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끝난 8.28대책,..깜깜한 주택시장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31127170413161.daum

 

거치기간 종료 주택담보대출 25조 부실화 우려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01027

 

수도권 아파트 줄줄이 경매로...경매 건수 역대 최대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31128092005577

 

최근 나온 기사들이다. 줄기차게 경고하거나 예측했던 내용이어서 개인적으로는 새로울 게 없다. 그런데도 이들 기사들을 소개하는 이유는 아직도 부동산시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고 뛰어드는 부나방들이 적지 않아 보여서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의 대세하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지속된 경기 침체 시기와 겹쳐 있다. 이 때문에 정부든 기업이든 가계든 상당수가 여전히 국내외 경기가 회복되면 부동산 시장도 과거처럼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많은 부동산업계의 대변자들은 이런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지금의 주택시장 침체를 주택경기 순환상의 일시적인(대략 3~4년 정도의) 침체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틈만 나면 집값 바닥론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10~20년 정도의 주기를 그리는 주택시장 사이클에서 10년 정도에 걸친 대세상승을 마무리한 뒤 이어지는 대세하락기의 초반이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이들이 착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보면 분명하게 보인다.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올라오고 있으며, 이대로가면 곧 부동산 담보대출을 도화선으로 해서 부동산시장에 큰 불이 날 수밖에 없음을.

 

대세하락기에 나타나는 특성은 크게 일곱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지금 연기가 모락모락 나고 있으며, 곧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들이다. 1) 주택 수요 감소로 공급과잉이 심화된다 2)건설업체의 경영위기와 연쇄 부도가 장기화된다 3) 주택 거래가 장기간에 걸친 구조적 침체기에 들어간다 4) 정부 부양책이나 초저금리의 약발도 듣지 않는다 5) 뉴타운 재개발사업 및 대규모 개발사업이 장기화되거나 좌초된다 6) 전세물량이 줄어든다 7) 대형 건설업체들의 파격 마케팅과 주택 분쟁이 늘어난다.

 

이 같은 대세하락기의 특징은 일시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정도로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노무현정부 초기 2003~2004년에도 부동산 경기가 일시적인 침체에 들어간 적이 있지만 대세하락기의 특성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도 정부가 조금만 부동산 부양책으로 전환하자 잠재돼 있는 투기적 가수요가 폭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가 처방하는 온갖 부양책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직은 대세하락기의 전반부에 불과하다. 박근혜정부 기대감에 일시적으로 호가 위주로 반등했던 부동산시장은 이미 다시 가라앉고 있다. 4.1대책, 8.28대책도 약발이 다했다. ‘양치기 언론의 거짓말과는 상관 없이 국회의 부동산 관련 입법이 통과돼도 효과는 없을 것이다. 이미 취득세 인하에 따른 거래 증가 효과가 없음을 나는 이미 여러차례 설명했다. 양도세 중과 폐지? 집값이 올라줘야 중과 폐지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언론의 왜곡보도 때문에 많은 가계들이 부동산 입법의 국회 통과 여부를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내년초부터 부동산가격은 다시 본격적으로 죽 미끌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어 향후 주택시장은 아래 그림처럼 크게 3단계에 걸쳐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다.

 

 

1) 향후 2~3년 동안은 주택시장이 지금처럼 침체를 반복할 수도 있다. 이 때가 정부가 경착륙을 피할 수 있는 펌랜딩을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라고 보인다. 하지만 그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으므로 정부가 시급하게 펌랜딩전략을 써야 한다

 

2)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연착륙론이라는 미명 아래 가계부채를 키우는 부양책, 곧 중장기적으로 보면 경착륙 대책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면 결국 부채폭탄이 폭발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지금부터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강력한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는 펌랜딩 전략을 쓰지 않으면 부채폭탄 폭발 단계를 피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기간이 3~4년은 지속될 것이다.

