를 넘어서자 CD와 은행채를 남발하는 것도 모자라 단기 외화자금까지 차입해 부동산에 펌프질을 한 것은 이제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다가 미국발 서브프라임론 사태가 터지면서 2008년말에는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뛰어올랐습니다. 이에 한국은행이 5.5%이던 기준금리를 2.0%로 가파르게 인하해 인위적인 시장 저금리 기조를 만들어 경기를 부양했습니다. 그리고 2.0% 수준의 저금리를 15개월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상 최저 금리가 가계 이자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래 <도표>를 참고로 봅시다.

도표를 보면 정부의 저금리 기조에 따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함께 하락하다가 은행들이 자금난에

2005년 중반 이후부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은행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예금금리가 더 가파르게 상승해 예대마진이 지속적으로 줄어 2008년말 예대마진이 급감했습니다. 자금 확보에 혈안이 된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등을 통해 예금 유치에 나서면서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입니다. 그러다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역전되기 시작합니다. 정부의 인위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한숨 돌린 은행들은 대출금리는 다시 조금씩 올리는 반면 예금금리는 지속적으로 낮춰 예대마진을 확대합니다. 이를 통해 연체율 증가 등으로 인한 부실을 털어내고 자금난을 극복하는 한편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저금리는 은행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는 효과를 발휘했던 것입니다.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가계들은 어땠을까요? 언론에서는 주택담보대출자 등 주로 빚을 진 가계 부담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사들이 많은데, 예금을 가진 가계들도 많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양쪽의 비중이 다를 뿐 금융자산과 부채를 함께 가진 가계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여기서는 표현과 분석의 편의상 부채 가계와 예금 가계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 설명하겠습니다.

 

한국은행 자금순환표 상에서 개인 부문 금융부채는 2009년 3분기 현재 875조원, 개인 부문 금융자산 가운데 이자수익이 발생하는 예금액은 895조원 정도로 비슷합니다.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융부채의 급격한 증가로, 특히 2005년 이후 금리의 상승으로 대출이자와 예금이자가 동시에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부채를 많이 진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한 반면 금융자산이 많은 가계의 예금이자수입도 급증한 것입니다. 이는 부동산 버블 붕괴를 촉진하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자기 조절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경제 위기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인위적으로 기준금리를 억눌렀습니다. 그 결과 대출이자부담과 예금이자 소득이 동시에 확 줄었습니다. 물론 저금리 상황 아래에서 은행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를 더 높게 유지한 결과 대출이자 부담이 다시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습니다.

 

이 경우 부채 가계와 예금 가계의 이자소득에는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요? 2008년 말 대출이자부담은 연환산 63조원이었다가 이후 금리 인하로 연환산 45조원 전후 수준으로 떨어져 연간 약 18조원이 감소했습니다. 이는 정부의 인위적인 저금리로 18조원의 보조금을 준 꼴입니다. 반면 예금가계는 1008년말 38조원 가량의 이자소득을 올리다가 2009년에는 30조원으로 8조원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저금리를 유지함으로써 예금가계에 8조원을 과세한 꼴이 됩니다.

 

이것은 연간 기준이고요. 이미 15개월이 경과했으므로 약 부채 가계에는 22.5조원의 보조금을 주고, 예금 가계에는 10조원 가량 과세를 한 꼴입니다. 만약 현 정부가 올해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상태대로 유지한다고 하면 각각의 수치는 36조원, 16조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를 냉철하게 따져보면 현재의 저금리 기조는 사실 경제적 형평성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실하게 일해 번 소득을 저축해온 가계에는 오히려 과세를 하고, 이렇게 벌어들인 세금으로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 투자 등을 행하고, 결과적으로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매우 큰 위기를 몰고온 가계에는 오히려 막대한 보조금을 주는 꼴인 것입니다. 또한 외형경쟁 확대 과정에서 무분별한 가계 대출로 국민경제 전체에 큰 위기를 가져온 금융기관들에게도 저금리 기조를 통해 급감했던 예대마진 수입을 다시 확대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사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 때문에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 이른바 인플레이션 택스를 고려하면 일반 국민들이 저금리로 인해 떠안는 부담은 실로 막대한 것입니다. 평상시라면 이 같은 불공정한 상황을 용인할 수 있을까요?

 

사실 경제위기라는 핑계를 대면서 매우 낮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상당 부분은 바로 부동산 대출을 잔뜩 진 가계들의 부채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2008년말 부동산 버블 붕괴가 시작됐다가 역설적으로 너무 극심한 경제위기 때문에 붕괴가 지연됐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거꾸로 지금의 사상 최저금리 하에서도 수도권 주택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마당에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 지금의 수도권 주택시장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위험한 경제학>에서 종부세/양도세/상속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감면과 연간 수십조원의 추가 토건 부양책, 저금리 유지 및 가계대출 만기 연장, 미분양 아파트 매입 등 각종 직간접적인 부동산 부양책을 현 정부 임기 안해 300조~400조원 정도로 잡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실 2008년 하반기의 DTI규제 완화로 지난 한해에 늘어난 가계 부채 45조원과 부동산 펌프질 과정에서 무리한 외화자금난에 시달린 은행들을 대신해 한은이 갚아준 외화 차입금, 그리고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부양책까지 포함하면 부동산 부양을 위해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자원을 소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위에서 본 것 같은 심각한 경제적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말입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지도 못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소진하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 이명박 정부가 집값을 떨어뜨리고 있다느니 하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듣고 있으면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처럼 현 정부의 엄청난 부동산 부양책을 보지는 못하고, 현 정부 내에서 집값 하락 현상이 나타난다고 이명박이 집값을 잡고 있다고 주장하니 말입니다. 지금 집값은 이명박 정부 '때문'이 아니라 이 정부의 사활을 건 부동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백보를 양보해 지난 일은 경제위기 때문이었다고 치더라도 이제 정부 주장대로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면 이 비정상적인 상황은 단계적으로라도 탈피해가야 합니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향후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물가가 앙등할 경우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버블이 일순간에 터져버리는 것을 막는 방법입니다. 어떻게 하든 현재의 부동산 거품이 빠지는 것은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그럴 바에야 어느 정도 극도의 위기감이 가라앉은 지금 상황에서라도 풍선의 바람구멍을 열어 바람을 빼듯 거품을 빼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끝까지 부동산 거품을 떠받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저는 왠지 당랑거철의 모습을 보는 듯 위태로워 보이는데 말입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948532&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9. 08:19

한 제조업체가 호황기 때 무리한 경영판단에 따라 생산한 제품이 경기가 식으면서 대규모 재고로 남게 됐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들 기업의 재고를 대량으로 사줘야 할까. 말도 안 되는 질문 같지만 현 정부는 며칠 전 ‘4.23 미분양 해소대책’을 통해 이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적어도 건설업계에 한해서는 말이다. 물론 국민경제를 걱정하는 척했지만, ‘강부자 정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스폰서’인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계에 준 당근이라는 점은 한 눈에 알 수 있다.

 

왜 그런가. 우선, 지금은 건설업계 지원이 아닌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이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270개이던 종합건설업체 수는 2001년 이후 1만3000개 수준으로 늘어난 뒤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1998년 522개 업체가 부도났고, 2000년대 부동산 호황기에도 매년 150개 업체가 부도났지만 지난해에는 87개에 불과했다. 건설업체들의 평균수주액도 부동산 호황기였던 2003년 78.8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대대적인 토건 부양책 덕으로 96.4억원으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정부 부양책과 구조조정 회피로 한계선상에 이른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지금까지 건설업계 구조조정을 회피하며 오히려 지원에 나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지금 한국경제 위기의 핵심은 800조원을 넘나드는 가계부채의 위기이지 건설업계 위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신규 분양아파트 갈아타기 수요 위주로 DTI규제를 완화했다. 상당수 언론들이 사태를 침소봉대하는 저축은행의 건설업계 PF대출 규모는 11.8조원이다. 전체 예금취급기관 대출액의 1%, 전체 가계부채의 1.4%도 안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기는커녕 건설업계 부양을 위해 가계 부채를 더 늘려도 된다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허황된 ‘건설업계 대마불사’ 논리를 제어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특혜를 남발하면서 ‘건설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한다’는 대통령의 립서비스는 기만적이다. 우리보다 경제상황이 나쁜 미국과 유럽도 금융업계의 대마불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금융시스템의 한 축도 아닌 특정 업계를 살린다고 역주행에 열심이다. 

