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일부 언론의 선동보도가 난무해 일반인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우선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전세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세가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국민은행 가격지수 상으로 서울의 한강 이북 14개 구의 전세가격 지수는 2008 11월 고점 100.4 수준에서 2009 3 98.8수준까지 내려왔다가 7월 현재 99.6 수준까지 와 있다. 아파트 전세가만 보면 2008 10 101.2 수준에서 떨어져 2009 2월 이후로는 줄곧 98.2 전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이남 11개 구의 전세가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아파트 전세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8 105.8이었던 전세가 지수가 올해 2 97.7까지 내려갔다가 7월 현재 101.6까지 반등했다. 이 정도 전세가 상승을 ‘전세대란’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보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전세가 상승이 주택 공급 부족 때문이므로 향후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처럼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는 더욱 문제다. 물론 뉴타운이나 재개발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생겨나는 멸실 주택 및 이주수요 증가가 국지적으로는 전월세 가격 상승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파급 효과는 인접 지역에 국한되고 가격대로는 8000만 원 이하 소형 주택에 집중된다. 이주민의 70~80% 가량이 저소득 세입자로 대부분 인근 지역에 재정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멸실 주택 및 이주 수요 증가를 최근 전세가가 오르는 주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내 추정 멸실 주택 수는 27366가구로 지난해 32334가구보다 약 5000가구 가량 줄었다. 그렇다면 지난해 하반기 전세가는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승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올 들어 서울의 전세가는 중형, 대형, 소형 순으로 오르고 있다. 멸실 주택 및 이주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면 소형부터 먼저 올라야 한다.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서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비 올해 멸실 주택 수가 가장 늘어난 지역은 서남권이고, 강남 3구의 멸실 주택 수는 거의 없다 시피하다. 그런데 서남권의 전세가 상승세는 미약한 반면 강남3구의 전세가 상승세는 비교적 가파르다. 올해 7월까지 서울 25개구의 매매가와 전세가 변동 추이를 구별로 모두 살펴보면 전세가가 매매가를 따라 움직이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역별 수급 사정에 크게 상관없이 매매가에 연동해 전세가가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멸실 주택 및 이주 수요 증가 때문에 전세가가 오르고 있다는 주장과는 아귀가 맞지 않는 것이다.

 

사실 최근 전세가 상승은 지난해 하반기~올해 초의 하락세에 대한 기술적 반등에 더해 일부 언론과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선동 때문이다. 언론의 선동 보도 때문에 향후 집값이 계속 오르리라는 착각에 사로잡힌 집주인들이 자신들의 금융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가를 높여 부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올해 3월 이전만 해도 전세가가 계속 하락했는데, 갑자기 그 사이에 주택 공급이 확 줄어서 전세가격이 상승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더구나 수도권에만 약 2 5000호 가까운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고, 서울 전역에도 숨겨진 미분양 물량과 미입주 물량이 적지 않다. 또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 2~3년 후 집값이 폭등한다’는 일부 왜곡보도와 달리 올해 하반기 수도권 대단지 분양 물량은 예년의 2.5배나 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건설업계와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일부 언론이 ‘주택 부족’을 들먹이며 투기를 선동하는 것은 이번 하반기 대규모 분양에 실패할 경우 이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아마 한동안 한국 부동산 시장의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경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어깨에서 머리 수준까지 다시 오를지는 몰라도 이후에는 다시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 많은 투기꾼들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책임하에 투자든 투기든 하면 됩니다. 나중에 집값 떨어질 때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돈으로 자신들의 집값을 부양해달라고 정부에 댕댕거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다만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8. 08:50

 

정부가 최근 DTI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부동산의 자산 가치 대비 대출액 비율을 정하는 LTV 규제와 달리 소득 대비 총부채 상환액을 기준으로 삼는 DTI규제는 사실 상당히 강력한 규제다.


왜 그런가. 2000년대 이후 사람들이 자기 소득이 아닌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샀다. 그렇게 해서 부동산 담보 대출 규모가 315조원까지 늘어났다. 음성적인 대출까지 합친다면 400조원 이상 될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 판돈이었던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을 제어하지 않고 방치해왔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뒤늦게나마 대출규제를 시작했는데 현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대출규제를 풀어줬다. 이후 전체 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아래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돈이 모두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음은 물론이다. 올 들어 나타난 집값 반등 양상이 이 같은 주택대출 때문에 가능했지 흔히 말하는 ‘부동자금’이나 여윳돈 때문이 아니다. 저금리 정책과 대출규제 및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들로 인해 주택시장의 버블 붕괴를 지연시킨 것이다.

 

<도표1>


(주)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여기에 더해 현 정부는 집값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서는 강남 재건축 집값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겉으로는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재건축을 핵심 투기 대상으로 꼭 집어서 밀겠다는 것을 사실상 공언했다. 어떻게 보면 강남 재건축을 대상으로 투기판을 만들고 대출 규제를 풀어 투기판돈을 대준 것이다. 그렇게 올 들어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집값 반등이 가능했다. 강남 부자들은 빚 내지 않고도 집 산다는 일부 언론의 엉터리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님은 필자가 예전에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동산 시황을 보면 수도권 전반의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고점 대비 -20~30%씩 떨어져 있는 곳이 허다하다. 사실, 현 정부가 무지막지한 부양책을 썼지만 이렇게나 반등세가 미약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부동산 시장이 끝물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이처럼 수도권의 대출 규제가 다시 강화되면 투기판돈이 막히는 것이기 때문에 집값 상승세는 멈추고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재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말 급등했던 집값이 2007년 이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집값이 하락했던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미 강남 재건축 지역에서는 7월 이후 두 달 연속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세도 멈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같은 초기 징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어쨌든 현 정부가 이제 와서라도 다시 DTI 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한다니 다행이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제 2금융권과 신규분양아파트 같은 집단주택대출에는 DTI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우선 정부가 제2금융권에 DTI규제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주택대출 증가세가 위험한 상황이며, 집값 거품이 무너질 경우 일반 가계와 제2금융권까지는 무너지더라도 제1금융권은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막을 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또한 투기적 가수요로 억지로 살려낸 부동산 경기가 다시 급락하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 어떻든 DTI규제로 강남재건축을 비롯한 기존 주택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어 신규분양시장의 집단주택대출에 DTI 규제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마지막 남은 투기 가수요를 대규모 분양을 앞둔 신규분양시장에 몰리도록 하려는 것이다. 아래 <도표2>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상당수 언론의 왜곡보도와는 달리 올해 하반기 분양 물량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절대 공급량이 부족하지 않다. (도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물량만 집계한 것으로 이는 전체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추이를 보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지금 무리한 주택사업 전개와 주택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은 이번 분양에 성공해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망하는 길로 가야 할 회사들이 많다.

 

<도표2>

 

(주) 스피드뱅크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정부가 재정을 풀어서 공공발주사업을 늘렸지만 이것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 위기 전 민간주택시장이 전체 건설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했는데 이제 공공건설사업이 70%를 차지할 정도다. 가뜩이나 전국에 미분양이 넘쳐나게 되니 대부분 건설사들이 그나마 분양 성공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분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오는 9월부터 수도권에만 20만호가 신규 분양된다. 예년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것도 모두 2000호 정도는 명함도 못 내밀고 5000~7000호 가량 되는 대규모 단지들이 널려 있다. 이들 물량이 대규모 미분양 되면 건설업체들은 망하니까, 사활이 걸려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정보업체들도 나팔을 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3자가 합작해서 투기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주택 투기자들을 핵심 정치기반으로 하고 건설업계와 강한 유착고리가 형성돼 있는 토건족 정부인 현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매우 잘 파악하고 있다. 사실 올해 하반기에 대규모 미분양이 나면 정부로서는 더 이상 집값 거품을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한편으로는 마지막 남은 투기 가수요를 모두 끌어 모와도 올 하반기 20만호에 이르는 분양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현 정부는 기존 주택시장은 버리더라도 신규 분양시장으로 마지막 남은 투기 가수요를 몰아주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물론 정책 당국자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한국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런 점에서 정부의 DTI 규제 효과는 기존 주택과 신규분양시장에서 이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기존 주택 가격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뜨리는 효과를 내겠지만, 신규 분양 시장의 집값은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다. 물론 정부로서는 신규 분양시장의 투기 분위기를 띄워 기존 주택 가격을 다시 떠받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지능적인 투기 조장책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투기 가수요를 모두 불러일으켜도 20만호의 수도권 분양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론에서 ‘분양 과열’이라고 떠들어대지만 건설사의 임직원과 떳다방을 엄청 동원했는데도 청약 경쟁률이 불과 20~30대 1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실제 계약률은 미달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 그리고 정말 투기 과열 양상을 보였던 2006년과 비교해보라. 청약 경쟁률이 수백~수천 대 1원은 여사였다. 언론 보도들은 그때에 비해 지금의 경쟁률이 사실은 얼마나 낮은지를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비교하면 건설업체들을 위한 ‘삐끼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모두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마지막 폭탄 돌리기 국면임이 명확하다. 절대 언론의 선동보도에 휘둘리지 말고 신중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



