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SBS 시사토론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93%가 국내에 부동산 거품이 있으며, 특히 3분의 2가량은 거품이 심각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국민들의 인식은 매우 정상적인 것입니다. 정말 아무런 거품이 없다면 2000년대 이후 한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어쨌거나 부동산 문제를 가지고 생난리를 쳤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현실 속에서도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꿋꿋하게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분 한 분이 서강대 김경환 교수인 모양입니다. 우연히 다른 내용으로 기사 검색을 하다 이 분 코멘트가 들어가 있는 기사 한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내용을 읽고는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읽은 구절은 아래와 같습니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질가격 기준으로 국내 집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오히려 오름폭이 작다"며 대폭락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가 최근 발표한 논문 '글로벌 집값 붐과 하락'에 따르면 미국 주택 실질가격은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2.3%,영국은 4.8%,호주는 4.1% 올랐지만 한국은 1.7% 떨어졌다. (한국경제 2008년 12월 1일자)


우선, 김교수가 주장하는 바를 그래프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김 교수의 말대로 1991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 집값을 실질가격으로 나타내면 <도표1>과 같습니다. 김교수가 말하는 실질가격 지수는 국민은행이 발표하는 주택가격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백분비를 실질주택가격으로 간주해 그 추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김교수 말대로 1991년 1월의 전국 주택 가격을 100으로 잡을 때 2007년 12월의 실질 가격은 69.4로 떨어졌습니다. 두 기간의 실질가격 차(100-69.4)를 해당 기간(17년)으로 나누면 1.77%로 김교수 주장과 얼추 비슷합니다. 얼핏 보면 김 교수 주장이 사실에 기초한 합리적 주장처럼 느껴집니다.


                                    <도표1>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주장이 ‘실체적 진실’을 보여주는 주장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통계를 잘 아는 사람이 통계를 이용해 어떻게 현실을 호도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주장입니다. 왜 그런지를 봅시다.



우선, 김교수가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은 비교의 기간입니다. 1986년 국민은행(당시 주택은행) 주택가격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뒤 부동산 버블기는 크게 두 차례 있었습니다. 한 번은 1987~1991년초까지(편의상 1차 버블기로 부르겠습니다)였고, 두 번째가 익히 아는 2000년대의 부동산 버블기입니다. 아래 <도표2>에서 실질가격 추이를 보면 알겠지만, 김교수가 통계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1991년은 1차 버블기의 정점입니다. 버블 정점기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버블 정점일 때의 가격을 기준으로 집값을 비교하면 당연히 이후 집값은 낮은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흐름을 모르는 일반인이 그냥 우연히 기준시점을 그 때로 잡았다면 모를까 이를 모를 리 없는 ‘전문가’라는 분이 그렇게 기준점을 잡는 것은 다분히 어떤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준점을 달리 하면 어떨까요? 김교수가 한 것과 정반대로 실질가격이 가장 낮았던 2001년 3월을 기준점으로 잡아 2007년말의 전국 주택가격을 보면 어떨까요? 역시 <도표2>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전국주택가격은 실질가격으로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이렇게 보여주는 것도 전체 실상을 올바로 보여주는 방법은 아닙니다.

                         
                                 <도표2>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김교수가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의 더 큰 문제는 문제가 있는 곳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추는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아래 <도표3>에서 보는 것처럼 2000년대의 부동산 버블기는 1차 버블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1차 버블기 때는 지방과 수도권의 차이 없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고루 상승했다면, 2000년대 부동산 버블기 때는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차이를 보입니다. (도표에서 편의상 서울 가격지수를 보여드리지만, 이를 수도권 전체 가격지수 흐름으로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시간이 갈수록 거듭돼 2003년 이후에는 그 차이가 확연히 나타납니다. 따라서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수도권 중심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도표3>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1차 버블기와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여러 주거 유형 중 아파트 가격만 폭등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1차 버블기 때도 아파트가 더 많이 상승했지만, 2000년대 버블기 때는 아파트와 다른 주택 유형과의 가격 차가 매우 커졌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사실 거의 표준화(또는 획일화)된 주거 유형으로서 아파트는 위치와 평수 등에 따라 시세가 거의 정해져 주식 종목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물량이 많아 환금성이 뛰어나 향후 차익을 실현하기 쉽습니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대규모 물량을 지어 막대한 폭리를 취하기에 가장 좋은 사업 대상이 됐습니다. 정부도 ‘공급 부족론’을 핑계로 주택을 대량 공급할 수 있고,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쓰기도 좋으니 마다할 리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파트 위주의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게 됐고, 2000년대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아파트가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바로 수도권 아파트가 중심이 된 버블이었습니다. 일반 가계나 국민경제의 체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집값 수준이 문제라면 문제가 있는 곳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따라서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수도권이 미국의 한 주 정도에 불과한 비중이라면 이렇게 보는 것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수도권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또한 다양한 주거유형이 공존하는 나라와 달리 전체 주택 재고의 절반이 넘고, 신규 보급 주택의 대부분이 아파트인 현실에서 이를 대상으로 버블 수준을 따져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김교수는 이 같은 현실을 완전히 도외시하고 전국 주택가격을 대상으로 삼아 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키가 150cm인 사람 10명과 키가 190cm인 키다리 10명의 평균 키가 170cm라는 사실을 두고 “키가 큰 사람이 없다”라고 하는 게 온당할까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서울 아파트의 실질가격 추이를 보면 다음 <도표4> 상단 그래프와 같습니다. 국민은행 통계가 작성된 1986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실질가격 추이를 보면 2000년대 버블은 1차 버블기 정점을 훌쩍 뛰어넘는 175.3을 기록한 뒤 가격이 내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올해 3월의 가격 지수가 161.5로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물론 이 또한 기준시점에 따른 왜곡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도표4>

                             (주) 국민은행 및 S&P자료로부터 KSERI작성

참고로, 위에서 김교수가 거론한 외국 가운데 미국 사례를 한 번 보도록 합시다. 위 <도표4>는 하단의 그래프는 우리의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견할만한 미국 10대 도시의 주택가격 지수(명목)와 물가지수를 1987년 1월을 100으로 2009년 2월까지 살펴본 것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1991년 미국의 주택가격은 버블이 거의 없었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블의 정점이었던 한국의 1991년과 버블이 없었던 미국의 1991년을 비교 기준점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까요? 이처럼 김교수 주장은 통계를 자신의 입맛대로 활용해 현실을 호도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인이 어떻게 자신의 지식을 곡학아세와 혹세무민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위에서 보인 실질가격 지수는 사실 부동산 버블의 양상을 보여주기에는 많은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에서 거론한 2007년의 실질 주택 가격은 2007년 시점의 실질가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2007년의 명목가격을 기준시점(=1986년 또는 1991년)으로 환원하여 기준시점의 구매력으로 평가한 실질가격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의 방법으로는 기준시점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실질가격이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2007년 시점에서 다른 물가에 비해 집값이 얼마나 부풀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대가격으로서 실질가격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위의 방법이 설명하고 이해하기 편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이 있음을 전제로 일정한 기간 동안의 가격 변동 흐름을 보는 도구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입니다. 김교수가 그런 문제점이 있음을 알고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정 시기의 부동산 버블 양상을 진단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3권의 3장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오류 비판’에 잘 나와 있으니 일독해보시기 바랍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김교수의 주장은 이처럼 황당한 주장인데도 학계 등 어디든 제대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습니다. 상당수 언론들은 문제점을 지적하기는커녕 이 같은 주장을 검증도 없이 확대재생산하기 바쁘고요. 정부 관료들도 이 같은 주장에 휘둘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노무현 정권 시절 재정경제부는 2005년 7월 김교수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사용해 한국의 주택 가격이 1990년대 초반에 비해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버블이 거의 없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유행가 가사처럼 불러대던 때였는데, 부동산 버블이 거의 없는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왜 벌인다고 한 것인지요? 또한 집값을 잡겠다고 각종 부동산 대책은 왜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만들어냈다는 말인가요? 부동산 버블이 없는 게 맞다면 자신들이 그동안 해온 대책은 모두 있지도 않은 괴물과 싸우기 위한 난리 부르스였다는 고백밖에 안 되는 것이었던 셈입니다. 이런 관료들에 의지해 집값을 잡겠다고 난리쳤던 노 전 대통령도 한심할 따름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만 갖고 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까지 겸비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한국처럼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가 만연하고 강고한 기득권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나라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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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5. 12. 09:39

축구장에 관중들이 빽빽이 들어섰다. 그런데 축구장 스탠드 앞쪽에 앉은 관중들이 좀더 경기를 잘 보려고 일어섰다. 그러자 그 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차례로 모두 일어서야 했다. 일어선 앞 사람 때문에 뒷사람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일어서야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축구장 관중들은 모두 앉아서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축구경기를 모두 불편하게 일어서서 봐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익히 잘 아는 ‘축구장의 바보들’ 예화다. 이 예화는 개인의 합리적 행동이 경제 전체적으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합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화다.


