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제위기를 정확히 경고했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위기경제학에서 이렇게 말한다. “최근의 재앙은 돌발상황이 아니었다. 그것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심지어 예측도 가능했다. 왜냐하면 금융위기란 일반적으로 비슷한 경로를 따라 되풀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약점이 쌓이다 보면 결국에는 정점을 찍게 된다.” 미국발 경제위기는 제도적 미비와 정책 실패들이 누적돼 발생한 예고된 위기로 조기에 제대로 대응했다면 피할 수 있거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 부동산 거품 위기도 국내 주택가격이 무섭게 부풀어오를 때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현 정부 들어 400조원 이상 늘어난 공공부채와 각 지자체 재정난 및 산하 개발공기업들의 부채 위기, 늘어나는 하우스푸어, 이미 900조원을 넘겨버린 가계부채, 끝없는 저축은행 부실 위험 등도 모두 과거부터 예고되었던 위기다. 그리고 이들 위기는 모두 부동산 거품 위기에서 파생된 위기다.

예고된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상책이며, 위기가 예고되는 초기에 개선하는 게 중책이다. 위기가 터지고 나서야 온갖 난리법석을 떨면서 막는 게 하책, 위기가 불거져도 계속 대처를 미루다 어느 시점에 손쓰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게 최하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적어도 상책이나 중책을 쓸 수 있는 단계부터 이들 예고된 위기들에 대해 숱하게 경보음을 울려왔다. 그러나 거듭된 정부·정치권의 정책실패와 아파트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선동보도 때문에 대처를 미뤄 이제 선택지가 하책 또는 최하책밖에 안 남은 상황이 됐다. 이미 많이 그르친 상태에서 지금의 부동산 위기를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되돌릴 방법은 없다. 그래도 최하책에 이르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저금리 상황을 이용해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것, 정치적 탐욕에 따른 각종 부동산 막개발을 줄이고 기존 무리한 사업을 정리하는 것, 시장 퇴출이 실제로 일어나는 건설업체와 저축은행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등이다. 또한 부동산 거품의 진폭을 키우고 투기를 부추겼던 양대 제도인 선분양제와 3년 거치 후 원리금 상환식 대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투기에 강한 내성을 가지는 부동산 보유세제 강화와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일 등도 부동산 시장 건전화를 위한 기본 과제다. 단기적으로는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공공부문이 주도해 대대적인 재무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과도한 빚을 지고 있으면, 생활의 다른 부분들을 조정해서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플랜들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연착륙이라는 미명 아래 거품 빼기를 지연시키며 공공부채와 가계부채를 동원해 부동산 부양책을 남발했다.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포함한 추가 부양책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문제는 이렇게 계속 미룰수록 부동산 거품 붕괴의 충격은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2008년 이후 가계부채가 24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 대표적 예다. 주택대출 거치기간 만기를 지금처럼 계속 연장하면 분기별 대출 만기 도래액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돼 있다. 이런 판에 하지만 정부도, 금융권도, 가계도 계속 미루기를 선택해 90% 이상의 주택대출이 재연장되고 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미루다가는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부를 수 있다. 그런데도 최근 금융위는 대출자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을 초과하게 돼 은행에서 회수해야 하는 부분을 신용대출로 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5% 이자도 못 갚는 사람들이 8~9% 이상의 신용대출 이자를 어떻게 상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이 사람들을 계속 빚의 노예로 만들고 하우스푸어로서 고통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결국에는 위기의 순간 금융권에도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온갖 빚을 동원해 만든 강력한 모르핀주사로 국민들을 현혹하면서 임기 안에만 무탈하면 된다는 식으로 거품 빼기를 미루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막대한 공공부채를 풀고 가계부채를 조장해 부동산 거품을 떠받쳤는데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제는 중앙 및 지방정부, 공기업 가리지 않고 씀씀이와 부채를 줄여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부터라도 거품을 빼서 충격을 분산해야 그나마 일시에 충격이 몰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지금 저축은행을 제외한 제1금융권, 시중은행은 재무상태가 괜찮은 편이다. 지금 단계적으로 분할해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면 시스템적인 금융위기는 피해가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또 다시 폭탄돌리기에 나선다면 다음에는 진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그나마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정부와 재벌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습니다. 한국경제의 진실만을 정면으로 응시하겠습니다. 99% 1%에 속지 않도록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독립적인 경제미디어의 모태가 되겠습니다. 재벌계 연구소와 조중동에 맞서 여러분이 함께 경제정보 독립'을 이뤄주십시오.