사족 : 물론 이 같은 DTI 규제는 정부가 집값 상승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요구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DTI 규제로도 집값 상승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정부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일정한 시점에는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 정부의 생리로는 가능하면 최대한 늦추고 싶어 할 카드다. 또한 다주택 투기자들이나 건설업계도 기준금리 인상만은 최대한 늦추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니 DTI 규제로도 강남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얘기는 허황된 얘기이지만,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투기자들 입장에서 마냥 반길 일이 아니다. 현 정부는 내키지 않겠지만, 기준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압력이 갈수록 커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반 가계는 이 같은 현재 부동산 시장의 리스크 구조를 명확히 파악하기를 바란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9월말경 출간될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현재 예약판매중입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6. 09:43

 

 

'위험한 경제학-부동산의 비밀편' 출간을 계기로 지난주에 '민중의 소리'와 인터뷰했는데 기사가 어제 났습니다. 매체력이 작아서 많은 이들이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돼 제가 담당 기자의 양해를 얻어 아고라에 옮겨왔습니다. '민중의 소리'가 작은 매체라고 폄하하실 줄 모르지만, 최근 기사 가운데 제 생각을 가장 충실히 정리한 기사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위험한 경제학'에서 담지 못한 최근 상황에 대한 제 생각까지 잘 담고 있어 참고하시면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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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알리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공급물량이 적어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높아지는 밀실률이 ‘전세대란’을 몰고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부동산 가격 상승은 허상이고,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작년 10월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라는 책으로 주목받았던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다. 선대인 부소장은 최근 <위험한 경제학 - 부동산>을 내고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의 위험성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선대인 부소장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낀 비이상적인 부동산 거품이 ‘건설회사-언론-부동산 정보업체’의 3자와 ‘강부자’ 정권인 이명박 정부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꺼졌어야 할 부동산 거품이 이들에 의해 억지로 떠받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선대인 부소장은 ‘전세대란’의 대책으로 서민들에게 내놓은 보금자리주택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 확대에 대해서도 ‘토끼몰이식’ 투기 조장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현재 금융위기의 진원지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부실이었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어떠한 상태인가.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의하면 2006년 중반에 고점을 찍은 주택가격이 현재 고점 대비 34%정도 떨어진 상태다. 2009년 5월 이후 급락세는 주춤하고 있는데, 오바마 행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해 주는 등의 각종 보조금 정책을 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들이 한시적인 것이라는 데 있다. 미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집값에서 고점대비 15%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값이 반토막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도 심화하고 있고, 위기의 진원지였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출자들에게 대출된 알트에이와 프라임론의 부실은 확대되고 있다. 알트에이와 프라임론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낮다고는 하지만 전체 미국 주택모기지 대출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어 이 부분의 부실이 커지면 또 다시 금융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은 미국과 같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만 유독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한국 부동산 상황이 어떤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급등, 폭등, 혹은 대세 상승 등의 표현을 남발하는데 이는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 급등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곳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 재건축 단지들 또한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막대한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반등했을 뿐이다.

문제는,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도 고점대비 집값이 -20~30% 이상 하락한 상태인 곳이 수두룩하다. ‘부동산 투기 1번지’라는 강남지역에서도 도곡 렉슬 등 일부 고급 아파트의 중대형 평형은 국토해양부 실거래가가 -30%까지 떨어져 있다. 버블세븐의 중심인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분당파크뷰 아파트도 고점대인 25억 원까지 올라갔던 아파트가 16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겨우 17억원 선까지 올라온 정도다. 용인, 일산, 안양 등 경기도 주요 도시들과 인천 등 다른 수도권 대부분 지역도 마찬가지다. 2008년 말~2009년 초 사이에 2006년 말 고점대비 -20~40%까지 떨어졌다가 5~10% 수준 반등한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충분한 거래량으로 뒷받침된 게 아니어서 또 다시 충격이 오면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할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취약하며 지속되기 어려운 반등세라는 것이다."

-수도권 전반의 부동산 급등양상이 아니라, 국지적인 양상이라는 것인가.

"언론에서 하도 ‘오른다 오른다’ 하니까 조금씩 반등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절대로 전반적인 대세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 집값 상승이 나타나는 대상지역, 상승의 에너지 정도를 보면 대세 하락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은 집값이 오르고 있어 많은 이들이 착시현상을 일으키지만 부동산시장은 '끝물'에 이르렀고 그런 점에서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고 할 수 있다. "

-지난해 하반기에도 폭락할 것이라고 했는데, 올 초까지 집값이 급락했으나 이후 다시 반등하고 있다. 자신할 수 있는가.

"우리 연구소처럼 국내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구조와 환경을 기초 지자체 수준부터 전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연구하는 곳은 국내에서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사람인 이상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출 수는 없다. 지난해 말에는 정부가 사활을 걸고 무지막지한 경기 부양책을 총동원했지 않나. 미분양 물량 매입 등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부양책까지 동원한 덕에 현상적으로는 내 말이 틀린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현상의 이면에 있는 구조적 흐름을 본다. 현상적으로는 정부의 부양책으로 집값 거품 붕괴가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버블 붕괴의 압력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매일매일 단단한 사실(hard facts)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지금 집값은 머리에서 어깨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목덜미 위로 올라온 수준이다. 여기에서 다시 머리까지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이후 집값은 다시 발끝까지 내려갈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런 상황이 뻔히 보이는데 당장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해서 ‘집값이 오른다’고 하는 것이 양심적인 전문가가 할 일인가. 길어도 1~2년 안에 집값이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이는데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전세대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여기저기서 물량이 없다고 난리다. 일각에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금 큰 착각에 빠져 있다. 자산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주택수급 상황에서 보면, 공급대비 수요가 많거나 수요대비 공급이 적으면 당연히 가격이 오른다. 하지만 투기적 시장에서는 부동산을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보므로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지 않고 투기적 가수요를 늘리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일정한 단계까지는 투기적 수요가 늘어나 집값이 더 뛸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대부분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이와 같은 투기 가수요에 의한 것이다. 소득이 늘어나서 집을 사는 게 아니라 모두 금융권에서 빚을 내 집을 사지 않았나. 투기대상이라고 생각하고 투자 수익을 따먹으러 들어간 것이다.

이미 15만호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전국에 널려있다. 수도권에서도 2만호가 넘는 상태다. 게다가 2009년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물량이 2000년대 들어 사상최대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 수도권 분양 물량도 예년의 2.5배 수준으로 공급이 부족한 게 아니라 오히려 넘쳐난다. 언론에서는 수도권이 아닌 전국 기준으로 ‘공급이 줄어들어 2~3년 후 집값이 폭등한다’고 선동하는데 어딜 봐서 그런가. 지금의 전세가 상승을 수급요인으로 설명하는 것은 넌센스다. 국지적으로는 멸실주택 증가 등의 영향이 있으나 그 영향은 인근 지역으로 국한되고 가격대로는 8000만원 이하 소형 평형으로 제한된다. 그런데 올 들어 전세가는 중형, 대형, 소형 순으로 올랐고, 멸실주택이 거의 없는 강남 지역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대신 멸실주택이 가장 많은 서남권은 전세가 상승세가 미약하다. 현재 전세가 상승은 집값이 오르자 좀더 버틸 여력을 얻게 된 집주인들이 금융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가를 올려 부르면 생겨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일부 엉터리 언론사는 멸실주택 증가로 전세가가 상승하고 있으니까, 대출을 받아서 아예 집을 사는 게 낫다는 식으로 투기 선동까지 하고 있다."

-투기선동이라니?