 

그렇다고 이미 대세가 기운 주택시장을 되살릴 수는 없다. 현재 주택거래 침체는 가계 소득 대비 너무 오른 집값의 정상적 조정을 정부가 방해한 탓이 크다. 정상적인 집값 조정을 교란할수록 정부가 내세우는 ‘주택거래 활성화’는 멀어질 뿐이다. 또한 건설업계 구조조정 지연은 시장 수요를 뛰어넘는 주택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주택시장의 장기침체를 초래할 공산이 크다. 얼마 전까지 “부동산 버블이 없다”고 부인했던 정부의 다급함만 노출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장 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더구나 이번 대책의 재원 부담을 이미 막대한 빚에 허덕이는 공기업에 떠넘겨 정부의 부양 여력도 상당히 소진됐음을 드러냈을 뿐이다. 

 

정부의 막대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주택시장의 반등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고, 수도권의 주택 가격과 거래량은 다시 2008년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가계부채 45조원이라는 버블의 규모만 더 키우고 말았다. 비대해진 건설업체들을 모두 먹여 살리려 발버둥칠수록 부동산 거품만 커지고 소중한 자원은 낭비되며 지식정보화 시대의 선진경제로 나아가는 활로만 막힐 뿐이다. 국민은 건설업계의 ‘봉’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8. 09:19

 며칠 전 쓴  "또 미분양 대책, 국민이 건설업계 봉인가"라는 글은 정부 정책이 국민경제 전체의 운용이라는 측면에서 왜 부당하고 위험하며 건설업계에 대한 특혜인지를 설명하는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미분양 대책에 대한 효과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미분양 대책 효과에 대해 짧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전반적 상황: 주택시장은 이미 되돌리기 힘든 대세하락 흐름에 들어있습니다. 사상 최저금리와 만기대출 상환연장, 4대강사업 등 대규모 토건 부양책,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수도권 전매 제한 완화 등 투기 조장책, 양도세/종부세/상속세 등 부동산 세금 감면 등 대규모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반등은 6개월에 머물렀습니다. 한 분석기사가 설명하듯이 이미 수도권의 주택 가격과 거래량은 2008년 하반기 수준까지 돌아갔습니다. 특히 아래 <도표1>에서 보듯이 지난해 일시적으로 늘어난 거래량조차도 45조원이라는 가계부채를 동원해 마지막 남아있던 수요를 짜낸 것이었지만, 이제 그나마도 고갈돼 현재 집값 수준에서는 더 이상 거래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가 미분양 대책을 내놓은 것 또한 2008년 하반기의 데자뷰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여러 차례 주장했듯이 버블 붕괴를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붕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제 정부의 미분양 대책이야말로 정부 스스로 현재 주택시장의 심각성을 공식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에 이어 잇따라 각종 경제연구소들이 대세하락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전문연구기관도 아닌 국토해양부가 "버블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속으로는 정부 스스로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도표1>

 

(주) 한국은행 및 국토해양부 자료를 바탕으로 KSERI 추정, 작성

 

-이제, 어제 정부 미분양 대책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코멘트해보겠습니다. 어제 발표 내용 가운데 가장 큰 내용은 미분양 매입과 비강남 거주자의 신규 입주 아파트 갈아타기 수요에 대한 DTI규제 완화입니다.

 

-먼저, 미분양 매입은 대한주택보증(대주보)을 통해 3조원어치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해주고, LH공사를 통해서 1조원어치 공공임대용으로 매입하는 방식 두 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전자는 일반적인 오해와 달리 이는 쉽게 말해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에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효과가 크지 영구적으로 미분양을 매입해주는 것과는 다릅니다. 따라서 이는 건설업체 부도를 지연시키는, 사실상 구조조정 지연책의 측면이 큽니다. 이미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크게 지연됐는데 이를 더욱 지연시키고 '좀비기업'들을 양산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를 초래하는 조치이기도 하고요. 다만 3조원어치는 실제 미분양 물량이 현재 20만호 이상이고, 향후 지속되는 공급으로 미분양이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코끼리 비스켓 정도일 뿐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한편 LH공사의 미분양 물량 매입 규모가 1조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정부의 부양 여력이 이미 많이 소진돼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LH공사는 아래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각종 신도시개발사업과 보금자리 주택사업 등 정부사업에 동원돼 부채가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2008년 기준 90조원 수준). 자금여력이 바닥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공공택지 개발 사업도 취소하고 있는 마당에 추가로 미분양 물량 매입을 늘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반면 <도표3>에서 보는 것처럼 대한주택보증은 주택시장 침체기 이전에 부동산 호황기 때 분양사고가 없어 엄청난 순익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주보를 동원한 것입니다. 하지만 대주보에 의한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은 건설업계 지원 효과가 상대적으로 단기적이고 미약합니다. 또한 정부가 대주보에 대해 민영화 일정을 세우고 있습니다. 민영화를 염두에 둔 대주보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대주보는 선분양제를 폐지하면 사실상 존재할 필요가 없는 기업입니다.)

 

<도표3> 대한주택보증의 수익/비용 추이

 

-이어 신규 입주 아파트 갈아타기 수요자에 대한 DTI규제 완화에 대해 살펴봅시다. 일부 언론이 '사실상 비강남지역 DTI규제 완화'라고 표현한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주택 잠재수요자에 대해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갈아타기 수요에 대해서만 완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하고 있는 미분양/미입주 물량을 줄여 건설사들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철저히 건설업계 위주의 사고방식인 것이지요. 어쨌거나 상당 부분 DTI규제를 완화하는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DTI규제를 확 풀고 싶겠지만, 전세계적으로 시기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출구전략이 조금씩 가동되는 상황에서, 그리고 IMF마저 버블을 경고하며 기준금리 인상을 권고하는 상황에서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정말 그렇게 할 경우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앞당겨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주택 대세하락세가 뚜렷해진 상황이고, 이미 마지막 남은 투기적 가수요까지 지난해 소진해버린 상황에서 이 정도 DTI규제 완화로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설사 이번 조치가 일정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만큼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밖에 미분양 매입 펀드 등은 미미한 조치들입니다. 큰 효과도 없습니다. 오죽 시장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면 캠코에 의해 보증을 서도록 하겠습니까. 최근 제가 만난 한 글로벌 투자은행의 국내 대표도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를 생각하면 미분양 매입 펀드에 메리트를 느낄 자본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효과는 시장에 주는 '심리적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거품 붕괴가 지속되면 언제든 다시 부양책을 쓰겠다는 시그널을 주고 싶었겠지요. 하지만 이번 조치는 양날의 시그널입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정부 스스로 지금 주택시장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공인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시장 악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 버블 없다"는 식으로 심리전을 펼쳐오다가 불과 몇 주만에 이런 대책을 내놓을 정도니 "정말 시장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면..."이라는 생각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것이지요. 어느 쪽의 효과가 클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도 전자의 효과가 후자의 효과를 압도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리고 이미 지난해 정부의 대대적 부양책을 쓴 뒤로도 대세하락 흐름을 막지 못한 것을 이미 확인한 이상 전자의 심리적 효과가 얼마나 먹힐지 의문입니다. 더구나 위에서 설명했지만, 정부가  이미 미분양 물량 매입과 DTI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도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2008년보다 훨씬 더 제약돼 있다는 사실만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어제 대책 내용을 시장에서 잘 뜯어본다면 오히려 투기심리 위축 효과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첫머리에 말씀드렸지만, 이미 현재 집값과 가계소득 수준에서 대부분의 주택 수요는 이미 고갈돼 버렸습니다. 마지막 남아 있던 수요마저 지난해에 거의 다 소진해버렸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부동산 부양책을 쓴다 한들 버블 붕괴가 본격화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막으면 막으려 할수록 지난해 가계부채 45조원을 늘린 것처럼 거품 붕괴의 에너지만 키우고 한국경제가 '삽질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선진경제로 나아가는 활로를 찾는 시간만 낭비할 뿐입니다. 또한 그런 활로를 개척하는데 소중하게 쓸 수 있는 정부의 자원만 자꾸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소진하게 될 뿐입니다.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지금이라도 부동산 거품이라는 종양을 떼내고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건설하는 길로 나서길 바랍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948532&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6. 08:13

조금 전  정부가 또 다시 건설 및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은 모양입니다. 주요 내용은 대한주택보증을 통한 3조원 어치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과 LH공사를 통한 공공임대주택용 미분양 매입, 그리고 일반가계의 미분양 매입시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자금 지원(DTI규제 대상 제외) 등으로 보입니다. 보도자료 제목을 '주택 미분양 해소와 거래 활성화로 경제회복 견인'이라고 해놓았습니다. 언제나처럼 포장은 국민경제 전체를 위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지만 결국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정책임은 너무나 뻔한 것입니다. 

