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에 맞서 KBS사원행동의 핵심멤버로 일했던 최경영 기자가 얼마 전 <9시 의 거짓말>이라는 책을 펴냈다. 책 내용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2009년 미국 퓰리처상 탐사보도 부문 수상자인 <뉴욕타임스> 데이빗 바스토우 기자의 ‘TV애널리스트의 이면, 국방부의 검은 손’에 관한 소개였다.


바스토우기자는 TV에 객관적인 군사평론가로 소개되는 퇴역 장성 수십여명이 실은 이라크전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군수산업체의 임원이거나 로비스트들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고 한다. 바스토우 기자는 또한 이들이 CNN, MSNBC, FOX 등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에 등장해 이라크전을 옹호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지원한 곳이 미국 국방부였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최기자는 “바스토우 기자의 탐사보도는 TV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의 ‘객관적 논리’ 속에 사실은 그들의 ‘사적 이익’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음을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기자는 이어 “한국 언론에 등장하는 민간 부동산컨설팅 업체의 임직원들은 모두 부동산 업황의 이해당사자들"이라며 "TV 또는 신문에 등장하는 상당수 부동산 관련학 교수들도 간접적으로 시행사 또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와 연관돼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또 "언론은 전문가를 필진이나 토론 패널로 쓰기 전에 이력을 철저히 검증해서 꼭 (해당 전문가의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제2의 명함’을 독자와 시청자에게 공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주장한다.


평소 필자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필자는 그 동안 기자나 PD, 토론프로그램 담당자들에게 같은 요청을 숱하게 되풀이했다. 적어도 건설산업연구원이나 주택산업연구원 같은 단체들 앞에 ‘대한건설협회 부설’ ‘대한주택건설협회 부설’과 같은 수식어만 달아줘도 사람들의 판단은 달라질 것이다. 이들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건설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것임은 너무나도 뻔한데도 각종 TV토론이나 기사 등에서는 마치 이들을 ‘객관적인 전문가’인 양 포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해당 기관들을 국책연구소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언론들이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그런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아파트 분양 광고에 목을 맨 이른바 ‘부동산 찌라시’들에야 무엇을 바라겠는가. 하지만 아파트 분양광고에 그다지 민감할 이유가 없는 방송이나 일부 신문조차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부동산 시장의 대세가 기울었는데도 온갖 엉터리 논리로 “집값이 오르니 집을 사라”고 부추겼던 사람들이 여전히 ‘객관적인 전문가’로서 TV화면과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심지어 현 정부 인수위 시절 취득한 정보를 자신의 부동산 컨설팅 영업에 이용해 물의를 빚었던 인사가 MBC와 KBS, 매일경제신문 같은 곳에서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 전문가들이 최근 ‘집값 바닥론’을 다시 외치고 있다. 서울의 9월 아파트 거래량이 이사철 요인 때문에 8월에 비해 6% 가량 늘었지만 한창 때 거래량의 9분의 1 수준으로 구조적 침체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기준 미분양이 줄었다지만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수도권 미분양은 연초 2.6만호에서 가장 최근치인 8월에 2.8만호로 늘었다. 악성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은 같은 기간 3631호에서 6806호로 두 배 가량 급증했다. 지방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4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해 2008년말 경제위기 직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2000년대 부동산 거품의 에너지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도 8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정보업체의 호가지수로도 수도권 집값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구조적 추세가 바뀐 것이 없는데도 집값 바닥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집값이 뛰는 쪽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전문가(?)들에 의해서 말이다.   

  

선대인 트위터 http://twitter.com/kennedian3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한 더 깊이 있는 토론과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 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10. 29. 09:09

오늘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로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제 의견을 설명드렸습니다. 하지만 워낙 시간이 짧아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손석희 선생님은 사전 질문 예상지와 전혀 다른 '돌발질문'을 하시기로 유명하시죠.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준비한 내용 외의 다른 내용들은 정작 말씀을 많이 못 드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방송 준비하느라 메모했던 내용에 살을 좀 더 붙여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으니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1. 현 상황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텐데...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바닥인가, 아니면 더 떨어질 것인가.



불과 몇 주 전까지 주택시장 침체가 심각하다고 언론들이 아우성쳤는데, 그 사이에 뭐가 얼마나 달라졌다고 집값 바닥이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감. 주택시장 사이클은 10~20년. 수도권의 경우 대세하락 전반기. 수도권 미분양/준공후 미분양. 수도권 거래량도 분기별로 9만 4000호에서 2만호로. 수도권의 원정투기수요 등으로 뛰었던 부산 거래량도 5개월째 감소해 추격매수세가 끊기면서 하락 가능성 보이는 상황.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 구조적 흐름에서 변한 게 없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 잠시 잠깐의 현상을 보고 섣불리 예단하는 기사들.



2. 그렇다면 최근의 전세 강세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


집값이 여전히 높은데 전세가가 뛰어서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걸 생각하니 가슴 아프다. 어쨌거나 일단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공급부족 때문 아니다. 2007년 말 사상 최대 민간분양 이뤄진 게 올 하반기 사상 최대 입주 물량. 공공임대주택물량도 10만호가 넘을 정도. 주택대세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 일시 증가, 빚 없는 ‘안전한 전세’공급 부족, 그리고 2008년 기저효과. 90년대초중반에도 집값 하락+전세가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원인이 이러니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여지는 크지 않다.



3. 지난 2008년 10월... 딱 2년 전 선대인 부소장은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이 버블붕괴의 초기단계이고 5년 내지 7년 정도... 상당히 장기화될 것이다’ 라고 진단했다. 지금 상황을 미루어 볼 때 당시 예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는가.


현상적으로는 기복이 있었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경고 했다고 생각. 2008년 여름부터 버블 경고를 했는데, 당시 거의 아무도 2008년말의 집값 급락과 경제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깨졋지만 당시만 해도 부동산불패 신화 강력. 현상적으로는 지난해 정부의 대대적 부양책 때문에 7개월간 반등. 저금리, 주택대출 만기 연장, 230조원에 이르는 토건-부동산 위주 부양책, 재건축 규제 및 수도권 전매 제한 완화 등.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은 지연시킬 수 있을 뿐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질질 끌면서 부동산 거품 막는다고 가계부채를 70조원 더 늘리고, 230조원의 공공부채를 소진.


결론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350조원을 바탕으로 키워온 부동산 버블의 구조적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주택시장, 그리고 한국경제의 취약성은 여전하다 평가. 2000년대 초중반과 달리 주택시장의 투자수익률보다는 위험성이 더 크고 이 같은 상황이 일시적 기복 있더라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4. 그런데 지난 9월 29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부동산시장 대세하락 가능성 점검>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집값이 급락하거나 대세하락 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재룡 연구원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고사.) 한국은 대출부실화 위험이 적고 주택보유에 대한 욕구가 많기 때문에 한동안 주택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인데...

여기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를 했다. 왜인가.



총평부터 하자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연구자가 건설업체 출신이어서인지 몰라도 건설업계-부동산업계에서 ‘집값 계속 오른다’ ‘대세하락없다’ 주장들을 짜깁기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대출 부실화 위험성이 적다면서 내세운 근거가 LTV, 주택담보가치 대비 부채 비율. 2008년 비해 2009년 대출자산 건전성 개선. 이는 집값 오른데 따른 것인데. 지금 연체율이 낮은 것은 부실 처리를 하지 않고 2년째 주택대출 만기 연장 때문. 지금 사상 최저금리 수준에서도 이자만 내는 주택대출이 80%. 그리고 평균 LTV라는 것을 근거로 삼는데, 평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채를 많이 진 가구의 위험성이 중요. 미국 서브프라임론도 7.8%. 이미 실거래가로는 많이 떨어져서 후순위대출인 저축은행 연체율은 12%를 넘어. 도시계획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금융경제를 전공한 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연구자들도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경고.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충격을 희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어긋난다. 노후세대는 2000년대 부동산 불패 신화 때문에 주택 보유 욕구 강하다 해도 기본적으로 기존 집을 보유하거나 줄이거나 팔거나 하지 신규 수요는 아니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수는 늘어나니 수요가 계속 있다고 주장하는데, 세대별로 보면 50,60대 노후세대 가구가 늘어나고 신규 주택 수요층인 20~40대는 오히려 빠르게 줄고 있다. 지금도 엄청난 공급 과잉인데, 이 주택을 누가 받아주나.



