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강연한 자리에서 대권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보도되는데, 기사에 첨부된 사진을 보니 강의실이군요. 케네디스쿨에서 학교 차원에서 외부 인사를 공식 초청하는 강연은 '포럼'이라는 공간에서 이뤄집니다. 반면 케네디스쿨은 하루에도 수십 건의 각종 특강과 세미나 등이 열립니다.

이번에 오시장이 강의실 강연을 마친 뒤 대권 출마를 시사한 것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기에는 매우 격이 떨어지는 자리입니다. 케네디스쿨의 공식 포럼도 아닌 강의실 강연을 한 뒤 대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참 씁쓸하네요. 대권 출마를 꼭 미국에 가서 해야 하는지, '하버드'라는 이름을 빌리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케네디스쿨의 강의실에서 강연을 한 뒤 대권을 시사하는 발언한 외국 인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참고로, 2007년 방문했던 박근혜 대표는 케네디스쿨 차원의 초청을 받아 '포럼'에서 강연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장 정도 되는 분이 강의실 강연을 하고 나서, 그것도 대권 시사 발언까지 하다니 서울시와 서울시장의 격을 스스로 너무 떨어뜨리는군요.

한편, 오시장이 대권 시사 명분으로 도시경쟁력 강화를 통한 '부국강병론'을 내세웠는데, 그 분이 부국강병을 할 만한 실력이 있는지 의문이네요. 그 분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했는지, 또 강화해갈지 비전과 전략 구체적으로 내놓은 게 있나요? 부국강병을 위해서는 양극화와 가계부채, 일자리 창출 등 한국 사회경제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할 역량을 보여야 하는데, 그의 측근들조차 경제가 가장 약하다고 하는 판에 부국강병을 내세우니 어지간히 내세울 게 없는 모양입니다

정치인이라면 대권 꿈꾸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이 나라의 당면한 문제와 시대정신을 읽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국 지자체 대부분이 하는 의무급식조차 거부하고 현 정부 들어 쌓아올린 막대한 공공부채 450조원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으면서 OECD국가 최하위인 공공사회복지 지출을 두고 '복지 포퓰리즘' 운운하며 권력투쟁의 도구로 삼는 사람이 우리가 바라는 지도자상은 아니지 않나요?

by 선대인 2011. 4. 21. 09:35

 기름값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현 정부의 물가관리 대책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관치 물가관리 대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지만, 어쨌든 기름값은 일반 시민들이 체감하는 대표적인 물가인데다 다른 모든 생산활동의 원가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정부가 기름값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실 국내 기름값이 비싼 이유는 과다한 정부 세금과 정유업계의 담합행위 등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선, 정유업계의 담합행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자. 한국의 석유산업은 한화에너지가 현대정유를 거쳐 SK에 인수됨에 따라 4사 체제로 돼 있다. 내수시장 점유율을 보면 SK에너지가 33% 이상을 유지하고 GS칼텍스가 30%, S-Oil과 현대오일뱅크가 10%대 전반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4사가 내수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업체별로 보면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대체로 수출과 내수 판매량 모두가 감소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판매량 감소 내지는 정체를 가격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통해 상쇄하고 매출과 이익을 늘려오고 있다. 특히 판매량이 많은 경유와 나프타 가격은 원유가격이 오를 때는 그보다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지만 반대로 원유가격이 내릴 때는 그보다 소폭으로 가격을 내려 이익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원유 가격이 오를 때와 내릴 때 인상폭과 하락폭이 다른 비대칭적 현상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유가는 전년대비 34.6% 올랐다. 그런데 석유업체들은 경유 내수 판매가격을 53.1%나 인상해 유가 상승률보다 18.5%나 더 올렸다. 벙커유 가격도 2008 51.1% 인상해 유가 상승률보다 16.5% 더 높았다. 한편 경유의 수출판매 가격 증가율은 2008년에 52.8%로 내수 판매가격 증가율과 비슷했다. 그러나 2008년 원달러 환율이 전년대비 18.9%나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33.9% 인상으로 국제유가상승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반대로 2009년에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유가가 36.7%나 급락했다. 이에 비해 경유 내수 판매가격은 25.4% 인하에 그쳤다. 11.3%나 덜 내린 것이다. 반면 경유 수출가격은 전년대비 33.5% 하락해 유가 하락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즉 지난 2008년의 고유가 시기를 전후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이상으로 기름값이 오르고 반대로 국제 유가가 하락한 만큼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2008 1%였던 수입관세가 2009 3%로 올라 리터당 11원 정도의 가격인상 효과를 냈고, 2008년에는 정부가 리터당 유류세를 82원 가량 인하해준 효과 등이 작용했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금 요인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2008년과 최근 상황을 비교해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를 넘었고 환율도 만수 경제팀의 인위적인 고환율 유도와 금융위기로 달러당 1,300원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대에 환율도 1,1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유가는 2008년을 능가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정유업체들의 원가 분식이나 담합 때문이 아니라면 납득하기 힘들다. 더구나 정유업계는 예전에는 원유를 도입할 때 직수입하지 않고 계열사인 해외지사 등을 통해 몇 단계를 거쳐 도입하며 마진을 털어내는 식으로 수입하는 물량이 적지 않았다. 현재도 그 같은 행태가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유류세 문제를 짚어보자. 기름값에 붙는 세금은 교통세와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으로 구성된다.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시민연합에 따르면 휘발유 리터당 가격을 1,800원으로 잡을 때 YF소나타를 30~65세까지 35년 동안 운전하는 사람이 쓰는 휘발유값은 모두 14,052만여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운전자가 이 기간 동안 휘발유 사용으로 내게 되는 세금은 약 7,393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왔을까. 기름값에 붙는 세금은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이다. 휘발유 리터당 소비자가격을 1,800원으로 잡으면 교통세로 529, 교육세로 79.35, 주행세로 137.54, 부가세 163.64원 등 모두 909.53원이 붙는다. 사실 기름값에는 원유수입 단계에서 수입부과금과 3%에 해당하는 관세도 붙어 있고, 세금은 아니지만 수수료도 붙는다. 자동차10년타기운동시민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렇게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947원으로 52.6%가 직간접 세금이라는 것이다.

 

기름값에 상당히 많은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가 세금을 인하할 필요성이 어느 정도 제기된다. 그러면 유류세 가운데 어떤 세금을 얼마나 인하할 수 있을까. 기름에 붙은 세금 가운데 교통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5.9%를 차지한다. 사실 교통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준말인데 그 동안 80%(2005년 이전에는 85%)의 교통세 세수를 교통시설특별회계 재원으로 배정해왔다. 교통시설특별회계의 전액은 도로, 항만, 철도, 항공 사업 등 사실상 토건사업에 투입돼왔다. 따라서 토건사업 부문에 충당하는 세금은 줄이되 에너지환경 부문에 투입되는 세금은 에너지환경세라는 이름으로 한시적으로 유지해 저소득층의 난방비 지원 등이나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대책 등에 투입한다고 해보자. 또 자동차의 과도한 운행을 억제한다는 명목의 주행세를 비롯해 교육세, 부가가치세도 일정하게 필요하거나 조세 기본구조상 불가피한 세금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교통세에서 에너지 및 환경과 관련한 명목으로 쓰이는 세금은 조금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사실 원유수입국인 한국의 에너지 다소비 행태를 고려하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차원에서도 유류세를 완전히 없앨 수 없다. 또한 정부도 기름값에 붙는 세금 비중이 OECD 평균 56%에 비해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조세 현실을 한 단계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국내 현실은 간접세 비중이 지나치게 높지만 그렇게 거둬진 세금으로 조성된 재정혜택은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오지 않고 있다. 더불어 자산경제 부문에 대한 취약한 과세와 소득 편차에 상관없이 대다수 가계들이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싼 기름값의 형태로 일반 시민들이 내는 세금 부담은 상당히 과중하다고 봐야 한다. 또한 교통세로 조성된 세금의 대부분이 불요불급한 토건사업 예산에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통세는 폐지하되 일부만을 에너지환경세로 남기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만약 교통세 세수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에너지환경세 부분만 남기고 폐지할 경우 370.3원의 세금이 인하된다. 또한 교통세의 15%에 해당하는 교육세율은 세율을 인상해 걷히는 세금 규모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부가가치세가 인하된 기름값에 비례해 33.7원 가량 줄어든다. 이에 따라 전체 기름값은 약 404원 정도 인하되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기름값을 내린다고 하더라도 정유사들의 담합구조를 깨지 못하면 세금인하 효과가 모두 소비자들에게 돌아오리라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는 정유업계의 담합 방지와 병행해서 이뤄져야 한다.