 

최근 빠른 속도로 주택시장이 침체로 접어드니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이 온갖 핑계를 대가며 "건설업체들을 살리라"는 주문을 내놓았습니다. 심지어는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 대변인들을 내세워 DTI규제를 완화해서라도 주택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한마디로 파렴치하면서도 한국경제를 점점 더 위기로 빠져들게 하는 위험한 주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경제 위기의 핵심은 가계부채의 위기이지, 건설업계의 위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건설족들의 로비력은 대단해서 결국 정부가 지방부터 해서 주택시장 부양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미 토지주택공사와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3조원의 미분양 물량을 매입해줬는데, 여기에서 추가로 미분양 물량을 더 사준다고 합니다. 지금 자영업자들과 제조중소기업들 가운데 어려운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고, 단 돈 몇 만원이 아쉬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부동산 거품기에 무모한 경영 판단에 따라 거품 잔뜩 묻은 고분양가 분양으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건설업체들을 도와줄 때는 어찌나 한없이 너그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제조업체들 가운데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재고물량이 잔뜩 있다고 정부가 언제 대규모로 재고를 사준 적이 있습니까? 이처럼 건설업계에 대해서는 각종 특혜를 남발하면서 늘 '시장경제'를 외치고 있으니 가증스럽습니다. 이것은 '시장경제'가 아니라 '기득권만능경제' '토건만능경제'일 뿐입니다.  

 

물론 이렇게 부양책을 내놓다고 해서 이미 대세하락 흐름에 들어있는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는 없습니다. 이미 주택시장에서 빚을 내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집을 사버려 추가로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억지 부양책을 쓴다고 현재 상황에서 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도 없습니다. 정부로서도 어찌보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억지 부양책을 내놓은 것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다만, 이렇게 언제인가 꺼질 수밖에 없는 부동산 거품에 국가 재정을 탕진하고 일반 가계를 재물로 삼아 국민경제 전체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각설하고, 왜 지금 건설 부양책이 부적절한지 간단히 살펴봅시다. 아래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건설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세 배 이상 늘어난 건설업체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부도업체 수는 오히려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업체당 평균 수주액도 오히려 최근 몇 년 동안 더 높아졌습니다. 물론 지표상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이 같은 지표들은 건설업계에 대한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얼마나 지연되고 있는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지금 건설업계 위기는 건설업계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며, 오히려 정상적인 구조조정을 지연시킴으로써 그 화를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주) 대한건설협회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건설업계 부양을 위해 언제까지 가계가 빚을 내 집을 사줘야 한다는 말입니까. 또 이런 부동산 부양책과 건설 부양책을 주장하는 이들은 부동산 시장의 버블을 부인합니다. 국토해양부조차 얼마 전 "집값 거품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주장대로라면 현재의 주택시장 침체는 지극히 정상적인 시장 상황으로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없는데 왜 부양책을 쓰야 합니까.정말 집값 거품이 아무것도 없다면, 왜 지난 2008년말 집값이 급락할 때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 금융시스템이 위험해진다며 각종 유동성 지원과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등 투기 조장책, 그리고 미분양 물량 매입과 주택대출 규제 등 온갖 전방위적인 부동산 부양책은 왜 사용한 것입니까? 그리고 그렇게 집값 버블이 없어서 버블 붕괴 가능성이 없다면 왜 건설사들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책을 내놓는 것입니까? 이 같은 행태들을 보고 있으면 현 정부부는 '건설족의, 건설족에 의한, 건설족을 위한 정부'이지 일반 국민 대다수를 위한 정부가 아님이 분명합니다. 이런 정부 부처는 향후 한국 사회가 근본적 개혁을 할 기회가 있을 때 사실상 해체하고 새로운 주택정책의 틀을 짜는 수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으면 항상 핑계삼아 내놓는 표현이 '연착륙'입니다. 이에 대해 한 번 따져봅시다. 지금까지 나온 연착륙론은 사실은 집값 거품을 서서히 꺼트리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았습니다. 연착륙론이 구체적으로 주장한 내용들은 지금까지 부동산 경기 부양, 건축 규제 완화, 금리 인상 반대 등이었기 때문입니다. 말이 연착륙론이지 사실상 부동산 거품을 계속 키우게 하는 정책 방향이었던 것입니다. 2003년경부터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상당수의 정치권 인사와 관료들, 재벌계 연구소, 금융기관, 건설업계가 이런 식의 연착륙론을 내세웠습니다. 이 주장은 특히 2003년 10.29대책 이후 2004년 상반기 집값이 약보합세로 접어들었을 때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이후 2004년 하반기 당시 이헌재 재경-강동석 건교 라인이 10.29대책을 무력화하고, 적극적인 집값 부양책을 쓰게 됩니다. 이때도 그들은 ‘집값 연착륙을 위해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2005년 초부터 서울 강남과 분당 등 경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은 다시 거세게 뛰어 올랐습니다.

 

만약 그때 ‘연착륙’을 명분으로 집값 부양책을 쓰지 않고 확실히 투기심리를 잡았다면 지금 어떻게 됐겠습니까? 거품이 지금의 절반밖에 안 됐을 때니 지금처럼 거품 붕괴의 위기감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계속 ‘연착륙’ 운운하며 집값 거품을 빼는 작업을 늦춘 결과 어떻게 됐습니까? 2008년 말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위기가 극대화된 상태에서 부동산 버블 붕괴의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위기를 이제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던 것입니다. 2004년에 잡았으면 국가 전체로 2~3년 고생했으면 됐을 것을 지금은 최소 5~6년은 고생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지난해말 이후 정부가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을 쓴 결과 어떻게 됐습니까? 가계부채가 지난 한 해에만 45조원이 늘어났습니다. '연착륙'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부동산 거품의 규모를 더 키워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에서 또 미룰 수는 없습니다. 현 정권이 이런 식으로 건설 및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거품 붕괴를 막으려 한다면 실질적으로는 계속 거품만 커지고 향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품 붕괴를 더 큰 거품으로 막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카드채 사태 때 이런 사실을 경험했습니다. 카드 남발 문제가 처음 문제됐던 2001년 문제를 수습했더라면 2003년 카드대란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라도 막았다면 같은 해 11월 LG카드 붕괴 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빼야 할 거품을 제때 빼지 못하고 엄청난 신용불량자만 양산한 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파국을 맞고 말았던 것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버블 붕괴의 충격을 줄이겠다는 근시안적 시각을 탈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현 정부는 자신들 임기 내에 돌아올 버블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대손손 이 땅에서 살아갈 국민들에게는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를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한국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은 피해야 하겠지만, 지금 한국의 재벌급 건설업체 가운데 단 하나라도 쓰러지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집값이 여전히 일반 가계의 소득 수준 대비 지나치게 높은 상태이고, 어떤 은행도 파산 위험에 처해 있지 않은데 온갖 부양책을 동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파렴치합니다.


