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이 3분기 실적보다 개선된 것을 두고 '삼성전자 실적이 바닥을 쳤다'고 주장하는 국내 증권사와 언론 보도가 많았다. 회원들 대상 보고서 쓰면서 따져보니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 시기상조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이 겉보기에 개선된 것처럼 나온 주된 이유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특수, 그리고 환율 상승(전분기 대비 60.96원 상승)에 따른 원화 환산 실적 증가 효과 두 가지다. 이 두 가지 효과가 미친 영향을 제외하면 삼성전자 실적은 거의 제자리걸음 상태였다. 더구나 두 가지 모두 일시적 요인이 강해 삼성전자 영업실적이 구조적으로 개선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연말특수는 매년 주기적으로 있고환율도 미국 경기 회복의 지속과예고된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강달러 현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내려갈 가능성보다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또한그렇게 발생하는 현상적인 영업실적 개선도 분명히 현실은 현실이다하지만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했던스마트폰 시장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이를 대체할 만한 제품을 발굴하지 못한 삼성전자의 구조적 위기는 전혀 해소된 것이 없다


실제로 전분기 대비가 아니라 계절성이 대체로 사라지는 전년 동기 대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30% 수준의 실적 악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같은 방식으로 비교했을 때 10%대 플러스 성장율을 유지하고 있는 애플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지속될지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는 요인들 때문에 일시적으로 실적이 늘어난 것을 근거로 삼성전자 실적이 바닥을 쳤다고 속단하는 것은 무리다. 이는 삼성의 실적을 보도하는 한국언론과 외신의 태도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한국에서는 주로 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을 헤드라인에 내세운 반면 외신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7% 하락한 것을 헤드라인으로 뽑은 기사가 많았다.


그 동안 한국 언론들은 삼성을 위시한 재벌 대기업에 관해서 균형 있는 정보를 알려주기보다는 늘 긍정적인 정보를 과장하고 부정적인 정보는 축소 또는 은폐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언론 기사를 통해서 경제 정보를 받아들일 때, 특히 삼성을 위시한 재벌 대기업들에 관한 기사를 볼 때에는 요란한 헤드라인 이면에 숨어 있는 감춰진 정보들을 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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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1. 16. 10:25

지난해 청년 실업률 9%…15년 만에 최악
http://www.hani.co.kr/a…/economy/economy_general/673577.html


15~29살 청년 실업률이 9%라는 지표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고용률이 40.7%라는 것도 매우 중요. 청년층 나이를 고려하면 당연히 고용률이 낮을 측면도 있죠. 하지만 낮은 고용률의 이면에는 졸업 후 취업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이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거든요. 이 또한 일자리 부족을 반영하는 것이죠. 


사실 국내 실업률 통계는 수치놀음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온갖 고용 불안과 실업난과 관련된 신조어들이 쏟아지고 경제위기가 닥쳐도 늘 3%대의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실업률을 나타내니 말이죠. 실업률만 보면 한국은 노동천국이어야 하고, 청년층은 두세 개의 일자리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경기 호황이어야 할 터인데요. 정말 한국의 황당한 '기적'이죠. 한국은 이 같은 통계상의 기적이 너무 많긴 합니다만. 


이처럼 실업률이 낮은 것은 정부가 실업률 조사 과정에서 사실상의 실업자를 체계적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사에서 "지난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가 구직에 나서면서 취업자와 함께 실업자가 많이 늘어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통계청 관계자의 설명이 바로 이런 한심한 현실을 보여주죠. 실제로 KDI 연구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업률 조사 방식을 달리 했을 때 청년층의 잠재실업률이 현재보다 3배 이상 올라간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통계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면 통계 조사 방법을 수정하거나 미국, 캐나다처럼 대안적인 실업률 지표를 구해서 보완할 생각은 전혀 없고 엉터리 지표를 계속 발표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죠. 기초적인 통계조차 엉망인 상태에서 어떻게 올바른 정책이 나오겠습니까. 현실과 동떨어진 실업률 통계부터 정비하는 것이 고용대책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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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1. 15. 10:33

정부가 어제 기업들로 하여금중산층을 겨냥한 중대형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게 하는 정책을 내놨다그 동안 부동산업계나 건설업계 이해를대변하는 전문가들이 숱하게 해온 주장을 반영한 것이라 대체로 예상했던 내용이기는 하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이야기한적 있지만지금 정부는 전세난을 완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지금의전세난은 정부가 집값 떠받치기를 지속하면서 만들어낸 전세난에 가깝고여전히 높은 집값 수준을 합리화하기위해서도 전세가 상승은 당연하다는 식의 태도를 갖고 있다실제로 지금까지 정부 기조가 그랬던 것처럼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며 전세자금 대출 등으로 집주인들이높여 부르는 전세가를 합리화하고 떠받치는 역할 했다부실 기업이 시장 매각을 통해 건실한 주체에 돌아가야그 기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그 경우 부실기업의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주택도 마찬가지다하우스푸어 집주인들이 가진 부실 주택과그리고 이 집들에 세들어 있는 불안한 전세가 시장에서 손바뀜이 일어나도록 해야 하는데정부는 집값을 악착같이떠받쳐서 이걸 가로막고 있다그러면서 저금리와 각종 부동산 부양책들을 동원해 집주인들에게 버티라는 신호를 주고집주인들은정부 부양책에 기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전세 물량 공급을 더욱 줄이고 있다.


