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들어 내놓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은 단기 부양책 일색이었다. 심지어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등 투기 조장책에 가까운 정책들도 있었다. 수조원의 세금이나 공기업 자금을 동원해 건설업체 미분양 물량을 사들였다. 각종 다주택 투기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 등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 넘쳐났다. 아직도 40%를 넘는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가계 소득이나 인구구조 변화 등에 발맞춰 중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의 주택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마디로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한 정책 기조였다.

 

이럴 때마다 정부나 기득권 언론들은 연착륙을 부르짖었다. 부동산시장이 경착륙하면 한국경제가 위험하다면서 말이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서민들이 더 힘들다는 협박(?)까지 곁들였다. 하지만 숱한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도 국토해양부 장관은 건설업계와는 수시로 만나지만, 무주택 서민들 한 번 만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연착륙이 처음 나온 것은 2004년 초였다. 2003년 발표된 10.29대책 등이 일정하게 효과를 발휘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카드채 버블 붕괴와 부동산시장의 일시적 침체로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함께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이에 2004년 하반기부터 이헌재 당시 경제부총리는 강동석 건교부장관과 함께 연착륙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판 뉴딜등 적극적인 부동산 및 건설 부양책을 썼다. 그 결과 2005년 초 판교발 로또열풍을 계기로 부동산 2차 폭등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후 단기적으로는 연착륙 대책이지만, 길게 보면 경착륙을 조장하는 정책이 되풀이돼왔다. 그 사이 가계부채는 470조원에서 920조원대로 두 배로 부풀었다. 특히 이명박정부 들어 가계부채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노무현정부 5년 동안 가계부채가 202조원 증가했는데, 이명박정부 41분기 동안(20081분기~20122분기)에만 24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기간 동안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는데도 부동산 활황기였던 노무현정부 때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가 더 짧은 시간에 늘어난 것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계부채뿐만 아니다. 현 정부 들어 400조원 이상 늘어난 공공부채와 각 지자체 재정난 및 LH공사 등 개발공기업들의 부채 위기, 늘어나는 하우스푸어, 건설업체들의 잇따르는 도산, 끝없는 저축은행 부실 위험 등이 지금 부동산 거품이 폭발 직전 상태까지 이르렀음을 방증한다. 나는 이 모든 예고된 위기들'에 대해 숱하게 경보음을 울려왔다. 그러나 거듭된 정부·정치권의 정책실패와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세칭 부동산전문가들, 그리고 아파트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선동보도 때문에 대처를 미뤄 이제 선택지가 하책 또는 최하책 밖에 안 남은 상황이 됐다. 이미 많이 그르친 상태에서 지금의 부동산 위기를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되돌릴 방법은 없다. 그래도 최하책에 이르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적극적으로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것, 정치적 탐욕에 따른 각종 부동산 막개발을 줄이고 기존 무리한 사업을 정리하는 것, 시장 퇴출이 실제로 일어나는 건설업체와 저축은행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등이다. 또한 부동산 거품의 진폭을 키우고 투기를 부추겼던 양대 제도인 선분양제와 3~5년 거치 후 원리금 상환식 대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투기에 강한 내성을 가지는 부동산 보유세제 강화도 부동산 시장 건전화를 위한 기본 과제다.

 

안타깝지만 하우스푸어들은 자기투자 책임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빚을 정리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공공부문이 주도해 대대적인 재무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과도한 빚을 지고 있으면, 생활의 다른 부분들을 조정해서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플랜들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급증하는 렌트푸어들을 위해 독일 등 유럽국가들처럼 임대 기간을 5~10년 정도로 연장하고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정임대료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급증하는 저소득 1인가구와 고령가구들이 안정적 주거를 누릴 수 있도록 공공임대(또는 전세)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일본주택공단이 버블 붕괴 후 분양 주택 공급은 중단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전환한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 단기적 고통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거품을 빼야 한다. 그래야 한국사회의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고 사람값이 올라갈 수 있다. 일례로, 자영업자의 부동산 임대료를 줄여야 자영업자도 살고 자영압자들이 고용하는 알바들의 임금도 올라갈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야 집값과 전세값이 떨어져 서민들의 주거비용과 고통을 해소할 수 있다.

 

누구 못지않게 나는 진정으로 연착륙을 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부 정책과는 반대로 단기적으로는 일정하게 경착륙이 되더라도 길게 보면 부동산시장과 한국경제가 연착륙하는 방안이다. 지금 한국경제가 살아나려면 단기적인 충격이 있더라도 부동산시장이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본이 건설업계와 금융권 등의 부실 구조조정을 미룬 탓에 계속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돼 장기침체에 빠져들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정부가 일정한 위기대응 시나리오를 짠 뒤 통제 가능한 형태로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고 지나가는 게 낫다. 거품 빼기를 미룬 채 계속 폭탄 돌리기식으로 가면 부동산시장은 저출산고령화 충격과 맞물려 회복하기 힘든 수렁에 빠지게 된다.