어렵더라도 당분간은 냉철한 자산시장의 가격 조절 메커니즘에 따라 부동산 거품이 자연스레 해소되도록 해야 합니다. 부동산 거품에 취해 무리하고 부실한 경영을 해온 건설업체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자연스레 퇴출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집값이 일정한 바닥을 찾고 유효수요가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부동산 경기를 가장 빨리 활성화하는 방법입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인위적으로 가격을 떠받치면 거래가 형성되지 않아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이제 대세가 기울었다는 것을 깨닫고 정부에 집값 부양책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해야 합니다. 새시 업체나 인테리어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거품이 해소돼 시장의 가격 신호에 따라 거래가 일어나는 것이 가장 빨리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는 방법입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집값 거품 해소가 늦어져 거래가 계속 침체되면 부동산 관련 업체들은 모두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수 있습니다. 또 가계 입장에서도 자꾸 부동산시장의 언저리를 맴돌게 하지 않고 빨리 손절매를 하고 부채를 청산하게 해 정상적인 경제생활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실물 경제를 하루라도 빨리 살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부동산에 돈이 묶여 있을수록 실물 경제는 악화되고 이것이 다시 부동산 시장을 더욱 위축하게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반면 건설업계를 부양하기 위한 재정력과 행정력은 아껴뒀다가 부동산 가격이 소득 수준에 맞게 조정된 일정한 시점에서 붕괴의 충격으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들에 대해 원칙과 기준을 정해 도와줘야 합니다. 

 

 현재 집값은 일반 가계의 소득수준 대비 여전히 너무 높습니다. 부동산 부자들을 핵심 정치기반으로 하면서 자신들부터가 부동산 부자들인 현 정권의 주요 인사들과 선동 언론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집값이 너무 높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건설 부양책을 쓰기보다는 오히려 지연된 건설업계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건설업계 구조조정 지연으로 장기 침체를 겪었던 일본의 전철을 피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부동산 부양책을 쓸 때가 아니라 집값 거품을 빼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오히려 거품 붕괴의 규모를 줄여 그나마 중장기적으로 거품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또한 한국경제가 선진경제로 도약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삽질경제'패러다임을 극복하고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드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948532&pageIndex=1&searchKey=&searchValue=&sortKey=depth&limitDate=0&agree=F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3. 11:27

저도 바빠서 다 챙겨보지는 못하는데 요즘 경향신문에서 '주거의 사회학'이라는 기획특집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몇 편을 읽어본 느낌으로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기사들과는 달리 주거문제에 대한 상당히 제대로 된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 인용하는 기사에서는 경향신문을 포함해 신문들의 보도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네요. (참고로, 제 코멘트도 몇 차례 인용돼 있습니다. ^^;) 그런데, 기사 가운데 부동산 광고 비율이 11~12%로 잡은 것은 1998년부터 잡고 딱히 부동산광고로 잡히지 않는 그룹 차원의 전략 광고 등이 빠져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실제로 부동산 버블기가 극에 이른 시점에는 일부 신문의 경우 30% 수준까지 갔습니다. 관련해서 아파트 광고에 대한 분석기사도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심층취재로 주거문제를 나름대로 깊이있게 접근하고 있는 경향신문에 격려를 보냅니다. 이런 보도들이 많아져야 경향신문이 다른 신문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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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4221809345&code=210000

 

 

[주거의 사회학]광고 속 아파트는 언제나 ‘궁전 같은 집’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4221811455&code=210000&s_code=af091


by 선대인 2010. 4. 22. 20:27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에 올라온 '매출1등'님의 글 '용인 부동산 분위기를 전합니다(두번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많은 분들이 첫번째 글을 읽고 화제가 됐기에 두 번째 글도 소개하니 참고바랍니다. 첫번째 글 못지 않게 생생한 경험에서 나온 글이라 현재 수도권 주택 시장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용인의 경우 버블 붕괴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지역이라 모든 수도권을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요.  첫번째 글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십시오. 저에 대해서는 상관 없으나, '매출1등'닝에 대해서는 인신공격 등 악플은 삼가주시길 인간적으로 당부드립니다. 많은 분들께 도움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소개하는 것이지 '매출1등'님 욕보이려고 이 글 소개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참, 그렇다고 제 의견이 '매출1등'님 의견과 똑같다고 읽지는 말아주십시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232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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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여기 저기에 옮겨져서 여러 의견들을 주셨고 모두 제 일처럼 읽어보았습니다.
당연히 저와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기에 모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하구요, 저는 제가 경험하고 고생했던 바를 공유하면서 조금이라도 피해를 막아보고자 두번째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자세히 길게 못쓰는 점을 양해해주세요. 그나저나 다음의 아고라는 정말 파워풀 하네요. 정부에서 왜 아고라 싫어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쪽지를 통해서 실제 '시세'를 여쭤보는 분이 참 많았은데요. 오늘은 '시세'에 대해서 제가 경험하고 느낀 분위기를 간략하게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첫번째 글을 올리고 나서 신중하게 생각해보니 실제 아파트명을 거론하는 것이 해당 아파트를 보유하신 분들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실제 상황인데다가 대세 하락기인 관계로 한 동네 내에 아파트 매도 호가가 거기서 거기라서요. 이해 바랍니다.


제가 1980년대 말부터 역마살이 끼어서인지 여기저기를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동대문구에 살다가 광진구에도 살다가 강남에서도 살다가 대전 유성에도 좀 살면서 수지 쪽을 왔다갔다 하다가 일 때문에 1999년도 초에 수지 죽전의 동성2차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수지에 입성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04년 초에 같은 수지 내의 상현동 현대성우5차로 갈아탔고 2007년 초에 흥덕의 경남아너스빌11단지에 분양 당첨되면서 소위 1가구2주택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명의는 서로 다릅니다) 부동산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10년 이상을 수지 및 용인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저에 대해서 용인 사람도 아닌데 왜 거짓말을 하면서 분위기를 흐리냐 등의 쪽지는 제발 안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쪽지가 굉장히 많이 왔는데 화가 나지는 않구요 현실을 잘 모르시는 듯 해서 상당히 안타까웠습니다.

 

아파트 시세를 묻는 분이 너무 많은데 간략하게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수지 상현동 현대성우5차는 평당600만원 중반의 분양가에 P를 1천 가량 주고 43평을 매수하였고 2007년에 6억 중반의 매도호가를 보였으나 현재는 4억에 내놓아도 아무도 보러 안옵니다. 평당 1천만원은 무너진지가 상당히 오래 되었습니다. 제가 첫번째 이야기에서 아파트를 파시려면 부동산 사이트의 하한가보다 20% 이상 싸게 내놓아야 할거라는 말에 흥분해서 쪽지를 보내신 분들이 많은데 정말 사실입니다. ㅠㅠ 제가 그나마 신뢰하는 닥터아파트를 보면 상현동 현대성우5차 43평 기준으로 하한가 4억에 상한가 4.6억입니다. 하한가가 4억이니까 계산해보면 3.2억에 내놓아야 팔린다는 얘기가 됩니다. 3.5억에 내놓으면? 어쩌다가 한분이 보러 오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절대 팔리지 않습니다. 제가 얘기한 20%는 체결 기준가를 말씀드린겁니다. 오해하신 분들은 잘 해석해서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집을 직접 팔아보세요. 제 말이 틀린지...) 다른 수지 지역, 기타 용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사이트가 어떤 공식인지 모르겠지만 하한가를 상당히 보수적으로(매도자에게 유리하게)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대성우5차 43평 기준으로는 3억 수준이 급매, 51평 기준으로는 3.4억 정도가 급매용 매도호가 수준인 듯 합니다. 그래도 확~ 팔릴거라고 예상하진 않습니다. 물론 수지 지역이 전체적으로 이런 분위기입니다.  타 용인 지역도 큰 차이 없습니다. 지하철역을 옆에 낀 아파트 사시는 분들이 거의 욕에 가까운 쪽지들을 보내셨던데 죽전이나 보정 쪽이 수지와 '매도호가' 가 같다고는 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5년 이내로 아마 시세가 거의 비슷해져있을겁니다. (수지도 나중에 지하철 들어오거든요? ;; ) 물론 5년 이후에도 지하철 주변의 전세/월세 시세는 수지보다는 당연히 비쌀 수도 있겠죠. 참고로 저는 현대성우5차는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팔 생각이 없습니다. 집은 한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다만 여름되기 전에 동천동 레미안으로 전세/월세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세금 불안해서 아마 월세로 들어가게 될 듯 합니다.