정부는 전세 세입자들을 매매나 월세 쪽으로 토끼몰이를 해서 어떻게든 집값을 떠받치고 부동산 다주택자나 건설업자들의 이익을 챙겨주고자 할 뿐이다어제 발표에서도 별도의 전세 대책이 없을 것임을 밝힌 것만 봐도 정부 속내가 무엇인지는 분명해진다부동산 대세 하락 흐름에 따라 일정하게 전세물량이 줄 수밖에 없지만많은사람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주는 측면에서 전세시장이 가급적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월세 전환 속도를 늦추는 게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이다그런데 이런 판에 기업들로 하여금 민간 임대아파트 왕창 지어서 월세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어이없다


그리고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해야 할 일에 대한 구분이 전혀 없다한국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5% 수준으로 10~30% 수준인 OECD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공공임대주택을 확충할 생각은 없고 민간에 공공에 준하는 온갖 특혜 주면서 공급해달라고 하는 꼴이다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위해 정부는 택지세제자금 전방위적지원책을 제공하겠다고 한다그런데 임대료 상한선 5% 제한과 8 임대 지속 조건 외에 거의 아무런 공공성도 확보하지 않았다공공성도 거의 확보하지 않은 채 이런 혜택을 주는 건 건설업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특혜를 주겠다는 것뿐특히 민간건설업자가 제안하면 그린벨트 지역까지   있도록 했다이건 건설업자나 자산가들이  사놓고 개발하는 식으로 투기를 버젓이   있다그린벨트 투기 조장책에 가깝다


중산층 주거 문제가 정말 염려된다면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도록 하면  일인데집값은 억지로 떠받치면서 민간에 각종 혜택을  8년짜리 임대주택을 늘리는 게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가더구나 실효성도문제다전세를포기하고 싸지도 않은 8 짜리 임대주택에 살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정부는 서울 평균 보증금을 2 4000만원 정도로 잡아 기업형 민간임대의 보증금을 1억원월세 70만원수준일 거라고 말한다그런데 평균은 몰라도 실제로 중산층이 선호하는 전세가는 최소 3~4억 수준을 넘는다이경우 보증금 2억에 월세 10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  웬만한 중산층이면 자기 집을 소유하거나전세를 살지 2억 보증금에 월세를 100만원 이상 내가며민간임대주택에 살까입지 좋은 몇몇 곳 제외하면 크게 수요 없다.


정말 필요한  공공임대주택 확보다국민연금  활용하면 건설 재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오히려내가 주장해왔듯이 상당한 수준으로 임대료를 낮추면서도 채권 등에 투자해 3%대 수익률 올리는 국민연금의수익률을 높여줄 수도 있다재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지만정말 재원이 부담된다면 민간 건설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온갖 혜택을 주택협동조합에 제공해보라훨씬 싸고 오래   있는 임대주택 협동조합을 얼마든지 공급할수 있다선분양제 하에서 오랫동안 계약금과 중도금 형태로 내오던 것을 주택협동조합을 구성하게 해 각종혜택을 그 조합에 주고 건설업체 이윤을 뺀 저렴한 시공비로 조합원이 구미에 맞는 주거를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다.


또한정말 중산층까지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도 전세가를 안정화하고 싶다면 과거 서울시가 공급한장기전세(시프트) 대량 공급하면 된다실제로 서울시민들에게 인기가 매우 좋았고높은 경쟁률까지 보였다이런    하나결국 할 마음이 없는 것일 뿐이다


결국 이번 대책에 대한 결론을 요약하자면 이렇다.공공이 해야   하지 않고 각종 특혜 주며 하게 해보겠다는 그런데 공공성은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주거 부담을 낮추는 효과도 없다다만 그린벨트 투기 조장 효과하나는 확실하다


지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근본적인 정책 기조의 전환이다한국의 주택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은 매우 왜곡돼 있다세계에서 유일한 제도인 선분양제 등의 영향으로 주택 공급자에 비해 주택 소비자의 지위가 한없이 취약하고임대시장에서는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가 거의 없는세입자에게매우 불리한 시장구조다이 시장구조를 바로잡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정책방향이다그런데 이렇게 잘못된 시장구조를 바로잡기는커녕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설업 비중을 개발연대가 끝나가고 생산가능인구와주택수요 연령대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에도 계속 지탱하기 위해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하고 있다이를 위해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의 이익을 지키는 데는 눈이 벌겋고 가계는 이 같은 부동산 기득권 구조 아래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 빚 내서 집을 사게 하는호구로만 취급하고 있다. 이게 정부가 할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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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1. 14. 10:31

은행 주택대출 65%가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내
http://www.hani.co.kr/a…/economy/economy_general/673311.html


저는 수도 없이 지적해온 문제이지만, 한겨레신문 1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를 다뤘네요. 정부와 은행권에서 7년째 대출 갈아타기를 해주는 바람에 이자만 내고 버티는 가계가 늘고, 매년 그 같은 가구의 주택담보대출액이 늘고 있는 거죠. 지금 당장은 이자만 내고 버티지만, 국내외의 경제적 충격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면 국내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되는 시한폭탄이 되는 겁니다. 제가 정부 정책에 대해 '폭탄 돌리기'라는 표현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근거가 바로 이겁니다. 그리고 이 같은 주택담보대출 구조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지 않는 한 부동산시장의 대세 상승 반전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유이고요.


