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집값 상승이 수도권 전반의 집값 상승인 것처럼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바람을 잡고 언론들이 나팔을 불었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수도권 모든 아파트 단지 모든 평형의 실례를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몇 군데만 추려서 보여드리겠습니다.

한 번 판단해보세요. 아래에서 보여드리는 것은 올해 9월까지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추이를 매월 거래의 평균가격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DTI 주택 대출 규제 이후의 여파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셔야 합니다.

 

먼저,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실거래가입니다. 흠, 정말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군요.

'폭등'이라고 표현할 만도 하네요. 그리고 과거 고점을 거의 회복했군요.

 

 

 

 그런데 같은 강남구 재건축 단지인데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과거 고점보다는 아직 많이 낮군요. 어쨌든 상당한 수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다음은 과거 '명품 아파트'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였던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올해 들어 오르긴 했으나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머네요. 그나마도 5~6월 이후로는 다시 추세가 꺾이고 있네요. 불과 3~4년 전까지 강남불패의 상징이었던 동부센트레빌이 이 지경인데 뭐가 '강남불패'라는 말인가요? 위의 재건축단지들 경우에도 올해 많이 급반등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정부가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총력전을 펼친 영향이 큽니다. 어쨌거나 그런 재건축 단지들 또한 2006년말 고점 대비 지난해말~올초 -30~40%까지 떨어졌던 게 사실이고요. 그런데도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오를 곳은 오른다'고 말하지요? 하지만 이들은 '오를 곳은 오른다'고 하는 그 지역들이 사실은 불과 2~3년 사이에 폭락했다는 사실은 거의 언급하지 않지요?

 

 

 

이번에는 강북으로 한 번 가보겠습니다. 같은 강북이라도 노원구 등 비교적 꽤 상승폭이 큰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포구, 동작구, 영등포구, 종로구, 중구 등은 거의 오르지를 못했습니다. 아래 보여드리는 은평구 수색동 대림한숲 아파트를 보시면 5~6월 이후 상승세가 꺾이면서 이미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노도강 3구는 '뉴타운 바람' 때문에 2008년 상반기가 고점이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상당히 떨어졌다가 조금씩 오르고는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상승세도 미약합니다.

 

 

 

이번에는 경기도로 한 번 가보죠. 과거 강남3구와 함께 '버블세븐' 아파트 단지의 대표격이었던 분당파크뷰. 이게 웬 일입니까? 강남은 그래도 기라도 써보는데 분당파크뷰는 2006년말 고점 대비하면 여전히 -30% 가량 빠진 수준이네요. 그나마도 올해 초 약간 반등하는 듯 했다가 꼬리를 내리고 있네요.

 

 

2006년 투기 광풍의 또 다른 지역 용인 수지. 저점일 때 비해서는 조금 반등했지만 여전히 2006년말 고점 대비하면 -30% 가량 낮은 가격이고, 추가 상승세도 그렇게 커보이지 않는군요?

 

 

 

인천요? 인천도 지역별로, 평형별로 다르지만 아래에서 보시는 것처럼 반등세가 상당히 미미해 보이지 않나요?

현 정부가 사력을 다해 부동산 부양책을 펼쳤고, 언론들이 집값 거품 띄우기에 목을 매달았는데도 겨우 이 정도입니다.

상당수 언론에서는 수도권 전반에서 엄청난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이 정도 수준입니다. 아마 집값에 관한 한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분들은 '매트릭스'에 갇혀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여러분 생각에는 앞으로 얼마나 집값이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나마도 폭등했다던 강남 재건축조차 다시 고꾸라지고 있는 마당에 말입니다.

 

 

 


*아직도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의 보도 때문에 '매트릭스'에 갇혀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 펴낸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과 에 이어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편'을 참고하시면 '매트릭스'를 탈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0. 22. 11:18
 

요즘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다소 꺾이고 있다는 이유를 주로 들며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하지만 기준 금리가 인상되지 않더라도 시중금리는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009년 초부터 바닥을 찍고 계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6월초 이후 미동도 하지 않던 CD금리도 두 달 만인 8월 6일부터 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중 주택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향후 기복은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시중 주택대출 금리는 올라갈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그리고 은행이 시중의 실제 리스크를 반영하고 저금리로 인한 낮아진 마진을 상쇄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이미 상당히 올린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시장금리가 야금야금 올라가면 무리하게 빚을 진 고부채 가구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입니다. 물론 다주택 투기자들도 말할 바 없구요. 

 

제가 약간은 심심풀이로 1995년 이후 국고채와 CD 금리간의 스프레드 추이를 그래프로 그려봤습니다. 그랬더니 아래 <도표>처럼 나타나는군요. 추이를 보면 역사적으로 국고채와 CD 금리간의 스프레드가 2000년 3월 2.06%를 기록한 뒤 그 이상 올라간 적이 없더군요. 2000년 3월 이후로 두 금리간 스프레드는 올해 8월 1.94%까지 올라 고점을 기록한 뒤 9월에 1.76%를 기록하고 있군요. 억지로 눌러놓은 CD금리가 따라 오르면서 금리 스프레드가 줄고 있는 것이지요.

 

                                       <도표>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저는 이 같은 추세가 기복이 있겠지만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적어도 CD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상관 없이 일정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봅니다. 우선, 저는 부동산 거품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경기회복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시장에서는 경기가  회복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올해 말까지 월 평균 6조원 가량의 국채가 채권 시장에 쏟아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월 평균 4조원보다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만큼 물량 증가에 따른 국고채 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인 높습니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CD금리도 일정하게는 따라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변동금리 주택대출 금리도 따라 상승할 것은 불문가지이고요. 그냥 가볍게 써본 것이니 가볍게 참고만 하세요. 

 

참, 얼마 전 제가 쓴 '정부 주택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저지 위한 고육책'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89773

 

 

 

*아직도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의 보도 때문에 '매트릭스'에 갇혀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 펴낸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과 에 이어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편'을 참고하시면 '매트릭스'를 탈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http://cafe.daum.net/kseriforum) 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0. 20. 10:26

어제(14일) 연합뉴스는 ‘한국 집값 거품 없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띄웠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의 도미니크 드로르-프레콧 시니어 이코노미스트가 14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내용을 소개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 연합뉴스 보도는 한 눈에 보기에도 편파적인 방식으로 기사를 소개했다.