5. 그런데 지난 198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을 보면 전세가가 크게 오른 뒤 매매가가 따라 올랐던 전례가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세가 뛰니 집값도 뛸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던데?


그럴 가능성 없다. 대세상승기 때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상승하던 시절의 관성에서 못벗어나서 그런 엉뚱한 주장이 나온다. 대세하락기에는 다르다. 90년대 초반 집값 하락기는 전세가 상승. 또 외환위기 때나 2008년말 상황 때는 전세가도 동반 급락. 또한 전세가가 뛰면 멀리까지 이사한다든지 해서 시간이 걸리지만 조정 일어난다. 2년 후 계약 때는 전세가 급등 현상이 없을 것. 현대경제연구원도 며칠 전 제 주장과 비슷한 발표.




6. 그렇다면 지금의 집값은 어느 정도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럴 경우 당장 부동산 담보대출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겠고...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없겠는가.   


집값이 부동산업소들의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이미 서울은 10~20%, 수도권의 분당 용인 평촌 일산 수원 파주 김포 등 주요 도시는 30% 이상 하락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깨 약간 아래까지 내려온 상황으로 장기대세하락의 전반부.


금융위기 가능성은 현재 수준에서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가면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정부 당국자들이 자꾸 자기 임기 내에 사고가 안 터지기를 바라면서 미루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서 제가 자꾸 거품 빼라고 주장하는 것. 주택대출 만기 연장하고 DTI규제 풀어 가계부채 증가 부추길수록 자꾸 미룰수록 부동산 거품은 더 커진다.  지금부터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 유도하고 점진적으로 거품 빼나가면 타격이 있긴 하겠지만 제1금융권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계속 거품 빼기를 미뤘다가는 내외부 충격이 한꺼번에 몰리면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수출경기가 상대적으로 괜찮을 때 거품을 빼야 충격을 줄일 수 있는데, 왜 그걸 안 하는지 모르겠다.



7. 지난 8.29 대책을 보면 정부는 부동산거래활성화를 목적으로 DTI 규제를 조정했다.

국토부 기재부 장관이 입을 모아 ‘더이상의 추가 대책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 대책 이후의 부동산 판세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지금도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보고 더 빚을 내 집값을 떠받치라는 격이었는데, 이게 정부가 할 일인지 의문이다. 더구나 빚을 많이 쓴 탓에 경제위기가 온 다른 나라 사례를 보고서도 이렇게 하니 정말 국민경제를 생각하는 정부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저금리와 수백조원의 공공부채로 떠받쳐도 안 되니 다시 가계빚을 동원. 하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거래량 감소한 상황이어서 땜질식 부양책으로 해결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두 달 다 돼가지만 여전히 하락세. 일부 지역 반등 있다 해도 반짝 반등에 불과할 뿐. 거래량이 분기별로 전국 45만호에서 30만호 6~7만호 수준까지 감소했다. 자꾸 땜질식 부양책 쓰면서 거품 키우고, 부채를 늘리다가 오히려 국민경제가 골병든다.



주택가격은 높아지는 가운데 소득 여력 있는 가계가 빚 지고도 집을 사버려 지금의 높은 집값을 떠받칠 정도의 수요가 남아 있지 않는 상황. 따라서 급격한 붕괴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일정한 수준에서 주택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주택시장의 복원력 키우는 길인데, 정부는 자꾸 땜질식 부양책을 쓴다. 더구나



8. 또한 전세값 고공행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정부가 내일(28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차관이 참석하는 부동산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기금 2조원 전세자금 추가 지원, 주택기금 서민 전세자금 지원 확대 (최대6천-8천), 전세자금 대출 소득제한 완화 (현행 3천만원 이하), 전월세 보증금 소득공제, LH 미분양주택 일정기간 전세 전환,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확대 등이 예상된다. 평가를 내린다면?


매매가가 떨어지면 전세가도 떨어지게 돼 있는데 정부가 그건 가로막으면서 ‘빚을 더 얻어서 전세 옮겨가라’는 게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인지 의문. 전세대출 늘려주겠다는 건데, 단기적으로는 서민가계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전세시장의 유동성을 키워서 전세가를 오히려 밀어올리는 역할하게 된다. 신중해야 된다.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 확대한다면 긍정적. 다만 사업승인 실적 기준으로 지난 정부에서 10만 가구 넘었는데, 지난해 7만여호, 올해는 8월까지 2500호로 줄어. 가뜩이나 OECD 국가들보타 턱없이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저출산 고령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으로 늘리라고 수도 없이 주문했는데, 말 안 들었다. 15% 정도만 돼도 이 같은 주기적 전세난 없다.

 


9. 그렇다면 급격한 버블붕괴를 막고,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겠는가.


냉정하게 현실 직시하는 게 우선. 저도 가능하면 연착륙 바라지만 지금 350조원 부채 늘여놓고 아무런 충격 없이 거품 뺄 수 잇겠느냐. 현 세대의 충격을 줄이느라고 공공부채 230조원을 끌어왓는데 그만큼 후세대, 자식세대에게 빚을 물려준 거다. 이미 어마어마한 충격 발생. 그나마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수출도 잘 된다고 할 때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 나가는 게 단기적으로는 아프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낫다.


전세난 해결 위해서는 매매가 거품을 빼고 앞서 말한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공급이 가장 중요. 




오늘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로 최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제 의견을 설명드렸습니다. 하지만 워낙 시간이 짧아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손석희 선생님은 사전 질문 예상지와 전혀 다른 '돌발질문'을 하시기로 유명하시죠.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준비한 내용 외의 다른 내용들은 정작 말씀을 많이 못 드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방송 준비하느라 메모했던 내용에 살을 좀 더 붙여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으니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1. 현 상황을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텐데...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바닥인가, 아니면 더 떨어질 것인가.



불과 몇 주 전까지 주택시장 침체가 심각하다고 언론들이 아우성쳤는데, 그 사이에 뭐가 얼마나 달라졌다고 집값 바닥이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감. 주택시장 사이클은 10~20년. 수도권의 경우 대세하락 전반기. 수도권 미분양/준공후 미분양. 수도권 거래량도 분기별로 9만 4000호에서 2만호로. 수도권의 원정투기수요 등으로 뛰었던 부산 거래량도 5개월째 감소해 추격매수세가 끊기면서 하락 가능성 보이는 상황.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 구조적 흐름에서 변한 게 없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 잠시 잠깐의 현상을 보고 섣불리 예단하는 기사들.



2. 그렇다면 최근의 전세 강세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


집값이 여전히 높은데 전세가가 뛰어서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걸 생각하니 가슴 아프다. 어쨌거나 일단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공급부족 때문 아니다. 2007년 말 사상 최대 민간분양 이뤄진 게 올 하반기 사상 최대 입주 물량. 공공임대주택물량도 10만호가 넘을 정도. 주택대세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수요 일시 증가, 빚 없는 ‘안전한 전세’공급 부족, 그리고 2008년 기저효과. 90년대초중반에도 집값 하락+전세가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 원인이 이러니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여지는 크지 않다.



3. 지난 2008년 10월... 딱 2년 전 선대인 부소장은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금이 버블붕괴의 초기단계이고 5년 내지 7년 정도... 상당히 장기화될 것이다’ 라고 진단했다. 지금 상황을 미루어 볼 때 당시 예측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는가.


현상적으로는 기복이 있었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경고 했다고 생각. 2008년 여름부터 버블 경고를 했는데, 당시 거의 아무도 2008년말의 집값 급락과 경제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지금은 많이 깨졋지만 당시만 해도 부동산불패 신화 강력. 현상적으로는 지난해 정부의 대대적 부양책 때문에 7개월간 반등. 저금리, 주택대출 만기 연장, 230조원에 이르는 토건-부동산 위주 부양책, 재건축 규제 및 수도권 전매 제한 완화 등.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은 지연시킬 수 있을 뿐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질질 끌면서 부동산 거품 막는다고 가계부채를 70조원 더 늘리고, 230조원의 공공부채를 소진.


결론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350조원을 바탕으로 키워온 부동산 버블의 구조적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주택시장, 그리고 한국경제의 취약성은 여전하다 평가. 2000년대 초중반과 달리 주택시장의 투자수익률보다는 위험성이 더 크고 이 같은 상황이 일시적 기복 있더라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4. 그런데 지난 9월 29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부동산시장 대세하락 가능성 점검>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집값이 급락하거나 대세하락 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재룡 연구원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고사.) 한국은 대출부실화 위험이 적고 주택보유에 대한 욕구가 많기 때문에 한동안 주택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인데...