다음은 한겨레신문 내용 가운데 현황을 보여주는 부분을 소개합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349조6000억원 가운데 일시상환 대출(101조1000억원)과 원금 상환을 시작하지 않고 거치중인 분할상환 대출(126조1000억원), 즉 이자만 내고 있는 대출 규모가 227조2000억원(전체의 65%)에 이른다.

특히 일시상환 대출 101조1000억원 가운데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은 83조3000억원(2014년 9월 말 현재)으로, 같은 기간 전체 주택담보대출 만기도래 규모(84조1000억원)의 99%를 차지한다. 지난해 10~12월 9조9000억원, 올해 49조1000억원, 내년에 24조3000억원의 대출 만기가 다가오는 것으로 금감원은 집계했다."


이 같은 현실이 구체적 사례에서는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살펴볼까요. 저는 올해 초 뉴스타파 신년기획 '이것이 아파트 가격이다'에 출연하면서 뉴스타파가 조사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원마을 아파트 877세대의 부채 실태자료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들 가구의 60% 가량이 주택담보대출을 빌렸고, 이들의 평균 부채액은 3억 원이 넘더군요. 이들 아파트 소유자의 60% 이상이 전세 등을 끼고 집을 샀다는 것을 생각하면 집값의 대부분이 타인자본(주택대출액+전세자금)으로 구성된 경우도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더군요. 


그런데 이런 부채 가구들이 얼마 정도의 이자를 내는지 추정해봤습니다. 연 4% 정도의 이율을 적용한 결과 월 150만원 이상 이자를 부담하는 가구는 111가구로 전체 부채가구의 20.9%였습니다. 이 정도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한국의 금리도 현재보다 2%포인트 가량 더 올라 6%에 이를 경우를 상정해 이자부담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경우 월 이자 부담이 150만원 이상인 가구 비중은 228가구로 전체 부채가구의 절반을 넘는 43.0%에 이르며 300만원 이상 가구도 41가구로 늘어나더군요. 또 부채가구의 평균 이자 부담도 102만원에서 153만원 가량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더구나 이 경우에는 이자만 내고 있는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앞선 한겨레신문 보도에서 본 것처럼 지금 부채가구의 65% 가량이 금융권의 갈아타기 대출을 이용해 이자만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약 3억원을 빌린 가구가 더 이상 갈아타기를 하지 못하고 원리금을 함께 내야 할 경우 20년 분할상환을 하더라도 원금 상환금만 추가로 평균 125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합니다. 또 이자율이 6%로 인상됐을 경우 이자 부담만 연간 1800만원(월 150만원)에 이르게 되고요. 이자부담이 늘어난 상태에서 경제적인 위기 상황 등이 발생해 거치기간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게 될 경우 이들 부채가구들이 내야 할 원리금 상환부담은 초기에 월 275만원 정도에 이른다. 이 정도면 웬만한 고소득자가 아닌 한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이 정도 거액의 원리금을 상환하며 상당 기간 버티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수도권의 대표적 중산층 아파트단지인 판교신도시 원마을의 부채 실태도 이런 상황입니다. 지금 당장은 사상 최저 금리와 지속되는 갈아타기 대출, 그리고 정부의 각종 부양책에 기대 억지로 버티고 있으나 국내외 경제상황이 컨트롤을 벗어나는 순간 매우 위험해지는 부채가구들이 전국에 널려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절대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섣불리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지 않도록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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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1. 13. 10:50



아파트 아닌 ‘도시형 생활주택’…규제 완화가 참사 키웠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73088.html


의정부 화재 참사. 업자들 요구에 "별 문제 있겠어" 하며 풀어준 규제가 이렇게 애꿎은 사람들을 잡는 배경이 된다. 선령 완화와 수직증축 허용이 세월호사고의 배경이 된 것처럼. 이런 식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곳곳이 지뢰밭이 돼있다. 문제는 그 지뢰를 밟는 사람들이 세월호사고나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처럼 주로 서민층이라는 것. 언제까지 더 많은 국민들이 희생해야 이 나라가 정신을 차릴까. 이 참에 묻고 싶다. 그러면 수직증축 리모델링 아파트는 괜찮을까요? 괜찮지 않다.


이명박정부는 2012년 1월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 시 단지 내 여유공간을 활용한 수평·별동 증축(단지 내 여유공간을 활용해 건물의 앞뒤 또는 좌우로 면적을 넓히거나 별도의 건물을 짓는 방식)을 통한 세대수 10% 증가를 허용했다그러나 세대수 10% 증가 허용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주민 간 이해관계 차이 등으로 수평별동 증축은 활성화 되지 못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 들어 국토교통부는 다시 리모델링의 수직증축을 허용하고 세대수도 기존 10%에서 15%로 상향하는 등 대폭 규제를 완화했다하지만 정부는 리모델링 세대수 증가와 수직증축에 대한 입장이 갑자기 변경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정부는 세대수 증가에 따른 기존 기반시설에 대한 추가부담이 미미하고 지자체별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 및 도시계획심의 등을 통해 도시과밀 방지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또한 수직증축의 구조 안전성 문제에서도 연구기관·학계·구조기술사 등 관련 전문가들이 수직증축 3층까지는 일반적으로 기초·벽체의 보강을 통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공감했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리모델링 세대수 증가에 따른 도시과밀과 주거환경 악화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불과 2년 만에 저절로 해결된 셈이다또한 용적률 상향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 장치가 있는 재건축과의 형평성 문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무엇보다 정부는 구조 안정성 문제 때문에 허가할 수 없다고 했던 수직증축을 허용하면서 안전성을 확실히 담보할 별다른 기술적 방안이나 설명도 없이 단지 전문가들이 공감했다는 식의 발표를 했다.


