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기업들로 하여금중산층을 겨냥한 중대형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게 하는 정책을 내놨다그 동안 부동산업계나 건설업계 이해를대변하는 전문가들이 숱하게 해온 주장을 반영한 것이라 대체로 예상했던 내용이기는 하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이야기한적 있지만지금 정부는 전세난을 완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지금의전세난은 정부가 집값 떠받치기를 지속하면서 만들어낸 전세난에 가깝고여전히 높은 집값 수준을 합리화하기위해서도 전세가 상승은 당연하다는 식의 태도를 갖고 있다실제로 지금까지 정부 기조가 그랬던 것처럼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며 전세자금 대출 등으로 집주인들이높여 부르는 전세가를 합리화하고 떠받치는 역할 했다부실 기업이 시장 매각을 통해 건실한 주체에 돌아가야그 기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그 경우 부실기업의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주택도 마찬가지다하우스푸어 집주인들이 가진 부실 주택과그리고 이 집들에 세들어 있는 불안한 전세가 시장에서 손바뀜이 일어나도록 해야 하는데정부는 집값을 악착같이떠받쳐서 이걸 가로막고 있다그러면서 저금리와 각종 부동산 부양책들을 동원해 집주인들에게 버티라는 신호를 주고집주인들은정부 부양책에 기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전세 물량 공급을 더욱 줄이고 있다.


정부는 전세 세입자들을 매매나 월세 쪽으로 토끼몰이를 해서 어떻게든 집값을 떠받치고 부동산 다주택자나 건설업자들의 이익을 챙겨주고자 할 뿐이다어제 발표에서도 별도의 전세 대책이 없을 것임을 밝힌 것만 봐도 정부 속내가 무엇인지는 분명해진다부동산 대세 하락 흐름에 따라 일정하게 전세물량이 줄 수밖에 없지만많은사람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주는 측면에서 전세시장이 가급적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월세 전환 속도를 늦추는 게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이다그런데 이런 판에 기업들로 하여금 민간 임대아파트 왕창 지어서 월세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어이없다


그리고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해야 할 일에 대한 구분이 전혀 없다한국의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5% 수준으로 10~30% 수준인 OECD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공공임대주택을 확충할 생각은 없고 민간에 공공에 준하는 온갖 특혜 주면서 공급해달라고 하는 꼴이다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위해 정부는 택지세제자금 전방위적지원책을 제공하겠다고 한다그런데 임대료 상한선 5% 제한과 8 임대 지속 조건 외에 거의 아무런 공공성도 확보하지 않았다공공성도 거의 확보하지 않은 채 이런 혜택을 주는 건 건설업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특혜를 주겠다는 것뿐특히 민간건설업자가 제안하면 그린벨트 지역까지   있도록 했다이건 건설업자나 자산가들이  사놓고 개발하는 식으로 투기를 버젓이   있다그린벨트 투기 조장책에 가깝다


중산층 주거 문제가 정말 염려된다면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도록 하면  일인데집값은 억지로 떠받치면서 민간에 각종 혜택을  8년짜리 임대주택을 늘리는 게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가더구나 실효성도문제다전세를포기하고 싸지도 않은 8 짜리 임대주택에 살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정부는 서울 평균 보증금을 2 4000만원 정도로 잡아 기업형 민간임대의 보증금을 1억원월세 70만원수준일 거라고 말한다그런데 평균은 몰라도 실제로 중산층이 선호하는 전세가는 최소 3~4억 수준을 넘는다이경우 보증금 2억에 월세 10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  웬만한 중산층이면 자기 집을 소유하거나전세를 살지 2억 보증금에 월세를 100만원 이상 내가며민간임대주택에 살까입지 좋은 몇몇 곳 제외하면 크게 수요 없다.


정말 필요한  공공임대주택 확보다국민연금  활용하면 건설 재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오히려내가 주장해왔듯이 상당한 수준으로 임대료를 낮추면서도 채권 등에 투자해 3%대 수익률 올리는 국민연금의수익률을 높여줄 수도 있다재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지만정말 재원이 부담된다면 민간 건설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온갖 혜택을 주택협동조합에 제공해보라훨씬 싸고 오래   있는 임대주택 협동조합을 얼마든지 공급할수 있다선분양제 하에서 오랫동안 계약금과 중도금 형태로 내오던 것을 주택협동조합을 구성하게 해 각종혜택을 그 조합에 주고 건설업체 이윤을 뺀 저렴한 시공비로 조합원이 구미에 맞는 주거를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다.


또한정말 중산층까지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도 전세가를 안정화하고 싶다면 과거 서울시가 공급한장기전세(시프트) 대량 공급하면 된다실제로 서울시민들에게 인기가 매우 좋았고높은 경쟁률까지 보였다이런    하나결국 할 마음이 없는 것일 뿐이다


결국 이번 대책에 대한 결론을 요약하자면 이렇다.공공이 해야   하지 않고 각종 특혜 주며 하게 해보겠다는 그런데 공공성은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주거 부담을 낮추는 효과도 없다다만 그린벨트 투기 조장 효과하나는 확실하다


지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근본적인 정책 기조의 전환이다한국의 주택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은 매우 왜곡돼 있다세계에서 유일한 제도인 선분양제 등의 영향으로 주택 공급자에 비해 주택 소비자의 지위가 한없이 취약하고임대시장에서는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가 거의 없는세입자에게매우 불리한 시장구조다이 시장구조를 바로잡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정책방향이다그런데 이렇게 잘못된 시장구조를 바로잡기는커녕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설업 비중을 개발연대가 끝나가고 생산가능인구와주택수요 연령대 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에도 계속 지탱하기 위해 집값 떠받치기에 올인하고 있다이를 위해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의 이익을 지키는 데는 눈이 벌겋고 가계는 이 같은 부동산 기득권 구조 아래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 빚 내서 집을 사게 하는호구로만 취급하고 있다. 이게 정부가 할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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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5. 1. 14.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