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들어 내놓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은 단기 부양책 일색이었다. 심지어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등 투기 조장책에 가까운 정책들도 있었다. 수조원의 세금이나 공기업 자금을 동원해 건설업체 미분양 물량을 사들였다. 각종 다주택 투기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 등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 넘쳐났다. 아직도 40%를 넘는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가계 소득이나 인구구조 변화 등에 발맞춰 중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의 주택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마디로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한 정책 기조였다.

 

이럴 때마다 정부나 기득권 언론들은 연착륙을 부르짖었다. 부동산시장이 경착륙하면 한국경제가 위험하다면서 말이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서민들이 더 힘들다는 협박(?)까지 곁들였다. 하지만 숱한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도 국토해양부 장관은 건설업계와는 수시로 만나지만, 무주택 서민들 한 번 만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연착륙이 처음 나온 것은 2004년 초였다. 2003년 발표된 10.29대책 등이 일정하게 효과를 발휘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카드채 버블 붕괴와 부동산시장의 일시적 침체로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함께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이에 2004년 하반기부터 이헌재 당시 경제부총리는 강동석 건교부장관과 함께 연착륙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판 뉴딜등 적극적인 부동산 및 건설 부양책을 썼다. 그 결과 2005년 초 판교발 로또열풍을 계기로 부동산 2차 폭등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후 단기적으로는 연착륙 대책이지만, 길게 보면 경착륙을 조장하는 정책이 되풀이돼왔다. 그 사이 가계부채는 470조원에서 920조원대로 두 배로 부풀었다. 특히 이명박정부 들어 가계부채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노무현정부 5년 동안 가계부채가 202조원 증가했는데, 이명박정부 41분기 동안(20081분기~20122분기)에만 24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기간 동안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는데도 부동산 활황기였던 노무현정부 때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가 더 짧은 시간에 늘어난 것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계부채뿐만 아니다. 현 정부 들어 400조원 이상 늘어난 공공부채와 각 지자체 재정난 및 LH공사 등 개발공기업들의 부채 위기, 늘어나는 하우스푸어, 건설업체들의 잇따르는 도산, 끝없는 저축은행 부실 위험 등이 지금 부동산 거품이 폭발 직전 상태까지 이르렀음을 방증한다. 나는 이 모든 예고된 위기들'에 대해 숱하게 경보음을 울려왔다. 그러나 거듭된 정부·정치권의 정책실패와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세칭 부동산전문가들, 그리고 아파트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의 선동보도 때문에 대처를 미뤄 이제 선택지가 하책 또는 최하책 밖에 안 남은 상황이 됐다. 이미 많이 그르친 상태에서 지금의 부동산 위기를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되돌릴 방법은 없다. 그래도 최하책에 이르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은 적극적으로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것, 정치적 탐욕에 따른 각종 부동산 막개발을 줄이고 기존 무리한 사업을 정리하는 것, 시장 퇴출이 실제로 일어나는 건설업체와 저축은행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등이다. 또한 부동산 거품의 진폭을 키우고 투기를 부추겼던 양대 제도인 선분양제와 3~5년 거치 후 원리금 상환식 대출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투기에 강한 내성을 가지는 부동산 보유세제 강화도 부동산 시장 건전화를 위한 기본 과제다.

 

안타깝지만 하우스푸어들은 자기투자 책임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 빚을 정리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공공부문이 주도해 대대적인 재무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과도한 빚을 지고 있으면, 생활의 다른 부분들을 조정해서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플랜들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급증하는 렌트푸어들을 위해 독일 등 유럽국가들처럼 임대 기간을 5~10년 정도로 연장하고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정임대료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급증하는 저소득 1인가구와 고령가구들이 안정적 주거를 누릴 수 있도록 공공임대(또는 전세)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일본주택공단이 버블 붕괴 후 분양 주택 공급은 중단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전환한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무엇보다 단기적 고통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거품을 빼야 한다. 그래야 한국사회의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고 사람값이 올라갈 수 있다. 일례로, 자영업자의 부동산 임대료를 줄여야 자영업자도 살고 자영압자들이 고용하는 알바들의 임금도 올라갈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야 집값과 전세값이 떨어져 서민들의 주거비용과 고통을 해소할 수 있다.

 

누구 못지않게 나는 진정으로 연착륙을 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부 정책과는 반대로 단기적으로는 일정하게 경착륙이 되더라도 길게 보면 부동산시장과 한국경제가 연착륙하는 방안이다. 지금 한국경제가 살아나려면 단기적인 충격이 있더라도 부동산시장이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본이 건설업계와 금융권 등의 부실 구조조정을 미룬 탓에 계속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돼 장기침체에 빠져들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정부가 일정한 위기대응 시나리오를 짠 뒤 통제 가능한 형태로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고 지나가는 게 낫다. 거품 빼기를 미룬 채 계속 폭탄 돌리기식으로 가면 부동산시장은 저출산고령화 충격과 맞물려 회복하기 힘든 수렁에 빠지게 된다.

 

거품 빼기를 미루면 거품 붕괴의 충격은 점점 커지게 된다. 일례로, 주택대출 거치기간 만기를 지금처럼 계속 연장하면 분기별 대출 만기 도래액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돼 있다. 당장은 모면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위기의 순간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람이 아메바가 아닌 이상 지금껏 정부의 단기 연착륙대책이 장기 경착륙 유도책으로 작용했던 것은 명확하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지금부터라도 거품을 빼서 충격을 분산해야 그나마 일시에 충격이 몰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아직 시중은행은 재무상태가 괜찮은 편이다. 지금 단계적으로 분할해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면 시스템적인 금융위기는 피해가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또 다시 폭탄 돌리기에 나선다면 다음에는 진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그나마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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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10. 8. 12:21