이에 앞서 2010년에 한국토지공사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이 작성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새대증축 등의 타당성 연구’ 보고서에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 구조체에 부담되는 하중의 증가는 기둥 등 수직부재의 보강기초보강을 필요로 하고 이러한 보강공사는 시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품질확보 및 정밀시공도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로 인해 공사비의 과도한 상향으로 신축공사비를 초과하여 리모델링 공사의 경제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된다고 밝혔다리모델링 수직증축을 위한 기술적 한계가 있으며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보강공사를 강화하면 건물을 새로 짓는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결국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리모델링 아파트 사업 추진을 위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제도를 확실한 기술적 근거 없이 바꾼 셈이다.


이처럼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부동산을 통한 돈벌이와 맞바꾼 제도라고 볼 수 있다더구나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1기신도시는 당시 바닷모래를 사용해 구조 안전성 측면에서 더욱 취약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그런데도박근혜정부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이번에 국토교통부가 수직증축 안전요건을 강화한다고는 했으나이 정도로는 절대 충분치 않다설사 일정한 안전요건 강화가 도움이 된다고 해도세월호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안전진단이 얼마나 제대로 엄밀하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다이 정도로는 안 된다정부는 사실상 추진해서는 안 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


야당도 결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수직증축 리모델링에 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이 먼저 불을 지핀 측면이 강하다. 2010년 당시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수직 증축·일반분양 허용"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안했고, 2011년 당시 최규성 의원이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한 주택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개정안은 증축 리모델링시 면적 증가를 50%까지 확대하고, 늘어난 면적의 30%는 일반분양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현재 정부안보다 훨씬 과격한(?) 방안이었다. 더구나 손학규 의원이 2011년 4.27재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乙) 지역구의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활성화를 내세웠다. 현재 새정련 소속 시장이 있는 성남시가 가장 적극적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의외가 아니다. 사실, 이처럼 토건-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여야 구분없이 초당적인 입장을 보인 장면은 필자에겐 낯설지 않다.


어쨌거나 이번 세월호참사에서 드러났듯이무리한 수직증축을 통한 구조변경은 안전성 측면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지금이라도 근본적인 재검토를 하기 바란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민관 합동 TF를 다시 꾸려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다시 이 문제를 재검토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의사를 다시 묻기 바란다. 지금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가계들이 구조 안전성 측면 등 여러 문제점을 무릅쓰고서라도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다시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 이대로 추진되면 당장은 몰라도 10~20년 안에 아파트판 세월호참사가 벌어질까 겁난다. 겉으로는 대형참사가 갑자기 생겨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갑자기 벌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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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1. 12. 09:27

선대인경제연구소는 2015년 경제전망보고서를 1 25일에 출간합니다올해로 세 해째 발간되는 경제전망보고서는 저희 연구소가 그 동안 꾸준히 축적해온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부동산시장 등에 대한 분석 노하우를 동원해 구체적인 데이터와 근거들을 바탕으로 작성해 매년 1월 발간하는 매우 심도 있는 보고서입니다일부 경제신문들이 급하게 만들어낸 짜깁기식 보고서나 장밋빛 재테크 차원의 보고서와는 격이 다릅니다이미 공지했듯이 2015 1 21일까지 연구소의 각종 연간구독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는 이 보고서의 PDF판을 무료로 전송해드리며행사 기간 종료 후에는 39천원에 저희 연구소 웹사이트에서만 판매됩니다

 

새해맞이 이벤트 공지 참조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3296

 

저희 연구소는 그 동안 부동산시장 침체와 금값 폭락유가 하락달러 강세주식시장 디플레금융권 실적 악화삼성전자 및 현대차 등의 실적 악화건설업계 부실 지속 등을 정확히 예측해왔습니다 특히 2015년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유가 하락유로권 디플레 가능성 및 중국 경기 침체 지속한계에 이른 일본 아베노믹스 등 세계경제의 흐름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경제 및 주식부동산환율 등이 상당히 큰 변동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이처럼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 한 해를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예측력 높은 경제전망보고서로 현명하게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2015경제전망보고서>와 같은 시기에 발간되는 <금융상품지도>는 은행보험사증권사 등 국내 금융업체들의 각종 주요 금융상품들의 종류와 장단점 금리(또는 수익률등을 정리하고 가계가 자신들의 리스크 감수 및 투자 성향 등에 맞춰 적절한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료입니다가계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금융업체들이 펴낸 홍보 일색의 정보와는 달리 가계 입장에서 가계 재무상황과 투자 성향에 따라 금융상품에 현명하게 접근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이 보고서(PDF역시 새해 이벤트 기간중 가입하시는 분들께는 무료로 전송하며행사 이후에는 22천원에 저희 연구소 웹사이트에서만 판매됩니다

 

<2015년 경제전망보고서 목차>(세부 내용은 작성과정에서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

 

1세계경제

-미국경제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유럽높아지는 디플레 가능성과 양적 완화 시도

-중국경제개혁 연착륙 가능할까

-일본한계에 이른 아베노믹스의 그늘

-포인트 분석1: 유가 전쟁과 러시아 위기의 전개 전망  

 

2한국경제 

 

-총론사면초가에 빠져드는 한국경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내 금리 추이 전망

-한계에 이른 가계부채와 기업 부채

-실적이 악화하는 4대 산업

-포인트 분석2: 실적 반토막난 삼성전자회복의 가능성은?

