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이 핵심 국정목표로 내세운 창조경제를 두고 정치권과 관가가 연일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목표를 이해하는 관료와 정치인들이 없어서 서로 갑론을박을 벌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사실 수십 년 동안 정반대 방향의 행정관행과 사고방식에 젖어온 사람들에게 갑자기 창조경제를 하라니 이해될 리가 있나. 더구나 창조경제는 누가 시키고, 거기에 맞춰 따르는 식과는 정반대의 경제 개념이다. 정부가 4대강사업 하듯이 대규모 재정을 직접 투입해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해 자연스러운 문화 및 산업생태계가 발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역대 어떤 정부의 정치인과 관료들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니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박근혜대통령이 내세운 창조경제와 무관하게 원래 의미의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보자.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워싱턴DC, 텍사스주 오스틴, 시애틀. 이 미국 도시들의 공통점을 아는가. 이들 지역은 예술가, 음악가, 동성애자들이 많이 산다. 또 이른바 첨단기술산업들이 발전해 있다. 이런 첨단기술산업들이 주는 고용과 고임금의 기회와 삶의 질을 누리려는 고학력층 인재들이 많이 산다.

이들 지역은 저명한 지리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대표적인 창조 도시로 꼽는 미국의 도시들이다. 창조도시는 지난 20~30년 전부터 급속히 팽창하기 시작해 선진산업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해내며 지속적 발전을 해나가는 도시를 말한다. 이런 창조부문의 일자리로 플로리다 교수는 과학과 엔지니어링, R&D, 기술 기반 산업, 미술 분야, 음악, 문화, 심지적인 일과 디자인 분야, 또는 보건 금융 법률 등 지식 기반 전문직 분야 등을 들고 있다. 이 창조 부문 일자리는 미국 내 일자리의 약 30%를 차지하며 이들 일자리에 돌아가는 임금은 전체의 47%에 이른다. 그만큼 고부가가치 일자리라는 사실이다.

플로리다 교수는 이런 창조 부문이 번창하는 창조도시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크게 3T를 들고 있다. 여기서 3T는 기술(Technology), 재능을 가진 인재(Talent), 관용도(Tolerance)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고부가가치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게 기술과 인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잘 수용되는데 관용도에 이르면 많은 이들이 갸우뚱하게 된다. 관용도는 여러 문화적, 예술적 개방성과 생각과 가치관, 성적 취향 등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이처럼 개방성과 다양성을 갖춘 지역일수록 재능을 가진 이들에 대한 편견 없는 문턱 낮은 도시가 되고 그들이 가진 실험적인 아이디어들을 꽃 피우고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미국내 삼성반도체 공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 텍사스 오스틴이 대표적 사례다. (‘도시와 창조계급’(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푸른길) 110~111쪽에서 발췌 요약했다.)

텍사스 주의 오스틴은 지난 20여 년간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하이테크 산업 발전 사례로 언급된다. 1984년 설립된 델컴퓨터 사의 성공에 힘입어, 오스틴은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개발 거점이 되었다. 오늘날 이 도시는 1750개가 넘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입지하고 있으며, 이 기업들에서 11만 명이 넘는 사람들(오스틴 전체 고용자 수의 20%)이 근무하고 있다. 하이테크 산업의 선도적 거점으로서, 오스틴은 지역에서 교육 받은 지식 노동자 풀과 광범위한 레크리에이션 기회 그리고 높은 삶의 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 도시 노동력의 교육 수준은 상당히 높다.(중략) 오스틴은 환경과 레크리에이션 어메니티(Amenity)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만든 대표적 도시다. (중략) 사실 오스틴은 라이브 음악과 얼터너티브 영화에 있어서는 미국 최고의 도시 가운데 하나로 유명하며, 암벽 등반, 활 사냥, 산악 자전거타기와 같은 야외 레크리에이션 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야간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이 도시는 경제, 레크리에이션, 환경 부문 모두에서 미국 최고의 도시 반열에 올라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사업하기 좋은 도시 1, ‘포천이 선정한 하이테크 산업도시 1, ‘POV매건진이 선정한 붐타운 2, ‘워킹 매거진이 선정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5위 그리고 바이시클링 매거진이 선정한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6위 등이 그것이다. (중략) 오스틴은 또한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 문제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 도시는 고급 인재를 유치하고 보유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어메니티와 문화 어메니티 조성을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창조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 기반을 만드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첨단산업 기반과 살기 좋은 라이프스타일 문화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PMG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첨단산업 노동자들은 급여 조건에 이어 해당지역의 삶의 질을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가족 및 친구와의 근접성, 기업의 각종 부수적 혜택, 스톡옵션, 기업 안정성 등을 압도하는 조건이었다. (‘도시와 창조계급’ 113쪽에서 재인용) 창조도시는 한 마디로 다양성과 개방성이 넘치며 총체적으로 매력 있는 생활환경이 갖춰질 때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추진하는 전략은 여전히 개발시대의 한 방 신화에 기대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가리지 않고 각종 경제자유구역이니 혁신도시니 국제자유도시니 하는 이름들을 내걸었지만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대표적 사례로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사업들을 살펴보자. 정부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송도, 영종, 청라지구를 각각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송도는 지식정보산업, 바이오, 첨단산업클러스터 단지로, 영종은 운북복합레저단지, 용유무의관광단지, 영종물류복합단지, 메디시티로 개발하며 청라지구는 레저스포츠단지와 첨단산업단지, 로봇랜드 등을 조성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계획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인천은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끼고 있지만 서울의 위성도시에 가까운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금융이나 첨단산업, 관광 기능을 제공할 수 없었다. 대중국 수출입 기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천 자체도 서울과 차별화되는 매력적인 창조도시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런 상황에서 거의 텅 비어있던 송도와 청라, 영종도 등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하며 각종 세제 및 개발상의 특혜를 제공했을 뿐이었다. 고층 건물과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섰지만 삶의 질 측면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찾아오고 싶은 어떤 매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당초부터 부동산 개발 중심으로 접근하다 보니 한 때 아파트 투기가 극성을 부렸으나 그것이 신기루였다는 것이 확인된 순간 투기 거품도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 이들 도시들을 건설하기 위해 2조원을 넘게 들여 인천대교를 건설하는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고, 인천시는 막대한 부채를 쌓아 올렸다. 또한 이들 지역에 신도시들이 들어서면서 구도심의 주택가들이 텅 비고 상가가 죽으며 구도심과 신도시 지역이 함께 유령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사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부와 정치권의 다수는 여전히 한 방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부터가 그렇고, 전북 주민들의 새만금사업 유치 열기나 부산과 경남북 주민들의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이 모두 그런 환상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은 세금으로 경기장 건설 등 막대한 건설사업을 벌이게 돼 오히려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되기보다는 재정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 그렇게 열을 올린 것도 바로 이런 환상 때문이다. 하지만 전남도와 전남 영암군이 F1 그랑프리 대회를 유치했다가 이미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그것은 신기루일 뿐이다. 그것은 그들 사업이나 행사 유치를 통해 이득을 보는 재벌건설업체와 지역토호세력, 정치인과 정부 관료들, 그리고 그런 기회를 노린 외지 부동산 투기세력에게는 좋을지 모르나 결코 시민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정말 아시안게임이나 F1 대회를 치르고 새만금이나 경인운하사업을 할 돈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복지시설을 짓고 다양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지역의 인재를 키웠더라면 한국경제는 중장기적으로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다.