 

교통세와 관련해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은 교통시설특별회계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국내 토건예산이 비대하고 잘 줄어들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교통시설특별회계 때문이다. 2010년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한 본예산 255.3조원 가운데 특별회계 예산은 약 54조원 정도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가장 큰 것이 교통시설특별회계로 약 14.7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116,950억원을 교통세로 충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교통시설특별회계를 이용한 재정사업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토건사업이다. 2008년 교통시설특별회계 132,386억원 가운데 도로 건설예산이 69,756억원(52.7%), 철도예산이 22,536억원(17.0%), 항만 17,336억원(13.1%), 도시철도 13,675억원(10.3%), 광역교통 6,865억원(5.2%) 등의 순으로 쓰이고 있다. 이미 도로 건설예산은 전국 곳곳에 당초 통행량에 못 미치는 도로가 넘쳐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지나친 과잉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도로 건설을 자제하기로 발표한 것과는 맞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도로예산은 건설업계가 낮은 실행원가를 통해 폭리를 취하기 쉽고 정치인과 지자체가 생색내기 좋아 가장 많이 편성되고 있다. 이처럼 교통시설특별회계는 불요불급한 토건예산이 남발되는 제도적 장치가 되고 있다. 따라서 교통시설특별회계는 전면 폐지해 일반예산으로 편입하는 것이 옳다.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교특회계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건설업계와 국토해양부, 정치인, 언론 등 토건세력들의 저항으로 좌절됐다. 교특회계는 1994년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주요 재원으로 설치됐으며 이 세원의 80%가 매년 교특회계로 편입돼 왔다.  2005년 노무현정부 당시 정부지방혁신분권위원회 결정에 따라 교특회계를 폐지하고 일반회계에 편입해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나 2006년 말 정부와 여야가 초당적으로 합의해 2009년 말까지 일몰 시효가 연장됐다. 2009년 말에도 이명박정부는 또 한 차례 일몰 시한을 2012년까지 연장했다. 매번 건설업계와 건설업계 부설연구소인 대한건설산업연구원, 그리고 건설업계 광고에 목을 맨 언론이 펌프질하고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이를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것도 모자라 벌써부터 교특회계를 2020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2019년까지 41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예상되는 국가 기간도로망 구축을 완성하기 위해 교특회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당하기 짝이 없다.

 

<도표1> 주요 특별회계 현황

 

 

() 기획재정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사실 교특회계뿐만 아니라 16개에 이르는 다른 특별회계나 63개에 이르는 기금도 폐지하거나 규모를 크게 줄이는 등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노무현정부 당시 특별회계를 6개 줄였지만, 기금은 오히려 세 개나 늘어났다. 노무현정부는 당초 79개에 이르던 특별회계와 기금을 47개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특히 22개였던 특별회계는 6개만 남기고 10개는 폐지하고 나머지는 다른 특별회계나 기금과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과감한 개혁방안은 제대로 달성되지 못했다.

 

이는 정부 부처들의 개혁 저항과도 연관돼 있다. 특별회계들이 소관부처 관료들의 밥그릇 및 낙하산 인사와 연계된 사업 예산들인데다가 정치권의 감시와 통제가 느슨해 각 부처가 손쉽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특별회계와 기금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정부기구들이 있다 보니 이들 기구를 중심으로 반대 압력이 상당하게 작용한다. 물론 교특회계 사례처럼 건설업계 등 이해집단의 강력한 정치적 압력과 로비가 맞물려 있기도 하다.

 

이 같은 특별회계의 대부분은 각종 토건개발사업과 맞물려 있다. <도표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2010년 기타특별회계예산 46.1조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교통시설, 광역지역발전, 농어촌구조개선 등 3개 특별회계 모두 대부분 토건개발사업에 충당되는 특별회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혁신도시건설, 주한미군기지이전, 행정복합도시건설, 국방군사시설이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 특별회계 등도 모두 넓은 의미의 토건개발사업형 특별회계라고 할 수 있다. 이들 토건개발사업형 특별회계 총액은 36.7조원으로 기타 특별회계 예산 총액의 약 79.7%에 이르고 있다. 주한미군기지이전이나 행복도시건설, 국방군사시설이전 특별회계와 같이 필요성이 상당히 인정되는 사업을 제외해도 약 35.1조원에 이른다. 이들 토건개발형 특별회계들이 대부분 정부와 정치권의 선심성 지역개발사업이나 불요불급한 토건사업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 이런 특별회계는 폐지하거나 축소 통폐합할 필요가 있다. 이들 특별회계를 통해 쓰인 예산 가운데 약 15조원 가량은 줄일 수 있고, 또 줄여야 한다. 물론 비슷한 성격인 지자체의 특별회계 사업도 마찬가지로 폐지하거나 줄여야 한다.

 

사실 정부가 조세저항 없이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기름값에 부과하는 세율은 부동산 자산에 부과하는 세율의 수십 배에 해당한다. 이런 잘못된 과세 현실은 개선해야 한다. 또 세금을 핑계로 담합을 일삼는 정유업계의 행태 또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교통세를 재원으로 하여 불요불급한 토건사업을 과도하게 벌여온 교특회계 역시 하루빨리 폐지해야 한다. 교특회계의 일몰을 세 번이나 연장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이다.

 

 


 부동산거품이 꺼지지도 않았는데, 정부는 여전히 가진자들만 배 불리는 살림살이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4대강 지천사업, 취득세 감면 국고 지원 등을 내놓았습니다. 부자감세를 위해서는 87조원을 손쉽게 쓰고 수백조원의 공공부채를 늘린 뒤에 그렇게 생긴 세수부족 메운다며 유류세 인하 같은 일반 서민가계 지원하는데는 세금 쓰는데 너무나 인색합니다. 이제라도 나라 살림살이의 근본틀을 바꿔야 합니다. 이 땅의 조세정의를 바로세우고 탈토건 친생활 재정지출 구조개혁을 추구하는 세금혁명당을 시작했습니다. 세금을 바꾸면 나라가 바뀝니다. 많은 분들의 동참을 기대합니다.

 

세금혁명당 www.fb.com/taxre

by 선대인 2011. 4. 18. 09:11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 매매자들에게 깎아줄 것으로 예상되는 취득세 약 21000억원을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기로 했다고 한다. 지자체가 취득세 감면으로 못 받는 세금만큼 채권을 발행하면 이를 중앙 정부가 갚아주는 방식이라고 한다. 지난 ‘3.22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가 올 연말까지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 9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4%에서 2%로 감면해주는 방안에 대해 지자체들이 반발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지자체들로서는 지금도 지자체 재정난이 심각한 판에 지방세수의 약 30% 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하니 반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취득세 감면과 이에 대한 국고 지원 조치는 결국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어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계를 도와주겠다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조치다. 더구나 이미 87조원 규모의 ‘부자감세’와 4대강사업 등 무리한 토건부양책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의 공적 채무가 2009년 이후 410조원 이상 늘어난 상태다. 더구나 기획재정부 주장대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거래세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낮추는 게 기본원칙이라면 그 동안 정부가 주장해왔고, 대다수 선진국이 취하고 있듯이 상응해서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는 것도 기본원칙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종합부동산세는 거의 무용지물이 됐고, 국내 부동산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미국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다. 집 없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다주택 투기자와 건설업계를 지원해주는 대책일 뿐이다.

 

더구나 이 같은 정부의 취득세 감면 및 국고 지원 방안을 보면 현 정부가 얼마나 겉 다르고 속 다른지 명확히 드러난다. 현 정부는 지난달 31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조세정의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세청에서 열린 제2회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주재하며 "성실한 납세가 바로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자"라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조세정의의 핵심가치는 공정과세와 성실납세"라고 말했다.