 

한달 전에 처분한 흥덕의 경남아너스빌은 분양할 때 평당1천만원에 분양하면서 소위 '로또'로 불리우던 아파트였습니다. 주변 동네 시세가 기본 평당 1300만원 이상은 가면서 전체적으로 상승세였으니까 로또가 당연한거겠죠. 기억은 잘 안나는데 거의 250: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었었고 당시는 정말 로또에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얼어붙고 금리 상승이 가시화되면서 매도를 고려하게되었고 결국 저번달에 5억2천만원에 43평을 매도 하였습니다. 옵션 포함 4억4천에 분양 받아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5억2천에 팔았으니까 정말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분들 중에서 매도를 말리는 분들이 1월초에 90% 이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월에는 80%, 3월에는 50%, 현재는 대부분이 잘했다고 하시네요. 아무튼 중간에 이자 내고 각종 세금에 양도세 감안하면 남는게 거의 없고 기회비용 고려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손해를 안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가장 많이들 궁금해하셨던 실제 거래된 시세는 이 정도이구요, 개인적으로 경험한 아파트의 시세에 대해서 제 생각을 정리해드립니다. 오해의 소지가 많으니까 용인 지역으로 국한하겠습니다. 욕설 가득한 쪽지는 사절입니다. ㅠㅠ

 

1. 시세라는 것은 사전적으로 의미가 상당히 복잡하지만 알기 쉽게 풀이하면 '실제로 거래된 가격의 표준(평균이 적절하겠네요)'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요새는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시세를 논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언론과 각종 사이트에서 떠들어대는 시세에 제발 현혹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본인이 직접, 혹은 주변의 정말 친한 지인이 실제 매도/매수한 가격이 시세일 뿐입니다. 그 시세에는 당연히 경매가도 포함되구요. 제가 첫번째 이야기에서 경매가가 시세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경매 외에는 거래가 당분간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경매가가 시세가 될거라고 설명 드린거였습니다.

 

2. 매도자 분들 중에는 같은 동네에서, 혹은 같은 아파트 내에서 입지와 동호수를 따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동호수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건 상승세 때에나 의미가 있고, 이런 하락기에서는 '로열층/로열동' 이라는 단어는 매도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단어입니다. 2-3층이 4억에 팔렸으니까 15층인 내 집은 4.5억은 받아야해라는 생각은 매수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입니다. 하락기에는 플러스요인보다는 마이너스요인 중심으로 거래가 체결됩니다. (예를 들면, 로열층이라서 5천을 더 받는 구조가 아니라 로열층이 4억이니까 2-3층은 3.5억에 마이너스가 되어서 팔리는 그런 구조란 얘기) 제가 최근에 매도한 흥덕의 경남11단지 아파트는 중간층이며 전망이 정말 끝내줍니다. 용서고속도로도 2분만에 진입하구요. 골프장이 한눈에 보이는데 한국에 그런 집 거의 없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시세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3. 시세를 예측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거래가 되지 않아서 시세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인데 현재 상황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시세를 예측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가네요. 점쟁이가 아닌 이상 어떻게 맞추죠? 확실한건 용인지역은 매수 세력이 없기 때문에 폭락이던 서서히던 결국 가격은 계속 하락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물론 구매 수요는 없으나 입주 수요는 지하철에 가까운 아파트에는 확실히 있긴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세/월세 수요일 뿐이고 그 사람들이 구매 수요로 돌아설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몇년간 부동산에서 만난 모든 업주들과 실장들이 다들 시세를 예측하더군요. 제대로 예측한 사람이 몇명일까요? 당연히 한명도 없습니다. 부동산 업자 말 듣지 마세요. 그들은 거래가 생겨야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기본적인 입장이 매도자와 다릅니다. 상승세일 때에는 물건이 귀하니까 매도자와 부동산업자가 친했고 지금처럼 하락세일 때에는 매수자와 부동산업자가 서로 더 친해집니다. 부동산 업주 입장에서는 '아파트 물건 있나요?' 하고 찾아와주면 업어주고 싶은 기분이 들겠죠. 물론 주변에서 수수료 이외에 뒷돈을 챙겨주면서 부동산 업자와 짜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아파트를 매도한 경우를 목격하긴 했습니다만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4. 선거, 원자재 상승, 건설시장 악화로 인한 정부 대책 등을 운운하시면서 '시세' 상승을 예측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다. 특히나 대출 많이 끼고 아파트 구매한 분들이 즐비한 용인 지역에는 그런 분들이 정말로 많습니다. 저는 역으로 그분들에게 항상 되묻습니다. 용인에서 선거가 없었다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적이 있었는냐? 원자재가 고점대비 하락했다고 분양가가 하락한 경우가 있는지를요. (건설시장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거라는 의견은 논의할 가치가 없어서 그냥 덮겠습니다) 타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견입니다만 정부에서는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소유자의 불만 때문에 표가 줄어드는 것보다는 오히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가계금융 부실화를 더욱 걱정하지 않을까요? 두가지 요인 모두 아파트 가격 상승에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이지요. 가계금융 부실에 대한 논의가 쟁점화 되어가는 듯 한데, 부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대출 규제를 푸는 멍청한 짓을 하는 정부는 없습니다. 오히려 규제를 강화할거고, 정책보다 미리 움직이는 은행들은 자금 회수를 위해 목을 죄어올거고 결국 대출 많이 끼고 산 집들이 매물로 쏟아질거기 때문에 집 값이 오르기 힘들다고 봅니다. (유난히도 담보 대출이 넘쳐나는 용인 지역 아파트는 그럴거라고 100% 확신합니다. PD수첩에서 판교 말고 용인도 한번 전체 등기를 까봤으면 좋겠네요)

 

5. 시세를 어떻게 결정해서 부동산/매수자와 얘기해야 하는가? 일단 사람들이 보러오게 하는게 중요합니다. 특히 용인지역은 하락세가 심하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입지나 여건을 내세우기 보다는 매도호가를 낮추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해당 아파트의 입지나 여건은 다 공부해가지고 옵니다. 부동산 사이트나 부동산에서 얘기하는 시세는 어디까지나 매도자 관점의 가격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체결이라는 것은 매도자는 더 이상 오르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매수자는 더 이상 내려가기 힘들다고 동시에 판단해야 형성됩니다. 하지만 현재 용인 시장에서의 잠재 매수 수요자들 중에서 더이상 가격이 내려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명도 못봤습니다.

 

6. 시세와는 좀 어긋날 얘기입니다만 요새 거래비용과 금리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더라구요. 아무튼 엄청난 거래비용과 금융비용을 고려한다면 신규 분양 아파트 기준으로 3년후매도/50%대출 이라고 감안하면 최소 분양가보다 35~40% 이상 올라줘야 똔똔이 됩니다. 계산기 뚜들기시면 대충 견적 나옵니다. 분양 시점부터 실제 집을 팔기까지 6년을 잡으면... 머 2007년처럼 폭등해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6년 걸리는 거라면 저축은행에 분산해서 예금 넣는 것이 훨씬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결국 집값이 오를텐데 무슨 헛소리냐는 말씀도 참으로 많으셨는데 이 부분은 제가 명확히 답변 드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본 관점으로는 현재의 전세가 상승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승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분석을 할 여건도 안되고 충분한 양의 전국 데이터도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확연히 줄었는데 그 사람들도 집에서 살긴 해야 할테니까 전세/월세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카페의 글을 읽어보면 감가상각을 고려하여 전세가격이 실제 분양가격보다 높아야 한다는 말씀도 계시는데 이론적으로는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할 것 같진 않습니다. 전세가격이 실제 분양가격에 접근할수록 당연히 전세보다는 월세가 많아지겠죠. 외국의 사례처럼 전세가 거의 사라지고 월세가 넘쳐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사실 전세라는거 자체가 말도 안되는 시스템이죠) 시간이 없는 관계로 대충 월세에 대해서 분당 지역 기준으로 적어 드리면, 판교 2억짜리 전세 기준으로 지난주에 1억 보증금에 월50만원으로 계약된 사례가 몇건 있습니다.  참고하시구요, 월세 구하시는 분들은 거짓말쟁이들 넘쳐나는 판교지역의 부동산에 절대로 속지 마세요.