-정체되는 수출 실적

-외국 자본 유출입 가능성과 외환보유고 추이

-원달러엔달러 등 환율 흐름과 전망

-자영업 경기 악화와 내수 침체

-주가 흐름과 주식 거래량 추이 및 전망

 

3특집-금리 인상 시 4대 부문 영향 전망

 

-가계부채

-기업 부채

-재정 적자와 공기업 부채

-은행권에 미칠 영향 

 

4주택시장

-최경환노믹스 부동산정책 평가 및 영향

-수도권 주택시장 전망

-지방 주택시장 전망

-전세시장 전망

-포인트 분석3: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 부채 실태 분석

by 선대인 2015. 1. 12. 09:14

연초에 늘 새우는 한 해의 계획. 하지만 인생은 한 해에 끝나지도 않고, 막연한 결심으로 계획되지도 않습니다. 과학기술과 이에 맞물린 경제, 산업지형의 변화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미래를 체계적으로 디자인해볼 기회! 미래학자 최윤식소장이 진행하는 <나의 미래 디자인 워크샵> 신청 접수중입니다. 수강료(30만원)가 부담된다고요? 하지만, 선대인교육아카데미 SD인사이트 론칭 기념으로 원래 정가(55만원)에 비해 40% 이상 할인된 금액이랍니다. 신청하시는 선착순 20분께 최윤식소장의 베스트셀러 <2030대담한미래2>(정가 28000원)을 제공합니다. (도서는 10분 선착순 마감 후 발송합니다.)


자세한 내용 및 신청은 아래 링크 참고  


http://www.sdinomics.com/apply/27


아울러 이미 공지한 대로 선대인경제연구소가 1월 21일까지 3주간 새해맞이 특별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신규 가입자 및 재가입자에게 <2015년 경제전망> 보고서와 <금융상품 지도>(PDF판)에 더해 추가 게릴라 이벤트 혜택을 마련했습니다. 오늘(1월 7일)부터 글로벌모니터플러스 이상의 보고서 상품을 구독하시는 선착순 20분께 김정운교수의 신작 베스트셀러 <에디톨로지>(정가 18000원)를 기존 이벤트 혜택에 더해 추가로 제공하니 많은 활용 바랍니다. 이밖에 좀 더 자세한 이벤트 혜택은 아래 공지를 참고해주세요.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3296



by 선대인 2015. 1. 9. 10:06


짜잔! 드디어 선대인교육아카데미 SD인사이트(SDInsight) 홈페이지를 오픈합니다. 그동안 여러 특강을 개최하면서 접한 많은 분들 요청에 답하고자 5개월 이상 직원들과 불철주야 준비해온 겁니다. 아직 초기여서 오류도 있고 부족한 게 많겠지만 한 번 들러봐 주세요. 개선해야 할 부분 의견 주시면 앞으로 계속 반영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많이들 도와주세요. 회원으로도 가입해 주시면 좋고 주위 분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www.sdinsight.co.kr

교육아카데미의 모토는 '가계와 직장인을 위한 경제솔루션'으로 잡았습니다. 노후는 갈수록 길어지는데 경제적 조건은 더욱 불안해지는 상황에서도 신문이나 각종 강좌는 가계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선동성 정보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또한 현실 경제를 이해해 생활과 직업에서 활용하고 싶어도 이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기관이 드뭅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많은 분들의 고민에 답하고자 교육아카데미를 준비했습니다. 더 자세한 교육아카데미 취지와 소개에 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www.sdinsight.co.kr/sdinsight/info

그리고 정식 강좌는 3월부터 오픈하지만 지금부터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3월 이전에 론칭 기념 "나의 미래 디자인 워크샵"(2월7일)과 <인사이트 2015> 특강(2월 10일)도 진행하고요. 새해에 시대의 흐름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 될 겁니다. 특히 2월 7일까지 한 달간 얼리버드 가격으로 수강을 신청하실 수 있고 각종 론칭 기념 특별 혜택도 드리니 잘 활용해 주시고요. 다만, 현재 올라간 강좌는 8개 정도인데, 며칠 안으로 6개 강좌를 추가할 예정이라는 점 참고해 주세요. 물론 4월에는 더 많은 강좌가 올라갈 거고요. 나중에 보시면 다른 데서 듣기 힘든 알찬 강좌들 많다는 것 느끼게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sdinsight.co.kr/data/notice/42


by 선대인 2015. 1. 8. 09:27


가계부채 문제는 최근  년간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실제로 대다수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부채의 수준도 매우 심각한 상태다그런데도 한국정부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괜찮다” “일부 위험요인이 있지만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식의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괜찮다 주장의 구체적 근거들이 매우 허약한데도 이런 문제를 제대로 짚은 전문가나 언론도 드문 편이다그래서 오늘은 정부가 “괜찮다라고 주장하는 다섯 가지 주장의 맹점을 간략히 살펴보자.