경제 발전은 그렇게 한 방에 이뤄지지 않는다. 차근차근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경제구조를 만들고 그렇게 조성된 양질의 생활환경 속에서 인적 자원과 자본, 기술, 문화환경 등이 결합할 때 생겨난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이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도 생겨날 수 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창조경제의 성격상 탑다운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지시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관료들이 대통령의 뜻하는 창조경제가 뭔지 눈치 살핀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창조경제는 사실 그런 일방적 지시와 눈치 살피기의 정반대편에 있는 개념이다. 더구나 박근혜정부가 임명한 현오석, 서승환 등 주요 경제정책 라인은 창조경제와는 거리가 먼 개발경제론자들이다. 사실 한국의 관료들 대부분이 창조경제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업무 방식과 문화에 젖어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창조경제라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될 리가 없다. 문화정책이라고 하면 예술가들을 키우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껏해야 창작스튜디오라는 건물 짓는 사람들, 홍대 앞을 산업뉴타운으로 지정해 오히려 가난한 예술가들을 내쫓는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창조경제는 머리로 이해하기 이전에 감성과 감각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그나마 추진할 때 가능한 일이다. 정말 창조경제를 하고 싶다면 민간의 창조적 감수성으로 똘똘 뭉친 이들을 정부의 주요 포스트에 포진시켜야 한다. 그 포스트의 주요 인사들은 지금 국장급 관료들보다 평균 20년 가량은 젊은 세대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전에는 진정한 의미의 창조경제는 죽었다 깨나도 안 될 것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신간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질문>을 출간했습니다. 출간 직후 예스24 '오늘의 책' 과 알라딘 '편집자의 선택'에 선정된 이 책을 선대인경제연구소 웹사이트(www.sdinomics.com) 링크를 통해 사시면 좀 더 저렴하게 사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연구소 공지사항 참조 바랍니다.

by 선대인 2013. 4. 1. 14:22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용산개발사업)의 좌초 책임론에 대해 “당시 서부이촌동 주민 동의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사업을 결정했다”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갑자기 개발 계획에 포함돼 재산권 행사를 제약 당했던 서부 이촌동 주민들에게 사죄와 반성을 하기는커녕 정말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행태다.


1) 주민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에 대한 '최종' 주민동의율은 57.1%였다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해명이다. 오 전 시장측은 스스로 2008년 10월부터 주민 동의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은 오 전 시장의 ‘제2차 한강르네상스계획’ 발표 한 달 후인 2007년 8월 17일 결정됐다. 합의 2주 후인 2007년 8월 30일부터 서울시는 서부이촌동까지 포함해 토지거래허가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서부이촌동 주민들과 상의하거나 그들의 의견을 청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오 전 시장측이 주민 동의 절차에 들어갔다는 2008년 10월보다 1년 여 전부터 일방적으로 개발계획을 정해놓고, 주민들 반발이 일자 형식적 동의절차에 들어간 것이었다. 관이 결정해놓고 나서 요식행위에 가까운 동의절차를 이끌어낸 것이었다. 이런 경우 보통 개발업자들은 온갖 장밋빛 환상을 유포하는 한편 반대 주민들에 대한 압박을 통해 ‘억지 동의’를 끌어내기 마련이다. 실제로 2008년 3월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주민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공무원을 사칭하거나 무단 정보 수집 등을 자행하면서까지 반대 주민들을 압박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민주적인 절차이며, 주민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도시개발 진행과정이었을까. 전혀 아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아파트에 내걸었던 구호 그대로 ‘독재개발’이었을 뿐이다. 오 전 시장측은 당시 부동산 투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민 의사를 사전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치더라도 사업이 결정된 2007년 8월 이후에도 반대 주민들의 의사는 거의 무시당했다. 실제로 2007년 10월부터 주미들은 서울시를 항의방문하거나 항의시위 및 촛불집회, 행정소송 등을 제기했으나 이로 인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2) 파산 위기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물론 나도 용산개발사업이 좌초된 책임을 오 전 시장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철도청이 공기업으로 전환하면서 떠안은 4.5조원의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계획을 세운 코레일, 이를 부추긴 국토해양부, 당시 ‘버즈 두바이(현재 버즈 칼리파)’ 건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장밋빛 환상을 부추긴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 오 전 시장의 잘못된 결정을 제어하기는커녕 영합했던 서울시 간부들 등 책임을 져야 할 주체는 많다.

그렇다고 오 전 시장이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무책임과 파렴치함의 극치다. 오 전 시장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다.

첫째, 서부이촌동 지역까지 통합개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오세훈 전 시장이며 이는 ‘한강르네상스’ 계획 추진에 대한 자신의 욕심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당초 용산개발사업은 서부이촌동 지역은 제외하고 코레일의 철도정비창 부지만 대상으로 했던 사업이었다. 이렇게 할 경우 한강변과 사업예정지가 분리되는데, 오 전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은 서부이촌동 지역을 포함해 한강변까지 사업대상지를 확장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이해관계자들을 크게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당초 계획안에 따르면 코레일의 철도정비창 부지 등 정부나 공공기관 소유 토지가 99.7%여서 부지 매입과 이해관계 조정에 거의 장애물이 없었다. 그런데 서부이촌동이 사업계획에 포함되면서 민간 부지가 0.3%에서 11.5%로 크게 늘었다. 면적 비율로는 그나마 크게 안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이해관계자 수에서는 훨씬 더 커져 버린 셈이었다. 당초에는 10여 개 주체의 이해만 조절하면 됐으나, 서부이촌동 편입으로 2200여명의 주민 이해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당시 시점에서 입주 5년밖에 안 된 아파트단지가 사업부지에 포함되게 되면 상당수 주민들의 반발이 일어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많은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되며, 조율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은 사업 지체와 금융 비용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그 결과 사업 추진 주체들은 이를 보상받기 위해 더 높은 용적률 등 무리한 요구를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사업 지체의 악순환으로 다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용산개발사업은 이 같은 상태가 계속됐다. 또한 이 같은 사업 지체와 비용 증가에 대한 책임은 논외로 하더라도 오 전 시장의 잘못된 결정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피눈물을 생각해 보라. 이것만 생각해봐도 오 전 시장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작지 않다.