 

문제의 기사는 하루 앞선 13일 재스퍼 김 이화여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다가오는 한국의 거품’이라는 글에 대한 반박 글이다. 만약 재스퍼 김 교수의 13일 기고문을 연합뉴스가 보도한 뒤 다시 이날 도미니크 이코노미스트의 반박을 소개했다면 형평성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연합뉴스가 재스퍼 김의 기고문을 기사로 작성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물론 13일 재스퍼 김 교수가 기고를 했을 때까지는 연합뉴스로서는 기사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기사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14일 김교수의 기고문에 대한 반박문까지 나오자 이 시점에서는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기사화했을 수 있다. 그 경우 연합뉴스는 기사화할 때 재스퍼 김의 기고문 내용과 도미니크 이코노미스트의 글을 비슷한 분량으로 차례로 소개하는 것이 정석이다. 필자는 곽거 기자 시절 국제부 기자로 일한 경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양쪽 입장을 나란히 소개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아래 링크에서 연합뉴스 기사를 한 번 읽어보라.

http://www.yonhapnews.co.kr/economy/2009/10/14/0304000000AKR20091014073900009.HTML

재스퍼 김 교수의 글은 제목만 언급돼 있을 뿐 내용은 하나도 소개돼 있지 않은 반면 반박문의 내용만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독자가 이 논쟁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김교수의 원문 내용을 전혀 모르고 반박문 내용만 읽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한 마디로 한쪽 입장만 일방적인 내용만 전해듣는 셈이 된다. 연합뉴스가 작정하고 편파적인 기사를 쓰지 않는 한 이런 식의 기사를 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연합뉴스는 기자와 언론사의 기본을 망각한 파렴치한 행태를 보인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날 연합뉴스 기사는 포털 다음의 탑화면에 노출돼 수많은 독자들이 읽었다. 사정을 잘 모르는 많은 일반 독자들에게 외국의 전문가가 ‘집값 거품이 없다’고 판단하는 일방적인 정보만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사를 보고 일반 가계들은 올해의 집값 반등이 정부 관료들 말대로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이고 지금의 집값 거품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개중 일부는 이런 기사들을 보고 ‘지금의 집값은 정상이니 이참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겠다’고 한 번 더 마음을 다잡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한국의 부동산 기득권 세력들이 일반 가계를 제물로 삼아 마지막 남은 잠재 수요를 쥐어짜내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아래에서 김교수의 13일자 기고문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기고문 내용은 우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별똥아빠’님이 올린 내용으로 기고문의 주요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필자가 직접 번역하면 좋겠지만, 필자가 오늘 강연을 앞두고 있어서 직접 번역할 시간이 여의치않은 까닭에 ‘별똥아빠’님의 번역문으로 대신하고자 하니 양해를 바란다. 김교수의 글에 대한 반박 내용은 위의 연합뉴스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주요 내용 소개에 앞서 필자는 김교수의 결론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이 분이 우리 연구소처럼 부동산 문제에 대해 깊이 연구한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에서는 몇 가지 오류들이 있다.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폭 등은 호가 중심인 국민은행 가격지수를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올해의 집값 상승 이유에 대해 1인 가구 증가나 멸실주택 증가로 인한 이주수요 증가에서 일부 원인을 찾고 있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하지만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심각하고, 이것이 한국경제에 큰 위기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대체로 방향에 있어서는 올바른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가오는 한국의 부동산 버블 (기고) (The coming Korean bubble / Jasper Kim,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

• 경제규모가 큰 국가 중에서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경제가 반등한 첫 번째 국가에 속해. 또한 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실제로 오르고 있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임.

• 한국 부동산은 가격이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승폭도 눈에 띌 정도임. 이런 상황은 금융위기가 있기 전 수년간 미국에서 일어났던 일과 유사하게 들려. 한국도 자체적인 버블 위험에 다가가고 있는지도

• 올 들어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약 20% 상승해 주택가격이 고공낙하한 다른 국가들과 큰 대조를 이루었음. 이러한 상승폭은 가장 최근에 있었던 미국의 주택 버블 기간 동안의 가격 상승폭과 맞먹거나 더 높은 수준임.

• 서울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더 놀라워. 어떤 지역은 가격이 60% 상승했음. 지난 20년간 이처럼 서울에서 1년 정도 주택 호황이 지속된 것은 두 차례로, 1990년과 2002년에 각각 24.2%와 22.5% 상승했는데, 두 경우 모두 이후 26%와 15%의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음.

• 이런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 우선 한국 가계구조의 변화가 장기적인 수요와 가격 상승세를 초래했음.

• 이전에는 한 집에 3대가 살았던 반면, 이제는 결혼한 자녀가 분가해 2대가 한 집에 사는 쪽으로 문화가 바뀌었음. 최근에는 젊은 싱글들로 구성된 1세대 가구도 늘고 있어

• 이로 인해 전형적 가정에 필요한 주택 수가 한 채에서 세 채로 늘어났고, 이러한 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음. 지난 1년간 서울의 전세가격이 최고 수준이었던 것도 주택 구매 수요를 늘려 매매가를 높였음. ‘뉴타운’ 건설 등을 위한 재개발로 수천명의 주민이 신규 주택이 공급되기 전까지 살 주거지를 찾으러 시장에 나오고 있어

• 미국 서브프라임 열풍에서 나타났던 음산한 조짐들도 있어. 첫째 조짐은 일반 소비자들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임.

•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치전망은 1년 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음. 한국의 부동산 구매자들은 광범위한 경기회복이 진행 중이라고 느끼고 있어. 이는, 2005~6년 미국 주택 구매자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주었던 것과 같은 심리임.

• 현재 한국인들은 저렴한 여신의 혜택을 누리고 있어.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로 동결하면서 금리는 8개월 동안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몇 년간 고정금리였다가 변동금리로 바뀌는 구조임. 지금은 대출상환이 비교적 용이해 보이지만,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하면 한국의 초기 주택담보대출자들은 고통을 느끼게 될 것

• 또한 한국인들은 국내외적으로 다른 투자기회가 부족해. 대다수 한국인들에게 부동산은 전통적인 투자 대상이었음. 게다가 올해 달러화를 비롯한 다른 통화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해 해외투자는 국내 부동산보다 좋은 투자 대안이 아니었음.

• 이런 요소들은 정책결정자들에게 복합적인 도전과제가 돼

• 이명박 정부는 장기간에 걸쳐 주택공급을 늘리려고 상당히 노력 중임. 일례로 개발이 제한되던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한 것도 개발 가능한 땅을 늘리기 위한 것이었음.

• 금감원은 지난 주 부동산 가격 억제를 위해 서울 대부분 아파트 매입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보험사는 60%에서 50%로, 제2 금융권은 70%에서 60%로 하향조정했음. 서울 강남 3구에 한해 적용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음.

• 그럼에도 신규 주택 공급이 가시화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 게다가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고 있어

• 한편 금리가 불가피하게 인상되면 한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위험이 커

• 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입안자들은 수용가능한 LTV 및 DTI 수준을 재조정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주택담보대출 시 대출자들이 금리변동이 월별 상환 금액에 미칠 영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 설명 조항을 강화하도록 하고, 금리가 불가피하게 오를 수밖에 없음을 보다 분명하게 경고하는 구체적인 설명을 제공해야

• 한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전세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그러나 이는 한국 가계와 경기회복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 한국경제에는 심각한 문제일 것

• 한국 정부는 미국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며, 주택구매자들이 주택 가격이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현실적이지 않다는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는 사태에 이르기 전에, 이러한 버블을 제거하기 위해 빨리 행동에 나서야

 

끝으로 도미니크 이코노미스트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필자로서는 하도 되풀이해 입이 아플 정도다. 하지만 어쩌랴. 아직도 이 같은 엉터리 주장이 계속 나오고 언론이 이를 걸러내기는커녕 계속 위의 연합뉴스 보도처럼 확대 재생산하고 있으니 필자라도 계속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팔자인 것을.