그런데 2000년대 국내 부동산 상황은 합성의 오류가 난무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처음에 일부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서 재미를 보자, 뒤따라 사람들이 차례차례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소득으로 집을 사다가 나중에는 은행에서 빚을 내서 집을 사게 됐다. 빚도 처음에는 수천만원 단위였다가 나중에는 1,2억원 수준이었다가 나중에는 수억원씩 빚내는 것이 여사가 돼버렸다. 그렇게 해서 서로 집값 올리기 경쟁에 들어갔다. 2, 3억원 정도면 충분할 집값을 5억, 10억씩 불러가며 돈을 벌었다고 희희낙락했다. 각 개개인이 부동산 시장에 차례로 뛰어든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우선, 돈이 됐기 때문이다. 옆의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돈 버는 것을 보고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 사람들이 또 다시 뛰어들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집값이 더 뛸까 불안해서 거액의 빚을 내 뛰어든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정말 거의 투기 광풍이 불어 ‘묻지마 투자’까지 횡행했다. 그렇게 해서 수도권 집값을 평균 세 배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가계의 상당수가 거액의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그러는 동안 한국경제는 속으로 곪아가고 있었다.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생산경제에 가야 할 돈은 급격히 위축됐다. 부동산 비용 상승으로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인상된 임대료를 내느라 인건비를 줄여야 했다. 이런 현상이 국민경제 전체적으로는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로 나타났다. 빚을 내 부동산 투자를 하다 보니 외환위기 직후 25%에 육박하던 가계 순저축율은 2008년말 2.5%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과거 은행에서 이자수입을 타서 써던 가계들이 이제 은행에 매월 수십~수백만원씩을 월세 내듯 꼬박꼬박 이자로 내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국내 최고의 월세 임대사업자들이 됐다. 1,2백만원씩을 은행 이자로 내고 난 가계들은 그만큼 소비를 줄여야 했고, 이는 지속적인 내수침체로 이어져 더더욱 생산경제를 위축시켰다. 이른바 정부와 언론은 보유 자산의 가치 상승으로 현재 소비가 는다는 이른바 ‘자산효과(wealth effect)'를 들먹였지만 실은 가계 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 위축 효과는 훨씬 컸다. 이 때문에 GDP성장률 4~5%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도 서민경제는 항상 침체기였다.


축구장의 바보들 예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축구장에서 모든 관중들이 다 일어선다고 다 같은 시야를 확보하는 게 아니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노약자와 임산부는 오래 서 있을 수 없고, 어린이는 일어서도 경기를 볼 수 없다. 심지어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은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인 불공정성이 훨씬 컸다. 우선, 주택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절반 가까이나 됐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심했고, 평형별로, 가격대별로 편차가 심했다. 세대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없던 젊은 세대에 비해 자금력과 부동산 투자의 노하우까지 갖춘 기성세대는 부동산 투자로 덕을 봤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부동산 거품으로 일자리까지 줄어든 상태에서 집값까지 뛰자 결혼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 돼버렸다. 계층별로 양극화도 심해졌다. 부동산을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10년 이상 열심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불과 1~2년만에 벌기도 했다. 소득 양극화보다 자산 양극화가 훨씬 극심해지고, 집 없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근로의욕 감소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자산양극화는 일정한 시점이 지난 후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정치적 계급투쟁의 양상까지 띄게 됐다. 과거 공산주의에서 말하는 생산수단 소유여부에 따라 구분하던 유산자(有産者)와 무산자(無産者)의 계급 투쟁이 아니라, 주택 소유여부에 따라 계급적 이해를 달리하는 유주택자와 무주택자간의 계급 투쟁 양상을 띠게 됐다. 부동산 거품이 일던 초기에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집값 안정을 바랐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 실패로 집값이 껑충 뛰어오르자 하나둘씩 부동산 투기 게임에 가담했다. 이전에는 집값 하향 안정을 바라던 사람들도 일단 막대한 빚을 지고 집을 산 뒤에는 입장이 180도 달라져 버렸다. 거의 전 재산이 걸린 주택의 가격이 올라주지 않으면 가계경제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한편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성 언론들의 왜곡선동보도가 잇따르자 정치적 입장조차 바뀌었다. “2004년을 기점으로 부동산 규제 강화를 외치던 여론이 이후에는 부동산 규제 완화 여론이 다수가 돼버렸다”는 한 여론조사 전문가의 말처럼 이를 생생히 입증하는 말도 없다.


이 같은 집값을 둘러싼 계급투쟁은 급기야 정권을 교체하는 숨은 원동력이 됐다. “부동산 말고는 꿀리는 것이 없다”고 했던 노무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얼마나 큰 것인지 몰랐다. 사실 부동산 문제 말고는 꿀리는 것이 없다는 인식이야말로 노무현 정부가 얼마나 형편없는 정부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대로 부동산을 둘러싼 계급투쟁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했던 정치인은 현 대통령인 이명박이었다. 이명박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답게 부동산 문제가 얼마나 사람들의 탐욕을 자극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시절부터 서울 강남지역 5개 저밀도 재건축지역에 대한 규제를 일괄 해제하겠다고 물밑에서 공약하고 당선됐다. 그리고 그는 시장에 취임한 그해 바로 강남 집값 상승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강북 주민들의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였다. 바로 뉴타운이었다. ‘주거환경 개선’과 ‘강남북 균형개발’이라는 겉보기에 그럴듯한 모토를 내걸었지만, 실상은 강북 집값도 올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정치적 욕심을 구현하기 위해 그는 재임 기간 동안 크게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2개에 이르는 뉴타운을 지정했다. 자그마치 서울시 시가지 면적의 7.5%, 서울시가 30여년 재개발 해온 총 면적의 1.5배가 넘는 규모였다. 이렇게 해서 그는 서울 강북 집값도 거세게 밀어올렸다. 지난 대선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식화하지 않았을 뿐, 경부 대운하 등 각종 개발 공약과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 등을 통해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고 집권한 대통령이었다. 실제로 부동산 투기에 가담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가 집권하면 집값이 오를 것으로 그를 찍었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부동산 계급 투쟁은 지난해 총선까지 이어져 다수의 ‘뉴타운돌이(뉴타운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들)’들을 당선시켰다. 


더구나 현 정권은 지난해부터 한국 경제의 위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도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 아래 ‘강부자 정권’ 자신들과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인 건설업계 및 유주자 계급들을 위한 온갖 특혜성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 매입과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상속세 및 고소득자들을 위한 근로소득세 완화, 부동산 버블기에 고분양가로 폭리를 취해온 건설업체들을 위한 대규모 건설토목 사업 발주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현 정부는 그런 정책들을 말끝마다 서민가계를 지원한다고 주장하고, 이명박은 새벽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목도리를 둘러주고, ‘신빈곤층’ 가정 어린이와 통화하며 울먹이는 쇼를 벌렸다. 하지만 실제로 서민가계에 돌아가는 혜택은 늘 쥐꼬리만했고, 오히려 차상위계층의 건강보험 혜택을 줄이는 등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의 지원과 보장을 줄이기까지 했다. 이렇게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계를 위해 온갖 퍼주기를 일삼으면서도 이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서민들이 더 피해본다’고 사람들을 세뇌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온갖 부동산 투기 조장책으로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 왔다.


이 같은 부동산 투기 조장책은 일정하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듯 보인다. 올초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집값의 일시적 반등이 그 예다. 거의 선동에 가까운 각종 허위 발표와 왜곡된 통계들을 가지고 섣부른 ‘바닥론’을 퍼뜨리는 한편 부동산 광고에 목 매단 기성 언론들과 합작해 부동산 투기를 선동하다시피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가장 강력한 투기세력이자, 이해관계자가 돼버린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아직 실물경기 침체가 여전히 엄동설한인 상태에서 경제 현상 이면의 실상을 꿰뚫어 보기 힘든 국민들에게 이미 봄이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이 가장 먼저 경기를 회복할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도대체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어떻게 주요 교역 대상국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데, 경기를 가장 먼저 회복시킨다는 말인가? 엉터리 왜곡보도로 점철된 기성언론도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를 하기보다는 정부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보도하기 일쑤다. 일부 언론은 정부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경기 회복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다. 마치 사람들에게 낙관적인 심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애국심의 발로인 것처럼 착각할 정도다. 정확하고 공정한 사실 보도가 언론의 역할이자, 그것이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를 위해서도 가장 바람직한데도 말이다. 왜곡 없는 정확한 정보가 유통될수록 시장은 더욱 잘 작동한다는 것은 경제학의 상식 아닌가?


하지만 투기 조장책에 따른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호가 위주의 반등도 오래가기 어렵다. 부동산시장 안팎의 버블 붕괴 압력은 여전히 막대하다. 거대한 부동산 거품이 붕괴할 때 이렇게 쉽게 일단락하리라고 본다면 착각이다. 고양이는 몸을 확 뒤틀어 방향을 바꾸지만, 코끼리는 그렇게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 경제의 큰 흐름도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에 좀 더 버틸 체력을 얻은 잠재적 매도자들이 정부의 투기조장책에 기대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매수세는 전혀 따라붙지 않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것처럼, 정부가 군불을 땐 성급한 낙관론이 사실상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오래지 않아 드러날 것이다. 이 같은 호가 위주의 일시적 반등 국면은 필자가 지난해 쓴 책에서 이미 경고한 바 있다. 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하는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일시적인 반등이 있음을 설명했다. 이 시기는 잠재적 매도자와 매수자가 치열한 심리적 공방을 벌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결과적으로 항상 패자는 잠재적 매도자들이었으며, 이런 국면이 끝나면 많은 경우 급락세가 재연됐음을 전 세계 버블 붕괴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미국이나 영국, 스페인 등 서구 대부분 국가에서나 1990년대 일본에서도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국면에서 일시적 반등세는 얼마든지 있었다. 심지어 과거 일본 부동산 버블의 핵심이었던 도쿄도의 지가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기 시작한지 2년 후인 1993년까지 일시적인 등락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결국 거대한 버블 붕괴의 압력 아래 이후 도쿄도 지가는 자유낙하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또 다시 집값이 폭등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제의 큰 흐름을 읽지 못하며 현상의 이면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일반인들은 정부의 투기 조장책과 일부 언론의 사기적 선동기사에 혹할 수밖에 없다. 투기를 조장해야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궤변도 솔깃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되풀이해 경고하지만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가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거시경제의 구조와 흐름을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들은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매다는 상당수 언론과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생산돼 유통되는 정보는 사실 매우 부정확하고 왜곡돼 있으며, 이해관계에 깊이 물들어 있다. 필자는 전직 신문기자로서 이 같은 공생관계와 언론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이 같은 이면을 모르기 때문에 ‘또 다시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닐까’ 전전긍긍해한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다시 경고할 수밖에 없다. 이번의 일시적 호가 반등 국면은 집값 대세하락기 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폭탄 돌리기’ 국면이다. 앞으로 집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니 무리해서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지 말라고 당부한다. 만약 일시적인 반등국면에서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뛰어드는 사람들은 불이 붙은 폭탄을 떠안는 격이 될 수 있다. 주식시장과 달리 주택시장은 단기간 내에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에 ‘한탕’을 노리고 뛰어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일시적 반등기에 무리해서 잘못 들어갔다가 평생 후회할 정도로 큰 경제적 고통을 맛볼 수 있다. 이 같은 경고는 필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앞선 글들에서 언급했지만, 한국은행이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 집값의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고, 현대경제연구원조차 최근의 일시 반등은 단기에 그치고 향후 집값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냈다. 심지어 전혀 그런 말을 안 할 것 같은 부동산 포털 관계자나 메이저 신문의 부동산 담당 기자조차 비슷한 인식을 내비치고 있음을 소개했다. 필자는 경고할 만큼 경고했다.


