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대 65.2%. 일반국민과 전문가들이 각각 6개월 전과 비교해 경제가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반대로 같은 시기 경제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46.7% 대 14.1%로 나타났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201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과제’ 자료에 실린 설문조사 결과다.


당혹스럽다. 일반국민과 전문가 그룹의 평가가 어쩌면 이토록 상반될 수 있을까. 정부 발표 내용만 봐서는 전문가 그룹의 인식이 맞는 것 같다. 정부 발표내용은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 회복세” “위기극복의 모범사례” “물가 및 부동산시장 안정적 관리” “국제 논의의 ‘중심국가’로 도약” 등의 표현으로 넘쳐났다. 지표를 봐도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GDP성장률이 8.1%였고, 소비자 및 기업심리가 기준치 100을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다고 하니 정부가 너스레를 떨 만하다 싶다.

  

그러면 국민들이 ‘집단 염세주의 증후군’에라도 걸렸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사실 국민들의 현실 인식이 더 정확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그런 평가 자체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발전의 궁극적 목표는 일반가계의 일자리와 소득 증가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이기 때문이다. 그 일반가계들이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 같은 경제 성장은 의미 없거나 해롭기까지 하다.


왜 이런 상황이 나타날까. 우선, 통계지표들이 현실과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 실업률은 2000년대 거의 내내 3%대를 유지했다. 당장 5월 실업률만 해도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에 가까운 3.2%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실상 실업 상태인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고 ‘전 노동력의 알바화’ 등으로 불완전 취업자 수는 치솟았다. 이 때문에 우리 연구소가 분석한 체감 실업률은 2003년 8~9%대이던 것이 최근에는 13~15% 수준까지 상승했다. 사상 최악의 실업난을 겪고 있는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 당국이 숫자놀음을 통해 실업률을 3~4% 수준에 맞추고 있지만 실제 고용사정은 매우 참담한 수준인 것이다. 이뿐 아니라 일반 가계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수준은 소비자물가 지수보다 훨씬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경제 회복의 과실이 재벌 등 소수에만 돌아가는 구조도 문제다. 경제위기 전에 비해 30% 가량 오른 원달러 환율은 일반가계들의 구매력은 확 떨어뜨렸지만, 수출 대기업들의 원화 표시 매출액은 대폭 늘려 주었다. 어찌 보면 일반 가계들이 성금을 걷어 수출 대기업들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준 셈이다. 정부의 토건부양책도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 지난해 현 정부는 노무현 정부 당시에 비해 약 30조원 늘어난 51조원의 공공토건사업을 발주했다. 하지만 다단계 하청구조 때문에 이 돈들의 대부분은 중간에서 녹아날 뿐 밑바닥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이런 식의 구조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경제 성장을 해도 가계 부문의 몫은 계속 주는 반면 기업과 정부부문의 몫은 커지고 있다.


겉으로 호조를 보이는 경제지표조차도 사실은 빚잔치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 더욱 문제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올해 예정된 것까지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총지출은 노무현 정부 말인 2007년 대비 약 230조원이나 늘었다. 이는  GDP의 약 23%에 해당하는 액수다. 바꿔 말하면 공공부문 지출만으로도 3년간 누계로 GDP가 23%는 성장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3년간 경제 성적표는 어떤가.


지금 현 정부는 세계 최고 속도의 경기회복을 자화자찬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자랑하는 경기 회복이라는 요리는 온갖 빚잔치와 통계놀음, 극단화된 양극화 경제라는 불량 재료로 만들어낸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불량식품을 국민에게 먹일 것인가. 이미 국민들은 불량식품을 너무 많이 먹어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절규하고 있다. 고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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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25. 08:30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연구소가 지난해부터 경고했던 대로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이미 지난해 반등기에 대해 정부가 막대한 부양책을 써서 만들어낸 일시적 반등기일 뿐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실상 2008년 말 경제위기와 더불어 국내 부동산 시장도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었지만,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위해 폭탄 돌리기국면을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같은 정부의 억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택시장은 또 다시 경제위기 초기 상황과 비슷한 수준까지 꺾이고 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 한 해에만 가계 부채 45조원이 늘어나고 51조원 가량의 토건 부양책을 사용하는 등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천문학적인 기회비용이 소진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막대한 자원을 소진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의 붕괴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같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부인하면서 집값이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식으로 선동하는 사람이나 언론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선동할 때는 매도호가 위주로 작성된 사기적인 가격 정보를 이용해 그렇게 주장합니다. 실제 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매도호가 위주로 가격을 떠받치면서 조정 기간이나 약보합 시기가 지나면 다시 오를 것처럼 일반 가계들을 선동합니다. 예를 들면, 대부분 부동산업계와 건설업계의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작위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집값 오른다"고 선동 보도한 파이낸셜 뉴스 보도나 "올해 4분기부터 집값 반등한다"는 건설업자들의 부설 연구기관인 건설산업연구원의 발표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흐름을 보면 이미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 있음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그 동안 우리 연구소는 수도권 각 지역의 시세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 아파트 단지 수천 곳의 실거래가 흐름을 조사해 왔습니다. 그 같은 실거래가 추이를 바탕으로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사기적 호가 지수가 아닌 실제 가격으로는 이미 대세하락 흐름에 접어들어 있음을 강력히 주장해온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소가 축적해온 그 방대한 데이터를 제한된 지면을 통해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저희 나름대로 개별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사례를 보여드리기는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몇몇 사례만을 보고 대세하락 흐름을 알기에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6 9일 방영된 KBS 추적60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보고, 대세하락 시작됐나?>편의 제작을 돕는 과정에서 그 동안 저희 연구소가 축적해온 실거래가 자료들을 바탕으로 가격 패턴을 만들게 됐습니다.

 

설명에 앞서 두 가지 전제를 달고자 합니다. 우선, 이번에 정리한 실거래가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면적형인 60, 85, 115형 전후의 아파트들을 기준으로 잡아 분석했습니다. 사실 가격 비중이 크고 고점 대비 낙폭이 큰 115형 이상 아파트의 실거래가들을 포함했다면 실거래가 하락폭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이 글에서 공개하는 실거래가 분석 자료는 가격지수가 아닌 가격패턴 정도로 봐야 합니다. 추적60분팀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작업 의뢰를 받게 되다 보니 시간 제약상 가격지수라고 할 정도로 매끈한 모양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큰 흐름에서는 가격 패턴의 움직임과 가격지수가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고 봐도 전혀 무리는 없을 겁니다.