여기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를 했다. 왜인가.



총평부터 하자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연구자가 건설업체 출신이어서인지 몰라도 건설업계-부동산업계에서 ‘집값 계속 오른다’ ‘대세하락없다’ 주장들을 짜깁기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대출 부실화 위험성이 적다면서 내세운 근거가 LTV, 주택담보가치 대비 부채 비율. 2008년 비해 2009년 대출자산 건전성 개선. 이는 집값 오른데 따른 것인데. 지금 연체율이 낮은 것은 부실 처리를 하지 않고 2년째 주택대출 만기 연장 때문. 지금 사상 최저금리 수준에서도 이자만 내는 주택대출이 80%. 그리고 평균 LTV라는 것을 근거로 삼는데, 평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채를 많이 진 가구의 위험성이 중요. 미국 서브프라임론도 7.8%. 이미 실거래가로는 많이 떨어져서 후순위대출인 저축은행 연체율은 12%를 넘어. 도시계획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금융경제를 전공한 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연구자들도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경고.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충격을 희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어긋난다. 노후세대는 2000년대 부동산 불패 신화 때문에 주택 보유 욕구 강하다 해도 기본적으로 기존 집을 보유하거나 줄이거나 팔거나 하지 신규 수요는 아니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수는 늘어나니 수요가 계속 있다고 주장하는데, 세대별로 보면 50,60대 노후세대 가구가 늘어나고 신규 주택 수요층인 20~40대는 오히려 빠르게 줄고 있다. 지금도 엄청난 공급 과잉인데, 이 주택을 누가 받아주나.



5. 그런데 지난 198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을 보면 전세가가 크게 오른 뒤 매매가가 따라 올랐던 전례가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세가 뛰니 집값도 뛸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던데?


그럴 가능성 없다. 대세상승기 때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상승하던 시절의 관성에서 못벗어나서 그런 엉뚱한 주장이 나온다. 대세하락기에는 다르다. 90년대 초반 집값 하락기는 전세가 상승. 또 외환위기 때나 2008년말 상황 때는 전세가도 동반 급락. 또한 전세가가 뛰면 멀리까지 이사한다든지 해서 시간이 걸리지만 조정 일어난다. 2년 후 계약 때는 전세가 급등 현상이 없을 것. 현대경제연구원도 며칠 전 제 주장과 비슷한 발표.




6. 그렇다면 지금의 집값은 어느 정도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럴 경우 당장 부동산 담보대출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겠고...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없겠는가.   


집값이 부동산업소들의 호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이미 서울은 10~20%, 수도권의 분당 용인 평촌 일산 수원 파주 김포 등 주요 도시는 30% 이상 하락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깨 약간 아래까지 내려온 상황으로 장기대세하락의 전반부.


금융위기 가능성은 현재 수준에서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가면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 정부 당국자들이 자꾸 자기 임기 내에 사고가 안 터지기를 바라면서 미루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서 제가 자꾸 거품 빼라고 주장하는 것. 주택대출 만기 연장하고 DTI규제 풀어 가계부채 증가 부추길수록 자꾸 미룰수록 부동산 거품은 더 커진다.  지금부터라도 가계부채 다이어트 유도하고 점진적으로 거품 빼나가면 타격이 있긴 하겠지만 제1금융권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계속 거품 빼기를 미뤘다가는 내외부 충격이 한꺼번에 몰리면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수출경기가 상대적으로 괜찮을 때 거품을 빼야 충격을 줄일 수 있는데, 왜 그걸 안 하는지 모르겠다.



7. 지난 8.29 대책을 보면 정부는 부동산거래활성화를 목적으로 DTI 규제를 조정했다.

국토부 기재부 장관이 입을 모아 ‘더이상의 추가 대책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 대책 이후의 부동산 판세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지금도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보고 더 빚을 내 집값을 떠받치라는 격이었는데, 이게 정부가 할 일인지 의문이다. 더구나 빚을 많이 쓴 탓에 경제위기가 온 다른 나라 사례를 보고서도 이렇게 하니 정말 국민경제를 생각하는 정부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저금리와 수백조원의 공공부채로 떠받쳐도 안 되니 다시 가계빚을 동원. 하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거래량 감소한 상황이어서 땜질식 부양책으로 해결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두 달 다 돼가지만 여전히 하락세. 일부 지역 반등 있다 해도 반짝 반등에 불과할 뿐. 거래량이 분기별로 전국 45만호에서 30만호 6~7만호 수준까지 감소했다. 자꾸 땜질식 부양책 쓰면서 거품 키우고, 부채를 늘리다가 오히려 국민경제가 골병든다.



주택가격은 높아지는 가운데 소득 여력 있는 가계가 빚 지고도 집을 사버려 지금의 높은 집값을 떠받칠 정도의 수요가 남아 있지 않는 상황. 따라서 급격한 붕괴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일정한 수준에서 주택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주택시장의 복원력 키우는 길인데, 정부는 자꾸 땜질식 부양책을 쓴다. 더구나



8. 또한 전세값 고공행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정부가 내일(28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차관이 참석하는 부동산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기금 2조원 전세자금 추가 지원, 주택기금 서민 전세자금 지원 확대 (최대6천-8천), 전세자금 대출 소득제한 완화 (현행 3천만원 이하), 전월세 보증금 소득공제, LH 미분양주택 일정기간 전세 전환,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확대 등이 예상된다. 평가를 내린다면?


매매가가 떨어지면 전세가도 떨어지게 돼 있는데 정부가 그건 가로막으면서 ‘빚을 더 얻어서 전세 옮겨가라’는 게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인지 의문. 전세대출 늘려주겠다는 건데, 단기적으로는 서민가계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전세시장의 유동성을 키워서 전세가를 오히려 밀어올리는 역할하게 된다. 신중해야 된다.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비중 확대한다면 긍정적. 다만 사업승인 실적 기준으로 지난 정부에서 10만 가구 넘었는데, 지난해 7만여호, 올해는 8월까지 2500호로 줄어. 가뜩이나 OECD 국가들보타 턱없이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저출산 고령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으로 늘리라고 수도 없이 주문했는데, 말 안 들었다. 15% 정도만 돼도 이 같은 주기적 전세난 없다.

 


9. 그렇다면 급격한 버블붕괴를 막고,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겠는가.


냉정하게 현실 직시하는 게 우선. 저도 가능하면 연착륙 바라지만 지금 350조원 부채 늘여놓고 아무런 충격 없이 거품 뺄 수 잇겠느냐. 현 세대의 충격을 줄이느라고 공공부채 230조원을 끌어왓는데 그만큼 후세대, 자식세대에게 빚을 물려준 거다. 이미 어마어마한 충격 발생. 그나마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수출도 잘 된다고 할 때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해 나가는 게 단기적으로는 아프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낫다.


전세난 해결 위해서는 매매가 거품을 빼고 앞서 말한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공급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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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10. 27. 09:27

최근 주택시장이 바닥에 이른 것 아니냐는 언론 보도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필자가 패널로 참석했던 ‘100분토론의 주제도 '부동산, 바닥인가?'였던 것을 보면 부동산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시장의 사이클은 보통 10~20년 정도로 상당히 길며 현재 국면은 2000년대 잔뜩 부풀어올랐던 주택 가격의 대세하락 초기에 불과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대세하락 초기에 일시적 기복이 나타날 수 있으나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더구나 사상 최저금리의 지속과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200조원이 넘는 토건-부동산 중심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반등이 7개월 정도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향후 몇 년 동안에는 지난해 정도의 반등도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평소 제 주장이야 기존 기고문들을 찾아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테니 여기에서 줄이겠습니다. 오늘은 최근 집값 바닥 쳤나라는 식의 일부 언론 보도가 얼마나 근거가 있는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주택시장이 바닥에 이른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보도의 첫째 근거는 9월 이사철을 중심으로 한 전세난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도권 전세난 허와실 1010이라는 글에서 현재의 전세가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은 말씀드렸습니다. 못 읽어보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세가 상승에 이어 집값 바닥론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9월 아파트 거래량입니다. 저야 큰 그림을 보고 있어서 이 같은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잘 알지만,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이 같은 보도에 귀가 솔깃하기 쉽습니다. 정말 9월 아파트 거래량은 집값 바닥을 논할 만큼 충분한 변화가 일어난 것인지 확인해 봅시다.