  부동산 거품과 그 거품에 편승한 과욕의 폐해가 어떠한지는 지금 전세계가 목도하고 있다. 한국 사회도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 실패로 인한 부동산 거품 때문에 고통받아 왔다. 부동산에 돈이 묶이는 바람에 내수가 침체하고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양산됐고, 이제 버블 붕괴 과정의 혹독한 충격을 겪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 버블을 처음부터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미 한국 경제는 너무나 막대한 부동산 버블을 만들고 말았다. 이제는 전세계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시기이고, 이것을 우리도 피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큰 충격이 있겠지만, 한국경제가 정상적인 제 궤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안타깝지만 감내해야 하는 충격이다. 근본적 수술을 통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떼내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현 정권은 자신들 임기 내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속셈으로 이 같은 근본 수술을 미루고 있다. 오히려 악성 종양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해 부동산 투기판을 더욱 키우려 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와 이와 연관된 건설경기를 띄우기 위해 한국 경제 전체를 희생하고 있다. 말끝마다 ‘시장원리’를 외치는 정권이 하는 짓마다 시장의 정상적인 조정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 그동안 땅값, 집값이 너무 높았고 사람은 똥값이었으므로 이제 사람값을 높이고 땅값, 집값은 낮아지는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정부는 그런 흐름을 정반대로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거대한 시장의 자기 조정 과정을 억지로 교란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 일본 정부가 버블 붕괴기에 썼던 건설경기부양책이 결국 좀비기업들을 양산해 이후 일본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됐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벌이고 있는 각종 정책도 시장의 자기 조정 메커니즘을 가로막아 결국은 부동산 시장, 더 나아가 한국 경제 전체의 침체를 장기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순전히 자신들 임기 내에 닥칠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정치적 욕심 때문이다. 그로 인한 피해는 전국민이, 그 중에서도 밑바닥 서민들이 입는다는 점에서 현 정권의 정책방향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고도 할 수 있다.



현 정권은 입만 열면 ‘서민을 위해 건설경기 부양한다’ ‘서민의 경제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폭락을 막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사악한 여론 조작일 뿐이다. 현 정부는 4대강사업 등 쓸데없는 토건사업으로 가득한 건설경기 부양에 돈을 수십조원을 탕진하면서, 차상위계층의 건강보험 혜택을 없애는 등 서민을 오히려 죽이고 있다. 또한 ‘부동산을 살려 경제를 살린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환상이자 착각이다. 경제를 살린 결과 나중에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부동산 시장도 자연스레 회복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은 한국경제의 뼈를 깎는 구조개혁과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과정 없이는 한국경제는 새로 태어날 수 없다. 태어난다 해도 그것은 더욱 불공정한 경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경제, 조만간 또 다시 더 큰 위기를 몰고 올 지속 불가능한 경제일 것이다. 이제라도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배하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현 정권은 자신들의 정치적 욕심과 계급적 이해관계 때문에 절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지금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야권이 제대로 된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이뤄갈 세력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같은 구조개혁을 이뤄낼 제대로 된 정치세력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리지 않고 자산경제와 생산경제가 조화롭게 선순환하며 성장하는 나라. 지식정보화시대를 선도하고 창의적인 인재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금 제대로 된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주도할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그리고, 우리 자녀들이 ‘축구장의 바보’가 되는 것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5. 11. 13:12



최근 OECD 2009년 통계연보(Factbook 2009)를 발표했다. OECD회원국의 주요 경제, 사회, 환경 관련 지표들을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한편 OECD 회원국 전체의 변화 추세를 읽을 수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OECD 통계연보는 인구와 이민, 거시경제 트렌드, 경제의 세계화, 물가, 에너지, 노동, 과학기술, 환경, 교육, 재정, 삶의 질, 불평등 등 총 12개 주제 아래 관련된 세부 지표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국가의 실상은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국제적인 비교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한국이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뛰어난 점은 무엇이고, 뒤떨어진 점은 무엇인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향후 한국이 개선하거나 대비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번 OECD 통계연보에 나타난 한국 사회경제의 실상을 국가간 비교를 통해 7~8회에 나눠 소개한다. 이번 주제는 
노동(Labor) 상황에 대한 실태 비교다.


먼저
, 아래 <도표1>에서 주요국별 취업률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의 취업률은 1980 59.2%에서 꾸준히 상승하다가 IMF외환위기 충격을 겪은 1998-1999년 주춤하다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07년 전체 취업률은 63.9% OECD 평균인 66.7%보다 2.8%포인트 낮다. 특히 일본의 70.7%, 미국의 71.8%에 비해 한국의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2007년 기준 74.7% OECD 평균인 72.5%보다 높다. 하지만, 여성 취업률은 53.2% OECD 평균인 58.3%보다 상당히 낮다.

 

               <도표1> OECD 전체 및 성별 취업률 추이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OECD는 전체 또는 평균을 나타냄.

 

이처럼 한국의 취업률은 남녀 모두 OECD 평균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성 취업률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여성의 학력이 상당히 높아지고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한국 사회가 여성 인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고용의 상당부분을 여성이 차지하고 평균임금도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질적인 면에서 여성의 취업 사정은 OECD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형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연령별 취업률을 비교해보면, 아래 <도표2>에서 전체 취업자수의 5~10% 가량를 차지하는 15~24세 청년 취업률은 한국이 25.7% OECD 30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낮으며 OECD 평균 43.5%보다 거의 20%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덴마크 등 상당수의 선진국이 50% 대 이상의 높은 청년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남자의 경우 병역의무로 사회 진출 연령이 늦어지는 탓도 있지만, 일자리부족 때문에 휴학하거나 학업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도표2> OECD 연령대별 취업률 비교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OECD는 전체 또는 평균을 나타냄.

 

또 전체 취업자수의 80~85% 가량을 차지하는 25~54세의 취업률 역시 한국이 74%30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낮으며 OECD 평균인 79.1%보다도 5%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80% 전후 수준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체 취업자수의 5~10% 가까이를 차지하는 55~64세의 은퇴 직전 연령대의 취업률은 한국이 2007년 기준 60.6% OECD 평균인 44.7%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일본 등도 한국과 비슷한 취업률을 나타내고 있다.

 

상기 취업률과는 반대로 아래 <도표3>에서 실업률을 살펴보면 한국의 실업률은 90년대 말의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OECD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한국은 취업률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인데 반해 실업률은 반대로 선진국에 비해 매우 양호한 편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실업 통계가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의 통계지표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

 

                  <도표3> OECD 실업률 및 노동시간 비교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OECD는 전체 또는 평균을 나타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불황의 여파로 한국의 실업률도 4%에 육박하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2007년에는 3.2%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 등 실업난과 고용 불안을 반영하는 조어가 유행하는 현실이나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업률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률이 매우 낮은 한국이 OECD 평균 실업률이 5.6%이고, 프랑스, 독일 등이 8%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3%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신뢰도가 낮은 잘못된 통계로 고용대책 운운한다는 자체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기 식의 기만술을 늘어놓는 것에 불과하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실업통계를 보면 한국은 일자리가 넘쳐나는 천국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OECD 평균보다 취업률이 훨씬 낮은 한국이 실업률도 상당히 낮다는 것은 15세 이상 노동가능인구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사람의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노동가능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를 뺀 것으로 정의된다. <도표3>에서 한국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32.9% OECD 평균인 27.7%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모두 20% 이내이고 영국, 미국, 독일, 호주 등의 선진국도 25% 이내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다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들은 폴란드, 멕시코, 헝가리, 터키 등 대체로 구공산권이었던 동유럽국가나 개발도상국들이다.