나는 안철수후보의 출마가 반갑고 고맙다. 시대착오적 정권의 확장 가능성을 줄이고,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안후보 곁에 나타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존재는 찜찜하다. 안후보 캠프 안에 개혁적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잘 안다. 이 전 부총리 한 사람만을 두고 성급히 비판할 생각은 없다. 이 전 부총리를 단순히 낡은 인물로 낙인찍고 폄하할 생각도 없다. 그가 최근 저서나 인터뷰에서 40대 중심세대론과 공정 경쟁, 토건국가 극복 등에 관해 꽤 전향적 제안을 하고 있음도 알고 있다. 또한 수평적 의사결정구조 속에서 이 전 부총리 한 사람이 안후보 정책을 좌우할 수 없다는 얘기도 대체로 수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경보를 울릴 수밖에 없다. 이 전 부총리는 외환위기 당시 비상경제대책위원회 기획단장을 맡았고 김대중, 노무현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노무현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 겸임)을 지낸 인사다. 그의 공과가 다 있지만 그가 주요 직책을 맡은 기간 동안 외국자본의 입김은 거세졌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심화했으며 부동산거품은 부풀었고 소득격차는 커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무현정부의 과()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빈부격차라고 지적한 안후보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다음 집권기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가계부채 폭발 위기에 대비해 위기관리 경험을 활용할 생각이라는 말도 들린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이 심각하다는 이 전 부총리와 안후보의 공통된 인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또 가계부채 문제는 지금 선제적으로 터뜨려 해결해야 한다는 이 전 부총리의 주장에 동의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의 과거를 되짚어보면 의구심이 생긴다. 노무현정부 시기 부동산 거품을 키운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 전 부총리가 기용된 2004년 초는 2003년 발표된 10.29대책 등이 일정하게 효과를 발휘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카드채 버블 붕괴와 부동산시장의 일시적 침체로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함께 아우성을 치기 시작했다. 이에 2004년 하반기부터 이 전 부총리는 당시 강동석 건교부장관과 함께 연착륙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판 뉴딜등 적극적인 부동산 및 건설 부양책을 썼다. 그 결과 2005년 초 판교발 로또열풍을 계기로 부동산 2차 폭등을 초래하고 말았다.

정책 효과는 장단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전 부총리의 단기적 연착륙 대책은 중장기적으로는 경착륙을 조장하는 정책이었다. 이런 식의 대응은 이후 지금까지 지속돼왔다. 그 사이 가계부채는 470조원 대에서 920조원대로 갑절 가량 늘어났다. 그런 사람을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 더구나 대다수 서민들이 여전히 높은 집값에 고통스러워하는데도 부동산 값은 올려도 안 되지만 떨어뜨려도 안 된다는 사람을 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전직 관료가 장관 등으로 되돌아오는 ()노병사(老兵士)’의 문제다. 관료와 규제 대상 기업 간의 유착이 국내 경제정책과 제도를 왜곡하는 양상은 이미 심각하다. 그 같은 유착의 접합점이 금융권이나 건설업계, 산하 기관 등의 전직 관료들이다. 그런데 이미 퇴임한 관료가 다시 장관 등 요직으로 올 수 있다면 현직 관료들의 전관예우는 더 한층 심해질 것이다. 이미 이명박정부의 강만수 전 장관 기용으로 그 폐해는 매우 커졌다. 이 전 부총리는 지금 공직을 다시 맡을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는 노무현정부 시절 기용되기 전에도 그렇게 말했다. 설사 공직에 기용되지 않고 자문 역할에 그친다 해도 그의 존재감이 공직사회와 대중에게 주는 효과는 작지 않다. 이미 트위터에서는 우려가 분출하고 있다. 이헌재, 이미 안후보와 너무 가까운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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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9. 24. 09:28

나꼽살 금주 3회는 박정희 경제의 명암을 다루었습니다.나꼽살 금주 3회에서 다루려고 메모했던 내용과 간단한 그림들 소개합니다.

1. 박정희 정권의 탄생과정과 한계:

이미 전후 복구 후 4.19혁명 직후 들어섰던 장면정권 때 수립한 경제계획을 토대로 박정희 군부정권이 수립한 것이었다. 당시 경제계획은 사회주의와 케인지언적 경제 패러다임에서 상당수 나라에서 실시하던 것이었다. 정통성 확보와 북한과의 체제 경쟁 위해 경제성장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1960년대 말까지 남한의 경제력은 북한을 앞서지 못했고, 외국에서 한반도의 기적은 북한의 급속한 전후복구와 성장을 지칭하던 말이었다. 그나마 경제성장한 것도 군바리식 독재와 한정된 자원을 소수 기업들에게 배분하는 식으로 이뤄져 정경유착, 부정부패의 온상이었다.

2. 박정희 경제에서 유일하게 성과라면 상대적 고성장. 그런데 고성장이 박정희만의 성과물이었나?

-박정희의 수출중심, 유치산업 보호전략 등의 선택은 당시 상황에서 일반적인 선택이었지 특별히 뛰어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김종필-오히라의 굴욕적 협상 통해 받은 일제 배상금과 월남전쟁 특수로 인한 외화벌이로 종잣돈 축적, 반공전진기지로서 시장개방 통한 미국의 지원, 석유파동에 뒤이은 중동건설특수 등의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앞선 일본모델을 쫓아가는 후발주자의 이점과 국제분업구조 속에서 일본의 하청 계열화--->일본 부품산업 및 기술 의존 구조 형성이 현재도 매년 200억달러에 이르는 대일 적자를 지속하는 근원이 됐다.

3. 다른 동아시아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경제가 크게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일본, 대만, 싱가폴, 홍콩, 중국 등과 비교할 때 일본은 더 높은 수준의 경제 달성. 대만은 훨씬 중소기업 위주, 싱가폴은 정치는 독재에 가깝지만 훨씬 생활 수준 높고 높은 소득수준. 홍콩도 비슷. 중국은 출발은 늦었지만 한국과 비슷한 궤적 그리며 성장중이다.