 

3) 부채폭탄 폭발 단계를 거치고 나면 인구폭탄 폭발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그림2>에서 보는 것처럼 주택수요 연령대 인구인 20~54세 인구는 2012년부터 줄고 있는 반면 집을 파는 60대 이상 인구는 향후 가파르게 늘어나게 된다. 특히 전국의 부동산 구매력은 2010년대 후반부터 가파르게 떨어져 2030년에는 2000년 대비 약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 부채 폭탄 폭발단계를 지나도 주택시장의 사이클 회복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림2>

주) 통계청 가구추계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나는 향후 부동산시장 흐름을 이렇게 전망하고 있기에, 지금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펌랜딩이 가능한 거의 마지막 시한이 이때까지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때까지가 비유하자면 종양이 말기암으로 전이되기 직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말기암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부채폭탄 폭발 단계로 가면 경착륙은 거의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착륙의 충격을 어느 정도 선에서 억제하느냐 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 때 근본적인 외과적 수술을 통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준비된 전문의가 제거한다면 한국 경제는 2~3년 이내에 건강한 상태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한국경제는 상당히 깊고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기득권 위주의 단기적 시각에 사로잡힌 한국 정부가 선제적 수술을 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아마도 국내 주택시장은 부채폭탄 폭발 단계로 가게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정부당국에게 얘기해 봐야 소 귀에 경 읽기라고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안타깝지만 일반 가계들이 속지 말고 스스로 출구전략에 나서야 한다. 지금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상황에서 괜찮다, 괜찮다하는 정부와 언론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불타기 시작하는 전동차에서 내려야 한다. 정신 차리고, 더 늦기 전에 탈출하라!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서점 배포 3일 만에 예스24 종합 55위까지 오를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성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책 출간을 기념해 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특별한 혜택을 드리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507 

by 선대인 2013. 11. 30. 10:11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가 출간 단 3일, 서점 배포 단 이틀 만에 예스24 종합 순위 87위, 교보문고 경제경영 9위 안에 들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책을 먼저 읽은 분들이 "궁금해하던 모든 내용들이 알차게 모두 들어있는 책"이라고 호평하는 트위터 멘션을 전해 오기도 했습니다. 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책의 자세한 목차를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 감사합니다.

 

 

<책 목차>

프롤로그 _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1부 두 개의 거대한 전환기가 시작되다

1장 대세하락기는 시작되었다

부동산시장, 이미 하락 사이클에 들어섰다

용꼬리까지 떨어지기 직전이다

집값 바닥론은 왜 끊임없이 등장하는가

Focus: 호가 지수의 함정

Focus: 취득세 감면, 효과가 없는 이유

 

2장 빚내서 집 사라는 마지막 유혹

효과 없는 부양책, 연착륙론으로 포장되다

정부의 해결책이 질이 나쁜 이유

전월세대책, 또 한 번의 빚내서 집 사라

3장 연착륙론이 더 위험하다

 

집값 하락 막으려다 가계부채만 더 키운다

거품 빼기, 지금 놓치면 20년 동안 답이 없다

4장 대한민국 부동산, 견착륙! 펌 랜딩!

Focus: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의 경고

 

 

2부 한국 부동산의 또 다른 핵, 전세

5장 전월세 대책, 없나? 안 내놓나?

전셋값 상승의 직격탄, 누구를 향하나

전세가의 변화에도 사이클이 있다

거래는 없는데 전세가 뛴다?

 

6장 토끼몰이에 당하지 마라

안전한 전세, 깡통전세

이런 임대차시장은 한국밖에 없다

전셋값과 집값, 어그러진 함수 관계

 

7장 전세, 그 근본 구조가 바뀐다

전세는 정말 없어질까?