 

남녀간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도 큰 편차를 보인다. 한국 남성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1.6% OECD평균인 18.6%에 비해 약 3%포인트 높지만, 한국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OECD평균인 36.6%보다 7.6%포인트나 높아 OECD국가들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은 경제수준에 비해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육아나 가사에 종사하는 전업주부 비중이 높은 탓도 있겠지만 구직활동을 포기한 채 단순히 쉬었다고 답하는 사람들이나 취업 준비생이나 고시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에 포함될 수 있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 고용 통계의 문제점은 위 <도표3>에서 전체 실업자 가운데 12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비율을 살펴봐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의 장기실업자 비율은 0.6%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다. OECD 평균인 29.1%에 비교할 때 기적 같은 수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실업자 비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실직한 사람들 대부분이 취업의사를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로 자동 분류되든지 아니면 자영업자나 가족내 고용으로 분류되어 단기간 내에 곧바로 재취업되는 것으로 간주되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취업률과 실업률의 모순은 연간 평균노동시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은 2,316시간으로 OECD 국가 가운데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1998년에 비해 주5일제 도입과 시간제고용 등의 증가로 평균노동시간이 180시간 줄었지만 OECD 각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과로근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평균노동시간은 OECD국가 평균인 1,768시간보다 연간 무려 548시간이나 더 많은 것이며, 자신들을 일벌레라고 자조하는 일본의 1,785시간과 미국의 1,794시간 등에 비해서도 500시간 이상 더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평균노동시간이 OECD 선진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까닭은 고용을 되도록 줄이면서 초과근무로 생산력을 증대시키려는 잘못된 고용정책과 잘못된 기업문화 등 한국의 전근대적인 주인-머슴론의 고용 풍토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일자리 나누기라는 미명하에 가장 먼저 인력감축과 급여삭감을 해버리는 한국 정부와 재벌기업들의 행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이 제일 먼저 일자리에서 쫓겨나며 사람이 제일 먼저 똥값이 되는 경제인 것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사람을 제일 사람답게 취급하지 않고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왜곡된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을 가능한 한 적게 고용하여 장시간 쥐어짜는 식으로 과다한 일을 시키는 고용구조에서는 근로자들이 현장지식이나 전문적 지식을 축적하고 자기계발을 할 수 없다. 배우지 못하고 자기계발을 할 수 없으니 당연히 창의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21세기 세계 경제가 지식정보화 사회, 창의 경제로 전환해가고 있는 마당에 한국의 잘못된 고용문화로는 절대로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1인당 GDP 대비 OECD 각국의 1인당 GDP 비율과 미국의 노동활용 효과 대비 OECD 각국의 노동활용 효과 비율을 살펴보기로 하자. 아래 <도표4>에서 2007년 기준으로 미국의 1인당 GDP 100으로 할 경우 OECD 1인당 평균 GDP 72로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은 55로 나타나 OECD 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미국의 노동자 1인을 활용할 경우의 효과를 100으로 할 경우 OECD 평균 역시 72로 나타난 반면, 한국은 42로 나타나 노동자 1인의 활용도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표4> 미국의 노동생산성 대비 OECD 각국의 노동생산성

 

()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OECD는 전체 또는 평균을 나타냄.

 

  이는 한국경제가 OECD 선진국과는 달리 노동을 고부가 가치화하여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경제로 아직 전환하지 못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즉 한국경제는 노동력의 최소 고용과 과로 노동으로 양적 성장을 하는 개도국 수준의 성장패러다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노동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고용을 늘리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경제성장을 하는 고부가 지식노동집약형의 첨단경제 구조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노동 및 고용 구조가 이처럼 고부가 지식집약형 경제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개발연대의 족쇄에 사로잡혀 있는 한 한국경제의 도약을 기약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지금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에 걸맞은 국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고 개발연대의 구태를 반복하고, 국리민복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는데 여념이 없다. 21세기 패러다임에 걸맞은 사회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조개혁을 단행하고 공정한 경쟁 규칙을 마련하기는커녕 여전히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와 정치권의 무능과 도덕적 해이가 빚어낸 문제점들이 반복돼 지금 일반 서민들은 희망을 잃고 도탄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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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5. 6. 08:53
 

제가 며칠 전 부동산 포털 업계 관계자조차 강남 재건축 위주의 일시 집값 반등은 “2차 폭탄돌리기이자 마지막 폭탄 돌리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 말을 전해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부동산 담당 기자의 말을 전해드리면 어떨까요? 그것도 3대 메이저 신문의 부동산 담당 기자 중 한 명이면 좀 더 신뢰가 갈까요? 어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그 기자와 통화했습니다. 저도 기자 생활을 해봐서 알지만, 기자가 깊이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담당하고 있는 영역에 대한 현장의 이야기는 두루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기자가 열린 자세만 갖고 있다면 말입니다.


그 친구에게 제 의견을 말하지 않고 먼저 최근 집값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물어봤습니다. “물론 단기 과열 국면이죠. 지금 실물경제가 계속 죽어가고 있는데, 집값이 이렇게 뛴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이런 ‘과열 국면’이 언제까지 계속 될 거라고 보느냐라고 한 번 물어봤습니다. “부동산 쪽 전문가라는 사람들 이야기를 죽 들어보면 대세 상승으로 간다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이 사람들 이야기를 종합해서 제가 판단해보건대는 빠르면 6월, 늦어도 3분기 시작 전(9월 이전)에 빠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지금 들어가는 사람들은 폭탄돌리기에 완전히 물리는 것인데, 경고하는 기사를 자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솔직히 저 그 신문 안 보지만 지레 짐작해서 물어본 것입니다.) “아이고, 왜 안 써요. 나름대로는 과열됐다고 여러 차례 기사를 썼는데, 아직도 사람들이 과거와 분위기 다르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여담을 좀 하다가 그 기자가 이런 얘기도 하더군요. “정말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부동산 전문가들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영역인데, 가지고 오는 보도자료 보면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주변 집값 들썩’ 이런 자료나 갖고 오고, 또 일부 기자들은 그런 기사들 그대로 써대니 말입니다. 도대체 한국 경제나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향후에 인구구조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도 안 하고. 그런데 그런 사람들 외에는 취재원이 잘 없으니 전혀 안 쓸 수도 없고 참 갑갑해요.”


이상 그 기자의 말입니다. 이 글을 쓰려고 그 기자와 통화한 것은 아닌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말을 전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는 겁니다. 그 기자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을 드립니다.


지난 번에도 그랬지만, 제가 다른 사람들 얘기를 옮기는 이유는 경고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원래 장기 대세 하락을 주장했던 사람이라서 아무리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니 원래 저 사람은 저럴 거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그래서 일반인의 통념상 부동산 하락을 얘기할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입니다. 이번 집값 반등 국면은 대세 하락장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단기 반등 국면입니다. 주식시장의 베어마켓 랠리쯤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투기 조장책과 투기성 짙은 자금의 유입으로 집값이 잠깐 들썩이자 ‘집값이 다시 폭등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우리 포럼은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다양한 경제 사회 문제들을 토론하는 곳인데도, 답답했던지 투자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최근 몇 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회원들의 사정을 보면 모두 대출을 50% 가량 받아야 한다고 하고, 대출 액수를 보면 모두 중소형 평형으로 보입니다.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이미 실수요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집값이 더 뛸까 불안해서 무리하게 집을 사는 것이지 이것을 어떻게 실수요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런 분들이 돈 많은 부자들도 아니고 월급 모아가며 빠듯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서민들로 보입니다. 이런 불황기에 토지보상금을 받았든지 아니면 돈이 넘쳐나 주체를 못하는 부자라면 '그래, 들어가서 한 번 깨져봐라' 하겠는데 이런 서민들이 부동산시장 언저리를 맴도니 아찔하게 느껴져서 경고를 안 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상황이 얼마나 엄혹한지도 모르고 투기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투기꾼 정부의 투기 조장책으로 단기 반등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까 고민하나요? 제가 재무 상담사도 아니고 딱 잘라 사라, 팔라는 안 하는데 이런 분들은 제 주변 사람이라면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더욱이 아직 노후 걱정을 할 나이가 아닌 40대 전반 이전의 젊은 세대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길게 보면 앞으로 충분히 싸게 집을 살 수 있는 시기가 얼마든지 있을 텐데 왜 그렇게 빚을 내 거품 잔뜩 묻은 아파트를 사려고 안달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주식시장처럼 넉넉잡아 몇 달 안에 치고 빠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년간은 보유해야 할 텐데 도대체 최소한의 계산은 해보고 들어가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하긴 이런 분들 특성이 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저 같은 사람이 설명하면 다 맞다고 하면서도 결국 돌아서면 ‘집값은 또 오를지도 몰라’라고 합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부동산 이중인격자’라고 하는데, 이런 분들 주변에 많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 실패로 집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 사람들 나름대로 생긴 학습효과인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부동산 투기 조장꾼들의 선동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제 말을 얼마나 귀담아들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래도 경고를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실수요자도 아닌 사람이 부화뇌동해서 이번 단기 반등 국면에 들어가서 물리면 향후 매우 큰 경제적 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빚을 많이 내면 낼수록 그렇습니다. 이번 외에도 한, 두 번 정도 단기 반등 국면이 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제 대세는 꺾였습니다. 그저께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서울지역의 주택 가격이 과대 평가돼 있다”며 서울지역의 경우 주택가격 하락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기침체 심화에 따른 가계의 소득여건 악화, 미분양 주택 누적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택가격은 미국과 영국처럼 장기에 걸쳐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까지 덧붙였습니다. 물론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은 주택가격 하락을 ‘제약’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약일 뿐 집값 하락을 막을 수는 없다는 뜻으로 읽어야 합니다.