"지금 건설업체-언론-부동산 정보업체, 이 3자가 합작을 해서 투기 선동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실제로 사활이 걸려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건설업체들이 쫄쫄 굶었다. 건설업체의 분양광고를 못 받게 된 언론사들도 쫄쫄 굶었다. 부동산 정보업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조기회복’이니 ‘주택 경기가 바닥을 쳤느니’ 하면서 집값을 띄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리한 주택사업 전개와 주택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은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망하는 길로 가야 할 회사들이 많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서 공공발주사업을 늘렸지만 이것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경제 위기 전 민간주택시장이 전체 건설시장의 70%정도를 차지했는데 이제 공공건설사업이 70%를 차지할 정도다. 가뜩이나 전국에 미분양이 넘쳐나게 되니 대부분 건설사들이 그나마 분양 성공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분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오는 9월부터 수도권에만 20만호가 신규 분양된다. 예년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것도 모두 2000호 정도는 명함도 못 내밀고 5000~7000호 가량 되는 대규모 단지들이 널려 있다. 이들 물량이 대규모 미분양 되면 건설업체들은 망하니까, 사활이 걸려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정보업체들도 나팔을 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3자가 합작해서 투기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는 공약을 걸고 당선된 '강부자' 정권까지 합세했다. 핵심 정치기반이 다주택 투기자들이니까 집값이 떨어지면 지지기반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겠나. 집값 올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 정부를 찍었는데 집값이 떨어지면 어떻겠나. 그러니 사활을 걸고 부양책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상적인 정부라면 해서는 안 되는 그런 짓들을 하고 있다. 지금 정부는 투기를 조장하고 우리 같은 조그만 연구소가 나서서 집값 거품을 빼자고 주장하고 있다. 세상이 거꾸로 된 것 아닌가"

-그럼 공급을 늘리는 것이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인가.

"투기용, 매매용 주택은 이미 포화상태다. 공급이 과잉된 상태다. 그 같은 공급 과잉은 시간이 갈수록 극심해질 것이다. 수도권 미분양의 70% 가량이 중대형이고, 2006년말 이후 중대형 평형의 매매가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 재고의 4%정도밖에 안 된다. 다른 OECD 국가들 대부분은 공공주택 비중이 20~30% 수준이다.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다.

중대형 아파트와 매매용(투기.투자용) 주택과 고분양가 주택이 과잉 공급된 이유는 정부가 건설업체들에 퍼주고 일반인들이 투기차익을 올리도록 방조했기 때문이다. 반면 서민들을 위한 중소형과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너무 적었다. 주택 수급에서 심각한 미스매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수도권 주택보급률이 110~115%될 때까지 꾸준히 주택을 공급해야 하지만 투자용, 매매용 주택을 정부가 자꾸 더 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공공부문은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지어야 한다. 민간에서도 이 같은 수급 미스매치를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얼마 남지 않은 투기적 가수요를 부추겨 분양하려 해봐야 성공하기 어렵다. "

-그렇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보금자리주택은 도움이 되겠나.

"전혀 아니다. 보금자리 주택을 살펴보면, 그 중 분양주택이 절반이상이다. 그 중에서도 중대형 평형을 늘린다고 하고. 서민주거대책이라면서 임대물량은 절반도 안 되는 것이다. 그린벨트 풀어서 제일 싼 땅에 아파트를 짓는데, 평당 1천 만원이 넘어가버리면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 아닌가. 우면. 세곡지구 같은 강남지역은 사실 매우 고원가 구조이지만 주변 집값이 워낙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는 분양가가 낮을 것이다. 정부는 말로는 서민 주거대책이라고 내세우지만 사실상 ‘판교 로또’ 사태가 재연되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로또투기판을 만드는 것일 뿐이다. 투기차익 노리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서 투기가수요 만들어 질 텐데, 이게 어디 서민을 위한 주택인가. 투기 조장책일 뿐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게 해봐야 과거와 같은 투기 붐은 일지 않겠지만 말이다.

특히, 이번 보금자리주택의 입찰 방식이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이라는데 주목해야 한다. 턴키방식은 재벌급 건설업체들이 담합해서 건설비용을 늘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60억에 할 수 있는 사업을 95억원에 하는 방식이다. 명목은 서민을 위해 그린벨트까지 훼손해가면서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인데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정부예산으로 도시계획상의 치밀한 고려도 없이 투기를 조장하는 형국이다. 정말이지 형편없는 정책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소하고 싶다면, 건설사들 분양 아파트 짓게 해서 배불리는 짓을 하면 안 된다. 선진국 수준에 이를 때까지 공공임대주택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공급, 공급하는데 공공임대주택은 주택 공급이 아니란 말인가. 이게 서민들 전월세난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정부가 최근 DTI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효과가 있나.

"2000년대 이후 사람들이 자기 소득이 아닌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샀다. 그렇게 해서 부동산 담보 대출 규모가 315조원까지 늘어났다. 음성적인 대출까지 합친다면 400조원 이상 될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 판돈이었던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을 제어하지 않고 방치해왔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뒤늦게나마 대출규제를 시작했는데 현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대출규제를 풀어줬다. 이후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떨어졌다가 다시 확 올라갔다. 그 돈이 다 부동산으로 들어갔음은 물론이다. 집값 반등 양상이 이 같은 주택대출 때문에 가능했지 흔히 말하는 ‘부동자금’이나 여윳돈 때문이 아니다. 저금리 정책과 대출규제 및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들로 인해 주택시장의 버블 붕괴를 지연시킨 것이다. 사실, 현 정부가 무지막지한 부양책을 썼지만 이렇게나 반등세가 미약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부동산 시장이 끝물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이제 와서라도 다시 DTI 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한다니 다행이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신규분양아파트 같은 집단주택대출에는 DTI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DTI규제로 강남재건축을 비롯한 기존 주택 가격은 하락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마지막 남은 투기 가수요를 대규모 분양을 앞둔 신규분양시장에 몰리도록 토끼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DTI 규제 효과는 기존 주택과 신규분양시장에서 이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지능적인 투기 조장책으로 볼 수도 있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현재 남은 수요가 막대한 분양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정부 대책이 임기응변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풀었다가 도입했다가, 불과 몇 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이렇게 정신없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형편없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건설업체의 미분양을 해소해주기 위해 선별적으로 대출규제를 하는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전면적으로 대출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대출 규제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한국 경제상황을 환자에 비유하자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종양을 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니까 수술이 불가피한데, 정부는 수술을 하는 게 아니라 반창고나 바르고 있다.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 도중 환자가 죽어서는 안 되므로 풍선의 바람을 빼나가듯이 단계적으로 집값 거품을 빼나가야 한다. 대출 규제와 더불어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나가고 투기 조장책들도 이제는 걷어 들여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자산시장의 가격조절 메커니즘에 맡겨 놓으면 된다. 그것이 경제 전체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지금 정부는 억지로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며 생산경제는 다 죽게 만들고 있다. (높아진 부동산 가격은) 고비용 구조를 만들고 생산경제에 돈이 흘러드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해소돼야 성장잠재력도 높아지고 생산경제가 활성화돼 생산과 고용, 소비가 함께 늘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일정한 시점이 지난 뒤 다시 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린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를 죽이는 길로 가고 있다. "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아마 한동안 한국 부동산 시장의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경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어깨에서 머리 수준까지 다시 오를지는 몰라도 이후에는 다시 머리에서 발끝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 많은 투기꾼들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책임하에 투자든 투기든 하면 됩니다. 나중에 집값 떨어질 때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돈으로 자신들의 집값을 부양해달라고 정부에 댕댕거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다만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5. 09:08

모두 알다시피 현 정권은 정권 출범 이후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는 데 ‘올인’했다. 현 정권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관련 공약을 통해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며 집권한 정권이었다. 그래서 현 정권의 핵심 집권 기반은 불과 5% 도 안 되는 다주택 투기자 등 부동산 부자 그룹이었다. 따라서 현 정부에게 부동산 버블 붕괴는 경제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권 출범 초기에 이미 현 정권의 도덕성과 실력이 바닥을 훤히 드러낸 마당에 집값마저 폭락하면 마지막 남은 지지층까지 이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정권에게 부동산 거품 부양은 모든 정책과 국정 운영의 이면에 숨은 최우선 국정과제였다. 전 세계가 부동산 거품 붕괴로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절대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꺼지면 안 된다는 식이었다.

 

현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을 갖다 붙이며 노골적인 부동산 부양 총력전을 전개했다. 기준 금리 인하와 주택 대출 만기 연장, 각종 부동산 세금 감면, 대규모 건설토목 사업 발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서라면 투기 조장책도 가리지 않았다.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재건축을 투기의 핵심 대상으로 밀겠다는 것을 사실상 선언하고, 인천 청라 분양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전매제한기간 완화와 양도세 감면 등을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수요를 끌어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경제 위기를 핑계로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해서는 안 되는 정책을 버젓이 감행한 것이다. 현 정부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투입했거나 향후 투입하기로 한 돈이 어림잡아 300조~400조원에 이를 정도였다. 사실상 정부가 가장 강력한 부동산 투기조장세력이자, 최대의 이해관계자가 돼버린 것이다. 이렇게 현 정부의 무지막지한 부동산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은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구조적 측면에서 부동산 버블 붕괴는 단지 지연됐을 뿐이며, 물밑에서 버블 붕괴의 압력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자.

