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22 부동산 대책’을 보면 국내 부동산 거품을 키워온 주범이 실은 정부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이번 대책 내용은 크게 당초 예정됐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과 주택 취득세 절반 감면,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DTI 규제 부활은 잘 뜯어보면 규제 부활이라고 보기 어렵다. 고정금리-비거치식 대출자에 대해서는 총부채상환비율을 예전보다 15% 포인트 이상 늘려주기로 했다. 대출 상환 방식만 바꾸면 대출한도를 오히려 총소득 대비 40~60%에서 55~75% 가량 늘려주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두고 DTI규제를 부활시킨 것이라고 해야 할지 의문이다.

 

DTI규제는 금융소비자들을 금융기관의 ‘약탈적 대출’로부터 보호하는 기본적인 보호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8.29대책에서 올해 3월까지 DTI규제를 풀어 오히려 가계부채 급증을 유도했다.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보다는 가계부채를 동원해 건설업계와 부동산시장을 부양하려 한 것이다. 그렇게 해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하자 현 정부는 예정대로 DTI규제를 다시 묶는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고정금리-비거치식 대출자에 대해서는 DTI 한도를 늘려준 것이다. 소득의 40~60%를 빚으로 내는 가계가 정상적 가계생활을 할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데,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그 비율을 55~75%까지 늘려도 된다는 정부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취득세 감면 조치도 어처구니 없다. 이미 87조원 규모의 ‘부자감세’와 4대강사업 등 무리한 토건부양책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의 공적 채무가 2009년 이후 410조원 이상 늘어난 상태다. 더구나 지금도 지자체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지방세수의 약 30%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를 절반으로 줄여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니 수도권 지자체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기획재정부 주장대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거래세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낮추는 게 기본원칙이라면 부동산 보유세를 함께 올리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종합부동산세는 거의 무용지물이 됐고, 재산세도 미국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빈약하기 짝이 없다. 집없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다주택 투기자와 건설업계를 지원해주는 대책일 뿐이다.

 

분양가 상한제도 어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금도 주택 분양가가 높아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고, 건설업계를 대변하는 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서도 지난해 수도권 입주 아파트의 28%가 빈집으로 추산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디밀었다. 지금도 집값이 너무 높은 상태에서 빚을 내서 살 사람도 거의 다 사버려 수요가 고갈돼 있는데 얼마나 분양가를 더 올려받아야 주택 공급이 늘어난다는 말인가.

 

그렇다고 이 같은 대책들로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 것도 어렵다. 왜 그런지 부동산 시장 흐름 측면에서 살펴보자. 먼저, 지난해 8.29대책 이후 약 4개월 가량의 부동산 약반등 랠리는 이미 마무리되고 있다. 필자가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현재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발표하는  가격지수는 사실상 매도호가 위주의 조작에 가까워 신뢰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들 주택 가격지수가 하락할 경우 그 방향만은 대체로 맞다고 할 수 있는데 부동산 114 등 모든 부동산정보업체의 서울지역 가격 지수가 이미 하락으로 반전한 상태다.

 

따라서 길게 보면,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2008년 중반 (버블세븐은 2006년말) 고점을 찍고 대세하락중이라고 할 수 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서울의 경우 2008년말 20% 가량 1차 하락후 1차 반등기 (2009.1~9월)에 15% 반등한 뒤 2차하락기(2009.10~2010.8)에 11% 가량 하락했다. 이어 지난해 8.29대책 이후 1개월 후인 2010년 10월부터 이어진 2차 반등 폭은 올해 2월까지 2.5% 정도에 불과해 반등폭이 매우 미미했다. 이미 정부의 온갖 부동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반등 에너지가 고갈돼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DTI규제 부활 시점이 다가오기 전부터 이미 DTI규제 해제 효과가 거의 소진되고 있었음을 나타낸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이미 단기 고점을 찍고 다시 재하락중이다.

 

결국 정부가 DTI규제를 해제해 막대한 가계부채를 기반으로 한 투기를 유도했으나 그 상승세가 4개월 가량 지속됐고 반등폭도 2.5% 정도로 미미한 상태에서 일단락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8.29대책 이후 가계부채만 폭증시키고 금리 인상으로 버블을 더욱 키운 셈이 됐다. 그런데 또 다시 현 정부는 이미 가계부채 폭증으로 더 이상 빚을 더 늘리기 힘든 상황에 이르고서도 꺼져가는 부동산 투기 심리를 불러일으키겠다며 취득세 감면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 같은 현 정부의 부동산 투기 부양책은 긴 역사에서 뚜렷한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처럼 대책이라고 할 수 없는 대책이 버젓이 나오는 것은 한마디로 정부가 제 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말로는 서민을 들먹이지만 실제로는 늘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 다주택 투기자 등 기득권 업계와 계층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거품을 빼야 할 시기에 오히려 부동산 거품을 더욱 키우는 위험한 일을 저지르고 있다. 이런 정부에게 서민을 위한 주거정책을 내놓기를 바라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상태에서 질주하는 버스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이런 상태에서는 정부에 기대기보다 가계들은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 자구책이란 정부와 언론이 부채를 늘리라고 권하더라도 그 권유에 응하지 말아야 하며 과도한 부채를 진 가구는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열심히 가계부채 다이어트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때가 오면 난폭 운전을 한 버스 운전사에게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이미 가뜩이나 위험 수위에 이른 가계부채를 더 늘리라고 부추기고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해온 건설업계와 이른바 ‘부동산 찌라시’들도 반드시 대중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제가 조세재정구조개혁을 추진하는 시민들의 모임인 가칭 '세금혁명당'을 추진하려 합니다. 이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은 http://on.fb.me/eou2PZ 에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트위터에서 #세금혁명_ 주제어로 검색하셔도 좋습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1. 3. 30. 08:56

지난주 우리 연구소가 기업회원들에게 발송하는 <경제보고서>에서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부실 분석. 자세히 소개할 수 없으나 저축은행의 부실 정도가 매우 심각. 사실상 총체적 부실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닐 정도

 

금융위원회에서는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더 이상 없다는 식으로 막고 있으나,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상당수가 추가 파산 위험을 안고 있음. 이미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저축은행을 이 같은 부실의 심각성을 알고 있어 인수대상으로도 고려하지 않고 있음.

 

우리 연구소의 분석 내용은 상당히 정확한 것으로 자체 추정하고 있음. 단적으로, 금융위에서 부산, 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발표하기 이전에 이미 우리 보고서에서 두 저축은행을 포함해 수십 개 저축은행의 파산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음

 

현재 저축은행의 PF대출 부실은 금감원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로 판단되며 거래에서 매우 신중을 기하시길 바람. 특히 저축은행들이 조직적으로 분식회계를 자행하고 있다는 간접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음

 

따라서 저축은행과 거래할 때 절대 예금자보호한도를 넘지 말도록 해야 하며, 급한 돈이 묶이지 않도록 해야. 또한 고금리를 제시한다고 해서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기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음. 그만큼 해당 저축은행의 사정이 다급하다는 것을 반증.

 

물론 저축은행 가운데 사전 리스크 관리를 잘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저축은행도 수십 군데 있음.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금방 끝날 가능성은 높지 않음. 과감한 구조개혁 필요하지만 정부는 덮고 가기로 일관하고 있죠.