by 선대인 2012. 8. 17. 10:30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극심해지자 한국이 일본식 부동산 거품 붕괴를 겪을 것인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과도한 가계부채와 소득 정체, 저출산·고령화 여파 등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8년 하반기부터 장기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갔다고 진단해왔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가계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와 기득권 언론 등에서 ‘좌빨’ 딱지 붙이듯 ‘폭락론자’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로서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일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은 일시에 폭락했는데 한국은 맥주 거품 빠지듯 서서히 빠질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국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1991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일시에 폭락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실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다.

<그림1>을 참고로 살펴보자. 우선, 일본 도쿄 시내 23개 구의 지가지수(명목지수) 추이를 보자. 참고로, 일본은 땅값(지가)을 중심으로 통계를 내므로 상업지와 주택지 지가를 따져보는 게 정확하다. 일본의 경우 상업지의 부동산 거품이 심했는데, 상업지에 비해 주택지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작지만 상승·하락 패턴 자체는 거의 일치한다. 도쿄 시내는 이미 전국의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이른 1991년보다 4년 전인 1987년 폭등세를 마무리하고 거의 정점에 이르러 1988년에 고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듬해인 1989년 도쿄 시내 집값이 소폭 하락했으나, 1990~91년에 다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1988년의 정점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다음으로 한국의 수도권과 비슷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광역도쿄권 지가 추이를 보자. 광역도쿄권은 도쿄 23구와 근교 시나가와현, 지바현 등의 도시를 모두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은 상승폭이 도쿄 시내 23개 구에 비해 완만한 편이지만 비슷한 상승·하락 패턴을 보이고 있다. 1989년 상승이 주춤하다가 1991년까지 연속 2년 정도 완만하게 상승한 뒤 1992년부터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개 구의 상승분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도쿄 23개 구가 상승한 뒤 외곽 지역의 지가가 뒤늦게 따라 올라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쿄 외에 오사카·나고야 등 일본 6대 도시 및 그 외 도시 지역의 지가 추이를 보면 도쿄권과 달리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지가가 상승한 뒤 1991년 무렵부터 상승세가 꺾이다가 폭락한다. 도쿄의 상승이 마무리된 1988년 이후 다른 도시들이 뒤늦게 따라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자. 집값 상승기 때는 도쿄 외곽을 비롯한 전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도쿄 23구의 패턴을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랐다. 그리고 도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빠지기 시작하자 다른 지역도 시차가 있지만 대체로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비유하자면, 용머리(핵심지역)가 치솟아오르면 용꼬리(비핵심지역- 지방)가 따라 오르다가 용머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용꼬리가 떨어지는 식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도쿄 23구를 서울 강남으로 보고, 광역도쿄권을 수도권으로 보면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2007년 초까지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은 폭등한 뒤 고점 상태에 있었다. 버블세븐의 폭등세가 마무리된 뒤 2008년 중반까지 경기도와 인천, 서울 외곽까지 급등세가 확산됐다. 이후 2008년 말 세계적 경제위기로 수도권 지역이 일시 급락했으나, 이후 주택 가격이 2009년 상반기부터 일정하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은 침체기를 그렸고,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방으로 주택 가격 오름세가 번져갔다. 처음에는 부산·대전 등 대도시로 번져가더니 이후에는 충남·경남·전북 등 대도시가 아닌 지역까지 번져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이런 지방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사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집값은 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이다. 일본에서 일어난 용머리·용꼬리의 상승·하락 패턴이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돼온 양상이다. 물론 이런 흐름이 향후 일본식의 급락세로 이어질지, 상대적으로 완만한 하락세의 지속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장기 대세 하락 흐름은 피해갈 수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향후 주택 가격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 이 점만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일순간에 꺼졌던 것은 아니다. 도쿄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서 3~4년가량 버텼지만, 결국 거품 붕괴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 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만 보고서 한국에서는 일본식 폭락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미 국내 부동산 거품이 심각한 상태에서 부동산 거품을 키우지 않고, 하우스푸어를 양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나 이에 대한 정부 대응은 큰 틀에서 내가 경고하거나 우려한 대로 흘러왔다. 그사이 나는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해 단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자고 제안해왔다. 하지만 현 정부는 ‘연착륙’을 부르짖으면서도 사실상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정판이 얼마 전 청와대에서 장장 9시간여에 걸쳐 진행한 ‘끝장토론’ 직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분 완화와 골프장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었다. 자기 임기 안에만 가계부채, 부동산 거품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에서 나온 임기응변적 대응이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는 폭탄을 다음 정권에 떠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는 더더욱 부풀어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광복절을 맞아 8월말까지 <프리미엄리포트> 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 선대인소장이 집필한 <문제는 경제다>를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하니 많은 이용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community/bbs_view.html?bbs_id=notice&idx=8&pg=1