 

현 정부가 그 동안 해온 것을 보면 처음부터 이 같은 발표나 말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려웠다. 이대통령은 수백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2000~2002년 동안 사실상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를 1,2만원만 냈던 분이다. 또 특검 수사결과 밝혀진 비자금만 45000억원이 드러난 이건희 회장을 초고속 사면해주기도 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현 정부의 상당수 각료나 낙마했지만 대통령이 장관 후보로 지명했던 사람들의 탈세나 재산과 소득 누락 의혹은 숱하게 드러난 바 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의 기조는 ‘부자감세, 서민증세’ 아니었던가. 현 정부 들어 국세 수입의 3대 축 가운데 법인세, 소득세수는 주는데 모든 국민이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내는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는 계속 증가했다. 부동산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는 무력화됐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실이 발표한 ‘지자체별 종부세 부과 주택 보고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종부세 무력화 이후 1가구1주택의 종부세 부담은 감세 전 종부세의 3~7%에 그친다. 공시지가 20억원짜리 주택 소유자는 참여정부 때 1210만원의 종부세를 내야 했지만 현재는 주택장기보유 및 고령자공제까지 받으면 739200원까지 급감한다. 그뿐인가. 다주택 투기자와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취득세와 양도세 등도 대폭 감면됐다. 이 때문에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세제 개편안'이라고 떠벌렸던 감세정책 이후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고소득층(소득 5분위)의 경상조세 부담은 확 준 반면 저소득층(소득 1,2분위)의 부담은 확연히 늘었다.

 

 <도표1>

㈜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직하고 성실한 납세자들만 ''이 되는 현실은 어떤가. 부동산, 주식에서 수천만원, 수억원 양도차익을 얻은 사람들도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한 푼 안 내는데 연봉 수천만원인 근로소득자는 연간 수백만원의 세금을 원천 징수당한다. 건강보험의 직장 가입자는 고소득자가 많지만, 지역가입자중 고소득자는 멸종위기종으로 보일 정도로 탈세가 만연해 있다. ‘함바집 비리’에서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엮여 나오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부패와 각종 비자금의 온상인 건설업계에서는 매년 10~20조원씩 비자금이 조성돼 수조원의 탈세가 횡행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회의 기득권 세력에게 철저히 유리한 과세 구조와 재정 지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결코 조세정의는 이뤄질 수 없다.

 

 한국은 과거 70년대에 구축된 조세체계를 근본적인 변화 없이 지금까지 땜질식 세목 변경으로 일관해왔다. 새로운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조세체계의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미 한국경제는 과거 자본집약적 성장의 생산경제에서 90년대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자산투기 중심의 자산경제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과거 생산경제 활동의 비중이 때에는 법인세나 소득세, 부가세 가계나 기업의 생산 활동에 대한 세금 비중이 수밖에 없었다.

 

재정부도 겉으로는 ‘선진 조세체계’를 구축한다고는 하고 있다. 하지만 고작 하는 것이 2008년말 종부세와 양도세, 상속세 등 대대적인 부동산 감세정책을 추진했다. 여기에서 한 술 더 떠 사실상 극소수 부자들만 내게 되는 상속세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을 버젓이 내놓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정상화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내놓았던 양도세 중과제를 보유세를 무력화하면서도 동시에 무력화했다. 한 마디로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생산경제 비중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언제까지 같은 체계를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다. 생산경제 중심의 70년대 조세체계로는 더 이상 재정건전화와 조세 형평성을 기할 수 없게 되었다. 조세체계 역시 자산경제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명박정부는 한국 경제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걸맞은 세입세출 구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인식 자체가 없다. 나라가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식세대가 죽든 살든 상관없이 자리에 앉아 있을 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기득권 챙기기에만 급급해 있는 것이다.

 

물론 자산경제로 이행해가고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법인세나 소득세를 깎을 수도 없다. 아래 <도표2>에서 이명박정부가 대규모로 감세를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한국은 거의 최저 수준으로 더 이상의 감세를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소득세의 경우 한국은 평균임금의 167%를 받는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이 OECD 국가가운데 두 번째로 낮고, 평균임금 소득자의 경우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도표2> OECD 국가별 소득세율 및 법인세율

 

 

() OECD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한국언론의 왜곡된 보도로 한국의 법인세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오히려 경제대국인 일본과 미국이 법인세율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한국보다 경제수준이 높은 대부분 국가들이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높다. 법인세가 높아서 한국 재벌대기업들의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거나 법인세를 낮춰야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은 현실의 경제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시대착오적 이념에 젖어 재벌기업과 부동산부자 등 기득권층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감세정책과 한국의 감세정책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은 성장잠재력 저하 등 경제활력을 잃고 있으며 고령화와 실업 증가등 재정소요가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세원을 어디에서든 확보하지 않으며 안 된다. 경제구조 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 부동산 등 자산과 자산의 시세차익 소득에 대한 과세 확대는 피해갈 수 없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의 보유세는 계속 높여갈 수밖에 없다. 양도세는 명목상 거래세이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부동산투기 시세차익에 대한 과세에 해당한다. 양도세 감면을 위해서는 투기적 시세차익에 대한 과세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자산 임대소득이 크게 늘게 될 텐데, 그에 따른 과세도 확대 보완해야 한다. 피땀 흘려 일하는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수백만, 수천만원의 세금을 부과하면서도 불로소득이나 마찬가지인 부동산 투기소득 및 임대소득에 대해 미미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정의 면에서도 맞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명박정부는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종부세를 무력화하고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양도세와 상속세를 크게 줄여 부동산 투기자들의 불로소득과 대물림까지 용인해주고 있다.

 

향후 급속한 고령화나 경제성장률 추이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재정악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런 가운데 이명박정부는 무리한 감세정책과 대규모 토건사업 남발로 국가 재정을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 나중에 벌어질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자식세대가 써야 할 몫까지 당겨와서 자신들의 쌈짓돈인양 부유층과 재벌기업 등에 마구잡이로 퍼주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부 감세정책의 문제점은 이미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부족한 세수를 보완한다는 명목으로 3년 연속으로 간접세 비중을 높이며 서민들 세 부담만 늘리고 있다. 이번 취득세 감면 조치처럼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정부가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부유층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사태가 계속된다면 이 땅의 정직하고 성실한 납세자들의 대규모 세금혁명은 불가피하다.

 

세금을 바꾸면 나라가 바뀝니다! 세금혁명당 바로가기 www.fb.com/taxre

 

by 선대인 2011. 4. 11. 10:56

 

저는 얼마 전 조세정의를 바로세우고 재정구조개혁을 추진하는 풀뿌리 시민들의 모임인 이른바 ‘세금혁명당’ 추진을 제안했습니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에 개설한 ‘세금혁명당’ 페이지의 가입자가 일주일 만에 3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류의 진지한 시도에 대해 일어나는 움직임으로는 매우 뜨거운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금혁명당 페이지에 남겨진 댓글들을 보면 조세 정의와 재정 구조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이 얼마나 간절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복지혜택을 받는 자들은 감사해 하라는 김황식 국무총리 같은 의식을 가진 자들이 사라지는 날까지”

“탈세한 자가 국세청장이 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되겠죠.”

“세금, 내가 내는데 생색은 왜 니들이 내냐?”

“난 너희가 내 돈으로 지난 국회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바로 그 국민이 세금을 낸다. 세금은 주권이다.”

“우리가 지켜본다. 똑바로 써라”

“울 신랑 봄볕에 새까맣게 타가며 번 돈 세금으로 내서 힘든 우리 이웃,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꼭 쓰여졌으면...”


세금혁명당의 온라인 출범(?)에 발맞추듯 (농담입니다. 그럴 리 없다는 건 저도 잘 압니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조세정의 실천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이 방안에 대한 구체적 논평은 오늘 쓰는 글의 주제가 아니라 생략하니 양해를 바랍니다. 제가 이 글에서 묻고 싶은 것은 현 정부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세청에서 열린 제2회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주재하며 "성실한 납세가 바로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자"라고 말했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조세정의의 핵심가치는 공정과세와 성실납세"라고 말했습니다.