 

다른 곁다리는 모두 집어치우고 딱 한가지만 지적하겠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는 주장은 거의 하나도 예외없이 ‘전국의 모든 주택 유형의 가격 상승폭’을 근거로 삼고 있다. 쉽게 말해 강원도 산골의 농가 주택이나 경북 울진의 어촌 주택까지 모두 포함해 한국의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얼마 전 IMF가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보고서에서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주장한 것도 마찬가지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들은 2000년대 한국의 부동산 버블이 전국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주택 유형으로는 아파트 위주의 버블이라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주택 유형으로 주택 가격을 살펴보면 2000년대 들어서도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수도권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가격 상승폭이 크다. 즉, 이들은 ‘집값 거품이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택가격 통계의 범위와 기준을 짜맞추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주택 가격지수로 불리는 케이스-쉴러 지수가 기본적으로 미국 10대 도시나 20대 도시를 기준으로 작성돼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 같은 지수를 기초로 부동산 가격 수준을 판단하는 것과 비춰봐도 국내 부동산 가격 수준을 ‘전국의 모든 주택 유형’을 기준으로 잡아 설명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작태다.

 

물론 국내이든 국외이든 이처럼 도저히 일반 가계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 난무하는 근본 원인은 정부가 이처럼 기본적으로 잘못된 통계정보를 국제기구나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한국에는 집값 거품이 없으니 거품 붕괴 우려가 없고 그러니 투자금을 빼내가지 말라’는 여론을 발신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처럼 엉터리 정보를 내놓은 단초는 서강대 경제학과의 모교수가 한 작업이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가 몇 달 전 아고라에 소개했던 아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sortKey=depth&bbsId=D115&searchValue=&searchKey=&articleId=791841&pageIndex=1

 


*제가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에 이어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편'이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0. 15. 11:41

주지하다시피 한국경제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기회복은 인위적인 저금리와 막대한 재정투입, 감춰진 부실과 유동성 과잉 등으로 만들어진 자산시장 버블형의 회복일 뿐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설사 경기가 다소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경기가 회복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주장은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나오는 매우 순진한 생각이다.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다. 금리, 소득, 시중 유동성, 주택 가격 수준과 주택 수급, 인구동태변화 등 매우 다양한 요인들이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 경기는 일반적으로 국민소득 증가라는 형태로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환율효과와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 부양책에 의한 것이다. 서민경제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더구나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기회복이 주택 수요자인 가계부문의 소득증가와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래 <도표1>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이 도표에서 국민처분가능소득 가운데 법인과 정부 부문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법인의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크게 늘어왔다. 하지만 개인(가계) 부문의 비중은 1975 81.8%에서 지난해 64.1%로 크게 줄었고, GDP 대비로도 같은 기간 74.9%에서 56.0% 수준까지 줄었다. 개인 처분가능소득의 연간 증감률을 보더라도 1970년대에는 20~30%, 1980년대에는 10%대 후반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점점 낮아져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이후에는 년간 5% 전후의 증가율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경제성장의 결실이 주택 수요주체인 일반 가계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일반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또한 계속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도표1>에서 도시가구 및 도시 근로자가구의 실질소득 추이를 분기별로 나타낸 자료를 보면 도시가구 및 도시근로자가구의 실질소득이 지난해 4분기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 정부와 상당수 언론에서 경기회복이 완연한 것처럼 조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반가계 소득은 오히려 줄고 있는 것이다.


<
도표1> 부문별 처분가능소득 및 도시가구 실질소득 추이


   (주) 한국은행 및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런 상황에서는 가계소득 증가를 통한 주택구매력 증가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다. 올해 서울 강남 재건축 위주의 집값 반등도 가계들이 막대한 금융권 부채를 끌어와 무리하게 투기에 가담하거나 집을 산 때문이어서 장시간 지속되기 어렵다. 실제로 국민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39% 수준으로 서브프라임론 사태가 터진 미국에 비해서도 높고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더 이상 가계 부채를 더 늘려 집을 사기도 어려운 한계 상황에 와 있는 것이다.


집값이 고점에 비해서는 조금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가계가 자기 소득은커녕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기에는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처럼 수출대기업과 저금리와 유동성과잉을 배경으로 자산시장 버블로 경기가 일시 회복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집값이 향후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현재 한국경제의 구조적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현 상황에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은 과거 경험을 보더라도 사실이 아니다. 한국경제가 여전히 매년 8~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대 초중반에도 실질가격 기준으로 집값은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설사 향후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잠재성장률은 우리 연구소뿐만 아니라 대부분 연구소에서도 2000년대의 평균 수준인 4~5% 대에서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가 회복되면 집값이 자동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다.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에 이어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편'을 출간했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0. 13. 10:36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 가수요를 잔뜩 부풀게 한 뒤 부동산투기를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또다시 엉터리 공급확대 처방을 내놓는 식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조작과 사기가 판치는 투기 시장의 문제를 마치 공급 부족으로 생긴 문제인 것으로 포장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에게 일감을 만들어주기 여념이 없다. 그래서 수도권에서만 2만호가 넘는 미분양 물량 적체가 보여주듯이 지금도 넘쳐나는 매매용, 투자용 주택을 더 짓겠다며 투기판을 더 키우는 정책을 교묘히 쓰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마치 이것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포장한다. ‘병 주고 약 주는격이라도 되면 다행인데, 병을 주고 난 뒤 병이 낫는 약을 주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병을 더 키우는 약을 처방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27일 발표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 및 공급체계 개편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공급대책이 단기적으로 반등하는 집값을 잡고 서민들의 전세 부담을 덜어주는 직접적인 대책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이는 기만에 가깝다.

 

왜 그런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젊은 신혼부부들 대부분이 전세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분양주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을 전혀 무시한 처사이다. 둘째로,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금자리 주택은 비록 주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하지만 다름 아닌 로또 분양이다. 저렴하게 분양한다고 해도 3,4억원 정도 돈이 있어야 한다. 신혼부부가 어디서 그런 큰 돈을 만들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런 것이 어찌 전세가격 안정과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미 우리연구소는 주택가격 안정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영임대주택 공급확대를 계속 주장해오고 있다. 주택공급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은 공영개발택지에서 공공부문이 공급하는 장기임대/전세주택을 늘리는 것이어야 한다. 이미 민간이 하고 있는 것에 더해 정부가 나서서 활용 중심의 임대주택이 아닌 매매용 분양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면 부동산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착각은 여전히 정부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8.27대책은 서울 시내에서 각종 주거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생겨난 이주수요 때문에 서민들의 전월세난이 가중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나온 조치이기도 하다.