 

, 아래 <도표1>을 보십시오. 지난주 <100분토론>에서도 소개한 도표입니다. 9월의 거래량이 전국, 서울, 수도권 별로 5.9~11.5%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성급한 언론들은 “9월 아파트 거래량 8.6%…8.29대책 약발?” “전세수요 매매로 돌아서나…9월 아파트 거래 증가라는 식의 제목을 뽑았습니다. 뭔가 주택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뉴스 제목이 뽑힌 거지요.

<도표1>


㈜ 온나라부동산포털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런데 일부 언론들이 그런 보도를 한 9월 거래량의 실상은 어떨까요? 워낙 거래량이 바닥에 이르면 약간의 거래량 변화로도 비율로는 상당 폭의 거래량 증감이 나타나는 것처럼 비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도표1>을 보면 아파트 거래량이 구조적 거래 침체기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거래량은 한두 달 정도의 추이로 판단할 수 없고, 구조적 추세를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9월의 거래량 변화가 눈으로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미미해 그 구조적 추세가 전혀 변한 게 없다는 겁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보도하는 아파트 거래량과 달리 온나라부동산 포털을 통해 발표하는 거래량은 9월 거래량이 오히려 소폭이나마 줄었다는 점입니다. (역시 도표로 보면 잘 안 나타납니다만보통 온나라부동산포털의 거래량은 매매 거래 외에도 증여, 신탁 등의 사유로 발생한 거래량도 모두 포함하는 반면 국토부가 직접 발표하는 거래량은 국토부 공무원이 매매 거래량 가운데도 일정한 기준(국토부 담당자와 통화해봤으나 그 기준이 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을 적용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 상태에서는 두 가지 거래량을 상호 보완적으로 살펴보는 게 현명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두 거래량의 증감 방향은 거의 항상 일치해왔습니다. 그런데 9월 아파트 거래량만큼은 국토부가 발표한 서울, 수도권 거래량이 미미하게 늘어난 반면 온나라포털의 거래량은 오히려 소폭이지만 줄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여러 의문이 들지만, 적어도 아파트 거래량이 구조적 침체 추세에서 벗어나 바닥을 쳤다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심스럽게나마 이렇게 판단하려면 최소 2,3개월 정도 아파트 거래량이 상당 수준 더 늘어날 경우에나 가능합니다. 2006년 이전의 아파트 거래량을 추정한 결과를 최근까지 분기별로 나타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을 <도표1>의 아래쪽 그래프를 보면,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3개월 단위의 분기별 그래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구조적 감소세가 더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이 같은 구조적 추세를 볼 줄 모르고 한 달 만의 거래량 추이만을 보고 일희일비하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한 달의 거래량이 조금 변한 걸 두고 바닥 쳤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지난해 말의 거래량 반등이 훨씬 더 커 보일 겁니다. 하지만 이후 주택가격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지금도 일부 언론들이 일부의 지역에서 호가 위주로 일시적 반등이 일어났다는 것을 제목으로 뽑아 호들갑 떨지만, 부동산업계의 호가 위주 지수로도 서울,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어 집값 바닥론의 또 다른 근거로 거론되는 것이 전국 기준 미분양 물량의 감소입니다. <도표2>를 참고로 판단해보십시오. 지금 언론들이 미분양이 줄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방을 포함한 전국 기준 미분양 물량입니다. 그렇게 줄어든 물량도 대부분 정부의 미분양 물량 매입 조치에 의해 줄어든 것입니다.

 

반면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은 건설업체들이 자신들의 미분양 물량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 초 2.6만호에 못 미치던 것이 가장 최근의 집계치인 8월에는 2.8만호까지 늘어났습니다. 더구나 악성 미분양이라고 할 수 있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에 급증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가 분양 실패를 두려워해 분양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인데도 이 정도입니다. 국내 주택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의 공급과잉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집값 바닥을 논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도표2>

   

 () 국토해양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렇다고 지방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옮겨 붙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도 말이 안 됩니다. 서울, 수도권의 투기세력이 지방 원정은 가도 지방의 얼마 안 되는 투기자가 수도권까지 와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항력입니다. 더구나 최근까지 지방 주택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던 부산의 경우에도 이미 <도표3>에서 보듯이 지난해 연말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이미 제가 경고한 바 있듯이 부산의 경우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에서 일시적 수급 미스매치가 일어난 가운데 투기가 가세해 주택 가격이 올랐으나 부산경제의 취약한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아파트 거래량이 주택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거래량 위축이 지속될 경우 부산의 주택가격도 고개를 떨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도표3>



㈜ 온나라부동산포털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그리고 <도표4>에서 볼 수 있듯이 무엇보다 한국은행의 최신 발표치인 8월의 주택담보대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현재 국내 주택시장의 이면에는 공식적으로만 350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이 놓여 있습니다. 2000년대 주택투기거품이 막대한 주택담보대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그만큼 시장 위축이 심각하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물론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들이나 부동산 담당 기자들은 이 같은 지표를 잘 보지도 않고 이해도 잘 못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9월 이후의 주택담보대출 추이가 어떻게 나타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과거 대세상승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흐름이라는 것을 유념해서 보아야 합니다.

 

 

<도표4>

 

㈜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처럼 몇 가지 통계 수치만 간단히 살펴보더라도 최근의 집값 바닥론이 얼마나 빈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9월의 아파트 거래량 변화나 전국 단위의 미분양 물량 감소 등을 근거로 집값 바닥운운하는 것은 부동산업계나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일부 언론들의 '기대 섞인 희망'일 뿐입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현재 주택시장의 거품은 주택담보대출의 위기 구조와 직결돼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더 나아가 가계부채 위기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가격이 일시적인 반짝 상승은 몰라도 대세상승으로 접어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궁극적으로는 한국경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위태로운 상태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부동산 문제에 강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사심 없는 상당수의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부동산시장과 주택담보대출 구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세미나에서 한국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은행의 연구원들이 이구동성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구조의 위험성을 경고한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국내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긴 흐름에서 볼 때 대세하락기의 전반부에 있습니다. 정부의 억지 부양책과 일부 부동산 찌라시들의 선동보도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주택시장 안팎의 구조적 흐름을 보시고, 일부의 선동보도에 휘둘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선대인 트위터 http://twitter.com/kennedian3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선대인 2010. 10. 26. 09:26

‘8.29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택의 매매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반면 전세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자 일부이지만 “전세가 상승세가 매매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거나 아예 “이 참에 집 한 번 사볼까’하는 식의 제목을 단 선동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레퍼토리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가가 상승할 때도 등장했으나 이후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왜곡 선동보도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이 또 다시 무책임한 선동보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군소 경제신문들의 선동적 보도를 다음 등 인터넷포털이 ‘제목 장사’ 에 이용하는 바람에 이 같은 선동적 정보들이 많은 서민 가계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부동산정보업체의 호가 지수로도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매매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한두 군데 일부 반등한 곳을 두고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 올렸다”는 식으로 근거 없는 선동을 펼치고 있다.

 

2008년 말 경제위기 전에는 소형주택이 강세를 나타냈으나 그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중형이 강세를 띠고 있고 전세가 상승 폭이 큰 지역이 멸실주택이 많이 발생한 지역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공급 부족이 아닌 일시적 마찰적 미스매칭 현상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히려 부동산 버블의 정점이나 버블 붕괴 초기에는 주택 매도 후 전세로 전환하거나 주택 매입을 포기하고 전세에 안주하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 전세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미국이나 일본 등도 버블 붕괴 초기에 일시적으로 월세가격 상승 현상이 발생하기도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매매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전세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주택공급 부족’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선동하던 상당수 언론들도 이후 펼쳐지는 주택시장의 흐름을 보면서 필자의 주장을 상당 부분 따라왔다.

 

하지만 최근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 전세가가 다시 큰 폭으로 뛰자 이런 상황을 빌미로 일반가계를 현혹하는 선동기사들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 수도권 전세시장 상황을 10문 10답 형식으로 알아보았다. 다소 길더라도 끝까지 읽어보면 최근 전세시장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언론에서는 연일 ‘전세대란’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전세가가 2년 전에 비해 수천만원 오른 곳이 많은데, 수도권 전세가 얼마나 오른 것인가.

