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존경하는 분은 누구입니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김광수소장님입니다."

연구소에 적을 두고 있으니 너무나 당연한 대답 아니냐고요?

그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연구소에 적을 두고 있어서 그렇게 대답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소장님을 존경했기에 2008년 여름 연구소에 합류한 것입니다.

2004년 기자 시절 소장님을 처음 뵜을 때는 한국경제와 사회 전반에 대한 소장님의 깊은 이해와 탁견,

혜안과 통찰 같은 것들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나라의 앞날, 특히 자식세대의 앞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소장님의 마음과 뜻에 반하게 됐습니다.

물론 소장님도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좀 더 유연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적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뜻을 세워 한 방향으로 정진하는 소장님의 강직한 모습이 사실은 저를

더욱 매료시킨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그리고는 늘 저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을 수 있는 분을 모신다는 것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같은 소장님의 마음과 뜻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소장님이 쓰신 글들을 모두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만,

사실 만만찮은 분량입니다.

마침 어제 작성된 프레시안 인터뷰는 충분한 분량으로 최근 소장님의 생각을 대체로 잘 정리한

인터뷰라고 생각됩니다.

소장님의 생각을 약간은 프레시안적인 시각으로 재단한 부분이 있지만, 소장님 생각의 큰 틀을

읽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포장술로 경제현실을 바꿀 순 없다"
[인터뷰] 김광수 소장 "문제는 정치다, 이 바보야!"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113190318&section=02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113190318&Section=02&page=1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113190318&Section=02&page=2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1. 16. 12:03

MBC PD수첩이 12일 밤 <2010년 아파트의 그늘>편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내용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벌어지는 실태에 대한 생생한 현장취재와 판교 및 은마아파트 단지의 매매 거래실태를 분석, 보도하는 등 심층성이 결합된 수작이었다.

 

하지만 짧은 방송시간에 압축된 내용을 방송하다 보니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이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PD수첩팀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방송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은마아파트 매매거래 실태를 정리해보았다. 참고로, 이 글은 우리 연구소가 발행하는 <경제시평>의 시사경제란에서 소개한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우선, 1997년 이후 은마아파트의 연도별 거래 특성과 실태를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도표1> 연도별 은마아파트 거래 실태


(주) MBC PD수첩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2009년은 연환산 수치임

 

은마아파트의 매매체결 건수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 1차 투기 붐이 일었던 2001년과 2003년 약 400건 전후의 거래 건수를 기록해 최고를 기록한 뒤 2차 투기 붐이 일었던 2005, 2006년에는 각각 260건 전후로 떨어졌다. 버블 세븐 지역의 주택거래 침체가 시작된 2007, 2008년에는 100~120건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2009년 강남 재건축 위주의 집값 반등이 일어나면서 연환산 288건 수준으로 거래가 급증했다.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연도별 거주비율을 살펴보면 1998 55.8%였던 것이 2005년 이후 18.3%로 떨어진 뒤 올해는 11.4%까지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살지는 않으면서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시간이 갈수록 크게 늘어 최근 5년 동안은 투기 수요가 은마아파트 매입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주거지를 보면 54.8%가 서울 강남 3(강남, 송파, 서초) 거주자였고 강남 3구 이외 서울지역 거주자가 18.3%를 차지했다. 이로부터 은마아파트의 주 매입자는 서울 거주자가 73.1%로 나타났다. 또 경기도 용인시와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 거주자가 17.4%, 수도권 이외 지방 거주자가 8.5%를 차지했다. 그리고 미국, 캐나다 등 외국 거주자도 2가구로 0.8%를 차지했다. 서울 이외 수도권 및 지방 거주자의 상당수는 부채가 없거나 부채가 적은 상태에서 집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 및 지방의 개발지역에서 토지보상 등을 받아 은마아파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 매입자가 주택 매입시 제 1, 2금융권 등에서 자금을 빌릴 때 설정하는 근저당 설정총액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투기가 극성을 부렸던 2001년 이후 급증해 2006 663.6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2007~2008년에는 급감한 뒤 2009년매매가 늘어나면서 다시 연환산 577억원 수준까지 급증하고 있다. 또 연도별로 전체 매입자 가운데 근저당설정을 하는 가구의 비율은 대부분 기간 동안 60% 전후 수준을 유지됐으나 2차 부동산투기 붐이 일었던 2004~2006년 동안에는 70%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은마아파트 근저당 설정액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매입자의 평균 근저당 설정액은 1997 0.8억원에서 2006 2.48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거래가 줄면서 근저당 설정액이 줄었으나 다시 증가추세를 보여 올해에는 평균 2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근저당설정을 한 매입자의 평균 근저당 설정액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데 1997년 평균 1.49억원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2006 3.67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근저당 설정액이 줄었으나 2009년에 다시 3.43억원 수준까지 이르러 2006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부동산 투기가 심해지고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은마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거액의 빚을 내지 않고는 투자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에는 2009년에 한정해서 은마아파트 매매 실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2009 10월 중순까지 매매 거래를 한 227가구 가운데 근저당이 설정된 가구는 모두 133가구로 나타났다. 근저당이 설정된 가구의 평균 설정액은 3.4억원, 전체 가구의 평균 설정액은 2억원 정도로 나타났다.