 

서민들의 전월세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양용 주택이 아닌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서민들의 전월세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기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이 20% 이상으로 높은 유럽 국가들에서 서민들의 주거난을 겪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도 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또한 여러 보완책이 필요하지만 무현 정부 때 추진한 국민임대주택이나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장기전세 주택의 세입자들이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없다는 점만 봐도 이는 분명하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아래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임대주택 공급을 오히려 줄이고 대신 분양용 보금자리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116,908가구로 전년 대비 20.5%나 줄었다. 또한 2009년의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든 10.6만 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현 정부는 한쪽에서는 갖가지 부동산 부양책을 써서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중장기적 도시균형발전을 무시한 채 그린벨트를 풀어 막대한 예산으로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있을 수 없다.

 

 

                                  () 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보금자리 주택의 구체적인 추진 방법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서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의 전용면적 85㎡형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3.3㎡당 1,150만원으로 책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인근 서울 강남 지역의 3.3㎡당 주택가격에 비해서는 반값 정도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서 공급한다는 점에서 실제 원가 구조를 따져보면 매우 높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실제로는 정부가 책정하겠다고 하는 분양가 수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주택공급 부족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보금자리 주택을 앞당겨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주택공급 시기를 당기기 위해서는 토지 보상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부가 판교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초기에는 분양가를 3.3㎡당 800~900만원 수준으로 거론했지만, 결국 투기가 일어나 대상지의 땅값이 뛰면서 1,200만원 대까지 상승한 전례가 있다.

 

또한 현 정부는 주택 공급을 앞당긴다는 명목으로 설계 및 시공 동시 입찰 방식인 턴키 입찰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이는 기만술에 불과하다. 턴키 입찰 방식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별도의 설계 발주에 걸리는 3개월 정도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게 고작이다. 또한 실제로는 턴키입찰 방식을 통해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자료는 거의 없다. 더구나 이미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 주택공사의 시범사업을 통해 아파트 건설 기간을 CM(Construction Management. 건설사업관리)기법을 이용해 종래 26~30개월 정도이던 아파트 건설기간을 20개월 정도로 대폭 단축한 전례가 있다. 이미 이런 사례를 가지고도 그런 방안을 활용하지 않고, 턴키 입찰 방식으로 보금자리 주택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결국 현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통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에게 유동성을 대규모로 공급해주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여러 차례 설명한 것처럼 턴키 입찰은 상위 10개 건설업체들의 담합을 기정사실화해 비슷한 품질의 아파트를 짓는데 30% 정도의 예산을 건설업체들에게 더 얹어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의 조기 공급을 위해 추진하는 방식은 향후 정부가 현재 발표한 분양가보다 실제 분양가를 더 높일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전례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추진했던 은평뉴타운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은평뉴타운 사업지구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취임 직후 강북 표심을 잡기 위해 강남북 균형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추진한 시범 뉴타운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 대통령은 당시에도 자신의 시장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서 사업 추진 속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은평뉴타운을 시범사업으로 정한 것이다. 당시에도 시장 임기 내에 사업 진척을 가시화하려다 보니 원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토지 보상비를 매우 후하게 집행했다. 이렇게 해서 평당 토지 보상비가 판교신도시의 평균 3.5배 가량에 이를 정도로 치솟았다. 또한 사업기간을 줄이고 재벌급 건설업체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목 아래 턴키 방식으로 발주해 건설업체들에게 엄청난 폭리를 취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 임기 초기인 2006년 가을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사태로 주변 집값을 오히려 들썩이게 만들었다. 실제로 당시 은평뉴타운 인접 서대문구나 은평구의 아파트 가격은 3.3 700~800만원이던 시세가 불과 몇 달 만에 1,200~1,300만원으로 수직 상승하게 만들었다. 물론 강남권 그린벨트 지역의 경우 인근 지역의 집값이 워낙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분양가가 치솟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하남 미사나 고양 원흥 등지에서는 경우에 따라 은평뉴타운 사태와 같은 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강남권 보금자리 주택의 경우 정부가 현재 발표한 분양가 수준대로 주택을 공급하고 입주 당시 주변 집값이 분양가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경우에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판교 로또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을 분양 당첨자에게 넘겨주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공공택지를 조성해 장기공공임대주택이 아닌 투자용 매매 주택을 대량 공급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가 복권 추첨하듯이 운 좋은 일부 분양 당첨자들을 골라 그들의 재산 형성을 도와주는 꼴로 정책의 형평성 차원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부는 이 같은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을 7~10년으로 늘리고 실제 5년 이상 거주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판교신도시의 경우에도 그런 식의 전매제한 기간을 설정했지만 로또 차익을 노린 투기적 가수요의 준동은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도권 집값이 급락하면서 정부가 전매제한 기간을 상황에 따라 풀어준 사례들이 있어 이 같은 전매제한 기간이 철저히 지켜질 것으로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앞에서 보았듯이 정부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하면 이런 불필요한 규제 자체가 필요 없다. 말 끝마다 규제 완화를 외치는 정부이지만, 실제로는 이처럼 정부 스스로 투기세력에게 먹잇감을 제공하면서 투기를 막는다는 핑계로 이중삼중의 규제로 다시 옭아매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전월세난을 가장 크게 가중시킨 장본인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다. 그가 서울시장 시절 서울 강북 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서울시 전체 시가지 면적의 약 7.5%에 이르는 33개 뉴타운 지역을 자신의 임기 내에 한꺼번에 지정한 때문이다.  이는 서울시가 1970년대 이후 30여 년 동안 추진해온 각종 재개발 사업 면적의 1.5배를 넘는 면적이었다. 이 정도로 드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뉴타운으로 지정할 경우 대규모 이주 수요의 발생으로 서민 주거난이 심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은 사업 초기부터 여러 전문가들이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무더기 뉴타운 지정으로 서울의 집값이 폭등하도록 하고 뉴타운 원주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월세 세입자들의 주거난을 심화시킨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이 같은 과오를 바로잡기는커녕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강남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강남 재건축의 수익성을 높여준 결과 뉴타운 이주 수요에 더해 재건축 수요 등이 한꺼번에 몰리도록 만들었다. 그런 과정에서 기존 임대 및 중소형 주택공급 의무비율도 대폭 낮춰 서민주택 공급 비중을 크게 낮췄다. 또한 현 정부 출범 이후 임대주택 공급 물량도 계속 줄이고 있다. 이처럼 현 정부는 말로는 늘 친서민을 외치지만 실제 정책은 오히려 반서민인 경우가 많다. 특히 다주택 투기자들을 위한 부동산 부양책을 정부 주택정책의 기본 틀로 삼고 있기에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여러 정책 분야 중에서도 가장 반서민적인 정책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에 이어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편'이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0. 6. 11:31

최근 부동산 투기 조장꾼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는 전세제도가 있어서 집값이 폭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른바 '진보적 성향'이라는 학자들도 이런 주장을 답습하고 있다고 합니다. 답답한 노릇이다.
 