 

우선, 정부는 부동산 폭락을 막는다는 핑계로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어서 거품을 더 키워버렸다. 가뜩이나 둑이 넘쳐흐를 지경인데 둑 위에 고이는 물의 양을 늘려버린 것이다. 나중에 집값 거품이 빠진 뒤 다시 회복할 때 마중물로 쓰일 수 있었던 수요를 집값 거품 붕괴의 에너지를 더하는 방향으로 써버린 것이다. 가뜩이나 2000년대 부동산 투기 과정에서 미래의 주택 수요를 당겨 집값을 부풀렸는데, 조금 남아있던 주택수요마저 투기바람을 다시 불러일으켜 앞당겨 끌어다 써버린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버블 붕괴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의 1990년대 일본식 토건 부양책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공급이 지속돼 수요 대비 과도한 공급 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 취소나 정부의 미분양 매입 등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미분양 물량은 결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 오히려 수도권의 공급 과잉은 2009년 말부터 본격화돼 미분양 사태를 장기화하게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은 2015년경이면 약 36만호 이상의 아파트 과잉 공급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분양 물량의 만성적인 적체와 이로 인한 건설업체의 자금난으로 향후 2~3년 안에 건설업체들의 도산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체의 도산은 금융기관 부실 채권 증가로 이어져 향후 한국경제에 만성적인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말하면 기존 언론의 ‘공급 부족’ 타령에 젖어 있는 이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왜 집값이 오른다는데, 미분양물량은 잔뜩 쌓여 있고, 인천 청라 외에 전국에서 분양 성공하는 데가 한 군데도 없는지를. 언론에서는 주택 공급이 줄어 2~3년 후 집값 뛴다는 얘기밖에 없는데, 왜 2009년 하반기에 수도권 입주물량이 수년 내 최고 수준이며, 사상 최고 수준인 20만호가 한꺼번에 대규모 분양에 나서는지 말이다. 지금도 미분양이 넘치는데, 2009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20만호가 과연 제대로 소화될 수 있을까.

 

왜곡된 ‘공급 부족론’의 결정판은 ‘공급이 줄어 전세값이 급등한다’는 보도일 것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벌려놓은 뉴타운 개발 계획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전월세 물량이 줄어 전세값이 뛰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국지적 영향을 줄 뿐이며 가격대로는 8000만원 이하 소형 전월세에 영향을 줄 뿐이다. 그런데 필자가 서울 25개구 전체의 매매가 및 전세가 추이를 비교해보니 올해 들어 전세가는 국지적 수급에 상관 없이 매매가에 연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 국지적 수급 요인이 현재 전세가 상승에 별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세가는 중형, 대형, 소형 순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만약 뉴타운 및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멸실주택 및 이주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면 소형이 더 뛰었어야 한다.  현재 전세값 상승은 많은 이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 수요로 전환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사실 지금의 전세가 상승은 집값이 뛴다고 하니 조금 더 버틸 여력이 생긴 집 주인들이 은행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가를 올려부르고 이것이 언론의 선동보도와 맞물려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일 뿐이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전세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측면도 있다. 이에 더해 일반 가계가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추가 집값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해 아파트 매매보다는 전세 수요로 돌아선 데 따른 영향도 부인할 수 있다. 이는 미국에서도 부동산 버블 붕괴 직전에 나타난 현상으로 오히려 부동산 버블 붕괴의 전조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제 환경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에 자원을 낭비하는 바람에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은 한 단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각종 정부 및 민간 연구기관들이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억지로 지탱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일자리는 줄어들고 ‘알바’일자리만 양산되고 있어 가계의 평균적인 소득 기반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뒷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현 정부의 무모한 감세정책 및 재정 남용으로 재정 고갈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또 인구 감소 속도는 매년 더 빨라지고 있고, 수도권 인구 유입도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 투기선동가들과 엉터리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수도권의 실수요 기반이 양적, 질적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수단을 일찌감치 소진해버려 부동산 버블이 다시 붕괴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손쓸 여력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다.

 

이밖에도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는 금리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물론 부동산 부양에 사활을 건 현 정권은 다른 나라에 앞서 선제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를 강력히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성태 한은 총재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더구나 시중금리는 기준금리와는 달리 이미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상과 무관하게 시중금리가 올랐던 것처럼 말이다. 이미 국공채 금리에 이어 은행채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회사채 금리 등이 일제히 바닥을 친 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가계 부채의 거치기간과 일시상환 만기를 연장한 덕에 당장 부동산 투매는 막았지만, 가계들의 원리금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더구나 시중은행들이 급감한 순이자마진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신규 주택 대출자와 대환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향후 금리가 오르면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수도권 DTI 규제 도입은 기존 주택시장의 부동산 투기를 옥죄는 결과를 갖고 오게 된다. 이미 올 초 이후 주택담보대출 급증에서 드러났듯이 올해의 주택가격 반등은 가계들이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라 투기적 욕심에 빚을 잔뜩 내 질러댄 결과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소득 대비 총상환액 비율로 주택대출 총액을 규제하는 DTI 규제 도입은 LTV 규제와는 달리 상당히 큰 효과를 발휘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는 올해 9월부터 쏟아지는 대규모 분양 물량 판촉을 위해 신규 분양의 집단 대출은 가능토록 했다. 물론 이로 인해 마지막 남은 투기 가수요를 신규 분양 시장으로 몰아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해도 올 하반기에만 20만호에 이르는 분양 물량을 모두 소화해줄 수요는 없다. 결국 연말까지 대규모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강남 재건축을 비롯해 기존 집값 거품은 빠지게 될 것이다. 결국 기존 집값이 가라앉으면 신규 분양시장도 좀더 길게 보면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이뿐이 아니다. 여기에서 일일이 다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버블 붕괴의 압력은 수면 아래에서 더욱 점증하고 있다. 사실은 필자가 지난해부터 줄곧 경고했던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정부의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들 때문에 필자가 경고했던 문제점들은 단기적으로는 해소되는 듯한 현상을 보였지만 그것은 단기적으로만 가능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지난해말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오히려 정부가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시행할 수 없는 각종 무리한 부양책을 썼기에 역설적으로 부동산 거품 붕괴는 지연됐다. 하지만 이제 당시와 같은 풍전등화의 위기감은 사라지고 있기에 이제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필자가 경고했던 부동산 버블 붕괴의 구조적 압력은 다시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경제 곳곳에서 점점 뚜렷하고 강력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 투기적 탐욕이 가득한 가계가 아니라 정말 내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목표인 일반 가계들은 신중하시기를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아마 한동안 한국 부동산 시장의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경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 반등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오래지 않아 길고 긴 내리막길을 다시 걷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 많은 투기꾼들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책임하에 투자든 투기든 하면 됩니다. 나중에 집값 떨어질 때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돈으로 자신들의 집값을 부양해달라고 정부에 댕댕거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다만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3. 10:32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 in Seattl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2005년 봄, 30대 가장 팀(Tim)은 집 사는 것을 포기하고,

www.seattlebubble.com 이라는 블로그를 만들었다.

 

시애틀 지역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를 맞았다.

 

그러다, 2003년이 되자 서서히

부동산 시장이 오르기 시작했다.

2004년을 거쳐, 2005년이 되면서는

본격적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2005년은 호가(Listing Price)에 몇만불을 더 붙여야만

겨우 자신이 원하는 집을 살수 있는

그야말로, 엄청난 공급자시장(Seller's Market)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다들 부동산에 미쳐 날뛰고 있을때

Tim은 단호히 집구입을 포기하고,

시애틀이 버블이라는 블로그를 개설했다.

 

2005년은 LA의 경우,

거품이 꺼질 조짐이 보일 시기였다.

(실제로 LA는 2006년 부터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Tim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캘리포니아의 거품은 물론, 시애틀의 거품도 꺼질것이라고

명쾌한 통계자료와 더불어

곧 닥쳐올 버블 붕괴를 경고했다.

 

2006년이 되고, 캘리포니아의 거품은 드디어 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애틀은 Tim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더욱더 상승했다.

부동산전문가들 블로그에서는 그를 비웃는 글들이 난무했다.

 

내가 Tim의 블로그를 처음 접한 것은

바로 2007년 봄이었다.