한국은행 같은 권위 있는 기관의 말보다도 ‘부동산 투기 조장 전문가’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시렵니까? 하기는 과거 일본에서도 버블 붕괴 후 수년 동안 ‘부동산 불패 신화’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면 지금 일반인들의 불안감은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조장가들과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일부 언론의 엉터리 기사에 현혹되지 마시고, 국민경제 전체 입장에서 사안을 분석, 평가하는 저희 같은 독립적인 전문 연구기관의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향후 집값은 단기적 등락이 있겠지만, 결국 대세하락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못 읽어본 분들을 위해 제가 최근 쓴 글들을 아래에 링크하니 읽어보시고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KBS 뉴스라인에서 다 말 못한 최근 부동산 상황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619465


최근 부동산시장, 큰 그림을 보라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95415


일본에서 다 나왔던 각종 부동산 불패론의 말로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627656

부동산 포털 관계자도 "지금은 마지막 폭탄 돌리기 국면"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96940

집값 IMF 직후처럼 반등할 수 없는 이유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632973&RIGHT_DEBATE=R8&RIGHT_DEBATE=R10

by 선대인 2009. 4. 30. 09:40


제목 그대로입니다. 아래 도표들을 참고로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도표1>을 봅시다. 외환위기 전 한국경제는 연 평균 8% 가량의 고속성장을 했고, 외환위기 직후인 99년에는 10% 가까운 성장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동아시아만 외환위기를 겪었고, 미국 등 세계경제는 IT버블 등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대공황 이래 전세계가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고, 한 동안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보이기 어렵습니다. 한국이 외환위기와 같은 V자형 급성장으로 갈 수 있을까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가 다른 나라가 회복되지 않는데, 우리가 먼저 회복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참고로, 일본이 1990년대 버블 붕괴 후 GDP 성장세가 한 단계 더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계 순저축율 추이를 보시면 외환위기 때는 25%에 이를 정도로 가계가 얼마든지 각종 투자에 나설 여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저축을 몇 년만에 부동산에 지르고 나서 순저축율이 크게 떨어져, 가계 순저축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다는 미국 수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가계가 자기 호주머니에서 부동산에 다 지르고 나자 부동산 담보 대출을 엄청나게 받아 부동산에 지르기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예금 대비 대출을 나타내는 예대율이 2004년 100을 넘어 지난해에는 140을 넘다가 정부의 각종 지원책으로 겨우 136정도까지 끌어내렸습니다. 외환위기 직후 이 비율은 78정도였네요. 외환위기 직후에 은행들은 불확실성이 일정하게 해소되자 얼마든지 부동산시장에 펌프질을 할 여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은행들이 예대율을 100%정도까지만 끌어내리려 해도 갈 길이 멉니다. 이런 상태의 은행들이 앞으로 얼마나 추가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해줄 수 있을까요? 이미 국민은행은 사실상 추가 부동산 담보대출을 해주지 말 것을 지시했습니다. 모두 예대율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은행의 예대율 급증은 가계 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연관돼 있습니다. 가계 대출 잔액이 외환위기 직후 166조원에서 649조원으로 늘어 있습니다.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외환위기 당시는 알 수 없지만 추세를 볼 때 이 또한 매우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표1>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제 아래 <도표2>를 보도록 합시다. 먼저, 서울 아파트 가격 지수 추이를 한 번 볼까요? 외환위기 때는 1991년 고점에서 7년 동안 떨어져 바닥도 이만저만한 바닥이 아니었을 때였습니다. 가격지수로 77.1이었군요. 그런데 지금은 2007년초 고점을 찍고 거품 붕괴가 서서히 진행중입니다. 고점에서 좀 빠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가격 상태입니다. 여기에서 다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설사 그렇다 한들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까요?


향후 자연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경제활동인구층의 주력인 30~40대 인구는 2006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 추세는 잘 알고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래도 수도권의 인구는 계속 증가한다고 알고 있지요? 물론 인구가 주는 지방에 비하면 느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추세를 한 번 볼까요? 수도권 인구 순유입 추이에서 1970~1980년대야 급속한 도시화와 공업화로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려들던 때이니까 비교할 바 아니고요. 2000년대를 보면 수도권 인구는 부동산이 폭등하던 2002년 21만명을 고점으로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연간 5.2만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미 수도권의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과거처럼 순유입 인구도 증가하기 어려움을 나타냅니다.


미분양 물량 추이를 볼까요? 1990년대 제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택 과잉공급으로 1995년 15.2만호였던 미분양 물량이 조금씩 줄어들다 외환위기 때 경제위기로 일시 증가한 뒤 다시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 약 2만5000호 포함, 16.3만호 가량 됩니다. 이것도 정부가 약 1만3000호가량 미분양 물량을 매입해준 덕입니다. 더구나 현재 미분양 물량은 1990년대와는 달리 건설업계가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할까봐 축소 보고한 물량으로 실제로는 25만호에 육박할 것입니다. 1990년대 미분양 물량이 해소돼 집값이 반등하는데 4~5년 이상 걸렸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요? 


저금리로 돈이 확 풀리면 집값이 뛴다고요? 과연 그럴까요? 외환위기 직후에는 물론 과오가 많았지만 초기에 금융권과 건설업계 구조조정 등이 일어난 뒤 불확실성이 일정하게 해소되면서 돈이 돌았습니다. 지금은 금리를 계속 낮추는데도 금융권에서 신용창조가 계속 위축되고 있습니다. 본원통화 대비 M2의 비율을 나타내는 통화승수가 외환위기 때는 31.2까지 올라갔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27 수준에서 급전직하해 23.1까지 내려와 있군요. 아직까지는 금리가 낮아져서 생긴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려 집값이 확 뛴다고 보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도표2>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외에도 지금 상황이 왜 외환위기 때와 다른지 설명할 수 있는 지표는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지금 부동산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표로 다 나타낼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상황을 단순화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렇게 보여드리는 이유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강부자정권’과 부동산업자들, 부동산 광고로 먹고 사는 일부 언론의 선동질에 속지 말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고통이 따르더라도 부동산 거품을 빼고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해야 할 때입니다.

 

<도표3>에서 출산율과 인구 증가율, 65세 노령인구 비중을 한 번 보십시오. 저출산 고령화의 충격이 2020년이 되면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노후를 대비한 공공 및 민간 연금 규모를 보면 선진국들에 비하면 형편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진행되는 나라가 완전 무방비 상태인 것입니다. 이 같은 충격에 전략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도 채 안 남았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능과 부패, 도덕적 해이로 넘쳐나는 정부와 정치권 때문에 국민들은 아직 부동산 거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 자녀들에게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기 위해 지금이라도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도표3>

                             (주)OECD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4. 28. 10:49



최근 강남 재건축 위주의 호가 위주 집값 반등 현상을 계기로 집값 재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입니다. 이는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앞으로 최소 5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장기 대세 하락 국면에서 보면 매우 일시적이고 국지적 현상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주택 가격 지수를 보면 여전히 집값이 하락하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정부의 사실상 투기 조장책과 투기를 선동하는 언론의 엉터리 과장 보도 때문이라고 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제 현상 이면의 본질을 꿰뚫어 보기 힘든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선동보도에 휩쓸리기 쉽습니다. 최근에 그런 모습들이 많이 감지되기 때문에 제가 이를 경계하는 글을 자주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자꾸 이렇게 이야기하니 저는 원래 그렇게 말하는 사람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옮겨볼까 합니다. 최근 부동산 포털 업계의 한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자신들도 집값 대세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최근 경기 급락세가 약간 멈춘 상황에서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부양책 효과가 집중된 강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투기적 거래가 일어난 것으로 보더군요. 이 관계자는 이번 강남 중심의 호가 위주 반등이 ‘제 2차 폭탄 돌리기’라고 규정하더군요. 2007년말 분양가 상한제 ‘밀어내기’ 때와 2008년 초 강북 뉴타운 중심의 집값 상승이 대세하락 전 ‘1차 폭탄 돌리기’였고, 지금이 2차 폭탄돌리기 국면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원은 이번 2차 폭탄 돌리기가 마지막 폭탄돌리기가 될 것이라고 보더군요. 이 연구원은 이렇게 직접적인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잘 못하고, 다만 ‘대세상승으로 보기 어렵다’ ‘집을 살 생각이라면 신중해야 한다’는 등으로 돌려 말한다고 하더군요.


이 연구원뿐만 아닙니다. 얼마 전 주택학회에서 만난 한 부동산 포털의 대표도 인구 및 유효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집값은 장기 대세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저한테 출연이나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오는 방송국 관계자들의 전언도 비슷합니다. 자신들이 출연이나 인터뷰 섭외를 위해 사전에 간단히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집값이 지금 상황에서 대세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한다고 합니다. 지난 주 제가 인터뷰에 응했던 MBN(매일경제TV)의 경우 “오히려 대세 상승한다고 주장하는 분이 거의 없어서 섭외하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섭외할 수 있었던 사람이 모 은행 지점장으로 있는 고모씨라고 했습니다.