국내의 경우 전세를 끼고 사는 경우가 많아 겉으로는 GDP 대비 부동산대출 비중이 낮아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전세도 결국 레버리지라고 봐야 합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다주택투기자들 가운데 전세 끼고 빚을 내 차례로 여러 채를 산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전세제도 때문에 다주택 투기가 훨씬 용이해졌고, 결과적으로 그만큼 부동산 버블이 커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전세제도 때문에 오히려 고소득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레버리지가 매우 커져버린 상태입니다. 레버리지가 커지면 부동산 버블이 꺼질 때, 즉 디레버리지 상황으로 들어갈 때 그만큼 충격은 커지는 것입니다. 집값이 하락할 때 은행 빚은 갚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은 안 내줘도 된다면 모를까, 세입자가 요구하면 전세금을 반환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결국 전세금도 빚입니다.

 

그리고 '전세제도가 있어서 폭락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부동산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제가 여러 차례 썼지만 집값은 전체 주택 재고의 단 1%만 거래돼도 전체 집값이 결국 1%가 거래된 가격에 수렴되는 것입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초까지 강남3구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거래량이 극히 저조한 가운데 단기간에 20~30%씩 급락한 것도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지금 정확한 계산은 안 해봤지만 수도권의 경우 전체 주택 재고 (약 700만호) 가운데 1만호 정도가 매월 거래돼 가격이 급락한 것입니다. 전체 주택 재고의 약 1/700이 거래돼 그런 시세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대세 하락 초기에 폭락 양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자신의 소득 대비 레버리지 정도가 큰 사람들이 부채 청산을 하기 위해 투매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폭락의 도화선' 같은 존재들입니다. 부동산 거품에 만취한 사람들이 스스로 부동산 폭락을 초대하는 꼴이니 참 역설적이지요?

 

제가 최근 출간한 '위험한 경제학' 에서도 인용했지만, 한국은행 연구자들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고위험, 고부채 가구 비율이 5% 이상으로 상당히 높습니다. 이들 고위험, 고부채 가구의 대부분이 전세 끼고 무리하게 빚 얻어 다주택 투기를 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지금 부동산 덫에 가장 심각하게 물려 있는 사람들입니다. 부동산 시장 내외부의 조그만 충격만 가해져도 그들은 더 버티기 어렵습니다. 사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급락세가 불과 몇 달만 더 지속됐어도 국내 집값도 확연한 폭락세가 지속됐을 것입니다. 폭락의 임계점 직전에 정부의 각종 부동산 투기 조장책과 유동성 폭격으로 집값 폭락세를 저지시킨 것일 뿐이지요.

 

더구나 우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급락세를 통해 이미 '전세제도 때문에 집값이 폭락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짱 허구임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락한 지역들에서 주택 소유자들이 전세를 안 끼고 있어서 급락했나요? 예를 들어, 지난해 하반기 집값 급락을 주도했던 강남 재건축 단지들 경우에는 실제 소유자가 거주하는 비율이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거꾸로 전월세 비율이 80%나 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 선동꾼이나 변교수 등의 주장 대로라면 그들 지역 집값이 왜 급락했나요? 한 마디로 말도 안 되는 주장입니다. 강남 3구나 분당, 용인의 집값 급락세가 가장 심했던 것은 그만큼 레버리지 비율이 높았던 것이 주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세든, 은행 빚을 냈던 레버리지는 레버리지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들은 '그때 집값은 정상적인 가격이 아니다'라고 또 주장하겠지요. 도대체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이리저리 둘러대며 사람들을 현혹하기에 바쁜 집단입니다. 부동산 투기꾼들이 그런 주장을 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른바 양심적인 교수라는 분들도 이런 주장을 한다면 정말 서글퍼집니다.

 

부동산 버블 붕괴의 양상은 집값의 절대적 수준과 부동산 버블의 규모, 그중에서도 레버리지의 규모와 가장 상관도가 높습니다. 제가 지금의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 1990년대 초중반처럼 연착륙하기 어렵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도 지금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그때보다 훨씬 높고,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가계 부채를 통해 이룬 모래성 같은 집값 거품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 정부의 부동산 부양 총력전으로 지난해 말의 집값 폭락 양상은 저지했지만, 그것은 연기됐을 뿐 결코 해소된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부동산 투기꾼들이 '역시 한국의 특성상 집값은 폭락 안 해' 이런 식으로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 같은 '한국 특성론'의 최근 변종 가운데 하나가 '전세제도' 운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설득력 있는 근거가 없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부동산 시장에 관련된 매우 구체적인 분석과 진단을 통해 부동산시장 안팎의 구조를 샅샅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어떻게 현실을 조작하고 왜곡하며 선동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기술이 우리 연구소 때문에 점점 힘을 잃어간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저나 우리 연구소를 공격하고 매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연구소가 그런 엉터리 투기 선동꾼들의 공격에 위축될 정도라면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겠지요. 제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거품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부동산 시장의 제대로 된 현실을 알리고, 그들의 사기와 조작, 허구를 끊임없이 폭로할 것입니다. 저는 줄기차게 글을 쓸 것이고, 발언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저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돌아와서 뵙겠습니다.^^

 

*제가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에 이어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편'이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0. 2. 10:48

최근 부동산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선동보도와 엉터리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의 선동 때문에 시장 흐름을 오판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따라서 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한 10가지 의문에 대해 답하는 글을 10회에 걸쳐 연재할까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현 상황에서 경기가 회복하면 집값은 자동적으로 오를까?'라는 가상질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제 의견을 인터뷰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제시해볼까 합니다. 참고를 바랍니다.  

 

 

<질문>

올 들어 일어난 강남 재건축 위주로 일어난 집값 상승이 경기회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경기가 아직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점차 안정화되어간다면 집값도 계속 오르지 않을까요? 이른바 부동산 재테크전문가라는  사람들도 2006년과 같은 폭등세는 없더라도 5% 이내에서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합니다.(몇몇 신문의 부동산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답변>

좀 미안한 얘기지만, 이른바 기존 언론에서 주로 인용되는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기존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경제 상황을 판단하고 거기에 더해 ‘집값이 오른다’는 방향으로 전망할 뿐이다.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하거나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상 어떤 경우든 ‘집값이 오른다’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이들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와 올 초에 걸친 집값 급락세를 사전에 경고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있나. 지난해 중반까지도 집값이 하반기에 오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다가 집값이 급락할 때는 워낙 상황이 압도적이니 모두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다가 집값이 반등하니 다시 ‘집값이 오른다’고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말이 전망이지 사실 잘 뜯어보면 이미 벌어지고 있는 것을 사후적으로 설명하고 전망 시점의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뿐이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후행적 전망이고 현상 추종적인 전망이다. 부동산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보지 못하고 현상만을 열심히 쫓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우리 연구소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본다. 미시적으로는 전국 각지의 시군구 단위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고 넓게는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한국경제상황과 전세계 각국의 경제 흐름을 함께 살핀다. 우리 연구소에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세계 권역별 경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들이 있다. 우리 연구소가 미국발 서브파라임론 사태와 그 여파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경고했던 것도 그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연구, 분석한 결과 지금의 집값 반등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길게 잡아도 1~2년 안에는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대세하락 흐름을 가리키는 부동산시장의 구조가 변하지 않는 가운데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서는 집값이 오르고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양상은 피할 길이 없다. 물론 지금 당장은 내 말이 현상적으로 어긋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집값은 머리에서 어깨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목덜미까지 올라온 수준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집값이 다시 머리 꼭대기까지 가지도 못하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가 발바닥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은 오른다’라고 하는 게 어떻게 양심적인 전문가로서 할 말인가.