 

 

by 선대인 2012. 8. 15. 10:35

"억압 받는 자들에게 약간의 위안이라도 주기 위해, 내가 직접 본 그대로의 진실을 쓰기 위해, 나 자신의 무능력에 의한 한계를 빼놓고는 그 밖의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의 충동을 빼놓고는 그 어떤 주인도 따르지 않을 자유를 누리기 위해, 진정한 언론인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나 자신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그리고 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나는 글을 쓴다.) 이 밖에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미국 독립저널리스트 I.F. 스톤)

 

"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친다. 우리에게는 현실의 가려진 허위를 벗기는 이성의 빛과 공기가 필요하다. 진실은 한 사람의 소유물일 수가 없고 이웃과 나누어야 하는 생명인 까닭에,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다. 그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괴로움 없이는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의 진보와 영광은 있을 수 없다." (고 리영희 선생님)

 

 

 

 

by 선대인 2012. 8. 15. 09:05

실수로 이 글을 열었으면 저의 트친들 대다수는 지금이라도 읽지 말고 닫아 주십시오. 그래도 궁금해서 이 글을 읽겠다고 생각하시면 읽으시되, 여러분들께 하는 말씀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엉뚱한 헛소리하는 일부 분들에게 제가 일일이 대응할 여력도, 시간도 없어서 이렇게 일괄해서 답변하는 건데, 대상을 구분해서 전달할 방법이 없네요.

 

이하 어제 문재인후보 출연 섭외 과정에 대한 제 트윗에 대해 수준 이하의 댓글을 보낸 분들에게:

 

제가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려 했는데, 정말 너무들 하시네요. 병신아, 정신나간 선대인, 찌질이, 초딩스럽다는 막말 멘션에 뜬금없이 오세훈과의 관계는 정리됐나?’라는 질문. 그리고 방송에서 농담으로 하는 얘기를 다큐로 받아서 두 사람의 구직방송으로 들린다고요? 여보슈, 우띨형님과 제가 할 일 없고쪽 팔리는 줄도 몰라서 방송에서 대놓고 대선 주자들한테 줄 댑니까?

그리고 하도 다구리를 붙길래 내가 지는 게 다른 트친들께 폐를 안 끼치는 거겠다 싶어 제가 오버했습니다...”라는 식으로 트윗까지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계속 수준 이하의 막말을 일삼으며 덤벼드는 분들 좀 너무 하지 않나요제 트윗 읽어보면 이해가 안 됩니까? 제가 단순히 문후보 출연 안 한다는 걸 문제 삼나요? 정치공학적 이유로 출연 안 하는 것과 캠프측의 성의 없는 매너에 대해 제가 비판한 것 아닙니까? 제가 일부러 과도한 표현 삼가며 최대한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을 뿐인데 그걸 두고 억측이라느니, 지어냈다느니 하는 건 또 뭡니까? 제가 사감으로 없던 일을 지어낼 사람이란 말입니까? 그러면 저에 대해 그런 억측을 일삼는 님들은 뭡니까?

 

님들 하도 그러니 저간의 사정 소개하지요. 나꼽살팀이 대선후보들 시리즈 기획한 건 야권 주자들 하도 분위기가 안 뜨니 우리라도 그 분들 모셔서 분위기를 한 번 만들어보자, 그리고 언론의 단편적 보도 외에 유권자들이 후보의 생각과 비전을 육성으로 직접 들어볼 기회 없으니 그런 기회를 만들자, 그러면 막연한 느낌이나 언론의 단편적 보도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후보의 구상을 직접 비교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취지로 시작한 겁니다. 후보별로 접촉창구의 통일성을 갖기 위해 섭외는 주로 제가 맡았고요.