 

물론 전세가 상승세가 가을 이사철을 맞아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상당히 가파르게 오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전세가 상승세가 상당수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전세대란’이라고 단정지을 만한 상황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도표1>에서 서울의 전세가 변동률 추이를 보면 주택가격이 급등했던 198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전년동월대비 약 20~40% 정도로 전세가가 급격히 상승했다. 이 같은 전세가 상승세는 198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의 주택가격 급등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전세가 상승세는 상승폭이 6~10%선에 그치고 있어 198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과 같은 급격한 전세가 상승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2000년대 이후 전세가격의 단위가 커져 상승률로 볼 경우 현실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전세가 폭등 시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도표1> 서울과 전국 전세가 변동률 추이

 

다만 역전세난 등으로 전세가격이 떨어졌던 2008년 하반기로부터 2년이 지나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최근의 전세가 상승폭이 세입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른바 비교시점의 전세가격이 약세였기에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장 2년 전에 비해 수천만원씩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며 필자도 서민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다.

 


2) 일부에서는 대략적으로 주택의 사용가치를 나타내는 전세가가 오르고 난 뒤 매매가가 올랐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현재의 전세가 상승세가 매매가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데.

 

대세상승기 때 나타났던 패턴에 익숙한 일부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들이 이런 의견을 제시하고 일부 언론이 받아쓰는데,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주택가격 대세 상승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금과 같은 대세 하락기에는 통하지 않는 얘기다.

 

<도표2> 서울 아파트 가격 사이클에 따른 전세가 추이

 


왜 그런지 1986년 이후 서울의 실질주택가격 추이로 본 주택 사이클과 전세가 추이를 나타낸 <도표2>를 참고로 살펴보자. 서울의 전세가는 <도표2> 아래쪽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급락했고, 노무현정부 초기의 투기 억제책으로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하던 2003~2004년 소폭 하락했으며, 2008년 하반기에 일시 급락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는 전국 주택 및 아파트 매매가가 1986~1991년 초에 상승한 후 1998년까지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고, 이어서 외환위기 이후에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기복을 보였던 것과는 다소 다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초반처럼 큰 폭의 전세가 상승률이 나타났던 시기는 대부분 대세 상승기의 초기로, 이 때에는 단기적으로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치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수급 불균형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했던 것이다. 이후 부동산 투기붐 등에 편승해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급증한 후에도 전세가가 비교적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집주인들이 급상승한 매매가 수준에 맞춰 더 많은 전세보증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가지수를 매매가지수로 나눈 비율을 보면 전세금이 집값 상승분을 모두 충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오르지 못해 이 비율이 2002년 이후 지난해 중반까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대세하락 흐름에 들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잠재적인 주거 소비자에게 자가주택과 전세주택은 대체제 관계이다. 이들 잠재적 주택 수요자는 대세 상승기 때에는 전세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집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한다. 반면 대세 하락기에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줄면서 자가주택 수요는 줄고 전세주택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전세전환 수요나 매매포기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대세하락기 초기의 매매가가 떨어지는 시기에도 전세가는 일시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런 현상은 이미 과거에도 나타난 바 있다. 1991년 4월 이후 전국과 서울의 매매가가 대세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전세가는 1991~1997년 하반기까지 소폭이나마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전세가와 매매가가 거의 동시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주택가격 하락기에는 반대로 매매가 하락 속에 전세가가 완만하지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전세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매매가 하락-전세 상승도 바로 이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올해 매매가 하락과 전세가 상승은 대세 하락기 초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부동산업계와 언론에서 현재의 전세가 강세 현상을 주택 매매가 상승의 전조로 읽는 것은 과거 대세 상승기와 최근 대세 하락기를 구분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대세 하락기에 나타나는 현상을 대세 상승기의 전조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3)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2006년 이후 가장 높아 집값을 밀어 올릴 전조라는 주장도 있는데.

 

앞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대세상승기 때나 통하던 얘기다. 국민은행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1998년 이후에 작성돼 있어 이전의 패턴을 함께 살펴보기 위해 필자가 부득이하게 1986년 이후 전국과 서울의 전세가지수를 매매가지수로 나눈 비율 추이를 만들어 <도표3>으로 나타냈다.

 

<도표3>전세/매매 지수 비율 추이

 

1980년대 후반 가파르게 오르던 주택가격이 1991년 4월을 기점으로 하락하자 이 비율도 급락해 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전세가는 계속 상승해 이 비율은 외환위기 전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이 비율은 외환위기 직후 급락했다가 2000년대 초반에 급상승했다. 하지만 전세가에 비해 매매가가 급등한 2002년 이후부터 이 비율은 가파르게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전세가에 비해 매매가가 그만큼 과도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5월 이후 전세가가 상대적으로 더욱 강세를 띠자 이 비율은 다시 상승하고 있다. 현재의 전세가격 상승은 1991년 4월 이후처럼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세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매매가의 추가 상승을 가리키기보다는 오히려 매매가의 추가 하락을 예고하는 징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도 부동산 버블의 정점이나 붕괴 초기에 이처럼 주택 매매가는 떨어지지만 임대료는 올라가는 상태가 한동안 지속되기도 했다. 또한 국내의 일부 지방에서도 이처럼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전에 이 비율이 오히려 올라가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4) 2008년 이전에는 소형 아파트가 매매가든 전세가든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은데, 면적별로 전세가 상승세가 어떻게 다른가.
 
<도표4>에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개 광역시도의 전세가격 추이를 면적형 별로 살펴보자. 3개 시도 모두 2008년 말 경제위기 이전에는 소형, 중형, 대형 순으로 올랐다. 하지만 2009년부터는 대체로 중형, 소형, 대형 순으로 오르고 있어 중형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뉴타운, 재개발 지역 등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의 이주수요는 주로 1억원 미만 전월세 수요라면 소형 위주로 올라야 하는데, 중형이 먼저 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설명한 대로 절대적으로 집값이 높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득여력이 있는 가계의 주택 매입포기 수요 또는 매도후 전세전환 수요가 중형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해에는 2008년의 전세가 급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 측면에서 급등했으나 올 상반기 들어 상승폭이 둔화되다가 9월 이사철을 맞아 전세가가 다시 뛰고 있다. 주택 유형별로 전세가 상승 추이를 보면, 뉴타운 재개발 등으로 멸실이 많은 단독이나 연립주택의 전세가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반면 아파트의 전세가 상승폭이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도표4> 수도권 3개 광역시도 전세가 추이

 

 

5) 상당수 언론에서는 연일 ‘전세대란’이라고 하는데, 정작 부동산중개업소를 가보면 ‘전세대란’이라고 할 정도로 그렇게 거래가 많은 것 같지는 않은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06년 이후 집계가 되고 있으나, 전세 거래는 아직 집계되고 있지 않아 거래량 추이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를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는 있는데 국민은행에서 회원 부동산중개업소들을 통해 집계하는 전세거래 동향을 보면 된다. <도표5>를 참고로 3개 광역시도의 전세거래 동향을 보면, 현재의 전세거래는 상당히 한산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언론보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셈이다.

<도표5> 수도권 광역시도별 전세거래동향

 


전세거래는 일반적으로 이사철인 3월과 9월 전후에 거래가 비교적 활발해지는 뚜렷한 계절성을 보인다. 그런데 서울의 전세가가 급등했던 2006년 10월과 2008년 3월의 전세거래가 ‘한산하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39.2%와 47.0%이지만 올해 9월 현재 같은 응답 비율은 61.4%인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거래를 동반한 ‘전세대란’이라고 보기 어렵다. 9월이 전통적인 이사철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전세거래가 많지 않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수 거래의 전세가가 뛰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주택공급 부족 등으로 전세가가 폭등하는 ‘전세대란’이라기보다는 전세 임대자의 일방적인 전세값 올리기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6) 시간이 갈수록 보증부월세나 순수월세 비중이 높아져 전세는 사라질 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집값이 폭등할 때도 전세가는 비교적 덜 올라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비중이 높아지면 서민들은 더욱 고통스러워지는 것 아닌가.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보다 큰 폭으로 빠진다면 길게 볼 때 그런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당장 수 년 안에 그런 방향으로 급격한 변동이 일어나기는 어렵다. 왜 그런지 보자. <도표6>에서 임대차 계약시 서울의 전세/보증부월세/순수월세의 비중 추이를 보면, 일시적 기복은 있지만 전세 비중이 60% 전후를 유지하고 있고 보증부월세 비중도 37% 전후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또 순수월세 비중도 2003~2004년 3~4%를 기록했으나, 2008년 이후로는 2% 이하로 오히려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부에서 주택 매매가가 하락해도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월세 수입으로 집을 안 팔고 버틴다거나 월세가 늘어나 전세가 사라진다는 주장은 현재까지는 설득력이 없다. 오랜 동안 유지되어 온 전세 선호를 당장 뒤흔들 정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도표6> 서울 임대차계약 구성 비중 추이

 

물론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빚을 진 집주인들 가운데 일부가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이자부담이 낮은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월세의 거래 비중이 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부동산업체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봐도 전세 매물은 곧바로 소진되는 반면, 월세(보증부월세 포함) 매물은 보통 두세 달 가량 거래가 없는 경우들이 많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면 기존 전세보증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일시에 마련해 기존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빚을 많이 지고 있는 집주인들은 이 같은 전환이 여의치 않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도 단기간에 대규모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전세가 사라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부이지만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있고, 전세 수요는 증가한 상태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전세가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현실이라고 판단된다.

