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전 부지 입찰액이 4조6700억원으로 확인됐네요. 이 정도면 감정가 수준과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어느 정도 합리적 수준으로 보이네요. 기사에서는 이를 삼성이 입찰에 소극적이었고, 이재용이 승계과정에서 입지를 확보한 증거라고 해석했는데요.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56420.html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56561.html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지금 삼성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삼성이 써낸 금액이 소극 입찰이라고 할 만큼 적은 액수도 아니고요. 삼성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 영업실적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은 기술혁신과 사업모델 혁신이 시급한 상태. 또한 그룹 승계 과정에서도 그룹 지배권 확보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태. 이런 시기에 부지 확보에 막대한 돈을 쓸 수는 없었던 거겠죠. 사실은 4조6700억원도 적은 돈은 아닌데, 그만큼 10조5500억원이라는 현대차의 베팅이 얼마나 무리한 수준인가를 보여주는 거죠. 

사실 현대차그룹도 상황이 녹록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전부지 입찰 비용뿐만 아니라 향후 각종 세금과 기부채납 및 초고층사옥 시공비까지 합치면 현대차그룹이 들여야 할 돈은 최소 15조원, 많을 경우 20조원에 육박할 겁니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 현대기아차의 ‘본업’인 자동차사업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죠. 최근 전세계는 기존의 자동차업체들뿐만 아니라 구글 등의 글로벌 인터넷기업까지 나서서 전기자동차나 무인자동차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향후 자동차시장은 첨단 기술과 문화 컨텐츠가 융합되는 시장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환율효과가 만들어낸 가격 경쟁력에 도취했던 현대기아차 그룹은 일본의 엔저 현상 등에 따라 지금도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런 판에 연구개발과 기술 혁신에 더 투자하기는커녕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한 것입니다. 가뜩이나 판도가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과연 바람직한 선택을 한 것일까요. 현대차의 미래는 자동차에 있지, 초고층 사옥에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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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24. 09:38

제목: 9월 30일까지 사상 최대의 특별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가 9월 30일까지 특별이벤트를 실시합니다. 보고서 개편에 따라 향후 가격이 인상되기 전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개편된 선대인경제연구소 보고서도 만나보시고 연구소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이벤트 혜택도 누리세요.


자세한 이벤트 내용 보기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2717


아울러 저희 연구소는 많은 분들의 요청에 따라 <부동산 3대 시장 분석과 전망> 특강(11월 4일)을 개최합니다. 최경환노믹스의 시장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9월 30일까지 연구소 이벤트 기간에 연간구독회원으로 가입하신 분들은 선택에 따라 무료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2729



by 선대인 2014. 9. 23. 12:24




현대차, 한전부지에 10조 5500억원을 배팅. 감정가 3조 3346억원의 세 배다. 5조원 전후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추정 입찰가보다 두 배가 넘는다. 경쟁 격화로 실제 가치보다 높은 입찰가나 인수가를 써낸 낙찰자가 이후 타격을 입는 현상을 의미하는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장 주식시장에서 어제 현대차 주가가 9.17% 떨어졌다. 반면 부지 매각 수입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진 한전의 주가는 5.82% 올랐다. 현대차의 배팅이 얼마나 무리한 수준인지를 주식시장이 바로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무리한 배팅이 이뤄진 것은 재벌체제에서 총수의 강력한 의지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합작해 이렇게 무리한 금액을 써냈을까. "100년 뒤 미래가치를 보고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100년 뒤 미래가치를 본다고 이렇게 무리한 금액을 써낼 이유가 뭐 있을까. 