 

그렇게 후보별 일정 조율 위해 한 달여 전부터 네 후보 모두 동시에 섭외 들어갔습니다. 이미 출연한 앞의 세 후보는 섭외 시작한지 며칠 안에 다 실무자들과 연락돼 일정 조율 들어갔고요. 하지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는 감감 무소식. 그래서 제가 처음 연락 부탁했던 중간 인사 통해 거듭 부탁. 그 사람도 제가 캠프의 A씨에게 전달했는데, 아직 그 쪽에서 연락 안 갔나요?”라고 되묻더군요. 그래서 출연 날짜는 못 박지 않아도 되니 출연 여부만이라도 알려 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이후로도 몇 차례 부탁했는데도 여전히 소식이 없었죠. 그래서 또 다른 지인에게도 캠프쪽에 연락해달라고 부탁하고, 최근에는 우띨형님까지 나서 캠프와 접촉 시도. 하지만 여전히 답변은 없었습니다.

 

우역곡절 끝에 지난주 녹음 끝나고 제가 보는 앞에서 나꼽살 멤버중 한 명이 캠프의 A씨와 통화 성사. 그런데 통화 끝나고 A씨가 ‘one of them으로 비칠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지금까지 연락 없었던 게 그런 이유 때문이었나 하는 생각에 씁쓸했죠. 어쨌든 나꼽살 청취자들 위해 후보 출연이 급선무이니 최대한 설득하기로 생각하고, A씨가 내일 캠프에서 상의해 보고 알려주겠다고 한 말에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 다음날 A씨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최대한 문후보 모시기 위해 기획 취지 자세히 설명하고 후보의 구상을 많은 유권자에게 전할 기회이니 꼭 나와 주십사 부탁. A씨는 캠프 안에서 논의해보고 10분 후 전화 주겠다고 답변. 하지만 30분이 흘러도 다시 답변 없고, 어쩔 수 없어 제가 전화했더니 다시 금요일까지 논의한 뒤 알려주겠다고 하더군요. 문후보 출연 안 될 경우 나꼽살팀도 다음 주 방송 준비해야 하니 출연 여부를 금요일까지는 꼭 좀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금요일 오후 늦게까지 연락이 오지 않아서 제가 다시 먼저 전화했죠. 이 때도 회의중이라며 바로 통화 안 됐고, 한참 후 전화가 와서는 아직 논의를 충분히 못했으니 주말까지 또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이제 저희도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후보 안 나올 경우 대비해 주제 정하고, 게스트 섭외하고 내용 콘티 짜고 작가가 대본 구성하고 등등 할 일들이 많아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 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통로로 문후보 캠프쪽에 연락. 그 결과 정책팀쪽은 문후보에게 나꼽살 출연 응하자고 하는데, 공보팀쪽은 지금 응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반응이라는 전언을 또 전해 듣게 됐습니다. 어쨌거나 토요일 저녁 사정상 이번에는 출연이 어렵고, 몇 주 미뤄 사정을 보자는 식의 A씨 문자가 왔습니다. 한 달여 동안 연락했던 사람에 대한 성의가 있지 몇 번을 미뤄가며 답을 준 게 겨우 문자 한 통이라니. 후보가 출연 안 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라면 직접 전화를 해서 사정을 설명해주는 게 기본 예의 아닌가요?

 

여기까지가 전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가 단순히 문후보 출연 안 한 게 서운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사정에 따라 출연 안 할 수 있죠. 저도 제 사정 따라 출연 거부한 프로그램들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일이든 매너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과 관련한 문후보 캠프 대응은 솔직히 실망입니다. 한 달여 전부터 출연 가능 여부라도 알려달라고 했는데 묵묵부답이었고, 저희 의사 캠프에 전달된 뒤에도 캠프 담당자와 통화 한 번 하는 것도 그토록 어려웠습니다. A씨와 통화가 성사된 뒤에도 답변해주겠다는 시간을 어길 뿐만 아니라 미루기도 거듭했고요. 그리고 자세한 설명도 없이 거의 통보에 가까운 문자. 이명박대통령이 불통이라서 욕 먹고 있고, 그래서 다음 대선 후보의 주요 자질로 소통을 강조하는데 캠프가 외부와의 소통을 이런 식으로 하면 되나요?

