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소송에서 삼성의 패소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삼성의 '맹추격자 (fast follower) 전략'이 초래한 결과물이다. 이 전략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애플의 혁신적 제품에 대한 과도한 모방 전략이 낳은 불상사인 셈이다.

올 초 출간한 <문제는 경제다>에서 삼성의 '베끼기 전략'으로는 당장 맞불은 놓을 수 있을지 몰라도 선도 기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삼성의 이미지가 아류로 굳혀질 수 있다는 등의 우려를 말했었다. 그 우려가 너무 일찍 현실로 나타난 것 같아 안타깝다.

삼성이 진정 세계 정상급 선도기업이 되려면 과거 같은 맹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회장님'의 지침에 따른 일사분란한 선단식 경영을 뒷받침하는 지금의 재벌 지배구조는 개혁해야 한다. 삼성 내부에서 혁신생태계가 살아 숨쉬게 해야 한다.

이번 소송전과 관련 '애플 꺾고 1위 오른 죄'(동아) 등으로 제목 뽑은 국내 언론들의 정보 왜곡 정말 정도가 심하다. 이건 팔이 안으로 굽는 게 아니라, 팔은 광고주 쪽으로 굽는다는 걸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dangun76 님이 올려준 오늘 아침 가판 신문들 1면들 확인해 보시길 http://twitter.com/dangun76/status/239883196706193408/photo/1)

이런 상황에서도 '소송 악재 삼성전자, 그래도 200만원 간다?‘라는 제목으로 노출된 다음 경제면의 머니투데이 기사. 이 정도면 애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view.html?cateid=100035&newsid=20120827095507648&p=moneytoday&t__nil_economy=downtxt&nil_id=6

참고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분석해 보니,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약 75.9% 올랐지만, 코스피 지수는 2.2% 올랐다. 삼성전자 제외하고 코스피 지수를 추정해보면 -6.0% 정도 나온다. 지난 한 해 동안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따른 주가지수 착시현상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궁금한 분들은 다음 <그림>을 참고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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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2. 8. 27.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