일을 해야 해서 이만 줄입니다. 공유할 내용이 너무 많은데 글 실력도 딸리고 시간도 없고 좀 안타깝네요. ㅠㅠ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4. 22. 15:55
어제 네이버 부동산에 '집값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던 글인데 조회수가 23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저도 아침에 조회수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는데, 네이버 편집자가 조회수 신기록이라고 하네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지는 내용인 듯해 다시 한 번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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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버블기에 그 동안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고 쓰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라고 읽는다)라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방향으로, 일반 가계들이 집을 사게 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부동산에 지금이라도 투자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을 때 그런 사람들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부동산 투자를 유도하는 여러 가지 근거들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라면 “앞으로 집값이 상당 기간 떨어질 테니 몇 년간은 집을 쳐다보지도 말라”고 말하겠는가? 아마 그러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그 업계에서 몇 년 안에 밥줄 끊기기 십상일 테니까 말이다.

 

 물론 이들도 집값에 대해 항상 오를 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집값에는 대체로 기복이 있는데, 항상 오른다고 해서야 자신들의 말이 엉터리임이 금방 들통날 테니 말이다. 특히 상황이 압도적일 때는 그들도 표현을 조금씩 바꾼다. 예를 들어, 2008년 여름까지도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던 상당수의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이 급락했던 2008년 하반기와 2009년 초에는 “집값이 한동안은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지난해 상반기에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이번에는 다시 ‘집값이 바닥을 쳤다’ ‘이제는 대세 상승이다’라고 많은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이 말을 바꿨다. 그러다 또 다시 연초에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상저하고(상반기에는 집값이 떨어졌다가 하반기에 오른다)’라는 식을 말을 바꾸더니 이제는 "긴 조정이 지속될 것이다’ "대세상승은 끝났다. 하지만 폭락은 없다’라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입장을 시시때때로 바꾸는 사람들은 그나마 양심(?)적인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한 술 더 떠 "오히려 주택시장이 침체인 지금이 집을 사야 할 적기"라는 선동을 내놓는 뼈 속까지 선동꾼 기질이 다분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구사하는 편리한 어법 가운데 하나는 “향후 1~2년까지는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그 이후에는 집값이 다시 뛸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소위 가격이 조금 하락할 때 사놓으면 나중에 다시 오르니까 사라는 식의 조언이다. 이 사람들은 주식시장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주식을 매도할 때 주식을 사라”는 격언처럼 상당수 사람들이 주택 가격을 매도하려 할 때 집을 사두라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빠른 속도로 집값이 회복했을 때를 거론하며 ‘오히려 지금이 집을 사야 할 적기’라고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선동은 스스로도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 가운데 내놓는 선동에 불과하다. 그들은 우선, 부동산시장의 사이클이 주식시장의 사이클보다 훨씬 길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일반 가계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식시장은 이른바 ‘단타매매’가 가능하지만, 주택시장에서는 일반 가계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필자가 여러 차례 설명한 것처럼 주택시장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격으로 보면 보통 10~20년 정도의 장기 파동을 그린다. 이미 필자가 다른 글에서 사용한 바 있는 아래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주택시장도 국민은행 가격지수가 작성된 1986년 이후 1차 버블기를 거쳤고, 이제 2000년대 내내 지속됐던 2차 버블 상승기도 수도권 핵심지역의 경우 2006년말, 수도권 외곽 지역의 경우 2008년 상반기를 고점으로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있다. 2007년 이후로는 집값은 높이 유지되는 반면 잠재적 매도자와 매수자간 기대가격의 심한 괴리로 거래량이 급감하는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기간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사실 2008년 하반기부터 세계적 경제위기와 함께 부동산 버블 붕괴 초기에 진입했으나 현 정부의 사활을 건 부동산 부양책에 의해 저지됐다. 하지만 지연됐던 부동산 버블 붕괴가 이제 다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도표1] 부동산 파동기로 본 현재 집값 수준 


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국민은행 가격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서울의 한강 이남 11개구의 주택가격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격으로 나타냈다. 흔히들 국내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알고 있지만, 국내 집값도 10여년 이상의 주기를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말 이후 실질 주택 가격은 고점을 찍고 내려왔으나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여전히 집값 거품을 빼야 할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와 현재는 부동산시장 사이클 측면에서 현저히 다른 국면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집값은 신체로 비유하자면 2006년 말의 머리 꼭지에서 이미 어깻죽지 정도까지 내려왔지만, 여기에서 다시 머리 꼭지 위로 올라갈 일은 앞으로 대부분 지역에서는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주택시장 사이클 측면에서 볼 때 발바닥까지 내려갈 일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일반 가계가 잔뜩 빚을 내 지금 집을 산다고 해보라. 과거 일본의 버블 붕괴 초기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졌다고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덜컥 샀던 사람들처럼 장기간에 걸쳐 돈을 묵히면서 집값 때문에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다. 그 기간 동안 내야 하는 이자비용과 세금, 그리고 자산 가치 하락, 기회비용 손실 등을 생각해보라.

그런데도 이들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줄기차게 집을 사라는 얘기만 해왔다. 집값이 떨어지면 지금 싸니까 사라고 하고, 집값이 오르면 더 오르기 전에 사라고 하는 식이다. 이들은 집값이 오르나 내리나 ‘늘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고 밖에 표현하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들리지 않도록 포장하는 것이 이들의 기술이라면 기술이다. 여전히 대세 하락 초기 국면인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마치 주식시장의 조정기나 일시 하락기처럼 포장하는 것도 그 같은 수법 가운데 하나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집값이 떨어질 만한 요인들은 생략한 채 계속 집값이 오를 이유들만 포장해내는 데는 도가 텄다. 그렇게 들고 나온 이유들이 소위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을 때까지는 공급이 부족하니 집값은 계속 오른다’ ‘한국처럼 좁은 국토에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된 나라에서는 수도권 집값은 떨어질 수가 없다’ ‘매년 수도권 인구는 계속 늘어나니 집값이 안 떨어진다’ ‘향후 1인가구가 계속 늘어나므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돼도 주택 수요가 줄지 않는다’ ‘교육 여건과 생활여건이 좋은 강남의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시중 부동자금이 갈 곳은 결국 부동산이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더 풀리면 집값이 뛴다’ ‘토지 보상금이 풀리면 다시 집값이 뛴다’ ‘어느 어느 지역은 이런 저런 호재로 뛸 수밖에 없다’는 등의 주장들이다. 이들 주장은 부분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요인들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이런 저런 선동적 요소들이 모두 현재의 집값 거품을 키우는데 일조했고,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요인들이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왔다. 또한 주택보급률 문제, 1인가구 문제, 수도권 인구 집중, 지역적 양극화 등에 대해서는 필자가 이미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주장이 얼마나 근거가 빈약한 낭설인지를 충분히 설명했다. 필자의 글을 그 동안 꾸준히 읽어온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혹자는 ‘지금까지는 이들의 주장이 대체로 맞지 않았느냐’라고 반론할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주장이 2006년 말 또는 2008년 초까지는 대체로 맞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집값 대세상승기 동안에는 어떤 엉터리 이유를 갖다 대도 그 주장이 대체로 맞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떤 이유로든 이들의 주장이 대중적으로 영향력을 갖게 되면 이들의 주장 자체가 ‘자기 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되기도 한다. 이들의 주장은 부동산 재테크 관련 사이트나 이들 스스로가 만든 웹사이트, 그리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선동적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여과 없이 대중들에게 전달된다.
        