 

이제 이렇게 실제 가격패턴을 산출한 결과를 아래 <도표1>을 통해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분석 결과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우선, 실제 부동산정보업체의 호가 지수가 실제 가격을 부풀리는 현상이 매우 명확하게 나타났습니다. 서울 강남 3구와 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경우에는 그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특히 호가와 실거래가의 흐름을 비교해보면 실거래가가 오르기 전에 호가를 끌어올려 선동하고, 이를 언론이 사실인 양 대서특필하면서 이에 휘둘린 가계들의 추격 매수로 실거래가가 뒤따라 오르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추격 매수세가 끊어지면서 실거래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는 국민은행이나 부동산정보업체의 호가 지수는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합니다. 실제 집값 하락 현상을 거래량이 적다는 핑계를 대며 호가를 조정하지 않고 일반인들을 눈속임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호가 위주의 가격 정보로 투기를 선동하고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부동산정보업체가 부동산 투기 선동대 역할을 했음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도표 1>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추이 비교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둘째, 이미 아파트 불패, 강남 불패는 이미 깨졌다는 사실입니다. 위의 도표에서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2006년 말에서 2007초의 고점대비 서울 강남3구의 경우 이미 11.6%, 수도권 도시의 경우 25~30% 가량 떨어진 상태입니다. 명목가격으로 이만큼 하락했는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가격으로는 훨씬 더 많이 떨어진 셈이 됩니다. 2006년 이후 국내 누적 물가상승률은 약 15%에 이릅니다. 따라서 아파트 실질 가격으로는 강남 3구의 경우 26.6%, 수도권 도시들의 경우 40~45% 가량 떨어진 셈이 됩니다.

 

그런데 위에서 보여드린 실거래가 패턴 추이는 올 4월 초까지 신고된 아파트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이미 두 달 이상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하락폭이 이보다 더 커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도표2>에서 올 5월까지 위에서 가격패턴을 보여드린 수도권 주요 도시의 대표적 아파트단지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2009년 말부터 최근으로 올수록 실거래가가 더욱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두 달 가량 지나면 2008년 말 경제 위기 수준으로 가격대가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대세상승을 외쳤던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도 이제는 올해 말까지는 주택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물론 주택 시장이 그렇게 단기간에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지만 그 사람들의 희망사항대로 올해 말까지만 이 추세로 떨어진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조작하는 호가 가격이 아닌 실거래가로는 어떻게 될까요? 상상에 맡겨봅니다.

 

 

                          <도표2>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 실거래가 추이

() 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셋째, 제가 여러 차례 말씀 드렸지만, 서울 강남3구를 포함한 수도권 주요 도시에서는 2006년 말~2007년 초가 고점이었습니다. 이미 2006년 말~2007년 초를 기점으로 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경우 이미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있었다는 말입니다. 물론 서울 강북 지역이나 인천과 경기도 동북부 등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외곽 지역은 2008년 중반기가 고점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2006년 말까지 버블 세븐등 수도권 핵심 지역의 가격 상승이 일단락되면서 남은 투기 수요가 뉴타운과 재개발 등을 투기 소재로 삼아 인천과 경기도, 서울 외곽으로 침투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정한 시차가 있지만, 집값 거품이 심했던 곳은 집값이 결국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지역별로 상승과 하강의 시차는 있었지만, 결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용머리가 내려오면 용꼬리도 따라 내려오기 마련입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이미 대세하락은 전망이 아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대폭 떨어진 주택 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호가 가격지수로 투기 거품을 떠받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집값이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식으로 간교한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면 그런 고급 정보를 흘리지 말고 남 몰래 주택 사재기를 통해 떼돈을 벌면 될 텐데 왜 그렇게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까요? 사실은 자신들이 직접 집을 사기보다는 남들이 자신들의 선동을 믿고 집을 많이 사주어야 자신들의 부동산 정보업이 번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속내가 아니라 정말 다른 사람들이 모두 부자되기를 바라는 선량한 마음씨 때문이라면 자신들부터 집을 몇 채씩 사서 인증샷이라도 올리면 좋을 것입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주택시장의 사이클은 주식시장처럼 짧지 않습니다. 2000년대 부동산 거품이 심하고 오랜 기간 지속됐던 만큼 거품 해소 기간도 그만큼 심하고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그것이 순리입니다. 그런 주택시장 사이클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겨우 머리에서 어깨 정도 내려온 수준입니다. 아직도 장시간에 걸쳐 발바닥까지 내려갈 일이 남아 있습니다. 개별 가계에 집을 사라 마라 할 생각은 없으나, 적어도 투기 선동에 휘둘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게 되면 빚 부담에 허리가 휘어져 집은 가지고 있지만 삶의 질은 빈곤계층 수준인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추적60분>의 보도국 이관을 반대하는 추적60분 PD님과 작가님들의 투쟁을 온 마음 다해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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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24. 08:45

어떤 분이 트위터를 통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주셨기에 제가 다음과 같이 답해드렸습니다 

 

문:

@wismind: @kennedian3 파이낸셜뉴스 기사(http://bit.ly/dhZpCy )인데 시간되시면 님께서 기사 평가(^^) 트윗해주심 좋겠습니다.

 

 

답변: 기사 아래 설문대상자 명단에 답이 나와 있지 않나요? 건설업계, 부동산업계, 은행 증권 PB담당. 그들은 전문가라고 부르지만 저는 부동산 투기 선동가라고 부릅니다. 설문 대상자는 기사 입맛대로 얼마든지 고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 시장은 이 사람들의 '희망사항'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냉혹한 시장의 자기 조절 메커니즘에 따라 움직입니다.

 

파이낸셜 뉴스가 '부동산 전문가'라고 뽑은 사람들 명단을 한 번 보시죠. 제가 보기에는 저 명단 가운데 직간접적으로라도 부동산 문제에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은 불과 변창흠 교수님을 비롯해 두세 사람 정도밖에 안 돼 보입니다. 따라서 '부동산 이해관계자'들 명단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지 않을까요? '부동산 찌라시'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명단 한 번 보시죠.

 

◆건설업계 김종택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 상무, 최범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경영지원팀 상무, 김주동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장, 김환열 GS건설 주택기획담당 상무, 배지환 대림산업 상무, 장홍균 현대산업개발 영업본부 상무, 이영호 SK건설 건축주택부문 상무, 이상근 롯데건설 마케팅팀 상무,심재홍 쌍용건설 이사, 이상호 포스코건설 개발사업본부 차장 ◆부동산업계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소장, 박찬식 ATY컨설팅 대표,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 강은 지지옥션 팀장, 김부성 부동산富테크연구소 소장 ◆금융·증권업계 강승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 김인응 우리은행 수석부부장, 윤진일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이광수 한화증권 연구위원,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위원, 한석수 솔로몬투자증권 차장,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 ◆연구소·학계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나찬휘 국민은행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상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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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23. 13:03

 