1.  고소득층에 부채 몰려 있으니 안전하다?


소득이 많은 계층이 부채도 많은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2008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일어났던 미국의 경우 하위 20%에 비해 상위 20%의 부채 집중도가 한국보다 세 배나 더 높았다.  고소득층에 부채가 몰려있는 정도가 한국보다 세 배나 더 강했어도 부채 위기의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더구나 한국의 경우 고소득층 안에서도 부채를 많이 진 가구들이 한쪽으로 쏠려있는 반면 그런 부채가구들은위기 시 대응자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2013년 하반기에 발간된 한국은행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상위 20% 가구가운데서도 부채가구는 부채가 없는 가구에 비해 부동산 등 실물자산 규모가 65% 정도 수준에 불과해더 적었다더구나 금융자산의 편중현상은 더 심해 부채가구의 금융자산 규모는 부채가 없는 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는 위기 상황에서는 고소득층이라고 해도 당장 위기를 벗어날 자금을 소득에서확보할 수는 없다.  한 달 월급이 1000만원이라고 해서 당장 갚아야 할 수억 원의 빚을 월급으로 다 갚을 수는 없다물론 월급여 등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위기 상황에서는그러기도 녹록지 않다결국 자신이 축적해둔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으로 부채를 갚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가능성이 높다그런데 고소득층 가운데 부채를 많이 가진 가구들은 이 같은 대응자산이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고소득층에 부채가 몰려 있으니 안전하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소측층가운데서도 부채 있는 가구와 없는 가구를 뭉뚱그려 평균을 내니 괜찮아 보일 뿐실제로 부채가구 만을보면 위기 시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게 더 정확한 진단이다


2.  금융부채보다 금융자산이  많아서 괜찮다?


1번 주장과 맞물리지만금융부채보다 금융자산이 더 맣기 때문에 괜찮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온다물론 이 또한 잘못된 것이다부채는 대부분의 경우 확정된 채무인데반해 자산특히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경우 가격 변동에 노출돼 있고,부동산 거래 침체기에는 유동화하기도 어렵다따라서 가계가 부채를 갚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단순히 자산이 많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만약 정부 주장대로라면 그토록많은 기업들이나 금융업체들이 그토록 숱하게 부도를 맞거나 파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림1>에서보는 것처럼 모든 나라들의 가계는 순자산이나 금융자산 대비해서 가계부채의 비율은 모두 더 낮다정부주장 대로라면 이들 나라는 금융위기 등에 아무런 충격을 받지 않아야 한다하지만 미국일본영국이탈리아등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게 이미 현실로 드러났다더구나 한국의 경우는 부채 대비 순자산 규모가 오히려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기 때문에 굳이 따지면 다른 나라보다 더 나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1>

) OECD factbook 및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더욱 심각한문제는 한국 가계의 자산은 실물자산으로 극단적으로 편중돼 있어서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다른 나라보다 평균 두 배 이상 더 높은 모습을 보이고있다최악의 사태에 직면했을 때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아무리 많아도 현금화하기어려운 경우가 많아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을 이용해 부채를 갚아야 할 경우가 속출하게 된다그런데한국 가계들은 금융자산 규모에 비해 부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아 부채 위기에 노출되기 매우 쉬운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셈이다한국보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더 높은 나라들도 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는데한국은 괜찮다고


3.  주택대출규제 완화로 자산 건전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LTV  DTI 대출규제를 완화하면서 높은 이자의 2금융권 대출이 상대적으로 이자가 낮은 1금융권으로 옮겨올 것으로 예상했다이로 인해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그런데 주택대출 규제 완화 이후 지난해 3분기 제2금융권의 신용잔액은 오히려 2분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금융권의 대출이 1금융권으로 이전된  아니라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함께 대폭 증가한 것이다이런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가계부채 위험성을 지적하는 11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대해 가계 부채 총량은 다소 증가했으나 질적으로는 개선됐다" "한국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비은행 대출 대신 저금리인 은행 대출로 이동하면서 이자 부담이 경감됐다 거짓말을 했다이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우리 연구소가 이미 지적했던 것처럼 금리를 낮추는 한편 주택대출규제를 완화하면서 부동산 띄우기를 부채질하면 1,2금융권 가리지 않고 가계들이 전반적으로 부채를 늘리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4.  전세제도 때문에 괜찮다?