사실 사석에서 만나본 일부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미 한국 부동산도 끝물이다’ ‘지금이 마지막 폭탄돌리기다’ ‘집값은 몇 년안에 폭락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공개적으로는 그런 얘기를 잘 안 한다. 왜 그런지는 모두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체들 눈치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집값 떨어진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겠나.


그리고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실은 한국경제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기 회복은 인위적인 저금리와 막대한 재정 투입 등으로 만들어진 자산시장 중심의 경기 회복일 뿐 지속가능하지 않다. 시중에는 실제 이상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일반 서민들이 착각하게 하는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시아 경제문제 전문가인 블룸버그의 저명 칼럼리스트인 윌리엄 페섹이 “급속한 회복 그 자체가 거품”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경제가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동산 및 주식 버블을 다시 일으키며 위태로운 회복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대다수 한국 언론은 페섹의 칼럼을 “한국 경제에 경의를 표한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신랄한 경고와 비판을 ‘극찬’으로 둔갑시키는 한국 신문들의 재주는 정말 불가사의할 정도다. 이런 국내보도를 근거로 기획재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은 외국에서도 한국 경제 회복을 극찬한다며 우쭐해했다. 영어 원문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한국 신문들은 여전히 서슴없이 칼럼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 이러니 국민들 중 상당수가 금방 V자형 회복이라도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고,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얼씨구나 좋다하고 ‘경기 회복하면 집값이 뛴다'라는 식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 회복을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설사 경기가 일정하게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경기가 회복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얘기는 매우 순진한 도식이다.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금리, 소득, 유동성, 수급, 인구동태변화 등 매우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경기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국민 소득 증가라는 형태로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지금 경기가 회복됐다고 하지만 그 회복의 여파는 환율효과와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은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기 회복이다. 여전히 서민경제는 침체돼있고, 정부의 사기적인 실업률이 아닌 실질 실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국민 처분 가능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30% 수준으로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집값이 고점에 비해서는 조금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가계가 자기 소득으로도 빚을 더 내서라도 집을 사기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정하게 경기가 회복한다고 해서 집값이 오른다는 도식은 현실경제의 복잡다단한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한국경제가 여전히 8~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대 초중반에는 왜 지속적으로 실질 집값이 떨어졌나. 향후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잠재성장률은 우리 연구소뿐만 아니라 대부분 연구소에서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가 안정되니 집값이 오른다는 것은 너무나 순진한 도식이다.


사실 올해의 집값 반등은 역설적이게도 현 정부의 과도한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경기가 일정한 회복세로 접어들게 되면 역으로 이 같은 부양책들 가운데 상당 부분은 정부 스스로 걷어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한국은행이 집값의 추가 반등과 가계 부채 증가를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상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사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멀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다주택 투기자들을 핵심적인 정치기반으로 삼는 현 정부로서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지연시키기 위해 LTV 규제에 이어 DTI규제까지 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DTI 규제는 올해 하반기 수도권 ‘분양대전’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양시장의 집단주택대출은 예외로 하고 있어서 여전히 문제이지만, 기존 주택가격에는 상당한 영향을 줄 것입니다. 강남사람들은 여윳돈으로 집 산다는 상당수 언론의 거짓말과는 달리 올해의 집값 반등은 주택대출규제 해제에 따라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전에 주택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와 CD금리가 뜀박질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한달 반 동안 변동대출금리의 기준인 CD금리가 0.3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미 한국은행이 한 번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은행과 정부가 시장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고 억지로 시중금리를 눌러왔지만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 확대로 국고채 물량이 늘고 대출자 만기 연장으로 인한 은행의 현금 자산이 줄어 CD와 은행채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지난해말 국내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던 부동산 버블 붕괴의 압력을 정부가 막대한 부양책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줄였지만 결국 그같은 부동산 버블 붕괴 압력이 다시 생겨나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가 최근 출간한 책 <위험한 경제학>에서도 자세히 설명했지만, 주택수급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집값은 일정한 시점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1990년대 일본식 토건 부양책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공급이 지속돼 수요 대비 과도한 공급 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 취소나 정부의 미분양 매입 등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미분양 물량은 결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 오히려 수도권의 공급 과잉은 2009년 말부터 본격화돼 미분양 사태를 장기화하게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은 2015년경이면 약 36만호 이상의 아파트 과잉 공급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분양 물량의 만성적인 적체와 이로 인한 건설업체의 자금난으로 향후 2~3년 안에 건설업체들의 도산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체의 도산은 금융기관 부실 채권 증가로 이어져 향후 한국경제에 만성적인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말하면 기존 언론의 ‘공급 부족’ 타령에 젖어 있는 이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왜 집값이 오른다는데, 미분양물량은 잔뜩 쌓여 있고, 인천 청라 외에 전국에서 분양 성공하는 데가 한 군데도 없는지를. 언론에서는 주택 공급이 줄어 2~3년 후 집값 뛴다는 얘기밖에 없는데, 왜 2009년 하반기에 수도권 입주물량이 수년 내 최고 수준이며, 사상 최고 수준인 20만호가 한꺼번에 대규모 분양에 나서는지 말이다. 지금도 미분양이 넘치는데, 2009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20만호가 과연 제대로 소화될 수 있을까.


국내외의 대부분 사례를 보더라도 주택시장의 사이클은 일반적인 경기 사이클보다 길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부동산시장은 10~20년 주기로 버블과 붕괴를 반복한다. 국내의 경우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가 작성된 1986년 시점부터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실질가격지수로 따져봐도 그렇다. 국내 부동산시장은 1987~1991년초의 상승기와 1991년초~1999년초까지의 하강기를 거쳤다. 약 12년 정도 걸렸다. 그런데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1999~2007년초까지의 상승기를 거쳐 이후 큰 틀에서 장기대세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반등기는 아직 그 같은 장기대세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통 부동산 시장의 사이클은 부동산 버블의 크기와 상승기간에 비례한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의 규모가 컸고, 상승기간도 길었던 만큼 향후 집값은 이번 반등세가 끝나면 최소 7~8년 이상 장기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와 주택유효수요층의 감소,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신규 주택유입층의 소득 기반 약화 등을 감안하고 2010년대 이후 만성적인 주택공급과잉 상황을 고려하면 집값이 10년 이상 장기침체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미 지방의 주택 시장은 그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인구동태변화와 주택공급 과잉 효과가 현실화되지 않아서 일반인들이 혼란스러워하지만 불과 2~3년 안에 많은 이들이 추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30. 10:45