말은 좋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그동안 해온 것을 보면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이대통령은 수백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2000~2002년 동안 사실상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를 1,2만원만 냈던 분입니다. 또 특검 수사결과 밝혀진 비자금만 4조5000억원이 드러난 이건희 회장을 초고속 사면해주기도 했습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현 정부의 상당수 각료나 낙마했지만 대통령이 장관 후보로 지명했던 사람들의 탈세나 재산과 소득 누락 의혹은 숱하게 드러난 바 있습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의 기조는 ‘부자감세, 서민증세’ 아니었습니까. 현 정부 들어 국세 수입의 3대 축 가운데 법인세, 소득세수는 주는데 모든 국민이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내는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는 계속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는 무력화됐고, 다주택 투기자와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취득세와 양도세 등도 대폭 감면됐습니다. 이 때문에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세제 개편안'이라고 떠벌렸던 감세정책 이후 고소득층의 경상조세 부담은 확 준 반면 저소득층의 부담은 확연히 늘었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납세자들만 '봉'이 되는 현실은 어떻습니까. 부동산, 주식에서 수천만원, 수억원 양도차익을 얻은 사람들도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한 푼 안 내는데 연봉 수천만원인 근로소득자는 연간 수백만원의 세금을 원천 징수당합니다. 건강보험의 직장 가입자는 고소득자가 많지만, 지역가입자중 고소득자는 멸종위기종으로 보일 정도로 탈세가 만연해 있습니다. ‘함바집 비리’에서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엮여 나오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부패와 각종 비자금의 온상인 건설업계에서는 매년 10조~20조원씩 비자금이 조성돼 수조원의 탈세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적 현실을 고치지 않고서,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위정자들의 개인적, 정책적 과오에 대한 통절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결코 조세정의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금혁명당 페이지에서 이런 냉소적 반응이 나오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xx 회장님이 '정직'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시자 (이 대통령이) 경쟁의식이 발동하시사 '애국'을 새롭게 정의하시나 보네요.”


하지만 우리가 냉소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세금혁명당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 책 <프리라이더>를 읽고 나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알고서 열 받는다, 화 난다고 하신 분들 많았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지금의 정부와 정치권을 볼 때 이걸 바꿀 수 있겠느냐, 답답하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프리라이더 2권격인 <세금혁명>을 쓰면서 어떤 식으로든 실낱같은 희망의 계기라도 제공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세금혁명> 원고에 최대한 '희망'이라는 당의정을 바르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세금혁명> 마지막 부분에서 일반 납세자 행동수칙 10계명을 쓰면서 ‘모임 만들어 조세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신뢰할 만한 대중적 모임 만드는 게 쉽지 않겠다, 그리고 정작 스스로가 나서고 있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작해서라도 풀뿌리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그래서 시민들이 무기력감을 떨칠 수 있는 운동을 펼쳐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고민의 산물이 바로 세금혁명당입니다. 물론 이렇게 해봐야 큰 변화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법입니다. 하루에 3시간씩 걸으면 7년 후에는 지구를 한 바퀴 돌 수도 있다고 합니다(사무엘 존슨). 홍세화 선생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늘의 불성실의 핑계가 되지 않도록 하라"


저는 그 마음으로 꾸준히 가겠습니다. 이미 세금혁명당 준비위 모임을 매우 열띤 분위기 속에 지난주에 가졌고, 한두 달 안에 정식 발족식도 할 예정입니다. 이미 세금혁명당 페이지에서는 www.fb.com/taxre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감동이 밀려옵니다. 세금혁명당에는 감동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습니다. 이미 세금혁명당의 슬로건과 캐릭터, 자동차와 자전거용 스티커를 만드는 작업도 많은 분들의 재능 기부와 여론 수렴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소셜 이노베이션, 오픈 이노베이션입니다. 이처럼 많은 분들께서 열정을 보여주시는 이 모임이 건실하게 지속돼 큰 성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힘 보태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세금혁명의 서문에 쓴 글의 일부로 이 글의 맺음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저는 호소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재정 구조개혁을 위한 한 그루 나무를 각자의 생활 영역 속에서 심어 가자고. 저는 지금 우리의 결의와 행동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처럼 반칙의 제왕들인 특권층 프리 라이더들이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데 세금을 쓰도록 놔둘 것이냐, 아니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희망찬 미래를 만드는 데 쓸 것이냐 결정할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세금혁명당 페이지 www.fb.com/taxre

세금혁명당 소개 기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71863.html



by 선대인 2011. 4. 10. 09:31


현 정부 출범 후 3년간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주요 경제국 중 한국의 환율상승률(통화가치 하락률)과 물가상승률이 모두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왜 이런 상황이 빚어지고 있을까.

‘기획재정부 남대문 출장소’로 전락한 한은이 2010년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 압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꺼리는 것은 GDP성장률로 드러나는 외형적 경제성장률에 대한 집착증과 부동산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급격히 증가한 정부 채무에 대한 이자 부담도 적잖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정부 공식 채무만 100조원 이상 증가했고, 공적 부문 전체로는 450조원 가량 증가했다. 당연히 기준금리 인상은 폭증한 국가채무와 공기업들의 각종 이자부담 증가로 반영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공채 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하게 될 경우 국공채 이자와 금융 부채 이자 부담이 2008년 이전에 비해 1년에 4.5조원이나 증가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일본처럼 매년 일반회계 예산의 약 4분의 1 가량을 국채 이자로 지출하게 되는 상황을 먼 나라 얘기로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최대한 기준금리를 낮춰 국공채 금리를 낮춰 이자부담을 줄이려는 유인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버블 붕괴후 10여 년 간 사실상 제로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국채 이자 부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남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점도 정부로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감안하여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2010년 하반기 이후 고물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도 현 정부는 5% 성장 목표를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3% 물가’를 립서비스처럼 달고 있지만, 저금리-고물가-고환율 기조를 가능한 한 유지하겠다는 속내가 뻔히 보인다. 

그런데 이 같은 ‘3단 콤보’ 기조는 매우 심각한 경제 형평성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현실의 시장 리스크 수준을 반영하지 않는 인위적인 저금리 기조를 생각해보자. 저금리의 장기화는 성실한 예금생활자에게 세금을 물려 빚을 지고 투기에 가담했던 가계나 민간기업, 그리고 2009년 이후 약 410조원의 부채를 끌어 쓴 정부공공부문에 보조금을 주는 셈이다. 따라서 이를 일반 가계 입장에서는 ‘저금리 세금’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고물가 상황은 어떤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경기 부양 명목의 유동성 증가와 저금리의 지속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로서는 물가 상승을 방조하려는 유혹에 강하게 노출돼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는 정부 공공부문 부채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가계 입장에서는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정반대 효과가 발생한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일반 가계의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효과를 내는 셈인데, 이를 인플레이션 조세라고 한다. 이를 ‘고물가 세금’이라고 바꿔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환율효과 또한 대다수 국민에게는 세금을 부과하는 효과를 낸다. 2009년 경제위기 이후 경제성장의 상당부분은 급격한 수출 성장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이 급성장한 결정적 요인 중 하나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덕분이 크다. 실제로 2010년 수출 대기업들이 올린 사상 최대 실적의 상당부분은 환율효과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입업자나 외국 원자재를 쓰는 중소 납품업체는 정반대로 경제위기 전보다 훨씬 더 비싼 원화 가격으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한다. 이것이 수입 인플레이션의 형태로 소비자물가에도 전가되므로 소비자들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물가 부담을 져야 한다. 국민들의 대외 구매력도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보면 인위적인 고환율 유도 정책은 일반 가계와 수입업자 등에 세금을 부과하고 수출대기업에 막대한 수출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꼴이다. 이를 ‘고환율 세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저금리-고물가-고환율 조합을 상당히 의도적으로 오래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고물가와 양극화를 초래하는 등 경제의 질적 측면을 희생해 경제의 외형만 키우는 꼴이다. 또 부동산 거품을 부양하며 일반 가계와 성실한 근로소득자에 불이익을 주는 반면 재벌대기업과 부동산 투기 가계에 보상하는 구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단순화하자면 없는 사람들에게 뜯어서 있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규모의 소득을 재분배해주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 같은 ‘세금 아닌 세금’들은 국민 동의 없이 막대한 소득을 없는 자들로부터 가진자들에게 이전한다는 점에서 매우 악성 세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1%에 이르는데도 일반 가계의 체감경기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 정부는 이런 기조가 경기회복의 지속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속도나 유동성 증가 추세에 비해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 부동산 거품을 거의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다른 국가들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 경제위기 이후 대달러 환율이 강세를 띤 대부분 국가들에 비해 한국 원화만 유독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한국경제는 긴박한 경제위기 국면을 벗어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일반가계의 부를 가진자들에게 퍼줄 것인가. 한국에 정말 ‘망국적 복지’가 있다면 이처럼 각종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통한 가진자들에 대한 퍼주기 복지일 것이다.