 

이런 내용 공개할까 많이 고민했지만, 정부가 쉬쉬하며 덮고 가기로 일관하는 반면 금융소비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정보 거의 제공하지 않아 원론적으로나마 경고하기로 결정했습니다.물론 5000만원 이하로 예금해 놓은 것을 당장 인출할 필요는 없겠으나, 이 같은 위험성에 대비하라는 뜻에서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http://bit.ly/fLPqDN 위기의 건설사①]"분양하면 빨리 망하고, 안 하면 천천히 망하고" 이 기사와 저축은행 연쇄 도산 사태, 이것이 일부 언론에서 떠드는 '집값 바닥론'과 잘 매치되시나요? 절대 무리하게 빚 내서 집 사지 마세요


선대인 트위터 http://twitter.com/kennedia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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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1. 2. 22. 11:32

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그동안 <프리라이더> 2권 마무리하고 다른 일정들 소화하느라 너무 바빴습니다.^^; 오늘 민들레영토 인천주안역점에서 오후 세시부터 인천포럼에 참석해 제가 발제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오시면 기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인천/부천방 공지 참고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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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난과 관련해서 상당수 언론이나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주택 공급 부족론 설파합니다. 지금의 전세난은 주택 공급 부족이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 거품 떠받치기를 비롯한 시장 교란 때문에 생겨난 전세 수급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으로 전세 수요가 늘고, 그 가운데서도 보증금 확보에 문제 없는 빚 없는 집의 '안전한 전세' 선호. 반면 빚 진 집 주인들 많아 '안전한 전세' 공급은 부족해 '안전한 전세' 위주로 전세가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

 

또한 정부의 집값 떠받치기로 부동산에 미련 못 버린 다주택자들이 부채 이자 부담 상쇄 또는 이자수입 증가 노리고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 늘면서 세입자 선호하는 전세 공급은 더욱 부족해졌죠.

 

따라서 지금의 전세난은 정부의 집값 떠받치기에 의한 전반적인 시장교란의 여파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이기에 주택 공급 부족하기 때문에 전세난 오는 것이고,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런데도 정부가 어제 내놓은 전세대책 보면 다주택 투기자들을 임대사업자로 전환하는 혜택 주고 민간건설임대에 대한 세금과 보조금 혜택 주는 것. 전세난 핑계 대면서 건설업계/부동산업계 민원을 해소해주는 대책만 내놓았죠. 정말 나쁜 사람들입니다.

 

지금의 전세난은 정부가 유럽 국가들 수준의 임대차보호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공임대 주택 대폭 확충해놓았더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닐 겁니다. 그런데 그런 인프라가 없고 공공임대 주택 공급은 2007 14만호에서 지난해 1.5만호로 급감했죠.

 

현재 서민 주거난 가속화시키는 것이 대규모 뉴타운사업인데, 이걸 MB가 서울시장 시절 발동 건 것이죠. 이처럼 서민 주거난 해소 위해 평소 해야 할 일 안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부랴부랴 대책 내놓은 게 건설업계와 다주택투기자 민원 해결용 대책

 

이처럼 지금의 전세난은 과도한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데서 오는 시장 교란 때문이므로 집값 거품을 시장원리에 따라 빠지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자, 정석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전세난은 현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장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프리라이더: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편>을 출간했습니다. '유리알 지갑' 인생들이 왜 억울한지, 이 같은 현실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에 관한 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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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1. 2. 12. 11:20

http://bit.ly/gT22n4  주택도급 단가, 국민임대 주택의 표준건축비인 3.3㎡당 370만원 보다도 낮은 280만원. 건설업 종사하는 트위터 친구 한 분은 고급 자재들 다 쓰고도 220만원대에 가능하다고. 집값이 얼마나 부풀려져 있는지, 공공주택사업 하면서 얼마나 예산 낭비하는지. 그런데 이 기사 관점에 동의하나요?

 

민간업체들이야 분양원가 굳이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정부는 그들이 분양가 담합 않고, 투기 일어나지 않는 건전한 주택시장환경 조성해야죠. 그러기 위해 선분양제 대신 후분양제로 전환하고, 투기 조장하는 3년 거치 주택대출 구조 바꿔야죠

 

LH공사 등 공공분야는 공공택지와 정부 보조로 수십년간 땅장사 집장사 해왔으니 분양원가 공개해서 주택소비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죠. 법원 판례도 이미 공개결정.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건설족에 휘둘리며 '장사 원리'라며 반대. 참 아쉬운 대목

 

국토해양부는 산하 LH공사 통해 도급단가, 최종 실행원가 얼마인지 뻔히 알면서도 국민임대 건설 예산 편성 기준되는 표준건축비 부풀리기 바빴죠. 민간의 고분양가 정부가 합리화해주고, 건설업체 퍼주는 예산 낭비 합리화한 거죠.

 

내년 보금자리 주택사업 예산이 대략 9조원인데, 정확히 시공부분 예산이 얼마인지 당장 확인 어렵지만 대략 3조원 정도로 잡으면 이중 최소 6000억원 정도는 엉뚱하게 건설업계 퍼주고 있다는 얘기. 실제 공사 구조 개선하면 1조원 정도도 절감 가능

 

 

제가 지난해 <위험한 경제학> 출간 이후 1년여만에 <프리라이더: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편>을 출간했습니다. 세금이라는 동창회비를 잘 내지도 않는 사람들이 동창회장과 총무를 맡아 자기들 멋대로 돈을 쓰는 행태를 비판한 책입니다. 두 권으로 나눠 내는 책의 첫 번째 책입니다. 특히 최근 의무급식 지원 논란과 예산안 날치기 통과 과정에서 '내가 낸 세금 제대로 쓰이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드시는 분들께서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0. 12. 28. 10:37

2010년 마지막 주이니만큼 2010년 주택시장을 결산해보고 2011년 전망을 해보도록 하자.

우선 국토해양부가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실거래가 추이를 살펴보자. 2009년 이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도록 하자. 전국적으로 인천의 주택가격이 2006~2008년에 60% 가량 상승하여 가장 높았고, 서울은 같은 기간 40% 가량, 경기는 50%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은 2008년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꺾인 뒤 2008년 말 전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려 급락했다가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책으로 2009년 9월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반전한 뒤 2010년 내내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두세 달 사이에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지방의 경우는 수도권 주택시장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대표적으로 부산과 경남이 2009년 이후 약 20% 전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대전과 충북 지역도 2009년부터 세종시 이전 결정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지역 및 울산지역은 공급과잉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고, 광주지역도 2010년 들어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아파트 가격이 안정돼 있다.

특이한 점은 충북, 경남, 전남, 전북, 제주 등 지방광역도의 실거래가 지수가 수도권 및 인근 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방 광역도의 경우 인구가 적은 중소도시가 많고 아파트거래량도 매우 적은 상태에서 국지적으로 신규 아파트 거래가 일어나게 되면 전체 실거래가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 광역도의 경우 한쪽에서는 미분양 적체로 극심한 침체를    보이면서 일부 중소도시의 신도심 지역에서는 국지적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면적별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수도권은 2007년부터 가격이 높은 중대형 및 대형의 하락세가 시작된 모습이며, 중소형 및 소형은 2008년까지 상승한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방의 경우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 및 중소형은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중대형 및 대형은 2009년부터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표1> 전국 지역별 및 면적형별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추이 

(주)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번에는 아파트 가격에 이어 주택 가격의 선행지수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도표2>를 참고로 살펴보자. 먼저, 전국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보면 2010년 11월 현재 8.57만호 정도로 지난해 반등기 수준까지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눠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방의 경우 2008년 이후 4만~5만호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2010년 8월의 3.7만호 수준에서 5.4만호 수준까지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수도권의 경우 저점이었던 8월의 2만호 수준에서 3.2만호 수준으로 늘어난 데 그치고 있다. 이 같은 거래량은 주택 가격 폭등기였던 2006년 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은 물론 2009년 가격 반등기 때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을 세분해서 살펴보면 올해 하반기에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입주 거래가 증가한 경기도를 제외하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며, 인천시의 경우에는 거래량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표2> 전국 및 권역별 아파트 거래량 현황 

(주)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2006년 이전의 아파트 거래량은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현재 거래량 수준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미 ‘시사경제’를 통해 소개한 바 있듯이 아파트 가격 및 가계대출과 아파트 거래량과의 상관분석을 통해 2006년 이전의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해보면 2010년 3분기 현재의 아파트 거래량은 여전히 극심한 침체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방의 아파트 거래량도 전반적으로는 활성화됐다고 보기 힘들며, 수도권의 거래량은 여전히 구조적인 침체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지금까지 최근 몇 년 간의 주택시장 상황을 살펴보았다. 이제 지금까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2011년 이후 향후 주택시장을 전망해보기로 하자. 우선, 일부에서는 유동성 증가로 명목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오히려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뉴타운 및 재개발 재건축사업에 따라 일부 주택 멸실 및 이주 수요가 생겨나면서 전월세 중심의 서민 주거난을 국지적으로 악화시키고, 일부 저가 소형 주택의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뉴타운 재개발사업들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2007~2009년 수준의 멸실 및 이주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기본적으로는 뉴타운 재개발 지역의 이주 수요는 주로 1억원 이하 전월세 수요여서 최소 4억~5억원대 이상의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수요로 보기는 어렵다.