4. 박정희 정권은 무엇보다 김재규의 총탄에 맞기 전 경제로 무너진 정권이었다. 한국경제에서 마이너스 성장한 건 단 두 번.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 그 중 한 번은 1980-1.9%. 이미 1979년 제 2차 석유파동으로 고물가로 서민경제난 심각해지며 유신경제도 한계에 이른 상태였다.

5. 박정희정권 때의 빈부격차: 1972년 유신 이전, 중공업화학공업 전환 이전에는 경공업-노동집약 통해 낙수효과가 어느 정도 발생. 1972년 이후에는 재벌 집중도 심화와 일본 산업모델 물려받은 중후장대형 설비투자로 성장했고 낙수효과가 현저히 약화됐다. 빈부격차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찾기 어렵지만, 1953년부터의 노동소득분배율을 보면 195938.6%에 이르렀던 것이 박정희정권 초반에는 28~30% 수준까지 하락. 이후 1969년에 겨우 38.7% 수준 회복했고, 이후 1975년까지 39.6% 수준으로 거의 제자리걸음했다.

6. 박정희경제의 과오1-만성적인 물가 폭등 시대: 한국은행 통계상 1966년 이후 10% 이하 물사상승률은 19733.2% 한 번 뿐임. 대부분 시기 동안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1차 석유파동 일어난 25% 전후, 2차 석유파동 때인 1979년에는 20% 수준이었다. 지금 이 같은 고물가를 견딜 일반 가계가 있겠는가.

7. 박정희경제의 과오2-재벌 중심적 성장과 부패 경제. 이건 더 말할 나위 없다. 한정된 자원을 재벌들에게 특혜사업으로 나눠주고 정치자금을 받은 정경유착과 재벌중심적 성장은 한국경제를 지금도 옥죄는 원죄처럼 작용한다.

8. 박정희경제의 과오3-수출 의존형 성장: 내수 경시하고 소비자 혜택보다 공급자 중심경제 구조. 수출 지원 위해 1960년대 200원대이던 환율이 1972400원대, 1975~1979까지 484원으로 고정환율제. 국내 가계의 대외 구매력 약화와 물가 폭등 등 가계를 제물로 성장하는 방식. 교역의존도197036.7%에서 1979년도 59.0%까지 급상승.

9.박정희경제의 과오4-토건/부동산 패러다임 성장과 환경 파괴. 재벌과 함께 개발 공기업들을 양대 축으로 성장. 군대의 속도전식 토건개발사업. 1970년대 후반의 부동산 폭등과 복부인.

10. 박정희경제의 과오5-노동억압/배제적 성장. 노조탄압, 노동권 무시, 저임금 장시간 강제노동, 전태일 열사사건

11. 왜 이런데도 박정희가 '경제대통령' 모델이 됐나? 보릿고개 시절에서 경제적 궁핍을 탈출한데 대한 인상적 효과와 조선일보 등 언론들의 박정희 띄우기 보도. 고도성장기를 경험했던 50대 이상 세대가 외환위기 거치며 겪게 된 불안에 대한 과거 미화와 향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의 민생경제 개선 실패 등의 복합적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후 한국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경로의존 효과가 너무 크다. 그리고 그 당시에나 그나마 통했던 방법이지 이미 그 같은 방식으로 경제를 운용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시대착오적 방식이다.

결론: 지난 대선에서 박정희식 경제 대통령 신화에 젖어 많은 이들이 이명박을 선택했다. 이명박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창의경제 시대에 4대강사업을 중심으로 한 토건경제, 부동산 거품 떠받치기에 올인한 부동산 거품 경제, 친재벌 경제, 인위적 고환율을 바탕으로 한 수출의존 확대 등 박정희의 경제방식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그런데 그 결과 지금 한국경제가 건전해지고, 민생경제가 살아났는가? 박정희경제 모델은 이제는 폐기해야 할 시대착오적 유물에 가깝다. 그런데도 이번 대선에서 여전히 박정희 향수에 젖어 대선주자를 선택한다면 민생경제는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져들 것이라는 점을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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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9. 12. 09:54

얼마 전 나온 한국의 신용등급 상승을 계기로 한국경제가 일본을 추월했다는 식의 엉터리 왜곡보도가 난무했다. 그런데 어제 정부의 긴급 부양책이 발표됐다. 한국경제 상황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이다. 일반인들 입장에선 어리둥절할 것이다. 외국 신용평가기관에서는 한국 상황이 좋다고 하는데, 한국정부는 내수 침체가 심각하다며 경제활력 대책을 내놓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경제의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은 후자쪽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의 신용등급 평가는 기존에 이뤄진 상태에 대한 후행적 평가에 가깝다. 또 정부채무와 외환보유고 등 한국에 대한 투자 위험도를 주로 평가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와 비교한 상대적 투자 위험도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이걸 지금 한국 경제 상태가 좋다거나 향후 한국경제의 미래가 밝을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로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지금 한국경제는 빠른 속도로 사면초가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미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내수 침체, 고용 불안이 심각한 가운데 이 같은 추세를 장기에 걸쳐 악화시키는 고령화 충격이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왜곡된 형태로나마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던 수출마저 사상 최장 기간에 걸쳐 둔화 내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를 단기간에 반전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필자가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이 같은 문제들은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동안 누적돼왔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함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단기적인 임시미봉책과 재벌 등 기득권 위주의 정책과 제도로 서민경제를 계속 악화시켜왔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가계부채와 대외 수출 감소, 내수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1~2년 안에 다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미 상당 부분 물이 엎질러진 상태에서 아무런 흔적 없이 물을 다시 주워 담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이라도 국민경제 전체의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서민경제에 부담을 가중시켜온 수출 일변도, 재벌 편중, 부채 거품 문제 등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어제 발표된 정부 부양책 내용을 보면 정말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분을 적게 떼지만 환급을 적게 해주는 조삼모사식 대책, 자동차나 가전의 개별소비세 줄여주며 이미 효과 없음이 입증된 낙수효과에 근거한 부자감세 방식, 그리고 집값 거품을 떠받치기 위한 각종 부동산 세제 혜택. 이 정부의 대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이 있어서 예측하기는 참 편하긴 하다.