 

근저당을 설정한 가구의 매매가 대비 평균 설정액 비율은 약 33.4%였다. 자산 가치에 비해서 평균 설정액 비율은 크게 높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매매가가 10억원 전후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부담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도표2>에서 매매가 대비 설정액 비율이 60% 이상에 이르는 가구가 전체 93가구 가운데 11가구로 11.8%를 차지하고 있다. 근저당 설정액 비율이 40% 이상인 경우까지 범위를 넓히면 33.3%에 이른다. 더구나 위의 매입자 거주 실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들 가구 대부분이 전월세를 낀 상태에서 은마아파트를 매입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같은 수치가 결코 낮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은마아파트 전세가가 약 2.5~3억원 정도로 매매가의 약 25% 정도를 차지하므로 실제 은마아파트 근저당설정 매입자는 평균 60% 이상 부채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도표2> 2009년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부채 실태


(주) MBC PD수첩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전체 아파트 가운데 10% 이하의 소량이 거래돼 전체 가격이 오르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시중금리인상 등으로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가구가 급매물을 내놓게 되면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2009년거래체결 사례 가운데는 근저당 설정액 비율이 75%를 넘는 사례도 일곱 건이나 돼 향후 이들 가구가 급매물로 나올 경우 집값 하락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처럼 자산가치 대비 근저당 설정액의 비율만 봐서는 주택대출을 통한 부동산 매입의 위험성을 올바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 당국도 LTV 규제뿐만 아니라 뒤늦게 소득대비 총부채 규모를 따지는 DTI 규제를 도입한 것이다. 등기부등본을 토대로 작성한 PD수첩팀의 기초자료에는 소득 자료가 없어 은마아파트 매입자들의 소득대비 부채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이 매월 어느 정도의 이자를 내야 하는지는 추정해볼 수 있다. 근저당이 설정된 매입자들의 근저당 설정액 총액의 80%를 실제 금융권 부채로 보고 연이율을 7.2%(월이율 0.06%)로 잡을 경우 월 이자부담을 살펴보자. <도표2>에서 월 200만원 이상 이자부담을 하는 가구는 39가구(29.3%)에 이르고 월 300만원 이상 이자를 부담하는 경우도 13가구(9.8%)에 이른다. 웬만한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소득인 월 300만원 이상을 이자로 내면서도 이 같은 투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으려면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최소 연간 3,600만원 이상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DTI 규제를 도입한 이후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매월 300만원 이상 거액의 이자를 내면서 버틸 수 있는 가계는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 가계가 시장에 급매물을 내놓으면 아파트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2006년말 수도권에서 가계부채 급증을 배경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폭등한 뒤 추가 매수세가 끊기자 2007년부터 집값이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꾸준히 하락했던 양상이기도 하다.

 

더구나 만약 5억원을 빌린 가구가 거치기간이 끝난 뒤 원리금을 함께 내게 될 경우 20년 분할 상환을 하더라도 원금만 추가로 208만원 가량을 내야 한다. 이 경우 웬만한 가구는 3년 이내에 아파트를 처분할 수 없다면 자신 소유의 아파트를 경매에 넘길 수밖에 없게 된다.

 

과도한 부채를 배경으로 오른 집값은 부동산시장 안팎의 조그만 충격에도 언제든지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자신들이 선투자해 놓은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을 띄우는데 단기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이미 국내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와 있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정책남발과 뒷일을 생각지 않는 재정 적자 확대로 부동산 버블을 더욱 키운 과오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1. 13. 13:26
 

올 들어 처음 쓰는 글입니다. 늦었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새해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 땅의 많은 서민들이 함께 행복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올 한 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인사에서 '일자리 정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한다. 말이야 좋다. 하지만 현 정부가 말하는 일자리가 안정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지금까지 현 정부가 실제로 실행해온 일자리 창출 사업은 대부분 경인운하나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토목사업을 통해 만들어내는 '삽자루 일자리'이거나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50,60대 이상에게 용돈벌이를 하게 해주는 속칭 '알바'일자리 양산이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현 정부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부동산 거품을 일정하게 해소하고 있을 때 오히려 막대한 부동산 투기 조장책을 통해 부동산 거품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 이후 거듭되는 내수 침체와 실업난, 비정규직 증가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시장에 묶인 돈이 생산경제로 흐르지 않은데서 생겨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자리 정부'라는 주장은 헛된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필자가 현 정부의 '일자리 정부' 타령에 코웃음을 치게 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실업률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이나 고용 사정도 제대로 모르면서 제대로 일자리 대책을 만들 수 있겠는가. 눈 뜬 장님격이 되기 십상이다.