반면 주택가격 하락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압력이 높아져 2011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래 <도표3>을 보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가 소폭이나마 인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현 정부의 압력에 밀린 금융권에서 2년 째 연장해주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도래액도 2012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가계와 금융권의 부담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약 35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생각하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대출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만기 도래액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은 매우 위험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DTI규제를 해제한 상태에서 현재로서는 현 정부가 재연장할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미 주택담보대출 규모와 가계부채를 더 이상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와 같은 주택담보대출 급증 사태는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정부가 공언한 대로 DTI규제를 재도입할 경우 그나마 남아 있던 투기성 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표3> 시장금리 및 신규수요연령대 가구수 증감 추이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더구나 2009년부터 시작된 건설 및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대규모 공공토건사업 등도 거의 한계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2011년 SOC 예산액은 전년대비 -3.2% 가량 감소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개발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해 서울시 SH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 경기개발공사 등 지자체 개발공기업들이 부채 삭감을 위한 사업 축소 및 토지보상금 감소로 부동산 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과 미입주 물량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분양을 재개할 경우 미분양 물량이 추가로 늘어나게 될 공산이 커진다. 반면 건설업체들이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지 않을 수 없게 되면 기존주택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좀 더 길게 보자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및 신규주택 수요층의 가구수 감소로 전국적으로 부동산 구매력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주택가격 하락은 머지않아 일본처럼 장기 침체 국면을 맞이하게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50대 가구를 신규주택 수요세대로 보고 60대 이상을 기존주택 보유세대로 구분해 향후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전국과 서울의 신규주택 수요세대는 2009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20대의 주택 구매력이 상당히 낮은 점을 감안해 20대를 제외하더라도 전국의 신규주택 수요세대는 2011년, 서울은 2012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후 20대를 제외한 신규주택 수요 연령대 가구수는 전국 기준으로 매년 -4만~-13만 가구씩, 서울에서는 2013년 -0.7만으로 시작해 2020년대에는 -3.7만명 수준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반면 같은 기간 60대 이상 기존주택 보유세대는 급증하게 돼 이들의 기존주택 매물이 주택시장에 지속적으로 쏟아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부터 인구동태적인 요인만으로도 기존주택 매물 증가와 신규주택 수요층의 감소라는 ‘이중 충격’으로 인해 향후 주택시장은 장기침체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으로부터 2011년 주택시장은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수도권의 경우 일시적 기복이 있을 수 있으나 하락 압력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물론 부산, 경남과 대전 등 지방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제반 구조적인 장기 대세하락의 압력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일부 부동산업계에서는 지방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으나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수도권 주택의 자산가치는 전국 주택 가격 자산가치의 약 3/4에 이르며, 주택 거품의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액 비중도 역시 3/4 가량에 이른다. 부산, 대전 등 일부 지방의 주택시장이 아무리 활황세를 띤다고 하더라도 주택시장의 핵심인 수도권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를 틈타 일부 수도권 원정투기 수요가 지방에 내려가 일시적으로 주택시장을 흔들 수는 있으나, 지방의 투기 수요가 수도권 주택시장을 휘젓기에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턱없이 모자란다고 할 수 있다. 



제가 지난해 <위험한 경제학> 출간 이후 1년여만에 <프리라이더: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편>을 출간했습니다. 세금이라는 동창회비를 잘 내지도 않는 사람들이 동창회장과 총무를 맡아 자기들 멋대로 돈을 쓰는 행태를 비판한 책입니다. 두 권으로 나눠 내는 책의 첫 번째 책입니다. 특히 최근 의무급식 지원 논란과 예산안 날치기 통과 과정에서 '내가 낸 세금 제대로 쓰이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드시는 분들께서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0. 12. 28. 09:32

 

 

때가 때이니만큼 2011년 이후 향후 주택시장을 전망해보기로 하자. 일부에서는 필자가 최근 출간한 신간 <프리라이더: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편> 원고를 쓰느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글이 뜸했던 점을 빌미로 삼거나 필자가 쓴 일부의 표현을 자신들 입맛대로 각색해 "선대인이 입장을 바꿨다"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미안하지만 필자의 입장은 큰 틀에서 전혀 바뀐 게 없다. 필자는 국내 주택시장은 이미 정점을 지났으며 2010년대 국내 주택시장은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지금 400조원이 넘는 공공부채와 저금리, 대출 만기연장 등을 통해 떠받치고 있는 부동산 거품의 충격이 일시에 몰릴 경우 상당한 충격을 동반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 '집값 바닥론'을 거론하며 선동하고 있지만, 호가 위주의 집값 상승은 지난해 반등 양상에도 턱없이 못 미칠 정도로 미약하다. 아직 본격적인 충격은 오지도 않았는데, 일부의 선동에 휘둘려 무리하게 빚을 얻어 집을 사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제 간략하게 내년 이후 주택시장을 전망해보자우선, 일부에서는 유동성 증가로 명목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오히려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뉴타운 및 재개발 재건축사업에 따라 일부 주택 멸실 및 이주 수요가 생겨나면서 전월세 중심의 서민 주거난을 국지적으로 악화시키고, 일부 저가 소형 주택의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뉴타운 재개발사업들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2007~2009년 수준의 멸실 및 이주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기본적으로는 뉴타운 재개발 지역의 이주 수요는 주로 1억원 이하 전월세 수요여서 최소 4~5억원대 이상의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수요로 보기는 어렵다.

 

반면 주택가격 하락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압력이 높아져 2011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래 <도표>를 보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금리가 소폭이나마 인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현 정부의 압력에 밀린 금융권에서 2년 째 연장해주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도래액도 2012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가계와 금융권의 부담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35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생각하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대출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만기 도래액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은 매우 위험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2011 3월까지 한시적으로 DTI규제를 해제한 상태에서 현재로서는 현 정부가 재연장할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미 주택담보대출 규모와 가계부채를 더 이상 늘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와 같은 주택담보대출 급증 사태는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정부가 공언한 대로 DTI규제를 재도입할 경우 그나마 남아 있던 투기성 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표> 시장금리 및 신규수요연령대 가구수 증감 추이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더구나 2009년부터 시작된 건설 및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대규모 공공