그뿐입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최근 2~3년 동안 잔뜩 빚을 지고 주택을 구입했던 많은 사람들 가운데 지금 국면에서 기회가 되면 팔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마 훨씬 많을 것입니다. 제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이는 이미 앞서 쓴 글(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627656)에서 제가 매수/매도세 동향을 통해 이미 보여드린 바와 같습니다. 또한 1~3월에 강남 주택시장에 들어간 사람들 가운데 최근 거래량이 끊기고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치면서 지금 좌불안석 아닌 사람이 거의 있을까 싶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엉터리 언론의 선동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각 포털 대문에 걸린 ‘집값 폭락한다더니...실수요자 당혹’이라는 제목이 달린 머니투데이 기사( http://media.daum.net/economic/view.html?cateid=100019&newsid=20090427073604204&p=moneytoday)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이 기사에서 소위 ‘폭락론’에 대해 코멘트를 받은 사람은 딱 두 사람입니다. 건국대 손모 교수와 위에 언급한 고모씨 말입니다. 손교수는 제가 지난해 하반기 책을 냈을 때 출판사(한경BP) 사장의 주선으로 한국경제신문에서 대담을 했던 교수입니다. 솔직히 그 대담에서 제게 제대로 반박을 못했다고 생각했던 탓인지 나중에 한경에다가 제 주장을 반박하는 기고문을 따로 쓰기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출연했던 SBS 여론조사 결과에서 전국민의 93%가 부동산 거품이 있고, 그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부동산 거품이 많다고 인식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고모씨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면 가장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는 시중은행의 지점장입니다. 자신이 처한 이해관계 때문이라도 부동산 거품이 빠진다고 말하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마지막에 인용된 박원갑 소장은 위의 두 사람과 시각이 다릅니다. 박 소장 말의 뉘앙스를 잘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이 양반은 지난해 말 이후 집값이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제 입장에 수렴해왔던 사람입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이런 두 사람의 말을 인용해 일부 사례를 거론하며 마치 소설 쓰듯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을 봐도 지금의 집값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어떤 논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혹세무민하는 이런 무책임한 엉터리 보도가 한국의 부동산 거품을 키운 주범 가운데 하나임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부동산 거래가 다시 얼어붙고, 집값이 재하락할 때 이 기자가 어떤 기사를 쓰는지 저는 계속 주목하겠습니다. 또한 지금 경기 불황으로 부동산 광고 매출에 목을 매다는 머니투데이가 앞으로 어떤 식의 보도를 하는지도 계속 주시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지금의 집값 상황이 일시적 국면이 아니라 재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면 위 기사에서 언급된 손교수와 고모씨부터 집을 사야 할 것입니다. 그 분들 시각에 따르면 지금이야말로 떼돈 벌 기회인데, 자신들은 안 사고 집값 앞으로 오른다고 주장한다면 무책임한 것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기사를 작성한 기자부터 이것이 무책임한 선동 보도가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집을 한 채 사는 것은 어떨지요? 지금 시중은행에서 추가 부동산 담보 대출을 잘 안 해주겠지만, 기사에 인용한 고모씨가 은행 지점장이니 대출이 가능하겠군요. 자신들은 정말 이런 ‘호기’에 집을 안 사면서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호구로 안다는 얘기밖에 더 될까요?

 

제가 이번 국면이 왜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지는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말씀드릴 것입니다. 적어도 제가 그 동안 쓴 글들과 앞으로 쓸 글들을 읽어보고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런 선동적인 언론 보도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에 속지 말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4. 27. 11:38

 

경인운하 공사가 착공식도 없이 시작됐다. 경인운하 사업을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측은 얼마 전 경인운하 관련 공청회에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자물쇠 공청회’를 연 바 있다. 환경영향평가도 요식행위처럼 뚝딱 3개월만에 해치웠다. 현 정권이 내세우는 것처럼 그렇게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왜 이렇게 떳떳하지 못한지 모르겠다. 마치 부잣집 담을 넘는 ‘밤손님’의 행태처럼 느껴진다. 


지난달에는 경인운하 사업에 지난 1월 확정된 정부 추정 사업비보다 3800억원 정도가 더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획재정부의 내부보고서 내용이 보도됐다. 재정부 내부 보고서대로라면 이 사업의 비용편익(B/C) 비율이 1이하로 떨어져 사업의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속도로로 한 시간 거리인 곳에 물류를 수송하기 위해 운하를 판다는 사업에 애초부터 경제성을 따지는 것부터가 한심스러운 일이다. 


거꾸로 어떻게든 경인운하 사업을 하기로 작정한 ‘불도저 정부’에게 경제성을 따지는 것부터가 무의미한 일이다. 다만 이 같은 토건사업을 통해 현 정부가 얼마나 많은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지, 그리고 그 속내가 무엇인지는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는 현재 예정된 경인운하사업 6개 공구의 총공사비 추정가격 1조 3500억원의 약 30% 정도인 4000억원을 낭비하게 된다. 경인운하사업을 턴키입찰(설계 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발주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짧은 지면에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턴키입찰 방식은 현재 예산 낭비와 건설업체간 담합구조의 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위 10개 재벌건설사들은 설계비용에 들어가는 거액의 선투자 비용을 시장 진입장벽으로 활용, 지금까지 턴키 입찰 물량을 거의 싹쓸이해왔다. 그러면서 그들은 각종 턴키입찰에서 철저한 가격 담합을 통해 경쟁입찰에 비해 평균 30% 가량 높은 추정공사비의 95~98% 수준에서 공사를 수주했다. 건설업체들간 경쟁하게 하면 아낄 수 있는 돈 30%를 낭비했다는 뜻이다. ‘떡고물’이 워낙 많다 보니 담합과 뇌물 수수 등 부패의 온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도 턴키사업을 남발했다. 청계천사업, 동남권 유통단지(가든파이브), 지하철 9호선, 지하철 7호선과 지하철 3호선 연장구간 등을 모두 턴키로 발주했다. 심지어 일반 주택단지를 만드는 은평뉴타운사업조차 턴키로 발주했다. 그 결과 부작용도 심각했다. 7000억원에 할 수 있었던 가든파이브에 1조원 이상이 들어간 결과 고분양가 때문에 상가 입점이 극히 부진한 상태다. 은평뉴타운은 과다한 토지보상금과 더불어 턴키 입찰을 통한 사업비 과용으로 후임자였던 오세훈 시장 초기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진행됐던 지하철 9호선,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등에서는 업체들간 담합이 드러났고, 청계천사업과 가든파이브 사업에서는 각종 비리 사건이 불거지기도 했다. 심지어 청계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현 정부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장관급 대우를 받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낭비된 예산만 줄잡아 1조원 가량은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예산을 절감했다는 주장을 들으면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행태를 이제 전국 단위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당장 경인운하사업뿐만 아니라 새만금사업,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호남고속철도 등 대규모 토목사업 대부분이 턴키 공사로 예정돼 있다. 재벌건설업체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고분양가로 마구잡이 주택사업을 벌였다가 미분양에 물려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이 시장의 채찍질은커녕 정부의 퍼주기 예산으로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가 말로는 ‘서민경기 부양’이니 ‘일자리 창출’이니 내세우지만, 결국 세금으로 재벌건설업체들을 위해 차리는 푸짐한 잔칫상이라는 것을 건설업계는 너무나 잘 안다. 이처럼 현 정부 ‘삽질경제’의 이면은 바로 부패경제, 반칙경제, 불공정경제인 것이다. 이 같은 이면을 들키지 않으려니 사업 추진 과정이 밤손님 행태를 닮아 가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4. 25. 12:06


2001 4 4. 사랑스러운 아들 꿀꿀이가 태어났습니다. 몇 주 후 재헌이라는 이름으로 출생 신고된 꿀꿀이’. 아이 출생 때처럼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한나라당을 출입하던 때였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귀가해 아이의 맑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보는 게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커갈수록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습니다.

 

당시에는 언론사 세무조사로 시작된 소위 조중동과 정권의 언론전쟁이 격렬한 굉음을 내던 때였습니다. ‘언론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저는 동아일보의 지면 위에서 전사해야 하는 최전방 소총수나 다름 없었습니다. 총 대신 펜대를 잡았다는 것만 다를 뿐. 조중동이 야당인 한나라당을 우군으로 삼은 때문이었습니다. 괴로웠고, 혼란스러웠습니다. 포연의 한가운데 서있으니 사위를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진실과 허위가 아니라 적과 아군만을 구분해야 하는 상황. 객관과 공정, 진실이라는 저널리스트의 소명을 다하고 싶다는 갈망과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주는 좌절감. 그러면서도 저는 서서히 타협하고 있었습니다. 회사의 방침에 따라 조직원 논리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정권을 향한 펜대가 날카로워졌습니다. 펜을 움켜진 손에 힘이 들어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가슴 한 구석에서는 여전히 이게 아닌데…’하는 외침이 솟구쳤습니다.

 

그때 제 첫째 아이가 태어난 것입니다. 아이의 맑은 눈망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상상했습니다. 이 아이가 나중에 자라서 문자를 해독하게 될 때를 말입니다. 그때 이 아이는 아빠가 쓴 기사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 기사들을 썼던 아빠를 어떤 인물로 평가하게 될까? 자신이 없었습니다. 떳떳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마음속에서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와의 결별을 마음먹고도 떠나는 데는 1년여가 더 걸렸습니다. 속사정을 모르는 많은 이들이 왜 그 좋은 직장을 그만뒀느냐고 했습니다. 제 스스로도 한때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회사를 퇴직한 뒤 뜻대로 되지 않고 생활고에 시달릴 때입니다. 매일 보게 되는 신문 지면만이 내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었을 따름입니다. 신문사 울타리 밖에서 내부 메커니즘을 아는 신문기자의 감각을 갖고 일반 독자의 눈으로 보니 한국 신문들의 문제가 훨씬 더 잘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보이는 그 문제점들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안 보인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매일 속고 삽니다. 한국의 신문 보도에 말입니다. 여기에서 속인다는 말은 왜곡보도, 편파보도, 일면 보도, 중요한 사실에 대한 침묵, 사태의 핵심 호도, 부정확한 보도 등을 모두 포함하는 말입니다. 사태를 단순화하는 위험이 있는데도 속인다는 강한 표현을 쓴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의 신문들이 고의적으로, 또는 최소한 문제점이 있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 같은 보도상의 문제들을 재생산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정론직필’ ‘불편부당으로 위장하니 위선적이기까지 하지요.

 

제가 언론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같은 문제점을 이야기하면 많은 이들이 설마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한국 신문의 문제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이해 정도는 편차가 있습니다만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신문의 왜곡보도는 드물고, 설사 있다 해도 실수나 우연에 의한 것일 뿐이다 2)정치적 편향이 있다는 건 알지만 사회, 경제적 사안에 대해서도 편향과 왜곡을 보이는지는 잘 모른다 3)신문이 속이는 것을 인식한다 해도 개별 기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장난치는지는 모른다 4)신문이 속이는 이유와 구조적 동인을 잘 모른다.  