 

오늘자 다음 탑 화면에 걸려 있지만,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과 '사실상 실업률' 또는 '체감 실업률'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사실 정부 공식 실업률은 지난해 내내 3%대를 유지해 극심한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도 거의 완전 고용 상태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20대의 60%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고 극심한 취업난과 실업난을 모두 느끼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코미디란 말인가.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날까. 한국의 경우 구직활동을 포기한 채 단순히 ‘쉬었다’고 답하는 사람들이나 취업 준비생이나 고시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로 봐야 할 사람들을 광범위하게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함으로써 실업률이 낮은 것처럼 보이도록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물론 통계청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실업률 통계를 작성한다고 하나 통계작성을 위한 조사 당시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관련 통계수치들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통계청이 발표하는 관련 통계들을 통해 현재의 실업률 통계가 얼마나 허구적인지 살펴보자. 결론을 먼저 말하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실업률 수치와는 달리 고용사정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2008년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경제위기로 실질적인 고용사정이 더 한층 악화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아래 <도표1>에서 실업률 추이를 보면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줄곧 4% 이내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비경제활동인구 추이를 보면 경기 부침에 따라 실업률보다 더 확연한 증감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활동인구 대비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보면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1년 무렵까지는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월드컵특수와 카드채 거품으로 호황을 누렸던 2002년에는 이 비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던 이 비율은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08년 하반기부터 다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실업자로 분류될 사람들을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함으로써 통계상의 실업률을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론할 수 있다.

 

 

<도표1> 실업률 및 비경제활동인구 추이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비경제활동 및 쉬었음 인구는 12개월 이동평균치임



이번에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수는 2003년 90만명 전후 수준에서 2005년 말까지 꾸준히 늘어나 130만명 전후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2008년 말부터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하고 있다. 사실상 실업자로 분류될 상당수 사람들을 ‘쉬었음’ 응답자로 분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쉬었음’ 응답자 수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구직단념자 수 추이도 장기간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사실상 실업자들을 자발적 구직단념자로 분류하고 있어 통계상의 실업률을 낮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경기가 악화되면서 사실상 12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로 분류돼야 할 사람들 중 상당수를 구직단념자로 분류해 실업자 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이 OECD 국가들 가운데 장기 실업자 비율을 가장 낮게 유지하는 ‘비결’이자 2002년 이후 장기실업자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이유로 추정된다.


실업률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는 증거는 더 있다. 아래 <도표3>을 참고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준비인구 추이를 살펴보자. 취업준비인구는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취업재수생 등으로 사실상 가장 적극적으로 직장을 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업자라고 봐야 한다. 이 같은 취업준비생은 2003년 초 14만명 전후 수준이었으나 이후 상당히 가파르게 상승해 2008년 한 때 40만명 수준까지 육박했다가 2008년 하반기 경기 침체 이후 오히려 소폭 줄고 있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영향과 취업준비생 등이 실업자로 분류되거나 구직단념자 등 다른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취업자 가운데도 사실상 실업자인 경우가 적지 않게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래 <도표3>에서 주당 36시간 미만 또는 18시간 미만 취업자 수 가운데 추가 취업희망자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도표2> 실업 및 취업 관련 각종 추이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먼저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의 수는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상반기까지 70만명 수준까지 이르렀다가 이후 가파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2003~2005년 사이 상승한 뒤 2008년 하반기까지 조금씩 하락하던 이 숫자는 2008년 말부터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다. 2008년 10월 37.7만명에 불과하던 이 숫자는 2009년 3월 62.4만명 수준에 이르렀다. 불과 다섯 달 만에 24.7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정도는 다르지만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숫자도 2008년 11월 10.8만명 수준에서 2009년 4월 19.5만명으로 약 8.7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2008년 말 이후 직장에서 해고된 뒤 이른바 단시간 노동직을 구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부분 실업자’로 봐야 한다. 이는 한국의 실업보험 체계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유럽 등 선진국이라면 정부의 실업보험수당 등을 받으며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로 분류될 사람들이 급한 대로 ‘알바’와 같은 일을 하면서 추가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정부는 명목상 취업자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또 취업시간별 취업자 비율 추이를 보면, 전체 취업자 가운데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비율이 상당히 가파르게 증가했고, 18시간 미만 취업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반면 주당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2000년대 내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는 주 5일제 정착에 따른 효과가 일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비정규직 및 단시간 근로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실업기간별 실업자 수를 보면 3개월 이내 실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통계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로 인해 최근 실업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상의 분석을 토대로 이번에는 일반인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을 한번 추정해보자. 여기서 체감 실업률이란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상의 실업자에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응답자와 취업준비자, 그리고 18시간(또는 36기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추가 취업희망자를 더한 숫자를 경제활동인구수로 나눈 비율로 정의한다. 이른바 실업의 대상과 범위를 확장하여 일반인들이 체감상으로 느끼는 확장 실업률을 구해보는 것이다. 추가 취업희망자 가운데 18시간 미만 취업자로 한정한 경우를 편의상 체감실업률(1), 36시간 미만 취업자로 확대한 경우를 체감실업률(2)로 정의하겠다.