 

거품 빼기를 미루면 거품 붕괴의 충격은 점점 커지게 된다. 일례로, 주택대출 거치기간 만기를 지금처럼 계속 연장하면 분기별 대출 만기 도래액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돼 있다. 당장은 모면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위기의 순간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람이 아메바가 아닌 이상 지금껏 정부의 단기 연착륙대책이 장기 경착륙 유도책으로 작용했던 것은 명확하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지금부터라도 거품을 빼서 충격을 분산해야 그나마 일시에 충격이 몰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아직 시중은행은 재무상태가 괜찮은 편이다. 지금 단계적으로 분할해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면 시스템적인 금융위기는 피해가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또 다시 폭탄 돌리기에 나선다면 다음에는 진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그나마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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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10. 8. 12:21

얼마 전 나온 한국의 신용등급 상승을 계기로 한국경제가 일본을 추월했다는 식의 엉터리 왜곡보도가 난무했다. 그런데 어제 정부의 긴급 부양책이 발표됐다. 한국경제 상황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이다. 일반인들 입장에선 어리둥절할 것이다. 외국 신용평가기관에서는 한국 상황이 좋다고 하는데, 한국정부는 내수 침체가 심각하다며 경제활력 대책을 내놓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경제의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은 후자쪽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의 신용등급 평가는 기존에 이뤄진 상태에 대한 후행적 평가에 가깝다. 또 정부채무와 외환보유고 등 한국에 대한 투자 위험도를 주로 평가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한 상대적 투자 위험도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이걸 지금 한국 경제 상태가 좋다거나 향후 한국경제의 미래가 밝을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로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지금 한국경제는 빠른 속도로 사면초가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미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내수 침체, 고용 불안이 심각한 가운데 이 같은 추세를 장기에 걸쳐 악화시키는 고령화 충격이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왜곡된 형태로나마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던 수출마저 사상 최장 기간에 걸쳐 둔화 내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를 단기간에 반전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필자가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이 같은 문제들은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동안 누적돼왔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함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단기적인 임시미봉책과 재벌 등 기득권 위주의 정책과 제도로 서민경제를 계속 악화시켜왔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가계부채와 대외 수출 감소, 내수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1~2년 안에 다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미 상당 부분 물이 엎질러진 상태에서 아무런 흔적 없이 물을 다시 주워 담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이라도 국민경제 전체의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서민경제에 부담을 가중시켜온 수출 일변도, 재벌 편중, 부채 거품 문제 등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어제 발표된 정부 부양책 내용을 보면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분을 적게 떼지만 환급을 적게 해주는 조삼모사식 대책, 자동차나 가전의 개별소비세 줄여주며 이미 효과 없음이 입증된 낙수효과에 근거한 부자감세 방식, 그리고 집값 거품을 떠받치기 위한 각종 부동산 세제 혜택. 이 정부의 대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이 있어서 예측하기는 참 편하긴 하다.

특히 부동산 세제 혜택은 정말 정부의 다급한 마음을 보여준다. 지자체와 상의도 없이 취득세 감면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뜩이나 부동산 거래가 줄어 광역지자체 세수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를 줄이면 지자체는 어떻게 살림하란 말인가. 또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5년간 면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재등장한 투기 조장책이다. 그나마 외환위기 직후에는 집값이 바닥이었지만 지금은 여전히 고점에 더 가깝다. , 지금은 아직 거품을 빼야 할 때이지 투기조장책을 쓸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부동산 거품이 아직 잔뜩 낀 상태에서 그 같은 투기조장책을 쓰면 부동산 거품을 키우고 가계부채만 늘릴 뿐이다.

어제 정부의 대책이 결국 지금 한국경제 최대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가계부채 문제를 얼마나 악화시킬 것인지 한 번 살펴보자. 최근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 주제로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분석해보니 가계부채 문제가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단 가계부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객관적 수치를 살펴보자. 노무현정부 5년 동안 가계부채가 202조원 증가했는데, 이명박정부 4(20081분기~20121분기) 동안에만 234조원 증가했다. 이대로 1년 더 가면 이명박정부 임기 동안에는 293조원이나 증가하는 셈이 된다. 이명박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는데도 부동산 활황기였던 노무현정부 때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가 더 짧은 시간에 늘어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어제 정부가 내놓은 부양책은 여전히 부동산 부양책을 바탕으로 가계부채를 늘릴 것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가계부채가 지금 속도로 증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가계부채 총액은 20122분기 현재 922조원에서 5년 후인 2016년에 1377조원으로 늘게 된다.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은 135.3%에서 157.1%까지 늘어나게 된다.

가계부채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나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는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전국 전세보증금의 절반 가량인 450조원을 주택 소유자가 금융회사 대신 세입자에게 빌린 돈이라고 보면 현재 가계부채는 920조원 수준에서 1370조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이미 가계부채는 폭발 직전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지 않고 폭탄 돌리기모드로 간다면 한국경제는 회복하기 힘든 재앙을 맞게 된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 이명박정부는 얼마 전 마른 수건 쥐어짜듯 20~30대와 자산 가진 노후세대까지 빚 내서 집을 사라며 DTI규제 완화책을 내놓았다. 이 정도면 부동산 떠받치기와 가계부채 폭탄 돌리기에만 혈안이 돼 정신이 나간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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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9. 11. 10:18

 

 

요 며칠 국내에서 자산 디플레가 진행중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부동산은이미 2008년 중반 이후로 대세하락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는이 같은 자산 디플레를 수 없이 경고했는데, 새삼스러운 듯 호들갑 떠는 게 안타깝다.

한국의 자산 디플레 문제가 다른 나라보다 특히 더 심각한 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충격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그 자체로 내수 위축과 자산시장 침체를 초래한다. 부동산거품과 고령화가 서로를 강화하며 악순환 구조 만들 가능성 농후하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경제 최대의 난제인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지도 않았는데, 자산디플레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유료회원들 대상으로 한 보고서 주제로 가계부채 문제를분석해보니 이 정부 들어 가계부채 문제가 정말 심각해졌다.