전세자금대출의 나비효과

Focus: 전월세 세입자들, 조금만 버텨라

 

3부 부동산 빚더미가 경제에 미칠 영향

82차 충격을 앞두고 있는 건설업

건설업계가 숨기고 있는 비밀

정부정책, 하루 빨리 건설업계의 조정을 유도해야

 

9장 은행권으로 불이 옮겨 붙는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에 주목하라

부채폭탄 위기관리의 3대 허점

 

10장 부동산 시나리오별 금융위기 전망

시나리오 1: 부동산 완만한 하락과 경기 회복 시

시나리오 2: 부동산 완만한 하락과 경기 침체 시

시나리오 3: 부동산 급락과 경기 침체 시

 

4부 대한민국 부동산을 예측하다

11장 주택 시장,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주택 사이클상 하락 단계: 향후 2~3

Focus: 2차 급락 방아쇠를 당기는 외부 요인은?

부채폭탄 폭발 단계: 3~4년 지속

인구폭탄과 만성적 공급 과잉 단계: 2010년대 후반 이후

Focus: 경제 예측 시, 인구 변화에 주목해야

 

1210년 후 주택시장에서 펼쳐질 10대 현상

1.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증가한다

2. 부동산, 투자가 아닌 사용 중심으로

3. 신축주택이냐 노후주택이냐가 가격 결정

4. 아파트 시대 저물고 다유형 소량생산 시대로

5. 중대형 수요는 급격히 줄 것이다

6. 집이 남아도는 시대가 온다

7. 거품이 꺼지면, 부동산에도 품질이 중요해진다

8. 선분양제가 사라진다

9. 자비 리모델링 급증과 공동화되는 수도권 외곽 신도시

10.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

 

5부 대세하락기, 이렇게 대응하라

13장 주거유형에 따른 일반가계의 대응법

집이 두 채지만 빚에 시달리고 있다면

담보대출에 쪼들리는 1주택 소유주라면

심각한 전세난에 집을 살까 고민한다면

전세형아파트를 고려하고 있다면

결혼을 앞두었다면, 전세냐 매매냐

1인 가구 독신자, 월세냐 전세냐

노후 대비책으로 오피스텔 투자를 생각한다면

Focus: 전세보증금,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지킬까?

 

14장 부동산 대세하락기에 가져야 할 10가지 자세

1. 무주택자라면 조급해하지 마라

2. 집으로 돈 버는 시기는 지났다. 모험적 투자는 하지 마라

3. 전세 대신 집 사라는 토끼몰이에 당하지 마라

4. 가계부채가 일정하게 해소된 뒤 움직여라

5. 환금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6.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드시 이해하라

7. 내 부동산,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보유 여부 결정하라

8. 시세 착시현상에서 벗어나라

9. 집값 상승기 때의 상식을 버려라

10. 지방 거주자들은 수도권의 흐름을 주시하라

Focus: , 과연 언제 사야 하나?

 

15장 거품 붕괴에 대응하려면, 어떤 길을 선택해야

스웨덴의 길 vs 일본의 길

한국,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16장 효과적인 견착륙을 위한 필수 전략

부실 부동산에 대한 정리 신호를 주어야

주택대출 규제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출간을 기념해 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특별한 혜택을 드리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507

by 선대인 2013. 11. 29. 10:58

 

 

 

저자가 자신의 책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안 아끼는 책이 없겠지만, 이번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에 대한 제 마음은 참 간절합니다. 제가 보기에 부동산시장이 정말 위험합니다. 지금 부동산 거품을 단호하게 빼는 펌랜딩(firm landing) 전략을 쓰지 않으면 2~3년 안에 부채폭탄이 폭발하는 큰 충격을 맞게 될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고 하고, 언론들은 집값 바닥론을 부르짖고 있고 일부 가계들은 혹하고 있으니 정말 안타깝고 위태로워 보입니다.