토건사업 등도 거의 한계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2011 SOC 예산액은 전년대비 -3.2% 가량 감소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개발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해 서울시 SH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 경기개발공사 등 지자체 개발공기업들이 부채 삭감을 위한 사업 축소 및 토지보상금 감소로 부동산 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과 미입주 물량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분양을 재개할 경우 미분양 물량이 추가로 늘어나게 될 공산이 커진다. 반면 건설업체들이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지 않을 수 없게 되면 기존주택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좀 더 길게 보자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및 신규주택 수요층의 가구수 감소로 전국적으로 부동산 구매력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주택가격 하락은 머지않아 일본처럼 장기 침체 국면을 맞이하게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50대 가구를 신규주택 수요세대로 보고 60대 이상을 기존주택 보유세대로 구분해 향후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전국과 서울의 신규주택 수요세대는 2009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20대의 주택 구매력이 상당히 낮은 점을 감안해 20대를 제외하더라도 전국의 신규주택 수요세대는 2011, 서울은 2012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후 20대를 제외한 신규주택 수요 연령대 가구수는 전국 기준으로 매년 -4~-13만 가구씩, 서울에서는 2013 -0.7만으로 시작해 2020년대에는 -3.7만명 수준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반면 같은 기간 60대 이상 기존주택 보유세대는 급증하게 돼 이들의 기존주택 매물이 주택시장에 지속적으로 쏟아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부터 인구동태적인 요인만으로도 기존주택 매물 증가와 신규주택 수요층의 감소라는이중 충격으로 인해 향후 주택시장은 장기침체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으로부터 2011년 주택시장은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수도권의 경우 일시적 기복이 있을 수 있으나 하락 압력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물론 부산, 경남과 대전 등 지방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제반 구조적인 장기 대세하락의 압력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일부 부동산업계에서는 지방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으나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수도권 주택의 자산가치는 전국 주택 가격 자산가치의 약 3/4에 이르며, 주택 거품의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액 비중도 역시 3/4 가량에 이른다. 부산, 대전 등 일부 지방의 주택시장이 아무리 활황세를 띤다고 하더라도 주택시장의 핵심인 수도권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침체를 틈타 일부 수도권 원정투기 수요가 지방에 내려가 일시적으로 주택시장을 흔들 수는 있으나, 지방의 투기 수요가 수도권 주택시장을 휘젓기에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턱없이 모자란다고 할 수 있다. 

 

 

 

제가 지난해 <위험한 경제학> 출간 이후 1년여만에 <프리라이더: 대한민국 세금의 비밀편>을 출간했습니다. 세금이라는 동창회비를 잘 내지도 않는 사람들이 동창회장과 총무를 맡아 자기들 멋대로 돈을 쓰는 행태를 비판한 책입니다. 두 권으로 나눠 내는 책의 첫 번째 책입니다. 특히 최근 의무급식 지원 논란과 예산안 날치기 통과 과정에서 '내가 낸 세금 제대로 쓰이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드시는 분들께서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0. 12. 27. 09:22

http://media.daum.net/economic/estate/view.html?cateid=100019&newsid=20101201221032095&p=mbn

증권사들 보고서들을 인용해 "자산 거품, 대세하락 모두 현실성 낮다"라는 기사가 떴네요.

우리 연구소포럼 <부동산문제>방에 누가 이 기사를 퍼오면서 의견을 묻길래 제가 답글을 썼다가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일반적으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대다수의 전문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그들의 전망 보고서는 증권가에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각종 자료들의

짜깁기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저희 연구소처럼 원자료들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분석을 하지 못합니다.

제가 건설이나 부동산쪽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 여럿 만나 본 적도 있고,

실제로 올초에는 '2011년 집값 바닥론'으로 보도된 보고서 작성자를 만나본 적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자신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제가 몇 마디만 물어보면 금방 꼬리내립니다.

그리고 제 앞에서는 "저희들이야 한 분야를 깊이 들여다 보지도 못하고 뭘 알겠습니까?"라고 얼버무립니다.

 

심지어 한 애널리스트는 "저희야 장사해야 하는데, 건설업계 고꾸라진다는 얘기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로 행세하는 투기선동가들보다는 조금 낫지만,

국내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수준들이 이 정도 수준입니다. 

그 사람들이 내는 보고서 수준은 딱 이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지난주에 한국투자증권의 리서치포럼이라는 데에서 강연하고 왔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증권가에서는 상당히 큰 행사더군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이 주로 참석했는데, 동시간대 강연 중에 제 강연의

참석자가 제일 많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따로 후기를 쓰면 좋은데, 여력이 없어 아래 연합뉴스 기사가 보도한 내용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삼성증권 연구자들이 근거로 댔다는 인구수, 가구수 추이를 볼 때 2020년까지 집값 안 떨어진다는 주장도

제가 얼마 전 '향후 부동산 구매력 지수 어떻게 변할까'라는 아래 링크 건 글에서 논파한 적 있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369771

 

같은 내용을 한투 강연에서도 설명해줬는데,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저 잘났다고 떠들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일반인들 가운데 증권사 보고서의 수준이나 증권사의 이해관계 등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제가 설명드리려 하는 것일 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최근의 '집값 바닥론'과 관련해 마음이 흔들리시는 분들은 저희 연구소가 12월 9일 개최하는

내년 경제전망 세미나에 한 번 와보십시오.

제가 쓴 글들을 단편적으로 읽어봐서는 잘 모릅니다.

강연회 같은 데서 일목요연하게 들어보시면 제대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공개 세미나에서는 2010년대 이후 향후 가구수 변화에 따른

전국 각 지역별 부동산 구매력 지수에 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저의 한투 강연 소개 기사:
 
 
 

선대인 트위터 http://twitter.com/kennedian3 

 

by 선대인 2010. 12. 2. 11:32

요즘 새로운 책을 쓰느라 블로그에는 거의 글을 못 올리고 있습니다.

'글감옥'에 갇혀 사는 느낌입니다. 무리하다 보니 얼마 전에는 몸살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빨리 원고를 마무리해 '글감옥'에서 풀려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저런 '집값 바닥론'을 설파하는 기사들이 꽤 많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참 웃깁니다. 제가 몇 주 전쯤 지적한 바 있지만, 근거 같지도 않은 근거를 가지고

'집값 바닥이다'라고 일부 '부동산 찌라시'들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군불을 때니 일부 지역에서 매물을 걷어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다시 '봐라! 집값 바닥 아니냐"라고 또 기사를 씁니다.

그런 기사를 쓰는 언론사들도 참 안타깝지만, 그런 기사를 보고

금세 부화뇌동해서 "거 봐라" 하는 분들도 참 안타깝습니다.

그 분들께 대세 흐름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얼마 전 제가 서울경제신문의 터무니없는 허위 기사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썼더니 이것조차 멋대로 해석하는 분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 신문에서 보도한 것과 같은 내용의 '2012년 부동산 대폭락론'을 얘기한 적이 없다며

왜곡보도를 문제삼았더니 그걸 저의 입장 변화로 읽는 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 끝만 보는 신통방통한 재주를 가지신 분들입니다.

더구나 극히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제가 책 쓰는데 전념하느라고 요즘 부동산 관련

글을 못 썼더니 '집값이 바닥을 치고 나니 선대인이 입장을 바꾸고 나서

도망가버렸다'는 식의 비방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제 진심을 담아 쓴 글조차도 투기 선동에 이용하거나

제 멋대로 곡해하는 일부 분들을 보면서 허탈한 웃음만 나왔습니다.

진심조차도 통하기 어렵게 오염된 한국의 정보환경도 문제일 테고,

그만큼 부동산 문제로 사람들 마음이 병들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병증이기도 하겠지요. 

 

제 입장은 기존의 시각에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

다만 같은 주장을 하더라도 제 주장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단순화하는 

'폭락론자'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그 단어를 가급적 피하고 있을 뿐입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앞으로 전개될 집값 하락 현상을

과도한 집값은 결국 정상화될 수밖에 없다는 '집값 정상화 과정'으로 표현할 뿐입니다.

굳이 바뀌었다면 제 얘기를 새로운 프레임으로 얘기하고자 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아무런 집값 충격이 없을 거라고 상상하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 정부는 공공부채 260조, 금리 인위적 인하, 만기 연장 등으로

거품 빼기를 미루면서 거품을 더욱 키웠을 뿐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입니다.

