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대인입니다. 어제 백분토론 시청하시고 많은 응원과 격려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제 토론 마무리하면서 \\'정치권력과 함께 경제권력의 교체도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제한된 시간이다 보니 충분한 말씀 못 드렸는데, 이 글 통해 그 의미를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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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보는 이웃의 걱정이 대단하다. 겉으로는 건실하게 성장하는 듯싶으나 속으로 곪아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략) 그중에도 재벌에 대한 정부 통제력의 약화, 재벌의 부동산 투기, 이로 인한 근로자의 사기 저하, 물가 및 임금상승에 따른 국제경쟁력 약화 등을 문제로 지적한 것은 정곡을 찌른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한두 가지 덧붙인다면 그 첫째는 성장에 따른 계층 간 위화감의 확대이고 이어 절대 빈곤층을 상징하는 달동네가 아직 너무 많이 산재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중략) 그럼에도 이 문제가 우리 경제의 암적 요소임에 틀림없는 것은 빠른 시간 내 졸부 탄생, 이를 부추긴 것과 다름없는 금융정책과 부동산정책 등에 절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 의욕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중략) 특히 재벌 기업들이 이에 앞장선 것은 경제 자율화를 내세운 정부 통제력이 약화된 데 기인한 것이 틀림없다. 이제 한국 경제가 회생할 수 있는 길은 자명하다. 우선 자율에는 적정한 책임이 뒤따르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공정거래나 독과점 규제가 그동안의 소홀함에서 벗어나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부도덕한 기업주나 기업에 자율이란 명분이 통할 수 없게 해야 한다. 또 적절한 제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투자 재원 마련하기 위해 자금 관리에 보다 철저하기 바란다. 이는 곧 기업의 부동산투기를 근절시키고 보유 중인 비업무용 부동산의 과감한 처분과 연결된다. 재산세를 강화해 부동산 보유가 손해라는 사실이 전반적으로 사회에 인지되어야 하리라 믿는다. 덧붙여 은행돈이 부동산 매입이나 재테크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 이를 과감히 회수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정책의 기본을 소득 격차 시정에 두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이하 생략)

 

<동아일보> 1991년 4월 9일자 사설 “이웃의 비판에 겸허해야”에서

 

인용한 사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1990년대 초반까지 <동아일보>의 논조는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보적이었다. 지금은 친재벌 기득권 신문인데 그때는 지금의 <한겨레> 못지않은 주장을 하기도 했다. 물론 <동아일보>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조금씩 변하더니 외환위기 이후로는 급속히 전향(?)하고 말았다. 한편 서글픈 것은 <동아일보>에서 비판하는 재벌과 부동산 투기 등의 문제점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된 형태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여기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힘에 관한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인 폴 크루그먼이 《미래를 말하다》에서 진단했듯이 정치적 변화가 소득 격차 등 경제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폴 크루그먼은 1930년대 미국 루스벨트 행정부가 실시한 비교적 평등한 소득 분배가 그 후로도 30여 년 이상 지속되어 1970년대까지 미국의 고성장 및 소득격차 축소 시대를 열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1970년대부터 미국의 보수주의 운동이 부상하고 평등을 장려하던 사회 규범과 제도가 무너지면서 1980년대부터 미국 사회에서 불평등이 극단적으로 심화됐다는 것이다.

 

나는 1987년 이후 한국 경제의 흐름 역시 이 같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87년 민주화 투쟁기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동아일보>는 199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영향력 1위의 언론매체였다. 그런 <동아일보>가 앞서 본 것처럼 상당히 진보적인 주장을 사설에서 펼쳤던 것이다. 지금의 언론 판도와는 정반대였다. 당시 <동아일보>가 이 같은 사설을 내보낼 수 있었던 데는 우리 국민이 함께 이뤄낸 민주화운동의 열기가 작용했다. 여전히 군부 출신인 노태우 대통령 치하였지만 한국 사회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분출했던 사회경제적 의제와 열정이 어느 정도 지배하고 있었다. 토지공개념이 도입되어 택지소유상환제, 개발부담금제, 토지초과이득세가 추진됐고 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 강제매각 조치도 이뤄졌다. 하지만 당시 도입됐던 조치들은 위헌 판결 등을 받으면서 흐지부지됐고, 이후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 흐름에 따라 후퇴했다.

 

하지만 1987년부터 1996년까지 한국 사회는 성장의 과실이 비교적 골고루 나눠졌던 시기였다. 이 기간에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한 해 15~25%씩 성장했고 노동소득분배율은 53% 수준에서 63% 수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위 10% 소득 대비 상위 10% 소득의 배율이 8.4배에서 6.9배 수준까지 떨어져서 소득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1980년대 후반에는 12% 전후의 성장을 했고, 1990년대에는 7~8%대의 성장률을 이어갔다. 흔히 말하는 성장과 분배가 함께 좋았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당시에 제대로 경제개혁을 실행하지 못했고,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급속하게 자본시장을 개방하는 바람에 외환위기를 초래했다. 당시는 여러 문제점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의 발전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던 시기였다. 이제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아득하게 잊혀진 10년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근본 동력은 바로 정치적 민주화의 열풍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동안 우리는 정반대 방향으로 달려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라는 민주적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는 훨씬 더 기득권 위주의 논리와 이념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 인권, 대북정책 등에서는 큰 진전을 이뤄냈다. 반면 부동산 거품과 가계 부채, 양극화, 비정규직 문제,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 민생 경제는 이 기간에도 퇴보했다. 물론 이명박정부는 이 두 측면을 빠른 속도로 악화시켰음은 불문가지다. 그 결과 재벌들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지만 서민 경제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직전이다.