닥터아파트 대표라는 사람의 글에 짧게 코멘트하겠습니다. 사실 대응을 안 하려다가 혹시라도 잘 모르시는 분들은 휘둘릴 수도 있겠다 싶어 코멘트합니다. 그 사람은 주택 거래량과 집값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향후 주택 가격을 전망한 제 주장에 대해 제가 쓰지도 않은 폭락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제 주장을 왜곡하는 한편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집값이 꼭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현재의 주택 거래가 침체된 것은 아주 간단한 시장 경제 원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재화와 마찬가지로 주택도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량은 줄고 공급량은 늘어납니다. 그 동안은 집값이 오르는 가운데도 투기적 가수요를 불러일으켜 이 같은 간극을 메워왔으나 이제는 현재처럼 높은 집값 수준에서 집을 사줄 수 있는 투기적 가수요마저도 거의 고갈돼 버렸습니다. 가계부채가 한계까지 이르러 더 이상 빚을 내서 집을 사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경우 주택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까지 내려와 새로운 시장 균형 가격을 형성하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아직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이나 부동산정보업체들의 호가 거품 선동으로 아직 잠재적 매도자들이 버티고 있기에 이 같은 가격 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가격 조정이 지연될수록 잠재적 매도자와 잠재적 매수자 사이의 기대가격 차이로 거래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 표현대로 매도자들이 손실 회피를 위해 버티고 있는국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무리한 부채 부담을 가진 잠재적 매도자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이 사람은 집값이 대세하락 또는 폭락으로 이어지려면 시세 보다 낮게 매매가 활발해져 거래량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택 시장 사이클에 대해 뭘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주택 가격 대세하락 또는 폭락의 전 단계와 초기 단계에는 거래량이 확 줄어드는 현상이 생깁니다. 더 이상 집을 사줄 수요가 충분치 않고, 많은 이들이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어떻게 거래량이 많겠습니까.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세계 어느 나라든 거래량이 확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 가격은 대세하락 또는 폭락했습니다. 이런 사정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들이 부동산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곳곳에서 떠들고 있으니 일반 가계들은 늘 조심, 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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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23. 13:02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연구소가 지난해부터 경고했던 대로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이미 지난해 반등기에 대해 정부가 막대한 부양책을 써서 만들어낸 일시적 반등기일 뿐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실상 2008년 말 경제위기와 더불어 국내 부동산 시장도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었지만,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위해 폭탄 돌리기국면을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같은 정부의 억지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택시장은 또 다시 경제위기 초기 상황과 비슷한 수준까지 꺾이고 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 한 해에만 가계 부채 45조원이 늘어나고 51조원 가량의 토건 부양책을 사용하는 등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천문학적인 기회비용이 소진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막대한 자원을 소진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의 붕괴를 막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같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부인하면서 집값이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식으로 선동하는 사람이나 언론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선동할 때는 매도호가 위주로 작성된 사기적인 가격 정보를 이용해 그렇게 주장합니다. 실제 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매도호가 위주로 가격을 떠받치면서 조정 기간이나 약보합 시기가 지나면 다시 오를 것처럼 일반 가계들을 선동합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흐름을 보면 이미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 있음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그 동안 우리 연구소는 수도권 각 지역의 시세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 아파트 단지 수천 곳의 실거래가 흐름을 조사해 왔습니다. 그 같은 실거래가 추이를 바탕으로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사기적 호가 지수가 아닌 실제 가격으로는 이미 대세하락 흐름에 접어들어 있음을 강력히 주장해온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소가 축적해온 그 방대한 데이터를 제한된 지면을 통해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저희 나름대로 개별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사례를 보여드리기는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몇몇 사례만을 보고 대세하락 흐름을 알기에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6 9일 방영된 KBS 추적60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보고, 대세하락 시작됐나?>편의 제작을 돕는 과정에서 그 동안 저희 연구소가 축적해온 실거래가 자료들을 바탕으로 가격 패턴을 만들게 됐습니다.

 

설명에 앞서 두 가지 전제를 달고자 합니다. 우선, 이번에 정리한 실거래가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면적형인 60, 85, 115형 전후의 아파트들을 기준으로 잡아 분석했습니다. 사실 가격 비중이 크고 고점 대비 낙폭이 큰 115형 이상 아파트의 실거래가들을 포함했다면 실거래가 하락폭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이 글에서 공개하는 실거래가 분석 자료는 가격지수가 아닌 가격패턴 정도로 봐야 합니다. 추적60분팀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작업 의뢰를 받게 되다 보니 시간 제약상 가격지수라고 할 정도로 매끈한 모양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큰 흐름에서는 가격 패턴의 움직임과 가격지수가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고 봐도 전혀 무리는 없을 겁니다.

이제 이렇게 실제 가격패턴을 산출한 결과를 아래 <도표1>을 통해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분석 결과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나타났습니다. 우선, 실제 부동산정보업체의 호가 지수가 실제 가격을 부풀리는 현상이 매우 명확하게 나타났습니다. 서울 강남 3구와 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경우에는 그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특히 호가와 실거래가의 흐름을 비교해보면 실거래가가 오르기 전에 호가를 끌어올려 선동하고, 이를 언론이 사실인 양 대서특필하면서 이에 휘둘린 가계들의 추격 매수로 실거래가가 뒤따라 오르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추격 매수세가 끊어지면서 실거래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는 국민은행이나 부동산정보업체의 호가 지수는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합니다. 실제 집값 하락 현상을 거래량이 적다는 핑계를 대며 호가를 조정하지 않고 일반인들을 눈속임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호가 위주의 가격 정보로 투기를 선동하고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부동산정보업체가 부동산 투기 선동대 역할을 했음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도표 1>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추이 비교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둘째, 이미 아파트 불패, 강남 불패는 이미 깨졌다는 사실입니다. 위의 도표에서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2006년 말에서 2007초의 고점대비 서울 강남3구의 경우 이미 11.6%, 수도권 도시의 경우 25~30% 가량 떨어진 상태입니다. 명목가격으로 이만큼 하락했는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가격으로는 훨씬 더 많이 떨어진 셈이 됩니다. 2006년 이후 국내 누적 물가상승률은 약 15%에 이릅니다. 따라서 아파트 실질 가격으로는 강남 3구의 경우 26.6%, 수도권 도시들의 경우 40~45% 가량 떨어진 셈이 됩니다.

 

그런데 위에서 보여드린 실거래가 패턴 추이는 올 4월 초까지 신고된 아파트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이미 두 달 이상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하락폭이 이보다 더 커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도표2>에서 올 5월까지 위에서 가격패턴을 보여드린 수도권 주요 도시의 대표적 아파트단지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2009년 말부터 최근으로 올수록 실거래가가 더욱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두 달 가량 지나면 2008년 말 경제 위기 수준으로 가격대가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대세상승을 외쳤던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도 이제는 올해 말까지는 주택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물론 주택 시장이 그렇게 단기간에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지만 그 사람들의 희망사항대로 올해 말까지만 이 추세로 떨어진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조작하는 호가 가격이 아닌 실거래가로는 어떻게 될까요? 상상에 맡겨봅니다.