 

전환기의 생존법> 특강에서 저와 우석훈박사와 함께 강연에 나서셨던 미래학자 최윤식소장님은 현재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때의 상황에 비유를 하셨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전동차 안에 연기가 자욱하게 들어오는데도 "곧 출발할 테니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던 그 기관사의 메시지들 때문에 많은 이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참사를 당했습니다. 지금 정부와 언론들은 연기가 뭉게뭉게 스며드는 전동차 안에 있는 승객들에게 계속 괜찮다, 괜찮다"라고 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누군가는 곧 큰 불이 나게 되니 빨리 탈출하라고 소리를 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불필요한 희생을 피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제가 현실을 모르면 모를까, 부동산시장의 위험한 현실을 뻔히 알면서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사회적 책무감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저는 2008년말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부동산 폭락을 경고했고, 2009년 정부의 대대적 부양책이 한창일 때 인천 송도, 청라 등의 분양에 들어가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부산, 대전 등 지방 부동산이 부풀어오를 때 2~3년 이상 지속되지 않으니 추격 매수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세값이 치솟을 때도 이것은 대세하락기의 전조이니 빚 내서 집 사면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거품 빼기를 미루면 미룰수록 가계부채가 늘어나 더 위험한 폭탄돌리기가 될 거라고 했습니다. 4.1부동산대책, 8.28대책의 약발도 몇 달 가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제가 경고하고, 전망한 것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맞은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보다 정확하게 전망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로 포장된 이해관계자들이나 그들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기득권 언론들은 2009년 이후 매년 지금 집값이 바닥이니 집을 사라고 외쳐왔습니다. 번번이 양치기소년의 거짓말임이 드러났는데도, 아직 많은 분들이 매년 집값 바닥론에 팔랑귀가 되어 그릇된 판단을 합니다. 그렇게 매년 속아 넘어갔던 분들은 지금 빚더미에 올라 고생하고 있습니다. 4.1대책, 8.28대책, 그리고 이와 연관된 언론의 선동보도에 넘어간 이들은 또 다시 하우스푸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까.

 

제가 예측력이 뛰어나다고 자화자찬하는 게 아닙니다. 이건 예측능력보다 누가 정직한가, 정직하지 않은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어떤 평범한 사람이라도 냉철하게 살펴보면 지금 부동산시장은 전동차 안에 연기가 모락모락 스며드는 시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상적 판단을 방해하는 정부, 언론, 이해관계자들이라고 하는 부동산 기득권세력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훨씬 많은 힘과 돈과, 스피커를 갖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에 물든 그들의 정보에 많은 가계들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저는 이 안타까운 상황을 도저히 지켜볼 수 없습니다. 그들과 다시 일전을 벌이기 위해 이번 책을 썼습니다. 그 일전에서 당당히 맞서고 좀더 많은 이들에게 저의 경고가 전달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제가 꽤 알려진 저자라고 해도 그들이 가진 영향력과 힘, 파급력에 비하면 정말 조족지혈입니다. 이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게임에서 최소한의 힘의 균형이라도 이룰 수 있는 것은 오직 진실과 정직, 그리고 제 진심을 알아주는 많은 분들의 선한 응원이라고 믿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 책 많이들 읽어주시고 주변 분들에게도 많이들 알려주십시오. 그 성원, 애정 저버리지 않고 더욱 많은 사회적 기여를 하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출간을 기념해 저희 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특별한 혜택을 드리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507

by 선대인 2013. 11. 28. 10:25


제가 근 4년 만에 부동산을 주제로 한 책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를 출간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부동산시장이 정말 위험한데, 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고 하고 언론은 "집값 바닥"을 부르짖으니 저라도 경고를 해야겠다는 책무감으로 책을 썼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주위 많은 분들께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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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나라에서는 집 문제로 거의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다. 하우스푸어는 하우스푸어대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은 내리는데, 전세값은 치솟으니 모두가 혼란스럽고 힘겹다.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니 부동산이 미쳤다고 표현한다.

 

사람들 눈에는 부동산이 미친 것으로 보이겠지만, 정작 미친 것은 탐욕에 사로잡힌 부동산 기득권세력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듯이 진짜 위험한 것은 자연이 아니라 사람들의 탐욕이다. 자연이 치유력을 갖듯이 부동산시장도 치유력을 갖는다. 그 치유 과정에서 생기는 과도한 충격은 막아야 하지만, 치유 과정 자체를 가로막으면 종래는 더욱 위험해질 뿐이다. 그 결과 자욱한 안개 속에 뾰족뾰족한 암초가 곳곳에 널려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든 언론이든 전문가(=실은 특정 업계의 대변자들)빚내서 집 사라는 말뿐이다. 어둠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낭떠러지 쪽으로 안내하는 꼴이다.