아래 <도표3>를 참고로 체감실업률 추정치를 보면 2003년 초 10% 미만이던 것이 시간이 갈수록 상승해 2009년 초에는 13~14%대까지 치솟고 있다. 이는 정부의 실업률 통계치가 2003년 초 3.8%에서 2009년 4월 3.8%로 거의 변하지 않고 있는 것에 비하면 완전히 다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실업률과 체감실업률의 괴리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도표3> 한국의 체감실업률 추정 분석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부 당국이 실업률 통계를 3~4% 수준으로 맞추며 숫자놀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실질적인 체감실업률은 경제위기로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나 미국과 비슷하거나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 정부는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는 인구를 비경제활동인구 등으로 분류하는 식으로 숫자놀음에 가까운 실업률을 내세워 마치 한국이 ‘일자리 천국’인 듯한 착각을 국내외로부터 불러일으키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ILO의 기준을 따른 통계작성법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의 고용 및 실업사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한 마디로 전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엉터리 실업통계로 제대로 된 정책을 강구할 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강구한다고 해도 실효성 없는 대책이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일자리 문제가 계속 악화되고 있을 뿐 실질적인 해결책이 강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을 풀어 인턴제나 희망근로사업 등 일시적인 단기적 일자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며 겉으로 드러난 실업률을 낮추는 데만 급급한 대책으로 경제위기로 더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 실제 고용사정을 해결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정부의 '일자리 정부' 타령에 시큰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1. 6. 10:00

올 들어 처음 쓰는 글입니다. 늦었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새해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 땅의 많은 서민들이 함께 행복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올 한 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지난해말과 올초에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전망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집값이 오르던 8~9월까지는 "내년에 대세 상승한다"고 주장하던 많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이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치'를 낮추더니 이제는 보합세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종종 나오는군요.

이들은 자신들의 전망이 전망인지, 현상 설명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도대체 집값이 떨어질 때는 앞으로도 떨어진다고 했다가 집값이 떨어질 때는 '한동안 조정기를 거친다'고 표현하는 것이 전망입니까? 부동산 시장과 이를 둘러싼 거시경제의 구조적 흐름을 모르니 늘 현상 추종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의 특징 중  또 다른 하나는 결코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지 않고 늘 '조정' '보합'이라는 표현을 쓰죠. 늘 집값은 오르기만 하고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다음 집값 상승을 위한 휴지기 정도라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의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식으로 세뇌를 시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결국 그들의 희망 사항일뿐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제 정신 아닌 엉터리들 가운데는 여전히 내년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다고 주장하는 모양입니다. 우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게시판에 회원들이 퍼오는 글들을 보면 이들이 내놓는 새로운 레파토리 가운데 하나가 토지보상금 문제인 모양입니다. 사실 길게 설명할 가치도 없을 만큼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지만, 일반 독자들 중에는 그런 주장에 또 혹하는 분들이 있을까봐 간단히 설명드립니다.

 

우선,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해도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따라 그 돈의 부동산시장 유입 여부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토지보상금을 받은 지주라고 하면 부동산 폭등기 때는 덩달아 상대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할 것입니다.

하지만 부동산이 가라앉으면 부동산 투자에 쉽사리 덤벼들까요?

그런데 부동산 투기선동가들은 2006년 부동산 폭등기 때의 부동산 투자 비율이

올해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처럼 언급하고 있군요.

올해가 2006년과 같은 폭등기가 될까요?

  

이와 관련해 한 가지 더 고려할 것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부동산 투기는

가계의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한 투기였지, 토지 보상금을 기반으로 한 투기가 아닙니다.

토지 보상금은 부동산 대출 투기에 더한 플러스 알파 정도의 변수였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간단히 도표 두 개만 소개하겠습니다.

 

아래 <도표1>은 지난해(2009년)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단지 매입자의 거주지별 비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강남3구 56%를 포함해 서울 거주자가 74%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수도권이 17%, 지방이 8%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토지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로 보이는 비율(수도권과 지방 거주자 가운데

금융권에서 빚을 2억원 이하로 얻은 사람들)은 전체 거래의 3%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토지보상을 받은 지방 사람들이 대부분 현금 보유를 하거나 부동산을 사더라도

인근 부동산을 사기 때문이지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수도권 원정 매매를 잘 하지 않습니다.