 

그래도 이해하자면 이해할 수 있죠. 대선주자 캠프가 좀 바쁘겠습니까? 그런데 다른 후보 캠프는 안 바빴을까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후보 캠프나 다 바쁜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바빠서라면 좋은데, 앞서 소개한 A씨의 표현이나 전해들은 캠프내 반응을 보면 사실 지금 출연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정치공학적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물론 저는 문재인후보가 직접 이런 판단을 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아마 후보 본인은 전말을 잘 모를 겁니다. 그리고 저는 딴 건 몰라도 문후보 인품은 훌륭한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후보라 할지라도 캠프 보좌진들이 이런 식의 대응을 하게 되면 후보가 오해를 받기 십상입니다. 후보가 일일이 대중을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캠프가 잘 움직여야 하는 겁니다. 일반 게스트라면 제가 이런 사정 밝힐 이유 없겠지만, 소통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는 시대에 유력 대선주자의 캠프가 이런 식으로 움직인다는 건 대략적으로라도 유권자들이 아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유권자가 알 가치가 있는 건 공개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트윗도 그런 취지로 한 겁니다. 그런데 그런 건 깡그리 무시하고 제 멘션을 제대로 읽어보거나 이해하려고 하기도 전에 막말을 해대면 저도 사람인데 기분 좋을 리 없죠. 저에 대한 비판 의견 있으면 정중하게 비판하세요. 그러면 제가 수용할 건 수용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막말 태클에 인신공격 들어오면, 피차 생산적 대화 안 일어나죠. 서로 매너 신경 좀 씁시다.

 

끝으로 어제 말씀드린 대로 저는 개인적으로는 문후보 인품에 호감 갖고 있고, 우리가 기획했던 이번 대선주자 시리즈의 취지상 문후보님이 나꼽살에 나와 청취자들께 자신의 구상 들려주시길 여전히, 강력히 희망합니다.

by 선대인 2012. 8. 14. 08:03

전경련, 대한상의 회장 등 재계와 연구기관장들에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까지 45명이 장장10시간 머리 맞대고 내린 결론이 DTI 규제 완화와 골프장 소비세 인하라니...기가 찬다.

은퇴한 사람들 가운데(현금은 없고) 자산 많은 사람들에게 DTI 규제 완화 검토한다고 한다. 부동산만 잔뜩 가진 사람들에게 총소득의50~60% 이상 빚을 더 내게 해 부동산 추가로 사게 해주겠다는 거다. 도대체 이게 제 정신인 나라의 정책인가?

정부가 DTI규제 완화 핑계로 '실수요자에 맞춰 일부 불합리한 부분은 완화한다'고 했다. 소득의 50~60% 이상으로 빚내 부동산을 사는 게 실수요자인가? 투기꾼 아니면 제 정신 아닌 거다. 엄밀한 의미의 실수요자는 이미 거의 고갈됐다. 이제 조중동부터가 하우스푸어를 걱정하는 세태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한다는 게 빚을 더 내서 집 사도록 하우스푸어를 더 양산하는 대책이라니, 이걸 어떻게 정부라고 할 수 있나?

은행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거나 대출금리 높이지 못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도 기가 찬다. 그렇게 하면 당장은 몰라도 가계 부채 문제는 점점 더 악성이 돼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진짜 폭탄돌리기의 끝을 본다.

어제 청와대가 내수 활성화 대책이라고 내놓았지만, 결국 내용은 부동산 거품 떠받치기 대책이다. 이 정부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문제에 똥줄이 타는 거다. 이 정부 들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경제 미래 위해 한 게 뭐가 있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 대신 후폭풍은 생각 않고 무조건 다음 정권에 폭탄 떠넘길 궁리뿐이다. 정말 무책임한 정부다.

선대인경제연구소 www.sdinomics.com

by 선대인 2012. 7. 23. 11:11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액 비중이 OECD 4위이니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 낮춰야 한다는 전경련과 기획재정부, 박근혜 후보 등의 주장은 악의적 왜곡과 심각한 논리적 오류가 결합돼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GDP 대비 법인세 부담액(과세당국 입장에서 보면 법인세 과세액)이 올라갈 가능성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1)과세 대상자가 늘거나 2)과세대상 소득이 늘거나 3)세율이 올라가는 것 등이다.

