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를 맞아 이 곳 저 곳에서 경제전망이 쏟아져 나옵니다. 정부는 올해 3.9% 정도 성장하며 상당한 경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474를 내세운 것도 그런 연장선상이겠지요.
이처럼 정부나 상당수 언론은 미국 경제 회복에 따라 우리 경제도 회복될 것처럼 말하는데, 한국은 경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른바, '경기 회복의 탈동조화'라고 할 수 있겠죠. 오히려 선제적으로 가계와 기업 부채를 줄인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서 그 동안 구조개혁은 미룬 채 빚을 쌓아올린 한국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세계경제위기 이후 우리는 온갖 형태의 부양책을 모두 소진해버린 데다 필요한 구조개혁을 늦춘 탓에 한국은 오히려 불안한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우선,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시장금리 인상 효과 예상되는데 다른 나라 부채 다이어트 할 때 한국은 가계, 기업, 공공이 다 잔뜩 부채를 늘려놓았죠. 이에 따라 가계의 소비 여력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게 없고, 공기업과 정부 등 공공부문도 재정부양책 동원이 한계에 이른 상황(세수 부족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지난 5년 여 늘어난 공기업 부채 감축해야 하는 상황-최근의 '공기업 개혁' 생쑈의 이면은 바로 그런 뜻입니다)
-구조개혁 지연시킨 탓에 건설, 조선, 해운 등 3대 부실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부채 문제도 올해 더 지속되거나 확산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연초에 부동산시장 회복될 거라는 기대감에 건설주 오르는 건 '기대 섞인 희망'임이 곧 드러날 겁니다.) 한편으로는 한국 주가, GDP, 수출실적 등에서 큰 착시효과를 만들어온 삼성전자의 성장성도 한계가 뚜렷해지고, 일본의 엔저 공세에 따라 현대-기아차 등의 수출 실적도 개선되기 어려울 겁니다. 특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가 올해도 7%대 정도의 성장률에 머무는 가운데, 미국이 과거처럼 왕성한 수입을 하지 않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기에 '중국을 통한 우회 수출'도 크게 늘지 않을 듯.
-무엇보다 한계에 이른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 문제가 3월 이후 다시 불거질 공산 크고, 부동산 가격 하락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본격화될 수도 있을 듯. 집값 하락세에 따라 전세가 상승세도 한 풀 꺾일 듯.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실적 정체와 일부 기업들의 부실 확산, 출구 전략에 따라 국내 증시에 들어와 있던 단기 투자자금의 유출 등으로 주가는 올해도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걸을 가능성이 높으며 최소한 급등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기업 부실 확산과 가계부채 부실화 지속 여부에 따라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금융권 실적은 올해도 저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가격의 급락 여부 등에 따라 상당한 타격이 발생할 수도 있고요.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하는데요, 2012, 2013년의 저성장 기저효과를 생각해도 너무 높게 잡은 것으로 보이고 우리 연구소는 대략 3% 초반 정도로 봅니다. 다만, 기업 부실이나 부동산 거품과 연계된 가계부실 등이 표면화될 경우엔 2%대 이하로 추락할 가능성도 꽤 있다고 봅니다. 안타깝지만, 이게 올해 경제에 대한 저희 연구소의 냉철한 전망입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새해 특별이벤트 1월 15일까지
<2014년 경제전망보고서>와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등 제공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