 

 

                          <도표2>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 실거래가 추이

() 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셋째, 제가 여러 차례 말씀 드렸지만, 서울 강남3구를 포함한 수도권 주요 도시에서는 2006년 말~2007년 초가 고점이었습니다. 이미 2006년 말~2007년 초를 기점으로 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경우 이미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있었다는 말입니다. 물론 서울 강북 지역이나 인천과 경기도 동북부 등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외곽 지역은 2008년 중반기가 고점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2006년 말까지 버블 세븐등 수도권 핵심 지역의 가격 상승이 일단락되면서 남은 투기 수요가 뉴타운과 재개발 등을 투기 소재로 삼아 인천과 경기도, 서울 외곽으로 침투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정한 시차가 있지만, 집값 거품이 심했던 곳은 집값이 결국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지역별로 상승과 하강의 시차는 있었지만, 결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용머리가 내려오면 용꼬리도 따라 내려오기 마련입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이미 대세하락은 전망이 아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대폭 떨어진 주택 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호가 가격지수로 투기 거품을 떠받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집값이 떨어진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식으로 간교한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면 그런 고급 정보를 흘리지 말고 남 몰래 주택 사재기를 통해 떼돈을 벌면 될 텐데 왜 그렇게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까요? 사실은 자신들이 직접 집을 사기보다는 남들이 자신들의 선동을 믿고 집을 많이 사주어야 자신들의 부동산 정보업이 번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속내가 아니라 정말 다른 사람들이 모두 부자되기를 바라는 선량한 마음씨 때문이라면 자신들부터 집을 몇 채씩 사서 인증샷이라도 올리면 좋을 것입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주택시장의 사이클은 주식시장처럼 짧지 않습니다. 2000년대 부동산 거품이 심하고 오랜 기간 지속됐던 만큼 거품 해소 기간도 그만큼 심하고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그것이 순리입니다. 그런 주택시장 사이클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겨우 머리에서 어깨 정도 내려온 수준입니다. 아직도 장시간에 걸쳐 발바닥까지 내려갈 일이 남아 있습니다. 개별 가계에 집을 사라 마라 할 생각은 없으나, 적어도 투기 선동에 휘둘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게 되면 빚 부담에 허리가 휘어져 집은 가지고 있지만 삶의 질은 빈곤계층 수준인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부동산 투기 선동을 하는 한 부동산정보업체 대표의 글에 짧게 코멘트하겠습니다. 사실 대응을 안 하려다가 혹시라도 잘 모르시는 분들은 휘둘릴 수도 있겠다 싶어 코멘트합니다. 그 사람은 주택 거래량과 집값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향후 주택 가격을 전망한 제 주장에 대해 제가 쓰지도 않은 폭락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제 주장을 왜곡하는 한편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집값이 꼭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현재의 주택 거래가 침체된 것은 아주 간단한 시장 경제 원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재화와 마찬가지로 주택도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량은 줄고 공급량은 늘어납니다. 그 동안은 집값이 오르는 가운데도 투기적 가수요를 불러일으켜 이 같은 간극을 메워왔으나 이제는 현재처럼 높은 집값 수준에서 집을 사줄 수 있는 투기적 가수요마저도 거의 고갈돼 버렸습니다. 가계부채가 한계까지 이르러 더 이상 빚을 내서 집을 사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경우 주택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까지 내려와 새로운 시장 균형 가격을 형성하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아직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이나 부동산정보업체들의 호가 거품 선동으로 아직 잠재적 매도자들이 버티고 있기에 이 같은 가격 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가격 조정이 지연될수록 잠재적 매도자와 잠재적 매수자 사이의 기대가격 차이로 거래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 표현대로 매도자들이 손실 회피를 위해 버티고 있는국면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무리한 부채 부담을 가진 잠재적 매도자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이 사람은 집값이 대세하락 또는 폭락으로 이어지려면 시세 보다 낮게 매매가 활발해져 거래량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택 시장 사이클에 대해 뭘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주택 가격 대세하락 또는 폭락의 전 단계와 초기 단계에는 거래량이 확 줄어드는 현상이 생깁니다. 더 이상 집을 사줄 수요가 충분치 않고, 많은 이들이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어떻게 거래량이 많겠습니까.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세계 어느 나라든 거래량이 확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 가격은 대세하락 또는 폭락했습니다. 이런 사정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들이 부동산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곳곳에서 떠들고 있으니 일반 가계들은 늘 조심, 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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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22. 08:04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Seattlelit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다만 제 의견이Seattlelite님의 견해와 동일한 것으로 읽지는 마십시오. 물론 많은 부분 공감하지만요.^^ 

 

 

정답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제가 본 포럼에 제일 처음 글을 쓴 내용이 아마

부동산 버블 주기에 대한 씨애틀의 특수성에 대해 썼을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뉴욕 등 미국의 주요도시들이 대부분 거래가 중단되고

폭락의 징후가 여기 저기 감지되고 있을 즈음.

씨애틀은 홀로 독야청청 줄기찬 '폭등'을 했기 때문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Seattle is Special."을 연일 외쳤고,

꽤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주택을 구입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코앞의 낭떠리지는 보지 못한채 말입니다.

 

요즘 제가 할일이 무지 많아져서 약간 바쁩니다.

해서 간략하게 나마 지난 버블 기간 미국의 주요도시들의 버블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단 도표를 보시지요.

 

 

 

미국의 20대 주요도시 중 서로다른 패턴을 보이는 5개 도시군를 꼽아 보았습니다.

 

1. 샌디에고 - LA,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톤 등 캘리포니아와 미동부 상업지역 - 거점도시

 

이들 지역은 한국의 서울과 비슷합니다. 부동산이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곳이었고,

인구도 많고 경제의 중심지입니다.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2006년까지 꾸준히 올랐다가 추락하여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입니다.

대표적인 버블 패턴입니다.

 

2.  라스베가스 - 마이애미, 피닉스 등 거점보시 근처의 투기도시

 

이들 도시들은 LA, 뉴욕등 거점도시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도시들로

투기자금이 몰린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으로 치면, 용인, 파주 등 수도권 외곽 신도시라고 생각하면 비슷할듯.

 

그림에서 보다시피 1번 거점도시보다 늦게 폭등하다가 더먼저 폭락합니다.

1번은 최근 회복하는데 반해 이들 도시는 아직도 하락이 진행중입니다.

 

3. 달라스 - 부동산 버블이 없는 도시

 

텍사스주를 비롯해 미국 중부내륙도시들은 부동산 거품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랬기 때문에 폭락하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기침체로 인해 약간의 하락은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지방의 인구가 늘지않는 그런 도시들로 보시면 됩니다.