 

한두 달 전까지 'DTI 해제도 약발없다. 추가 대책 내놓으라'고 아우성치던

찌라시들이 이제는 '집값 바닥일 때 빨리 사라'고 거품무는 것을 보면

우습지도 않습니다. 그런 선동이 이제 쉽사리 먹힐만한 상황도 아닙니다.

얼마 전 다녀갔던 SBS 뉴스추적의 PD도 "현장취재를 해보니

그런 보도가 나온다고 해서 이제 사람들이 과거처럼 덥석 집을

사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하더군요.

 

지난해는 제가 많이 경고를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까지는 안 하려 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번에는 일부 찌라시들의 선동으로 일부 지역에서 호가 위주로

일시 반등하는 흐름이 나오더라도 지난해와 같은 정도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는 막대한 공공부채를 동원하고 저금리와 대출만기 연장,

재건축  규제 완화, DTI규제 해제 등을 한꺼번에 동원했는데 7개월 갔습니다.

이제는 그런 수단들은 다 써버렸고, 오히려 아무리 지연시키고 싶어도

그 조치들을 일정하게 걷어들일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집값이 뛰기도 어렵겠지만, 설사 일시적으로

뛴다고 해봐야 얼마나 뛰겠느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경고 안 해도 지난해와 같은 집값 반등이 올만한 

수요가 남아있지도 않고, 정부의 카드도 소진됐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충분히 경고할 만큼 했는데, 그래도 휘둘리는

분들이 있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요.

온갖 비난과 냉소를 들어가면서도 숱한 경고를 했는데도 그래도 못 알아듣는다면

그 분들 스스로 냉엄한 현실의 강펀치를 맞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 정도 강펀치를 맞아야 정신이 번쩍 드실 분들은 달리 구제 방법이 없습니다. 

 

두번째는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이제 스스로 부동산 문제의 족쇄에서

서서히 좀 벗어날 때가 됐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미 당초 예정보다 많이 늦어진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도 제가 '부동산에만

너무 빠져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제가 그 같은 역할을 부여받았으니 분명히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동산 외에도 이제는 이 사회의 중요한 어젠다들을 더 이상 소홀히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아마도 한 달 쯤 후에 나오게 될 책은 세금이라는 동창회비는 제대로 안 내는 세력들이

동창회 회장과 총무 등을 맡아 자신들 좋은 일에만 동창회비를 왕창 쓰는 문제에 관해 쓴 책입니다.

김황식 총리가 취임 때 노인들의 무임승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얘기했는데,

정말 대한민국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갉아먹는 무임승차자들은 따로 있습니다.

 '위험한 경제학'처럼 두 권으로  나올 이 책의 원고 작업을 위해 아직은 몇 주 더 고생해야 할 듯 합니다.

하지만 한 고비는 넘겼기에 이 글을 시작으로 다시 이번주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 합니다. 

늘 저희 연구소와 포럼을 걱정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분들의 든든한 기대와 성원에 힘입어 사는 듯 합니다.

그럴 때마다 많은 분들께 한 없이 감사하는 마음이 되고, 제가 참 복 받은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좀 더 분발해야겠구나,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낙엽은 떨어지고 날씨는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한 해가 또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많은 분들 남은 기간 동안 건강에 유념하시고, 한 해를 알차게 마무리하는 시간들 갖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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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한 더 깊이 있는 토론과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 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11. 22. 08:40

오늘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로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제 의견을 설명드렸습니다. 하지만 워낙 시간이 짧아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손석희 선생님은 사전 질문 예상지와 전혀 다른 '돌발질문'을 하시기로 유명하시죠.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준비한 내용 외의 다른 내용들은 정작 말씀을 많이 못 드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방송 준비하느라 메모했던 내용에 살을 좀 더 붙여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으니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1. 현 상황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텐데...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바닥인가, 아니면 더 떨어질 것인가.



불과 몇 주 전까지 주택시장 침체가 심각하다고 언론들이 아우성쳤는데, 그 사이에 뭐가 얼마나 달라졌다고 집값 바닥이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감. 주택시장 사이클은 10~20년. 수도권의 경우 대세하락 전반기. 수도권 미분양/준공후 미분양. 수도권 거래량도 분기별로 9만 4000호에서 2만호로. 수도권의 원정투기수요 등으로 뛰었던 부산 거래량도 5개월째 감소해 추격매수세가 끊기면서 하락 가능성 보이는 상황.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 구조적 흐름에서 변한 게 없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 잠시 잠깐의 현상을 보고 섣불리 예단하는 기사들.



2. 그렇다면 최근의 전세 강세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


집값이 여전히 높은데 전세가가 뛰어서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걸 생각하니 가슴 아프다. 어쨌거나 일단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공급부족 때문 아니다. 2007년 말 사상 최대 민간분양 이뤄진 게 올 하반기 사상 최대 입주 물량. 공공임대주택물량도 10만호가 넘을 정도. 주택대세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 일시 증가, 빚 없는 ‘안전한 전세’공급 부족, 그리고 2008년 기저효과. 90년대초중반에도 집값 하락+전세가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원인이 이러니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여지는 크지 않다.



3. 지난 2008년 10월... 딱 2년 전 선대인 부소장은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이 버블붕괴의 초기단계이고 5년 내지 7년 정도... 상당히 장기화될 것이다’ 라고 진단했다. 지금 상황을 미루어 볼 때 당시 예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는가.


현상적으로는 기복이 있었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경고 했다고 생각. 2008년 여름부터 버블 경고를 했는데, 당시 거의 아무도 2008년말의 집값 급락과 경제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깨졋지만 당시만 해도 부동산불패 신화 강력. 현상적으로는 지난해 정부의 대대적 부양책 때문에 7개월간 반등. 저금리, 주택대출 만기 연장, 230조원에 이르는 토건-부동산 위주 부양책, 재건축 규제 및 수도권 전매 제한 완화 등.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은 지연시킬 수 있을 뿐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질질 끌면서 부동산 거품 막는다고 가계부채를 70조원 더 늘리고, 230조원의 공공부채를 소진.


결론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350조원을 바탕으로 키워온 부동산 버블의 구조적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주택시장, 그리고 한국경제의 취약성은 여전하다 평가. 2000년대 초중반과 달리 주택시장의 투자수익률보다는 위험성이 더 크고 이 같은 상황이 일시적 기복 있더라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4. 그런데 지난 9월 29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부동산시장 대세하락 가능성 점검>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집값이 급락하거나 대세하락 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재룡 연구원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고사.) 한국은 대출부실화 위험이 적고 주택보유에 대한 욕구가 많기 때문에 한동안 주택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인데...

여기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를 했다. 왜인가.



총평부터 하자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연구자가 건설업체 출신이어서인지 몰라도 건설업계-부동산업계에서 ‘집값 계속 오른다’ ‘대세하락없다’ 주장들을 짜깁기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대출 부실화 위험성이 적다면서 내세운 근거가 LTV, 주택담보가치 대비 부채 비율. 2008년 비해 2009년 대출자산 건전성 개선. 이는 집값 오른데 따른 것인데. 지금 연체율이 낮은 것은 부실 처리를 하지 않고 2년째 주택대출 만기 연장 때문. 지금 사상 최저금리 수준에서도 이자만 내는 주택대출이 80%. 그리고 평균 LTV라는 것을 근거로 삼는데, 평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채를 많이 진 가구의 위험성이 중요. 미국 서브프라임론도 7.8%. 이미 실거래가로는 많이 떨어져서 후순위대출인 저축은행 연체율은 12%를 넘어. 도시계획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금융경제를 전공한 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연구자들도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경고.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충격을 희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어긋난다. 노후세대는 2000년대 부동산 불패 신화 때문에 주택 보유 욕구 강하다 해도 기본적으로 기존 집을 보유하거나 줄이거나 팔거나 하지 신규 수요는 아니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수는 늘어나니 수요가 계속 있다고 주장하는데, 세대별로 보면 50,60대 노후세대 가구가 늘어나고 신규 주택 수요층인 20~40대는 오히려 빠르게 줄고 있다. 지금도 엄청난 공급 과잉인데, 이 주택을 누가 받아주나.