 

신문이 속이면 그 사회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습니다. 거짓된 정보와 잘못된 정보가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거나 오도하기 때문입니다. 판단의 기초는 정확한 팩트(fact), 즉 사실관계이어야 하는데 이 팩트 자체가 왜곡되면 올바른 판단과 의사결정은 기대하기 힘들어지겠지요. 예를 들어, 저명한 국제경제학자인 Q라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Q가 한 학술대회에서 A라는 내용의 주장을 했다고 합시다. 지면 제한이 있는 신문의 경우 A라는 내용을 축약해서 보도하기 마련입니다. 이 축약된 내용을 A1이라고 합시다. 여기에서 그날 행사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Q가 주장한 A라는 내용을 생생하게 접한 뒤 그의 주장을 해석하거나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합니다. 대신 신문 등 뉴스매체가 전하는 A1의 내용을 접하게 되지요. , 판단의 기초가 A가 아닌 A1이 되는 거지요.

 

축약은 어느 정도는 왜곡을 부르게 마련이지요. 신문 지면의 제한을 생각할 때 A1 A의 핵심을 잘 담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니지요. 하지만 A1 A의 핵심 내용을 잘못 전달하거나 왜곡하거나 엉뚱한 내용을 전달한다면 이것은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을 오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봅시다. A주장의 핵심내용이 한미 FTA 추진이 이론적으로는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 여러 현실적 문제가 있으므로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라고 합시다. 그런데 B기자는 이를 보도하면서 “Q한미 FTA추진이 이론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정부의 한미 FTA추진 방침을 지지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반면 C기자는 “Q한미 FTA추진이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한미 FTA 시기상조론을 펼쳤다고 썼다고 합시다. Q라는 사람의 같은 주장을 놓고도 기자들의 취사선택에 따라 거의 상반되는 방향의 기사가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심지어 이럴 수도 있습니다. Q가 연설 도중 미국이 다른 나라 경제의 피를 빨아먹는 드라큐라 같은 존재라고 비난하는 일부 시각도 있다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인용합니다. Q가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기 전에 다양한 시각을 소개하기 위해 한 말입니다. 그런데 Q가 인용한 선정적 표현에 사로잡힌 D기자는 이렇게 전합니다. “Q미국이 다른 나라 경제의 피를 빨아먹는 드라큐라 같은 존재라며 정부의 한미 FTA 추진에 강력히 반대했다”.

앞의 두 기자가 Q 주장의 일부만을 따서 아전인수격으로 기사를 작성했다면, D기자는 아예 Q의 취지와는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말을 전하는 짧은 한 문장에서도 엄청난 사실 왜곡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왜곡은 단순히 개별 기자들의 취향때문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같은 왜곡을 조장하는 구조적 환경과 왜곡된 취재 시스템이 근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신문이라면 어떨까요. 최소한 Q의 주장 자체는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기본입니다. 그런 뒤 칼럼이나 사설 등을 통해 Q의 주장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신문사의 시각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 신문사가 진보든, 보수든 적어도 사실 보도만큼은 정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신문들은 이 저널리즘의 ABC조차 어길 때가 허다합니다. 특정인의 발언조차도 자사의 입장에 유리하게 왜곡해서 전달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한미 FTA 추진을 지지하는 신문사는 B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한미 FTA 추진에 소극적이거나 반대한다면 C,D처럼 비트는 거지요. 한국의 신문들은 이렇게 기본적인 사실부터 왜곡하면서도 신문의 색깔을 내세우면서 합리화합니다. 특히 이 같은 왜곡보도는 오히려 한국의 주류신문이라는 조중동이 주도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들 신문을 보수신문등으로 부르는 것은 언론으로서 이들의 과오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단지 왜곡보도를 서슴지 않는 저질 기득권신문들일 뿐입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신문은 왜 속이는 걸까요. 이걸 알려면 한국 현대사에서 신문산업이 정치권력 및 자본권력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20년 조선, 동아의 출발 이후 한국 일간신문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좋겠지만 거기까지는 제 몫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80년대 이후 군부 독재정권 시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전두환 정권 이전에도 한국의 신문들은 국가의 비호 아래 국가시책에 부합하여 반공 수구언론으로서 성장했습니다. 8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권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추방하고 언론통폐합을 추진합니다. 이렇게 생겨난 것은 권력의 시녀로서 언론입니다. 정부에 대한 비판을 포기한 채 정부의 확성기 역할을 한 것이지요. 대신 언론통폐합에서 살아남은 언론은 담합상태에서 안정적인 이윤을 보장받고 일정한 권력으로 자리잡습니다. 이러다 보니 80년대 일부 언론사는 100대 기업에 들어갈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당시 급성장한 신문의 대표격이 바로 조선일보입니다.

 

하지만 1987년 민주화항쟁의 결과 이 같은 담합구조는 서서히 깨지기 시작합니다. 88년 언론자유화 조치 이후 한겨레신문 등 언론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91년에는 한국일보가 조간과 석간을 두 번 찍어내는 체제를 가동해 신문경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제 ‘사상의 자유시장’이 드디어 한국에도 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를 걸기도 했습니다. 당시 신문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보도한 동아일보를 필두로 민주화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후 신문의 변화 모습은 독립적이면서도 책임 있는 자유 언론의 길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정권 시절 언론에 재갈을 물렸던 정치권력의 자리에 자본권력이 들어섭니다. 이 같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91김중배 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의 발언입니다. “언론은 이제 권력과의 싸움에서보다 원천적 제약 세력인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그가 당시 사주이던 김병관 사장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며 던진 말입니다.

 

뒤돌아보면 그의 발언은 다가올, 언론으로서 한국 신문의 위기를 계시한 예언자적 발언이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시장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신문은 자본의 압력에 더욱 강하게 노출됩니다. 독재정권 시절 언론사주들은 담합체제 아래에서 손쉽게 돈벌이를 하는 동시에 권력에 아부해 스스로 권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신문사주들은 이제 광고 유치를 위해 사회적 공기로서보다는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한편으로는 민주화의 진전으로 권력의 재갈에서 자유로워진 재벌기업들은 광고를 통해 신문 지면에 영향을 미치고자 합니다. 심지어 일부 재벌은 직접 대규모 자본을 들여 신문을 직접 지배하려는 의도를 드러냅니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그룹의 사실상 중앙일보 지배입니다. 특히 이 같은 삼성그룹의 중앙일보 지배는 신문시장에서 95년 이후 지속된 중앙일보의 물량공세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중앙일보는 95 4월 석간에서 조간으로 전환한 뒤 조선일보와 증면 경쟁을 벌입니다. 또 구독자 유치를 위해 각종 경품과 무가지를 살포하며 신문시장을 혼탁과열시장으로 몰아넣습니다. 물론 중앙일보가 이렇게 물량 경쟁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삼성의 자본력 때문입니다. 삼성은 중앙일보에 광고단가를 높여주는 등의 방식으로 중앙일보에 직간접적인 자금 지원을 해 신문시장의 판도를 뒤흔듭니다. 이후 중앙일보는 조선, 동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3대 메이저 신문으로 자리잡아 삼성의 의도는 일단 성공합니다. 삼성에 이어 현대는 문화일보를 창간하고, 한화는 경향신문을 인수합니다. 한마디로 ‘재벌의 언론시장 공습’이 잇따랐습니다. (이후 재벌의 언론 직접 지배에 대한 비판여론과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불거진 재벌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현대와 한화 등이 이후 신문경영에서 다시 손을 뗍니다.)

 

외환위기는 신문사들이 재벌기업에 더욱 목을 매다는 계기가 됐습니다. 경제위기와 함께 거품성장을 해온 신문사들이 생존위기에 내몰리면서 사활을 건 광고 유치에 나섭니다. 한편으로는 일부 신문사들은 재벌 계열 금융사들의 특혜성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끄기도 합니다. 갈수록 대기업을 비롯한 광고주들에게 비판성 기사를 쓰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변해간 것이지요. 이후 오마이뉴스 등 온라인 뉴스매체와 무가지의 등장, 인터넷 뉴스 포털의 ‘백화점식 뉴스 서비스’의 시작으로 신문산업의 위기는 더욱 가중됩니다.

 

그럼 이 같은 시장구조가 왜 현재 신문들의 저질 왜곡보도를 조장하게 될까요. 앞에서 보았듯이 신문의 자유로운 보도를 왜곡하는 구조는 민주화를 전후로 해서 크게 달라집니다. 민주화 이전에 신문들은 권력에 굴종하는 대신 담합에 의한 이윤을 보장받았기에 재벌기업에는 강했습니다. 특히 각종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재벌기업들은 약점이 많았기에 신문들의 부풀려진 광고단가에도 군말없이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 신문은 권력에 약한 반면 재벌기업에는 강한 구도였습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에는 정반대 상황이 전개됩니다. 민주화와 언론 자유의 보장으로 신문은 권력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제한적으로 비판합니다. 이제는 만만한 게 정부권력이 됐습니다. 반면 광고주로서 기업에는 한없이 약한 존재가 돼버렸습니다. 결국 신문은 이제 재벌에는 약하고 정치권력에는 강한 존재가 됐습니다. 신문에서 재벌기업에 우호적인 기사는 양산되는 반면 비판기사를 찾아보기 힘든 대신 정치권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정치권에는 상당히 강한 톤의 비판기사가 넘쳐나는 주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국 신문들의, 특히 기득권신문인 조중동이 왜 일정한 편향을 가지고 왜곡보도를 지속하는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 신문시장의 구조를 다음 편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겠습니다. 