 

4. 디트로이트 - 경기침체로 인구가 줄어드는 도시.

 

그 옛날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함께

부동산 버블과는 전혀 상관없이 인구가 줄어들어 주택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도시입니다.

한국은 예로 들 도시가 생각나지 않는군요.

 

5. 문제의 씨애틀 - 포틀랜드 등 미국의 북서부 지역의 도시

 

주요 거점도시들이 다 오를때 안 오르다가 뒷북치면서 오르는 도시.

실제로 씨애틀은 LA등 대도시들이 주춤했을 당시인 2005년 부터 급등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로 타 대도시는 하락하기 시작하는데, 홀로 2006년, 2007년 계속 급등한 도시입니다.

 

한국을 예로 들면, 아마도 부산, 창원, 울산 지역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명 부동산 버블 뒷북도시.

이 문제의 서북미 지역도 2007년 이후로 꼬꾸라 들기 시작합니다.

여타 대도시가 지금 회복하는데도 불구하고 씨애틀은 아직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가격변동률 그래프인데 더 실감나실 겁니다.

 

 

특히 라스베가스를 보면 폭등이 심할수록 폭락이 심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런데...

 

2005년 부터 뒤늦게 급등한 씨애틀은 급등 당시에 구매한 사람들은 지금 이익을 보았을까요?

지금 씨애틀의 집값은 2004년 가격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급등하기 전으로 돌아갔다는 말이지요.

2005년 이후 급등기에 산 사람은 죄다 물 먹었다는 이야깁니다.

 

문제는 향후가 더 골치 아픕니다.

최근 골드만 삭스에서 미국 주택 가격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향후 2년내에 씨애틀의 주택가격은 22% 더 하락한다는 예측입니다.

부동산 버블이 LA 등지에 비해 아직 덜 가라앉았다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위 표는 골드만 삭스의 보고서에 나오는 표입니다.

샌디에고는 5% 상승인데 반해 씨애틀은 22% 하락입니다.

 

..................................

 

최근 부산을 위시한 창원 등지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노심초사 하시는 분들을 포럼에서 자주 뵐수 있습니다.

 

수도권은 폭락하는데 지방도시는 급등하니 불안하겠지요.

2005년 당시 씨애틀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도 LA나 뉴욕 등 미국의 주요도시들의 부동산동향을 늘 예의 주시하였습니다만,

2005, 2006년이 지나면서 씨애틀의 부동산이 꺾일줄을 모르니 저도 조마조마햇습니다.

 

결국 2007년 도저히 못 참겠다고 판단한 저는 실제로 집을 사기위해 투어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2007년의 씨애틀은 부동산 고점시의 전형적인 상황인 매물증가, 거래하락의 전조를 보일때 였고

폭락의 징후를 읽은 저는 주택구매를 포기했었던 것이지요.

 

지금 부산, 마산, 창원 등 뒷북 폭등지역에 계신 분들은 잘 판단하셔야 할것입니다.

혹시라도 지금이라도 잡은 부동산의 끈이 썪은 동아줄이 될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과감히 빚을 내어 투자하는 그런 모험은 꿈도 꾸지 마시고...

100% 자기 자본이 있다면, 뭐 맘대로 하십시오.^^

 

 

씨애틀에서...

잠못 드는 밤에.

(지금 시각 밤 2시.)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저를 포함한 김광수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의 트위터 주소는 아래 링크한 제 트위터의 리스트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twitter.com/home#/list/kennedian3/list-3

 

by 선대인 2010. 6. 21. 08:24

안녕하십니까? 광수 소장입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6 19일 부산경남지역 공부방 모임에 30여분 가량이 참석하셨습니다. 특히 울산 집행부에서도 일부러 두 분이 오셨는데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지난 2월 출범한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만나 뵈니 반가운 마음과 더불어 자주 만나지 못해 안타갑고 죄송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부산 시내에 갈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부산 시내 중심가는 여느 지방도시들보다도 매우 번잡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좁은 지역 내에 많은 유동인구가 집중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확실히 체형도 커지고 다들 잘 생긴 것 같았습니다. 거리에서 오가는 젊은 사람들을 보니 저보다도 작은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경남지역은 지금까지의 한나라당 일변도의 지역주의를 깨트림으로써 한국의 정치변화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미 한국은 새로운 정치변화가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 변화는 겉으로는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의 실정에 대한 부산경남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의 표출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안으로는 그만큼 부산경남 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연초 다소 상승 기미를 보였던 부산경남 지역 주민들의 생활체감 경기가 다소 수그러들고 있는 가운데, 전체로는 좋아지고 있다는 사람보다는 나빠지고 있다는 사람이 약간 많은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물가가 이미 상당히 올랐거나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65-70% 가량이며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0-35% 가량에 불과해 생활체감물가에 대한 불안이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설문조사가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참고 삼아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금융기관의 대출사정은 부산경남지역의 경우 빠르게 증가하던 대출잔고가 2008년 말 이후 거의 정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부산경남지역의 민간부문의 경기 역시 2008년 말 이후부터 사실상 정체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최고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정부 통계지표들과는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자금수요가 늘고 경기가 나빠지면 경기가 나빠진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런 점에서 부산경남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지난 2008년 이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런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거부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처럼 부산경남지역 일반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지난 2008년 말 이후 정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명박정권이 쏟아 붓는 엄청난 적자재정 확대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지난 노무현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정부의 총지출은 235조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정권이 출범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정부 총지출은 150조원 증가했으며 공기업 부문 지출도 100조원 가량 증가해 공적 부문 전체로 총 250조원에 가까운 지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명박정권은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정권이 쏟아 붓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 단위가 너무 커서 일반인들은 실감하기 힘드실 것입니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정부 연간 예산규모 235조원이라고 하면, 이를 1 365일로 나누어 하루 단위로 계산해보면 6500억원 가량이 됩니다. 즉 정부 예산 235조원은 매일 6500억원 가량을 365일 동안 정부가 어디엔가 지출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공무원 월급이든 군현대화든 도로건설이든 말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정권은 여기에 추가로 지난 3년간에 걸쳐 250조원 가량을 더 늘린 것입니다. 이를 하루 단위로 환산해보면 2300억원씩을 매일 추가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 됩니다. 말하자면 이명박정권은 매일 8800억원씩의 빚잔치를 하고 있는 셈이 됩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늘어난다면 매일 1조원씩의 빚잔치를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명박정권은 세계 최고 속도의 경기회복과 최고조의 경기호조를 떠들어대고 있는데, 이명박정권이 주장처럼 그나마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바로 이처럼 엄청난 빚잔치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경제는 지표상으로 사상최고의 호경기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엄청난 빚잔치라는 마약 중독에 의한 것입니다. 이런 빚잔치를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런 빚잔치가 끝나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요? 상상을 하기도 싫을 지경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정권은 이 돈을 다 어디서 나서 마음대로 퍼붓고 있는 것일까요? 거의 대부분이 다 여러분과 여러분 자식세대들의 빚으로 퍼붓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돈을 퍼부으면 적어도 부산경남 시민들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전 국민들에게 무언가 떡고물이라도 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다수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경기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명박정권은 이 돈들을 다 어디에다 쏟아 붓고 있길래 일반 국민들은 거의 자신의 생활이 나아지고 있다고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런가 하면 이 엄청난 빚은 앞으로 과연 누가 어떻게 갚을 것인가요?