"3~4곳 이상의 컨설팅을 받아 합리적으로 산출한 가격"이라고? 헐! 그 컨설팅업체들이 비합리적인 건 아니었을까.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다음과 같은 현대차 관계자의 말에서 그런 낌새가 느껴진다. "지난 10년 동안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상승률이 연평균 9%에 달했다. 이를 생각해도 10~20년 뒤 가치는 충분하다"고. 무슨 기준으로 부동산 상승률이 연평균 9%였다고 보는지도 의문이지만, 향후 10~20년 동안에도 계속 그 같은 상승률이 지속될까. 현대차 관계자의 이런 코멘트는 결국 부동산컨설팅 업체의 자문자료에서 나왔을 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낙관적 주장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런 낙관적 판단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승자의 저주"뿐만 아니라 "마천루의 저주"에도 함께 걸릴 것 같다. 현대차그룹이 그 동안 무산돼온 초고층 사옥을 지을 것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부지 비용과 향후 각종 기부채납 및 건물 시공비까지 합치면 모두 15조원이 넘게 들어갈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사옥 프로젝트에 투입하면 전기자동차나 무인자동차등에 대한 다른 투자는 미뤄지거나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정말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참고로, 마천루의 저주란 부동산 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을 때의 낙관적 전망 아래 추진된 초고층 건물 프로젝트가 경기 침체기에 완공돼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어쨌거나 현대차의 이번 행태를 보면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원래 공기업이라는 틀을 통해 간접적이나며 국민이 갖고 있던 금싸리기 땅이 재벌그룹에 넘어간 것이 안타깝다.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 고용하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인정하라는 판결도 거부해온 현대차가 재벌 총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행태도 볼썽사납다. 또 현대차그룹 전체로 114조원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도 투자와 고용을 소홀히해온 현대차그룹에 우리 정부는 매년 1조원이 넘은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런 한 켠에서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 간접세 인상을 통해 "서민증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라는 측면에서 합당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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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19. 09:38




어제 오후 SBS 이슈인사이드에 출연해 담뱃값 인상과 관련한 짧은 토론 벌였다. 그런데 상대방 패널들이 곧 죽어도 "서민증세"가 아니란다. 이들 뿐만 아니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정부여당의 한결같은 주장도 서민증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뻔뻔한 주장이다. 왜 그런가.


이명박정부 때 감세정책 혜택의 대부분은 고소득자와 대기업들에게 돌아갔고 그렇게 축난 세수만 이명박정부 5년 동안 60조~70조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런 판에도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취득세 영구 인하를 단행했다. 내가 줄기차게 얘기했지만, 정부여당과 기득권 언론들이 말하는 거래 활성화 효과라도 있으면 차라리 이해라도 하겠는데, 그런 효과조차 거의 없는데도 취득세 영구 인하를 단행했다. 그렇게 해서 축나는 지방세수가 기획재정부 자체 추정으로도 매년 2조 4천억원 규모다.


이렇게 축난 세수는 시민들이 누리는 복지의 축소로,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한편 펑크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시민들이 피바가지를 써야 한다. 이명박정부에서 반려동물 치료 등에 대한 부가세 과세 확대 등이나 이번에 이뤄진 담뱃값 인상과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도 바로 그런 맥락이다.


이런 식의 서민증세를 계속한 결과는 어떤가.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이명박정부 이래로 소득계층별 소득 증가율과 조세부담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저소득층일수록(1분위=하위 20%, 5분위=상위 20%) 소득 대비 조세부담 증가율이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가뜩이나 조세와 재정지출을 통한 소득 불평등 완화 효과가 OECD 꼴찌인 나라에서 이게 뭐 하는 만행인가. 이건 서민증세임은 말할 것도 없고, 서민 수탈에 가깝다. 이런 정부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에 더 분노할 것인가. 



<그림>


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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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18. 11:57

 

 

피케티 주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평가도 시작되지 못했는데 "때리기"부터 나서는 전경련과 동조 학자들, 그리고 사실관계도 제대로 따지지 않고 받아쓰는 언론들, 걱정스럽다. 이들 주장의 대부분은 거짓이거나 사실 호도이거나 왜곡된 해석에 가깝다.

일례로,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의 상당 부분이 바로 재벌 경제력 집중과 고용 불안 등과 연결돼 있다. 그런데도 이런 부분은 도외시하고 단순히 저성장 기조와 고령화 때문으로만 환원시키는 주장은 취사선택을 통한 왜곡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생산성 증가에 비해 저조한 노동소득 증가율을 언급하지 않는 것도 비슷한 주장이다.

시간이 있으면 더 자세히 반박하고 싶으나, 연구소 이벤트 기간에다 이번 주말에 있는 연구소 주최 특강 준비 때문에 다음으로 미룬다. 다만, 한국의 기득권 학자들의 주장은 피케티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매우 단순화거나 왜곡된 형태로 정리한 뒤 두들겨 패는 식이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옥스퍼드대 경제사박사 과정에 재학중인 김동진씨가 다음달쯤 출간할 "피케티패닉(가제)"이라는 책을 참고해 보면 좋겠다.