 

 

7) 2008년 이후 주택시장 침체기 이후 주택공급이 부족해 전세가가 뛰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심심찮게 나오는데.

 

<도표7>을 보면 국민은행이 회원 중개업소들 대상 조사를 통해 집계하는 서울의 전세수급 동향에서 2009년 후반부터 전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주택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집값 하락에 따라 기존 전세시장 내에서 전세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대응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간에 수요와 공급 과부족이 큰 폭으로 급변동하는 것이다. 실제 주택공급은 분양부터 입주까지 3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에 공급 과부족이 몇 달 사이에 이처럼 급변동할 수는 없다. 실제 주택공급 변화와 수요자-공급자의 선택 변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8.29대책 전까지 주택 공급 과잉으로 집값이 폭락한다고 외치던 상당수 언론들이 이제는 주택이 부족하니 전세가가 뛴다는 ‘널뛰기 보도’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도표7> 서울 전세수급 동향

 

언론들이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을 언급하는 것인데, 지금의 분양 물량은 건설사들이 팔고 싶어도 현재의 고분양가에 사줄 사람이 없어서 분양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분양 물량은 2~3년 후의 수급에는 영향을 일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당장의 전세 수급에 영향을 주는 물량은 아니다.

 

지금 주택공급은 절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심각한 공급 과잉 상태인 게 분명하다. 수도권 곳곳에 미분양, 미입주 물량이 쌓여 있는 것이 단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입주 물량은 오히려 최근 몇 년 내 사상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정보업체가 대단지 위주로 집계한 입주 물량만도 올 하반기에 수도권에서 10만 가구 이상이다. 인천 영종, 송도신도시와 김포, 파주, 고양, 용인, 화성, 남양주 등 경기도뿐만 아니라 심지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도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 등이 쌓여 있는 판에 전세가가 계속 오른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공급 자체가 부족해 전세가가 뛴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다만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은 심각한 미스매치가 있다. 중대형 위주의 매매용, 투자용, 투기용 아파트는 공급 과잉으로 넘쳐나는데 반해 전세입자들이 주로 찾는 빚이 적어 전세보증금 확보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전세’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매매포기로 인한 전세전환 수요 및 전세안주수요가 증가했으니 단기적으로는 전세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안전한 전세’ 공급은 부족한 상태이지만, 주택공급 자체가 부족한 상태는 결코 아니다. 수도권 곳곳의 입주 단지에는 헐값에 전세를 놓고 싶어도 전세를 놓지 못하는 입주 아파트들이 수두룩한 상태다.

 

 

8) 그러면 향후 전세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도표8>에서 전세자금 대출 추이를 보면, 서민 가계들은 오르는 전세가도 감당하기 벅차 전세자금 대출액을 늘리고 있다. 이런 판에 이런 사람들이 빚을 최소 1억~2억원씩 더 내서 주택 매입에 나서는 것은 힘들 것이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그런 수요자들은 당초부터 주택 매입과 전세를 두고 저울질하던 극히 일부 수요자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도표8> 전세자금 대출 추이

 

더구나 전세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집주인들이 전세 공급을 늘리게 되는 반면 전세 수요자들은 좀더 광역적으로 전세를 물색하게 되는 등 가격 신호에 따라 수급이 조정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전세시장의 경우 매매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지역적 고착성이 강해 조정과정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머지 않아 전세가가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전세거래 동향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볼 때 이번 이사철이 지나면 전세가 상승세는 누그러질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외환위기나 2008년 하반기 때처럼 억지로 버티던 다주택 보유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한계에 도달해 부채 청산을 위해 주택 매물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전세가도 자연스럽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9)현재 전세가 상승과 관련해 정부는 일시적 현상으로 별도의 대책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 매매가가 떨어질 때는 온갖 부양책을 다 내놓더니 전세가 대책에는 미온적이니 정부 태도가 바람직한 것인가.

 

현재 수도권 주택 가격은 소득이나 물가 상승수준, 전세가 대비로 매우 높다는 점은 거의 대부분 가계가 체감하고 있고 지표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부풀어오른 ‘미친’ 주택 가격은 어떤 식으로든 정상적 수준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 같은 주택 가격이 조정되는 시장의 가격조절 메커니즘을 교란하며 DTI규제를 해제하는 등 온갖 부양책을 남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약 250조원의 공공부문 부채를 늘려 직간접적으로 건설 및 부동산 부양에 쏟아부었다. 저금리 정책과 가계대출 상환 만기 연장, 재건축 규제 완화, 각종 부동산세 감세 등 온갖 제도적 부양책도 아끼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진짜 서민들이 겪고 있는 전세난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태도가 역력하다. 오히려 전세난을 방치하며, “서러우면 집을 사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황당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주택건설업체들의 부설 연구소나 상당수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언론들도 주택 매매가가 떨어질 때는 온갖 부양책을 내놓으라고 난리를 치더니 전세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시장에 맡겨라” “소형 주택 사는 것을 고려하라”는 식의 조언(?)이나 내놓고 있다. 8.29대책 이전까지 곧 공급 과잉으로 부동산시장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떨던 언론들이 이제는 표변해 공급 부족으로 금방이라도 전세가와 매매가가 뛸 것처럼 선동보도하고 있다. ‘전세대란’ 등의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세입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며 다주택 소유자들의 전세가 끌어올리기를 ‘엄호사격’하고 있는 꼴이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정부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다주택 소유자들이 계속 최대한 ‘버티기 모드’로 들어가 주택 처분을 미루며 버티게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세가를 최대한 끌어올리게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세시장조차 교란돼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국민주택기금 등에서 전세 대출을 확대해 당장은 서민가계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생색내고 있지만, 이는 길게 보면 서민가계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전세가가 올라 서민주거 생계를 위협하면 전세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이지 “돈을 더 빌려줄 테니 그 돈으로 오른 전세값을 내라”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배추값 만원 오른 것은 문제가 되며 전세값 수천만원 오른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식의 황당한 생각인 셈이다. DTI 규제를 해제한 ‘8.29대책’에서 보듯이 정부가 주택가격이나 전세가를 적극적으로 낮추려고는 하지 않고, 가뜩이나 빚더미에 올라있는 서민들에게 빚을 더 내 거품이 잔뜩 낀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을 떠받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도표9> 공공임대 및 분양주택 공급 추이

 

주택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면 전세가도 떨어지게 돼 있다. 그 같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가격조정을 정부가 나서서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침체는 길어지고,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뿐이다. 서민들이 전세가 상승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은 한두 해가 아니다. OECD국가 수준이 10~35% 수준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4% 수준)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시급히 늘려야 한다고 우리 연구소는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리면 이처럼 매년 이사철만 되면 많은 서민들이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오히려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줄이고 분양용, 매매용 주택을 대대적으로 짓는 보금자리정책을 펼치면서 ‘친서민’ 주택정책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2005년 이후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변화(인허가 실적 기준)를 보면 10.3만(2005년) →10.6만(2006년)→13.3만(2007년)→10.8만(2008년)→7.7만(2009년)으로 현 정부 들어 가파르게 줄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올해는 현재까지 2491가구만이 승인됐다. 연말에 인허가 실적이 많이 는다 해도 이것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공공부문의 분양주택 공급은 2005년 4.1만호에서 지난해에는 9.9만호까지 두 배 이상 늘었다. 공공이 공공임대주택은 짓지 않고, 분양주택만 열심히 지어대고 있으니 역주행도 이런 심각한 역주행이 없다. 이것이 MB가 '친서민 주택정책'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정책의 실체다.