노무현정부 5년 동안 가계부채가202조원 증가했는데, 이명박정부 4년 동안에만 234조원 증가했다. 이대로 1년더 가면 293조원 증가하는 셈이 된다. 이명박정부 들어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는데도 부동산 활황기였던 노무현정부 때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가 더 짧은 시간에 늘어났다는것은 심각한 문제 아닐 수 없다.

이명박정부 들어 가계부채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1. 정상적으로빚을 내 집을 살 수 없는, 소득 여력 적은 사람들에게 억지로 정부가 주택 투기를 부추긴 때문이다. 2. 고환율-저금리에 따른 고물가와 재벌편중 경제 심화로 가계 소득이늘지 않아 빚을 내 생활하게 만든 대문이다. 노무현정부 때 평균 경제성장률은 4.3%였고 가계소득이 꾸준히 성장했으나 이명박정부는 평균 3.2%인데다실질 가계소득은 고물가 때문에 거의 정체됐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922조원을넘어섰으니 일반 가계가 느끼는 부채 부담은 훨씬 더 커졌다.

더구나 이명박정부는 가계부채를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더욱 악화시켰다. 1. 다른나라가 부동산거품을 빼고 가계부채를 줄일 때 오히려 가계부채를 막대하게 늘렸다 2. 보험사, 대부업체, 신용카드 할부까지 금리 부담이 큰 가계부채를 늘려 가계부채의질을 악성화시켰다 3. 수도권을 넘어 상대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지 않던 지방의 가계부채까지 크게늘렸다.

또한 보고서 쓰면서 추정해 보니 만약 가계부채가 지금 속도로 증가한다면 5년후인 2016년에 가계부채 총액은 현재 922조원에서 1377조원으로 늘게 된다. 지금이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지않고 폭탄 돌리기모드로 간다면 한국경제는 회복하기 힘든재앙을 맞게 된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정부는 정확히 그런 길을 가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나 주택담보대출의규모는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 때문에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다. 일부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국내 전세금규모는 9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는 집 주인이 투기적목적이 아니라 여유 있는 주거공간을 세입자에게 전세로 준 경우도 있겠지만, 전세를 끼고 금융권 대출받아집을 여러 채 산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따라서 전세금의 절반인450조를 주택 소유자가 금융회사 대신 세입자에게 빌린 돈이라고 보면 가계부채는 920조에서 1370조로 증가하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과소평가되는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 지금주택담보대출액은400조원에 채 못 미치지만 전세금의 절반만 포함해도 바로 850조원 수준으로. 급증하게 된다.현재 수준에서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액 비율은 57.7%로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직전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모기지 대출 비율 99.7%보다 상당히 낮아 보인다. 하지만 전세금의 절반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액 비율을 계산하면 124.5%로급등하게 된다.

이미 가계부채가 폭발 직전 상황인데 마른 수건 쥐어짜듯 20~30대와자산 가진 노후세대까지 빚 내서 집 사라며 DTI규제 완화책 내놓은 정부. 부동산 떠받치기에 혈안이 돼 정신이 나간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점에서 다음 대통령, 정말 제대로 된 경제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경제적으로매우 험난한 5년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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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8. 31. 12:39

 

주택ㆍ주식거래 20~30%↓…자산시장 `사실상 마비'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8/28/0200000000AKR20120828219400008.HTML?did=1179m

 

오늘 다음탑 화면에 걸린 연합뉴스발 기사. 어제 전화온 기자분께 코멘트했던내용이 이런 내용의 기사로 다음탑에 걸렸네요. 제가 코멘트해서가 아니라 중요한 기사이니 일독해 보시길바랍니다. 그리고 기사의 내용을 그림으로 직관적으로 보실 수 있게 다음 <그림> 참고하시고요.

 

주) 국토해양부와 KRX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길게 설명 안 드리겠습니다. 부동산은 수도권 기준 2006년말 이후 구조적 침체기에 들어가서 2008년 중반(2008년 말의 급락세가 없었다고 본다면 2009년 중반) 이후로는 크게 볼 때 대세하락 흐름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래량이시간이 갈수록 줄면서 가격도 하락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요.

주식의 경우도 2007년 이후 주식시장으로 돈들이 엄청나게 몰렸었는데, 2011 4월을 정점으로 월 거래대금이 193조원으로 정점을 찍고 계속 하락세를 나태내 올해 7월에는 90조원에 불과합니다. 거래대금이 반토막 아래로 줄어든 것이지요. 이처럼 거래대금이 줄어드는데도 주가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등 최상위 우량주 등의 주가가 뛰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효과가 큰 때문으로 보입니다. 유럽발 부채위기와이에 따른 수출 감소 등으로 이 같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침체 양상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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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8. 29. 13:38

연구소에서 부동산 거품이 빠르게 꺼지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을 종합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특집이슈보고서: 10년후 한국 부동산> 을 작성중입니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국 시군구별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가운데, 강남구와 노원구의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를 공개합니다. 이 추이를 보면 이미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실거래가를 살펴보는 것이 부동산시장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언론이나 정부당국이 주로 보도하거나 참고하는 국민은행과 부동산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는 모두 호가 위주의 지수여서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의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호가와 매매가격이 거의 일치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호가와 매매가격 간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합니다. 일례로, 2008년 말 금융위기 직후 경기지역 아파트가격은 불과 6개월 사이에 실거래가 기준으로 -14.9% 하락한 반면 같은 시기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아파트가격 지수는 -4%밖에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알다시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매물이 거의 호가 그대로 거래가 되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매도자가 원하는 호가대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잠재적 매수자가 기다리면 더욱 싼 가격에 집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가격을 많이 낮춘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성사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거래량도 줄게 되며,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는 급매물은 더 이상 급매물이 아닌 정상적인 매물의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점 참고하셔서 부동산 거래를 할 때 꼭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인이 큰 흐름을 보기에는 다소 불편하지만 국토해양부 실거래가를 확인하려면 다음 링크로 가시면 됩니다 http://rt.mltm.go.kr/
저희 연구소의 정남수 자산시장팀장이 해설하는 지역별 부동산시장 점검 보고서에서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도표를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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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8. 23. 12:47