5. 그런데 지난 198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을 보면 전세가가 크게 오른 뒤 매매가가 따라 올랐던 전례가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세가 뛰니 집값도 뛸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던데?


그럴 가능성 없다. 대세상승기 때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상승하던 시절의 관성에서 못벗어나서 그런 엉뚱한 주장이 나온다. 대세하락기에는 다르다. 90년대 초반 집값 하락기는 전세가 상승. 또 외환위기 때나 2008년말 상황 때는 전세가도 동반 급락. 또한 전세가가 뛰면 멀리까지 이사한다든지 해서 시간이 걸리지만 조정 일어난다. 2년 후 계약 때는 전세가 급등 현상이 없을 것. 현대경제연구원도 며칠 전 제 주장과 비슷한 발표.




6. 그렇다면 지금의 집값은 어느 정도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럴 경우 당장 부동산 담보대출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겠고...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없겠는가.   


집값이 부동산업소들의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이미 서울은 10~20%, 수도권의 분당 용인 평촌 일산 수원 파주 김포 등 주요 도시는 30% 이상 하락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깨 약간 아래까지 내려온 상황으로 장기대세하락의 전반부.


금융위기 가능성은 현재 수준에서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가면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정부 당국자들이 자꾸 자기 임기 내에 사고가 안 터지기를 바라면서 미루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서 제가 자꾸 거품 빼라고 주장하는 것. 주택대출 만기 연장하고 DTI규제 풀어 가계부채 증가 부추길수록 자꾸 미룰수록 부동산 거품은 더 커진다.  지금부터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 유도하고 점진적으로 거품 빼나가면 타격이 있긴 하겠지만 제1금융권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계속 거품 빼기를 미뤘다가는 내외부 충격이 한꺼번에 몰리면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수출경기가 상대적으로 괜찮을 때 거품을 빼야 충격을 줄일 수 있는데, 왜 그걸 안 하는지 모르겠다.



7. 지난 8.29 대책을 보면 정부는 부동산거래활성화를 목적으로 DTI 규제를 조정했다.

국토부 기재부 장관이 입을 모아 ‘더이상의 추가 대책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 대책 이후의 부동산 판세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지금도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보고 더 빚을 내 집값을 떠받치라는 격이었는데, 이게 정부가 할 일인지 의문이다. 더구나 빚을 많이 쓴 탓에 경제위기가 온 다른 나라 사례를 보고서도 이렇게 하니 정말 국민경제를 생각하는 정부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저금리와 수백조원의 공공부채로 떠받쳐도 안 되니 다시 가계빚을 동원. 하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거래량 감소한 상황이어서 땜질식 부양책으로 해결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두 달 다 돼가지만 여전히 하락세. 일부 지역 반등 있다 해도 반짝 반등에 불과할 뿐. 거래량이 분기별로 전국 45만호에서 30만호 6~7만호 수준까지 감소했다. 자꾸 땜질식 부양책 쓰면서 거품 키우고, 부채를 늘리다가 오히려 국민경제가 골병든다.



주택가격은 높아지는 가운데 소득 여력 있는 가계가 빚 지고도 집을 사버려 지금의 높은 집값을 떠받칠 정도의 수요가 남아 있지 않는 상황. 따라서 급격한 붕괴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일정한 수준에서 주택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주택시장의 복원력 키우는 길인데, 정부는 자꾸 땜질식 부양책을 쓴다. 더구나



8. 또한 전세값 고공행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정부가 내일(28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차관이 참석하는 부동산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기금 2조원 전세자금 추가 지원, 주택기금 서민 전세자금 지원 확대 (최대6천-8천), 전세자금 대출 소득제한 완화 (현행 3천만원 이하), 전월세 보증금 소득공제, LH 미분양주택 일정기간 전세 전환,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확대 등이 예상된다. 평가를 내린다면?


매매가가 떨어지면 전세가도 떨어지게 돼 있는데 정부가 그건 가로막으면서 ‘빚을 더 얻어서 전세 옮겨가라’는 게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인지 의문. 전세대출 늘려주겠다는 건데, 단기적으로는 서민가계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전세시장의 유동성을 키워서 전세가를 오히려 밀어올리는 역할하게 된다. 신중해야 된다.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 확대한다면 긍정적. 다만 사업승인 실적 기준으로 지난 정부에서 10만 가구 넘었는데, 지난해 7만여호, 올해는 8월까지 2500호로 줄어. 가뜩이나 OECD 국가들보타 턱없이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저출산 고령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으로 늘리라고 수도 없이 주문했는데, 말 안 들었다. 15% 정도만 돼도 이 같은 주기적 전세난 없다.

 


9. 그렇다면 급격한 버블붕괴를 막고,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겠는가.


냉정하게 현실 직시하는 게 우선. 저도 가능하면 연착륙 바라지만 지금 350조원 부채 늘여놓고 아무런 충격 없이 거품 뺄 수 잇겠느냐. 현 세대의 충격을 줄이느라고 공공부채 230조원을 끌어왓는데 그만큼 후세대, 자식세대에게 빚을 물려준 거다. 이미 어마어마한 충격 발생. 그나마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수출도 잘 된다고 할 때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 나가는 게 단기적으로는 아프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낫다.


전세난 해결 위해서는 매매가 거품을 빼고 앞서 말한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공급이 가장 중요. 




오늘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로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제 의견을 설명드렸습니다. 하지만 워낙 시간이 짧아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손석희 선생님은 사전 질문 예상지와 전혀 다른 '돌발질문'을 하시기로 유명하시죠.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준비한 내용 외의 다른 내용들은 정작 말씀을 많이 못 드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방송 준비하느라 메모했던 내용에 살을 좀 더 붙여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으니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1. 현 상황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텐데...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바닥인가, 아니면 더 떨어질 것인가.



불과 몇 주 전까지 주택시장 침체가 심각하다고 언론들이 아우성쳤는데, 그 사이에 뭐가 얼마나 달라졌다고 집값 바닥이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감. 주택시장 사이클은 10~20년. 수도권의 경우 대세하락 전반기. 수도권 미분양/준공후 미분양. 수도권 거래량도 분기별로 9만 4000호에서 2만호로. 수도권의 원정투기수요 등으로 뛰었던 부산 거래량도 5개월째 감소해 추격매수세가 끊기면서 하락 가능성 보이는 상황.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 구조적 흐름에서 변한 게 없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 잠시 잠깐의 현상을 보고 섣불리 예단하는 기사들.



2. 그렇다면 최근의 전세 강세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


집값이 여전히 높은데 전세가가 뛰어서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걸 생각하니 가슴 아프다. 어쨌거나 일단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공급부족 때문 아니다. 2007년 말 사상 최대 민간분양 이뤄진 게 올 하반기 사상 최대 입주 물량. 공공임대주택물량도 10만호가 넘을 정도. 주택대세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 일시 증가, 빚 없는 ‘안전한 전세’공급 부족, 그리고 2008년 기저효과. 90년대초중반에도 집값 하락+전세가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원인이 이러니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여지는 크지 않다.



3. 지난 2008년 10월... 딱 2년 전 선대인 부소장은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이 버블붕괴의 초기단계이고 5년 내지 7년 정도... 상당히 장기화될 것이다’ 라고 진단했다. 지금 상황을 미루어 볼 때 당시 예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는가.