 

이런 문제들이 과연 저희와 같은 전문기관이나 고민해야 할 문제인가요? 부산경남 시민들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은 상관이 없는 일인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절대로 여러분은 이명박정권이 저지르고 있는 엄청난 빚잔치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다 여러분과 여러분 자식세대들이 갚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저희 연구소는 단지 이런 사실들을 잘 모르는 일반국민들에 알려줄 뿐입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빚 잔치를 막는 일은 일반 국민들과 자식세대 여러분들의 일이며 여러분들이 해야 할 입니다. 저도 비록 일반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제가 국민 모두를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과 자식세대 자신들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과 자식세대 여러분들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저희 연구소는 국민 여러분과 자식세대 여러분들이 이런 엄청난 빚잔치를 막기 위해 힘을 함께 모을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저희 연구소는 절대로 모든 것을 당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나 부처님이 아닙니다. 저희 연구소가 만드는 모임의 장에 국민들과 자식세대 여러분들이 참여하고 안하고는 여러분들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저희 연구소는 여러분들의 결정에 관계없이 자식세대를 위해 전국적인 모임의 장을 계속 확대해 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자식을 키우는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일반국민과 자식세대 여러분 스스로가 참여하여 여러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 가지 않는 한 희망은 없습니다. 무능하며 부도덕하기는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지역주의에 기생하여 연명하고 있는 민주당이 여러분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자 오산입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입니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도덕성도 겸비한 젊고 유능한 자식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무식하고 부도덕한 사람들이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의 국가를 올바로 경영할 수 있겠습니까? 온갖 거짓말과 사기 그리고 혼란과 분열만이 난무할 뿐입니다. 무식하고 부도덕한 사람들이 국가를 경영한다면 그런 국가는 머지 않아 절단이 날 것입니다. 그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식세대입니다. 하나라도 더 많이 알고 하나라도 더 올바른 지식을 쌓은 젊은 자식세대들이 국가를 경영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그 고생을 하며 자식들을 가르치고 또 자식세대들은 기를 쓰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난리를 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일반국민과 자식세대 여러분들이 본 포럼의 각 지역 공부방에 참여하시는 것은 단지 경제지식이나 정보를 듣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김광수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의 트위터 주소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twitter.com/home#/list/kennedian3/list-3

 

 

by 선대인 2010. 6. 21. 08:02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설명을 길게 쓰지 못합니다.

그제 발표된 국토부 아파트 거래량과 실거래가를 업데이트해봤습니다.

먼저 아래 <도표1>의 아파트 거래량.

이미 서울 수도권과 강남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2008년 하반기 수준까지는 위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추세라면 두 달 정도 후면 거의 2008년말 수준의 거래량까지 내려갈 수도 있겠습니다.

 

 

이어 <도표2>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삼성아파트의 실거래가.

이미 저희 연구소가 얼마 전 KBS 추적60분에서 수도권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는

수도권 주요 도시의 경우 2006년말~2007년초가 고점이며, 그때 이후 20~30% 가량 떨어져

있음을 명확히 보여드렸습니다. 지난달 실거래가 발표된 내용까지만 정리해 실거래가 패턴을

만들었었는데, 5월 실거래가를 업데이트해보니 매우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네요.

실거래가 역시 이 추세로 두 달 정도 후면 2008년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거래가 사례 가운데 두 곳만 보여드리는 점 양해 바랍니다.

그렇다고, 두 세 달 후면 다시 2009년처럼 반등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겠죠?

이제는 2009년처럼 강하게 반등하는 시기는 앞으로 한 동안 없을 것입니다.

"집값이 싼 지금이 집을 살 적기"라는 선동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트위터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설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주 전부터입니다. 향후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참고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6. 18. 09:22

어제(15) 오전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주택시장 점검회의>에 다녀왔습니다. 오전 10부터 약 두 시간 동안 개최된 이 회의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주재로 10여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이날 회의에서 거론된 내용과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회의에 참석하게 된 과정을 소개하면 14일 오후 늦게 금융위원회가 우리 연구소로 연락해서 회의 참석 여부를 물었습니다. 황당했습니다. 저희가 한가한 사람들도 아니고 다음날 아침 회의 참석 여부를 그 전날 저녁에 묻는 것이니 이건 정말 참석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의구심이 일었습니다. 전화를 직접 받은 직원에게 물어보니 회의가 갑자기 결정돼 늦게 연락드리게 됐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식이든 결코 매너 있는 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더구나 참석해봐야 관료들의 정책 결정 과정에 들러리를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처음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제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의견을 여쭤봤더니 그래도 참석해서 회의 분위기를 전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저로서도 최근 주택 시장 부양책을 정부가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터라 분위기 파악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꿔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참석하게 된 회의. 이미 논의 내용이나 회의 분위기는 짐작하고 있었기에 별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논의 내용은 이미 참석자 면면에서 대체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석한 분들은 대한건설협회 부설 연구소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건설 분야 민간 연구소 한 곳, 증권회사 및 시중은행의 부동산 관련 연구소의 관계자나 연구자들, 그리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과 시중은행 세 곳의 주택금융 관련 실무 책임자들이었습니다. 또 저를 포함해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 현대경제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저는 사전에 듣지 못했지만, 이후 금융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그 기관을 대표한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는 합니다.

 

어쨌거나 참석자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이들 가운데는 부동산문제에 관해 상당한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건설협회 부설 연구소인 건산연을 비롯해 건설업체들의 용역을 하는 기관이나 건설주에 투자하고 있거나 부동산 펀드 등을 운영하는 증권사 소속 연구소에 몸답고 있는 경우들이 그런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중은행의 주택 금융 담당자들 또한 정부의 부양책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입장일 가능성이 높고요.