순진한 시골 사람들이 조상 땅 팔아 받은 보상금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그것도 겨우 수도권의

아파트 한 채를 산다고요?

 

 

 

대부분은 아래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금융권에서 잔뜩 빚을 내서 집을 산 사람들입니다.

금융권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비율을 보면 2006년 같은 폭등기 때는 약 70%였다가,

지난해 경우에는 60% 가량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평균 주택 대출액은 전월세를 끼고도 평균 3.4억원 가량 됐습니다.

그런데 경제 전반의 상황을 고려하면 DTI규제는 해제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지만, DTI규제를 해제한다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의미입니다.

집값 부양에 올인하는 정부나 다주택 투기자 입장에서 그나마 어느쪽을 선호할까요?)

 

이런 식으로 이제 추가 주택대출은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주택 구매자의 60%가 주택대출로 매매를 하는데 이게 묶여 있는 가운데,

불과 전체 거래의 2~3%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 토지보상금 거래가 늘어난다고

집값이 얼마나 뛸까요?

 

지난해 집값이 그래도 가장 많이 뛰는 축에 든 은마아파트가 이 정도인데

집값이 움츠려든다면 얼마나 토지보상금이 몰려들까요?

참고로, 지난해 초에 환율효과로 미국 거주 교포들이 강남아파트 대거 매수에

나섰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는데, 적어도 은마아파트는 아니었나 봅니다.

전체 2백수십건의 매매사례 가운데 딱 두 건 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내년에 정말 그 많은 토지 보상금이 일시에 다 풀릴까요?

제가 여러차례 우리 연구소가 발행하는 <경제시평>에서 다뤘지만 이미 정부 재정이나 공기업 재무구조도

굉장히 취약한 상태입니다. 특히 공기업의 자금 여력도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계획대로 보상금 집행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토지보상금의 대부분을 집행하는 통합 토지주택공사는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해서 자금 여력이 바닥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각종 공공택지나 신도시 지역의 토지보상을 뒤로 미루거나

그나마 현금 보상도 어려워 채권 보상을 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올해 토지보상액을 40조 정도로 주장하고,

정부는 25조 정도로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목표치일뿐

현금으로 실제 집행되는 액수는 그보다 훨씬 더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우리 연구소가 전국 각 지역의 부동산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부나 지자체, 공기업의 자금 부족으로 토지 보상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사태를 곳곳에서 확인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집값 투기 선동 소재로 삼기 위해

토지 보상금 집행이 최대한 내년에 몰릴 것으로 소설을 쓰지만

이처럼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그리고 설사 정부 발표대로 25조원이 다 집행된다고 하더라도

예년에는 없던 돈이 갑자기 한꺼번에 '25조원'이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2006년 29조, 2007년 25조 정도였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07년에 25조원이나 토지보상금이 풀렸는데, 왜 수도권 집값은 가라앉았나요?

 

수도권 주택 가격이 빠르게 가라앉으니 또 하나의 투기 선동 재료로 만들어낸

궤변에 속지 마시길 당부드립니다.

급하게 쓴 글이니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다시 좀더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1. 6. 09:20

 

국토해양부가 올 상반기에 발표하겠다고 하던 실거래가 지수를 미루고 미루다 내일부터 공개하는 모양입니다.

내일 공개를 앞두고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요.

한 마디로 기사 내용을 보니 어이가 없습니다.

기사 가운데 그래프가 나와 있는 '뉴스토마토' 의 기사 내용 가운데 실거래가 가격 지수의 변화 추이를 설명한 부분만 옮겨봤습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십시오.

 

이번 공표된 실거래 가격지수는 일정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변화를 기준 시점 2006년 1월을 100으로 한 상대값으로 표시했다.
 
지수 산정결과 전국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지수는 2008년 6월 129.3에서 2008년 12월 119.7로 하락했다가, 2009년 9월 130.7로 상승해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은 147.0, 서울은 144.6으로 나타나 전국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격 상승을 보였다.
 

http://news.etomato.com/news/etomato_news_read.asp?no=72165

 

그래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가격지수보다 전국이나 서울, 수도권의 주택 가격이 더 많이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터무니없는 사기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띄웠던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 추이를 한 번 살펴보십시오. 아래 그래프는 

12월 16일 발표된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사례를 도표로 그려본 것입니다.

