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은 2014년 8월 21에 주최한 제1회 서울투자콘서트에서는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을 인용하여 "글로벌 유동성과 정책 효과, 중국 경제성장 등이 맞물려서 올 하반기에는 주가가 2200~2300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증권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의 경기 부양책과 맞물리는 시점이었다. 한동안 꽤 장밋빛 전망이 난무했지만, 주가는 한 달도 더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1020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증권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에는 어떤 전망을 내놓았을까? 올 상반기 상당수 증권사들은 마찬가지로 코스피 지수가 최대 2300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증권사들은 2014년 상반기에 코스피 지수의 평균 대역폭을 1,942.5~2,236.3로 제시했다. 증권사들이 올 하반기 예상 수치로 제시하고 있는 대역폭과 엇비슷하다. 실제 대역폭은 그러나 이에 못 미치는 1885.5~2022.6에 불과했다.
2013년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12년 12월 <한국일보>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1분기만 잘 넘기면… 코스피 1820~2200"이라는 기사를 내놓았다. 2013년 3월, 신영증권은 2013년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22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 측은 "당분간 유럽발 급격한 공포는 없을 것이며, 원화가치와 유가도 상당부분 안정되었다… 증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경우 시장을 담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비즈니스>에서 주요 10개 증권사들의 "2013년 한국 증시 전망"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모든 증권사들은 최고점을 2200포인트 이상으로 예측했고, 한국투자증권은 2400까지도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은 외국계 증권사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골드만삭스증권과 UBS증권은 2013년 코스피 목표치로 2300을 제시했고 모건스탠리는 변동범위를 2090~2380으로 내다봤다. 현실은? 그러나 2013년 종가 기준으로 장중 최고치는 2059.58에 불과했다.
2012년은? <한국경제>의 2012년 1월 26일 기사 "코스피 1분기 중 최고 2200 갈 수 있다"를 보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기사 제목과 같은 2200 전망을 내놓았다. 2011년 11월 <머니투데이>의 "내년 코스피 1700~2300 예상.."상저하고" 기사에 따르면 여섯 개 주요 증권사들 중 현대증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점을 2200 이상으로 보았다. 동양증권은 2350까지 예측했다. 실제 2012년의 연중최고치는 2049.28로 2200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이런 식으로 때만 되면 장밋빛 전망을 되풀이해서 내놓는 상황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그렇지만 증권사든 그 같은 전망을 그대로 옮겼던 언론사든 제대로 된 반성 한 번 하지 않았다. 이들의 "리서치"는 제대로 된 증권과 투자시장의 예측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리서치가 아니라, 감언이설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리서치인지도 모른다.
때만 되면 되풀이해서 나타나는 엉터리 주가 전망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언론이나 증권사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얻는 개인투자자들이다. 최근의 증권 시장은 글로벌 이슈에 대단히 민감하며 최근 들어서 글로벌 경제의 비동조화 현상과 우크라이나와 중동권의 각종 분쟁, 글로벌 자금 흐름의 급격한 유출입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고 돌발 변수가 언제든지 터져 나올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든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야 하는 증권사들의 "양치기 소년 식" 장밋빛 전망에 혹해서 빚까지 내서 투자를 한다면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오늘은 주가에 대해 얘기했지만, 2009년 이후 정부 부양책이 나오거나 연초가 될 때마다 '집값 바닥론'을 수도 없이 쏟아냈던 게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이해관계자들)'요, 기성 언론들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의 글을 참고하라. 뭐가 바뀌었다고 또 집값 바닥론? 언론 선동보도의 속임수들 http://www.sdinomics.com/data/blog/1270)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번번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최근 최경환부총리의 부동산 부양책에 힘입어 언론들이 강남 재건축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 위주의 가격 상승을 기정사실화하면 또 다시 선동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한국 가계의 부채 수준이나 내년 하반기 이후로 예정돼 있는 미국의 금리 인상 수순, 갈수록 과속화되는 인구구조 충격 등을 감안하면 국내 부동산시장이 갈 길은 정해져 있다. 이해관계에 강력히 노출돼 있는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장밋빛 일변도 전망과 언론의 선동성 보도에 휘둘리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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