 

물론 지금 임대주택 물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로 2007년 인허가된 공급물량이므로 사실 지금 주택 임대시장에서 공공임대 공급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매우 늘어난 상태다. MB정부 들어 공공임대 물량 공급이 본격 줄어든 2009년 물량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2012년 이후다. 그때 쯤에는 지금의 전세시장 내의 마찰적 미스매치가 상당히 해소되고 매매가 하락세가 본격화돼 전세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주택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함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10) 앞에서 부분적으로 설명은 했지만, 현재 전세가가 오르는 이유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해달라.

 

앞서 설명한대로 주택 가격 대세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주택 매도후 전세전환수요 및 매입포기수요 증가로 일시적으로 전세수요가 늘어난 측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이 가라앉으면서 전세 수요는 전세보증금 확보에 문제가 없는 ‘안전한 전세’ 수요로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 곳곳의 입주 단지에서 여전히 빚 많은 주택 소유자의 전세가 제대로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이 단적인 증거다.

 

거꾸로 전세 공급 측면에서는 가계 부채 부담으로 인한 ‘안전한 전세’ 공급의 부족과 일부 지역의 월세 전환 증가로 인한 전세물량의 상대적 부족, 빚 많은 다주택자들이 주택 처분을 위해 전세 를 내보내는 사례 증가, 수도권 입주 아파트에서 잔금을 치르지 못해 전세로 내놓지 못하는 입주 물량의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전세자금 지원으로 인한 전세시장 유동성 증가와 언론의 선동보도, 이에 차입비용을 줄이려는 주택소유자들의 전세가 끌어올리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주택시장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잠재적 주택매도자와 매수자간 힘겨루기가 전세시장을 배경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전세시장에서 마찰적인 수급 미스매치가 있지만, 수도권 주택시장 전반의 주택 공급은 매우 과잉된 상황이다. 또한 전세가가 상승하면 전세 공급이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레 증가해 가격 안정화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면 전세가도 본격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외환위기 때나 2008년 말에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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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10. 20. 10:36

경기도의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를 둘러싸고 김문수 지사와 손학규 대표가 핑퐁게임. 2004노무현 정부 때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 추진했고, 이 때문에 개발업자들 골프장 짓는다고 난리였죠. 또 각 지자체들은 세수 늘린다며 골프장 유치에 열을 올렸죠

 

당연, 서울 가장 가까운 경기도도 골프장 유치와 인허가에 적극적. 꼭 도지사가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더라도 개발업자들과 끼고 도는 기초 지자체 관료들과 도의회 등이 골프장 유치에 열을 올렸죠. 손학규지사 시절부터 골프장인허가 무더기 검토된 게 사실

 

하지만 그렇게 검토되고 추진했다 하더라도 김문수지사가 충분한 의지 있었다면 중단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이명박을 능가하는 막개발론자인 김문수가 그것을 막았을 리 없죠. 도대체 환경노동위 출신인 양반이 환경과 노동에는 담을 쌓고 지내니....

 

더 큰 문제는 당시 중앙 정부. 당시 이헌재 재경장관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 추진했고, 박병원 차관보는 "골프장 무더기로 지으면 경제가 금방 살아날 것"이라고 펌프질했죠. 당시 추진된 기업도시에 관광레저형복합도시는 모두 대규모 골프장 짓는 게 포함

 

당시 건교부는 골프장 부족하다고 골프 인구를 3~4배씩 뻥튀기. 골프장 건설 인허가에 관한 규제들 상당 부분 풀어줬죠. 이게 규제 개혁과 경제 살리기의 상징처럼 추진. 토건경제라는 측면에서는 한 번도 정권 교체된 적 없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

 

당시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로 경제 살린다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설레발칠 때 제가 미디어다음 기자로 6~7회에 걸쳐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 문제에 대해 시리즈로 비판했죠. 그때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의원들 당시 골프장에 대해 무슨 제동을 걸었나요?

 

김문수 지사 골프장 인허가 문제 제기한 김진애 의원님의 충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 차원에서 지금의 민주당 결코 떳떳하지 않습니다. 온갖 제도적 특혜로 범벅된 기업도시라는 황당한 개발제도 만들고, 골프장 무더기 인허가 추진하고,

 

이명박이 뉴타운으로 뜨자 초당적으로 '뉴타운 특별법' 추진한 열린우리당 시절, 지금의 민주당 통절히 반성하기를 바랍니다. 온갖 토건개발사업과 부동산 막개발로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아무런 반성 없으면 무엇으로 변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요?

 

뒤늦었지만 삽질패러다임을 넘어야 할 때 한국사회는 '건설족의 수괴'를 대통령으로 맞이해 가장 열심히 삽질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선진경제'를 외치면서.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는 아주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 정권은 부디 삽질패러다임을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의 비전과 문제해결역량을 갖춘 정권이 나오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같은 삽질패러다임을 극복하는 첫걸음은 바로 부동산 거품 빼기라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온갖 핑계를 대가며 토건업자들 배 불리는데 돈을 쓰지 않고, 일반 국민들의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일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합니다. 쓸데없는 개발정책에 돈 쓰지 않으면 우리도 핀란드식 무상의무교육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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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10. 16. 09:06

 http://bit.ly/bt7atq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비중 51.3%..8분기째↑. 주목할 기사.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은 46.7%. 국민은행 호가가격 기준 이 정도인데, 실거래가로는 LTV 비율이 수도권에서 10%가량 상승했을 것

 

올해 1~6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DTI 평균은 38.0%. 50~60%가 18.9%, 60% 초과가 2.3%. 자기 소득의 절반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가계가 21.2%. 이 정도면 정부, 금융권이 공공연히 '약탈적 대출' 자행하는 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08년말 9.0%에서 2009년말 10.4%, 올해 3월말 10.3%, 6월말 11.3%로 상승. 후순위 대출 주로 한 저축은행은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하면서 이미 밀려드는 주택담보대출 연체에 정신 못차리는 형국

 

하이먼 민스키는 대출 차입자가 현금흐름으로 원리금 상환 능력 정도에 헤지차입자, 투기차입자, 폰지차입자로 구분.금융권에서 현재 이자만 내는 주택담보대출 차입자가 79%. 보수적으로 잡아도 이자밖에 감당할 능력 안 되는 투기차입자가 60% 이상

 

DTI 비율 50% 이상은 소득으로 이자도 못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로, 자산가치가 지속상승해야 버틸 수 있는 폰지차입자로 분류 가능. 그렇다면 폰지차입자는 약 12% (60% X 21.2%)정도 될 듯. 부동산 거품 붕괴의 도화선 역할할 가능성

 

이런 판에 정부가 8.29대책에서 DTI규제 풀었으니, 국민경제 차원에서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을 한 것인지요. 정말 위험천만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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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10. 13. 09:42

http://bit.ly/bqGyGS 우리 연구소 부동산경제팀이 출간한 <부동산시장 흐름 읽는 법>이 출간 일주일여만에 종합 판매순위 73위에 올랐고, 서평도 좋군요. 찌라시 언론의 선동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싶은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부동산시장 흐름 읽는 법> 30권을 제가 어제 받았습니다. 호평이든 악평이든 서평 써주시는 것을 조건으로 책을 우송해드릴까 합니다. 이 글에 댓글로 주소, 전화번호, 이름 남겨주시면 선착순 30분께 책을 우송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하며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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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방심하는 사이 이미 책 신청 초과했네요. 제 잘못이니 이 시간(9시26분)까지 신청해주신 분들께는 책 보내겠습니다. 그 이후 신청하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보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혹시 책 여분이 생기면 그때 우선적으로 고려하겠습니다. 신청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0. 10. 13. 08:16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가 열린다. 7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8,9월 연속 기준금리를 2.25%에서 동결한 뒤 이번 금통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한국은행은, 더 나아가 한국경제는 매우 곤혹스러운 물가-금리-환율의 삼각 딜레마에 빠져 있다. , 생활물가 급등과 늘어난 시중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이 점점 가중되고 있는 한편 미중일간 환율전쟁 여파로 인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그 동안 현상적인 GDP 고성장을 이끌어온 수출대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여전히 일부 수출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민간 경기가 취약한 상황에서 민간 경기 위축을 부를 수 있고, 정부가 말은 하지 않지만 가뜩이나 가라앉고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더구나 이미 외국자본이 잔뜩 쏟아져 들어온 증시-채권시장의 외국자본 유입을 가속화해 가뜩이나 불안한 증시-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울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물가 현황부터 살펴보자. 익히 알다시피 최근 채소값 등 식품 물가의 상승 등으로 일반가계의 부담감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신선식품류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45.5%나 상승해 월간 상승률로 거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신선채소류는 84.5%나 상승해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상승률이 극도에 이르는 주원인이 됐다.