 

그런데 개별 기업 입장에서 보면 법인세 부담이 커지는 경우는 법인세 세율이 올라가는 것(세제상 나타난 명목 법인세율뿐만 아니라 비과세/감면 혜택 등이 줄어 실질 법인세율이 올라가는 것 포함)을 말한다. 실제로 전경련과 기재부, 박근혜 후보 등이 얘기하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크다는 것은 개별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액이 늘어나서 어떤 식으로든 실효세율이 올라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들은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국제적으로 비교해 크다는 주장의 근거를 GDP 대비 법인세 부담액 비중을 끌어다 대고 있다. 그런데 그 동안에 감세정책으로 인해 한국의 명목 법인세율뿐만 아니라 각종 세액공제혜택 등으로 실질 법인세율은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 부담액이 늘어난 것은 세율이 올라서라기보다는 1), 2)번의 영향이 크다. 우선, 국세통계연보에 수록된 1982년 이래 2010년까지 법인수는 17.9배 늘어났다. 그런데 그 사이 이들 법인들이 가져가는 국민처분가능소득의 몫은 65.7배가 늘었고, 법인세 과세소득 금액은 83.9배 늘었다. 하지만 과세금액은 52.5배 느는데 그쳤다. 그 사이 1개 법인당 과세소득금액은 4.7배 늘었지만, 1개 법인당 과세금액은 2.9배 느는데 그쳤다. , 평균적으로 법인세 과세소득이 늘어난 것에 비하면 과세액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지난 30년 가까이 법인세액이 늘어난 것은 한국경제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고속성장을 하면서 과세대상자가 늘고, 과세대상 소득이 크게 늘어서이지 세율이 올라서가 아니다.

 

개별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정확히 나태내주는 지표는 말 그대로 실효 법인세율이다. 실효 법인세율은 나라마다 달라 정확히 국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명목 법인세율은 한국이 OECD 평균보다 상당히 낮다. 2012년 기준 한국의 명목 법인세율은 24.2% OECD 34개국 가운데 21번째로 낮은 편에 속한다.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낮은 13개국 대부분은 자본을 유치해야 먹고 사는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같은 도시형 국가이거나 헝가리, 폴란드, 슬로베니아 등 과거 동유럽국가들이 대부분이다.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일본과 미국 등 오히려 선진국일수록 법인세율은 높다.

 

더구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국세통계연보상의 수치로 분석해본 2010년 기준 한국의 실효세율은 명목 세율보다 훨씬 낮은 16.56%에 불과하다. 더구나 전경련이나 기재부, 박근혜 등이 걱정하는 5000억원 이상 42개 대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은 수백억원대 중견기업이 내는 실효 법인세율보다 낮다.

 

 

 

주) 2011년 국세통계연보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분석, 작성

 

 

이처럼 한국 개별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 부담은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오히려 상당히 낮은 편이다. 최근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OECD국가들 가운데 일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실효 법인세율을 한국보다 더 가파르게 내린 것은 맞다. 반면 기본적인 법인세율이 낮았던 데다가 특히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연거푸 올린 재벌대기업들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다른 일부 국가들처럼 법인세율을 낮출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일부 대기업들의 비과세감면 혜택을 대폭 줄여 실효세율을 높이고, 명목 법인세율을 일정하게 올릴 여지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5000억 이상 법인 42개 기업이 수백억원대 중견기업 수준의 세금만 내도 2010년 기준 약 9000억원의 세금을 더 거둘 수 있다. 이들 대기업들이 내지 않은 세금만큼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세금이 더 나가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마지막이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는 GDP 대비 법인세 부담액을 비교할 때 매우 중요한 함정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법인세로 잡히는 상당 부분의 소득이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상당수 국가에서는 개인소득으로 잡힌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파트너쉽 회사나 S-corporation 이라고 하는 기업체들의 소득은 궁극적으로 개인들의 소득으로 보고 개인소득으로 잡는다. 그런데 이처럼 법인세 과세 대상에서 빠져나가 개인소득세수로 잡히는 파트너십회사나 S-corporation이 기업 수의 비중으로는 70%, 세수 비중으로는 30~40%에 이른다. 그런데 한국은 이들 회사들에 대한 구체적 법제도가 없이 모두 법인으로 잡혀 법인세수로 잡힌다.