이 같은 우회적인 세금을 통한 소득 재분배 효과가 얼마나 큰지 저금리 정책의 효과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주지하는 바와 같이 2008년 후반에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한국은행은 5.5%이던 기준금리를 2.0%로 인하해 경기를 부양해왔다. 이어 2010년 하반기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2011년 2월 현재 2.75%까지 기준금리가 상승했으나 여전히 역대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인 것은 물론이다.

2008년 말 이후 저금리정책이 일반 가계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언론에서는 주택담보대출자 등 주로 부채를 진 가계의 이자 부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은행에 여유자금을 저축하고 있는 가계들도 많다. 물론 현실에서는 양쪽의 비중이 다를 뿐 금융자산과 부채를 함께 가진 가계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설명의 편의상 부채 가계와 예금 가계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 기준금리가 2%를 유지하고 있을 때 그 효과를 따져보았다. 

우선, 은행에 빚을 진 가계는 연환산 12.2조원 가량의 금리인하(보조금) 혜택을 받은 것으로 추산됐다. 마찬가지로 2008년 말의 가계 저축성예금을 기준으로 저금리 정책의 기회손실을 계산해보면, 은행에 예금을 한 가계는 저금리 정책으로 연환산 10.5조원 가량의 이자 손실을 본 셈이 된다. 이러한 기회이득 또는 기회손실은 저금리 정책이 길어질수록 확대되게 된다.

결국 정부 정책실패나 금융기관의 무모한 경영으로 인한 잘못을 저금리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예금자인 가계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성실하게 일해 번 소득을 저축해온 가계를 희생양으로 하여 빚을 내 부동산투기에 가담한 가계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주고 있다. 경제적 형평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이 같은 퍼주기를 언제까지 더 지속해야 하는가.

 

 

세금혁명당 페이지 www.fb.com/taxre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1. 4. 6. 07:54

왜 세금혁명당 추진하게 됐느냐 묻는 분들 계십니다. 제 책 <프리라이더> 읽고 나서 현실 알고서 열받는다, 화난다 라고 하신 분들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정부 정치권 볼 때 이걸 바꿀 수 있겠느냐, 답답하다라고 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프리라이더 2권인 <세금혁명> 쓰면서 어떤 식으로든 실낱 같은 희망의 계기라도 제공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세금혁명> 원고에 최대한 '희망'이라는 당의정을 바르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세금혁명> 마지막 부분에서 일반 납세자 행동수칙 10계명 쓰면서 모임 만들어 조세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신뢰할 만한 대중적 모임 만드는 게 쉽지 않겠다, 그리고 정작 스스로가 나서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작해서라도 풀뿌리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그래서 무기력감을 떨칠 수 있는 운동을 펼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고민의 산물이 바로 세금혁명당입니다. 여기에 많은 분들이 세금혁명당에 참여하셔서 함께 납세자 권리를 되찾아 주십시오.

 

세금혁명당 페이지 www. fb.com/taxre  개설 일주일만에 2400분이 가입하고 수많은 글 남겨주실 정도로 뜨거운 반응 보여주셨습니다. 이처럼 많은 분들께서 열정을 보여주시는 이 모임이 건실하게 지속돼 큰 성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세금혁명당 준비위 모임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모임도 본격적인 시동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힘 보태주시고 격혀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by 선대인 2011. 4. 6. 07:39

 

<납세자 행동수칙 10>


근본적인 조세재정구조개혁을 정부와 정치권에만 맡겨놓을 수는 없다. 조세재정 구조개혁을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어떤 게 있을까.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일들 10가지를 정리해보았다. 물론 한 개인이 이렇게 한다고 해서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위대한 변화도 결국에는 먼저 각성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을 잊지 말자. 각자가 자신의 생활 영역에서 ‘변화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된다면 또 다른 세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1. 시민단체를 후원하라

일상적 직업을 가진 각 개인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세금 문제를 고민하고 예산 쓰임새를 감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를 직업적으로 하는 시민단체들이 있다. 경실련은 공공토건사업의 예산 낭비 구조를 폭로하고 제도적 개선책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는 단체다. 참여연대는 조세개혁센터를 두고 조세정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좋은예산센터와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중앙과 지방의 불합리한 예산낭비 사례와 정책들을 모니터하고 있다. 2011년 초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 반대운동’을 펼쳐 주목받은 한국납세자연맹은 구조적 조세재정 문제보다는 미시적인 대응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살펴볼만 하다. 직접 조세재정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면 이들 단체들을 후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에서도 유사한 활동을 하는 단체들을 찾아보라.


2. 토건족 정치인들에게 ‘노’라고 말하라

한국 사회에서 토건패러다임에 관한 한 단 한 번도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토건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할 때다. 유권자로서 현명한 선택을 통해 이를 앞당겨야 한다. 민생 중심 예산을 편성하는 드라마 ‘시티홀’의 신미래 같은 사람에게 ‘예스’를, 각종 번지르르한 개발공약을 내세우는 토건족 정치인들에게 ‘노’를 분명히 투표로 말하라.


3. 지자체 예산 들여다보고 문제를 제기하라

 국내 대다수 지자체는 여전히 관 주도로 예산을 짜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장이나 시군구 의회 의원, 관련 공무원이나 주변 토호세력들의 입김이 반영된 문제 예산들이 넘쳐난다. 자신이 사는 지역의 예산내역을 시나 시의회 등에서 구해 살펴보고 낭비성 예산들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직접 담당 공무원에게 항의할 수도 있고,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민원을 제기하거나 지역 정치인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도 있다. 또한 지역 시민단체나 언론에 제보할 수도 있다. 또 관련 정부 부처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4. 필요하다면 모임을 조직하라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지역의 경우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단체나 언론이 없거나 취약한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자신들이 나서서 조그만 모임이라도 시작해보자. 아무래도 여럿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5. 지자체장과 정치인들에게 항의 메일 보내기

우리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다고 느낄 경우 지자체장이나 정치인들에게 항의하거나 시정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보자. 한 개인보다는 모임을 만들어 단체 명의로 메일을 보내면 더욱 효과적이다. 지자체장이나 정치인들이 뚜렷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익집단들에 휘둘리는 것도 바로 다수의 표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6. 전시성 행사의 유치 또는 추진을 반대하라

각종 전시성 행사나 개발사업들을 유치 또는 추진하는 것을 반대하라. 물론 지역에 꼭 필욯나 경우라면 다르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들 가운데는 예산만 낭비하는 소모적 행사들이 적지 않다. 그런 행사들에 대해서는 서명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반면 지역 살림살이에 비해 도가 넘는 호화청사나 종합운동장을 짓는 대신 도서관이나 소규모 공원, 공공 놀이터 확충과 각종 시민들을 위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들을 요구해야 한다.