특히 부동산 세제 혜택은 정말 정부의 다급한 마음을 보여준다. 지자체와 상의도 없이 취득세 감면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뜩이나 부동산 거래가 줄어 광역지자체 세수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를 줄이면 지자체는 어떻게 살림하란 말인가. 또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5년간 면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재등장한 투기 조장책이다. 그나마 외환위기 직후에는 집값이 바닥이었지만 지금은 여전히 고점에 더 가깝다. , 지금은 아직 거품을 빼야 할 때이지 투기조장책을 쓸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부동산 거품이 아직 잔뜩 낀 상태에서 그 같은 투기조장책을 쓰면 부동산 거품을 키우고 가계부채만 늘릴 뿐이다.

어제 정부의 대책이 결국 지금 한국경제 최대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가계부채 문제를 얼마나 악화시킬 것인지 한 번 살펴보자. 최근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 주제로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분석해보니 가계부채 문제가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단 가계부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객관적 수치를 살펴보자. 노무현정부 5년 동안 가계부채가 202조원 증가했는데, 이명박정부 4(20081분기~20121분기) 동안에만 234조원 증가했다. 이대로 1년 더 가면 이명박정부 임기 동안에는 293조원이나 증가하는 셈이 된다. 이명박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는데도 부동산 활황기였던 노무현정부 때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가 더 짧은 시간에 늘어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어제 정부가 내놓은 부양책은 여전히 부동산 부양책을 바탕으로 가계부채를 늘릴 것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가계부채가 지금 속도로 증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가계부채 총액은 20122분기 현재 922조원에서 5년 후인 2016년에 1377조원으로 늘게 된다.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은 135.3%에서 157.1%까지 늘어나게 된다.

가계부채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나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는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전국 전세보증금의 절반 가량인 450조원을 주택 소유자가 금융회사 대신 세입자에게 빌린 돈이라고 보면 현재 가계부채는 920조원 수준에서 1370조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이미 가계부채는 폭발 직전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지 않고 폭탄 돌리기모드로 간다면 한국경제는 회복하기 힘든 재앙을 맞게 된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 이명박정부는 얼마 전 마른 수건 쥐어짜듯 20~30대와 자산 가진 노후세대까지 빚 내서 집을 사라며 DTI규제 완화책을 내놓았다. 이 정도면 부동산 떠받치기와 가계부채 폭탄 돌리기에만 혈안이 돼 정신이 나간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99% 1%에 속지 않는 정직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연구소가 계속 정직한 목소리 낼 수 있도록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by 선대인 2012. 9. 11. 10:18

 

 

요 며칠 국내에서 자산 디플레가 진행중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부동산은이미 2008년 중반 이후로 대세하락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는이 같은 자산 디플레를 수 없이 경고했는데, 새삼스러운 듯 호들갑 떠는 게 안타깝다.

한국의 자산 디플레 문제가 다른 나라보다 특히 더 심각한 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충격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고령화는 그 자체로 내수 위축과 자산시장 침체를 초래한다. 부동산거품과 고령화가 서로를 강화하며 악순환 구조 만들 가능성 농후하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경제 최대의 난제인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지도 않았는데, 자산디플레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유료회원들 대상으로 한 보고서 주제로 가계부채 문제를분석해보니 이 정부 들어 가계부채 문제가 정말 심각해졌다.

노무현정부 5년 동안 가계부채가202조원 증가했는데, 이명박정부 4년 동안에만 234조원 증가했다. 이대로 1년더 가면 293조원 증가하는 셈이 된다. 이명박정부 들어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부동산 거래 침체가 지속됐는데도 부동산 활황기였던 노무현정부 때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가 더 짧은 시간에 늘어났다는것은 심각한 문제 아닐 수 없다.

이명박정부 들어 가계부채 늘어난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1. 정상적으로빚을 내 집을 살 수 없는, 소득 여력 적은 사람들에게 억지로 정부가 주택 투기를 부추긴 때문이다. 2. 고환율-저금리에 따른 고물가와 재벌편중 경제 심화로 가계 소득이늘지 않아 빚을 내 생활하게 만든 대문이다. 노무현정부 때 평균 경제성장률은 4.3%였고 가계소득이 꾸준히 성장했으나 이명박정부는 평균 3.2%인데다실질 가계소득은 고물가 때문에 거의 정체됐다. 그런데 가계부채가 922조원을넘어섰으니 일반 가계가 느끼는 부채 부담은 훨씬 더 커졌다.

더구나 이명박정부는 가계부채를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더욱 악화시켰다. 1. 다른나라가 부동산거품을 빼고 가계부채를 줄일 때 오히려 가계부채를 막대하게 늘렸다 2. 보험사, 대부업체, 신용카드 할부까지 금리 부담이 큰 가계부채를 늘려 가계부채의질을 악성화시켰다 3. 수도권을 넘어 상대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지 않던 지방의 가계부채까지 크게늘렸다.