 

이 때문에 OECD 통계에서 GDP 대비 한국의 법인세액은 상대적으로 과대 평가되고, 개인소득세액 과소평가되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만약 미국이나 독일 등 상당수 국가들처럼 한국의 법인세액과 소득세액을 구분하면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액 순위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 (GDP 대비 법인세 부담액의 비중 차이가 국가별로 큰 차이가 안 나 조금만 비중이 늘거나 줄어도 순위가 크게 변동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주장을 기득권세력들뿐만 아니라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조차 ‘OECD 평균론을 들먹이며 한국의 법인세 부담은 사실상 낮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결론적으로 ‘GDP 대비 법인세 부담액이 높으니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비교상에서 나타난 통계상의 맹점을 전혀 감안하지 못하고 있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몇 년 전부터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한국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적지 않다라는 근거로 떠들기 시작했는데, 이제 기획재정부장관과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까지 앵무새처럼 읊조리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국민의 편인가, 재벌대기업들의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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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7. 20. 12:34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국경제는 위기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재벌 대기업과 소수 부유층은 더욱 잘 살게 됐지만 국민 대다수의 삶은 경기 사이클과 무관하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 실패와 기득권 위주 정책/제도 수립과 집행 탓이 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올바른 정책을 제안하는 전문연구기관과 인력이 부족하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가 전달되지 못했던 탓도 큽니다.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 공공부채가 잔뜩 쌓여 있는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충격의 쓰나미가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한국경제는 희망이 없습니다.

한국경제의 진로를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사업방향과 추구하는 목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일반 가계의 관점과 눈높이에서 경제를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일반 가계의 경제적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재벌대기업들의 이해관계에 물든 왜곡된 보고서와 언론 보도로 일반 가계는 큰 혼란을 겪고 경제적 판단을 그르치고 있습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저렴한 비용으로 일반 가계가 한국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한편 올바른 경제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둘째, 한국경제를 좀더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는 정책대안을 개발하고, 정책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인력들을 키워내겠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여야가 번갈아 집권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못한 데는 올바른 인식과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이 부족했던 탓이 큽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문제를 깊이 인식하고 정책 대안의 개발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셋째, 중장기적으로는 연구소의 컨텐츠를 바탕으로 독립적이고 수준 높은 경제미디어를 만들겠습니다.
지금 국내에서 각종 언론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경제기득권의 목소리는 커지는 반면 서민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묻히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 문제에 관해서는 경제기득권에 대항해 정직하면서도 깊이 있는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미디어는 매우 드뭅니다. 광고주나 정치권의 압력이나 이해관계에 오염되지 않고 공정하면서도 깊이 있는 양질의 정보와 분석, 논평을 제공하는 경제미디어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경제미디어를 설립하는 모태가 되겠습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저나 또는 연구소 자체적인 힘과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 분 한 분이 연구소의 보고서를 구독해 주시면 본인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연구소의 목표들을 실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의 정성이 모여 거대 자본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직한 목소리를 내는 경제적 토대가 마련됩니다. 금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집단에 맞서 서민들을 위한 정보를 생산, 발신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연구소의 목표가 실현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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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7. 18. 10:19

개인적으로는 어제가 가장 마음에 남는 나꼽살 녹음이었습니다. 재벌 문제에 대해 근본을 짚어내는 철학자 김상봉교수의 통찰과 이 시대 최고의 권력 삼성과 온 몸으로 맞붙은 이상호기자의 절절한 고백성사. 다음주초 올라올 금주 13회는 꼭 들어보세요.

이상호기자는 기자시절 동안 지금까지 58번 소송을 당했는데, 삼성 엑스파일 사건만 유죄를 받았다고 하네요. 취재 전부터 '최소 구속감'임을 예감했고, 철두철미한 취재를 거듭했는데도 언론사 내외부의 압력 때문에 10개월간 보도 보류됐고, 결국 재판에서 유죄 판결 받고 말았죠. 그만큼 삼성은 이 사회의 어느 누구도 통제하지 못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돼 있다는 얘기죠. 어느 특정 재벌가가 국가 위에 군림하는 시대,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김상봉교수의 책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http://www.yes24.com/24/Goods/6453874?Acode=101


사실 저도 어제 녹음하면서 김상봉교수님의 말씀에 많이 배웠습니다. 철학자가 왜 이런 문제를, 하실지 모르지만 오히려 경제학자들이 놓치는 근저의 문제를 들여다 보시더군요. 저도 아직 못 읽어봤지만, 어제 녹음 때 들은 말만으로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

 

 