현상적으로는 기복이 있었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경고 했다고 생각. 2008년 여름부터 버블 경고를 했는데, 당시 거의 아무도 2008년말의 집값 급락과 경제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깨졋지만 당시만 해도 부동산불패 신화 강력. 현상적으로는 지난해 정부의 대대적 부양책 때문에 7개월간 반등. 저금리, 주택대출 만기 연장, 230조원에 이르는 토건-부동산 위주 부양책, 재건축 규제 및 수도권 전매 제한 완화 등.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은 지연시킬 수 있을 뿐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질질 끌면서 부동산 거품 막는다고 가계부채를 70조원 더 늘리고, 230조원의 공공부채를 소진.


결론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350조원을 바탕으로 키워온 부동산 버블의 구조적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주택시장, 그리고 한국경제의 취약성은 여전하다 평가. 2000년대 초중반과 달리 주택시장의 투자수익률보다는 위험성이 더 크고 이 같은 상황이 일시적 기복 있더라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4. 그런데 지난 9월 29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부동산시장 대세하락 가능성 점검>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집값이 급락하거나 대세하락 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재룡 연구원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고사.) 한국은 대출부실화 위험이 적고 주택보유에 대한 욕구가 많기 때문에 한동안 주택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인데...

여기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를 했다. 왜인가.



총평부터 하자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연구자가 건설업체 출신이어서인지 몰라도 건설업계-부동산업계에서 ‘집값 계속 오른다’ ‘대세하락없다’ 주장들을 짜깁기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대출 부실화 위험성이 적다면서 내세운 근거가 LTV, 주택담보가치 대비 부채 비율. 2008년 비해 2009년 대출자산 건전성 개선. 이는 집값 오른데 따른 것인데. 지금 연체율이 낮은 것은 부실 처리를 하지 않고 2년째 주택대출 만기 연장 때문. 지금 사상 최저금리 수준에서도 이자만 내는 주택대출이 80%. 그리고 평균 LTV라는 것을 근거로 삼는데, 평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채를 많이 진 가구의 위험성이 중요. 미국 서브프라임론도 7.8%. 이미 실거래가로는 많이 떨어져서 후순위대출인 저축은행 연체율은 12%를 넘어. 도시계획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금융경제를 전공한 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연구자들도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경고.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충격을 희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어긋난다. 노후세대는 2000년대 부동산 불패 신화 때문에 주택 보유 욕구 강하다 해도 기본적으로 기존 집을 보유하거나 줄이거나 팔거나 하지 신규 수요는 아니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수는 늘어나니 수요가 계속 있다고 주장하는데, 세대별로 보면 50,60대 노후세대 가구가 늘어나고 신규 주택 수요층인 20~40대는 오히려 빠르게 줄고 있다. 지금도 엄청난 공급 과잉인데, 이 주택을 누가 받아주나.



5. 그런데 지난 198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을 보면 전세가가 크게 오른 뒤 매매가가 따라 올랐던 전례가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세가 뛰니 집값도 뛸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던데?


그럴 가능성 없다. 대세상승기 때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상승하던 시절의 관성에서 못벗어나서 그런 엉뚱한 주장이 나온다. 대세하락기에는 다르다. 90년대 초반 집값 하락기는 전세가 상승. 또 외환위기 때나 2008년말 상황 때는 전세가도 동반 급락. 또한 전세가가 뛰면 멀리까지 이사한다든지 해서 시간이 걸리지만 조정 일어난다. 2년 후 계약 때는 전세가 급등 현상이 없을 것. 현대경제연구원도 며칠 전 제 주장과 비슷한 발표.




6. 그렇다면 지금의 집값은 어느 정도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럴 경우 당장 부동산 담보대출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겠고...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없겠는가.   


집값이 부동산업소들의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이미 서울은 10~20%, 수도권의 분당 용인 평촌 일산 수원 파주 김포 등 주요 도시는 30% 이상 하락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깨 약간 아래까지 내려온 상황으로 장기대세하락의 전반부.


금융위기 가능성은 현재 수준에서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가면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정부 당국자들이 자꾸 자기 임기 내에 사고가 안 터지기를 바라면서 미루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서 제가 자꾸 거품 빼라고 주장하는 것. 주택대출 만기 연장하고 DTI규제 풀어 가계부채 증가 부추길수록 자꾸 미룰수록 부동산 거품은 더 커진다.  지금부터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 유도하고 점진적으로 거품 빼나가면 타격이 있긴 하겠지만 제1금융권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계속 거품 빼기를 미뤘다가는 내외부 충격이 한꺼번에 몰리면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수출경기가 상대적으로 괜찮을 때 거품을 빼야 충격을 줄일 수 있는데, 왜 그걸 안 하는지 모르겠다.



7. 지난 8.29 대책을 보면 정부는 부동산거래활성화를 목적으로 DTI 규제를 조정했다.

국토부 기재부 장관이 입을 모아 ‘더이상의 추가 대책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 대책 이후의 부동산 판세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지금도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보고 더 빚을 내 집값을 떠받치라는 격이었는데, 이게 정부가 할 일인지 의문이다. 더구나 빚을 많이 쓴 탓에 경제위기가 온 다른 나라 사례를 보고서도 이렇게 하니 정말 국민경제를 생각하는 정부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저금리와 수백조원의 공공부채로 떠받쳐도 안 되니 다시 가계빚을 동원. 하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거래량 감소한 상황이어서 땜질식 부양책으로 해결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두 달 다 돼가지만 여전히 하락세. 일부 지역 반등 있다 해도 반짝 반등에 불과할 뿐. 거래량이 분기별로 전국 45만호에서 30만호 6~7만호 수준까지 감소했다. 자꾸 땜질식 부양책 쓰면서 거품 키우고, 부채를 늘리다가 오히려 국민경제가 골병든다.



주택가격은 높아지는 가운데 소득 여력 있는 가계가 빚 지고도 집을 사버려 지금의 높은 집값을 떠받칠 정도의 수요가 남아 있지 않는 상황. 따라서 급격한 붕괴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일정한 수준에서 주택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주택시장의 복원력 키우는 길인데, 정부는 자꾸 땜질식 부양책을 쓴다. 더구나



8. 또한 전세값 고공행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정부가 내일(28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차관이 참석하는 부동산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기금 2조원 전세자금 추가 지원, 주택기금 서민 전세자금 지원 확대 (최대6천-8천), 전세자금 대출 소득제한 완화 (현행 3천만원 이하), 전월세 보증금 소득공제, LH 미분양주택 일정기간 전세 전환,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확대 등이 예상된다. 평가를 내린다면?


매매가가 떨어지면 전세가도 떨어지게 돼 있는데 정부가 그건 가로막으면서 ‘빚을 더 얻어서 전세 옮겨가라’는 게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인지 의문. 전세대출 늘려주겠다는 건데, 단기적으로는 서민가계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전세시장의 유동성을 키워서 전세가를 오히려 밀어올리는 역할하게 된다. 신중해야 된다.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 확대한다면 긍정적. 다만 사업승인 실적 기준으로 지난 정부에서 10만 가구 넘었는데, 지난해 7만여호, 올해는 8월까지 2500호로 줄어. 가뜩이나 OECD 국가들보타 턱없이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저출산 고령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으로 늘리라고 수도 없이 주문했는데, 말 안 들었다. 15% 정도만 돼도 이 같은 주기적 전세난 없다.

 


9. 그렇다면 급격한 버블붕괴를 막고,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겠는가.


냉정하게 현실 직시하는 게 우선. 저도 가능하면 연착륙 바라지만 지금 350조원 부채 늘여놓고 아무런 충격 없이 거품 뺄 수 잇겠느냐. 현 세대의 충격을 줄이느라고 공공부채 230조원을 끌어왓는데 그만큼 후세대, 자식세대에게 빚을 물려준 거다. 이미 어마어마한 충격 발생. 그나마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수출도 잘 된다고 할 때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 나가는 게 단기적으로는 아프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낫다.