 

그런 점에서 향후 정권은 민주주의와 인권, 대북정책을 본궤도로 올리고 민생 경제도 제대로 해결해야 하는 두 과제를 함께 갖고 있다. 현재 야권이 집권할 경우 전자의 문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더욱 심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후자의 문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의문이다. 지금의 야권은 정치 권력을 교체해본 경험은 있는데 경제 권력을 교체해본 경험은 없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재벌과 토건으로 표상되는 낡은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결국 정치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경제를 바꾸려면 먼저 정치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제대로 바꿔야 한다. 다행히도 지금 정치적 여론 지형이 매우 좋아지고 있다. 재벌 개혁과 탈토건, 복지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개혁적 정책 의제들에 대한 여론의 지지와 호감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또한 10.26 서울시장 선거 등을 통해 20~40세대를 중심으로 직접 선거에 참여해서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정치적 효능감도 급상승하고 있다. 2012년 1월 초 민주통합당이 실시한 개방형경선에 5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흥행 대박’을 기록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 같은 변화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엄청난 파괴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편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여야 정당들이 앞다투어 재벌 개혁 등 경제민주화와 조세재정개혁 등 개혁적 정책 의제들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정책 의제들과 레토릭이 얼마나 정치권에서 실행에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참여하는 유권자와 이들 유권자들의 여론을 반영하려는 정치권의 노력이 만나면 경제민주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인 셈이다.

 

나는 ‘한나라당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경제 권력 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역량을 함께 갖춘 정당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제3의 정치세력이 나오기를 바라지만 아직은 기대난망이다. (참고로 안철수 교수가 주축이 되는 제3세력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이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안교수가 주축이 된 제3세력이 뜬다고 하더라도 내가 기대하는 수준의 세력이 될지는 의문이다.)

 

이런 정치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2012년 두 번의 중요한 선택을 앞둔 나의 생각은 분명하다. 이명박정부를 정치적으로 단호하게 심판하는 정권교체가 어떤 식으로든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경제 민주화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정치세력을 정치권에 진입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내 개인의 생각이지만 많은 사람이 공유해주기를 바란다. 이번 선거가 단순히 현 야권의 한풀이식 정권 뒤집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런 것이라면 기존 정치 엘리트를 다른 정치 엘리트 집단으로 바꾸는 것 이상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게 아니라 정권 교체를 통해 대다수 국민의 삶이 개선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총선에서 지금의 야권이 승리해야 함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그냥 야권 내 ‘기득 정치꾼’들이 다시 재진입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 특히 수도권에서 뉴타운 헛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뉴타운돌이’들은 반드시 낙선시킴으로써 시대착오적 ‘토건 포퓰리즘’ 공약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또한 탈토건, 재벌개혁, 조세재정개혁 등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는 후보들이 야권에서 많이 공천받도록 요구해야 하고 이들을 총선에서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민주당 안에도 김진표 원내대표와 홍재형, 강봉균 등 ‘관료 독재파’ 의원 등 엑스맨들은 확실히 분리 수거해야 한다. (참고로 내가 대표로 있는 풀뿌리 정치압력 조직인 세금혁명당 등에서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총선과 대선에서 낙천 낙선 운동을 활발히 펼칠 생각이다. 단순히 투표하는 데 머물지 않고 한국 경제의 개혁 의제들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할 인물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이들의 참여를 얼마든지 환영한다.) 또한 선거에서만 끝나지 않고 선거 이후 각 정당의 원내지도부나 정책사령탑에 경제민주화 의지가 강력한 인물들이 포진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물론 이 모든 일들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2010년부터 한국의 정치 지형에는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나 2011년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당선, 민주통합당의 합당과 개방형 경선, ‘돈봉투 사건’ 등으로 촉발된 한나라당의 내홍 등은 분명히 민심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SNS라는 강력한 수단을 갖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유권자의 뜻을 과거보다 훨씬 더 편하고 즐겁게 전달할 수 있다. <나꼼수>가 선도한 시사 팟캐스트들을 통해 이미 조중동 및 이명박정부에 장악된 방송사들과 맞설 수 있는 대안언론의 공간도 확보했다.

 

더구나 유권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20~40대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2008년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28.9%와 31.0%였고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똑같이 41.9%로 나타나 10% 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그 결과 야권이 상당수 지역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만약 20~40대가 50~60대 투표율(60~70%대) 수준은 고사하고 50%대의 투표율만 기록할 수 있어도 ‘선거혁명’을 이룩할 수 있다. 새로운 미래는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그때의 감흥이 많이 사라졌지만 2008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탄생도 페이스북 등을 통한 미국 젊은이들의 적극적 정치참여가 만들어낸 ‘기적’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각 정당이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개혁적 인물과 정책의제들을 내세워 분명한 선택지를 제시해야 함은 물론이다. 어쨌든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결코 승산 없는 싸움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유권자로서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와 당당함이다. 이른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말하는 ‘쫄지마 정신’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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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3. 7. 11:43

 

지난 몇 주간 민주당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유권자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 그 정점은 6일 민주당이 모피아 정치인의 대표격으로 민심의 거센 낙천 요구를 받았던 김진표 원내대표를 수원 영통에 단수공천한 것이다.