 

당시 나는 재계약하려는 아파트측에서

너무나 높은 렌트(월세)를 책정하는 바람에

이제는 정말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부동산 시장과 융자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딜 때였다.

 

그의 블로그를 보면서

솔직히 반신반의 했다.

 

그가 그 블로그를 만든 시점은 바로 2005년 초반.

내가 그 블로그에 처음 들어간 때는, 2007년 초반.

그 2년동안 시애틀의 부동산은 엄청나게 올랐던 것이다.

(2005년, 2006년, 2007년은 시애틀의 부동산 상승율이 제일 높았던 시기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점차 그의 이론에 공감하면서

나는 집을 구입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 당시 2007년도 엄청나게 집이 오르던 시기였다.)

 

그래도 나는 시애틀의 부동산 가격이

2005년 그 당시로 과연 돌아갈수 있을지 그때도 의심했었다.

 

2007년 당시, 내가 시애틀 부동산의 25% 하락을 주장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30% 하락은 상승기의 50% 상승과 맞먹는 수치이다.)

 

2005년 이후 시애틀 부동산은 50% 이상 올랐다.

(미국에서는 정말 엄청난 수치이다.)

결국 2005년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최하 25% 이상 하락해야, 상승기의 50%를 상쇄할수 있는 것이다.

 

도대체 Tim은 무슨 생각으로 그 당시 2005년에 집을 사지 않았단 말인가?

내가 2007년에 집을 사지 않은 것은 너무나 올랐기 때문에 그랬다고 치지만

그가 블로그를 개설한 2005년은, 2007년에서 바라 보기엔 너무나 싼,

도저히 돌아갈수 없는 가격대로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위 그래프는 시애틀의 2000년 부터 현재까지의 케이스쉴러 지수이다.

 

현재 이 수치는 정확히 2005년 봄시세와 동일하다.

드디어 Tim이 집사기를 포기했던 그 싯점의 시세로 내려앉은 것이다.

 

예상대로 2005년 이후 상승했던 50%의 상승을 상쇄시키는 25% 이상의 하락이 발생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Tim이 그 당시에 집을 사나,

지금 집을 사나 같은 가격인데,

뭐.. 별 볼일 없지 않느냐는 반문이 나올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 Tim은 세가지 측면에서 성공했다.

 

첫째, 2005년 당시에는 수리되지 않은,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집 조차도

엄청난 프리미엄을 주고서야 살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가격을 주고 사는데도

최소 몇만불이상 업그레이드된 집을 마음껏 고를수가 있다.

(부동산 붐때 가장 돈많이 번 사업 중의 하나가 주택리모델링 사업이었다.)

 

실제는 더 높은 가치의 집을 같은 가격으로 살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상승기에는 실제 통계보다 더 많은 돈을 주어야 살수있다.

하지만 하락기에는 실제 통계보다 더 낮은 가격에 살수가 있다.

 

실제로, 지금 시장에는 2004년 이전 가격, 심지어 2000년 가격에도

팔리는 물건들이 널려있다.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

 

세째, 제일 중요한 것은 아직도 하락하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오바마의 8천불 택스리턴으로 실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은 답보상태를 보이지만, 이 플랜이 끝나는 연말부터

또다시 주택시세는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Tim은 부동산 상승론자들에게 공격받으면서도

2005년 2006년 2007년 폭등기를 꿋꿋하게 넘어왔고

결국 그는 성공했다.

 

그리고, 덤으로 나도 성공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아마 한동안 한국 부동산 시장의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경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 반등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오래지 않아 길고 긴 내리막길을 다시 걷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 많은 투기꾼들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책임하에 투자든 투기든 하면 됩니다. 나중에 집값 떨어질 때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돈으로 자신들의 집값을 부양해달라고 정부에 댕댕거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다만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2. 09:52

오늘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잠시 눈을 돌려 미국 주택 경기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발 금융위기와 세계 경제위기의 단초는 부동산 버블 붕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주택 경기는 세계경제의 향방을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미국 주택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경우 금융권의 부실 채권은 계속 늘어나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게 된다.

그런데 2009년 초 미국 주택 경기와 관련해서도 섣부른 낙관론이 불거졌다. 2월 신규주택착공 및 신규주택 허가, 주태 거래량 등이 일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다. 2009년 2월 미국 주택허가 건수는 54만 7000채로 전월 대비 5.0% 급등했다. 또 주택 착공 건수도 2009년 2월 57만 2000채로 전월 대비 19.9%나 증가했다. 또 2월의 기존주택 판매 실적치가 472만 채로 전월대비 5.1% 증가하고, 1가구 신규주택 판매량도 1월 32만2000호에 비해 다소 늘어난 33만 7000호를 기록한 것도 주택경기 바닥론이 나온 한 배경이 됐다. 하지만 기존 주택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차압주택 및 부실 채권 관련 주택 거래가 다소 증가하고 모기지 금리 하락으로 저금리로 갈아타기 위한 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때문이었다. 또 전체 모기지대출의 11% 이상이 연체 또는 차압 상태에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우리 연구소는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시적 반등을 근거로 미국과 한국 등 전세계 주가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후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주택 착공 허가 건수는 전월 대비로 3월 6.2%, 4월 3.3% 각각 감소했고, 주택 착공 건수도 3월 10.8%, 4월 12.8% 급락했다가 5월에 다시 3월 수준으로 회복했다. 주택 압류 건수도 2009년 1분기 80만 3000건으로 전분기대비 9.0%(전년동기대비 24.0%) 증가했다. 이는 미국 주택 경기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 주택 경기와 관련해서도 성급한 낙관론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주택가격지수인 S&P 케이스실러지수의 20개 도시 지수가 하락한지 34개월만인 2009년 5월 아주 미미하나마 반등한 것으로 8월 발표되면서다. (케이스실러지수는 3개월 후에 발표된다) 기존 주택 거래도 7월까지 3개월 연속 늘어났다. 이에 따라 주택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보도가 또 다시 국내외에서 이어졌다. 특히 국내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이를 근거로 ‘거 봐라. 이미 미국 부동산도 이제 반등하는데, 국내 부동산이 오르는 게 뭐가 이상하냐’라는 식의 엉터리 논리를 인터넷 공간에서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여전히 섣부른 낙관을 불허한다. 우선 이 같은 지표들이 상당 부분 단기적 요인이 작용한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첫 주택 구입자를 위한 세액공제 혜택이 일정하게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5월 이후 주택거래 회복이 대부분 저가 주택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첫 주택 구입자 세액공제 혜택은 11월말까지 거래가 종료되는 경우에만 주어지므로 10월 이후가 되면 그 효과는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주택시장 안팎의 상황도 조기 회복을 점치기 어렵게 한다. 앞에서 본 것처럼 미국의 실업률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실업률이 상승하게 되면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게 되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주택 모기지 대출 상황도 주택가격 상승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공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신규 대출 기준을 강화했고, 다른 금융기관들도 신규 모기지 대출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 여전히 점증하는 기존의 주거용 모기지 부실과 씨름하는 것만도 벅차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폭락세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됐던 주택 모기지 금리도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다. FRB가 금리를 억누르고 있지만, 미국 재정지출이 급증하면서 미 재무부 채권 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택 모기지 대출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미국 주택경기 회복의 최대 난제다.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에 따르면 2009년 2분기 모기지 대출자 가운데 약 13%가 1회 이상 대출금 상환을 연장했거나 주택 압류 조치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모기지대출 7~8건 가운데 1건꼴로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압류 주택 수는 1분기보다 4.3% 증가해 3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미국 가계가 주택모기지대출 원리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용과 가계소득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압류주택이 꾸준히 주택시장에 쏟아지면서 주택가격을 계속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2007년 초 전체 주택거래의 약 10%를 차지하던 압류주택의 거래 비중은 2009년 상반기에는 25%에 육박하고 있다. 압류 전단계인 경매등록 공지(notice of trustee sales) 건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주택 압류 건수는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또한 압류주택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량 대출인 프라임과 준우량 대출인 알트-A 대출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를 촉발한 서브프라임론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량한 모기지 대출로 불이 옮겨 붙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택가치가 향후 갚아야 할 모기지대출 금액보다 낮아진 ‘깡통(underwater)주택’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도이체 방크에 따르면 깡통주택의 비중은 2011년까지 전체 모기지 대출 주택의 48%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처럼 ‘깡통주택’이 늘어나면 대출자들은 그 집에 그냥 눌러 앉거나 은행에 집을 넘기게 되므로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거나 경매를 통한 주택 공급을 늘리게 된다. 이 또한 주택 가격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계속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전문가들은 “주택압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주택시장의 바닥론은 성급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두고 미국 주택가격이 바닥을 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매우 성급한 것이다. 오히려 케이스-실러 지수의 창안자 가운데 한 사람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등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가격이 앞으로도 10~15% 이상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필자가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이번 세계의 주택 경기 침체는 오래갈 것이다. 보통 주택시장의 경기 사이클은 일반적인 경기 사이클보다 훨씬 더 긴 10~20년 주기를 보인다. 부동산 거품이 크면 클수록 사이클은 길어진다. 2000년대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컸던 만큼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본격화되면 10년 전후의 긴 하락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by 선대인 2009. 9. 12. 09:00


다른 나라의 부동산 거품이 어떤 식으로 빠졌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된다. 그런 점에서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부동산 신화가 강했던 점 등에서 한국과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 패턴을 살펴보자.