 

미국발 경제위기를 정확히 경고했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위기경제학에서 이렇게 말한다. “최근의 재앙은 돌발상황이 아니었다. 그것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심지어 예측도 가능했다. 왜냐하면 금융위기란 일반적으로 비슷한 경로를 따라 되풀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약점이 쌓이다 보면 결국에는 정점을 찍게 된다.” 미국발 경제위기는 제도적 미비와 정책 실패들이 누적돼 발생한 예고된 위기로 조기에 제대로 대응했다면 피할 수 있거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 부동산 거품 위기도 국내 주택가격이 무섭게 부풀어오를 때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현 정부 들어 400조원 이상 늘어난 공공부채와 각 지자체 재정난 및 산하 개발공기업들의 부채 위기, 늘어나는 하우스푸어, 이미 900조원을 넘겨버린 가계부채, 끝없는 저축은행 부실 위험 등도 모두 과거부터 예고되었던 위기다. 그리고 이들 위기는 모두 부동산 거품 위기에서 파생된 위기다.

예고된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상책이며, 위기가 예고되는 초기에 개선하는 게 중책이다. 위기가 터지고 나서야 온갖 난리법석을 떨면서 막는 게 하책, 위기가 불거져도 계속 대처를 미루다 어느 시점에 손쓰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게 최하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적어도 상책이나 중책을 쓸 수 있는 단계부터 이들 예고된 위기들에 대해 숱하게 경보음을 울려왔다. 그러나 거듭된 정부·정치권의 정책실패와 아파트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선동보도 때문에 대처를 미뤄 이제 선택지가 하책 또는 최하책밖에 안 남은 상황이 됐다. 이미 많이 그르친 상태에서 지금의 부동산 위기를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되돌릴 방법은 없다. 그래도 최하책에 이르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저금리 상황을 이용해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것, 정치적 탐욕에 따른 각종 부동산 막개발을 줄이고 기존 무리한 사업을 정리하는 것, 시장 퇴출이 실제로 일어나는 건설업체와 저축은행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등이다. 또한 부동산 거품의 진폭을 키우고 투기를 부추겼던 양대 제도인 선분양제와 3년 거치 후 원리금 상환식 대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투기에 강한 내성을 가지는 부동산 보유세제 강화와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일 등도 부동산 시장 건전화를 위한 기본 과제다. 단기적으로는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공공부문이 주도해 대대적인 재무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과도한 빚을 지고 있으면, 생활의 다른 부분들을 조정해서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플랜들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연착륙이라는 미명 아래 거품 빼기를 지연시키며 공공부채와 가계부채를 동원해 부동산 부양책을 남발했다.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포함한 추가 부양책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문제는 이렇게 계속 미룰수록 부동산 거품 붕괴의 충격은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2008년 이후 가계부채가 24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 대표적 예다. 주택대출 거치기간 만기를 지금처럼 계속 연장하면 분기별 대출 만기 도래액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돼 있다. 이런 판에 하지만 정부도, 금융권도, 가계도 계속 미루기를 선택해 90% 이상의 주택대출이 재연장되고 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미루다가는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부를 수 있다. 그런데도 최근 금융위는 대출자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을 초과하게 돼 은행에서 회수해야 하는 부분을 신용대출로 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5% 이자도 못 갚는 사람들이 8~9% 이상의 신용대출 이자를 어떻게 상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이 사람들을 계속 빚의 노예로 만들고 하우스푸어로서 고통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결국에는 위기의 순간 금융권에도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온갖 빚을 동원해 만든 강력한 모르핀주사로 국민들을 현혹하면서 임기 안에만 무탈하면 된다는 식으로 거품 빼기를 미루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막대한 공공부채를 풀고 가계부채를 조장해 부동산 거품을 떠받쳤는데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제는 중앙 및 지방정부, 공기업 가리지 않고 씀씀이와 부채를 줄여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부터라도 거품을 빼서 충격을 분산해야 그나마 일시에 충격이 몰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지금 저축은행을 제외한 제1금융권, 시중은행은 재무상태가 괜찮은 편이다. 지금 단계적으로 분할해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면 시스템적인 금융위기는 피해가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또 다시 폭탄돌리기에 나선다면 다음에는 진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그나마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정부와 재벌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습니다. 한국경제의 진실만을 정면으로 응시하겠습니다. 99% 1%에 속지 않도록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독립적인 경제미디어의 모태가 되겠습니다. 재벌계 연구소와 조중동에 맞서 여러분이 함께 경제정보 독립'을 이뤄주십시오.

by 선대인 2012. 8. 17. 10:30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극심해지자 한국이 일본식 부동산 거품 붕괴를 겪을 것인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과도한 가계부채와 소득 정체, 저출산·고령화 여파 등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8년 하반기부터 장기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갔다고 진단해왔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가계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와 기득권 언론 등에서 ‘좌빨’ 딱지 붙이듯 ‘폭락론자’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로서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일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은 일시에 폭락했는데 한국은 맥주 거품 빠지듯 서서히 빠질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국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1991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일시에 폭락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실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다.