 

사실 어떤 회의의 결론은 이미 회의 참석자들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웬만큼 결정이 됩니다. 저도 짧게나마 공직 생활을 했을 당시의 경험을 통해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행정기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발언을 해줄 사람들을 골라 다수를 구성하고 그 외에 구색 맞추기식으로 몇 명을 끼워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는 각계 전문가를 모아 의견 청취를 했다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공청회나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여론 수렴을 했다는 것이지요. 이번 회의도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물론 금융위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골고루 의견을 들어보려는 취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제대로 구성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최근 부동산 문제에 관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세하락’ 등을 경고한 연구소들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연구소들의 연구자들은 초청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주택 문제나 이와 관련된 부동산 금융 문제를 서민가계 입장에서 연구하는 학자들도 계시지만, 역시 초청 대상 명단에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이런 구성으로 얼마나 균형감 있는 부동산 시장 상황 진단을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해관계가 있는 참석자들이 모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해 나온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그런 자장 안에서 움직일 개연성은 상당히 큽니다. 대표적인 분들이 시중은행의 실무 책임자들입니다. 이들 실무자들 세 분은 모두 DTI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들이 현장에서 부동산중개업소들을 만나보면 지난해 DTI규제 강화 이후 주택 거래가 끊어지고 집값이 하락한다고 아우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정부가 추가적인 하락을 방치하지 않겠다, 지나친 주택 가격 하락을 막아 연착륙시키겠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지난해 DTI규제를 적용하기 이전에 거래량 증가가 크게 둔화되는 등 이미 부동산 시장의 반등 여력이 거의 소진돼 가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DTI규제 재강화는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이들 은행 실무자들은 현장의 몇몇 이야기만 듣고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하는 식의 주장을 늘어놓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동산 거품기 때처럼 은행의 외형적 성장을 위해 가계 대출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늘어놓았습니다. 사실 이들은 금융위원회 관료들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와 같은 존재들이어서 뭔가 그럴듯한 건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잘못 말해 찍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어제 회의에서도 금융위 관계자들의 눈치를 상당히 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해관계를 가장 명확히 드러내는 것은 역시 대한건설협회 부설 연구소인 건산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날 참석자의 상당수는 이미 2008년 말 경제위기 때 이뤄졌어야 할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지연된 것이 지금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도 약간은 의외였으나 건설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건산연 참석자는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들이 생각해도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현실은 부인하지 못하면서도 ‘속도 조절’이라는 용어를 통해 정부의 부양책을 요구한 것입니다. 특히 토론회 말미에는 “지금의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대책은 정부가 돈을 빌려주는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절반 가격에라도 사주는 게 좋다”는 식으로 주장했습니다.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월급 주는 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제가 회의가 끝난 뒤 그 연구자를 뒤따라가면서 “미분양을 시장에서 반값에 그냥 팔면 되는데, 왜 그걸 굳이 국민 세금으로 사주라고 하느냐”고 몇 차례 물었으나 대답을 않더군요.

 

물론 경청할만한 좋은 의견을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금융연구원의 참석자는 “부동산 폭등기 때는 DTI규제를 도입해도 6개월 정도 밖에는 효과가 없었고, 이후 다시 다른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며 “지금의 하락세를 DTI규제만으로 해석해서 섣불리 DTI규제를 다시 완화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국내에서 DTI규제를 불필요한 규제라고 하는 주장이 일부 나오는데, 다른 선진외국에서는 정부에서 굳이 규제하지 않아도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DTI 비율을 40% 아래로 맞추고 있다오히려 금융위기 이후 다른 나라들은 국내 DTI규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하며 DTI규제에 손대지 말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의 참석자는 현재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그 동안 금융(유동성) 공급을 통해 인위적으로 시장을 키워왔지만, 더 이상 제대로 된 수요는 없는데 공급 과잉이 심해진 상황이라며 “지금의 주택 가격 하락은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 균형을 찾아가는 현상인데 건설사들의 주택 공급 가격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으로는 대규모 금융 위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이 정도로는 건설업계 전체가 안 무너지니 건설사들이 단기적인 고통을 감내하도록 하고 분양가 하락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더 나아가 “일부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고 DTI규제 때문에 주택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DTI규제를 다시 풀게 된다면 그것은 주택가격 지탱 외에는 다른 (정책) 목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것 외에 다른 지원책은 필요 없다”고도 했습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동의하는 발언이었습니다.

 

건국대 교수는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L)사태나 일본 주택시장의 장기화도 결국 구조조정을 제때 하지 않고 계속 미루다가 일이 커진 것”이라며 “시장 청소가 안 된 상황이므로 과단성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인용한 이런 의견들은 사실 제 생각과 크게 다를 바는 없습니다.  

 

제 생각은 평소 자주 말씀 드렸기에 길게 적지 않겠습니다. 우선, 현재 주택시장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일부러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말하면, 제 의도와는 달리 정부가 부양책을 쓸 빌미를 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날 자리에서 한 시중은행 부동산연구소의 참석자는 부동산중개업소들의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가격지수를 바탕으로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을 열심히 설명하면서 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던데, 그 분들을 그냥 꿈 속에서 헤매게 놔두는 것이 낫겠다 싶더군요.

 

어쨌든 제 의견을 요약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우선, 지금의 주택 가격 하락은 수도권 주택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에 수요가 고갈된 때문으로 집값이 자산시장의 가격조절 메커니즘에 따라 자연스레 조정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주택 가격은 일정한 수준까지는 시장에 맡겨 하락 조정되도록 해야 하며, 그렇게 주택 가격이 시장에서 일정한 바닥을 찾을 수 있어야 거래도 가장 빨리 활성화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정부가 집값 거품을 빼야 할 때이지 건설업계 부양책을 써야 할 시기가 아니며  집값 거품이 정상적으로 빠지도록 정부가 당분간은 자산시장의 가격조절 메커니즘에 맡기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지금 가라앉는 시장에서 재정력과 행정력을 동원해 무리하게 시장을 떠받치려 해봐야 약발이 오래 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자기 조절 과정을 지연시켜 주택시장 침체를 장기화시키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건설업계를 떠받치고 주택 가격의 급변동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DTI규제를 다시 푼다든지 해서 가계부채를 계속 늘리도록 유도하면서 가계를 희생양으로 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회의를 갑자기 마련한 것을 보니 상부 지시 때문에 이 회의를 마련한 것 같은데, 지금 집값 거품을 일정하게 빼놓지 않으면 다음 대선 때인 2012년에 정말 위험해질 수 있으니 상부에 그렇게 전하라고도 했습니다.   