대부분 사람들이 1980년대 후반 부풀어 올랐던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1991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일시에 폭락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일반적 통념과 사뭇 다르다. 오히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상황과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래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우선, 일본 도쿄시내 23개구의 지가지수(명목지수) 추이를 보자. 참고로, 일본은 땅값(지가)을 중심으로 통계를 내므로 상업지와 주택지 지가를 따져보는 게 정확하다. 일본의 경우 상업지의 부동산 거품이 심했는데, 상업지에 비해 주택지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작지만 상승-하락 패턴 자체는 거의 일치한다. 도쿄시내의 경우 이미 전국의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이른 1991년보다 4년 전인 1987년에 폭등세를 마무리하고 거의 정점에 이르러 1988년에 고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듬해인 1989년 도쿄시내 집값이 소폭 하락했으나, 1990~1991년까지 다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1988년의 정점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주) 각종 일본 정부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다음으로 한국의 수도권과 비슷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광역도쿄권 지가 추이를 보자. 광역도쿄권은 도쿄 23구와 근교 시나가와현, 치바현 등의 도시들을 모두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을 보면 상승폭이 도쿄시내 23개구에 비해 완만한 편이지만 비슷한 상승-하락 패턴을 보이고 있다. 1989년 상승이 주춤하다가 1991년까지 연속 2년 정도 완만하게 상승했다가 1992년부터 폭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개구의 상승분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도쿄 23개구가 상승한 뒤 외곽 지역의 지가가 뒤늦게 따라 올라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쿄 외에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6대 도시 및 6대 도시 이외 도시지역의 지가 추이를 보면 도쿄권과는 달리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지가가 상승한 뒤 1991년까지 상승세가 꺽이다가 폭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의 상승이 마무리된 1988년 이후 다른 도시들이 뒤늦게 따라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자. 집값 상승기 때는 도쿄 외곽을 비롯한 전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도쿄 23구의 패턴을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랐다. 반면 하락기에는 함께 폭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구를 서울 강남으로 보고, 광역도쿄권을 수도권으로 보면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아래<도표2>를 참고로 서울 강북지역과 강남지역, 수도권 지역의 집값 추이를 보자. 서울 강남 지역이 먼저 올라 고점에서 멈춰 있는 사이 강북지역 집값도 따라 오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서울에 비해 상승폭은 완만하지만 서울 강남 집값과 연동성이 강한 분당, 과천, 평촌, 용인 등 ‘버블 세븐’ 지역이 포진해 서울 강남지역 집값과 비슷한 상승 패턴을 보였다. 서울 강남 지역과 버블 세븐 중심의 경기도 집값 상승이 멈추자 투기 수요는 좀 더 외곽지역인 서울 강북과 인천으로 옮겨갔다. 겉으로는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 등 각종 개발계획을 소재로 삼았다. 그래서 서울 강북과 인천은 2007년 이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도쿄가 상승세를 멈춘 3년 동안 도쿄 외곽 지역이 오른 것과 비슷한 패턴인 것이다. 필자는 서울 강남을 용머리로, 주변부를 용꼬리로 비유해 집값 상승과 하강 패턴을 설명하는데 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2008년 하반기 이후 수도권 집값은 동시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사실 이 상태로 집값이 죽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부동산 부양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있는 정권의 힘으로 소폭의 반등세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반등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이 점만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쉽게 꺼지지 않았다. 도쿄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서 3~4년가량 버텼지만, 결국 거품 붕괴의 압력에 무너지고 말았다. 2007년부터 계산해서 서울 강남이 1년반을 버티다 하락했다가 일시 반등했다고 해서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아무리 길어도 1,2년 안에는 서울 강남 집값은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북이나 다른 수도권 지역도 함께 내리막길을 걸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일시적으로 하락세가 주춤하거나 소폭 반등했다고 대세가 바뀐 것으로 착각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11. 09:20
 


‘한국경제’라는 중환자가 어느 날 응급실에 실려 왔다. 50대의 이 환자는 이미 10년 전인 1998년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1년여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살아난 적이 있었다. 당시 수술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서 2차 수술이 필요했지만 ‘한국정부’라는 의사는 어려운 수술을 기피하고 환자에게 강심제를 투여했다. 시간이 지나자 이 환자의 상태는 점점 좋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1999년에 놓아준 ‘IT붐’이라는 강심제는 상당히 효과가 좋았다. 힘이 없어 축 처져 있던 환자가 갑자기 건장한 청년처럼 동네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부작용이 나타났다. 상체는 갈수록 살이 찌는데 하체는 빼빼 마르기 시작했다. ‘양극화’라는 신종 만성질병이었다. 그러면서 다시 체력이 떨어졌고,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수술 당시 치료하지 못했던 속병 증상이 툭툭 불거지곤 했다. 2002년경 다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의사는 ‘카드채 버블’이라는 강심제를 놔주었다. ‘IT버블’만큼은 아니었지만, 이 강심제도 상당히 효과가 좋았다. 다시 원기가 살아난 환자는 다시 정상인의 생활로 돌아간 듯 했다. 그런데 1년여쯤 후 ‘카드채 버블’이라는 강심제의 부작용으로 앓아눕자 의사는 다시 응급처방을 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하체는 더욱 부실해졌고, 발목 아래가 곪기 시작했다. ‘카드채 버블’이라는 강심제를 맞으면 몸 속에서 ‘신용불량’이라는 독소가 생겨나는데 그 탓이었다.


환자 가족들이 차츰차츰 이 의사의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환자 가족들은 “왜 환자가 괜찮아졌다고 하는데 조금만 지나면 다시 문제가 생기느냐”고 따지고 들었다. 사실 그 의사는 1960년대에 레지던트와 인턴을 거쳐 1970~1980년대에 전문의로 일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안주하기 시작해 새로운 의술을 배우는데 나태해졌다. 새로운 의술을 익히기보다는 제약업체들의 리베이트를 챙기고 골프접대를 받는데 더욱 열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1970~1980년대 자신이 배운 의술에 의존했다.


궁지에 몰린 이 의사는 환자 가족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자 다른 묘책을 생각했다. 이때 쯤에는 환자 몸에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환자 가족들은 잘 몰랐지만, 이 이 종양의 증식을 방치하면 나중에 치명적인 중병을 앓을 수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종양은 증식 과정에서는 ‘자산효과’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일시적으로 환자의 체력과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적어도 종양이 말기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환자 가족들은 의료진에게 “종양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치료해달라”고 의사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의사는 종양을 치료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그 종양을 조금씩 더 키우고 있었다. 종양 치료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몇몇 약을 처방하면서도 뒤로는 ‘가계부채’와 ‘개발호재’라는 각종 종양 증식 단백질을 환자 몸속에 투여했다. 그리고 환자 가족들에게는 “이 종양은 잘못 치료하면 환자가 죽을 수 있으니 서서히 치료해야 한다”고 핑계를 댔다. 환자가족들은 의심스러웠지만 환자가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니 환자가족들도 그러려니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2008년 어느날 드디어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 증식이 한계에 이르러 온갖 급성 증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환율폭등’이라는 고열 증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났고, ‘신용경색’이라는 심혈관이 막히는 증상도 나타났다. 환자는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다시 병원 은급실로 실려왔다. 더 이상은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이른 게 분명해보였다. 그러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불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이 시대착오적인 의사는 다시 급성 증상만 가라앉히는 요법을 썼다. 체온강하제를 써서 고열을 잡고, 혈관 확장술을 써서 심혈관도 다시 뚫었다. 이에 더해 ‘100조 감세’와 ‘토건부양책’이라는 강심제를 써서 가뜩이나 비대한 환자의 상체만 보양했다. 또 ‘환율효과’라는 환각제를 써서 환자의 몸 상태가 좋아지도록 느끼게 했다. 더 큰 문제는 급성증상의 발현을 가라앉힌다는 명목으로 ‘가계부채’라는 종양 증식세포를 더 주입했다. 급성증상은 줄었지만 종양은 다시 증식되고 있었다.


