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근혜 신년사 단편적 소감. 여느 신년사들처럼 늘 말은 그럴 듯 하다. 하지만 구체적 현실인식과 진단, 정책 방향 등을 뜯어보면 실망스럽거나 의구심이 든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1. 공기업 개혁과 관련, 정부 정책 잘못도 있었다면서도 공기업 방만경영과 후한 복리후생 탓이 더 크다고? 당장 LH공사 빚이 두 배로 늘어난 게 지난 5년 여 동안 무리하게 부동산시장, 건설시장 부양하는 과정에서 늘어났고, 4대강사업에 동원된 수자원공사도 마찬가지. 지금 문제되는 코레일도 정부의 통행량 예측 실패로 적자철된 인천공항철도 인수(1조2천억원)하고, 장밋빛으로 일관한 용산국제업무개발지구 개발사업(8조원) 무산 때문에 부채가 급증했다. 이처럼 부채가 급증한 배경과 이유 등을 고려하면, 그리고 대통령 된 자라면 정부 정책에 대한 과오를 더 철저히 반성하고 이런 부채 급증에 책임있는 관료들과 낙하산 경영진부터 문책하겠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2. 창조경제 추진 위해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 발족한단다. 창조경제가 그런 추진단 발족으로 하는 건가? 그런 발상부터가 매우 비창조스럽다. 또한 원전 의존도가 지금도 세계 최고인데, 그걸 더 높인다면서 한 쪽에선 "친환경에너지 타운"을 만든다고? 돌겠다. @@
3.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한다고? 그러기 위해 규제, 세금 다 풀었고 공적 모기지대출 올해도 계속 확대한다고? 부동산 가격이 지금도 비정상적으로 높은데 이걸 떠받치고 마른 수건 쥐어짜듯 ‘빚 내서 집 사라’는 게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인가? 더구나 하우스푸어는 바로 정부의 ‘빚 내서 집 사라’는 식의 대책에 혹해서 무리하게 집을 샀던 사람들. 그 사람들 문제 해결하겠다면서 다른 한 쪽에서 하우스푸어 양산하는 대책이 ‘정상’인가?
4. 연관해서 수출과 함께 내수도 활성화하겠다고? 부동산에 돈이 묶여 있고, 은행에 이자 내면서 가계지출 줄이느라 내수가 위축되는데, 이 문제 해소하기는커녕 집값 떠받치면서 어떻게 내수를 살린다는 건지?
5.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그런다면서 의료 영리 법인 허용하겠다는 건가? 그렇게 대기업 진출하게 해 골목상권 죽이듯이 동네 의원, 약국 다 죽이면서 서비스산업 육성이 될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정부가 내세우는 정책안이 표면적인 목표에 부합한다고 가정하지 마라." 이명박정부 때도 그랬지만, 박근혜정부도 겉으로 내세우는 미사여구와 이들의 실제 지향점이 부합하지 않는다는 건 똑같다. 수서발 KTX분리가 겉으로는 경쟁을 내세우지만, 결국 나중에 대기업에게 넘길 특혜성 사업체 하나 만들어내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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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경제전망보고서>와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등 제공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