흔히 한국에만 고유한 전세제도 때문에 집주인들이 금융권 부채를 적게 빌려써도 되고세입자들이 고통을 분담하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이 완충 역할을 하면서 충격을 줄여준다고 주장한다이는 평상시에는 그럴 듯 하게 들린다하지만 이 주장은 역설적으로한국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왜곡하는 한편위기시의 작동 메커니즘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다국내 전세보증금 규모는 최소 600조원으로 추산된다 가운데는  주인이 투기적 목적이 아니라 여유 있는 주거공간을 세입자에게 전세로  경우도 있겠지만전세를 끼고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여러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따라서 전세금의 절반인 300조원을 주택 소유자가 금융회사 대신 세입자에게 빌린 돈이라고 보면 현재 가계부채는 1060조원(2014 3분기 기준) 수준에서 1360조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주택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과소평가되는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지금 주택대출액은 530조원 수준이지만 전세금의 절반만 포함해도 바로 830조원 수준으로 급증하게 된다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언제든지 빼줄  있을 때는  문제가 아닐  있지만, 2008 세계금융위기 직후처럼 역전세난 등이 발생하면 전세금이 묶이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극도로 악화시킬  있다문제는 위기는 단발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문제들이 서로 악순환을 그릴  발생한다는 점이다.


     5. LTV비율이 안정적이라서 괜찮다?


현재 LTV비율(주택담보 인정 비율집값 5억원인아파트에 대출액이 3억원이면 LTV비율은 60%가 된다 50%를조금 넘는 수준이니 집값이 웬만큼 떨어져도 괜찮다고 정부는 주장한다하지만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은일부의 자산이 거래돼 전체의 가격이 결정된다과도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부 가계의 투매가 일어나면투매 가격이 전체 자산가격을 결정하게 된다따라서 평균 LTV보다집값 하락시 LTV비율이 높은 대출비중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훨씬 더 주의해서 봐야 한다그런데 이 같은 고LTV가구의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사실 최경환부총리가 주택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은 이 같은 고LTV 가구가부채를 상환할 수 없어서 대출 갈아타기를 할 수 없게 되자, LTV한도를 더 높여준 위험천만한 대책이라고할 수 있다


또한 현재 LTV 산정 기준이 되는 국민은행 주택가격은 호가 위주 가격으로 실제 주택 가격은 이보다  떨어진 경우가 많다따라서 실제 LTV 비율은 금융권이나 금융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높다고 봐야 한다실거래가는 5억원인데 호가는 여전히 6억원 수준으로 설정돼 있는 식이기 때문이다우리 연구소가 경기도 파주시  아파트 937세대의 주택담보대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아래 박스 참고 아파트 단지의경우 호가 시세를 기준으로 금융권에서 고부채 가구로 분류하는 LTV 60%이상 가구 비중이 50.2% 절반을 넘는 상황이었다그런데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미 60% 이상 가구 비중이 61.6% 증가한다 심각한 것은 대출금에 전세액까지 포함할 경우 LTV 비율 100% 이상이 절반에 육박하는 47.9% 이르게 된다전체 아파트의 절반가량이 이미  자체로 ‘깡통주택  있는 것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구독하시면 이해관계에 물들지 않은 정직한 목소리를 응원하면서 가정경제에 도움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by 선대인 2015. 1. 7. 10:35



국민주택기금은 주택구입 자금대출 상품 중 근로자서민대출, 생애최초대출, 주택금융공사의 우대형 보금자리론, 이렇게 세 가지를 하나로 묶어서 단일화한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상품이 2014년 1월에 출시했다.

디딤돌 대출의 대상을 간단히 요약하면 대출을 신청하는 사람과 배우자의 합산 총소득이 연간 6천만원(생애최초주택구입자는 연간 7천만원) 이하여야 한다. 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 상태여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8월 11일부터는 이 자격 조건이 완화되어 1주택자라고 해도 기존 주택이 매매가격 6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읍면지역은 100㎡) 이하라면 3개월 안에 처분하는 것을 조건으로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집을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정부는 완화 조치를 통해 대출 대상자가 약 40만 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대출 상품을 묶어서 디딤돌 대출이라는 새로운 통합 상품을 만들고, 여기에 자격 요건을 완화한 것은 정부에서 계속해서 전력을 기울여 온 ‘집값 떠받치기’ 정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주택금융공사는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이라는 정부의 구호를 거의 노골적으로 옮겨놓은 광고를 지면 및 지하철역 등지에 대대적으로 노출시키기도 했다. 아래 주택금융공사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전셋집 알아본 아내 우리집 사자고 합니다’는 문구를 메인 카피로 내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디딤돌대출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서 과연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윤을 남기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민간금융 업체들에 비해 정부가 관리의 주체인 국민주택기금은 이자가 낮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정부에서 앞장서서 ‘빚내서 집사라’는 총공세를 펼치고 그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디딤돌대출을 내놓았으므로 더더욱 수요층을 유혹할 만한 "당근"이 필요하다. 그러니 은행권의 담보대출보다는 조건이 유리해야 정상(?)일 것이다.

과연 현실은 어떤지 살펴보자. 현재 국민주택기금에서 제시하고 있는 디딤돌대출의 금리는 다음과 같다. 참고로 디딤돌대출은 고정금리와 5년 단위 변동금리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변동금리에 비해 고정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현재 국민주택기금에서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를 별도로 안내하고 있지 않다.

<그림 1>



디딤돌 대출의 금리는 대출 기간과 부부합산 연 총소득에 따라서 2.6%에서 3.4%까지 차등적용 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금리 할인을 적용 받을 수도 있다. 다자녀가구인 경우에는 0.5%, 최초주택구입자, 다문화, 장애인가구는 0.2%의 금리우대가 가능하다. 또한 청약(종합)저축에 본인 또는 배우자가 가입했을 경우에는 가입 기간과 불입 횟수에 따라서 0.2%까지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 받는다면 연 총소득 2천만 원 이하 가계의 경우 2% 초반 선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애기가 된다.