 문제는 집값 사이클이 변곡점을 지나 대세하락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그들의 주장이 맞을까 하는 것이다. 그들이 그 동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논리적으로 부동산 사이클을 전망해왔다면, 그들은 대세하락기에는 집을 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럴 만한 객관적으로 검증된 전문성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그렇게 판단한다 한들 집값 상승기 때와 마찬가지 목소리로 집값 하락을 예측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다. 이미 우리 연구소를 비롯해 상당수의 경제연구소들이 집값 대세하락을 경고하는 (물론 이들은 우리 연구소처럼 주택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들여다보지 못하다 보니 이미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향후 몇 년 안에 대세하락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현실을 정확히 보지는 못하고 있다) 시점에서도 이들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대세하락을 부정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쓰는 표현은 ‘긴 조정’ ‘긴 보합’이라고 표현한다. 그들은 결코 ‘매도’의견을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들처럼 절대 하락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사실 각 가계가 집을 사거나 팔거나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우리 연구소는 주로 국민경제 전체 입장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면서도 쾌적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주택 및 부동산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워낙 선동 일변도의 주장만 난무하고 있기에 부득불 우리 연구소가 연구, 분석한 주택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지금 네이버 부동산에 우리 연구소가 글을 연재하는 것도 바로 그런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 안에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가계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 거래가 일어날 경우 시장경제 전체로는 후생 수준이 극대화되지만, 사기적이고 선동적인 정보가 난무하는 사기판과 같은 시장에서는 누군가는 사기적인 이득을 보지만 선동적 정보에 넘어간 상당수의 사람들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손실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기판과 같은 시장에서 제대로 된 정보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일반 서민 가계일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해야 할 상당수 국내언론들부터 부동산 광고 등을 매개로 한 이해관계에 찌들어 엉터리 왜곡정보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우리 연구소라도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선동적인 정보들을 걸러내기 위해 부동산시장의 큰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 큰 흐름을 참고해 집을 사고 팔지는 각 개개인들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극단적으로 말해 소득이 충분하고 지금의 집값이 자신에게 주는 효용가치에 비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을 절대 말리지도 않고, 말릴 권한도 없다. 그것은 각 개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다만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하고 이해관계에 물든 선동적인 정보에 휩쓸리는 대다수 서민 가계들이다. 이들은 사실상 자신의 전재산이 걸린 주택 매입을 고려하면서 지나치게 선동적인 정보들에만 일방적으로 노출돼 있다. 사실 충분한 재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 필자가 걱정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재력가들은 이미 주택시장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미 자산 포트폴리오도 조정하고 있는 반면 일반 서민 가계들은 여전히 선동적인 정보들에만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 서민 가계들에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적어도 ‘주택 시장 침체기인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일부 선동가들의 선동에 현혹돼 무리하게 빚을 지고 집을 사는 우를 범하지는 말기를 당부한다.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모아놓은 전재산 2억원에 추가로 2억원 정도의 빚을 내 집을 살까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실수요자’라고 규정하는데, 이미 그 정도면 자신이 현재 수준의 집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없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일본에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때 일본 언론이나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말했는지를 살펴보면 판단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일본 도쿄 등 3대 도시 주택지의 가격 추이를 나타낸 <도표2>에 당시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주로 보도됐던 이들 부동산전문가들의 발언을 정리해보았다. 어떤가. 2000년대 내내 국내에서도 너무나 익숙하게 들은 말들이지 않은가. 특히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초기에도 “집값이 떨어졌을 때 집을 사라” “지금 집 안 사면 앞으로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등의 감언이설이 난무했다. 그런데 수년 후 언론과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다른 소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집을 처분하라!” 그런데 그 사이에 집을 샀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특히나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의 선동에 현혹돼 거액의 빚을 내 무리하게 집을 샀던 사람들은 말이다. 

 


(주)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by 선대인 2010. 4. 21. 12:45

2008년말~2009년 초 주택 가격 급락기가 끝난 뒤 정부의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에 힘입어 주택 가격이 반등할 당시 상당수 언론들은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대비 수십 %씩 폭증했다며 거래가 매우 활발한 것처럼 기사를 쏟아냈다. 이는 통계를 잘못 이용한 전형적인 선동보도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주택거래가 극도로 침체됐던 2008년 말과 2009년 초의 아파트 거래량과 비교해 거래량이 전월 대비 수십 %씩 폭증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현실 인식을 오도할 가능성이 컸다. 가정적인 예를 들자면, 침체기여서 거래량이 100건에서 130건으로 늘었을 경우 ‘30%나’ 폭증한 것이지만, 원래 평균적인 거래량이 1000건 수준이었다면 이는 여전히 상당히 미약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 상당수 언론들이 매번 폭증했다고 보도한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었을 때가 수도권 기준으로는 2006년 말 폭등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더구나 지난해 가계 부채가 집값 폭등기인 2006년 수준을 뛰어넘어 증가했지만, 아파트 최대 거래량이 이 정도 수준에 불과했던 사실을 알려주는 언론은 눈 씼고 찾아봐도 없었다. 오히려 대다수 언론들은 이 같은 ‘큰 그림’은 보여주지 않고, 매월 거래량이 큰 폭으로 폭증하는 것처럼 선동해댔던 것이다.

 

어쨌거나 지난해 4분기 이후 거래량이 급격히 줄면서 이 같은 선동보도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됐다. 그런데 지난해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거래량 통계를 가지고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오도하는 글이 최근 다시 등장했다. 한 부동산 정보 업체 관계자는 2010년 3월의 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2월에 비해 20% 가량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며 이를 두고 ‘시장 이상현상(market anomaly)’라고 표현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거래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뛰는 게 정상인데 이번에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으니 ‘아파트 시장에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격 하락폭이 심하지 않고 거래도 많다. 이는 저가 매수자들도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라며 얼마든지 주택 매수 세력이 대기하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전인수격의 해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회원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매도)호가를 중심으로 가격 지수를 작성하는데 이는 거의 사기적인 조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있을 때  설명하기로 하고 이번 글에서는 그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의 거래량에 대한 해석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하자.

 

아파트 거래 침체가 매우 심할 때 전월 대비 거래량 증가 비율이 마치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통계를 제대로 읽는 능력이 없음을 입증하거나, 아니면 통계를 이용해 독자들을 속이는 것일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같은 극심한 주택 거래 침체기에 전월 대비 20% 정도 늘었다고 해야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큰 틀에서 보면 여전히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기 위해 아래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아파트 거래량을 월별로 나타낼 경우 이사철이 겹치거나 신규 입주 물량(유감스럽게도 한국의 아파트 거래량에서는 기존 아파트 매매 거래뿐만 아니라 신규 입주 물량도 입주 시점에 거래량으로 잡고 있어서 아파트 거래량 통계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의 증감에 따라서도 진폭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변수를 줄이기 위해 아파트 거래량을 분기 단위로 보면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상대적으로 좀 더 정확히 볼 수 있다.

 

<도표1> 

 (주)온나라부동산포털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도표1>을 보면 알 수 있듯이 2010년 1월의 아파트 거래량은 상당히 위축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전월 대비 ‘20%나’ 늘어났다는 거래량이 사실은 크게 보면 미미한 변화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해당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가 ‘시장 이상현상’이라고 떠든 것은 사실은 전혀 이상현상이 아니다. 큰 틀에서 보면 주택 거래가 침체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일 뿐이다. 자신의 무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기복을 대단한 변화인 양 멋대로 해석해 ‘이상현상’이라고 호들갑떨고 있을 뿐이다. 연장선상에서 “가격 하락폭이 심하지 않고 거래도 많다. 이는 저가 매수자들도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라는 주장도 자신의 희망 섞인 기대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다.

 

왜 그런지 <도표2>를 참고로 현재의 아파트 거래량이 얼마나 위축돼 있는 상황인지 추가 설명을 해보자.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아파트 실거래가 공표 시점 이후부터 집계됐으므로 그 이전의 거래량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필자는 1996년 이후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자체적으로 추정해보았다. 대중적인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의 상관관계 함수를 이용해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증감에다 주택 가격 수준을 감안해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작성한 것이다.