 

공천과정도 졸렬하기 짝이 없다. 전북 전주에서 터 닦고 있던 경제민주화특위위원장 유종일교수가 반발하는데도 \\'전략공천\\'이라는 포장 내걸어 서울 강남 벨트 등 격전지에 내몰 궁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음날 김진표를 공천했다. 김진표 공천 위해 유종일 교수를 내세워 재벌 개혁에 나서는 것처럼 이용하면서 실제로는 유종일 교수를 사지로 내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민주당이 공천심사위원회를 꾸릴 때부터 예고됐던 것이다. 통합민주당은 새로 마련한 강령에서 재벌개혁, 탈토건, 탈원전, 조세정의, 복지 강화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 같은 강령은 이를 실현할 구체적 정책과 인물로 뒷받침돼야 현실화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 내부 공심위원들부터 전혀 그러질 못했다. 지역 토호 출신으로 스스로 토건파를 자처하는 박기춘의원을 비롯해 한미FTA 협상파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공심위 간사인 백원우의원은 노무현정부 당시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던 의정연구회의 핵심 멤버이기도 했다. 내부 공심위원들 다수가 김진표 원내대표의 영향권 아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김진표를 내친다는 말인가.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민심의 선택을 받고 싶다면 김진표 원내대표의 공천을 철회하기 바란다. 그는 총선과 대선, 두 번의 큰 선택을 앞두고 있는 올해 한국사회의 핵심 과제인 경제민주화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한국사회는 민주주의와 인권, 대북정책 등의 과제에서는 큰 진전을 이뤄냈다. 반면 부동산 거품과 가계 부채, 양극화, 비정규직 급증, 사교육비와 비싼 대학등록금 등 민생경제는 이 기간에도 악화됐다. 물론 이명박정부는 이 두 측면 모두를 빠른 속도로 악화시켰다. 그래서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동안 민생경제는 늘 위기였고, 서민경제는 늘 불황이었다. 우리는 정권교체는 해봤어도, 재벌과 토건으로 표상되는 경제권력 교체는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김진표 의원은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면서 바로 민생경제 개혁을 후퇴시키는 선봉에 섰던 사람이다. 알다시피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직전까지 재벌개혁을 내세웠고 임기 내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외쳤다. 또한 많은 지지자가 그에게 외환위기 이후 무너진 서민경제의 회복을 기대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재벌개혁에 성공하지도,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노무현 정부 때 양극화는 극심해졌고, 대학 등록금은 치솟았으며, 가계부채도 급증했다. 물론 파렴치하게도 모든 정책을 철저히 기득권 위주로 펼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민생경제 측면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당초 노무현 정부를 지지했던 많은 이들이 실망했고 결국 등을 돌렸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라는 민주화 이후 사상 최악의 불량정부가 탄생했다. 그러면 왜 많은 이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부동산 문제 등 경제적 측면에서 성공한 정부가 되지 못했을까.

 

물론 조중동 같은 언론, 재벌, 한나라당 등 거대한 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핵심적 개혁과제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갖고 있었다면 그 같은 저항도 어느 정도는 돌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김대중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었는데, 이는 고 김대중 대통령이 오랫동안 대북정책의 비전과 전략을 다듬어왔던 덕이 크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경제개혁 과제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정부는 시스템 측면에서 무능하고 이해관계에 얽매인 관료집단에 의존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경제정책 분야에서 말이다. 대표적 사례가 노무현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 김진표 의원을 임명한 일이다. 김진표 의원은 노무현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에 취임하면서 일성으로 법인세 인하를 내놓았다가 여론의 반발에 밀려 철회하면서 재벌개혁을 포기하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줬다. 그는 또한 노무현 정부 초기 부동산대책에서 민간도 아닌 주택공사의 분양원가를 공개해달라는 요구를 사회주의적 조치라며 뿌리쳤다. 골프장 무더기 건설 등 부동산경기 부양책도 함께 추진했다. 이후 교육부총리로서 국립대 법인화에 시동을 걸었고, 사립대들의 등록금 인상 경쟁을 방조했다.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시절에는 한·FTA 추진을 적극 주도했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도 김 의원은 그 행태를 반성할 줄도 몰랐다. 민주당의 원내대표로서 그는 KBS 수신료 인상안을 일방적으로 한나라당과 합의했다가 질타를 받았는데도 한미FTA 비준과 관련해서도 여당과 합의문을 작성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고도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당내 강경파의 주장은 쇼라는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였다. 지난 연말에는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포기한 채 국회 등원을 주도했다.

 

물론 김진표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관료 출신들을 포함한 민주당내 다수의 엑스맨들이나 박기춘 의원과 같은 토건파도 문제다. 하지만 민주당의 정책적 환골탈태를 위한 상징적, 실질적 조치로서 김진표 원내대표의 총선 불출마는 매우 중요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기어코 김진표 의원을 공천했다. 민주당은 수원 영통에서 한 석이라도 건지는 게 중요했다고 주장하겠지만, 김진표 의원 공천을 통해 떠난 민심으로 인해 10석은 날아갔을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전형적인 소탐대실형 공천인 것이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보여줬듯이 민심 저버린 민주당 당권파는 이미 그 자체로 기득권이다. 민심의 뜨거운 지지에도 불구하고 나눠먹기 공천으로 지지율 다 까먹고 총선 패배를 자초하는 것도 바로 민주당 당권파다. 지지자들의 최소한의 요구도 수용하지 않는 정당을 계속 지지해줄 순진한 유권자들은 없다. 그래도 우리 말고 누굴 찍겠어, 라고 생각했다면 민주당 꿈 깨라. 나를 포함한 많은 유권자들은 이번 기회에 적어도 비례대표만큼은 민주당이 아닌 다른 야권 정당에 투표하기로 이미 결심을 굳혔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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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3. 6. 13:56

 

10.26 보궐선거에서 이긴 박시장이 취임한 뒤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두고 박원순 효과라고 일컫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정말 비과학적인 보도가 아닐 수 없다.