 

by 선대인 2012. 7. 11. 12:22

며칠 전 삼성전자의 국내 영업이익 비중이 70%에 이른다는 내용을 트윗한 바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가 다시 확인해 본 결과 내용적으로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잘못된 내용을 트윗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쪽에 정중하게 사과하고 또한 많은 분들에게도 혼란을 불러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쩌면 이렇게 어이 없는 실수를 저질렀을까 할 정도로 너무나 기초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사실 이번 트윗은 제가 2009년 이후 삼성전자가 누린 환율효과에 대한 분석작업을 하면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뒤적이다 우연히 눈에 띈 정보가 발단이 됐습니다. 2008년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국내와 해외 법인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자료에서 국내 법인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을 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삼성전자쪽 주장 그대로 국내 법인의 영업이익을 국내 시장으로 오인한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의 지역 부문별 거래관계나 영업이익 확정 방식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깊이 고민해보지 않고 오해를 한 것입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읽어내거나 초기에 가졌던 편견을 수정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요즘 너무 과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깊이 생각할 틈 없이 가볍게 트윗한다고 생각했던 게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등 재벌대기업들의 부정적 행태에 치중하다 보니 실수를 되짚어볼 심리적 여력을 갖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차후에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단 과부하 상태인 제 일정과 일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 생각입니다. 또한 재벌 대기업들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당연히 계속 비판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정적 편견들이 혹여라도 저의 판단을 오도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겠습니다. 트윗 등을 할 때도 쉽게 생각지 않고 팩트에 관한 부분은 다시 한 번 체크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by 선대인 2012. 7. 7. 10:49

서울시장 시절부터 MB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온갖 생색 나는 건 자기가 다하고 부담은 나중으로 떠넘기는 것이다. 대다수 정치인들이 어느 정도는 그런 속성들 갖고 있지만, MB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 MB가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 대충 메모식으로만 정리해봐도 이 정도다. 이른바 MB정부의 분식회계 수법이다. MB, 정말 나라 거덜 내려고 작정했나?

 

1. LH공사,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 부채 동원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정부채무 줄이기

2. 이렇게 공기업들이 막대한 빚을 내서 산 자산의 가치가 이미 크게 떨어져 있지만, 장부상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세금으로 공기업 부채 이자 지원하기

3. 인위적 저금리 만들고 인플레 조장해 국채 이자 부담 줄이기

4. 민영화로 나라 재산 팔아먹고 국고 수입 늘리기

5. 재정사업으로 할 것을 민자사업으로 돌려 부담을 나중으로 떠넘기기

6. 고환율과 저금리로 오른 물가를 한국은행 통안채로 흡수(다른 나라면 재무성 같은 데서

발행하므로 정부 채무로 잡히는데 우리는 한은에서 한다고 정부 채무로 안 잡는다)

7. 예산 카테고리 바꿔치기(국민주택기금으로 보금자리 주택사업하는 건 사실상 토건사업인데, 복지사업으로 편입/그밖에 복지관, 체육시설 등 사실상의 토건사업들)

8. 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금융권 펀드 등으로 돌려 막기

9. 정부 정책으로 내세워놓고 지자체에 부담 떠넘기기(5세아동까지 보육료 전면 지원 내걸고 지자체에 절반 가량 부담 떠넘기기/4대강 사업의 지역별 유지관리비 떠넘기기)

10. 고령화에 따라 적자 커질 수밖에 없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과 건강보험 재원 대책 마련 안 하고 자기 임기 동안 세금으로만 떼우기

11. 향후 집값 하락으로 막대한 부채가 발생할 주택금융공사의 선심성 주택연금 구조 그대로 두기

12. 차세대전투기사업처럼 14조 구매 예산과 60조 운영예산이 발생하는 사업인데, 이명박정부 말기에 도입 예산 편성해 걸쳐놓기 시도(일단 부정적 여론에 한 발 물러섰지만, 막판에 언제 다시 할지 방심해선 안 된다)

13. 조기 예산집행(조삼모사 방식)으로 대기업들 현금 이자수입만 늘려 주기

14. 기금 동원해 집행하기(최근에 기재부 방침처럼 추경 안 하고 기금 끌어와서 경기 부양하겠다는 것)

15. 30년 만기 장기 국채 팔아서 국채 이자 부담을 미래 세대에 떠넘기기

 

 

선대인경제연구소 www.sdinomics.com

by 선대인 2012. 7. 6.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