도표에는 11월 일부 신고분까지 반영돼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천과 서울 강북 외곽, 경기도 외곽을 제외하고는 2006년말이

대체로 고점이었고, 이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실거래가가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2008년 하반기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거래가 실종되다시피하여 실거래가가 수도권 대부분 주요 도시의 아파트 중대형 평형의 경우 -20~-35%가량 떨어진 뒤 올초부터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5,6월, 또 다른 지역에서는 7~9월부터 반등세가 꺾이면서

가격이 뒷걸음질치다가 9월 이후부터는 다시 거래가 끊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2007년~2008년 하반기까지 나타났던 '거래 급감+실거래가 하락'이라는 패턴이

다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실거래가 사례는 제가 지면의 한계상 6개의 사례만 뽑은 것이지만, 저희 연구소는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 패턴 변화를 상당수 분석해봤습니다.

'버블세븐' 등 수도권 핵심도시와 외곽 지역의 추이가 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아래 사례와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 수도권의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가 이런데, 이런 실거래가 추이들을 종합해

통계화한 실거래가 지수가 2006년 대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제가 국토부가 발표한 실거래가 가격지수는 한 마디로 건설족 학자들에게 의뢰해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환상을 심어주기 위해 대놓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한 번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시간이 될 때 다시 한 번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주) 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2. 23. 14:42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라는 분은 참 독특한 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저도 토건경제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는데, 이 문제를 '전국민의 섹스량'과

연관짓는 것에까지는 생각이 이르지 못했네요. 

아래 기사의 제목은 "섹스 많이 하는 나라 만들자"인데, 제목이 선정적(?)인 것 같지만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부제의 내용이 제가 좀더 관심 갖는 내용이고요.

한 번씩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섹스 많이 하는 나라 만들자"
[인터뷰] 우석훈 2.1연구소 소장, "한국언론, 토건경제와 유착고리 끊어야"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920

 

 

그리고 주말에 아이와 함께 영화 <아바타>를 보았습니다. 아이맥스로...

<스타워즈> <천공의 섬,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작은 거인>(더스틴 호프만 나오는 옛날 영화입니다), 그리고 좀더 최근에 나온 영화로는 <늑대와 춤을>, 그리고 가상 현실을 다룬 여러 영화들을 모두 짬뽕해놓은 듯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뛰어난 영화적 상상력과 SF영화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기술력과 잘 버무려져 황홀한 스펙터클을 만들어내더군요. 제가 원래 잘 만들어진 SF영화를 좋아하긴 하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좀 비싸긴 하지만 한 번 보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바타> 얘기를 왜 우석훈 박사 기사 뒤에 붙이냐 하면 <아바타>에 나왔던 장면과 메시지 때문입니다. 인간들이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인 '나비'족의 주거지를 거대한 불도저로 밀어붙이는 장면은 뉴타운이나 재개발 지역의 폭력적인 철거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또한 '나비'족이 사는 '영혼의 나무'에 융단폭격을 퍼부어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인간들의 잔혹함이 자라나는 근원은 바로 돈에 대한 탐욕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나라의 폭력적 철거나 온갖 무분별한 개발 또한 바로 돈에 대한 탐욕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 생각들이 겹쳐져서인지 '영혼의 나무'가 불타는 장면에서 그만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폭력적으로 쫓겨나는 '나비'족의 모습이 용산 철거민들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보통 SF영화들을 보면 우리는 인간과 외계인의 대결에서 마음 속으로 인간을 응원하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인간이 아니라 '나비'족을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나비'족은 외계 원주민이 아니라 침입자에 맞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려는 인디언 원주민 부족이나 국내로 치자면 재개발 원주민처런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인간 대 외계인이 아니라 돈에 대한 탐욕으로 찌들어 인간성을 상실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폭력적인 인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연대 속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원초적 인간'과의 대립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2000년대 부풀어오른 부동산 거품이 우리의 모습을 점점 폭력적인 인간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봅니다. 자신들이 빚을 내 투자한 부동산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그 이면에서 우리의 수많은 이웃들이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내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동산 거품 광풍은 '삽질경제 패러다임'의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이른바 '건설족 수괴'가 대통령이 되어 국토의 젖줄을 따라 대규모 콘크리트 토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많은 자원이 강바닥에 쳐박히는 가운데 우리의 복지, 문화, 교육 인프라는 점점 빈약해지고, 부동산 거품으로 일반 가계의 삶은 불안해지며 젊은이들은 일자리는 줄고 집값은 뛰어 결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석훈 박사의 주장대로 섹스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고 이 공동체를 지탱해나갈 미래의 구성원들이 태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들이 태어나지 못하는 나라에서 무슨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요? 가슴이 아릿하게 저며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글을 끝맺자면, 저만의 상상 또는 해석일 수 있지만, <아바타>, 정말 단순히 SF효과 측면에서만 경이로운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연말에 시간 되실 때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전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면서 말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2. 21. 12:04

 

 우석훈 박사라는 분은 참 독특한 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저도 토건경제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는데, 이 문제를 '전국민의 섹스량'과

연관짓는 것에까지는 생각이 이르지 못했네요. 