둘째, 공익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잘못이다. 이 부분 또한 오 전 시장의 책임이 매우 큰 부분이다. 용산개발사업은 공공과 민간의 토지를 대상으로 민간자본이 참여해 사업을 추진해 사업에 따른 개발이익을 향후 나누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대규모 도시 개발사업의 경우 전체적인 도시 계획상의 조화나 균형, 그리고 주민들의 이해와 욕구를 민주적으로 수렴하고 민간 개발업자들에게 전달, 요구하는 것은 주로 정부나 지자체의 몫이다. 여기에서 도시계획상의 여러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는 이 같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가진 주체였다. 그런데 오 전 시장과 당시 서울시 관료들은 이 같은 주민들의 이해와 욕구를 수렴하고 도시 계획상의 공공성을 관철시키기보다는 개발업자들이 내세우는 장밋빛 환상에 젖어 수익성에 치중할 뿐 공익성을 관철시키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법에 정한 기부체납과 임대주택 비율을 확보하는, 행정적 절차만 겨우 따랐을 뿐이다. 이미 당초 코레일이 제시한 평균 용적률 580% 개발계획안만 해도 과밀 개발과 주변 교통 혼잡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는 이 같은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을 하면서 오히려 용적률을 608%까지 올렸다. 앞서 말한대로 서부이촌동 편입으로 민간사업자들이 사업성 확보를 위해 용적률 완화를 요청한 때문이었다. 더구나 용산개발사업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을 명문화하는 규정도 전혀 두지 않았다. 2200명이 넘는 주민들을 사업대상에 포함시키고도 사업자들이 이들의 요구를 존중하도록 하는 제대로 된 장치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셋째, 부동산 경기 예측에 실패한 것은 물론 부동산 경기 악화를 겪고 나서도 계획을 바로잡지 않은 잘못이다. 이 부분은 오 전 시장 혼자 책임져야 할 부분은 분명 아니다. 무엇보다 시행주체 측의 오판도 크다. 하지만 오 전 시장과 당시 서울시 관료들도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가 크게 떨어지는 오 전 시장과 그 보좌진들이 부동산 경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오 전 시장이 통합개발 결정을 내렸을 때까지는 온 나라가 부동산 거품에 빠져 허우적대던 시대가 아닌가. 하지만 그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락할 때부터는 사업을 재고했어야 한다. 실제로 내가 그를 보좌하던 2008년 1월경 나는 “부동산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독대해 따로 보고한 적이 있다. 그 같은 보고가 용산개발사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으나, 분명히 그 같은 사업에 대해서도 조치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몇 개월 후 나는 서울시를 떠났기에 이후 사정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2008년 말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한 시점에는 용산개발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했어야 한다. 특히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에 대한 판단을 반드시 재고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용산구를 통해 올라온 용산지역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무시했고, 2009년에 용산개발구역을 확정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과시적 치적 사업 추진이라는 욕심에 눈이 흐려져 무모하게 사업을 밀어붙인 것이다.

이제 이 글을 맺도록 하자. 사실 개인적으로는 오 전 시장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유학 후 1년 가량 그를 보좌했던 일이 이제는 스스로도 부끄러운 경력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시를 떠난 뒤에도 그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삼가려 했다. 하지만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 운운했던 그의 태도도 그렇고, 새빛둥둥섬이나 이번 용산개발사업에 대해 자신의 책임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 그의 파렴치한 태도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오 전 시장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오 전 시장 혼자 책임질 일은 아니고 책임질 주체들은 너무나 많다. 굳이 이해하려고 한다면 우리 모두가 부동산 거품기의 ‘거대한 착각’에 빠져 있다가 이제야 깨어났는데, 자신만이 희생양으로 지목되는 듯한 심정일 수 있겠다. 그렇다고 그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희생양이 된 사람이 아니다. 책임론에서 분명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다. 특히 지금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매우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다. 그런 이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거나 사죄하기는커녕 책임을 온갖 곳으로 떠넘기고 있다. 도대체 그가 책임이 없다면 누가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나. 




*용산개발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고, 한국 사회가 두고두고 타산지석으로 되새겨야 할 대표적 실패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은 오 전 시장의 무책임한 변명에 대한 비판이 중심인 글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생략했다. 양해를 구한다.
by 선대인 2013. 3. 17. 10:56

 

최근 비교적 가파르게 환율이 하락하면서 언론들이 연일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환율 등락에 따라 수출기업과 수입기업 등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대다수 일반가계도 큰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 언론 대부분은 매우 일관되게 환율문제를 수출 대기업 편에서 보도한다. 수출 가운데 70% 비중을 차지하는 재벌대기업들이 돈을 잘 벌어야 자신들의 광고 수입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본 아베 신조 신임 내각의 엔 약세 유도정책 등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원달러 및 원엔 환율이 떨어지자 예의 보도들이 쏟아졌다. ‘환율폭탄‘환율하락 비상’, ‘한국경제 빨간불’과 같은 자극적인 제목들을 내세우며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아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는 유리하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1,200으로 올랐다면 똑같이 1달러짜리 물건을 팔아도 200원을 더 벌 수 있다. 또는 1달러로 팔았던 물건을 더 싸게 내다 팔 수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좋아진다. 그러나 수입업체에는 불리하다. 1달러짜리 물건을 사오려면 전보다 200원이 더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기업에는 불리해지고, 수입업체에는 유리해진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1달러로 들었지만, 분기별로만 수백억 달러 어치씩 수출하는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 입장에서 보면 분기에만 수천억~수조원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다. 물론 지금처럼 환율이 내리면 정반대 상황이 펼쳐짐은 물론이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일단 우리가 쓰는 필수품들 중에 이미 상당 부분이 수입품이다. 아이들 토마스장난감이나 레고, 화장품이나 의류 등 상당수 소비재가 수입품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국산품의 경우에도 원자재는 수입품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서민들의 대용식인 라면만 해도 면을 만드는 밀가루, 면을 튀기는 팜유, 포장에 필요한 플라스틱 등은 거의 대부분 수입 원재료를 사용한다. 게다가 한국 브랜드가 붙어 있는 제품들 중에서도 외국에서 만들어져서 한국으로 수입되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이미 한국 브랜드의 옷도 중국 아니면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만든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대다수 가계에는 손해다. 당장 수입 물가가 오를뿐더러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 생산자 물가도 오르고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물가에도 전가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0127월 발간한 <물가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오르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는 이후 2분기까지 0.51%포인트와 0.12% 포인트 정도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이후 소비자물가가 급등했던 데에는 2007년 말까지 930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100~1200원대까지 올랐던 탓이 크다. 정부가 수출대기업 위주로 인위적 고환율 정책을 지속했던 것이다. 그 결과 일반 소비자들은 치솟는 물가에 한숨을 푹푹 내쉬어야 했다. 결국 시장이나 마트에서 우리가 몇 년 전보다 1, 2만원씩 비싸게 장을 볼 때마다 그 돈들 중 일부가 수출대기업들 보조금으로 쓰였던 셈이다.