전세난 해결 위해서는 매매가 거품을 빼고 앞서 말한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공급이 가장 중요. 

 

 

 

선대인 트위터 http://twitter.com/kennedian3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0. 10. 27. 09:27

최근 주택시장이 바닥에 이른 것 아니냐는 언론 보도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필자가 패널로 참석했던 ‘100분토론의 주제도 '부동산, 바닥인가?'였던 것을 보면 부동산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시장의 사이클은 보통 10~20년 정도로 상당히 길며 현재 국면은 2000년대 잔뜩 부풀어올랐던 주택 가격의 대세하락 초기에 불과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대세하락 초기에 일시적 기복이 나타날 수 있으나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더구나 사상 최저금리의 지속과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200조원이 넘는 토건-부동산 중심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반등이 7개월 정도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향후 몇 년 동안에는 지난해 정도의 반등도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평소 제 주장이야 기존 기고문들을 찾아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테니 여기에서 줄이겠습니다. 오늘은 최근 집값 바닥 쳤나라는 식의 일부 언론 보도가 얼마나 근거가 있는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주택시장이 바닥에 이른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보도의 첫째 근거는 9월 이사철을 중심으로 한 전세난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도권 전세난 허와실 1010이라는 글에서 현재의 전세가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은 말씀드렸습니다. 못 읽어보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세가 상승에 이어 집값 바닥론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9월 아파트 거래량입니다. 저야 큰 그림을 보고 있어서 이 같은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잘 알지만,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이 같은 보도에 귀가 솔깃하기 쉽습니다. 정말 9월 아파트 거래량은 집값 바닥을 논할 만큼 충분한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 확인해 봅시다.

 

, 아래 <도표1>을 보십시오. 지난주 <100분토론>에서도 소개한 도표입니다. 9월의 거래량이 전국, 서울, 수도권 별로 5.9~11.5%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성급한 언론들은 “9월 아파트 거래량 8.6%…8.29대책 약발?” “전세수요 매매로 돌아서나…9월 아파트 거래 증가라는 식의 제목을 뽑았습니다. 뭔가 주택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뉴스 제목이 뽑힌 거지요.

<도표1>


㈜ 온나라부동산포털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런데 일부 언론들이 그런 보도를 한 9월 거래량의 실상은 어떨까요? 워낙 거래량이 바닥에 이르면 약간의 거래량 변화로도 비율로는 상당 폭의 거래량 증감이 나타나는 것처럼 비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도표1>을 보면 아파트 거래량이 구조적 거래 침체기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거래량은 한두 달 정도의 추이로 판단할 수 없고, 구조적 추세를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9월의 거래량 변화가 눈으로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미미해 그 구조적 추세가 전혀 변한 게 없다는 겁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보도하는 아파트 거래량과 달리 온나라부동산 포털을 통해 발표하는 거래량은 9월 거래량이 오히려 소폭이나마 줄었다는 점입니다. (역시 도표로 보면 잘 안 나타납니다만보통 온나라부동산포털의 거래량은 매매 거래 외에도 증여, 신탁 등의 사유로 발생한 거래량도 모두 포함하는 반면 국토부가 직접 발표하는 거래량은 국토부 공무원이 매매 거래량 가운데도 일정한 기준(국토부 담당자와 통화해봤으나 그 기준이 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을 적용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 상태에서는 두 가지 거래량을 상호 보완적으로 살펴보는 게 현명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두 거래량의 증감 방향은 거의 항상 일치해왔습니다. 그런데 9월 아파트 거래량만큼은 국토부가 발표한 서울, 수도권 거래량이 미미하게 늘어난 반면 온나라포털의 거래량은 오히려 소폭이지만 줄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여러 의문이 들지만, 적어도 아파트 거래량이 구조적 침체 추세에서 벗어나 바닥을 쳤다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심스럽게나마 이렇게 판단하려면 최소 2,3개월 정도 아파트 거래량이 상당 수준 더 늘어날 경우에나 가능합니다. 2006년 이전의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한 결과를 최근까지 분기별로 나타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을 <도표1>의 아래쪽 그래프를 보면,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3개월 단위의 분기별 그래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구조적 감소세가 더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이 같은 구조적 추세를 볼 줄 모르고 한 달 만의 거래량 추이만을 보고 일희일비하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한 달의 거래량이 조금 변한 걸 두고 바닥 쳤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지난해 말의 거래량 반등이 훨씬 더 커 보일 겁니다. 하지만 이후 주택가격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지금도 일부 언론들이 일부의 지역에서 호가 위주로 일시적 반등이 일어났다는 것을 제목으로 뽑아 호들갑 떨지만, 부동산업계의 호가 위주 지수로도 서울,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어 집값 바닥론의 또 다른 근거로 거론되는 것이 전국 기준 미분양 물량의 감소입니다. <도표2>를 참고로 판단해보십시오. 지금 언론들이 미분양이 줄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방을 포함한 전국 기준 미분양 물량입니다. 그렇게 줄어든 물량도 대부분 정부의 미분양 물량 매입 조치에 의해 줄어든 것입니다.

 

반면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은 건설업체들이 자신들의 미분양 물량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 초 2.6만호에 못 미치던 것이 가장 최근의 집계치인 8월에는 2.8만호까지 늘어났습니다. 더구나 악성 미분양이라고 할 수 있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에 급증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가 분양 실패를 두려워해 분양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인데도 이 정도입니다. 국내 주택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의 공급과잉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집값 바닥을 논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도표2>

   

 () 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렇다고 지방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옮겨 붙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도 말이 안 됩니다. 서울, 수도권의 투기세력이 지방 원정은 가도 지방의 얼마 안 되는 투기자가 수도권까지 와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항력입니다. 더구나 최근까지 지방 주택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던 부산의 경우에도 이미 <도표3>에서 보듯이 지난해 연말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이미 제가 경고한 바 있듯이 부산의 경우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에서 일시적 수급 미스매치가 일어난 가운데 투기가 가세해 주택 가격이 올랐으나 부산경제의 취약한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아파트 거래량이 주택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거래량 위축이 지속될 경우 부산의 주택가격도 고개를 떨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도표3>



㈜ 온나라부동산포털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리고 <도표4>에서 볼 수 있듯이 무엇보다 한국은행의 최신 발표치인 8월의 주택담보대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현재 국내 주택시장의 이면에는 공식적으로만 350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이 놓여 있습니다. 2000년대 주택투기거품이 막대한 주택담보대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그만큼 시장 위축이 심각하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물론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들이나 부동산 담당 기자들은 이 같은 지표를 잘 보지도 않고 이해도 잘 못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9월 이후의 주택담보대출 추이가 어떻게 나타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과거 대세상승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흐름이라는 것을 유념해서 보아야 합니다.

 

 

<도표4>

 

㈜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몇 가지 통계 수치만 간단히 살펴보더라도 최근의 집값 바닥론이 얼마나 빈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9월의 아파트 거래량 변화나 전국 단위의 미분양 물량 감소 등을 근거로 집값 바닥운운하는 것은 부동산업계나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일부 언론들의 '기대 섞인 희망'일 뿐입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현재 주택시장의 거품은 주택담보대출의 위기 구조와 직결돼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더 나아가 가계부채 위기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가격이 일시적인 반짝 상승은 몰라도 대세상승으로 접어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궁극적으로는 한국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위태로운 상태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부동산 문제에 강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사심 없는 상당수의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부동산시장과 주택담보대출 구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세미나에서 한국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은행의 연구원들이 이구동성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구조의 위험성을 경고한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국내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긴 흐름에서 볼 때 대세하락기의 전반부에 있습니다. 정부의 억지 부양책과 일부 부동산 찌라시들의 선동보도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주택시장 안팎의 구조적 흐름을 보시고, 일부의 선동보도에 휘둘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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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10. 26.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