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주지하다시피 현 정부와 한국은행은 정책 공조라는 명분 아래 인위적 저금리 구조를 필요 이상으로 길게 끌며 부동산 대출을 잔뜩 진 가계들의 부채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고 있다. 저금리정책 외에도 종부세/양도세/상속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감면과 연간 수십조 원에 이르는 토건 부양책, 가계대출 만기 연장, 미분양 아파트 매입 등 현 정부 임기 안에 집행하거나 집행할 계획인 직간접적인 부동산 부양책의 규모가 수백조 원에 이르고 있다. 사실 2008년 하반기의 DTI규제 완화로 2009년 한 해에 늘어난 가계부채 45조원과 부동산대출 펌프질 과정에서 무리한 외화자금난에 시달린 은행들을 대신해 정부와
그러나 이처럼 정부가 아무리 인위적으로 부동산 버블을 계속 떠받친다고 해서 이미 잘못 길을 접어든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온갖 부양책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버블은 꺼져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 동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래 <도표>에서 이미 모든 시중은행들은 사상 최저 금리 수준에서도 2009년 이후 대출자산이 줄어들고 있다. 2009년 1분기까지 꾸준히 증가해 737.9조원까지 증가했던 시중 은행 대출액은 2010년 1분기 현재 724.0조원으로 14조원 가량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이른바 4대 시중은행의 대출채권을 은행별로 살펴보면, 2008년 3분기에서 2009년 1분기를 정점으로 대출채권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도표> 시중은행 대출자산 추이
(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부는 지난해 DTI규제 완화와 저금리정책 지속으로 가계대출 45조원을 늘려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게 하면서도 시중은행에는 기업부문 등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거나 회수하게 하는 등 다이어트를 유도했다고 할 수 있다. 일반 가계를 희생양으로 하여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는 사이 시중은행이 부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폭락을 막고, 금융권 위기도 막았다고 자화자찬할 지 모른다.
하지만 소비 주체인 일반 가계가 가계부채 때문에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라 집 가진 빈자인 ‘하우스 푸어(house poor)’들이 양산될 경우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는 불가피하다. 설령 당장에 부동산 버블이 급격히 붕괴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주택시장과 한국 경제는 상당기간 동안 시름시름 앓듯이 고사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부터라도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려 부동산 거품을 빼면서도 가계부문의 과다한 부채를 적극 줄여가야 한다. 그것이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가계들이 부채를 하루라도 빨리 청산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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