 

사실 한국은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대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림1>을 보면 환율이 올라가면 경상수지 흑자폭이 증가하는 추세가 확연하다. 1960년대 원달러 환율은 250원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1970년대에는 500원 선으로 뛰더니 1980~1990년대에는 800원대까지 치솟은 뒤에 이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다가 19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한때 180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200710월경에는 91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림1>

)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러다가 다시 2008년 경제위기가 닥치자 환율은 한 때 1,300원대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이때 환율이 급등했던 데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부동산시장과 증권시장에 들어와 있던 외국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수출이 급감했던 탓이 크다. 하지만 당시 한국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정책 실패 탓도 크다. 세계 경제위기 가능성이 계속 커지는데도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대기업을 통한 성장을 늘리겠다면 고환율 정책을 대놓고 발표했다. 가뜩이나 환율 폭등의 불길이 타오르는데 기름을 끼얹은 격이었다. 이처럼 인위적 고환율 기조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상황에서 외국 투자기관들은 외환 거래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갔다. 실제로 한 외국계 투자은행 대표는 “당시 외환거래로 우리 회사만 해도 최소 1조원 이상을 벌었다”고 사석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환율 인상은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일반 소비자 등의 사이에서 이해득실에 큰 변화를 낳지만, 환율 인상에 따른 충격은 2, 3차의 파급효과도 낳는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납품 업체들은 인건비 등 다른 비용에 손을 대게 된다. 노동자 수를 줄이거나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 일자리가 줄어들고 월급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또 수입물가 인상으로 소비자물가도 덩달아 오르면 결국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수출대기업 위주로 경제를 살리겠다며 고환율 정책을 편 결과 고물가로 내수는 오히려 위축되는 것이다. 내수가 위축되면 결국 자영업 등을 중심으로 서민 경제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한국 언론 대부분은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며 고환율 정책을 옹호하는 보도를 쏟아내는데, ‘내수가 죽어 서민들은 죽어나는 나라’라는 절반의 사실은 보도하지 않는다. 문제는 한국처럼 아무리 수출 비중이 크고 내수(민간소비)가 위축돼 있는 나라라고 해도 내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라는 점이다. 참고로, 미국의 내수 비중은 약 70%, 일본과 유럽 대부분 국가들은 60% 이상을 차지한다. 수출이 늘어 내수 위축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미 수출과 내수의 연계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화돼 그도 기대하기 어렵다.

 

2008년 이후 가계실질소득은 거의 정체상태였는데, 고환율 덕을 본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잇달아 기록한 것도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인위적 고환율 정책으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기업이다. 국내 최대 수출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소가 추정해보니 적정 환율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삼성전자 영업이익 가운데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30% 가량은 환율효과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012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88000억원 가량이라고 잠정 집계됐는데, 최소 26400억원 가량은 순전히 환율효과 때문에 얻은 영업이익이라는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환율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이 높은 물가와 내수 침체로 시달리는 동안 삼성전자는 막대한 환율효과를 챙긴 것이다.

 

이처럼 수출대기업들이 막대한 환율효과를 누리고 있고, 이를 상당수 전문가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언론보도는 찾아볼 수가 없다. 모두 대기업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율효과가 얼마나 막대한지 가끔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하지만 환율 하락으로 수출대기업들 앞날이 걱정된다는 식의 기사에서 살짝 언급될 뿐이니 일반 독자 입장에서는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해당 부분만 인용한 아래 기사와 같은 식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작년 4분기 환율 영향에 따른 손실액만 36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올해 한해 동안 3조원 가량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중략)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2천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해왔지만, 이는 엔ㆍ달러 환율은 변화가 없는 것으로 가정한 것인데다 이미 수년 전에 계산했던 것" 이다.

 

‘환율폭탄’에 4개월간 운수장비 시총 34조원 증발 (연합뉴스, 2013127) 기사에서

 

 

원달러 환율은 20123분기 평균 1133.54원에서 4분기에 1090.86원으로 42.68원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경제위기 전인 2008년 중반만 해도 920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24분기 기준으로 약 17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도 42.68원 하락해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수출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줄었다고 ‘환율폭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지난 몇 년 동안 2008년 중반에 비해 200~300원 이상 높은 환율을 감당해온 일반 가계 입장에서는 ‘환율핵폭탄’을 맞았던 셈이다. 이처럼 환율이 높을 때는 일반 가계가 지는 부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던 전문가와 언론들이 환율이 하락하자 금방이라도 한국경제가 추락할 것처럼 아우성이다. 이런 식으로 보도하니 일반 가계들은 환율효과로 얼마나 큰 부담을 지는지, 반면 수출대기업들이 얼마나 큰 이득을 보는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는 환율이 하락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옹호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떤 방향이든 환율이 널뛰면서 급변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환율이 급변동할 때는 정부가 나서서 일정하게 속도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환율이 그 나라 경제체력에 맞게 조절되지 않고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서민들 물가 부담을 키우는 등 부작용이 커진다. 이제는 수출대기업을 위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얄팍하게 만드는 인위적 고환율 정책은 멈춰야 한다. 그리고 언론들도 수출대기업 입장에서 환율이 떨어질 때만 환율폭탄운운하는 식의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 물론 43원 가량 하락한 것이 수출대기업에 폭탄이라면 지난 몇 년간 경제위기 전에 비해 200~300원 높은 환율 부담을 져야 했던 서민들은 가히 핵폭탄을 맞은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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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1. 28. 11:43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1.3명으로 오른 것으로 추정돼 11년만에 초저출산국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과제인 우리 사회에서 분명히 반길만한 얘기다. 그런데 이것이 지속가능할까?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자료에는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 이후 2차례 기본계획을 세워 결혼과 출산 및 육아에 드는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합계출산율이 늘어난 것은 우리 사회의 정책적 노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런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가면 출산율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 같은 정책적 노력이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현재로선 그 같은 정책효과가 얼마나 큰지 확인하기 어렵다. 

 

정책적 노력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미지수지만 가임기 여성의 일시적 증가라는 요인이 최근의 합계출산율 증가에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는 믿는다. <그림1>에서 볼 수 있듯이 통계청 인구 추계자료를 보면 베이비붐 출산이 마무리된 1972년 이후 줄어들던 0~4세 인구가 1978년부터 1983년 정도까지 일시적으로 늘어나다가 이후 다시 줄어든 추세를 보인다. 이처럼 기복을 보이면서도 0~4세 인구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0~4세 인구의 변화는 아래 <그림2>에서 베이비붐이 마무리된 뒤 1978~1982년 정도까지 출생아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로도 나타난다.