<그림1>을 참고로 살펴보자. 우선, 일본 도쿄 시내 23개 구의 지가지수(명목지수) 추이를 보자. 참고로, 일본은 땅값(지가)을 중심으로 통계를 내므로 상업지와 주택지 지가를 따져보는 게 정확하다. 일본의 경우 상업지의 부동산 거품이 심했는데, 상업지에 비해 주택지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작지만 상승·하락 패턴 자체는 거의 일치한다. 도쿄 시내는 이미 전국의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이른 1991년보다 4년 전인 1987년 폭등세를 마무리하고 거의 정점에 이르러 1988년에 고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듬해인 1989년 도쿄 시내 집값이 소폭 하락했으나, 1990~91년에 다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1988년의 정점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다음으로 한국의 수도권과 비슷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광역도쿄권 지가 추이를 보자. 광역도쿄권은 도쿄 23구와 근교 시나가와현, 지바현 등의 도시를 모두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은 상승폭이 도쿄 시내 23개 구에 비해 완만한 편이지만 비슷한 상승·하락 패턴을 보이고 있다. 1989년 상승이 주춤하다가 1991년까지 연속 2년 정도 완만하게 상승한 뒤 1992년부터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개 구의 상승분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도쿄 23개 구가 상승한 뒤 외곽 지역의 지가가 뒤늦게 따라 올라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쿄 외에 오사카·나고야 등 일본 6대 도시 및 그 외 도시 지역의 지가 추이를 보면 도쿄권과 달리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지가가 상승한 뒤 1991년 무렵부터 상승세가 꺾이다가 폭락한다. 도쿄의 상승이 마무리된 1988년 이후 다른 도시들이 뒤늦게 따라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자. 집값 상승기 때는 도쿄 외곽을 비롯한 전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도쿄 23구의 패턴을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랐다. 그리고 도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빠지기 시작하자 다른 지역도 시차가 있지만 대체로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비유하자면, 용머리(핵심지역)가 치솟아오르면 용꼬리(비핵심지역- 지방)가 따라 오르다가 용머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용꼬리가 떨어지는 식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도쿄 23구를 서울 강남으로 보고, 광역도쿄권을 수도권으로 보면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2007년 초까지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은 폭등한 뒤 고점 상태에 있었다. 버블세븐의 폭등세가 마무리된 뒤 2008년 중반까지 경기도와 인천, 서울 외곽까지 급등세가 확산됐다. 이후 2008년 말 세계적 경제위기로 수도권 지역이 일시 급락했으나, 이후 주택 가격이 2009년 상반기부터 일정하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은 침체기를 그렸고,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방으로 주택 가격 오름세가 번져갔다. 처음에는 부산·대전 등 대도시로 번져가더니 이후에는 충남·경남·전북 등 대도시가 아닌 지역까지 번져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이런 지방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사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집값은 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이다. 일본에서 일어난 용머리·용꼬리의 상승·하락 패턴이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돼온 양상이다. 물론 이런 흐름이 향후 일본식의 급락세로 이어질지, 상대적으로 완만한 하락세의 지속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장기 대세 하락 흐름은 피해갈 수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향후 주택 가격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 이 점만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일순간에 꺼졌던 것은 아니다. 도쿄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서 3~4년가량 버텼지만, 결국 거품 붕괴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 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만 보고서 한국에서는 일본식 폭락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미 국내 부동산 거품이 심각한 상태에서 부동산 거품을 키우지 않고, 하우스푸어를 양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나 이에 대한 정부 대응은 큰 틀에서 내가 경고하거나 우려한 대로 흘러왔다. 그사이 나는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해 단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자고 제안해왔다. 하지만 현 정부는 ‘연착륙’을 부르짖으면서도 사실상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정판이 얼마 전 청와대에서 장장 9시간여에 걸쳐 진행한 ‘끝장토론’ 직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분 완화와 골프장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었다. 자기 임기 안에만 가계부채, 부동산 거품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에서 나온 임기응변적 대응이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는 폭탄을 다음 정권에 떠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는 더더욱 부풀어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광복절을 맞아 8월말까지 <프리미엄리포트> 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 선대인소장이 집필한 <문제는 경제다>를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하니 많은 이용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community/bbs_view.html?bbs_id=notice&idx=8&pg=1

 

 

by 선대인 2012. 8. 15. 10:35

1. 시장에서 콩나물을 사듯이 집을 사라.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자신에게 필요해서이거나 아니면 투자(또는 투기) 차익을 노리기 위해서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은 후자의 이유 때문에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주기적으로 투기 열풍이 불었고, 그때마다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다. 대세 하락기에는 후자의 이유로 부동산을 살 이유와 기회가 크게 줄어든다. 부동산도 필요에 따라 사는 시대가 된다. 그렇다면 다른 물건처럼 소득 대비 적절한 가격인지를 따져서 사야 한다. 비싸다면 깎기도 해야 하고,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없다면 아직 살 때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2. 저금리라고 빚을 내서 집을 사면 큰 코 다친다. 이미 빚을 내서 집을 살 사람은 거의 다 샀지만, 그래도 아직 빚을 내서 집을 살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의 저금리는 2000년대 초중반 부동산 거품기의 저금리 시대와는 다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부동산 거품이 꺼질까 두려워서 정책 당국이 억지로 눌러 놓은 저금리다. 하지만 향후 경제위기가 전개됨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 금리와는 별개로 시장 금리는 올라갈 수도 있다. 물론 길게 보면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를 겪는 동안에는 상당 기간 저금리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은 오르기보다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저금리라 해도 집값이 떨어지는데 다달이 수십만~수백만 원씩 이자를 낸다면 은행의 노예일 뿐이다.