 

이들 기득권 언론에 소개되는 부동산 전문가(라고 쓰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라고 읽는다)라는 사람들 가운데는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대한건설협회 부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나 대한주택협회 산하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말할 것도 없다. 삼성경제연구소와 같은 재벌계 연구소도 마찬가지다. 교수라고 해도 주로 도시계획, 토목학, 부동산학 등을 전공하다 보니 거시경제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경제적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의 전망은 해마다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다. 오죽하면 한 재벌 건설업체는 건산연 연구자의 전망이 해마다 어긋나자 그를 강연 초청 대상에서 빼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기득권 언론들은 여전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들의 목소리를 고장 난 축음기처럼 계속 틀어대고 있다. 이미 허튼소리로 판명된 게 적지 않은데도 말이다. 그 레퍼토리들 가운데 일부를 정리해보자.

 

1. 토지보상금 40조 원이 유입돼 집값이 뛴다(2010년 이후). 지금까지 집값을 움직인 동력은 가계 부채였다. 더구나 LH공사는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며 토지 보상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2. 부동자금 800조 원이 움직이면 금방이라도 집값이 폭등한다(2009). 부동자금은 언론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800조원이 모두 어디로 사라졌기에 수도권 집값이 가라앉나?

 

3. '보금자리 로또'로 주변 집값이 뛴다(20099, 10월경 보금자리 주택 사전분양이 실시되기 전). 이후 집값이 떨어지자 이번에는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고 말을 바꿨다.

 

4. DTI규제를 도입해도 이미 대세 상승기이기 때문에 집값이 안 꺾인다(20099DTI규제 재도입 시점). 이후 집값이 가라앉자 DTI 규제 때문에 집값 침체가 왔다고, DTI규제를 풀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고 정부는 20108.29대책을 통해 DTI규제를 다시 풀었다.

 

5. 경기가 회복되면 외환위기 직후처럼 집값이 V자형으로 반등한다(2009년 이후). 2010년 경제성장률은 6.2%나 됐지만 수도권 집값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6. 전세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실수요자가 그만큼 많다는 증거로 매매가도 다시 뛴다(2009년 이후).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수도권 매매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최근 2,3년간의 전세가 상승은 매매 포기 또는 매매 후 전세 전환 수요 증가로 일어나는 병목현상으로 부동산 침체의 징후다.

 

7.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 강남 등 오를 곳은 오른다(2009년 이후). 지금은 강남도 필패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꾼다. 강남 3구는 고점 대비 실거래가로 이미 15%가량 하락했고, 수도권 주택 가격 하락세는 강남 3구와 용인, 분당, 평촌 등 버블 세븐이 주도하고 있다.

 

8. 중대형은 몰라도 중소형은 오른다(2009년 이후). 중대형 투기가 끝나자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주택 수요층이 범접할 수 있는 가격대의 중소형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나온 주장. 하지만 이는 사후적 설명이지 전망이 아니다. 더구나 용머리가 내리면 용꼬리도 따라 내리듯 중대형에 이어 중소형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9. 주택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폭등한다(2009년 봄 이후). 수요량과 공급량은 가격에 의해 결정되며 공급은 수요에 비해 상대적인 과부족이 있을 뿐이다. 여전히 주택 가격은 너무 높은데도 주택 수요는 고갈된 상태라면 주택 가격이 대폭 떨어지지 않는 한 주택 수요량이 다시 늘어나기 어렵다. 이처럼 고갈된 수요에 비해 공급은 여전히 과잉인 상태다.

 

10. 부동산은 심리다. 투기 심리가 확 쏠리면 한 방에 오른다(2000년대 내내). 강남 자산가들도 부동산은 끝났다는 응답이 다수인 시기에도?

 

11. 정부 정치권이 집값 부양을 위해 인플레를 유발하고, 인플레가 오면 집값이 오른다(2009년 이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불경기 속의 물가 상승기에는 (실질) 집값 하락이 일반적이었다.

 

12. 5만 원권 화폐를 발행하면 인플레가 와서 집값이 오른다(5만 원 권 발행 전후). 신사임당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라.

 

13. 지방은 몰라도 수도권 집값은 인구 증가로 계속 오른다(2008년 이후). 매년 3만 호 정도만 지으면 모두 흡수할 수 있을 수도권 인구 증가세가 급감했다. 오히려 향후에는 바로 인구 요인 때문에 집값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4. 인구가 줄어도 1인 가구는 증가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2008년 이후). 1인 가구의 평균 소득이 일반 가계의 40% 수준이고, 대부분 집을 줄여가는 60대 이상 가구에서 늘어나는데도? 이마저도 안 통하자 이제는 남북통일이 되면, 이민자가 늘면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한다. 단기간에 될 일도 아니지만 북한 주민이나 동남아 노동자들이 4, 5억 원씩이나 되는 수도권 주택의 유효 수요가 될 수 있을까?