 

<그림1>

 

 

주) 통계청 인구추계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런데 이 때 태어난 인구들 가운데 여성들이 2009년 경부터 출산이 전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30대 전반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베이비붐 후반에 태어난 여성들이 30대 전반에 들어선 2000년대 초반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30대 전반 여성 인구가 2009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 같은 30대 전반 가임여성의 증가가 최근 몇 년간 출생아 수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출생아수와 30대 전반 여성 인구의 추이는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임을 <그림2>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림2>

주) 통계청 인구추계 자료 및 인구동태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물론 한국 사회 저출산은 너무 늦게까지 출산 줄이기 정책을 지속한 것이나 급속한 도시화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외환위기 이후 집값 폭등과 일자리 감소, 사교육비 증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출생아수가 30대 전반 여성의 수에 정확히 연동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아이를 낳은 가임 여성의 수, 특히 출산이 가장 활발한 30대 전반 여성의 수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최근 몇 년간의 합계출산율 증가는 가임여성 인구의 증가로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그림2>에서 보듯 30대 전반 여성 인구는 올해를 정점으로 다시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2~3년 안에 합계출산율이 다시 초저출산율 기준인 1.3명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및 보육비 부담을 줄이고 모성과 아이들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근본적으로 정착되지 않는 한 현재 수준의 대책으로 출산율이 크게 높아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합계출산율이 낮아졌다는 지난 몇 년 동안에도 물가는 치솟았고, 가계소득은 정체됐으며 젊은이들 일자리는 더욱 부족해졌지만 여전히 높은 집값에 결혼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오죽하면 결혼하는 과정에서 빚을 잔뜩 지는 허니문푸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이 같은 상황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데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을 나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최근의 출산율 증가를 전적으로 정책적 노력에 따른 변화로 속단하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더더욱 상상하기 어렵다.

 

 

 

by 선대인 2013. 1. 26. 11:35

 

 

국내 기득권세력들의 엉터리 주장들은 때로는 매우 그럴듯한 원론적 근거를 갖고 있습니다. 세금이 오르면 기업 경쟁력 떨어진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가 줄어든다 등등. 그런데 이런 건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라는 전제조건이 붙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늘 '모든 조건이 동일'합니까? 법인세를 깎아주면 ()기업들은 좋지만 모자란 세수를 부가세에서 걷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대다수 서민들 세금 부담은 늘고 물가는 오르고, 물가가 오르니 내수는 위축되겠죠? 내수가 위축되면 서민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요. 이게 현실경제의 메커니즘입니다. 실제로 이명박정부에서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요.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이 오르면 노동의 가격이 오르는 것이니 이에 대한 수요, 즉 고용이 준다는 게 미시경제학의 원론적 주장이죠. 하지만 현실은 다르죠. 최저임금이 그 나라 국민들의 소득수준에 비해 급격히 오르지 않는 한 대체로 그렇지 않다는 게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연구결과입니다. .

오히려 거시경제 관점에서 보면 최저임금이 낮아 노동자들 소득이 줄면 결국은 기업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유효수요도 줄고, 이는 결국 기업의 일자리 창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시경제 관점에서 통하는 얘기가 거시경제적 관점에서는 반대로 작동하는 겁니다.

 

이처럼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현실의 진공상태에서 아주 단순한 변수만으로 도출한 원리를 복잡다단한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 매우 위험합니다. 경제현실을 올바르게 설명하기 위해 이론과 모델이 있는 것이지, 이론과 모델에 꿰맞추기 위해 현실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많은 기득권을 옹호하는 주장이 이처럼 구체적인 경제현실을 분석하지 않고 한 단면만을 설명하는 원리 등을 가져와 기득권 옹호에 활용합니다. 법인세가 오르면 기업 활동 위축된다는 게 그런 식이죠. (한국경제규모에 한국처럼 법인세 낮은 나라가 어디 있나?) 그런데 그 결과 세수가 부족해 부가세가 오르면 서민경제가 위축된다는 얘기는 절대 안 합니다.

 

세목이나 세율 조정도 그 나라 살림살이에 필요한 적절한 세수를 어떻게 형평성 있게 마련하느냐 하는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봐야 하는데, 경제학 원론의 한 부분만으로 그 복잡한 진단과 분석을 대체해 버리는 겁니다. 그런 식이라면 법인세뿐만 아니라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나 유류세나 모두 내려야죠.

 

저는 시장원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사회와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믿지만, 한편으로는 가능하면 시장원리가 건전하게 잘 작동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국내 기득권세력들이 주장하는 시장원리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시장원리'를 참칭하며 사실상 시장원리를 욕보이는 겁니다. 재벌을 옹호하고, 독과점담합에 침묵하고, 친시장을 친소비자가 아닌 친기업이라고 부르짖는 게 시장원리라니? 그런 건 시장원리가 아닙니다. 기득권 옹호 논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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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1. 11. 11:28

 

9분 안에 알아보는 모피아와 금융민주화. 나레이션은 제가 맡았습니다. 당시 약간 감기 기운이 있어서 조금 코맹맹 소리가 나는데(어쩌면 감미롭게 들릴지도 ㅋㅋ) 양해 바랍니다^^

 

 

 

 

1월 15일 저녁 7시반 서울 대학로 한국방송통신대 후문 쪽에 있는 '벙커원'에서 <2013년 경제전망> 발표회에 많은 참석 바랍니다. 아울러 1월 15일까지 저희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의 연간구독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는 <2013년 경제전망> 특집보고서를 이메일로 제공해드리니 참고하십시오. 

by 선대인 2013. 1. 9. 10:50

 

대선이 끝난 뒤 새로운 대안방송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강하다. 해직기자들이 중심이 된 뉴스타파를 키우자는 흐름도 있고, 가칭 국민방송을 추진하는 모임도 꾸려졌다. 장악된 방송과 종편 등의 왜곡편파보도 대신 99%를 위한 공정방송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반영이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의 패배를 편파방송 탓만으로 환원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중요한 흐름이다. 그렇다고 정권의 이해관계에 물들지 않은 정보를 원하는 시민들의 염원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니만큼 이들 방송이 야권방송, 더 나아가 특정 정파의 방송에 머물러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런 기조 아래 나는 국민방송추진 모임에도 참여하고 뉴스타파를 확대발전시키는 흐름에도 힘을 보태려 한다.

그런데 여전히 부족한 게 있다. 우리에겐 공정한 방송도 부족하지만, 정직하고 깊이 있는 경제미디어도 없다. 이 정권에 장악되기 전까지는 그래도 방송은 꽤 공정한 편이었고, 종편은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 결핍의 기간이 길게 잡아야 5년이 안 된다. 그런데 이해관계에 물들지 않은 정직한 경제미디어는 훨씬 오랫동안 우리 곁에 없었다. 매일경제, MBN,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조선비즈, 아시아경제, 파이낸셜뉴스 등등 경제미디어 가운데 일반가계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들이 있는가. 재벌대기업을 비롯한 경제기득권의 이해를 대변하거나 일반 가계들을 유혹하는 선동적 정보들만 넘쳐난다.

물론 이른바 진보매체들이 몇 개 있다. 하지만 경제에 특화된 미디어는 없다. 이들 언론이 제공하는 경제정보 또한 그 양이나 깊이에서 기득권 경제미디어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일부 경제기사들을 보면 정말 이들이 서민들의 친구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진보성향 신문에는 아파트 분양을 홍보하는 기사들이 기득권 경제지들과 크게 다름없이 실린다. 사설이나 칼럼에서는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매주 아파트 시세표를 실으며 집은 사는 것이라고 각인시킨다.