 

<도표2>


 (주) 한국은행 및 국토해양부 자료를 바탕으로 KSERI 추정, 작성


이 같은 추정 거래량은 국민은행이 가격지수 작성시 매월 조사하는 아파트 매도-매수세 동향과 매우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적실성 있는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도표에서 2006년 이전 분홍색 부분은 바로 이렇게 도출한 추정에 의한 거래량 추이다. 또 자주색 점선은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10만호를 기준으로 필자가 표시한 것으로 시계열상의 데이터 분석과 필자의 경험으로 짐작하건대, 거래량이 이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택시장이 침체기로 빠져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래량 추이를 보면 1차 폭등기 때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뛰면서 전국 아파트 거래가 매우 활발했다. 2차 폭등기 때는 수도권에서만 집값이 뛰었고 이미 집값이 많이 뛴 상황이어서 거래량이 1차 폭등기 때에 비해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의 거래량은 1차 폭등기 때를 능가하는 것으로 이 때 가격과 거래량이 단기간에 폭증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2010년 1분기의 거래량이 얼마나 위축돼 있는지 더욱 여실히 느껴질 것이다. 문제의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가 3월의 거래량을 두고 ‘이상현상’이라며 호들갑 떨며 ‘저가 매수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아파트 거래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제대로 파악할 능력도 없는 사람이 각종 언론에서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로 대접받는 한국의 현실 자체가 안타까울 뿐이다. 이는 이 같은 허무맹랑한 주장들을 걸러내는 제대로 된 전문가나 언론이 없다는 현실과도 직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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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4. 21. 12:19

 

 

얼마 전 가계부채와 아파트 거래량의 함수 관계를 통해 2006년 이전의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추정한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통해 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 정도와 향후 주택 가격을 전망한 바 있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십시오.

 

아파트 거래량이 예고하는 부동산 장기 침체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215917

 

 

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 한 번 생각해볼까요?  2006년 4분기 수준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향후 가계부채는 얼마나 늘어야 할까요?

 

2006년 수도권 2차 폭등 이후 주택시장 거래 침체기에 접어든 2007년부터 아파트 거래량과 가계 부채 증감액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2006년 4분기 수준의 거래량인 분기당 22.5만건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얼마나 가계부채가 증가해야 하는지를 추정해 봤습니다. 그 결과 아래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가계부채는 분기별로 약 32.4조원까지 늘어나야 하는군요.

 

2009년 4분기에 10.1만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는데 약 16.4조원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한국 가계가 분기별로 28.5조원까지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을까요? 또한 시중은행들은 그 정도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도록 대출을 마구잡이로 해줄 수 있을까요?

 

         <도표1>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분기당 32.4조원이 얼마나 많은 액수인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도표2>의 분기별 가계부채 증감액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했던 '1차 폭등기'의 핵심 기간이었던 2002년 1~3분기에 가계부채가 25조원을 넘어선 적이 있습니다. 이후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했던 2차 폭등기의 핵심 기간이었던 2006년 4분기의 가계부채 증가액은 21.0조원까지 늘었습니다.

 

이후에는 주택 거래량이 확 줄어들면서 가계부채 증가액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이미 빚을 내서 살 사람들도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제는 남아 있는 잠재 매수자들이 평균적으로 과거보다 소득이 더 부족한 사람들이어서 과거 아파트 폭등기와 같은 정도의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려면 그만큼 더 많이 가계부채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런 가계들이 2006년 4분기 수준으로 거래를 하려면 분기별로 32.4조원이나 가계부채가 늘어나야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바람직할까요? 아마 인위적으로 가계부채를 이만큼 늘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면, 이후는 정말 'hard landing'도 아닌 'crash landing'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도표2>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결국,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향후 주택 가격은 어떤 식으로든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폭등은 향후 몇 년 안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온갖 너즈분한 핑계를 대며 2,3년 후에는 집값 폭등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사기 선동일 뿐입니다. 그런 분들은 "집값 떨어졌을 때가 집을 살 적기"라고 선동할 게 아니라 자신들부터 집을 여러 채 산 뒤 계약서 인증샷을 인터넷에 올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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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4. 20. 08:08

오늘 다음탑화면에 노출된 기사 가운제 하나가 "이명박 정부가 집값 잡았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얼마 전 미디어오늘 인터뷰를 통해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는데, 이 인터뷰를 보면서도 그 전도된 인식 때문에 무척 곤혹스럽다.


우선,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설명하자면,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필자가 이미 수도 없이 언급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건설족 관료들과 정치인들에게 마구 휘둘렸다. 또한 어떻게 해야 주택 투기를 잠재울 수 있는지 몰랐다. 무능했고, 무기력했고, 도덕적해이로 넘쳐났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 실패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이미 입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기적으로 어찌하다 보니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되다 보니 "이명박 정부가 집값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모양인데, 이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이명박 정부가 집값을 잡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비이락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가 시작된 뒤 주택 시장 주택시장 침체가 오다 보니 일어나는 착시현상이다. 이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모르는 데서 오는 착각의 소치다. 필자가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현재의 주택시장 침체는 주택의 추가 수요 고갈로 일어나는 현상이며 시장 압력에 따라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주태가격 하락이 현 정부의 각종 정책 때문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다.

 

오히려 현 정부는 내각의 상당수가 부동산 부자들이며, 자신들의 핵심 정치적 기반 또한 부동산 부자들이어서 부동산 거품 떠받치기에 사활을 건 정부다. 경제 위기 이후 투기 조장책과 대규모 토건 부양책, 부동산 감세 정책에서 이미 봐온 바다. 지금도 부동산 거품 붕괴를 최대한 막기 위해 향후 한국경제에 닥칠 부담을 뻔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출구 전략을 지연시키기 위해 한국은행 총재까지 꼭두각시를 내세웠다. 요약하자면, 현재 집값은 이명박 정부 ‘ 때문에’ 잡히고 있는 것이 아니고, 이명박 정부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자기 조절 기제 때문에 잡히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연관해서 바로잡을  궤변은 보금자리 주택 공급 추진 때문에 미분양이 늘고 있다는 부동산 업계의 주장이다. 이 또한 보금자리 주택 공급 추진과 주택시장 침체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과정에서 생겨난 착시일 뿐이다. 미분양이 느는 것은 기본적으로 2000년대 내내 건설업체들이 여전히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분양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너무 높은 집값 수준에서는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가계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건설업계는 요구하는데,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금도 일반 가계의 ‘고분양가 거부증’이 심각한데, 분양가를 더 높이고 싶으면 더 높여보라. 경제위기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으로 살려놓았더니 고분양가로 화답하는 건설업체들은 더 이상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한편 수도권 외곽의 민간 분양과 달리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고, 언론들과 합작한 ‘반값아파트’ 여론 조작 때문에 보금자리 주택의 청약률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밝혔듯이 보금자리 주택과 민간 분양 주택의 청약 대상은 엄연히 다르다. 또한 과거 같으면 한두 군데 청약률이 좋다고 대부분의 청약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있었나? 더구나 입주할 수 있는 보금자리 주택이 단 한 채도 공급되지 않은 사전예약 단계에서 무슨 시장 영향력을 발휘하는가? 그런 식이라면 왜 판교신도시 공급 때는 집값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집값이 폭등했나? 이 또한 일반 가계들을 무차별적으로 선동하던 건설업계와 부동산 정보업계, 그리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언론들이 자신들의 선동 주장이 무색해지니 보금자리를 제물로 삼아 면피하려는 것일 뿐이다.


참고로, 보금자리 주택은 절대 ‘반값 아파트’가 아니다. 필자가 예전에 설명한 바 있듯이 ‘토지 조기 보상+턴키 입찰 시공’은 고비용 구조 아파트다. 다만 정부가 그린벨트 싼 땅을 풀어서 짓는데다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주변 지역에 워낙 거품이 많이 끼어 상대적으로 싸 보일 뿐이다. 이미 사전예약 단계에서 서울 강남 지역 이외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90%에 육박하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 공급 구조로 볼 때 향후 분양가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집값 거품이 계속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몇 년 후 입주 시점에는 보금자리 주택은 ‘반값 아파트’가 아니라 ‘시세 초과 아파트’가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우리 연구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주제는 최근 10년간 한국경제 및 부동산시장 진단과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거나 우리 연구소포럼을 방문하셔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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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4. 19. 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