 

7. 인터넷에 관련 글과 정보 올려라

정부의 각종 언론 통제에도 불구하고 이제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활성화로 한 개인일지라도 다른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얼마든지 전파할 수 있다. 세금 납부의 형평성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예산 낭비 실태를 중심으로 관련 정보를 소개하거나 관련 기사들을 소개해보자. 트위터에서는 #세금혁명_ 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조세재정문제에 대해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8. 최대한 현금 사용을 피하라

미국에서는 현금으로 지불하면 깎아준다고 해도 가능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해 지불하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물건 값을 깎아주는 조건으로 현금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일부 사람들의 경우 영세 자영업자들을 도와준다며 일부러 현금으로 계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간접적으로 탈세행위를 돕는 것일 수도 있다. 영세자영업자들을 돕는 방식은 다른 정당한 방식을 통해 해야지 굳이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9. 관행으로 포장된 탈세를 피하라

주택 거래를 한다거나 할 때 다운계약서나 업계약서를 쓰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 ‘관행’이라고 표현하지만 명백한 탈세 행위다. 이를 범죄로 인식하고 강력히 처벌하는 제도와 분위기가 정착되지 않다 보니 그냥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넘어갈 뿐이다. 특히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어차피 양도소득세를 물지 않는데도 거래 상대방 등의 요구로 이에 응하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물론 쉽지 않지만, 가능하면 관행이라는 이름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를 권한다.


10.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을 읽고 토론하라

실천하려면 먼저 문제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이 같은 문제점을 잘 알려주는 정보를 접하고 주위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도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정확히 그런 목적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책과 더불어 권하고 싶은 책은 ‘또 파? 눈먼 돈, 대한민국 예산’(정광모 지음, 시대의 창)이라는 책이다. 국회 보좌관 출신의 지은이가 여러 자료를 통해 예산 낭비 실태와 메커니즘을 잘 정리하고 있다.

 

by 선대인 2011. 4. 5. 21:00

 

http://bit.ly/g9fG2s  청년 실업·고액 등록금…‘상아탑의 봄’ 저항·연대 바람. 오늘자 한겨레신문 1면 소식이다. 대학 등록금 문제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결국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정치권이든 어디에서든 관심을 쏟을 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서 실상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의 대학생들은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생각하면 대학 등록금 인상 폭을 줄이는 선에서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 한국사회는 조금 더 과감한 변화를 주장할 때가 됐다. 우리가 4대강 사업과 같은 엉뚱한 사업에 돈 쓰지 않고 제대로 조세 재정 구조개혁을 하면 고교까지 의무교육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공립대의 대학 등록금을 무상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학 등록금을 무상으로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학벌구조 타파와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해 보도록 하자.

 

역대 정부는 대학교육의 근본적 개혁은 제쳐두고 시시때때로 대학 입시제도 개편에만 치중해 왔다. 하지만 국내 교육개혁의 출발점이자 핵심은 바로 대학교육 개혁이다. 국내 교육의 핵심적 문제는 국내 대학들이 학벌서열 구조 속에서 ‘경쟁의 무풍지대’에 안주하면서도 학생들에게는 입시 점수 위주의 줄세우기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 일부 대학들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학벌서열 구조 속에 안주하고 있어 국내 대학의 국제 경쟁력은 상당히 처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학생들의 적성이나 관심과는 상관없이 이른바 명문대학이나 한의치대와 같은 일부 인기 학과 진학이 한국 교육의 최대 목적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앞서 설명했듯이 명문대 입시 진학 게임에 참여한 학부모들의 소모적인 돈 지르기 경쟁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소년의 창의성을 억압하고 인성과 사회성 함양을 뒷전으로 미뤘지만 정작 전문역량을 배양하고 학문적 성취를 이뤄야 할 대학의 전반적 수준은 뒤떨어진 상태다. 한마디로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극도의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같은 학벌구조는 수도권과 지방간 양극화와 불균형 발전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매년 수도권에 유입되는 인구의 60% 이상을 대학 진학과 취업을 앞둔 20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명문대들이 모두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빚어지는 현상이다. 대학 진학 때 서울로 유학온 뒤 졸업 후 수도권에 일자리를 잡아 눌러앉는 패턴이 수십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는 젊은이들이 씨가 마르고 수도권은 점점 과밀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의 경우 만성적인 주거난과 집값 상승, 교통 혼잡, 환경 오염 등으로 매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반면 지방의 경우 젊은 인재가 부족해지고 인구도 줄어 이른바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각종 수도권 개발규제를 푸는 등 수도권 집중을 부추기는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으니 아예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 노무현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국토균형발전 대책을 추진했으나 기업도시나 혁신도시 이전, 각종 경제자유구역 지정, 행정복합도시 및 공기업 이전 등 토건 개발형 지역 균형발전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았다. 이는 지식정보화 시대의 지역간 균형발전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체계적인 비전과 전략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그 결과 좋은 취지로 추진했던 정책들이 겉으로 내세웠던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각종 명목의 아파트단지 개발사업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결과 노무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은 가뜩이나 부동산 거품을 더욱 부풀리고 전국 각지에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 단지들을 양산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이 소진됐음은 물론이다.

 

이런 문제의 연쇄구조 속에서 세계 최고의 대학 등록금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한편 학벌구조 타파와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지역간 균형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일석삼조의 효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왜곡된 고등교육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국공립대학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사립대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국공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은 열악하다 보니 ‘등록금 장사’ 등을 통해 배를 불리는 사립대와 경쟁하기 위해 국공립대들도 등록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연고대를 비롯한 주요 사립대들은 ‘학벌 신화’를 확대 재생산하며 사실상의 서열 담합구조 속에서 등록금 장사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사립대를 중심으로 매년 치솟는 대학 등록금을 잡기 위해서도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국공립대학을 중심으로 현재의 GDP대비 0.7% 수준에서 OECD 평균인 1.3%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사실 갈수록 고착화되는 학벌 구조 및 수도권의 경제력집중 현상과 맞물려 지방의 대표적 국공립대학들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지방 국립대의 경쟁력이 처진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지방 국공립대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수도권 사립대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따라서 현재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되 그 재원의 대부분을 지방 국공립대로 집중해야 한다. 정부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지방 국공립대의 등록금을 수도권 사립대의 1/3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는 한편 양질의 교원 확충 등을 통해 교육 서비스의 질을 점차로 높여 간다고 해보자. 비용(등록금) 대비 편익(교육 서비스의 질) 측면에서 국공립대가 좋아진다면 점진적으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국공립대로 몰릴 수밖에 없고, 사립대의 위상은 점차로 약해질 것이다. 당장 1,2년 안에는 어렵겠지만 5~10년 가량 이런 식으로 지속하면 대학서열 구조와 경쟁 풍토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립대 또한 국공립대와 경쟁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등록금을 올리는 일은 점차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즉, 국공립 인프라 확충 및 질적 개선이라는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국공립대가 일정하게 ‘가격(등록금) 안정화장치(price stabilizer)’로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정부가 사립대 등록금 상한제를 실시함으로써 사립대 일부에서 제기하는 위헌 소송 운운하는 논란에도 휩싸일 필요가 없다.

 

더구나 지방 국공립대의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수도권으로 몰리던 지역의 젊은이들이 지방에 남게 돼 지역의 상대적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도 지방의 대도시에서조차 필요 최소한의 인재가 부족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식정보화 시대, 창의경제 시대에는 지역발전 과정에서 우수한 인재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수도권으로 몰리던 지역의 젊은이들이 대학 졸업 후 해당 지역에 남아 산학연 협력을 토대로 한 지식 벤처를 활발히 창업할 수 있다. 국내 젊은이들의 뛰어난 두뇌와 역량을 생각할 때 여건만 갖춰진다면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만들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물론 정부가 이 같은 지식산업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활발한 벤처 창업활동을 지원하는 구조를 갖춰고 지원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젊은 인재들을 받아줄 충분한 일자리가 부족하고, 지방은 두뇌 유출과 인구 감소로 산업기반이 무너지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지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배출돼 정착하기 시작하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활용하기 위해 상당수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과 물가가 비싼 보스턴으로 미국 국내외 유수의 첨단기업들이 모여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도 바로 우수한 인재가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처럼 각종 개발사업마다 예산을 포함해 수천억, 수조원의 공공 재원을 쓰지 않고도 활발한 지식산업생태계를 조성해 얼마든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은 학벌의 벽을 무너뜨릴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학벌구조’의 정점인 서울대라는 이름 대신 예를 들어, ‘한국 1대학’ ‘한국 2대학’ ‘한국 3대학’ 식으로 국공립대의 명칭과 학제를 전반적으로 통합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교수들의 순환 근무 등을 활성화한다면 학벌구조의 폐해를 희석화하는 한편 지방 국공립대학에 대한 사회적 선호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 같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일본의 경우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국공립대학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다른 나라와 달리 사립대의 비중이 그나마 한국과 유사한 일본의 경우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한 국공립대학 인프라를 갖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도쿄대뿐만 아니라 교토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히토쯔바시대, 도쿄공대, 도호쿠대, 규슈대 등이 모두 국공립대학으로 일본의 대표적 사립대인 와세다대학이나 게이오대학보다 더 높거나 엇비슷한 대학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학 가운데 교토대, 오사카대, 나고야대, 도호쿠대, 규슈대, 홋카이도대는 모두 일본의 대표적 지역 대학으로서 지역 발전에 필요한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다.