아래 기사의 제목은 "섹스 많이 하는 나라 만들자"인데, 제목이 선정적(?)인 것 같지만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부제의 내용이 제가 좀더 관심 갖는 내용이고요.

한 번씩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섹스 많이 하는 나라 만들자"
[인터뷰] 우석훈 2.1연구소 소장, "한국언론, 토건경제와 유착고리 끊어야"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920

 

 

그리고 주말에 아이와 함께 영화 <아바타>를 보았습니다. 아이맥스에서...

<스타워즈> <천공의 섬,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작은 거인>(더스틴 호프만 나오는 옛날 영화입니다), 그리고 좀더 최근에 나온 영화로는 <늑대와 춤을>, 그리고 가상 현실을 다룬 여러 영화들을 모두 짬뽕해놓은 듯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뛰어난 영화적 상상력과 SF영화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기술력과 잘 버무려져 황홀한 스펙터클을 만들어내더군요. 제가 원래 잘 만들어진 SF영화를 좋아하긴 하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좀 비싸긴 하지만 한 번 보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바타> 얘기를 우석훈 박사 기사 뒤에 붙이냐 하면 <아바타>에 나왔던 장면과 메시지 때문입니다. 인간들이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인 '나비'족의 주거지를 거대한 불도저로 밀어붙이는 장면은 뉴타운이나 재개발 지역의 폭력적인 철거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또한 '나비'족이 사는 '영혼의 나무'에 융단폭격을 퍼부어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인간들의 잔혹함이 자라나는 근원은 바로 돈에 대한 탐욕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나라의 폭력적 철거나 온갖 무분별한 개발 또한 바로 돈에 대한 탐욕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 생각들이 겹쳐져서인지 '영혼의 나무'가 불타는 장면에서 그만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폭력적으로 쫓겨나는 '나비'족의 모습이 용산 철거민들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보통 SF영화들을 보면 우리는 인간과 외계인의 대결에서 마음 속으로 인간을 응원하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인간이 아니라 '나비'족을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나비'족은 외계 원주민이 아니라 침입자에 맞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려는 인디언 원주민 부족이나 국내로 치자면 재개발 원주민처런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인간 대 외계인이 아니라 돈에 대한 탐욕으로 찌들어 인간을 살상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폭력적인 인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연대 속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진짜 인간'과의 대립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2000년대 부풀어오른 부동산 거품이 우리의 모습을 점점 폭력적인 인간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봅니다. 자신들이 빚을 내 투자한 부동산의 가격이 오르도록 하기 위해 그 이면에서 우리의 수많은 불우한 이웃들이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내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동산 거품 광풍은 '삽질경제 패러다임'의 정점을 향해 내닫고 있습니다. 이른바 '건설족 수괴'가 대통령이 되어 국토의 젖줄을 따라 대규모 콘크리트 토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많은 자원이 강바닥에 쳐박히는 가운데 우리의 복지, 문화, 교육 인프라는 점점 빈약해지고, 부동산 거품으로 일반 가계의 삶은 불안해지고 젊은이들은 일자리는 줄고 집값은 뛰어 결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석훈 박사의 주장대로 섹스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고 이 공동체를 지탱해나갈 미래의 구성원들이 태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들이 태어나지 못하는 나라에서 무슨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요? 가슴이 아픕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글을 끝맺자면, 저만의 상상 또는 해석일 수 있지만, <아바타>, 정말 단순히 SF효과 측면에서만 경이로운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연말에 시간 되실 때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전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면서 말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2. 21. 11:35

12월 16일 발표된 국토부 실거래가를 토대로 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사례를 도표로 그려봤습니다.

실제 도표는 11월 일부 신고분까지 반영이 돼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천과 서울 강북 외곽, 경기도 외곽을 제외하고는 2006년말이

대체로 고점이었고, 이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실거래가가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2008년 하반기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거래가 실종되다시피하며 실거래가가 더욱 급락한 뒤

올초부터 다시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5,6월, 또 다른 지역에서는 7~9월부터 반등세가 꺾이면서

가격이 뒷걸음질치다가 9월 이후부터는 다시 거래가 끊기고 있습니다.

대부분 DTI규제 때문에 집값이 꺾였다고 하는데, DTI규제 도입 이전에도

올해의 집값 상승 여력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DTI규제가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으로 쐐기를 박은 정도로 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9월 이후부터 거래가 끊어지면서 실거래가도 다시 하락하고 있는데,

2007년~2008년 하반기까지 '거래 급감+실거래가 하락'이라는 패턴(자주색 테두리 부분)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조짐(하늘색 테두리 부분)으로 보입니다.

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오른쪽이 낮은 쌍봉이 나타난 뒤 하락세가 지속되는

패턴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하기는 합니다.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주) 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2. 19. 10:10

 

편의상 국토부 보도자료 상에 나와 있는 아파트 거래량 자료를 가지고 도표화했기에

2008년 10월 이전 데이터는 거래량 고점이었던 2006년 11월밖에 없습니다.