 

 

우리 연구소가 유료회원들께 발송하는 <경제시평>자료의  '시사경제'에서는 지난주부터 "언론들의 부동산투기 선동보도 배경" 2회 연재로 게재하고 있습니다주 내용은 언론 특히 신문들의 부동산투기 선동보도의 배경에는 경영실적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석하고 있습니다언론들이 자신들의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부동산시장의 실제와는 다른 조작된 보도를 남발하여 일반인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엉터리 조작보도로 인해 일반인들이 손해를 보든 말든 상관없이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조중동 등 일부 언론들이 왜 미디어법에 목매다는지 그 이유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초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종합편성방송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들 보수신문들은 재벌그룹들에게 자신들의 종합편성방송사업에 투자하라고 닥달하고 있으며 심지어 동아일보가 가수 조영남에게 투자를 채근(?)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중동의 유가지 구독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격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유료구독 계층의 대부분이 고령층입니다. 계속되는 구독부수 격감과 독자 고령화로 광고 효과도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근거없는 고액의 광고단가로 효과없는 광고를 실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시사경제'"언론들의 부동산투기 선동보도 배경" 내용 중에서.........

 

중앙일보의 매출액은 2002 4,174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에는 3,056억원으로 줄어 -1,118억원이나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의 매출액도 1,267억원(연환산 2,535억원)으로 연환산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521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지난해에 -213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만 -2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한해 동안의 영업손실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397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395억원의 대폭적인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 신문구독료18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유료 구독부수는 35.5만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경품 8만원에 연간 신문구독료를 10만원으로 가정하더라도 유료 구독부수는 최대 64만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기업과 관공서 등 단체구독 부수가 대략 20만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개인이 돈을 내고 구독하는 유료 구독부수는 15만부에서 최대 44만부 정도에 불과한 상태로 보인다. 그야말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신문의 몰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조선일보의 매출액은 2002 4,817억원을 기록한 뒤 계속 감소하여 지난해 3,722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액이 6년 만에 -1,095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조선일보도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올 상반기 매출이 동일하게 감소했다고 가정하면 대략 연환산 3,087억원으로 전년대비 -635억원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작년에 1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조선일보가 중앙일보와는 달리 작년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조선일보의 유동성 및 비유동성 투자자산이 2,23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5% 이자만을 계산해도 이자수익만 110억원을 넘는다. 실제로 신문사업에서는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올해에는 -210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구독료 18만원을 기준으로 유가 구독부수를 계산해보면 41만부 가량에 불과하다. 연간 구독료를 10만원으로 잡아도 74만부에 불과하다. 이중 기업과 관공서 등 단체구독 부수 20만부를 제외하면 개인 구독부수는 21만부에서 최대 54만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동아일보 역시 매출액은 2002 3,749억 원에서 지난해 2,659억원까지 줄었다. 6년만에 -1,09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올해에는 2,200억원에 그쳐 전년대비 -459억원의 매출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48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 연간구독료 18만원을 기준으로 보면 25만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연간구독료를 10만원으로 간주해도 44만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업과 관공서 등 단체구독을 제외하면 사실상 개인 유료구독자는 5만부에서 최대 24만부에 불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동아일보는 1999 7,648억원에 이르던 자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에는 4,156억원까지 급감했다. 자산 매각으로 매년 발생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04년 동아일보가 소유하고 있던 여의도 문화센터 부지를 팔아 장부상으로는 약 46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앞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대규모 손실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자산매각으로 언제까지 매년 막대한 손실을 메울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제가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참고로, 위험한 경제학의 내용들은 평소 제가 아고라에 써온 글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동일인이 쓴 글인데 그 형식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지면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 물론 책 출간을 위해 별도로 쓴 원고들도 상당 부분 있지만, 아고라나 우리 연구소포럼에서 제 글을 꾸준히 읽어오신 분들은 굳이 사서 읽으실 필요 없습니다. 물론 아직 제 생각을 잘 모르는 분들이나, 전체적인 기획과 구성 아래 제 생각의 맥락을 좀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는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25. 09:48

주지하듯이 2009년 초까지 폭락 조짐을 보였던 부동산 가격이 서울 강남 재건축 위주로 반등한 것은 부동산투기 부양에 ‘올인’한 현 정권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도 현 정권 못지않게 망국적인 부동산 거품을 다시 키우는 역할을 했다. 이들의 투기 선동 보도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왜곡하는 정도가 올해에는 유난히 더 심했다.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한 냉철한 보도보다는 잠재적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우선, 부동산 시장의 현실에 대한 언론의 선동보도 내지는 왜곡보도 양상을 간략히 살펴보자.


 예를 들어 상당수 언론에서는 급등, 폭등, 혹은 대세 상승 등의 표현을 남발했는데 이는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 아래 <도표1>에서 몇몇 단지의 국토부 실거래가 추이를 살펴보면, 정말 ‘급등’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곳은 정부의 특혜성 부양책이 집중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 반면 수도권의 대다수 다른 지역에서는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아직도 고점대비 집값이 -20%~-30% 이상 하락한 곳이 수두룩하다. ‘부동산 투기 1번지’라는 서울 강남구에서도 도곡 렉슬 등 일부 고급 아파트의 중대형 평형은 실거래가가 고점대비 -30%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버블세븐의 중심인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분당파크뷰도 고점대인 25억 원까지 올라갔던 아파트가 16억 원대까지 떨어졌다가 겨우 17.4억원 선까지 올라온 정도다. 용인, 일산, 안양 등 경기도 주요 도시들과 인천 등 다른 수도권 대부분 지역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는 2008년 말~2009년 초 사이에 2006년 말 고점대비 -20%~-40%까지 떨어졌다가 지역별로 약간 반등한 정도에 불과하다.


 

<도표1> 서울 강남 및 경기도 주요 아파트 단지 실거래가 추이



  () 온나라부동산포털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언론들은 거래량에 관해서도 제대로 된 사실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대다수 언론들은 지난해 말~올 초 주택거래가 얼어붙다시피 했던 시기와 비교하

거래량이급증 것으로 보도했다. 물론 거래량이 저점이었던 시기와 비교할 경우 거래량이 조금 늘더라도 증가율은 매우 커지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들은 그 같은 측면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거래량이 계속 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9 15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8월 신고분 아파트 거래량과 관련해 대부분 언론들이 8월 아파트 거래량 32개월만에 최고라는 식의 제목을 뽑아 보도했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들이 서울이나 수도권, 강남지역의 거래량이 정체 상태에 있음은 기사 내용에서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도표2> 전국 및 수도권 각 지역별 아파트 거래량 추이


(
) 국토해양부 보도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실제로 국토부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아래 <도표2>를 보면서 이 같