 

3. 부동산을 구입할 때는 팔 때를 염두에 두라. 1960년대 이후 수십 년 동안 부동산을 사두면 파는 것은 걱정 안 해도 됐다. 하지만 향후에는 고령화에 따라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시대가 온다. 그런 시대에는 부동산이 과거와 같은 환금성을 가지기 어렵다. 진정한 의미의 실수요가 아니라면 투자 목적의 부동산 구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특히 여윳돈 없이 부동산만 들고 있다가는 필요할 때 현금화하지 못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4. 부동산은 가지고 있으면 비용이 발생함을 잊지 말라. 주택 가격이 오를 때는 전세살이의 불편함만 강조되고 주택 보유와 거래 등에 따른 비용은 무시됐다. 비용이 발생해도 그보다 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어서 그 정도 비용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때는 부동산 수수료와 취득세, 재산세, 부채 이자 등 각종 비용이 점점 크게 와 닿게 된다. 시대착오적인 이명박정부 때는 역주행했지만, 향후 한국의 복지지출 등은 늘어나는데 세원은 부족해 어떤 식으로든 자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보유에 따르는 비용을 충분히 고려하기 바란다.

 

5. 소유보다는 활용의 관점에서 접근하라.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의 경우 나중에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투기적 욕심으로 빚을 잔뜩 진 채 불편한 아파트에 들어간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투기적 욕심이 충족되는 시기는 지나갔다. 오히려 그 같은 집을 자비로 수리하고 리모델링하거나 많은 부담금을 낼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 대부분의 집은 소유해서 시세 차익을 남기기보다는 자동차처럼 활용하는 내구재로 접근해야 하는 시대가 오게 된다.

 

6.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환상, 경기가 좋아지면 집값이 오른다는 환상을 버려라. 한국 언론의 잘못된 왜곡 보도로 여전히 한국에서는 주택이 부족하고, 결국 집값은 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오산이다. 향후 급격히 진행되는 인구감소에 따른 부동산 구매력 감소로 이미 수도권 곳곳에서 예정된 물량만으로도 장기간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또한 경기가 회복되면 집값이 오른다는 환상도 버려야 한다. 물론 경기 변동의 영향을 일정하게는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5~10년 정도의 소득을 미리 당겨다가 부동산을 사버린 상태다. 더구나 향후 인구감소 시기와 맞물리는 대세 하락기에는 경기가 일정하게 회복되면 자동적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환상도 버려야 한다.

 

7. 고점 때 가격을 기준점으로 판단하면 낭패 본다(잠재적 매수자의 경우). 집을 사려는 많은 이들이 2006년 말 또는 2008년 중반의 꼭짓점 가격을 심리적 기준으로 삼는다. 그때 못 샀던 사람들이 그때보다는 가격이 많이 떨어졌으니 이제는 집을 사도 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많다. 아직 수도권 실거래가 기준으로 집값은 머리 꼭대기에서 어깨까지 내려온 정도밖에 안 된다. 장시간에 걸쳐 발바닥까지 내려갈 일이 남았다는 뜻이다. 괜히 무리하게 집을 샀다가 추가로 집값이 더 떨어지는 경험을 하기 십상이다. 일본에서도 이 같은 착시 효과 때문에 버블 붕괴 직후 집을 샀다가 이후 십수 년에 걸쳐서 집값이 몇 분의 1로 떨어진 지역이 수두룩하다. 정말 실수요인 경우에도 집값은 충분히 흥정한 다음 사라.

 

8. 호가와 실거래가를 혼동하지 마라(잠재적 매도자의 경우). 집을 파는 사람들은 자신이 샀던 과거의 가격이나 고점 때 가격을 자기 집 가격으로 생각하고 싶어 한다. 이미 5억 원 이상에서는 팔리지 않는 게 현실인데, 자신이 7억 원에 집을 샀으니 내 집값은 7억 원이라고 우기는 경우다. 그 집에서 계속 산다면 문제가 없지만 집을 처분하려 할 때도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곤란하다. 더구나 부동산 정보업체 등에서는 집주인들의 기대가 담긴 매도 호가에 근접한 시세를 게시한다. 그래서 더더욱 집주인들의 착각을 강화시킨다. 하지만 정말 팔 생각이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9. 거시경제 흐름을 모르고 부동산을 논하지 마라. 부동산 대세 상승기 때는 별 이유도 없이 올랐다. 사실은 투기 열풍이 불어서였지만 조그만 개발 호재나 말도 안 되는 온갖 핑계를 갖다 대도 올랐다. 그래서 거시경제 흐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채 땅만 보고 다니는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예측을 빙자한 선동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대세 하락기에는 다르다. 특히 막대한 가계 부채를 동반한 부동산 거품은 조그만 경제적 충격에도 쉽게 흔들린다. 따라서 향후에는 경제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동산에 접근해선 안 된다. 거시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는 건전한 가계경제를 꾸려나가는 데도 필수적이다.