 

미국 또한 한국에는 아이비리그로 알려진 명문 사립대학들이 매우 높은 학문적 성과를 자랑하지만, 전체 대학의 67% 가량이 주립대학 등 국공립 형태로 운영되며 대학 등록금도 평균적으로 사립대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주별로 편차는 있지만 각 주의 대표적 주립 대학들의 학문 및 교육 서비스 수준도 매우 높아 지역의 우수 인재들을 유치하고 있다. 예를 들어, UC버클리나 UCLA 등으로 대표되는 캘리포니아주립대학들이나 텍사스주립대의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이비리그에 진학할 실력을 갖춘 상당수 젊은이들이 각 주의 대표적인 주립대에 진학해 졸업 후 지역의 기업들이나 정부 등에 취직하고 있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미국에서도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적어도 한국의 수도권이 젊은 인재들을 싹쓸이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이렇게 국공립 대학의 등록금을 낮추고 교육서비스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사전에 또는 병행해서 실행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교 졸업자에 대한 다양한 진로기회 제공 및 대학의 구조조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1980년 22.6%에서 2008년에는 83.8%로, 전체 학령인구 가운데 대학 재학 비율을 나타내는 취학률은 같은 기간 11.2%에서 70.5%로 급상승했다. 이는 재적생 기준으로 전문대 학생 수가 같은 기간 16.5만명에서 77.2만명으로, 대학생 수가 41.2만명에서 212.9만명으로 급증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대학 진학률의 가파른 상승 및 학생 수의 급증 현상과 함께 정부의 대학 설립 자율화 바람에 편승해 대학 수도 같은 기간 96개교에서 197개교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전문대 수도 같은 기간 128개교에서 147개교로 늘어났다.

 

이처럼 대학 진학률이 가파르게 상승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은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않을 경우 취업과 소득 면에서 받게 되는 불이익이 커지는데다 독일이나 핀란드, 스위스 등에서 활성화된 산업과 연계된 고교 수준의 직업교육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탓도 크다. 따라서 고교 수준에서 전문직업교육을 활성화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괜찮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 문제는 교육정책상의 개선 방안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이 채용 기준을 현실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기업들이 무턱대고 업무 성격이나 난이도에 관계없이 대졸자만을 채용할 것이 아니라 학력에 상관없이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력을 채용하는 식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

 

한편 1999년 이후 국내 대학의 재학률(=재학생수를 전체 재적학생 수로 나눈 비율)은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문대의 경우에도 2000년대 초 재학률이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듯했으나 2007년 이후로는 다시 떨어지고 있다. 대학 재학률이 공장의 가동률에 비견할 수 있다고 볼 때 대학의 구조조정 압력이 계속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미 대학 진학자 수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가파르게 줄어들게 돼 있다. 이미 부실한 상당수 사립대들이 전국 곳곳에 난립해 있어 대학의 구조조정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봐야 한다. 실제로 이 같은 구조조정 압력에 따라 대학 수는 이미 2005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국공립대의 경우 통폐합을 추진하고 학사운영이 부실하거나 비리가 만연한 사학들의 경우 구조조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이렇게 고교 졸업자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사회적 수요 이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를 줄이는 한편 사립대를 중심으로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을 거친 뒤 국공립 대학들을 중심으로 재정 지원을 대폭 확대하면 고등교육 재원의 효율성 또한 크게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이 같은 방향으로 대학 등록금을 국가 재정에서 지원하는데 얼마나 필요할까. 계산의 편의상 국공립대 대학 재학생 한 명당 1년에 약 600만원 정도 든다고 가정하자. 대학별로, 단과대별로 등록금 수준에서 일정한 편차가 있지만 현행 국립대 등록금 평균 수준을 적용한 금액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현재 26개 국공립 대학에 재학중인 대학생 수는 약 26만명이다. 만약 이들 국공립 대학 재학생 모두의 등록금을 무상으로 해준다고 하면 1년에 필요한 예산은 1조 5,600억원 정도다. 2011년 정부 예산 규모 309조원의 약 0.5%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는 조세 및 재정구조 개혁을 통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현 정부는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4대강 사업에만 22조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이는 국공립대 등록금을 14년간 무상으로 해줄 수 있는 금액이다. 국민들에게 국공립대학 등록금 무상 정책과 4대강 사업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국공립대학 등록금 무상을 선택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등학교 등록금을 무상으로 한다면 얼마나 많은 재원이 필요할까. 공립고등학교의 경우 등록금이 연간 190만원 전후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2010년 현재 공사립 고등학생 수가 200만명이 채 안되므로 고등학교 등록금을 무상으로 하는 데는 대략 3.8조원이면 된다. 이는 예산 대비 1.23%에 해당한다.

 

2002년부터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이미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등록금을 무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매년 약 5.36조원 정도면 가능하다. 물론 현재 의무교육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초중학교에서도 학교운영지원비나 추가 교재비 등을 학부모가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비용까지 정부 재정에서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5.5조원 정도면 현행 국공립 인프라 수준에서는 대학교까지 전면 의무교육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 예산 대비 1.78%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의무교육의 범위를 유치원까지 확대할 경우, 유치원 원아수 약 54만 명의 1년 비용을 200만원으로 잡으면 약 1.1조원이  가량 추가된다. 향후 각급 학교의 각종 상담교사, 특수교사들을 증원하고 교육 프로그램의 수준을 꾸준히 높여가는 등 교육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약 2만개가 못 되는 학교가 있으므로, 계산의 편의상 한 학교당 세 명 정도를 배정해줄 경우 총 6만명을 증원해야 한다. 교원 1인당 평균 연봉 4,000만원을 가정할 경우 2.4조원 정도면 가능하다.

 

대략 9조원가량이면 유치원과 고등학교 및 대학까지 의무교육을 확대할 수 있고, 상담교사 및 특수교사 등 교원 증원을 통한 교육의 질적 서비스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교육 실시를 바탕으로 중장기 목표를 세워 고교의 공립학교 비율도 현행 54% 수준에서 약 80% 수준까지 늘리고, 국공립대 재학생 비중을 현재보다 두 배 가량 늘린다고 해보자. 국공립대 재학생 수가 두 배 가량 늘 경우 역시 1.56조원 가량 예산이 추가된다. 이 경우 최종적인 의무교육 예산은 모두 10.56조원 가량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자세한 내용은 필자가 출간한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을 참고하기 바란다) 개발연대 때 구축된 시대착오적인 조세구조와 재정지출구조를 개혁한다면 양쪽에서 50조 원씩, 약 100조 원의 추가 재정 여력을 중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른바 50/50전략이다.