그리고 피케티 방한 토론을 주최하는 매경에서 오늘 피케티교수와 사전 이메일 인터뷰를 한 제목이 "부자증세만큼 성장도 소득격차 해법"이다.

인터뷰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피케티교수의 답변을 중간중간 인용하는 식으로 돼 있지 않아 피케티교수의 답변이 정확히 인용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솔직히는 이런 경우 언론사 입맛에 맞춰 취지가 일정하게 굴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인터뷰의 질문 내용이 답변의 방향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국상황을 잘 모르는 피케티교수에게 기득권시각에서 보는 한국의 상황을 설명한 뒤, 이런 한국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당연히 그런 질문 속에 포함된 주장을 전제로 한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피케티교수의 답변도 그런 식으로 얻어낸 것이었을 가능성이 문맥상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피케티교수가 어떤 취지로 말했을지 기사를 읽어보면 어느 정도는 짐작된다.

그런데 매경의 제목과 부제목들은 "성장"을 강조하고, "한국, 미국-유럽과 불평등 처방 달라" 등의 제목으로 마치 피케티 주장과 진단 자체가 한국에서는 좀 달라져야 한다는 식으로 뽑혔다. 물론 구체적 상황에 따라 진단과 처방이 분명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이 매우 심각해졌고, 이미 피케티가 우려하는 세습자본주의가 재벌체제로 뿌리내린 나라에서 피케티의 문제의식과 주장의 적실성을 먼저 앞세우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

그런 부분들에 대한 얘기는 없이 결국 자신들 입맛에 맞춘 내용들을 주로 제목으로 뽑았다. 전경련 세미나처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아니나 결국 "한국에서 피케티 진단과 처방은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식의 주장으로 끌어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게 내가 피케티의 한국 데뷔를 매경이 주관하는 것을 우려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피케티의 주장과 취지를 제대로 소개하기 이전에 재계와 이들의 대변자들은 때리기부터 하고, 매경은 피케티 주장의 핵심보다는 자신들 입맛에 맞게 굴절시키는 작업부터 하고 있다. 참 우려스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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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17. 10:26

이명박 부자감세 정책은 서민증세가 될 거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부동산 취득세 인하로 펑크난 지방세수를 메우려고 복지는 줄고 서민증세가 이어질 거라고 했다. 담뱃값, 주민세, 자동차 취득세 인상 시도로 현실화됐다.

이명박정부 이래로 국세 주요 세목별 세수 비중 추이를 보면 법인세와 소득세, 종부세 등 대기업과 부자들이 주로 내는 직접세나 개별소비세는 줄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부가세, 유류세 등 간접세는 급증. 이번에 담배세까지!

지금도 한국은 조세와 재정지출을 통한 불평등 감소 효과가 OECD꼴지다. 복지지출 역시 멕시코와 꼴지를 다툰다. 이런 판에 각종 간접세 부담을 늘려 서민들 부담을 더 늘린다고? 서민들이 부자들 먹여살리느라 허리가 휘어져야 하나?

정부는 복지나 교육에는 쓸 돈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게 부동산이나 건설, 대기업 관련한 부분에서는 돈이 화수분처럼 쏫아난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가진자들을 위해서만 쓰기 때문이다. 공정과세와 지출 개혁, 선택 아닌 필수다.

첨언: 한겨레조차 ‘기업 법인세율 높지만’이라고 표현한다. 한국의 세목 분류 체계 때문에 법인세 ‘비중' 높아지는 착시효과 나지만, 법인세율은 일정한 내수규모 갖춘 나라중게 가장 낮은 편. 한겨레는 후속 보도에서 시정하길 바란다.