2006년 11월 거래량과 비교해보면 올 들어 최고로 늘어났을 때도

수도권의 경우 고점 때 거래량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도 몇 달 전 설명드린 바 있듯이 이미 수도권과 서울 거래량은 5,6월 이후 거의 늘어나지 않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가 10월부터 다시 줄어들고 있습니다.

강남3구와 5개 신도시의 거래량도 6월 이후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추이와 함께 보면

이미 5,6월부터 추가 집값 상승의 여력이 점차 바닥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 DTI규제 때문에 갑자기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것처럼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약간의 시차는 있었겠지만, 부동산 시장은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고 봅니다.

물론 DTI규제가 주택 시장 침체를 가속화한 것은 분명합니다.

참고 바랍니다.

 

 

 

 

 

저희 연구소 김광수소장님 개인 명의의 첫 책 <경제학 3.0>이 출간됐습니다. 이번 책은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소장님의 통찰과 혜안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한 책입니다. 12월 2일 열렸던 <2010년 경제전망> 공개세미나 동영상도 첨부돼 있어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점에 선물로도 좋은 책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2. 18. 09:10

 

 

조선일보가 아래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네요.

이 기사는 전형적인 건설업체 판촉용 기사입니다.

왜 그런지를 짧게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기사 제목과 아래 링크를 통해 조선일보 기사를 한 번 살펴보십시오.

 

서울 '분양 가뭄' 계속… 강북 재개발·경기 신도시 노려라

새해 내집 마련 전략
강남은 보금자리 2곳 대기 경기도는 분양 3배 증가
2기 신도시 눈여겨볼 만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2/16/2009121601956.html

 

 

여기에서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서울 '분양 가뭄' 계속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은 내년에도 '분양 가뭄'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2만8000가구 수준이던 새 아파트 분양이 내년엔 20% 가까이 줄어든다. 신규 주택 공급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재건축 시장이 규제에 묶여 있는 탓이다.”


늘 서울은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는 제목과 기사 내용입니다. 그런데 서울의 주택 수요가 그렇게 많은데 왜 지금 주택 계약률이 50%도 안 되는 거지요. 주택 가격의 수준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수요, 공급을 논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도권의 경우 광역적으로 거주지 이동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데 그런 특성을 전혀 무시하고 매번 서울로 주택 수요가 집중될 것처럼 표현하며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심는 것입니다. ‘집값이 오른다’는 사람들 계산법으로 ‘주택 수요가 가장 많다’는 서울 강남 3구의 주택보급률은 2009년 기준으로 평균 110%에 육박하는데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답니다. 그 분들 계산법대로라면 주택보급률이 가장 낮은 금천구, 강북구 같은 곳의 집값이 가장 높아야 할 텐데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그리고 분양을 거의 하지 않았던 올해 상반기를 포함한 연간 기준으로 잡으니 그렇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쏟아지는 총 공급 물량은 연간 기준으로 6만호에 이를 정도로 서울에서도 공급이 넘쳐납니다. 닥터아파트 같은 곳에서는 주로 대단지 위주로 집계를 하는데 이 경우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 택지가 넓어 대부분 아파트가 집계되는 반면 서울의 경우에는 집계에서 빠져나가는 아파트가 많습니다.


그리고 재건축 시장이 규제에 묶여 있어서 공급이 안 된다고요? 지금보다 규제가 더 심했을 때도 재건축이 이뤄졌습니다. 규제 때문이 아니라 이미 대부분의 강남 재건축 단지가 사업성이 없어졌을 정도로 가격이 너무 올라 사업 추진이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단계까지 와 버렸기 때문에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 규제를 풀면 사업이 추진될 것처럼 말하지만, 규제를 풀어도 예를 들어, 용적률을 300%까지 허용해도 사업성이 없을 정도로 이미 집값이 올라있습니다. 이달초 열렸던 우리 연구소 강연회에 오셨던 분들은 소장님께서 보여드린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성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셨을 테니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서울은 ‘분양 가뭄’이라면서 경기도 물량이 3배나 증가하는 것을 두고는 절대 ‘공급 과잉’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지요. 그럴 때 이들 언론사들은 항상 위의 기사에서 보는 것처럼 ‘청약 기회’ ‘내 집 마련의 기회’라는 식으로 표현하죠.

 

저는 신문기자 출신으로서 왜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 글들에서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건 정말 제대로 된 언론 보도라기보다는 건설업자들의 분양 물량 판촉 기사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사들이 하도 쏟아지니 많은 분들이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세뇌'가 되지요. 매트릭스는 영화에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이 땅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트릭스' 구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매트릭스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2. 17.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