정리하면 정치, 사회, 문화 등의 이슈에서는 상당히 차별화된 매체와 시각, 담론들이 우리 사회에 있다. 하지만 경제 이슈에 관해서는 일반가계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매체와 시각은 크게 부족하다.

정직하고 공정한 경제미디어가 없어서 생기는 폐해는 매우 크다. 선동성 정보를 접하고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서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사람들이 한둘인가. 이들 기득권 경제미디어들의 보도에서 노조는 늘 재벌대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불순세력이 된다. 수입물가가 올라 결국 일반 소비자의 물가 부담이 커지든 말든 이들은 수출대기업을 위해 환율 부양을 주문한다. 건설업체들은 과포화 상태인 게 분명한데도 온 국민이 빚을 내 집을 사주고 세금으로 토건사업을 벌려야 된단다. 이처럼 1% 기득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정보들이 난무함에 따라 온 국민이 겪는 희생과 부담은 얼마나 큰지 이루 헤아리기 힘들다.

물론 부족한 것이 어디 경제미디어 하나뿐이겠는가. 경제 문제에 관한 한 대다수 일반가계 입장을 대변할 전문가집단도, 영혼 있는 정책관료들도, 역량 있는 정치인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체적으로 경제 문제에 관한 한 기득권 집단의 담론이 판치는 상황에서 정권만 바뀐다고 서민들의 고단한 삶이 달라지겠는가.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정직하고 공정한 경제미디어도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새해 이런 경제미디어를 만들기 위한 작업의 첫 걸음을 떼려 한다. 물론 지금 추진되는 대안방송이나 시즌3기를 준비하는 뉴스타파의 경제 컨텐츠를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하고, 최대한 그들과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새로운 경제미디어 구축을 위한 첫 작업은 재벌대기업, 공기업, 조세 및 재정 지출,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의 재산형성 및 정책결정 과정 등을 조사하고 추적하는 DB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이런 DB를 잘 구축하면 일반 가계가 경제기득권에 대항하는 매우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게 된다. 이런 DB 구축작업은 상당한 인력과 자금,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재벌의 돈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정직한 경제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추후 구체적으로 추진하게 될 때 많은 이들의 참여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99%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작업 아닌가.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 는 99%가 1%에 속지 않는 정직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1월15일까지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연간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들께 '2013년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내드리니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by 선대인 2013. 1. 4. 10:17

 

정권교체의 열망이 강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 며칠간은 나도 힘들었다. 하지만 지인이 보내준 문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멘붕도 사치다.’ 정말 하루하루가 힘든 서민들은 멘붕을 겪을 정신적 여유조차 없을 것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쳐져서는 안 된다. 과거 경험을 돌이켜봐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놓고 계속 망연자실하면 더 힘들어진다. 특히 괴롭다고 술 마시는 건 금물. 숙취로 몸이 힘들면 마음은 더더욱 가라앉는다.

 

사실 선거결과가 어떻게 되든 2013년에 나는 잠수를 탈 생각이었다. 2012년 한 해 나는 거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쉬어도 될 충분한 권리(?)를 갖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많은 이들이 멘붕에 빠진 상황을 보니 나 같은 사람이라도 꼼지락대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우선 이번 선거의 승부를 가른 50대를 위한 쉬운 한국경제 해설서를 쓰기로 했다. 그들의 선택을 탓하기에 앞서 기득권 미디어가 왜곡한 한국경제의 진실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서다. 경향신문과도 서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전달할 기획시리즈를 추진해 보기로 했다. (가칭)국민방송 추진위 모임에도 참석했고, 뉴스타파의 경제뉴스를 강화하는데도 힘을 보탤 생각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여름 시작한 연구소를 키우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열심히 경제현실을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생산하고 제안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10년 후 삼성경제연구소를 대체할 연구소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다시 되새겨본다.

 

이 사회가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일들은 이밖에도 많다. 더 많은 유권자들의 자각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시민들 열망을 더 잘 받아 안을 정치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외환위기 이후 고단해진 서민들의 삶을 개선할 더 좋은 정책들이 필요하다. 그런 정책을 생산하고 실행할 인력들도 키워야 한다. 여야 구분 없이 토호세력의 무대로 전락한 지방정치를 바꿀 생활정치인들도 양성해야 한다. ‘나꼼수를 넘어서 세대 구분 없이 전달될 수 있는 미디어도 필요하다. 그 일들을 열심히 하다보면 우리는 곧 새로운 희망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실의에 빠진 분들께 조그만 위로라도 될까하여 제 책 <세금혁명> 원고를 무료로 공개하였습니다. 저희 연구소 사이트(www.sdinomics.com) 에서 해당 배너를 클릭하시면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by 선대인 2012. 12. 27. 15:15

 

 

눈물 나는 불량국가, 대한민국의 현실

비정규직 비율 세계 최고 수준, 극심한 청년실업, 자살률 급증과 출산율 급감, 고령화 속도 세계 1,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 세계 최고 수준, 세계 최고의 산업재해율과 OECD 최장 노동시간, 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주택가격, 경제력 대비 지나치게 높은 생활물가, 공공도서관 수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 사회복지 등 공적사회복지지출 비용 OECD국가 3분의 1 수준, GDP 대비 교육재정 투자 세계경제포럼 조사 대상국 127개국 가운데 71위 등 조금만 훑어봐도 정말 일반 서민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운 경제 및 사회 구조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전방위적인 불량국가이자, 엽기적인 나라다.

이런 엽기적 현실이 사람들을 좌절에 빠져들게 했다. 엽기적 현실에 따른 고통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주요 지지층인 서민들에게 집중됐다. 서민들은 민생고를 해결해달라고 거듭 아우성쳤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정부는 서민들의 고충을 해소하지 못했다.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걸맞은 건전한 경제구조를 마련하지 못한 채 낡은 기득권세력과 상당 부분 타협하고 굴종했다. 물론 그만큼 기득권 세력의 힘이 강고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정부가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진짜 개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음은 분명하다.

진짜 개혁의 좌절과 서민 경제의 지속되는 악화는 정치적 반동을 가져왔다. 독일이 1차대전의 전쟁부채에 시달리다 결국 선거를 통해 히틀러를 택한 것처럼 말이다. 이명박 정부 또한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나는 2007년 대선 결과에 대해 "배가 고프다고 쓰레기통을 뒤진 격"이라고 통탄한 적이 있다. 자산과 소득 양극화에 부동산값 폭등, 비정규직 비율 55%, 청년 실업 200, 출산율 바닥, 자살률과 근로시간 OECD 최고라는 대한민국의 엽기적인 현실을 생각할 때 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솔직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악화된 형태로 말이다. 사실 현 정부는 아마추어도 이만저만한 아마추어가 아니며,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는 점에서 사기꾼 기질이 유전자에 각인된 정부라고 본다. 이들을 단순히 '실용정부'나 중도 우파 정부라고 본다면 그것은 오해요, 착각이다.