국의 법인세 수준과 관련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해 주세요. 
한국 법인세 부담이 OECD 4위라는 주장의 맹점 http://www.sdinomics.com/data/blog/533/page=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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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16. 10:00




선대인경제연구소가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특별이벤트를 실시합니다. 보고서 개편에 따라 향후 가격이 인상되기 전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온 선대인경제연구소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우선, 다양한 독자 의견 조사를 거쳐 독자들의 욕구에 더욱 부합하는 방향으로 보고서를 개편했습니다. 이어 ‘2단계 추진 로켓’인 강연교육사업체(가칭 SD인사이트)의 내년 초 론칭을 준비중입니다. 그 동안 회원님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한편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이벤트를 잘 활용하셔서 경제를 읽는 안목을 키우고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새로운 도전에 힘을 보태주세요. 일반 가계의 고민에 정직하고 정확한 해법을 제시하는 양질의  정보와 서비스로 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고서의 종류와 구독신청에 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info/application


*보고서 개편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2638 

 


이번 이벤트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그림을 참고해 주세요.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이므로 보시기 편한 한 가지 그림을 참고해 주시면 됩니다. 기존 연간구독회원이 행사기간 중 구독을 연장할 경우에도 같은 혜택을 드리며, 결제시 자동으로 1만원 추가 할인이 적용됩니다. 또한 지인에게 구독이용권을 선물하는 경우에도 똑같은 혜택을 해당 지인에게 제공합니다.


<이벤트 혜택 안내>





*이벤트와 관련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연구소로 문의 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070-4109-9819 또는 webmaster@sdinomics.com)

by 선대인 2014. 9. 15. 17:13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담뱃값을 올린다는 정부의 발상은 전형적인 (부모가 아직 판단력이 미숙한 자식을 돌보듯이 하는) 간섭주의(paternalism)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건강 증진을 위해 올바른 판단을 못하니 정부가 개입해서 금연을 촉진하겠다는 식이다. 이 같은 발상과 조치에 동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가 정말 자식같은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생각해서 부모 같은 마음에서 담뱃값을 올리는 게 진심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들이 의심하듯이 국민건강 증진은 명분일 뿐, 속내는 펑크난 세수를 담배세를 올려 채우겠다는 것이 속내로 보인다는 점이다. 근거는 많다. 정말 국민 건강 증진이 정부의 주관심사라면 왜 담뱃값을 8000원이나 1만원으로 올리지 않고, 세수가 가장 늘어날 가격인 4500원으로 인상하느냐 하는 것이다. 또 담뱃값을 올리는 것보다 효과가 나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온 담뱃갑 경고그림 게재는 왜 아직까지 추진하지 않는가. 그토록 국민 건강 증진에 관심 있는 정부가 왜 지금까지 거둔 국민건강증진기금 가운데 1%만을 금연사업에 써왔는가. 

지금까지 정부가 해온 이런 행태를 보면 결국 정부의 명분과는 달리 속내는 펑크난 세수 메우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경우 누구한테 세금 부담이 돌아가는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서민들이다. 당연히 서민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서민증세"다. 가뜩이나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 이래로 법인세, 소득세, 종부세 등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직접세 부담은 줄거나 증가율이 낮은 반면 부가가치세와 유류세 등 간접세 세수 비중은 크게 증가했다. 이런 판에 또 다시 담배세를 올려 약 2조 7000억원의 간접세를 더 거두면 소득의 역진적 성격은 더욱 강해진다. 

한국은 조세정책을 통한 불평등 감소 효과가 그렇지 않아도 OECD 국가들 가운데 꼴찌다. 그리고 오늘자 기사를 보면 상위 1%와 상위 10% 고소득층의 소득 집중도가 비교 가능한 19개국 가운데 세번째, 두번째 수준이다. 감세정책은 그대로 지속하면서 간접세 부담을 늘리는 정책, 담배회사의 수익이 줄어드는 "흡연경고" 그림 게재는 피하면서 담배세를 올리는 식의 정책 결정이 누적되면서 빚어진 우리 나라의 슬픈 자화상이다. 언제까지 서민들을 쥐어짜서 국가를 경영할 생각인가. 서민들이 다 무너지면서 국가가 존립할 수나 있나.

개인적으로는 담배를 피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담뱃값을 1만원 정도로 올려서라도 담배 피는 인구를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담뱃값 인상뿐만 아니라 혐오스러울 정도의 "흡연경고" 그림 게재와 광고,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이 동반돼야 한다. 정말 정부가 그렇게 한다면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정부의 진심을 믿을 수 있겠다. 그러나 부자감세로 축난 세수 구멍을 서민증세로 메우려는 이번 담뱃값 인상 꼼수는 흔쾌히 동의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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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12. 10:29

 