 

10. 언론의 거짓 보도에 속지 마라.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한국 언론 대부분(심지어 정도는 약하지만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의 부동산 관련 기사조차)은 일반 가계 편이 아니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 관해서는 건설업체의 입장이나 부동산업계의 시각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마라. 그들은 언제나 집을 사라는 메시지를 보내지만 거기에 현혹되면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베스트셀러 <문제는 경제다> http://bit.ly/wMdRvb

by 선대인 2012. 3. 12. 14:47

 

10.26 보궐선거에서 이긴 박시장이 취임한 뒤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두고 박원순 효과라고 일컫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정말 비과학적인 보도가 아닐 수 없다.

 

이들 기득권 언론에 소개되는 부동산 전문가(라고 쓰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라고 읽는다)라는 사람들 가운데는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대한건설협회 부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나 대한주택협회 산하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말할 것도 없다. 삼성경제연구소와 같은 재벌계 연구소도 마찬가지다. 교수라고 해도 주로 도시계획, 토목학, 부동산학 등을 전공하다 보니 거시경제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경제적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의 전망은 해마다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다. 오죽하면 한 재벌 건설업체는 건산연 연구자의 전망이 해마다 어긋나자 그를 강연 초청 대상에서 빼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기득권 언론들은 여전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들의 목소리를 고장 난 축음기처럼 계속 틀어대고 있다. 이미 허튼소리로 판명된 게 적지 않은데도 말이다. 그 레퍼토리들 가운데 일부를 정리해보자.

 

1. 토지보상금 40조 원이 유입돼 집값이 뛴다(2010년 이후). 지금까지 집값을 움직인 동력은 가계 부채였다. 더구나 LH공사는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며 토지 보상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2. 부동자금 800조 원이 움직이면 금방이라도 집값이 폭등한다(2009). 부동자금은 언론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800조원이 모두 어디로 사라졌기에 수도권 집값이 가라앉나?

 

3. '보금자리 로또'로 주변 집값이 뛴다(20099, 10월경 보금자리 주택 사전분양이 실시되기 전). 이후 집값이 떨어지자 이번에는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고 말을 바꿨다.

 

4. DTI규제를 도입해도 이미 대세 상승기이기 때문에 집값이 안 꺾인다(20099DTI규제 재도입 시점). 이후 집값이 가라앉자 DTI 규제 때문에 집값 침체가 왔다고, DTI규제를 풀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고 정부는 20108.29대책을 통해 DTI규제를 다시 풀었다.

 

5. 경기가 회복되면 외환위기 직후처럼 집값이 V자형으로 반등한다(2009년 이후). 2010년 경제성장률은 6.2%나 됐지만 수도권 집값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6. 전세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실수요자가 그만큼 많다는 증거로 매매가도 다시 뛴다(2009년 이후).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수도권 매매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최근 2,3년간의 전세가 상승은 매매 포기 또는 매매 후 전세 전환 수요 증가로 일어나는 병목현상으로 부동산 침체의 징후다.

 

7.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 강남 등 오를 곳은 오른다(2009년 이후). 지금은 강남도 필패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꾼다. 강남 3구는 고점 대비 실거래가로 이미 15%가량 하락했고, 수도권 주택 가격 하락세는 강남 3구와 용인, 분당, 평촌 등 버블 세븐이 주도하고 있다.

 

8. 중대형은 몰라도 중소형은 오른다(2009년 이후). 중대형 투기가 끝나자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주택 수요층이 범접할 수 있는 가격대의 중소형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나온 주장. 하지만 이는 사후적 설명이지 전망이 아니다. 더구나 용머리가 내리면 용꼬리도 따라 내리듯 중대형에 이어 중소형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9. 주택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폭등한다(2009년 봄 이후). 수요량과 공급량은 가격에 의해 결정되며 공급은 수요에 비해 상대적인 과부족이 있을 뿐이다. 여전히 주택 가격은 너무 높은데도 주택 수요는 고갈된 상태라면 주택 가격이 대폭 떨어지지 않는 한 주택 수요량이 다시 늘어나기 어렵다. 이처럼 고갈된 수요에 비해 공급은 여전히 과잉인 상태다.

 

10. 부동산은 심리다. 투기 심리가 확 쏠리면 한 방에 오른다(2000년대 내내). 강남 자산가들도 부동산은 끝났다는 응답이 다수인 시기에도?

 

11. 정부 정치권이 집값 부양을 위해 인플레를 유발하고, 인플레가 오면 집값이 오른다(2009년 이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불경기 속의 물가 상승기에는 (실질) 집값 하락이 일반적이었다.

 

12. 5만 원권 화폐를 발행하면 인플레가 와서 집값이 오른다(5만 원 권 발행 전후). 신사임당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라.

 

13. 지방은 몰라도 수도권 집값은 인구 증가로 계속 오른다(2008년 이후). 매년 3만 호 정도만 지으면 모두 흡수할 수 있을 수도권 인구 증가세가 급감했다. 오히려 향후에는 바로 인구 요인 때문에 집값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4. 인구가 줄어도 1인 가구는 증가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2008년 이후). 1인 가구의 평균 소득이 일반 가계의 40% 수준이고, 대부분 집을 줄여가는 60대 이상 가구에서 늘어나는데도? 이마저도 안 통하자 이제는 남북통일이 되면, 이민자가 늘면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한다. 단기간에 될 일도 아니지만 북한 주민이나 동남아 노동자들이 4, 5억 원씩이나 되는 수도권 주택의 유효 수요가 될 수 있을까?