여기서 몇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과연 부부의 총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 다시 말해서 월 166만 원 이하인 가계가 디딤돌 대출을 이용해서 집을 사는 것이 현실성이 있을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조회해보면 서울 외곽지역의 12~15평형 소형 아파트도 매매가가 1억 5천만원 이상, 대체로 2억 원 안팎으로 나타난다. 부부 연소득이 2천만 원인 어떤 가계가 노원구 상계동의 1억 5천만 원짜리 13평형 아파트를 집값의 70%인 1억 5백만 원을 10년 만기 디딤돌 대출로 받아서 샀다고 가정해 보자.

일단 한 해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252만 원으로 한 달에 21만원꼴이다. 이 지역의 비슷한 면적형 아파트 월세 가격이 보증금 2천만~3천만 원에 40만~60만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자 부담이 높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디딤돌 대출은 분할상환이므로 최대 1년의 거치기간 이후에는 원리금을 같이 갚아야 한다. 1년의 거치기간이 경과하고 원금을 9년에 걸쳐서 분할상환하는 경우 해마다 1,167만 원, 월 97만 2500원을 내야 한다. 이자와 원금을 합치면 월 118만 원 이상을 내야 한다. 월 166만 6천원을 버는 가계가 디딤돌 대출 원리금 상환에 약 3분의 2를 쏟아 붓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여기에 주택 매입에 따르는 취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세금 및 사회보험료 등의 증가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비용까지 합치면 소득의 거의 대부분이 주거비로 날아가게 된다.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위에서 든 1억 5천만원에서 2억원 선의 아파트는 대체로 평수가 13~20평 이하의 소형아파트이고 지은 지도 20년 이상 된 아파트다. 내집 마련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한 달 수입의 3분의 2 이상을 쏟아 부어서 낡고 오래된 아파트를 사고 싶어 할까? 집을 사는 사람들은 대체로 분양을 받거나 최근에 지은 아파트를 사고 싶어할 것이다. 최근 주거환경에서는 자녀마다 각자 방이 필요하므로 20평도 작을 것이다. 연 소득 2천만원 이하 가정이 소득 대비 매우 큰 부채 부담을 지고 장만할 수 있는 주택의 가치가 너무 떨어지는 것이다. 연 소득 4천만원(월 소득 약 333만원)인 가계는 사정이 좀 더 낫겠지만, 여전히 월 소득의 35%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부어야 한다. .

따라서 디딤돌 대출을 받아서 실제로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그나마 있는 수요층은 대체로 연 총 소득 4천만 원에서 6천만 원 사이 구간에 있는 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경우 은행권의 금리와 비교해 보면 디딤돌대출은 얼마나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그림 2>




<그림 2>는 시중은행 및 디딤돌대출(연소득 4천만원~6천만원 구간)의 주택 담보대출 금리를 비교한 차트다. 10년 만기 디딤돌대출의 금리는 은행권보다 약간 낮은 수준을 보이는데, 만기가 길어질수록 점점 격차가 줄어든다. 그런데 억대 이상의 대출을 받을 경우 원리금 분할 상환 부담 때문에 보통 10년 만기 상품은 드물고 20, 30년 만기를 설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지면 상당수 은행권 대출보다 오히려 금리가 높아진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우대금리 조건에 부합하는 가계는 금리를 더 낮출 수 있지만 은행권 역시도 실제 대출 상담 과정에서 우대 금리를 적용 받기 때문에 디딤돌대출이 가진 매력이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 거주 목적을 가지고 주택 대출을 받는 경우에는 디딤돌대출은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은행의 경우에 신용등급에 따라서 금리가 차등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은 경우라면 디딤돌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조건이 맞을 경우 디딤돌대출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디딤돌대출 취급 금융기관과 상담을 해 본 뒤에 이전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감안해서 대출을 갈아타는 것이 유리한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주택기금포털에서는 자신의 조건을 입력하면 디딤돌대출의 예상 대출금액과 대출 조건을 추정해 주는 도구인 주택구입자금계산마법사 서비스(http://nhf.molit.go.kr/loan/01_search11.do)를 제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디딤돌대출은 시중은행에 비해 저소득층일수록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실제로 주택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소득계층에 적용되는 금리 조건은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 오히려 시중은행 기준에서는 거액의 대출을 받기 어렵고 사실상 집을 살 여건이 되지 않는 저소득층이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게 하는 효과가 더 크다. 무주택서민들의 주택 구입을 지원한다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집을 살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을 동원해 소형 주택 위주의 집값을 떠받치는 효과를 내게 된다. 말로는 ‘내집 마련을 위한 디딤돌대출’이지만 자칫하면 ‘하우스푸어로 가는 디딤돌대출’이 될 위험이 적지 않다.

만약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가뜩이나 소득이 부족한 저소득층 가계들이 집을 빼앗기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을 키우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디딤돌대출의 대상과 조건을 완화해 잠재적 하우스푸어를 늘리기보다는 주택 매매가와 전월세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도모해 무주택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한편 저소득층 가계들은 시기의 문제일 뿐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싸다는 이유로 무리한 빚을 내 집을 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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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1. 5.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