최근 우리 연구소 보고서를 통해서도 지적했지만,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해봐야 재건축 가격 뛰지 않는
다. 재건축을 했을 때 사업성이 있어야 하고, 사업성은 대지지분에 따른 분담금 수준과 향후 주변 집값 전망에 의해 결정. 그런데 대지지분 높은 재건축은 거의 없고, 주변 집값 뛰어봐야 앞으로 얼마나 뛸까? 일례로, 우리 연구소가 분석해보니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격인 은마아파트도 거의 사업성이 없었다. 9.1대책은 그냥 잠시잠깐... 부동산시장 띄우기 위해 헛바람 집어넣은 꼴에 지나지 않는다. 아래 한국일보 기사에 인용된 부동산중개업자의 코멘트가 이런 실태를 잘 말해준다. 

 


상계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호가가 오르면서 거래가 더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라며 "한달 정도 지나면 호가도 원래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40911044305538.daum

온갖 미사여구와 그럴 듯한 제목으로 포장해도 ‘최경환노믹스’의 핵심은 결국 온 국민이 빚을 내고 투기를 하게 해서서라도 집값을 떠받치겠다는 것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역시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주택거래 비수기인 지난달에만 7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 3조 8000억 원 가량이나 증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올해 들어 월 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1조 6200억 원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물론 이들 대출 증가액의 상당 부분은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의 저금리 갈아타기 대출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기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버티라는 신호를 주고 있는 셈인데, 금리가 계속 지금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몰라도 과연 가능할까. 


문제는 내년 중반 이후 미국의 금리 상승은 거의 기정사실화돼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에 오히려 주택대출 규제를 풀고, 금리를 낮춰 주택 투기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은 무모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다시 한 번 당부하지만, 정부의 단기 부양책에 절대 현혹돼서는 안 된다. 내년 중반 이후로 예정된 세계적 금리인상 흐름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 등을 생각하면 국내 부동산 시장이 갈 길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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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9. 11. 11:05

오늘 매경 1면에는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피케티 내한 토론회를 연다는 사고가 실렸다.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4&no=1166292

 

이 기사를 보고 문득 짚이는 게 있어서 해당 출판사에 연락해봤다. 한 달 전 <21세기자본>의 국내판을 내는 출판사가 내가 블로그에 쓴 글을 짧은 추천사(사실은 서평 소감에 가까운)로 쓰겠다고 했다. 허락하는 조건으로 "최종 추천사 문장에 대해 컨펌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나도 이런 저런 일로 바빠 잊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매경 기사를 보고 전화를 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사정이 있어서 내 추천사를 싣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 동안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동안 수십 편의 추천사를 부탁받아 썼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있는 황당한 일이었다.

 

그런데 출판사의 이런 무례는 차치하고라도 이 책의 국내판 출간을 계기로 한 논쟁의 본질이 왜곡될까 심히 걱정된다. 일단, 오늘 찾아보니 번역자부터가 매경 논설위원이다. 지금까지 주류 경제학과 언론에서 소홀히했던 불평등 문제를 새로운 차원에서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게 한 책의 번역을 매경 논설위원이 맡고 국내 토론을 매경이 주최하다니! 매경은 국내에서 불평등 문제를 가장 심화시키는 일련의 정책 기조들을 지지해온 기득권 경제지의 대표격이다.

 

심지어 매경은 6월초 "한국판 피케티 보고서"라는 기획시리즈에서 <`富의 집중` 가속화…한국, 성장률 높여야 분배 개선된다>는 제목으로 피케티의 문제의식을 정반대로 왜곡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847520

 

이런 신문의 논설위원이 번역하고, 이 신문이 피케티를 국내로 불러 토론을 주도하다니 정말 어이없다. 오랫동안 이 중요한 책이 국내에 출간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피케티의 주장과 정반대되는 논지를 피케티 책의 내용을 빌어 주장한 매경의 기획기사들은 거의 "지적 테러"이자 피케티 책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이 같은 매경의 보도 태도도 문제지만, 한국판 출간에 맞춰 방한하는 저자가 이런 보도를 한 매경 행사부터 참석하게 하고, 이 토론에서부터 한국사회의 논쟁을 시작하게 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나는 지난해 조셉스티글리츠 교수가 쓴 <불평등의 대가>의 한국판 해제를 썼다. 외환위기 이후 극심해진 국내 불평등 문제를 다시 조명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 책보다 훨씬 더 강력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이 책이 불평등 문제에 대한 논쟁과 정책 전환을 촉발할 수 있기를 바랐던 사람들에게 이 무슨 찬물을 끼얹는 행태란 말인가.