은 보도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그에 앞서 <도표2>는 국토부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2006 11월과 2008 8월 이후 올해 8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을 도표로 만든 것이다. 상기 도표에 의하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올 7월에는 45,470, 8월에는 50,045만호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국토부가 발표하는 전국 아파트 거래량 통계에 의하면 7월에 90,643호로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 자신부터 전혀 수치가 맞지 않는 통계를 자의적으로 남발하여 국민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들 수치가 어떻게 다른지 국토부 담당부서에 문의하면 자신은 이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얼버무린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아주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대답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현 정부 들어와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단 이 문제는 덮어두고, 실제 국토부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파악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보도자료상의 데이터를 도표화했다. 이 도표를 보면 분명 올 들어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좀 더 자세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전국 기준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붐일 때 추진된 각종 주택 개발사업의 입주물량이 올 들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그 영향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7월과 8월 연속으로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늘었는데 이 가운데 부산 강서구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4,000건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 전체 거래량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는 것이다. 이는 강서구에 들어서는 '명지국제신도시' 건설사업의 배후 주택단지 18,569세대의 입주가 7월 이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아파트 거래물량이 아니라 2,3년 전에 분양된 아파트들이 준공되어 신규입주 시점에서 거래로 잡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다. 실질적으로는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명지신도시 지역의 신규입주 물량만 빼도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32개월 만에 사상 최고라는 사실이 무색해져 버리는 것이다. 오히려 이 같은 신규 입주로 인한 거래량 증가는 '거래 활성화'라는 측면보다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여파가 커져 아파트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


  더구나
현재 부동산시장의 향배를 가름하는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실상은 사뭇 다르다. 저점이었던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4월까지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맞지만 5월 이후에는 거래량이 더 이상 늘지 못하고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거래량은 2006 11월 거래량 6.3만호의 1/3 수준인 2.1만호 전후 수준으로 아파트 거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과 5대 신도시의 아파트 거래량도 5월 이후 더 이상 늘지 못하고 있다. 이미 투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언론, 건설업계가 투기 가수요를 최대한 끌어내려고 해도 더 이상 거래량이 증가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집값 반등의 진원지인 강남지역 거래량은 4월 이후 더 이상 늘지 못하고 7월 이후로는 오히려 줄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남 지역에 비해 두세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반응하는 강북지역의 경우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거래량은 2006년 말에 비해 약 1/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처럼 거래량이 충분히 동반되지 못한 집값 상승은 일시적 투기에 의한 것이며 조그만 충격과 상황 변화에도 재급락할 수 있는 취약한 구조임을 뜻한다. 결코 지속되기 어려운 반등세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구조적 위험을 경고하는 언론은 거의 없다. 오히려 2006년처럼 집값이 폭등할 것처럼 불안감을 키우며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인용하며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선동하기에 바쁘다. 언론의 선동보도에 휘둘리지 말고 신중하기를 바란다.






*제가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참고로, 위험한 경제학의 내용들은 평소 제가 이 블로그에 써온 글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동일인이 쓴 글인데 그 형식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지면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 물론 책 출간을 위해 별도로 쓴 원고들도 상당 부분 있지만, 제 블로그나 우리 연구소포럼에서 제 글을 꾸준히 읽어오신 분들은 굳이 사서 읽으실 필요 없습니다. 물론 아직 제 생각을 잘 모르는 분들이나, 전체적인 기획과 구성 아래 제 생각의 맥락을 좀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는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23. 09:31

그제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거래량이 전국 기준으로 3년 몇 개월 만에 사상 최대라는 기사가 났습니다.

그런데 기사 어디에도 수도권 거래물량이나 강남 거래물량에 관해 언급한 기사는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국토부 보도자료를 한 번 찾아서 아래 거래량 추이를 그려보았습니다.

(편의상 보도자료를 토대로 그래프를 그렸기에 약간의 왜곡이 있을 수 있는데,

2006은 2006년 11월의 거래량, 2008은 2008년 8월의 거래량이고 이후 월별 거래량 데이터를 연결했습니

다) 저야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많은 분들이 언론 보도만 보는 분들께서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갖고
 
계실까 해서 한 번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우선, <도표1>을 보면 전국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자세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전국 기준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붐일 때 추진된 각종 주택 개발사업의 입주물량이 올 들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그 영향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7월과 8월 연속으로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늘었는데

이 가운데 부산 강서구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4000건 이상을 차지하며

부산 전체 거래량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는 강서구에 들어서는 '명지 국제신도시' 건설사업의 배후 주택단지 1만8569세대 가운데

일부 단지 입주가 7월 이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존 입주 물량이 아니라 분양 아파트들이 신규 입주 시점에 거래로 잡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으로 실질적으로는 거래량이 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명지신도시 지역의 신규입주 물량만 빼도 전국 기준 거래량이 3년 몇 개월만에

사상 최고라는 사실이 무색해져 버립니다.

오히려 이 같은 신규 입주로 인한 거래량 증가는 '거래 활성화'라는 관점보다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 여파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것으로 읽어야 합니다.

 

지금 부동산시장의 향배를 가르는 것은 수도권 지역이니 수도권을 중심으로 봐야 하겠지요.

그런데 수도권의 거래량은 아래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도표1>

 

 

도표2에서 서울과 경기도 5대 신도시의 거래량을 볼까요? 역시 5월 이후 거래량이 늘지 않고 있습니다.

  

<도표2>                                                       

 

 

 

이번에는 <도표3>을 바탕으로 서울 강남11개구와 강북 14개구의 거래량을 나눠서 볼까요?

강북 거래량은 아직 조금씩 늘고 있지만 여전히 2006년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강남의 거래량은 2000건 수준에서 더 이상 늘지 못하다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에서는 이런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 하면

부동산 투기 선동을 할까 환장하지요.

그러니 강남 거래량이 줄어든 것보다는 전국 거래량이 는 것만 보도하는 것이 아닐까요?

수도권 주택 공급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사상 최고 수준인데

전국 기준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을 보여주며 주택 공급량이 줄어 2~3년후

집값이 폭등한다고 선동하는 것과 닮았네요.

 

<도표3>                                                           

 

 

그나마도, 수도권의 거래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5월부터는 국토해양부가 무슨

영문인지 그동안 '다운계약'을 걸러낸다는 취지로 거래량에 포함하지 않던

이른바 '하한 부적정 거래 사례'를 매월 수천 건씩 포함하고도 이런 추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저로서는 참 이상하게 느껴지는군요.

굳이 국토부의 속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도대체 아주 기본적인 통계의 일관성도 유지

못하고 주택행정을 펼치고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좋게 볼 수 있을까요?

 

어쨌든 거래량이 더 이상 늘지 못하면서 언론이 보도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 실거래가도 5월 이후 상승세가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고요.

제 눈에는 2006년 말 집값과 거래량이 폭발한 뒤 이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다급한 고부채 가구가 매물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점점 떨어지던 현상이 생각나는군요.

물론 추이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의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과

부동산 광고에 굶주린 언론의 선동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미 투기가수요가 한계에 부딪힌 모습으로 보입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9월말경 출간될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현재 예약판매중입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20.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