이들은 과격한 '우파 기득권 혁명세력'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들과 지지세력에게 필요한 것은 반드시 관철시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집단이라는 점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촛불시위 이후 자신들 세력을 결집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선전포고하고, 미네르바 등 네티즌 논객을 구속하고 용산참화의 희생자들에게 사과는커녕 테러리스트 진압하듯 물리력을 휘두르는 것을 보면서 이들은 정상적 판단력을 가진 정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결과 현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이뤄온 민주주의와 인권, 대북정책의 성과를 빠른 속도로 갉아먹고 있다. 국정원, 검찰, 경찰 등은 시간이 갈수록 권위주의 시절 마냥 정권의 주구로 변질되고 있다. 낡은 틀을 벗지 못한 정부 관료들 또한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거듭되는 정책실패로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법 체계 또한 삼성에버랜드 사건 대법원 판결 등에서 보듯 법의 잣대를 기득권층에 유리하게 구부리는 경향이 여전하다.

현 정권과 유착한 기득권 언론이 정권의 친위대 역할 자처

정치와 더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언론이다. 여전히 신문시장에서 현 정권과 유착한 기득권 언론이 정권의 친위대 역할을 하는 가운데, 현 정부의 집요한 방송장악 시도로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는 2010년 마지막 날 '조중동매연'을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로 지정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을 보수 일색이라 여론의 편향성이 우려된다고 했지만, 이들은 단순히 보수신문이 아니라 재벌광고주들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기득권 언론들일 뿐이다.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아온 이들 언론이 여론시장을 지배하고 이 나라를 베를루스코니 치하의 이탈리아처럼 만들겠다는 기득권 세력들의 기획이 노골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더구나 열심히 땀 흘려 일하고 정직하게 납세하는 사람만 ''이 되는 현실은 어떤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경제 규모는 7500조 원. GDP로 대표되는 생산경제 규모는 1064조 원에 이른다. 자산경제 규모가 생산경제보다 7배 크지만, 부과되는 세금은 생산경제 쪽이 4배 이상 많다. 근로소득에 불로소득보다 30배 이상 과중한 세금을 매기는 셈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특검에서 450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세금 한 푼 안 냈고, 한화 태광 등 비자금 통한 탈세 소식은 계속 불거지고 있다. 부동산, 주식에서 수천 수억 원 양도차익을 얻은 사람들도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한 푼 안 내는데, 연봉 수천만 원인 근로소득자는 연간 수백만 원의 세금을 원천징수당한다. 부패와 각종 비자금의 온상 건설업계에서는 매년 10~20조원씩 비자금이 조성돼 수조 원의 탈세가 횡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는 부자감세정책으로 오히려 전속력으로 역주행했다. 국세 수입의 3대 축 가운데 법인세, 소득세수는 주는데 모든 국민이 소득수준 상관없이 내는 세금인 부가가치세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세제 개편안'이라고 떠벌렸던 감세정책 이후 고소득의 경상조세 부담은 확 준 반면 저소득층의 부담은 확연히 늘고 있다. 저소득층 세금 부담을 늘리면서 '친서민'이니 '공정사회'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처럼 낡고 부패한 정치, 시대착오적인 관료체제, 편파왜곡보도에 찌든 기득권 언론, 서민과 특권층을 차별하고 전관을 예우하는 사법체계, 정직하고 성실한 납세자만 쥐어짜는 불공평한 조세구조를 두고 한국 경제가 건전한 선진경제로 도약하기란 어렵다. 내가 지속적으로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을 비판하고 언론의 왜곡보도를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분개하고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 전반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연대의 자본집약적 산업구조에서 첨단기술산업 위주로 한국의 산업구조는 확 바뀌었다. 이 같은 경제 및 산업구조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리지 않고 자산경제와 생산경제가 조화롭게 선순환하며 성장하는 나라. 지식정보화시대를 선도하고 창의적인 인재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나라. 공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출신과 배경이 아닌, 능력과 노력이 성공의 핵심이 되는 나라.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혁명적 변화를 국민 대다수가 갈구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명박 정부와 그 후계자인 박근혜후보로 대변되는 시대적 반동에 굴복하고 새 희망을 가꾸지 못한다면 한국은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이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온갖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으며 여기까지 전진해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생각하면 이 나라가 쉽게 주저앉을 리 없다고 믿는다. 그런 흐름을 바꿀 기적을 이 나라는 반드시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의 당선과 재선도 혼자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종교적, 이데올로기적 편협함에 빠져 자기들의 지지기반 챙기기에만 골몰했던 부시 행정부에 염증을 느낀 많은 미국 유권자들이 함께 일궈낸 기적이다. 추종자론(followership)의 대가인 바바라 켈러먼 교수의 말을 굳이 빌려오지 않더라도 "좋은 추종자들이 좋은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상식을 여실히 입증한 것이다. 우리라고 못 할 리 없다.

20-30대여, 기적의 변화를 주도하라

그러한 변화와 기적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은 20대에서 30대의 젊은 세대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변혁을 주도한 것은 젊은 세대였지, 결코 기성세대가 아니다. 더구나 낡은 경제 패러다임과 불공정한 게임규칙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고통받는 세대 또한 젊은 세대다. 이미 수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88만원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거액의 교육비를 들여 자신을 갈고 닦은 젊은이들에게 낡은 기득권 세력은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한다.

그들의 과오와 탐욕 때문에 젊은이들이 재능을 발휘할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한 것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와 정치권의 반성과 사과는 없고 젊은이들만 눈이 높다고 윽박지른다. 오른 집값에 결혼도 하기 힘든 젊은이들의 초임까지 깎고, 일자리 만든다며 젊은 세대가 나중에 쓸 돈을 끌어와 각종 단기 '알바' 자리를 양산하고서는 생색을 낸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30대는 대부분 치솟는 집값을 바라보며 손만 빨고 있어야 한다. 개발연대의 획일적 사고방식에 갇혀 제대로 창의성을 발휘하기도, 자기계발시간도 없이 세계 최장시간의 과로에 시달려야 한다. 향후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후세대를 부양할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세대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미래의 재원까지 당겨와 강바닥을 파헤치는 등 대규모 토건사업에 쏟아 부었다. 마구잡이로 시대착오적인 토건사업을 벌인 결과 이 정부 들어 410조 원의 공공부채가 증가했다. 이전 10년간 늘어난 공공부채보다 더 많은 액수로 이 나라를 빚더미에 올려놓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빚쟁이 대통령'으로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경제대통령'이라고 온갖 너스레를 다 떨었다.

막대하게 늘어난 이 천문학적인 공공부채는 결국 미래세대를 위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는 재원을 모두 현재 기득권들의 탐욕을 충족하기 위해 당겨쓰는 것이다. 이처럼 낡은 기득권 세력에 의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젊은 세대가 왜 판판이 당하고 있어야 하는가.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이 막대한 희생만 강요하는 정책결정을 왜 소수 기성세대가 하도록 빤히 보고 있어야 하는가.