 

이 글을 쓴 뒤 해당 출판사는 아래와 같이 이번 책의 번역 과정에 대해 글을 올렸습니다. 저 또한 <21세기 자본> 한국판의 최종 번역본은 잘 바로잡아졌기를 기대하지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이 책의 번역과정의 문제점은 해당 출판사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출판사의 글에 대한 생각을 다시 아래에 소개합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034204819928123&id=229732697042010

 

해당 출판사의 글을 잘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제 지적에 당황한 출판사의 변명처럼 보이네요.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번역을 정확하게 해주실 수 있는 분으로 장경덕 논설위원을 골랐다? 저도 번역을 해봤습니다만, 대중적인 책과 <21세기 자본>의 번역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21세기 자본>을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상당한 식견을 가진 사람이 직접 번역해야 합니다. 그런데 장경덕 논설위원은 그냥 대중서에 가까운 책들을 깔끔하게 번역하는 사람 정도 아닌가요? 그것도 초벌번역을 전문번역가 두 사람과 같이 했다고요? 한국에서 이런 분야 전문번역가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냥 번역으로 돈 버는 사람을 출판사가 "전문번역가"라고 지칭했다면 그건 독자들에게 그럴 듯하게 보이기 위한 말장난에 가깝습니다. 물론 감수를 하신 이강국 교수님이나 해제를 쓰시는 이정우교수님 같은 분이 의견을 주는 등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분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책은 기본적으로 번역자 자체가 이 분야에 상당한 식견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합니다. 장경덕 논설위원이 대중적인 책의 번역자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이런 책의 번역 적임자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군요. 실제로 아는 지인을 통해 이 책의 초벌 번역에서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 전해들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 도움으로 그럭저럭 번역이 바로잡혔고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물이 나왔기를 기대합니다만, 그건 거꾸로 장경덕 논설위원이 결코 번역의 적임자가 아니었다는 걸 반증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고서도 아직도 장경덕 논설위원이 번역의 적임자였다고 착각하는 건지, 우기는 건지 모르겠지만 출판사 관계자분들 태도, 정말 문제군요.

 

개인적으로 장경덕 논설위원을 폄하할 생각도, 그 분과 척질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번 책의 적임자는 아닌 것 같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고, 출판사 관계자분들의 나이브한 생각에 대해 말씀드리고 싪을 뿐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피케티 책의 번역자로서 매경 논설위원인 분의 위치 등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나이브해 보입니다. 매경 논설위원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닙니다. 한 신문사의 논설위원은 그 신문의 논조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사람입니다. 장경덕 논설위원 개인적으로 어떤 입장을 피력했던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가 상당한 지위를 가진 매경의 간부이기에 그가 몸담은 매체가 어떤 입장을 가져왔는지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장경덕 위원을 잘 모르는 일반 독자에게는 매경 논설위원이라는 타이틀이 훨씬 더 크게 와닿을 것이니까요. 제가 피케티였고, 매경이 자신의 책과 관련해 엉뚱하게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더욱 성장해야 한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매경 지식포럼에 오지도 않았을 것 같군요.

 

이렇게 중요한 책은 번역을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 책의 취지와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국 사회에 소개되는 모든 과정에도 상당한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출판사가 이런 분야 식견이 특별히 깊지 않은 매경 논설위원을 번역자로 삼고, 피케티의 취지와 정면으로 반하는 보도를 잇따라 한 매경의 행사에 저자가 한국판 출간에 맞춰 오는데도 자신들은 무관하다는 식의 변명이 온당한 건가요? 저도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출판계 사정 모르지 않는데, 정말 이번 매경 행사에 출판사가 아무런 관련이 없나요? 그런 말을 출판계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이라면 믿겠습니까? 제가 어제도 전화주신 관계자 분께 말씀드렸지만, 지금이라도 제 지적을 약으로 삼아 <21세기 자본>이 한국에서 제대로 소개하는데 더욱 신경 쓰기 바랍니다. 저도 그런 방향으로는 최대한 도울 생각이고, 이 책이 정말 한국 사회에서 큰 반향을 낳아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by 선대인 2014. 9. 4.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