또한 보고서 쓰면서 추정해 보니 만약 가계부채가 지금 속도로 증가한다면 5년후인 2016년에 가계부채 총액은 현재 922조원에서 1377조원으로 늘게 된다. 지금이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지않고 폭탄 돌리기모드로 간다면 한국경제는 회복하기 힘든재앙을 맞게 된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정부는 정확히 그런 길을 가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나 주택담보대출의규모는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 때문에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다. 일부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국내 전세금규모는 9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는 집 주인이 투기적목적이 아니라 여유 있는 주거공간을 세입자에게 전세로 준 경우도 있겠지만, 전세를 끼고 금융권 대출받아집을 여러 채 산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따라서 전세금의 절반인450조를 주택 소유자가 금융회사 대신 세입자에게 빌린 돈이라고 보면 가계부채는 920조에서 1370조로 증가하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과소평가되는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 지금주택담보대출액은400조원에 채 못 미치지만 전세금의 절반만 포함해도 바로 850조원 수준으로. 급증하게 된다.현재 수준에서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액 비율은 57.7%로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직전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모기지 대출 비율 99.7%보다 상당히 낮아 보인다. 하지만 전세금의 절반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액 비율을 계산하면 124.5%로급등하게 된다.

이미 가계부채가 폭발 직전 상황인데 마른 수건 쥐어짜듯 20~30대와자산 가진 노후세대까지 빚 내서 집 사라며 DTI규제 완화책 내놓은 정부. 부동산 떠받치기에 혈안이 돼 정신이 나간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점에서 다음 대통령, 정말 제대로 된 경제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경제적으로매우 험난한 5년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8.15 정보독립> 이벤트가 오늘 31일 종료됩니다. 저희 연구소는 재벌의 돈이 아닌 일반 가계들의 정성으로 올곧고 정직한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연구소의 정직한 목소리를 후원하고 저의 책 <문제는 경제다>를 받을 수 있는 이번 행사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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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8. 31. 12:39

 

주택ㆍ주식거래 20~30%↓…자산시장 `사실상 마비'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8/28/0200000000AKR20120828219400008.HTML?did=1179m

 

오늘 다음탑 화면에 걸린 연합뉴스발 기사. 어제 전화온 기자분께 코멘트했던내용이 이런 내용의 기사로 다음탑에 걸렸네요. 제가 코멘트해서가 아니라 중요한 기사이니 일독해 보시길바랍니다. 그리고 기사의 내용을 그림으로 직관적으로 보실 수 있게 다음 <그림> 참고하시고요.

 

주) 국토해양부와 KRX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길게 설명 안 드리겠습니다. 부동산은 수도권 기준 2006년말 이후 구조적 침체기에 들어가서 2008년 중반(2008년 말의 급락세가 없었다고 본다면 2009년 중반) 이후로는 크게 볼 때 대세하락 흐름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래량이시간이 갈수록 줄면서 가격도 하락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요.

주식의 경우도 2007년 이후 주식시장으로 돈들이 엄청나게 몰렸었는데, 2011 4월을 정점으로 월 거래대금이 193조원으로 정점을 찍고 계속 하락세를 나태내 올해 7월에는 90조원에 불과합니다. 거래대금이 반토막 아래로 줄어든 것이지요. 이처럼 거래대금이 줄어드는데도 주가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등 최상위 우량주 등의 주가가 뛰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효과가 큰 때문으로 보입니다. 유럽발 부채위기와이에 따른 수출 감소 등으로 이 같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침체 양상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8.15 정보독립> 이벤트가 이틀 뒤인 31일 종료됩니다. 연구소의 정직한 목소리를 후원하고 선대인소장의 책 <문제는 경제다>를 받을 수 있는 이번 행사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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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정부와 재벌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습니다. 한국경제의 진실만을 정면으로 응시하겠습니다. 99% 1%에 속지 않도록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by 선대인 2012. 8. 29. 13:38

어제 삼성-애플 소송에서 삼성의 패소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삼성의 '맹추격자 (fast follower) 전략'이 한계에 이른 증거이자 결과물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자 한겨레에서 같은 관점의 기사가 실렸더군요. (중앙일보도 비슷한 취지의 사설을 실었는데 삼성을 옹호하는 톤이 너무 강해 생략합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48889.html


올초 이와 관련해 <문제는 경제다>에서 제가 자세하게 쓴 적이 있습니다. 관련한 원고 부분을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나라나 기업이 따라잡기 전략을 쓸 때는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더 잘 하면 된다. 이런 건 한국이 잘 해왔다. 현대는 신뢰할 수 있고, 효율적이면서도 싼 자동차시장에서 도요타를 물리쳤다. 한국의 조선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모든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남들이 앞선 궤적을 남길 때만 작동한다. 이제 선두그룹에 진입해서 따라갈 궤적이 없어졌다. 그러면 이제 남들의 성공 사례를 개선하기보다는 자신의 실패로부터 배워야 하고, 혁신에 더욱 의존해야 한다. 196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모델은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는 모범 사례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스스로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2011년 11월 12일자에 실린 ‘정상에 도달했을 때 뭘 해야 하나?’라는 기사의 일부다. 한국경제가 정상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인용한 내용의 지적만큼은 정확하다. 한국경제를 주도해온 삼성이나 현대 등 재벌그룹들이 더 절실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말이다. 기사의 지적처럼 지금까지 삼성이나 현대는 ‘맹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에서는 아주 뛰어난 기업들이었다. 반도체나 자동차 등 다른 선진기업들이 만들던 제품을 치밀하게 연구해 더 잘 만드는 전략을 썼고, 그 결과 해당 분야에서 정상급 플레이어가 됐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들이 혁신이 필요한 때 혁신에 뒤쳐져 몰락의 길을 걸었다. 대표적인 것이 과거의 영광에 안주했다가 파산의 갈림길에 서게 된 코닥이다. 코닥은 1881년 창업 이래 필름과 사진기술의 대표기업이었지만 파산 보호신청을 하게 됐다. 한 때 미국 필름시장의 90%를 석권했지만 급속한 디지털화로 무너졌다. 문제는 코닥이 이 같은 디지털화의 흐름을 전혀 모른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고, 1981년 사내 보고서는 디지털카메라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2003년부터는 더는 필름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디지털화에 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산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된다. 미래의 변화를 알면서도 당장의 수익모델이 잘 작동하기에 거기에 집착한 것이 하나다. 새로운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부서의 권한이 약해 실질적 대응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도 이유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가 서버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소프트웨어 업체로 전환하지 못해 사라졌고, 애플과 구글 등에 밀려 리서치인모션(RIM)과 야후 등이 같은 처지로 내몰린 것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삼성이나 현대 등 한국의 재벌기업들도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미 글로벌 기업인 삼성도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같은 사실을 안다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대응전략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느냐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대표기업들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예를 들어보자.