어쨌거나 환자의 급성 증상은 가라앉았고, 환자가 다시 조금씩 원기를 회복하는 듯 했다. 이 의사는 “같은 증상을 앓는 다른 환자들보다 가장 빨리 회복하고 있다”며 “저의 뛰어난 의술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던 환자가 원기를 조금씩 회복하는 듯 하자 환자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가족중 일부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비슷한 케이스의 경우 다른 의사들은 대부분 시간이 걸리고 당장은 환자의 고통이 커도 종양 제거 수술을 하는데, 이 의사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종양 제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 상태가 다시 악화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의사는 들은 척 만 척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현 상태를 환자에 비유해보았다. 이 비유에서 본 것처럼 지금 한국경제의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가 누적돼 생겨난 구조적 위기다. 마치 돌팔이 의사의 잘못된 진단과 처방, 수술 미루기 등에 의해 속병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가운데 일반 국민들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점들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 한가운데 있는 부동산 버블이 무너지면서 2008년말 한국경제는 환율폭등과 신용경색, 실물경기 침체 등 급성 증상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위기감과 불안감도 매우 컸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했듯이 정부의 온갖 부양책 때문에 금방이라도 한국경제를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고 가던 각종 위기 현상들은 많이 가라앉았다. 비유하자면 한국경제는 이제 응급실에서 나와 만성 중환자실로 옮겨진 정도의 상태가 됐다.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여전히 중병을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한국경제의 급성 위기를 다시 촉발할 수 있는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은 전혀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경제는 대규모 부양책이라는 강심제와 ‘외환위기 학습효과’라는 환각제에 취해 거리를 활보해도 될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이 커지는데도 경기 회복의 신호인양 반기고 있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은 한국경제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기 회복은 인위적인 저금리와 막대한 재정 투입 등으로 만들어진 자산시장 중심의 경기 회복일 뿐 지속가능하지 않다. 시중에는 실제 이상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일반 서민들이 착각하게 하는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 엄호 아래 방송 진출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의 장밋빛 분칠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회복의 신기루에 일반 서민들이 홀려 있을 때가 실은 가장 위험하다. 비유하자면, 현재 국면은 1세계 대공황 진행과정에서 1930년 봄과 비슷한 상황이다. 1929년 9월 폭락했던 미국 다우지수 주가는 1930년 봄이 되자 저점 대비 48%까지 상승했다. 당시 미국 후버 대통령은 공황의 종말을 선언했고 시장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투기세력들의 작전에 혹해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930년 4월 이후 다우지수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물론 현재의 한국경제나 세계경제가 당시와 꼭 같은 길을 걸으리라는 것은 아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반등한데 따른 경기 회복의 착시현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기 위한 비유일 뿐이다.


멀리 볼 것 없이 한국의 2002년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2002년 카드빚 거품에 기대 한국경제가 6% 대의 GDP성장률을 기록했을 때 대부분 언론들은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 언론들도 한국경제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2003년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채 카드빚 거품이 터졌고 경제성장률은 2%대로 곤두박질쳤다. 현재의 한국경제 또한 부동산 버블 붕괴를 억지로 틀어막고 잠시 ‘막간 파티’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부동산 거품과 그 거품에 편승한 과욕의 폐해가 어떠한지는 지금 전 세계가 목도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시기이고, 우리도 피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큰 충격이 있겠지만,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충격이다. 근본적 수술을 통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떼 내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현 정권은 자신들 임기 내에 거품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다음 정권에 폭탄을 떠넘기려는 속셈으로 근본 수술을 미루고 있다. 오히려 악성 종양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해 부동산 투기판을 더욱 키우려 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와 이와 연관된 건설경기를 띄우기 위해 한국 경제 전체를 희생하고 있다. 말끝마다 ‘시장원리’를 외치는 정권이 하는 짓마다 시장의 정상적인 조정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 그동안 땅값, 집값이 너무 높았고 사람값은 똥값이었으므로 이제 사람값을 높이고 땅값, 집값은 낮추는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언제까지 무능과 무지로 점철된 정부 관료들과 정치적 탐욕에 이끌린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 때문에 국민들이 투기꾼들의 노리개가 돼야 한단 말인가. 그러는 사이 한국 경제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말이다. 공동체의 경제적 기반과 공동체 구성원간의 연대가 무너지면 그 사회의 구성원인 개개인이 행복하기란 어렵다. 이제라도 한국 경제의 파탄은 피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을 빼고 우리 모두가 집단 바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간의 계급투쟁을 마무리 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5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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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10. 09:15

서울 강남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집값이 반등하니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십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단기 랠리라면 몇 달 안에 치고 빠질 수도 있겠지만, 주택시장에 들어가면 몇 년간은 집을 소유해야 하는 게 보통입니다. 타고난 투기꾼들이라면 온갖 탈불법 거래를 통해서든 단기 거래를 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만, 대부분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면 3년을 보유한다고 생각해보죠. 그 경우 기회비용과 투자 리스크 등에 대해 최소한의 계산은 해보는 게 정상아닐까요?


그러면 한 번 계산해봅시다. 계산의 편의상 여러분들께서 자기 돈 6억원과 은행에서 빌린 돈 4억원으로 10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생각해보죠. 향후 물가 상승률이 4%, 은행 대출 이율을 6%로 잡아봅시다. (몇몇 분이 인플레이션 상황을 걱정하는데, 당장은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고, 지금까지 급속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더 오른 사례도 없었기에 그런 상황은 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3년 후 각종 기회비용을 만회하고도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집값은 얼마나 될까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여러분의 돈 3억원이 3년 후 같은 가치를 유지하려면 약 6억7500만원이 돼야 합니다. 또한 대출액 4억원의 연간 이자는 2400만원이므로 3년간 이자는 7200만원입니다. 이 두 가지만 해도 1억4700만원입니다. 이밖에 부동산 거래에 따르는 취등록세와 재산세, 부동산 중개수수료, 이사 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각종 기회비용은 거의 2억원에 육박할 것입니다. 이는 현재 10억원짜리 집이 3년 후 12억원으로 올라야 겨우 본전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 집값 수준에 비해 20% 오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의 경우는 차후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를 감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현 정부가 지금은 각종 취등록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으므로 과거처럼 세금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도입한 그 같은 혜택은 집값이 정말 20% 정도 뛰는 경우가 생긴다면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사 그런 혜택이 계속 유지된다 해도 위에서 말한 기회비용 20%는 기본입니다.


이어 향후 집값 흐름을 몇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한 번 생각해봅시다.


1) 집값이 3년 뒤까지 꾸준히 올라 현재 집값보다 20% 이상 더 오른다.


2) 집값이 3년 후에는 지금보다 0~20% 오른 수준이 된다.


3) 집값이 3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낮아진다.



여러분은 다른 가치는 안 보고 철저히 투자 수익률 관점에서만 판단하고, 3년 후 반드시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가정합시다.


만약 여러분이 1번 상황을 확신한다면 집을 반드시 살 것이고, 2), 3)번이면 굳이 지금 집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3년 후 1번 시나리오가 현실화해 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봅니다.


저는 늘 주장해오는 대로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3번 시나리오입니다.


(사실 3번 시나리오에서 얼마나 떨어지느냐로 시나리오 구성을 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사 2번 시나리오라고 해도 집을 안 사는 게 현명하지요.


물론 현실적으로는 3년이 지난 뒤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따라 판단이 많이 달라지겠지요.


저는 3년 이후에도 집값은 계속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100%에 가까운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 관점에서 3년 후에 반드시 판다는 것을 가정하고 쓰기에 이후 시점에 대해서는 일단 생각을 접어둡시다.  