 

15.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각종 개발 공약이 쏟아져 집값이 뛴다(2010년 이후). 오히려 개발 공약을 쏟아낸 후보는 떨어졌고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모두 주택시장을 떠나는 지금이 집을 살 타이밍이라는 역발상을 주문한다. 이쯤 되면 전망이라기보다는 제발 집을 사달라는 호소나 기도에 가깝다. 하지만 꿈 깨시라.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언론이나 부동산 정보업체의 호소나 기도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지금 가계 사정은 녹록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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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3. 5. 09:31

주택시장이 대세하락 흐름에 진입함에 따라 뉴타운 사업 곳곳이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금덩이일 줄 알았던 뉴타운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뉴타운 사업은 그 동안에도 집값 폭등, 낮은 원주민 재정착율, 아파트 일변도의 획일적 주거유형, 소형 주택 철거로 인한 서민 주거난 및 대학가 하숙비 앙등 등 각종 문제점과 부작용을 드러낸 바 있다. 우리 사회의 강력한 ‘부동산 불패 신화’ 속에서 의도적으로 경시돼 왔을 뿐이다.

 

이 시점에서 뉴타운 사업이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원래 뉴타운 사업은 청계천 복원사업과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취임 초부터 핵심 사업이었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강북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사업 목표였다. 하지만 이면에는 집값 상승을 바라는 강북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표계산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2년 10월 은평, 길음, 왕십리 등 3개 지구를 시범뉴타운 지구로 지정했다. 이대통령의 서울시장 취임 불과 4개월만이었다. 시범지구인 이 3개 지구에 투입한 시 재정만 1500억원 가량에 이른다. 특히 이 가운데 은평뉴타운 지역은 이대통령이 뉴타운 사업의 ‘모델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인 지역이다. 이 지역은 낡은 주거지역을 재정비해야 하는 다른 뉴타운 지역과 달리 그린벨트 해제 지역 등을 개발하는 것이어서 사업 속도를 올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임기 내 은평뉴타운 사업의 가시화를 목표로 하다 보니 조기보상에 따른 과다한 토지 보상비를 지급하고, 고가 브랜드 아파트 업체 유치를 위해 사업비를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 무리수가 뒤따랐다. 나중에 오세훈 서울시장 초기 불거진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문제도 이 대통령이 씨를 뿌렸던 셈이다.

 

시범뉴타운이 확정된 뒤 뉴타운은 또 다른 정치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각 지역구청장들과 시의원들이 뉴타운 추가 지정 요구를 쏟아냈다. 이렇게 해서 서울시는 2003년 2차 뉴타운 12곳과 시범 균형발전촉진지구 5곳을 추가로 지정했다.

 

이후 추가 지정을 요구하는 민원이 계속되자 당시 이명박 시장은  한 술 더 떠 2005년 6월뉴타운 특별법 제정을 건의한다. 뉴타운 사업의 정치적 효과에 눈이 먼  국회의원들은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그해 12월 여야 가리지 않고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그 사이 다시 3차 뉴타운 10곳과 2차 균촉지구 3곳을 추가로 지정했고, 이후 뉴타운은 경기도와 인천 등 전국 각지로 번져나갔다. 서울시의 경우 당초 시범 사업지 3곳으로 출발했던 뉴타운 사업은 모두 33곳으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이후 뉴타운 사업지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후 지정된 세운균촉지구 등 두 곳을 포함해 모두 35곳으로 늘어난다.

 

이 뉴타운 사업지 35곳의 총 면적은 27㎢로 약 720만평에 이른다. 서울시가 30여 년간 추진해온 주택재개발사업 면적보다 더 넓다. 대규모 동시다발적 주택 철거로 인한 서민 주거 불안은 뉴타운 사업 추진 초기부터 예견됐던 문제지만 당시 이명박 시장은 이런 의견들을 모두 묵살했다. 자신의 정치적 욕심 채우기를 위해 뒷일은 생각지도 않은 것이다. 어쨌든 초기 뉴타운 사업이 불러일으킨 집값 상승에 대한 탐욕은 2007년 이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일조했고 2008년 총선에서 ‘뉴타운돌이’들을 양산했다.

 

이제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뉴타운 사업들이 올스톱되고 있다. 각종 폐해들을 양산한 채 말이다. 이 씁쓸한 2000년대 뉴타운 잔혹사를 쓴 주범은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일말의 반성도 없다. 여전히 각종 토건 및 부동산 부양책으로 ‘토건세력의 수괴’임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부동산 개발 포퓰리즘을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시점에 분당을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주택 소유자의 집값을 떠받쳐주기 위해 나온 리모델링 증축 방안을 공약으로 내놓은 것은 심히 유감이다. 



부동산거품이 꺼지지도 않았는데, 정부는 여전히 가진자들만 배 불리는 살림살이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4대강 지천사업, 취득세 감면 국고 지원 등을 내놓았습니다. 부자감세를 위해서는 87조원을 손쉽게 쓰고 수백조원의 공공부채를 늘린 뒤에 그렇게 생긴 세수부족 메운다며 유류세 인하 같은 일반 서민가계 지원하는데는 세금 쓰는데 너무나 인색합니다. 이제라도 나라 살림살이의 근본틀을 바꿔야 합니다. 이 땅의 조세정의를 바로세우고 탈토건 친생활 재정지출 구조개혁을 추구하는 세금혁명당을 시작했습니다. 세금을 바꾸면 나라가 바뀝니다. 많은 분들의 동참을 기대합니다.

 

세금혁명당 www.fb.com/taxre

by 선대인 2011. 4. 22.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