우선,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생활감각을 읽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애플의 혁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여기까지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함께 당한 일이니 그렇다 치자. 그 다음이 문제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출시가 잇따르자 구글은 자사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을 제조해달라고 맨 먼저 삼성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삼성은 처음에 이 제안을 뿌리쳤다.

그러자 구글은 대만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HTC에 이를 맡겼고, HTC는 ‘넥서스원’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뒤늦게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물론 이 같은 대응은 애플의 혁신에 밀려난 노키아나 RIM, LG전자 등에 비하면 그나마 빠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업계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HTC에 비하면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과 HTC의 대응이 왜 다른 것일까. 이는 삼성전자와 HTC의 태생과 연관돼 있다. HTC는 약 15년 전인 1997년 설립 당시에는 신생 중소제조업체에 불과했다. HTC는 처음에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포켓PC를 주문받아 납품하며 성장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과 PDA, 네비게이션으로 확장했다. 특히 이 회사는 기술혁신 기업으로 유명해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가보면 ‘최초의 직관적 터치스크린 구현’ 등 최초로 만든 제품이 10여 가지를 넘는다. 이런 식으로 기술 축적을 지속하면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제품 생산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특히 다른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과 달리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차별화했다. 삼성전자가 뿌리친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도 바로 이런 흐름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HTC는 미국시장에서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던 AT&T를 제외한 주요 3사에 모두 스마트폰을 납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결과 HTC의 시가 총액은 2011년 들어 빠르게 몰락하는 노키아와 RIM을 제치고 40조원에 이를 정도로 쾌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HTC가 이렇게 고속성장한 비결은 바로 주문생산업체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 제품들을 꾸준히 내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소제조업체로서 출발할 때부터 생존을 위해 부단히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기술혁신과 사업모델 혁신을 거듭하는 DNA가 살아있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어떨까. ‘관리의 삼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삼성의 조직 관리 체계는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는 한편으로는 이건희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오너 지시 및 관리구조라는 측면과도 연관돼 있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보면 삼성 계열사 사장들은 구조본의 눈치를 보면서 독립적 의사 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 인텔에서 펜티엄4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팀을 이끌었다가 삼성전자에 스카웃된 신용인 박사도 ‘지시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문화, 현업 담당자가 자율권을 갖기 힘든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삼성전자 공장 한 곳을 방문했을 때였다. 담당 임원이 최근 공정 한 부분의 처리 시간을 70% 개선했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했다. 그런데 부연설명을 들어보니, 얼마 전 윤종용 부회장이 방문했을 때 지적받아서 개선 방식을 찾은 결과라고 했다. 70%씩이나 개선할 정도라면 윤 부회장이 지적하기 훨씬 전에 현장 임원들이 알아서 개선했어야 할 터이다. 지시를 받기 전에는 알아서 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례다."

신박사의 지적처럼 삼성이 앞으로 ‘지나친 통제로 억눌려 있는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북돋우는 문화를 마련하는데 실패한다면, 삼성의 미래 역시 밝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삼성의 대응은 여전히 낡은 틀을 벗지 못하고 있다. 우선, 삼성은 애플 제품들이 선풍적 인기를 끌자 외형 디자인 및 아이콘 배열방식부터 심지어 아이패트 스마트커버와 거의 비슷한 모습의 갤럭시탭용 스마트케이스까지 ‘베끼기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과 각국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데, 법적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느냐 여부와 상관없이 맹추격자 전략에서 나오는 전형적 대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대응으로는 당장 맞불은 놓을 수 있을지 몰라도, 선도적 기기 사용자들로부터 삼성의 이미지는 아류로 굳혀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이 같은 소송전을 진행하면서 애플과의 관계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애플이 최대 부품 공급업체인 삼성전자 대신 다른 제조사들을 물색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다음 칩 생산 업체를 대만의 TSMC로 옮기려 하고 메모리 또한 일본 도시바에 일부 주문량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이 차세대 전략사업을 개발하는 방식도 그렇다. 삼성그룹은 내부적으로 이재용 사장이 총괄하는 팀에서 이 같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새로운 개발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데 힘을 실어주는 방식은 좋다.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기업 내 문화생태계를 만들어 줄 때 창의성은 더욱 잘 발휘된다. 일부 유능한 인력을 배치해 아이디어를 짜내도록 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 혁신을 이루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돈을 대는 조그만 여러 개의 신사업팀들을 꾸려 자체적으로 벤처처럼 계속 혁신할 수 있는 구조가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또한 신박사가 인용된 기사에서 주장한 바 있듯이 관리직 코스와 달리 전문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 코스를 활성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이 같은 ‘맹추격 전략’의 문제점은 꼭 삼성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한국의 대다수 기업이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삼성의 기업 관리 및 운영방식을 모델로 삼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 혁신에 유리한 모델이 아니다. 더구나 재벌 3,4세로 넘어가면서 어려운 사업여건에서 한 걸음 더 내딛으려는 기업가정신은 말할 것도 없고, 계열사 품 안에서 안주하려는 자세로 이들 기업들의 앞날을 기약하기 어렵다. 그렇게 해서는 편안하게 푼돈은 벌지 모르지만, 한국의 주력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는 중국이나 대만의 업체들에게 밀려날지도 모른다.