 

15.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각종 개발 공약이 쏟아져 집값이 뛴다(2010년 이후). 오히려 개발 공약을 쏟아낸 후보는 떨어졌고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모두 주택시장을 떠나는 지금이 집을 살 타이밍이라는 역발상을 주문한다. 이쯤 되면 전망이라기보다는 제발 집을 사달라는 호소나 기도에 가깝다. 하지만 꿈 깨시라.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언론이나 부동산 정보업체의 호소나 기도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지금 가계 사정은 녹록지가 않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오늘의 책 <문제는 경제다> http://bit.ly/wMdRvb




by 선대인 2012. 3. 5. 09:31
제 신간 '문제는 경제다'는 많은 트위터 친구분들의 의견과 주문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수백 분이 의견을 주셨는데, 그 가운데 일부 분들의 의견을 제가 책 끝의 '감사의 글'에 인용했습니다.
그 분들께 감사의 뜻으로 제 책의 사인본을 보내드리려 합니다. 좋은 의견 주시고, 격려해주셨던 트친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말씀드립니다.

출판사인 웅진지식하우스 최지연 에디터에게 책 받으실 주소, 연락처, 성함 주시면 책이 출간되는 대로 저자 사인본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지연 에디터, jychoi@wjbooks.co.kr)" 

<책 받으실 트친님들 명단>

 @AMRGuy @jejemom35 @homokongfus @flm3die @talksis @ahbyo @cros_par @imagin78 @yjw0011 @KKream @jaeikappa @tjlove08 @uhakpro @ktworld08 @iilikewind @Robinson_Ko @39E @ljy7159 @sinsun4747 @72windbell

by 선대인 2012. 2. 23. 11:41

   

 

이명박 오늘 4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일은 하지 않겠다" "바로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미 공공부채 400조 늘렸고, 가계부채도 폭증시켰다. 이게 다음 정부, 젊은 세대 부담이다. 부동산 폭탄돌리기까지. 낯짝도 두껍다.

 

 

이명박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나올 때마다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고 가슴을 치고 밤잠을 설친다" 비리의 수괴인 당신이 무슨 염치로 그런 말 하나. 난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당신 퇴임 전까지 반드시 밝혀낸다.

 

 

재벌편중, 부동산거품, 가계부채, 공공부채 400, 부자감세, 수출대기업 위한 인위적 고환율 등 철저히 기득권과 설치류만을 위한 경제 운용. ‘경제대통령내세웠지만, 서민경제 말아먹은 대통령이었다. 747공약을 내세웠지만 칠 수 있는 사기는 다치는 747을 달성했을 뿐이다.

 

 

한국이 과거 같은 고성장 어려운데, 747 같은 사기 공약 내세웠고, 대다수 시민들 삶의 질 끌어올려야 했는데 오히려 서민들 호주머니 털어 재벌, 건설업계, 부동산부자, 금융회사만 먹여살렸다. 민주화 이후 사상 최악의 불량정부였다.

 

 

이명박은 자기 임기 중에 세계경제위기가 와서 다행이라고 헛소리. 글로벌 경제위기가 와서 오히려 이명박정부가 4대강사업 같은 시대착오적 사업 진행하고, 서민경제 악화에 대해 핑계댈 거리를 준 게 안타깝다.

 

 

이명박은 양적 성장 강조했지만, 그마저도 실패. 공공부채 400조원 퍼붓고, 부자감세까지 했는데도 역대 어떤 정부보다 성장률 낮았다. 김영삼 7.4%, 김대중 5%, 노무현 4.3%였는데, 3.1%.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2.2%로 역시 최악이었다.

 

 

역대 어떤 정부보다 고소득층과 기득권 중심으로 성장. 소득분배 악화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역대 어떤 정부보다 높아졌다. 수출대기업과 각종 금융기관, 정유사 등이 사상 최대 매출 올렸는데 실질 가계소득은 2008년 이후 계속 정체됐다.

 

 

20여 차례 부동산대책 내놨는데 서민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부동산정책은 하나도 없고 매번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계 부양책이자 투기 조장책이었다. 주택가격 하락을 억지로 떠받치고 있으니 전월세 폭등으로.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전월세 가격 많이 뛰었다.

 

 

이명박,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아무 기대 안 한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마라. 굳이 바란다면 더 이상 비리나 저지르지 마라. 국가의 부를 훔치고 서민들 호주머니 털어서 비자금이나 조성하지 마라.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최소한이다.

 

 

 

'문제는 경제다'

 

http://www.yes24.com/24/goods/6328377?scode=032&OzSrank=1

by 선대인 2012. 2. 22. 12:52
 '나는 꼽사리다'에 출연하고 있는 선대인입니다. 나꼽살 들은 분들 가운데 제가 동아일보 다니다 나온 사정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 계셔서 참고될 만한 글을 소개합니다. 여력이 없어서 새로 쓰지는 못해 제 책에 쓴 글 일부를 발췌해서 가져왔습니다. 댓글에서 제목과 내용이 다르다고 지적하는 분들 계신데, 트위터에 소개하기 위해 블로그에 옮겨온 글이라서 그렇습니다. 오해 없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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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친했던 제 친구를 떠올리지 않고 대학시절을 회상할 수 없습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던 그 친구는 약간은 침울한 표정을 지닌, 감수성이 매우 발달한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의 손에 이끌려 대학 교지를 만드는 동아리 활동도 함께 했습니다. 필력이 대단했던 친구입니다. 대학시절 제 친구의 필력을 능가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천재적인 필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제 친구 같은 사람을 일컫는 거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친구의 꿈은 동아일보 기자였습니다. 그냥 기자도, 신문기자도 아닌 콕 집어서 동아일보 기자말입니다. 누군가 네 성향으로 보면 한겨레기자가 더 맞지 않니?”라고 물어보면 그 친구는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동아일보가 월급 더 많이 주잖아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 친구의 솔직한 답변이 아니었습니다. “한겨레로는 세상을 못 바꾼다. 주류 신문에 들어가서 주류 신문을 바꿔야 세상이 바뀐다. 주류 신문 중에 그나마 제일 가능성이 있는 게 동아일보다.” 그게 그 친구 생각이었습니다. 상당히 호기롭고 어찌 들으면 상당히 순진한 답변이었지만, 대학시절 제게는 마음 깊이 와 닿는 답변이었습니다.