지금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은 꼭 이 판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집이 오를 때 불안해서 집을 사는 분들 대부분이 막연히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집을 사기 때문입니다. 그때문에 2006년말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집값도 폭등했지요. 그런데 2006년에 집 산 사람들 그 뒤로 집값이 계속 떨어져 얼마나 속앓이를 했는지 아시나요? 지금 언론의 선동보도와는 달리 '부동산 투기 1번지'인 서울 강남의 경우에도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실거래가는 여전히 2006년 고점 대비 -20~30%씩 하락해 있는 상태이고요. 분당, 용인, 일산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도 실거래가는 정부의 각종 투기조장책과 언론의 선동보도에도 불구하고 거의 반등다운 반등을 못하고 있습니다. 2006년 고점에서 집을 산 사람들은 그동안 얼마나 집을 팔고 싶어 안달했을까요? 그리고 지금 자신들의 집을 사주는 사람들은 정말 은인처럼 느껴질 겁니다. 지금 털고 나와도 아마 기회비용까지 합하면 2006년에 투자한 분들 20~30%는 까졌을 겁니다. 거꾸로 실수요자도 아닌 분이 은행 빚을 잔뜩 지고 부동산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그 사람들의 폭탄을 떠안는 격이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2009년의 반등은 이미 어깨 수준까지는 올라온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투를 잡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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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8. 09:11
 

올 들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호가 위주로 반등하면서 많은 이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반등세는 도를 넘는 부동산 부양책과 일부 언론의 선동보도에 따른 측면이 크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많은 무주택 서민들의 불안감이 또 다시 커지고 있다. 또한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 부동산 버블이 해소되는 와중에 한국에서만 부동산 거품이 다시 부풀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 경제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현 국면은 매우 위험하다.


사실 현재의 집값 반등은 언제든지 재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기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반등은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고 본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의 진행과정을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를 감 잡을 수 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2003년의 1차 폭등, 2005~2006년의 2차 폭등을 거치면서 크게 부풀어 올랐다. 특히 2006년 하반기의 집값 폭등은 거의 광풍 수준이었다. 당시 거의 모든 수도권 사람들이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집값은 2006년 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들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의 일부 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 지역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갔다. 그조차도 시들해질 무렵 2008년초 ‘노도강’ 등 강북 3구와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또 한 번 투기 불꽃을 태웠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다가 2009년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사력을 다한 부동산 부양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집값 반등은 재건축 위주의 집값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재건축 집값 상승에 영향을 받아 점차 호가 위주의 상승세를 나타내는 지역이 수도권에서 늘어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동향, 국토부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 에너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또한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 또한 갈수록 줄고 있다. 1차 폭등기까지는 전국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함께 상승했지만, 2005~2006년의 2차 폭등기에는 수도권 지역만이 폭등했다. 또 2007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이 수도권의 잔여 지역들로, 2008년 초에는 서울 강북 3구 등 뉴타운 지역으로 축소됐다. 2009년의 반등기에는 재건축이 집중된 강남 3구와 강동구, 과천 등에 집값 반등세가 집중되고 있다. 언론의 선동보도와 왜곡 과장 보도로 수도권 전 지역에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을 속이기 위해 부동산 투기선동가들과 엉터리 언론들은 이를 ‘지역별 차별화’라고 포장하고 있다.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속이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들 말대로 단기적으로 오를 곳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지금 거론하고 있는 지역들의 실거래가가 사실은 2006년 말 이후 약 30~40%씩 급락했던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현재 상황을 더 정확히 표현하는 말은 부동산 버블이 심한 지역일수록 가격이 더 크게 급등락한다는 말일 것이다.


다만, 현재의 집값 반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워낙 현 경제 상황이 가변적인데다 현 정부가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무리한 정책들을 질러대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정책 예측을 하기 힘든 나라에서 단기 전망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주택가격은 도저히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하게 높은 수준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구체적인 시기보다는 가격 기준으로 전망하자면,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서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2006년 말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재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말의 집값은 투기심리 등 각종 집값 상승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기록된 것이다. 현재 주택시장의 상승 에너지나 경제환경은 절대 2006년 말의 고점을 회복할 정도가 아니다. 잠재적 주택 거래자들 또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2006년말 고점 가격을 가격 상한선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강남 3구와 강동구, 양천구 등의 실거래가는 한때 고점 대비 30~40%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2009년 6월 현재 고점 대비 6~22% 떨어진 수준까지 반등했다. 이미 이들 지역에서는 2008년 말의 단기 저점에서 볼 때 어깨 수준까지는 반등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도 정부가 투기 대상으로 밀고 있는 재건축 지역들 외에는 여전히 가격이 고점 대비 크게 떨어져 있고, 거래량도 거의 없다. 더구나 분당, 용인, 평촌, 수원, 고양시 등 경기도의 주요 도시들과 인천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점 대비 -20~30% 떨어진 수준에서 계속 하락하고 있거나 미미한 반등을 보이고 있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 물론 현상적으로는 언론의 선동 보도 때문에 재건축 지역 위이들 지역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다른 수도권 지역들의 반승세가 좀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종 주택시장의 구조적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집값은 언제든 재급락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현 정부의 집값 부양책과 경기 침체기에 부동산 광고에 목맨 언론들의 선동 보도로 이 같은 반등세가 일정하게 더 지속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같은 반등세가 길어도 1~2년 이상 더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반등세가 멈추면 2007년 초 이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서 가격이 하락하던 사태가 재연될 것이다.


이번 집값 반등이 멈추고 재하락하면 집값은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2010년대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1990년대 일본의 재판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집값 하락이 마무리 된 상태에서 보면 현재의 집값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느껴질 정도로 집값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다. 향후 5년 안에 물가 수준을 고려한 수도권 집값은 고점 대비 반토막 날 수도 있다. 필자가 그렇게 전망하는 구체적인 이유들은 본문에서 자세히 소개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게이오대학 오바타 세키 교수의 저서 <버블 경제학>(이아소)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해 현재의 집값 반등 상황이 왜 ‘마지막 불꽃’일 가능성이 높은지를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버블에서는 이미 버블이 붕괴했어도 역으로 급격히 가격이 반등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이 반전은 드문 일이 아니다. 전형적인 버블은 일단 붕괴하고 나서 급격히 가격이 반등하면서 최후의 꽃을 피운다. 첫 번째 버블 붕괴가 일어났을 때 배짱이 약한 사람들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고 버블로부터 내려온다. 그 결과 버블이 꺼진 자산을 계속 보유하거나, 새롭게 사거나 하는 것은 배짱 좋은 투자자뿐이다. 그들은 하락한 가격으로는 절대 팔지 않기 때문에, 그 후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고 급등한다. 그리고 그때 시장의 분위기는 낙관적이 되어 그 시점까지 버블에 참가하지 않았던 새로운 투자자가 사줄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조금 더 가격이 내려가면 참여하려고 생각했던 투자자들이다. 그들로서는 첫 번째 가격 하락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다. 그들이 참여하면서 첫 번째 폭락 후 버블의 부활적인 가격 상승은 더욱 가속화된다. 따라서 버블은 첫 번째 가격 폭락으로 붕괴되지 않고, 두 번째 이후의 가격 폭락으로 진짜 붕괴된다.”


인용 내용은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현재의 세계경제위기를 부른 버블이 꺼지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지만, 현재 한국 수도권의 주택시장 상황에도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된다. 기득권 언론사와 정부, 건설업체들이 합작해 서민들을 속이고 선동해봐야 이미 한국의 부동산 버블은 지탱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치열한 부동산 계급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의 주택소유 기회를 늘려준다는 취지로 부동산 버블이 시작됐다면, 한국의 부동산 버블은 철저하게 건설업체들과 다주택 투기자들의 배를 불려주는 과정에서 부풀어 올랐다. 2000년대 이후 주택보급률이 10% 이상 증가하는 동안 주택소유율이 2%밖에 늘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급된 주택 대부분이 돈 많은 사람들의 다주택 투기용으로 공급됐다는 뜻이다. 부동산 투기 붐 동안 희희낙락했던 다주택 투기자들과 건설업체들이 지금 잔뜩 물려 있다. 이 다주택 투기자들과 건설업체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때마침 이들 부동산 부자들을 철저히 옹호해주는 정권이 집권했다. 그리고 건설사들과 기득권 언론들이 삼각 편대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권력과 금력을 가졌고, 서민들을 후릴 수 있는 언론과 투기선동가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 사모펀드 등 합법적 투기세력들이 2009년 초 부동산 끌어올리기 작전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 이들은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며 탐욕을 자극하고,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며 공포심을 조장한다. 이렇게 일반 가계들의 탐욕과 공포심에 불을 지펴 부동산 덫에 물린 자신들이 털고 나가기 위해 ‘마지막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볼 능력이 부족한 일반인들은 집값이 한 번 오르면 계속 오를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힌다. 탐욕과 공포심을 이기지 못하고 무리하게 지금 집을 사는 사람들은 막차를 타게 된다. 그 막차가 가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뿐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들 기득권 세력의 힘이 압도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버블 붕괴 압력이‘운명의 힘’처럼 관철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지금까지 자본주의 역사가 가르쳐주는 바다. 따라서 일반 가계들이 이들의 선동에 휘둘려 괜히 다주택 투기자들의 ‘폭탄 처리반’으로 전락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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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7.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