‘맹추격 전략’은 국가 전략 측면에서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크게 보면 왜곡된 일본식 경제성장 모델(1960~1990중반) 에 더해 미국식 모델(1990중반 이후 현재)을 엉터리로 모방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해왔다. 모방하기는 했으되 일본이나 미국 모델의 장단점을 제대로 소화해 국내 현실에 맞게 정착시키지도 못했다. 오히려 이들 모델을 재벌대기업 등 기득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만 모방해온 경우가 적지 않다. 개발연대 시절의 노동 배제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외환위기 이후 재기기회(second chance)와 활발한 창업 생태계가 없는 상태에서 막무가내식 정리해고 등을 단행한 것 등이 대표적 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건전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채 반칙, 부패, 노동억압, 재벌독점, 토건경제, 극단적 빈부격차 등 수많은 문제들을 양산해왔다. 이 같은 문제들을 치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야권을 중심으로 (북)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구체적 현실을 고려치 않은 형식적 모방 전략으로 기울지 않을까 우려된다.

예를 들면, 증세 논의가 대표적이다. 만연한 부정부패 구조와 부동산과 주식 등에서 생겨나는 자본이득에 대한 빈약한 과세 등과 같은 현실의 조세재정구조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세재정전략을 마련하는 게 순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증세에 앞서 조세정의를 바로세우는 정세(正稅)와 과도한 토건사업과 재벌지원 등 잘못된 재정지출을 합리화하는 전세(轉稅)의 과제가 더 중요하고 우선적 과제다. 그런데 야권 일부에서는 북유럽의 복지국가 모델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며 국내의 조세 및 재정 현실이나 저출산고령화 등 향후 닥칠 사회경제적 도전 과제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복지국가처럼 세금을 걷고 쓰자는 식의 주장을 내놓는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북유럽 복지국가가 참고할 매우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현실 여건을 무시한 채 북유럽국가들이 하는 방식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한국이 복지국가가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한국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구가 못지 않게 지하경제 규모가 매우 크고 부패가 만연해 있으며 소득 파악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등에서 발생하는 자본 이득에 대한 소득 파악은 거의 안 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북유럽국가들 수준의 소득세를 걷자고 하면 그것은 크게 보면 ‘유리알 지갑’ 인생들의 세금 부담만 일방적으로 더 높아지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 또한 복지 전달체계나 공공사업입찰제도 등 재정이 지출되는 ‘수도관’을 고치지 않고 낡은 채로 그대로 두면 재정은 재정대로 탕진하면서도 국민의 삶의 질은 개선되지 않는다. 이런 낡은 수도관을 교체하거나 녹을 벗겨내는 작업들이 더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사실 한국의 사회경제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만병통치약과 같은 모델이나 정책은 없다. 더구나 과거처럼 다른 나라의 성장전략을 어설프게 베끼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북유럽국가들이든 다른 나라의 경험들은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선례로서 참고하면 될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해서 거기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초중등 과정의 교육을 칭찬하는 것은 미국 교육 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초중등 과정의 개혁을 위해 사용하는 사례일 뿐이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초중등 교육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부족한 것은 논외로 하자.) 이는 고등교육에서 압도적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자국의 초중등 교육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반대로 한국은 매우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초중등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적은 대체로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고등교육 과정의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교육개혁에서 대학교육의 전문성 및 경쟁력 강화 등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사실 사생결단식 입시경쟁과 과도한 사교육 등 초중등 교육과정의 문제점도 정작 경쟁무풍지대에 놓여 있는 대학서열체제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대학개혁이 교육개혁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교육개혁 한 가지를 보더라도 국내의 구체적 현실에 기반한 구체적 해법과 전략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에 성공했던 요인이 앞으로도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하다. 다시 교육문제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표준화된 대량생산 시대에 어느 정도 통했던 한국의 획일적 입시교육이 앞으로도 통할 것으로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미 우리가 느끼고 있듯이 한국의 교육제도는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이 중요한 시대에 결코 효과적인 방식이 아니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게 교육제도 또한 바꿔야 한다. 이처럼 새로운 시대 흐름에 발맞추는 한편 앞서 지적한 한국경제의 구체적 문제들을 해결할 정책과 제도들을 꾸준히 정착시켜 나갈 때 세계가 부러워할 수 있는 ‘한국식 모델’도 만들 수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정부와 재벌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습니다. 한국경제의 진실만을 정면으로 응시하겠습니다. 99% 1%에 속지 않도록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연구소에서 실시중인 <8.15 정보독립> 이벤트 많은 활용 바랍니다. http://t.co/eQs8luWt

by 선대인 2012. 8. 28. 09:03


삼성-애플 소송에서 삼성의 패소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삼성의 '맹추격자 (fast follower) 전략'이 초래한 결과물이다. 이 전략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애플의 혁신적 제품에 대한 과도한 모방 전략이 낳은 불상사인 셈이다.

올 초 출간한 <문제는 경제다>에서 삼성의 '베끼기 전략'으로는 당장 맞불은 놓을 수 있을지 몰라도 선도 기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삼성의 이미지가 아류로 굳혀질 수 있다는 등의 우려를 말했었다. 그 우려가 너무 일찍 현실로 나타난 것 같아 안타깝다.

삼성이 진정 세계 정상급 선도기업이 되려면 과거 같은 맹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회장님'의 지침에 따른 일사분란한 선단식 경영을 뒷받침하는 지금의 재벌 지배구조는 개혁해야 한다. 삼성 내부에서 혁신생태계가 살아 숨쉬게 해야 한다.