 

부동산 등 자산경제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부과하고 탈루소득을 잡아내면 근로 직장인들의 세금을 더 늘리지 않고도 50조 원의 세수는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조세 구조개혁과 더불어 무분별한 토목사업 등 세출 구조조정을 제대로 단행하고 시대적 소명을 다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들의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매년 50조 원 정도의 낭비성 지출을 추가로 줄일 수 있다. 엉뚱하게 소수 건설업계와 재벌 기업들을 배 불리며 시대적 소명을 다한 정책사업들을 지탱하고 관료들의 밥그릇을 키웠던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처럼 제대로 된 조세 및 재정 구조개혁, 이와 연동한 부패 일소와 정부시스템 개혁을 하면 건전한 사회경제적 구조를 갖추면서도 충분한 교육, 문화, 복지 등에 대한 투자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공립학교 지원 확대를 통해 사립학교의 난립과 등록금장사, 사교육 비대화를 제어하고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다른 파급효과는 고려치 않더라도 연간 사교육비로 30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가계가 지출하고 있는데 10조원 가량을 공교육 내실화에 써서 사교육비 부담을 10조원 이상 줄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전면 의무교육을 통해 이 나라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일은 공상이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사회적 선택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프리라이더 1권에 이어 <프리라이더 2: 세금혁명>을 출간했습니다. 꿈을 현실로 이룰 방안에 대해 궁금한 분들께서는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구체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세금혁명당으로 오셔서 힘을 보태주십시오.^^

세금혁명당 페이지 www.fb.com/taxre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1. 4. 4. 09:14

목차

프롤로그

1장 미래를 준비하는 최선의 돈
01 브라질의 빈곤을 퇴치한 마법, 보우사 파밀리아
02 세계 경쟁력 1위, 핀란드의 세금 쓰는 법
03 우리가 세금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이유
·국제 행사 유치, 지역 경제 살리고 국격 올릴까?
04 서울시, 돈 없어서 의무급식 못 하나
05 관료와 재벌이 주무르는 국민의 돈
·거리의 예술가를 내쫓는 거꾸로 가는 창조 경제
06 당신의 선택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꾼다
07 잘 바꾼 문화 정책, 문화로 숨 쉬는 서울을 만든다

2장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교육 혁명
01 다단계 돈 지르기, 사교육 경쟁 부추기는 승자 독식 교육
02 사립학교 활개 치며 입시 경쟁 부추기는 나라
03 초스피드로 오른 한국의 대학 등록금
04 미·일 대학과 비교해 본 한국 대학 등록금의 허와 실
05 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유
·사립대, 등록금 장사해 번 돈으로 뭘 하나
06 교육 혁명 이룰 1석3조의 세금 쓰는 법
·산학연 클러스터, 어떻게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가?
·취업 후 상환제의 한심한 기만술

3장 재정 분식회계와 공공 부채 쓰나미
01 폭증하는 공공 부채, 대한민국 빚더미에 앉다
·‘공공 부채 공화국’의 주역, ‘MB맨’들
02 부동산 부양하려다 채무 급증한 일본 따라가나
·저축은행발 폭탄, ‘부동산 거품 붕괴’
03 정부의 분식회계 수법 1, 공기업에 빚 떠넘기기
·공기업 부채 증가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04 정부의 분식회계 수법 2, 민자 사업으로 돌려막기
·BTL 사업이라는 고금리 할부 구매에 빼앗긴 아이들의 미래
05 정부의 분식회계 수법 3, 국가 재산 팔아먹기
06 정부가 빚어낸 LH공사 부실 사태의 본질
·가진 자에게 퍼주는 ‘망국적 복지 3단 콤보’ 저금리·고물가·고환율
07 흔들리는 지방 재정, 우리의 삶도 흔들린다
·예언녀 카산드라에게 귀를 기울여라

4장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01 희망조차 앗아간 20대의 사회경제적 조건
·20대의 두 얼굴, 6무 세대와 C~G세대
02 인구 감소가 불러올 삼중 충격 - 생산 경제 위축, 복지 지출 증가, 자산 시장 충격
03 미·일의 사례로 본 고령화 충격과 복지 지출
04 복지 논쟁과 무상의료 정책의 문제점
·과잉 복지 때문에 재정위기가 왔다고?
05 예고된 재난, 고령화 충격, 그래도 해법은 있다
·우리는 왜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가?
·올바른 선택이 올바른 미래를 만든다

5장 대한민국 가계부의 재구성
01 50/50 전략 실현을 위한 솔루션 20
·현실 인식의 장애를 불러오는 왜곡된 ‘인지 모형’
·사회적 불공평, 판을 걷어차라

| 즐거운 상상놀이 | 2025년 ‘또 다른 세상’의 대한민국

by 선대인 2011. 4. 2. 09:03

필자는 며칠 전 조세정의를 바로세우고 재정구조개혁을 추진하는 풀뿌리 시민들의 모임인 이른바 ‘세금혁명당’ 추진을 제안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필자가 페이스북에 개설한 ‘세금혁명당’ 페이지의  www.fb.com/taxre 가입자가 하루 반 만에 1000명을 넘어 버렸다. 몇 달 전부터 개설된 주요 언론사 페이지 가입자가 400~500명 수준인 것에 비하면 폭발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세금혁명당 페이지에 남겨진 댓글들을 보면 조세 정의와 재정 구조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이 얼마나 간절한지 짐작할 수 있다.

 

“복지혜택을 받는 자들은 감사해 하라는 김황식 국무총리 같은 의식을 가진 자들이 사라지는 날까지” “탈세한 자가 국세청장이 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되겠죠.” “세금, 내가 내는데 생색은 왜 니들이 내냐?” “난 너희가 내 돈으로 지난 국회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바로 그 국민이 세금을 낸다. 세금은 주권이다.” “우리가 지켜본다. 똑바로 써라” “울 신랑 봄볕에 새까맣게 타가며 번 돈 세금으로 내서 힘든 우리 이웃,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꼭 쓰여졌으면...”

 

세금혁명당의 온라인 출범(?)에 발맞추듯 (농담이다. 그럴 리 없다는 건 필자도 잘 안다) 정부가 31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조세정의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에 대한 구체적 논평은 오늘 칼럼의 주제가 아니라 생략하겠다. 필자가 지금 묻고 싶은 것은 현 정부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세청에서 열린 제2회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주재하며 "성실한 납세가 바로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자"라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조세정의의 핵심가치는 공정과세와 성실납세"라고 말했다.

 

말은 좋다. 하지만 현 정부가 그동안 해온 것을 보면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이대통령은 수백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2000~2002년 동안 사실상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를 1,2만원만 냈던 분이다. 또 특검 수사결과 밝혀진 비자금만 4조5000억원이 드러난 이건희 회장을 초고속 사면해주기도 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현 정부의 상당수 각료나 낙마했지만 대통령이 장관 후보로 지명했던 사람들의 탈세나 재산과 소득 누락 의혹은 숱하게 드러난 바 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의 기조는 ‘부자감세, 서민증세’ 아니었던가. 현 정부 들어 국세 수입의 3대 축 가운데 법인세, 소득세수는 주는데 모든 국민이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내는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는 계속 증가했다. 부동산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는 무력화됐고, 다주택 투기자와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취득세와 양도세 등도 대폭 감면됐다. 이 때문에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세제 개편안'이라고 떠벌렸던 감세정책 이후 고소득층의 경상조세 부담은 확 준 반면 저소득층의 부담은 확연히 늘었다.

 

정직하고 성실한 납세자들만 '봉'이 되는 현실은 어떤가. 부동산, 주식에서 수천만원, 수억원 양도차익을 얻은 사람들도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한 푼 안 내는데 연봉 수천만원인 근로소득자는 연간 수백만원의 세금을 원천 징수당한다. 건강보험의 직장 가입자는 고소득자가 많지만, 지역가입자중 고소득자는 멸종위기종으로 보일 정도로 탈세가 만연해 있다. ‘함바집 비리’에서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엮여 나오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부패와 각종 비자금의 온상인 건설업계에서는 매년 10조~20조원씩 비자금이 조성돼 수조원의 탈세가 횡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현실을 고치지 않고서,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위정자들의 개인적, 정책적 과오에 대한 통절한 반성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결코 조세정의는 이뤄질 수 없다. 그래서 세금혁명당 페이지에서 이런 냉소적 반응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이xx 회장님이 '정직'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시자 (이 대통령이) 경쟁의식이 발동하시사 '애국'을 새롭게 정의하시나 보네요.”

 

 

세금혁명당 페이지 www.fb.com/taxre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1. 4. 1.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