 

그 친구와 어울리다 보니 대학교 1학년이 끝나갈 무렵에는 제 장래희망도 당초 외교관에서 기자로 바뀌었습니다. 기자 중에서도 동아일보 기자가 되는 게 꿈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간이 갈수록 동아일보의 논조가 이상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졸업할 때가지 동아일보는 제가 가고 싶은 제1순위 신문사였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았던 것인지 졸업과 동시에 동아일보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신문사에 입사하지 못했습니다. 집안이 너무 가난해 늘 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그 친구는 졸업을 앞두고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정신분열증을 앓았습니다. 이후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기를 여러 번 되풀이했습니다. 그래도 몇 년 전까지는 연락하고 지냈는데 이제는 그 친구와 연락마저 끊어졌습니다. 제가 유학 갔다 온 뒤 그 친구 연락처가 모두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 친구와 제가 대학시절 내내 다짐했던 것이 있습니다. ‘언론을 바꿔서 세상을 바꿔보자’. 동아일보에 입사해서도 저는 그 친구 몫까지 다해보겠다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좌절과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내가 동아일보를 바꾸고, 언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동아일보의 매트릭스 속에서 나의 꿈과 뇌수가 녹아내렸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동아일보를 뛰쳐나온 것이 20025월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와 친구는 매우 순진했습니다. 왜 한국의 많은 언론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지 그 구조를 몰랐습니다. 왜 우리보다 앞서 입사했던 혈기방장한 선배들이 자신들이 몸담은 언론을 바꾸기보다는 자신들을 바꾸는 길을 택했는지를 몰랐습니다. 현실의 힘은 그만큼 강고했던 것이고, 우리에게는 순수한 혈기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장의 집필을 앞두고 저의 20대를 돌이켜 보다 보니 제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의 젊은 후배님들은 제 친구와 같은 상황에 놓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각자의 재능과 열정을 자신을 둘러싼 열악한 사회경제적 조건 때문에 꽃 피우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점차 기성세대에 편입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한없이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현실이 충분히 우울한데, 이대로 가다간 미래는 더 암울할 수 있다고 말하려니 원고를 쓰는 제 손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잿빛 미래를 장밋빛 미래로 바꿀 수 있는 주역은 역시 이 땅의 청춘들입니다. 미래를 바꾸려면 현실을 알아야 합니다. 현실을 올바로 아는 것이 설사 고통스럽더라도 말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장을 더욱 정성들여 썼습니다.

 

젊은 후배님들, 우리 좌절하지 맙시다. 저도 아직 좌절하지 않겠습니다. 제 친구와 함께 꾸었던 꿈을 신문사 안에서 이루진 못했지만 신문사 밖에서는 꼭 이루고 말 겁니다. 꿈에 이르는 경로는 조금 달라졌지만 저와 제 친구가 함께 꾸었던 꿈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좌절하기에는 우린 아직 너무 젊습니다. 그런 뜻에서 사무엘 울먼의 시 청춘을 여러분께 바칩니다. 여러분들이 영원히 청춘으로 남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영원히 청춘으로 남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인생이란 깊은 샘의 신선함을 이르는 말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

 

6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이상을 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리지만

 

열정을 잃으면 영혼이 주름진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되어 버린다.

 

 

6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속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아이와 같은 미래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는 '무선 우체국'을 통해

 

사람들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격려,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영혼이 비난의 눈으로 덮이며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20대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by 선대인 2011. 12. 5. 11:48

지난 주말 트윗했던 김상수감독의 한겨레 칼럼 기고문 정명훈, 토목공사식 성과주의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08291.html 에 대해 제 의견을 밝힙니다.

 

당초 저는 해당 칼럼의 내용만으로 봤을 때 서울시민의 세금이 정명훈(편의상 존칭 생략)이라는 예술가에 대한 특권적 대우를 위해 잘못 쓰이고 있다고 봐 많은 분들께서 읽어보시길 권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일부 클래식 애호가들과 서울시향에 있는 제 학교 후배 등을 통해 사안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해당 칼럼이 투입된 비용만을 고려해 실제로 서울시향의 수준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또 클래식을 즐기는 시민들의 만족감이 얼마나 향상됐는지에 대한 고려가 없었고, 또 정명훈에 대한 대우에 대한 국제 비교에서 보기에 따라서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 날 저녁 짧지만 사과하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직접 글을 쓴 당사자가 아니지만, 트위터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메신저가 유통된 컨텐츠에 대해서도 일정하게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기에 사과드린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칼럼이 무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좀 더 균형감 있고 입체적으로 해당 문제를 짚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크지만 그 칼럼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우리가 함께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걸 저는 문화예술 행위에 대한 가치 평가 문제이니 문화예술과 관련된 행위로만 논의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명훈이 어떤 민간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정명훈에게 수십 억원의 시민 세금이 투입됩니다. 그러면 그 세금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그 세금이 쓰이는 과정이 투명한지에 대해 시민으로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체적인 균형감의 문제를 떠나 3000만원 판공비, 유럽에 있다는 외국인 보좌관 활동비 3만유로(4500만원), 해외활동비 4만유로(6000만원) 등 사용처가 불분명한 비용도 서울시향에서 정명훈씨의 은행 계좌로 입금됐다. 용도의 근거나 서류는 서울시향에 없다.”는 칼럼의 지적은 정당합니다. 또한 칼럼 내용에는 빠져 있지만 계약서상에 명시된 것과는 별개로 훨씬 많은 보수를 정명훈에 지급하는 변칙계약문제는 세금 집행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반드시 제기해야 할 문제입니다.