이번 소송전과 관련 '애플 꺾고 1위 오른 죄'(동아) 등으로 제목 뽑은 국내 언론들의 정보 왜곡 정말 정도가 심하다. 이건 팔이 안으로 굽는 게 아니라, 팔은 광고주 쪽으로 굽는다는 걸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dangun76 님이 올려준 오늘 아침 가판 신문들 1면들 확인해 보시길 http://twitter.com/dangun76/status/239883196706193408/photo/1)

이런 상황에서도 '소송 악재 삼성전자, 그래도 200만원 간다?‘라는 제목으로 노출된 다음 경제면의 머니투데이 기사. 이 정도면 애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view.html?cateid=100035&newsid=20120827095507648&p=moneytoday&t__nil_economy=downtxt&nil_id=6

참고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분석해 보니,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약 75.9% 올랐지만, 코스피 지수는 2.2% 올랐다. 삼성전자 제외하고 코스피 지수를 추정해보면 -6.0% 정도 나온다. 지난 한 해 동안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따른 주가지수 착시현상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궁금한 분들은 다음 <그림>을 참고해 보시길.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정부와 재벌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습니다. 한국경제의 진실만을 정면으로 응시하겠습니다. 99% 1%에 속지 않도록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연구소에서 실시중인 <8.15 정보독립> 이벤트 많은 활용 바랍니다. http://t.co/eQs8luWt 



 

by 선대인 2012. 8. 27. 11:11

연구소에서 부동산 거품이 빠르게 꺼지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을 종합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특집이슈보고서: 10년후 한국 부동산> 을 작성중입니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국 시군구별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가운데, 강남구와 노원구의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를 공개합니다. 이 추이를 보면 이미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실거래가를 살펴보는 것이 부동산시장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언론이나 정부당국이 주로 보도하거나 참고하는 국민은행과 부동산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는 모두 호가 위주의 지수여서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의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호가와 매매가격이 거의 일치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호가와 매매가격 간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합니다. 일례로, 2008년 말 금융위기 직후 경기지역 아파트가격은 불과 6개월 사이에 실거래가 기준으로 -14.9% 하락한 반면 같은 시기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아파트가격 지수는 -4%밖에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알다시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매물이 거의 호가 그대로 거래가 되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매도자가 원하는 호가대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잠재적 매수자가 기다리면 더욱 싼 가격에 집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가격을 많이 낮춘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성사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거래량도 줄게 되며,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는 급매물은 더 이상 급매물이 아닌 정상적인 매물의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점 참고하셔서 부동산 거래를 할 때 꼭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인이 큰 흐름을 보기에는 다소 불편하지만 국토해양부 실거래가를 확인하려면 다음 링크로 가시면 됩니다 http://rt.mltm.go.kr/
저희 연구소의 정남수 자산시장팀장이 해설하는 지역별 부동산시장 점검 보고서에서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도표를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정부와 재벌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습니다. 한국경제의 진실만을 정면으로 응시하겠습니다. 99% 1%에 속지 않도록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연구소에서 실시중인 <8.15 정보독립> 이벤트 많은 활용 바랍니다. http://t.co/eQs8luWt

by 선대인 2012. 8. 23. 12:47

지금 한국 경제의 밑바닥은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다. 자영업대란이다. 변변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 자영업을 시작했건만, 장사는커녕 빚더미에 오르는 경우가 헤아릴 수 없다. 거의 쑥대밭이 되고 있다. 이미 과포화 상태인 자영업 경기는 최악이다. 장사가 안 돼 문만 열고 있거나, 아예 장사를 포기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한다. 그런데도 거대한 자영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든다. 영화에서 괴수에 쫓겨 막다른 절벽에 이른 군중들 같기도 하다. 뒤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데, 퇴로가 막힌 군중들이 계속 밀어닥친다. 앞쪽에서 밀려드는 군중들의 미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절벽의 가장자리에 선 군중들은 버티다 못해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꼴이다.

지금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자영업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베이비부머들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선두세대가 50대 전반에 이르면서 대거 은퇴하고 있다. 이들 사정은 뻔하다. 기대 수명은 길어졌고, 자녀들은 대학생이어서 한창 학비가 들어갈 나이다. 그런데 어느날 꼬박꼬박 월급을 받던 직장에서 짐을 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아직 살아갈 날은 많고, 돈 들어갈 곳은 천지다. 그렇게 직장에서 짐 싸고 나온 50대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자영업이다. 이미 기존 자영업자들의 시체가 즐비한 곳으로 말이다. 높은 부동산 임대료와 골목상권까지 파고든 재벌유통업체들의 횡포로 이미 자영업 기반이 붕괴한데 이어 이명박정부 들어서는 인위적 저금리-고환율 정책으로 고물가로 자영업이 더욱 힘들어졌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런 추세는 향후 20~30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958~1971년 사이에 연간 100만 명씩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50대 은퇴기에 이르러 지속적으로 고용시장에 쏟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50대 연령대 인구가 2011년부터 700만 명을 넘어서 2023845.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40년에 가서야 다시 700만 명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베이비부머 쇼크가 고용시장에 밀어닥친 2011년 수준의 은퇴 인구가 약 30년간 지속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자영업 대란에 대비한 정책과 제도를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자영업 증가로 겉으로 나타나는 실업률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보며 고용대박이라고 떠들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서는 머지않은 시점에 50대 이후 노후세대들이 노후자금마저 바닥나 사회복지 서비스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른바 자영업 푸어가 되는 것이다.

주)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이 같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따른 자영업 및 서비스직 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대응과 정책 전환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거품을 빼서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 법적 성격이 명확하지 않은 권리금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 또한 재벌 독식구조를 없애 산업생태계를 살아나게 해 중소기업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비교적 내실 있는 안정적 일자리들이 생겨나 생계형 서비스업이나 이미 과포화 상태인 자영업으로 유입되는 은퇴자들을 흡수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SSM과 대형마트들의 입점 및 영업일 규제를 강화해 영세 서비스업과 자영업 기반이 붕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한편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과도한 인테리어 비용 및 가맹비 등을 줄일 수 있도록 규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부당한 본사의 요구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 행위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자영업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한국 사회의 신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정부 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정부와 재벌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겠습니다. 한국경제의 진실만을 정면으로 응시하겠습니다. 99% 1%에 속지 않도록정직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http://t.co/eQs8luWt

by 선대인 2012. 8. 21.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