부모세대에게도 호소한다. 나는 세대 간 갈등과 대립을 조장할 생각이 없다. 나는 부모 세대가 자식세대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흘린 피와 땀, 눈물을 잘 안다. 내 부모님만 하더라도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지만, 뜨거운 뙤약볕 아래 그을리고 손발이 부르터가며 농사를 지어 자식들 교육을 시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절대 다수의 부모들이 자식의 성공을 위해 헌신했다. 부모세대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 한국경제가 보릿고개를 넘어 이 정도라도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 부모세대들이 자식세대가 잘 되는 것을 위해 언제든지 양보하고 물러날 자세가 돼 있다고 믿는다.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이 여전히 자신들의 탐욕에 눈이 멀어 낡은 질서를 유지하려는 것일 뿐이다.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 때문에 국민 전체가 바보 취급당하며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자식세대가 끌고 부모세대가 밀어주어야 한다

이제 자식세대가 끌고 부모세대가 밀어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멀쩡한 국민들을 바보 취급하는 기득권 세력을 타파해야 한다. 전 국민이 합심해 그들을 바보로 만들어야 한다. 그 기득권 세력의 핵심은 지금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다.

나의 동시대인과 후배들인 젊은 세대에게 호소한다. 제발 투표하라. 그리고 투표하기 전에 지난 5년 기득권 세력들이 뭘 했는지 상기해 보라. 자신의 각종 생색내기식 개발사업에는 매년 수조 원씩 쓰면서도 우리 초등학교 아이들 친환경 식단으로 골고루 밥 좀 먹이자는 예산 700억 원이 아깝다며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부르짖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생각해보라. 용산참사 희생자들에게 '떼잡이들'이라는 폭언을 퍼붓는 반면 1200억 원 짜리 호화 구청사를 턴키로 발주해 건설업자들에게 퍼주었던 새누리당 출신의 전 용산구청장을 생각해 보라. 우리가 낸 소중한 세금이 왜 겨울방학 동안 결식아동들의 굶주린 배를 채우고 이 땅의 영유아들에 대한 예방접종 기회를 확대하는데 쓰는 대신 '형님''안주인' 예산 챙기는 데 쓰이도록 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전례 없는 경기 침체 와중에 87조 원의 부자감세에다 4대강 바닥에 24조 원의 혈세와 공공부채를 쏟아 붓고 이 돈을 뽑아내기 위해 4대강 주변을 '부동산 투기 특별구역'으로 만들어버리는 이명박 대통령을 생각하라.

왜 시대착오적인 '올드보이'들이 마르고 닳도록 권력을 누리면서 이 나라를 퇴행의 늪으로 빠지도록 놔두는가. 또 다시 이 같은 수구기득권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하도록 놔둘 것인가. 정치 엘리트들은 몰라도 이 땅의 20-30대 젊은 세대와 서민가계들은 5년을 이런 식으로 더 버틸 여유가 없다.

바꾸자. 투표하자. 혁명하자. 내일 하루는 투표하는 우리 모두가 평등해진다. 천하의 이명박, 이건희와 우리가 똑같이 맞짱 뜰 수 있는 것이 투표다. 돈과 권력 대신 우리들의 투표로 세상을 바꿀 5년만의 기회 절대 놓치지 말자. “낮은 투표율의 구조적 수혜자가 보수이고 새누리당이다. 따라서 성장과 부자 중심의 '가난한 민주주의'에서 벗어나려면 투표하는 수밖에 없다. 투표는 청년 약자의 몇 안 되는 무기 중 하나다."(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한겨레 1218일자 칼럼) 청년세대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 놓쳐서는 안 된다. 투표하면 반드시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꿈이 아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미국 젊은이들을 대거 투표소로 끌어낸 것은 오바마로 상징되는 변화요, 개혁에 대한 열망이었다. 미국의 젊은이들도 인터넷을 주무대로 삼아 그러한 희망을 스스로 만들고 참여했다. 그리고 함께 승리했다. 우리 젊은이들도 결코 무기력하지 않다고 믿는다. 지금 젊은이들은 그동안 기득권의 게임 규칙에 갇혀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을 뿐 결코 역량이 없는 세대가 아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잠재력을 가진 세대다.

지금 이들 세대들이 주축이 돼 인터넷과 SNS에서 함께 만들어 내는 집단지성과 집단협업의 힘을 보라. 얼마나 대단한가. 이 힘들을 모으고 축적한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한국판 '오바마 기적'을 이룰 수 있다. 그 기적을 만드는데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가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40여 년 전 '나는 꿈이 있다'고 한 말이 지금 미국에서 현실이 됐듯이, 우리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정치를 바꾸어야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내일의 투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by 선대인 2012. 12. 18. 12:04

 

제 지인이 정리해 보낸 자료에 제가 살을 붙여 10대 자료를 정리해 봤습니다.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과 논쟁하지 마시고 그 분들 성향에 맞게 이들 자료를 보여주세요.

예를 들어, 보수적이지만 상식을 아는 분들께는 윤여준 연설을, 안후보 지지자나 중도성향은

안철수의 문재인 지지를, 이명박실정에 분노하는 분들께는 뉴스타파나 저 선대인이 정리한 자료를,

감성적인 분들께는 정혜신 연설을, 논리적인 분들은 조국 연설을...

그리고 이틀 동안 하루 열 통씩 주변 친지들께 전화 및 카톡 해주십시오.

그렇게 하시고 저희 연구소 메일 webmaster@sdinomics.com 으로 여러분 무용담 알려주시면

내년 초 발간하는 <2013년 경제 및 부동산시장 전망> 자료를 무료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끝까지 노력해서 12월 19일 좀 더 밝은 세상을 만납시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정부를 비판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1. 강풀의 문재인 지지만화

http://blog.daum.net/kangfull/75

2. 합리적 보수주의자 윤여준 전 장관의 문재인 찬조 연설

http://www.youtube.com/watch?v=imGcileMUk8

3. 문재인 정책 (꼭!)

http://www.youtube.com/watch?v=VloL6dcNMyI

4. 이명박 경제 실정 (해고된 언론인들이 만든 뉴스 타파)

http://www.youtube.com/watch?v=L_Ju48P0NZg

5. 안철수 문재인 지지 (12.16. 광화문 유세)

http://www.youtube.com/watch?v=Fp4TtVrKG5Q

6. 세계지식인 박근혜 집권 반대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620

7. 조국 교수 (서울대 법학대학원) 문재인 찬조 연설

http://www.youtube.com/watch?v=DDt9CB92K1k

8. 정혜신 문재인 찬조 연설 (심리상담 전문가)

http://www.youtube.com/watch?v=STKPU-VnPmk

9. 선대인의 '이명박 10대 경제실정 완벽정리'

http://www.sdinomics.com/sdinomics/report_view.html?bbs_id=blog&cata=&idx=27&pg=1 

10. 나는 꼽사리다 호외 2 문재인 출연편

https://www.youtube.com/watch?v=VloL6dcNMyI&feature=youtube_gdata_player

 

by 선대인 2012. 12. 17.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