 

또한 정명훈에 지급된 세금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는 단순히 클래식 애호가나 그 분야 몇몇 전문가들의 판단으로 끝날 일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클래식 애호가 입장에서 서울시향의 음악 수준이 높아졌다고 느끼니 된 것 아니냐고 판단할 일이 아닙니다. (물론 이 분들의 의견도 매우 중요합니다만) 세금이 투입된 것이니만큼 클래식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 입장에서 그만한 돈을 투입할 가치가 있는지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실에서는 시민들 모두가 그런 공론화 과정에 참여할 수도 없고, 일일이 다 판단할 능력과 여유를 가지지 못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은 최소한 그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그런 과정을 소홀히 했던 것 같습니다. 정명훈 선생님에 대한 보수가 그 정도나 되는지 한때 서울시에 있었던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 대부분의 시민들이 모르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니 애초부터 우리가 정명훈에 대해 쓰는 세금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그 돈이 정명훈의 명성에 걸맞게 정당하게, 또는 효과적으로 쓰였다 해도 시민들의 합의를 이뤄야 할 부분은 또 있습니다. 정명훈에게 지급된 세금을 뛰어넘는 효과를 다른 문화예술 분야에 투입했을 때 더 바람직하게 쓰일 수는 없었는가, 하는 점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정명훈에 대한 보수를 좀 줄이거나 차상위급 지휘자를 영입하는 대신 우리 자라나는 아이들의, 특히 재능은 있으나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예술교육을 위해 쓰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더 효과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사실은 모든 공공정책에 있어서 당연히 따져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우리는 소홀히 해왔다고 저는 느낍니다. 단순히 정명훈에 대한 보수를 깎자거나 하는 주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적 합의만 이뤄진다면 정명훈에 대한 보수가 올라갈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데 대한 시민들의 동의가 일정하게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 문화예술 정책 전반에 대해 획기적 전환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제가 서울시 재직 때 각종 문화예술 예산이라는 것이 세빛둥둥섬이니 한강예술섬이니 창작스튜디오니 하는 토건사업을 위한 포장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정작 문화예술 인력에 대한 투자나 저소득층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 일반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투자는 매우 빈약한 현실을 알게 됐습니다. 공공도서관만 일례로 들어도 서울시에 도서관다운 도서관의 수는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시설관리공단이 시설 관리하듯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울시에서 도서관 정책 담당 인력이 과장 포함 두 명에 불과하고 도서관 건립비에 비해 도서 장서 예산은 쥐꼬리만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것이 오세훈 문화시정의 실체입니다. 아마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상당수 지자체가 이런 식의 실정일 겁니다. 그래서 많은 돈을 쓰면서도 정작 시민들의 삶의 질은 높아지지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의 문화예술 정책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요약하자면 저는 이번 논란이 단순히 정명훈에 대한 지급이 많으냐 적으냐 수준의 논의를 넘어 세금 집행의 투명성과 문화예술정책 효과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높이고, 서울시 문화예술 정책 전반에 대한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상으로 상식인으로서, 또 공공정책상의 예산전문가로서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끝까지 글 읽어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by 선대인 2011. 12. 5. 10:08

안녕하세요. 선대인입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이미 두 달여 전부터 김광수경제연구소를 사직한 상태입니다.

 

사직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발전적 독립이라고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풀뿌리 시민정치압력운동을 지향하는 세금혁명당 활동에 좀 더 힘을 쏟고 우석훈 박사 등과 계획하고 있는 나꼼수 경제편을 진행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독립적인 경제미디어도 준비할 생각입니다. 물론 호구지책으로 제 이름을 딴 경제연구소 설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여러 일들을 진행하려면 아무래도 좀 더 자유롭게 운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미 사직한 상태에서도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김광수소장님께서 시작하시는 정치세력화 작업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누가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세금혁명당이 김광수소장이 추진하는 정당의 2중대 아니냐는 의심을 계속 받게 되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이대로 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3년 전 김광수경제연구소에 합류하면서 연구소를 독립적인 전문연구기관으로 키우는 한편 연구소를 토대로 정직하고 신뢰받는 미디어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재직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그 같은 목표를 위해 매진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그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쉽게 생각합니다
 

연구소를 떠나며 한 가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세금혁명당은 소장님께서 추진하시는 정치세력화와는 조직 차원에서는 무관합니다. 다만 세금혁명당은 처음 제안취지에서부터 그랬지만, 기존 세력이든 신진 세력이든 특정 정파를 편들기보다는 세금재정이라는 정책의제를 중심으로 정치압력을 행사하려는 운동체입니다. 그리고 제가 대표로 있기는 하지만 SNS를 기반으로 한 조직의 특성상 제가 세금혁명당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특정 정파를 지지하도록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세금혁명당을 김광수소장님이 추진하는 정당과 연관 짓지는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저를 떠나 이 나라 살림살이를 바꿔 세상을 바꾸자는 취지로 뭉친 순수한 시민들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 동안 저는 부동산과 세금재정 문제 등을 중심으로 이 사회의 기득권구조와 싸우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성원과 격려, 조언과 질책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지금 비록 김광수경제연구소를 떠나지만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사회의 근본적 개혁을 염원하면서 좀 더 좋은 나라를 미래세대에 물려주고 싶은 저의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믿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107