 

이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생활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 3.6%, 생활물가지수는 4.1%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물가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9% 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올해 4월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 관리목표가 2.0~4.0%인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 수준이 관리 목표치를 조만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 관리 목표치였던 2.5~3.5% 범위는 이미 넘어선 상태이다.

 

<도표1> 각종 소비자물가 현황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더구나 연간 물가지수 상승률을 살펴보면,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올 들어 9월까지 3.8%가량 상승했으며, 생활물가지수는 이미 4.7%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환율 폭등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급등한 2008년을 제외하고는 2005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물론 근원물가 지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2008년의 경우에는 10월 이후 경기 급락세가 확산되면서 수요 위축으로 자연스럽게 물가상승세가 꺾였으나, 올해 상황은 정반대라는 점이다. 물론 최근 원달러 환율 강세로 인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되고 있지만 현 정부 전망처럼 경기 회복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물가 상승률은 4%를 넘어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물가상승 가능성을 유동성 측면에서 살펴보자. 주지하다시피 시중 유동성의 증감에 따라 소비자물가가 상승 또는 하락 압력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확대를 목적으로 본원통화를 큰 폭으로 늘리기 시작해 경기 급락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본원통화 급증에도 불구하고 협의통화인 M1 정도만이 따라 움직일 뿐 M2(광의통화) Lf(금융기관 유동성)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본원통화 공급 확대 등 유동성 공급확대가 민간부문의 유동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통화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의 관계를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소 다른 흐름이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추이와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M2의 증가폭은 2008년 상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M2보다 좀더 경제 전반의 유동성과 전반적인 향후 물가 수준 추이를 가늠하는데 연관성이 큰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Lf 추이를 보면 이미 2009년 초부터 증가율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점진적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9월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의 폭등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시중 유동성 증가를 통한 잠재적 상승압력에 노출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물가와 시중 유동성 상황만 보면 기준금리를 분명히 인상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 및 미국 등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환율전쟁으로 원화환율이 1,1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경우 원화 강세 현상을 가속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민간의 경기회복세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게 한은의 고민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 운영은 특정 부분만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친 총체적 입장에서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수출대기업을 위해 국내 소비자들과 수입기업, 중간 생산업체들이 보는 피해도 감안해야 한다.

 

<도표2>에서, 환율이 오르면 수출대기업의 가격 경쟁력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수출물가 추이를 보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수출물가는 원화기준으로는 소폭 상승했지만, 국제시장에서 통용되는 달러기준으로는 오히려 내렸다. 이른바 환율효과가 수출물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원화 환율 하락을 달러 수출단가 하락에 반영하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율효과는 수입업체와 외국 원자재를 쓰는 중간가공업체, 그리고 일반 가계들 입장에서는 더 비싼 가격으로 수입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미 2008년 이후 지속돼온 고환율 상황으로 인해 원화기준 수입물가가 매우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높은 수입물가에 비하면 생산자물가나 소비자물가는 놀라울 정도로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물가 단계에서 수입물가의 충격을 모두 흡수할 정도로 국내 기업들이 놀라운 생산성 향상을 보였거나, 그게 아니라면 물가 통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물론 단기간에 그런 충격을 모두 흡수할 정도로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보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통계 부실 때문이든, 국내기업들이 가격인상 대신에 제품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인상을 했을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고환율로 인한 수입물가 부담을 수입업체와 생산자, 소비자 등이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자의 경우에도 가공단계별로 물가지수 추이를 보면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의 순으로 단계별로 환율 급등에 의한 물가상승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도표2> 각종 물가지수 추이 및 시장금리 현황

 

()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부나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꺼려한다면 이는 민생경제보다는 여전히 수출대기업에게 수출보조금을 주어 가격경쟁력을 보전해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출대기업은 기술과 생산성 향상에 의해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환율 인상 등 단기적인 미봉책에 의존해오다 보니 조그만 외부 환경 변화나 충격에도 휘청거리게 된다. 경기회복이라는 미명 아래 언제까지나 일반국민들의 희생을 대가로 고환율 정책을 통해 수출대기업을 지원해줄 수는 없다.

 

기준금리 인상을 말하면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시장을 더욱 침체하게 만들 가능성을 염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표2>에서 보는 것처럼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대출 수요가 준 은행들이 보유 자금으로 국공채 등을 대거 매입하는 바람에 정작 시장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 시중 자금수요가 없어서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경기부양보다도 당장의 서민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현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10조원 규모의 예산편성을 하면서 내년성장률도 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정도면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GDP 분기별 성장률이 7~8% 수준을 기록하는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채소파동이 아니라도 이미 일반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2008년 말의 경제위기 전후로 거의 배 이상 올랐다. 채소파동을 계기로 생선과 일반 소비재 등 다른 물가들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 가중과 부동산 거품의 점진적 해소 필요성이라는 국민경제 전반의 상황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해갈 필요가 있다. 현 정부와 통화당국은 물가 조절 실패로 커다란 사회적 혼란이 초래된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물가 안정이 정권 유지에 직결되는 중요한 민생과제임을 깨닫기 바란다.

 


by 선대인 2010. 10. 12. 09:23

제가 "집값 1/6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고, 우석훈 박사의 해당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소개한 바 있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328123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제가 해당 발언을 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유포하며 저를 악의적으로 '폭락론자'라는 이미지로 덧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참을만큼 참았다고 생각됩니다. 오늘 이후로 같은 내용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강력히 대응하겠습니다. 그런 내용을 유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이 글에 댓글을 달아 제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제가 부동산 대세하락을 경고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중반(실제로 실거래가 기준 서울 지역 고점입니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 연구소가 10여년 동안 부동산 대세하락을 전망했는데, 틀렸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그동안 부동산 버블이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폐해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더 늦기 전에 집값 거품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 2008년 중반 이전까지 구체적으로 주택가격 하락을 전망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우리 연구소들이 주장한 내용들이 하나둘씩 현실로 드러나고 많은 분들이 우리 연구소의 주장에 주목하자, 우리 연구소 주장을 음해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지난해 10월경 <위험한 경제학>을 출간한 뒤 "저는 집값 떨어진다고 하면서, 자기는 인세를 받아 강남에 집을 샀다"는 식의 음해성 허위사실이 유포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사실무근의 허무맹랑하고 파렴치한 주장이어서 이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온갖 다양한 허위사실 레파토리로 저와 저희 연구소를 흠집내는 악의적인 무리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강력한 대응을 지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아고라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이런 사정을 참작하시어 양해 바라며, 이런 파렴치한 자들의 선동과 허위사실 유포에 휘둘리지 마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0. 10. 11. 12:03

 

어떤 분 요청으로 최근 전세상황에 대해 코멘트합니다.

최근 집값 하락, 전세 강세는 주택시장 상황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 수요 측면에서 주택 가격 하락 기대감에 매도후 전세전환, 주택 매입 수요 감소로 인한 상대적 전세 수요 증가로 인한 병목현상 발생

 

주거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택 매입과 전세는 대체제 관계. 하지만 주택가격 하락 기대감으로 주택 매입의 매력도가 떨어지면 대체제인 전세 수요가 늘기 마련.

 

전세 공급 측면에서는 집값 하락 기대감 때문에 갑자기 생겨난 전세수요로 상대적으로 공급 부족으로 느껴지는 상황. 이런 상황을 체감적으로 더 가중시키는 게 '안전한 전세' 부족. 집값 불안으로 보증금 확보 위해 빚 많은 집 기피하는 경향 증가 때문

 

하지만 수도권 곳곳에서 미분양, 미입주 물량 형태로 공급 과잉은 심각한 상황. 특히 올 하반기 수도권 입주 물량 10만호의 절반은 미입주 물량. 대부분 빚 많은 입주물량인데, 전세 5,6천에도 안 나가는 물량도 쌓여 있습니다.

 

집주인들도 정부의 부양책과 부동산업자들의 선동으로 아직 미련을 가지고 버티기 모드중. 이들이 보유한 물량 중 상당 부분이 집값 본격 하락하면 시장에서 정리된 뒤 '안전한 전세' 공급으로 이어질 텐데, 정부의 버티기 지원으로 조정이 지연되는 것

 

빚 많은 집은 전세 공급 남아돕니다.집값 본격하락하면 1~2년 안에 전세가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

by 선대인 2010. 10. 9.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