더 많은 토론과 정보 공유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 주십시오. 이 글은 김광수소장님이 쓰신 글이 아니며, 연구소의 공식적인 입장도 아님을 주지하시기 바랍니다.

 


by 선대인 2009. 4. 22. 15:46

 미국 명문 사립대인 하버드 대학과 일본의 명문 사립대인 게이오대학 그리고 한국의 연세대의 학생 1인당 실질등록금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버드대학>

              - 학생수(학부+석박사) 20,114명

              - 계절학기 및 청강생 5,664명

              - 강의교수 2,558명(전임교수 1,984명 + 시간강사 574명) + 연구/보직교수 7,605명 

                              = 총 10,163명

              - 2006년 총 수입 " 30억 달러

              - 2006년 총수업료(입학금+등록금+실습비+기숙사비) 수입 : 6.3억 달러(총수입의 21%)

              - 기숙사비 차감 총수업료 : 5억 달러(장학금 지급액 1억 달러 차감한 수치)

              - 2006년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31,300달러(원화환산 2,993만원)(=총수업료/학생수)

              - 기숙사비 차감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25,000달러(원화환산 2,388만원)

              - 계절학기 및 청강생 차감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21,000달러(원화환산 2,000만원) 추정

 

    <게이오대학>

              - 학생수 : 50,672명

                         유치원+초중고 : 7,412명

                         대학 : 43,260명

                                 학부+석박사 : 32,312명

                                 방통대 : 9,903명

                                 외국인학교+어학연수 :  1,045명

              - 전임교수 1,750명 + 시간강사 317명 = 2,067명 

              - 2006년 총수입 : 2558.6억엔

              - 2006년 수업료(입학금+등록금+실습비+기타) 수입 : 441.4억엔(총수입의 17.3%)

              - 2006년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87.2만엔(원화환산 716만원)(=총수업료/학생수)

                                                                102만엔(원화환산 837.4만원)(=총수업료/대학생 이상)

              - 게이오는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수업료와 대학의 수업료가 크게 차이나지 않음 

             

     <연세대>

              - 학생수 : 35,554명 

              - 전임교수 1,739명 + 비전임 794명 +시간강사 1,548명 = 4,081명

              - 2006년 총수입 : 5,424억원(2007년 7,173.5억원) 

              - 2006년 총수업료 : 3,105억원(2007년 3,436억원)(총수입의 57.2%)

              - 2006년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848만원(2007년 966.4만원) 

 

 

하버드대학이나 게이오대학 모두 명목등록금은 매우 높습니다만, 장학금이나 면제, 보조금 지급 등을 차감한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는 미국 하버드대학, 한국 연세대, 일본 게이오대학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미일 3국의 소득수준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연세대가 일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교육의 질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연세대가 하버드대학보다도 훨씬 비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기 한미일 3국의 주요 사립대학의 학생 1인당 실질등록금 비교결과와 3국간 차이의 원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상기 실질등록금 비교자료를 보시고 한국 대학의 경우 무엇이 문제인지 회원 여러분들의 많은 토론을 기대하겠습니다.    

by 선대인 2009. 4. 22. 15:01

 

요즘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호가 위주로 반등하자 각종 인터뷰 요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믿었던 분들 가운데는 집값이 다시 급등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큰 그림(big picture)’을 보셔야 합니다.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을 이해하고(이건 일일이 여기서 다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우리 연구소의 경제시평을 꾸준히 정독하신 분이라면 잘 아실 것입니다) 시기적으로도 길게 보시면 최근 일부 지역의 반등은 그야말로 매우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반등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며칠 전 쓴 글(http://unsoundsociety.tistory.com/entry/KBS-뉴스라인에서-못다-말한-최근-부동산-상황-진단)에서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을 그래프를 통해 보여드렸습니다만, 전월 대비 30% 급증했다는 서울 거래량이 여전히 2006년말 고점 대비 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거래 침체 양상 속에서 일어나는 부침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요. 이미 말씀드렸으니 되풀이해서 말씀드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오늘은 실질 가격 지수 추이를 통해 현 상황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아래 <도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00년대 주택 투기는 사실 아파트에 국한된 투기였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위치와 평수 등에 따라 가격이 대체로 표준화돼 있고 환금성이 좋았던 덕에 투기의 대상으로 삼기에 딱 좋았던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들의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한몫했겠지만 그 선호도조차 투기와 맞물려 한껏 커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의 명목가격 지수만 보면 집값은 계속 상승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 각종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정말 집값은 계속 상승하기만 하는 것일까요? 매년 물가 수준을 반영한 서울 아파트의 실질가격을 나타내는 아래 그래프를 한 번 살펴보십시오. (물론 국민은행의 주택가격 지수도 문제가 많은 통계인데다 물가지수조차도 현실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어 사실 실질가격으로 나타내는 게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큰 그림을 보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1987~1991년 5월) → 하강(1991년 6월~1998년 11월) → 상승 (1998년 12월~2007년 2월) → 하강 (2007년 3월~ 현재)의 파동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책에서도 설명드렸지만, 2000년대 서울의 부동산(아파트) 거품은 1991년 초의 실질가격 지수인 152.6을 훨씬 넘는 175.3을 기록했다가 올해 3월 현재 161.5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고점 대비 가격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습니다만, 여전히 1991년초 버블기 때보다도 더 높은 상태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기에서 서울 강남 재건축 지역의 투기성 집값 반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대세 상승할 것 같나요? 아마 그렇게 된다면 한국은 아마 냉엄한 시장의 법칙을 이탈한 유일한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정부의 각종 투기조장책 등에 따라 지금의 일시적 반등기가 경우에 따라서는 몇 달 더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주저앉을 것입니다. 한국 경제의 체력이 지금의 높은 집값을 도저히 지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차례 되풀이했으니 또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외환위기 직후의 V자형 급반등 상황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대내외 상황이 너무나 다릅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우리 가계 순저축율이 20%에 육박했고 부채는 적었으며 세계 경기도 동아시아를 제외하고는 좋았습니다. 외환위기 때 꼴아박았지만 90년대 초중반 내내 6~8%대의 고도 성장을 했고, 외환위기 직후인 99년에는  때마침 미국을 중심으로 IT버블까지 일어나 우리도 거기에 편승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 가계는 순저축율이 2% 수준으로 떨어졌고, 가계 부채는 740조원에 이릅니다. 부동산 담보대출만 약 310조원에 이릅니다. 전세계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맞고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다른 나라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데 먼저 회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5%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도 올해 수준보다 크게 나아지지 못할 것입니다. 은행의 예대율은 여전히 135% 전후 수준이어서 부동산 버블기 때처럼 마구잡이로 펌프질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과잉 대출을 계속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을 무시하고 정부의 강압에 못이겨 다시 부동산 대출을 늘여나간다면 정말 이 나라는 절단 나는 상황이 오겠지요.


사실 이렇게 구구한 설명을 드리기 전에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과 지금의 실질가격지수만 보더라도 어떤 상황인지는 충분히 짐작되실 겁니다. 용수철에 비교하자면, 외환위기 때는 용수철이 극도로 수축돼 언제든지 되튀어오를 수 있는 에너지가 응축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튀어올랐던 용수철이 도로 수축되는 국면의 초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90년대 초중반처럼 연착륙을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아마 여러 여건상 그때와 같은 연착륙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주식 격언에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하는데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90년대 초중반보다는 하락폭도 더 크고 하락기간도 더 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2010년대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저출산 고령화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그 충격은 세계 다른 어느 나라보다 깊고 클 것입니다. 우리가 미리 그 충격에 전략적으로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1990년대 버블 붕괴기의 일본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unsoundsociety.tistory.com/entry/90년대-일본과-비슷해질-2010년대-한국-부동산


요즘 방송 인터뷰를 하면 PD들이 결국 꼭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럼 지금 집을 사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참 곤혹스럽습니다. 저는 그냥 ‘큰 그림’을 보여줄 뿐입니다. 저도 사람인 이상 100%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든데, 더구나 투기성 자금에 의해 움직이는 단기적 흐름은 더더욱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개개인에 따라 사정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소득이 충분하고 빚을 안 져도 되고 당장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기 위해 일정한 지역에 집이 필요한 사람과 수억원의 부채를 일으켜 투자용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의 판단은 판이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런 사정도 모르고 어찌 감히 팔라, 마라 할 수 있을까요? 또 설사 그런 사정을 안다 하더라도 제가 소위 재무 컨설턴트도 아니고 그런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대세하락에 접어든 이 순간에도 ‘부동산 불패 신화’에 빠져 있는 분들에게 큰 그림을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일시적 흐름만 보고 가볍게 움직였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는 수준일 뿐입니다. 제가 보여드리는 큰 그림을 참고로 하되 결국 결정은 각 개개인 스스로가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좀더 욕심을 부리자면 단순히 개인 가계 차원의 고민에만 머무르지 마시고 부동산 거품의 폐해를 인식하고 많은 분들이 집값 걱정 없이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생각과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그래서 요즘 PD들의 질문에 답하는 핵심내용은 이런 것들입니다.


“지금은 집값 대세하락기 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폭탄 돌리기’ 국면이다. 지금 잘못 주택시장에 들어갔다가 도화선에 불이 붙은 폭탄을 떠안는 격이 될 수 있다.”


“실수요자도 아니면서 지금 주택 투자에 나서겠다면 굳이 안 말린다. 다만, 그렇게 한다면 길게 잡아 수개월 안에 치고 빠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주식시장도 아니고 기획부동산 같은 조직화된 투기세력이 아닌 개인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다.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결국 폭탄을 떠안게 되는 꼴이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길게 보라. 5년 후인 2013년에도 지금보다 집값이 올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4. 22.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