 

이날 회의를 주관했던 금융정책국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논의를 들어보니DTI규제 등 금융적 조치는 (주택시장 침체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주택 가격의 변동폭을 줄이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주택 가격 변동폭이 커질 경우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의견청취’를 했다는 보도를 봤습니다만, 아마 연결된 움직임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음달 중 ‘부동산 거래 활성화대책’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의 발언에 신경 쓰였던지 담당 국장은 “오늘 회의는 상부 지시 때문은 아니고 최근 주택시장에서 부동산 폭락설 등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니 일상적 주택시장 모니터 차원에서 의견을 청취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하더군요. 그의 설명대로 일상적 차원이라면 왜 그렇게 회의를 급하게 마련해 참석자들에게 연락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그것도 이명박 대통령이 싱가폴에서 “올 하반기에는 집값이 오를 것이니 투자하라”는 식으로 발언한 이후에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 수준에서 할 만한 발언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하고 있으니 개탄스럽습니다. 이 정부는 말끝마다 ‘국격이 올라간다’고 헛소리를 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이런 부동산업자스러운 발언이야말로 이 나라의 국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정말 한심스러운 것은 정부의 말과 행동이 다른 행태입니다. 얼마 전까지 부동산 버블에 대한 전문연구기관들의 경고가 잇따를 때도 주택정책의 주무 부서인 국토해양부 장관이 직접 나서 국내에는 부동산 버블이 없다고 몇 차례나 주장했습니다. 전문 연구기관이 아닌 국토해양부가 보도자료를 내면서까지 엉터리 논리를 펼치며 부동산 버블 경고를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지니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얼마 전까지 정부 차원에서 버블이 없다고 열심히 여론전을 펴던 국토해양부가 최근 주택시장 상황 점검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것도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말입니다. 부처는 다르지만 금융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회의의 주요 논의주제 중 하나가 부동산 폭락 가능성여부였습니다. 이미 국토해양부가 부동산 버블이 없다고 결론내리고 있고, 대통령이 하반기에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인식을 갖고 있다면 부동산 폭락 가능성 여부는 왜 따지는 것일까요.

 

또한 부동산 버블이 없다면 지금의 주택시장 침체는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일어난 매우 일시적인 현상이니 시장에 맡기면 될 텐데 지난 번 4.23미분양 해소 대책을 비롯해 틈만 나며 부동산 부양책을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가지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지도 모르는 자가당착에 빠져 있거나, 알면서도 국민들에게는 집값 폭락 가능성이 없다’ ‘집값이 오른다는 식으로 심리전을 펴는 한편 실제로는 현 정권의 핵심 정치기반인 부동산 부자들을 위해 집값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 급급한 경우일 것입니다. 어쩌면 두가지 모두 섞여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금융위 관료들의 상전 행세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 첫머리에도 썼지만 회의 전날 급하게 연락해서 사람을 오라 가라하는 것은 무슨 경우입니까. 관료들이 부르면 우리가 쪼르르 달려가야 하는 사람들입니까. 지금까지 그런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보니 그렇게 무리하게 일정을 잡으면서도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어제 참석자들에 대해서는 정책 자문비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다 일가견 있다는 사람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참석했는데, 그에 대한 자문비조차 책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들 관료들이 얼마나 민간을 우습게 알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그깟 자문비 한두 푼이 아쉬워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부는 말끝마다 지식정보화시대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자신들이 평소에 제대로 연구, 분석하고 있어야 할 사안을 제대로 하고 있지도 않다가 급하게 외부 전문가들을 불러 아이디어와 견해를 구하면서도 그에 대해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부 관료들부터가 지식이나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이 강하고, 지식의 값어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데 무슨 선진지식경제를 이야기하는 것입니까. 건산연 같은 곳이야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언제든 달려갈지 모르겠지만, 저희 연구소는 다릅니다.제대로 정책이라도 편다면 국리민복을 위해 기꺼이 무료봉사할 생각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정부는 이럴 때마다 예산 부족 운운할지 모르겠지만, 4대강 강바닥에 콘크리트 쳐바르는 데는 수십조원을 물 쓰듯 쓰면서 어떻게 외부 전문가의 지식과 정보를 사는 데는 이렇게도 인색한지 모르겠습니다관료들의 몸에 밴  상전 의식’과  지식을 공짜로 여기는 습성을 버리지 않는 한 제대로 된 서민 경제와 선진지식경제를 구현하는 것은 요원하다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이날 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보면 건설업체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라, DTI규제는 현행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보입니다. 만약 정부가 추후 DTI규제를 풀거나 건설업계 부양책을 추가로 내놓는다면 ‘의견 청취’는 자신들이 미리 마련해놓은 정책 각본을 합리화하기 위한 포장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물론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 부양책 정도로 떠받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정부의 추가 부양책을 반대하는 것은 그러면 그럴수록 막대한 재정적자 등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기회비용이 커지고, 서민들이 부동산 거품 때문에 고통 받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근시안적인 시야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트위터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설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주부터입니다. 향후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참고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6. 16. 08:38

주지하다시피 현 정부와 한국은행은 정책 공조라는 명분 아래 인위적 저금리 구조를 필요 이상으로 길게 끌며 부동산 대출을 잔뜩 진 가계들의 부채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고 있다. 저금리정책 외에도 종부세/양도세/상속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감면과 연간 수십조 원에 이르는 토건 부양책, 가계대출 만기 연장, 미분양 아파트 매입 등 현 정부 임기 안에 집행하거나 집행할 계획인 직간접적인 부동산 부양책의 규모가 수백조 원에 이르고 있다. 사실 2008년 하반기의 DTI규제 완화로 2009년 한 해에 늘어난 가계부채 45조원과 부동산대출 펌프질 과정에서 무리한 외화자금난에 시달린 은행들을 대신해 정부와 한은이 갚아준 외화 차입금, 그리고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부양책까지 포함하면 부동산 부양을 위해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막대한 자원을 소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국가채무는 채무대로 늘어나고 성장잠재력은 잠재력대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정부가 아무리 인위적으로 부동산 버블을 계속 떠받친다고 해서 이미 잘못 길을 접어든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온갖 부양책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버블은 꺼져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 동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래 <도표>에서  이미 모든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저 금리 수준에서도 2009년 이후 대출자산이 줄어들고 있다. 2009 1분기까지 꾸준히 증가해 737.9조원까지 증가했던 시중 은행 대출액은 2010 1분기 현재 724.0조원으로 14조원 가량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이른바 4대 시중은행의 대출채권을 은행별로 살펴보면, 2008 3분기에서 2009 1분기를 정점으로 대출채권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도표> 시중은행 대출자산 추이

(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부는 지난해 DTI규제 완화와 저금리정책 지속으로 가계대출 45조원을 늘려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게 하면서도 시중은행에는 기업부문 등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거나 회수하게 하는 등 다이어트를 유도했다고 할 수 있다. 일반 가계를 희생양으로 하여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는 사이 시중은행이 부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폭락을 막고, 금융권 위기도 막았다고 자화자찬할 지 모른다.

 

하지만 소비 주체인 일반 가계가 가계부채 때문에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라 집 가진 빈자인 하우스 푸어(house poor)들이 양산될 경우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는 불가피하다. 설령 당장에 부동산 버블이 급격히 붕괴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주택시장과 한국 경제는 상당기간 동안 시름시름 앓듯이 고사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부터라도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려 부동산 거품을 빼면서도 가계부문의 과다한 부채를 적극 줄여가야 한다. 그것이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가계들이 부채를 하루라도 빨리 청산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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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6. 14.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