 

 

선대인 삼가 올림

 

by 선대인 2011. 10. 7. 15:18

1) 제가 법률전문가가 아닌데다 검찰이 혐의사실을 조금씩 흘리는 행태에 놀아나는 듯 해서 곽교육감 사건에 관해서는 그다지 언급 안했습니다. '부정변증법' 님의 글과 송영호님의 글을 함께 참고해 보시라고 RT한 정도. 그러다 보니 몇 가지 오해 있는 듯

 

2) 곽교육감 사태와 관련해서는 최소한 몇 가지 판단을 동시에 적용해야. 상황적 판단, 정치적 판단, 도덕적 (또는 도의적) 판단, 법리적 판단 등입니다. 이 가운데 법리적 판단은 저도 판단하기 어렵고, 크게 신뢰하지는 않지만 일단은 법원 판단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3) 도덕적 (또는 도의적) 판단의 경우 곽교육감이 2억을 건네준 것이 '선의'여서 사회적으로 납득할만한지는 따져볼 필요. 선거과정에 많은 돈 들고 박명기측 끈질긴 요구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으나 결국 2억원 건네준 것을 용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판단 다를 수

 

4) 정치적 판단은 곽노현 사건이 미칠 정치적 유불리에 관한 판단일 듯. 이에 관해 박지원 등 일부 야권의 사퇴 압박은 정치적 유불리 판단에 무게를 둔 듯. 물론 일부 시민단체 등 도덕적 측면에서 사퇴 요구도 있으나 상당히 성급하다는 느낌

 

5) 상황적 판단은 그 동안 떡검, 색검, 충견으로서 보여온 검찰 불신과 검찰의 피의사실 흘리기 장난질, 오세훈 사퇴 직후 수사 진행 등 정치적 의도 등에 대한 우려. 이 같은 상황적 판단 때문에 곽교육감 단죄를 거부하는 대중적 정서 폭넓은 듯

 

6) 이런 여러 판단들 가운데 어느 판단기준을 우선시하느냐, 또는 강조하느냐에 따라 여론 엇갈리는 듯.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이 전문가들의 법리적 판단 신뢰하지 못하고, 검찰 및 법조, 정치권, 언론 등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 드러나고 있네요.

 

7) 개선점 1. 검찰의 악의적인 피의사실 흘리기와 이에 언론 놀아나는 행태는 멈췄으면 합니다. 이런 류의 미국기사들은 주로 법원 공방부터 본격화되는데, 우리는 검찰기소도 전에 검찰의 흘리기에 언론이 냄비 보도하며 여론 단죄 주도. 한심한 현실

 

8) 개선점 2. 선거에서 막대한 돈 드는 구조 반드시 바꿔야. 사실상 돈 없는 자는 공직선거에 나설 수 없어 참정권 제한. 특히 정당 지원 없는 교육감 선거에는 '선거장사꾼'들이 개입하고 결국 어떤 후보도 돈 문제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구조

 

9)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현 정부를 정점으로 한 정치권에 대한 불신, 사법 불신, 언론 불신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듯. 이건 국민 잘못이라기보다 바로 책임 있는 집단들이 제 역할 못하고 있다는 반증. 한국사회 근본적 개혁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

 

10) 검찰의 피의사실 흘리기 보도 나온 직후 곧바로 곽교육감 사퇴 압박하는 정치권이나 단체 등의 자신감, 또는 그 자신감을 뒷받침할 정보 저는 없습니다. 검찰이 정식 기소한 뒤 법원 공방 지켜보면서 사실 관계와 양측 주장을 명확히 확인한 뒤 책임 물어도 저는 늦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1) 개인적 소회1: 10여일간 미국 여행 마치고 돌아온 뒤 지난 뉴스들을 쫓으며 드는 생각. 정말 이 나라는 국민들을 정신적으로 들들 볶는 나라구나. 국민들이 생업을 꾸려가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온갖 풍파를 겪게 하는 나라, 정말 바꿔야 한다

 

12) 개인적 소회2: 이번 일과 관련해 진보는 어떠해야 한다는 식의 논의 많이 봅니다. 이번 일의 당사자가 진보인사이면 법적, 도덕적 잣대가 달라지는 건가요? 저는 의문이 드는군요. 왜 이런 일에서조차 이념적 잣대가 작용해야 하는지...

 

 

 

by 선대인 2011. 8. 31. 12:28

오늘 22일 저녁 6시에 <삼성을 생각한다>의 저자 김용철변호사님과 단체 저녁 미팅을 추진합니다. 제가 광주에서 김변호사님 가서 뵙기로 한 김에 함께 보면 좋을 듯 해서요. 세금혁명당 회원님들 참석하실 텐데 광주전남 지역에서 관심 있는 분들 함께 모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장소는 광주 전남대 인문대 쪽문앞 '음악에' 전화 번호: 062-531-0121
주차는 전남대 안에 유료 주차하는 게 편하다고 합니다.

by 선대인 2011. 7. 22. 0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