 

이 위태로운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이 책을 쓰게 됐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크게 네 가지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첫째,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둘째, 건설업계-부동산업계의 논리에 사로잡힌 정부나 언론 보도를 맹신하면 자신의 삶에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셋째,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넷째, 주택문제와 관련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공동체로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 차원에서든 연구소 차원에서든 부동산에만 초점을 맞춘 책은 근 4년 만이다. 이 책은 그 동안 고민하고 연구해온 결과물이 농축돼 있다. 그러면서도 독자들이 최대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도표가 많은 책은 어려울 거라는 선입관을 갖는 분들이 많은데, 이 책이 그 선입관을 깨줄 것이라고 믿는다.

 

2008년 말 부동산시장 급락을 경고한 이래로 국내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가장 정확히 분석하고 전망해왔다고 자부한다. 그 덕에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도 들었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언했다. 이 책에 담은 내용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새로운 주거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조그만 힘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3년 11월  

 

재헌, 재인, 그리고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by 선대인 2013. 11. 27. 11:42

 

짜잔!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가 드디어 출간됐습니다. 제가 부동산에 초점을 맞춰 책을 쓴 것은 근 4년 만입니다. 그만큼 4년간 제가 고민하고 연구한 내용의 농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 진단과 분석, 부채 폭탄, 건설업과 은행업 위기 요인, 미래 예측과 가계 및 정부의 대응법 등 컴팩트하지만, 정말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은 모두 담았습니다. 광고에 목을 맨 언론의 위험한 선동보도에 속지 않도록 주위 분들께 널리 알려 주세요. 

 



 *편집자에게 알아보니 아직은 예스24와 알라딘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하네요. 주요 서점에서는 오늘 오후부터 만나보실 수 있다고...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어제 저희 연구소 주최로 열린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특강> 추운 날씨에도 신청하신 700여 분이 대부분 참석하셔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시간에 쫓겨 충분한 질문을 받을 수 없었던 점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늘 정직하고 독립적인 정보를 생산해 널리 알리는 것으로 많은 분들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어제 참석해주신 많은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어제 강연에서 최윤식소장님께서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전동차 안에 연기가 자욱하게 들어오는데도 "곧 출발할 테니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던 그 기관사의 메시지들 때문에 탈출하지 못하고 참사를 당했던 승객들을 현재의 부동산 상황에 비유한 것은 제게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이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도 정부든 언론이든 "집값 바닥"이라며 가계의 결단을 미루게 하는 상황. 결국 더 큰 충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그래서 단기적 충격이 있더라도 지금 가계가 결단할 수 있게 하는 펌랜딩(firm landing) 전략을 쓰자는 게 제가 신간에서 주장하는 내용 가운데 하나이고요. 어제 강연 통해 누가 뭐래도 이 위험한 상황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 경고하기 위해 분투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늦기 전에 위험한 전동차에서 뛰어내릴 수 있도록요. ^^

다시 한 번 어제 행사에 참석해주시고 참석은 못 하셨지만 늘 성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 꾸벅^^

 

by 선대인 2013. 11. 26. 10:20

 

일찍이 1990년대에 거품 경제가 무너지면서 잃어버린 10을 보내야 했고 아직까지도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일본 부동산 거품의 붕괴와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는 우리나라와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 원인으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지목된다.

 

-세계화에 따른 경제 구조의 변화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 1인 가구 급증

-거품 경제 시기에 대량으로 과잉 공급된 물량

-초저금리에 따른 거품으로 지나치게 높아진 주택과 토지 가격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부양책에 따른 거품 해소의 지연

 

우리나라의 사정과 놀랍도록 비슷하다. 심지어는 거품 붕괴시기에 남발된 무리한 부양책으로 거품 해소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우리의 상황과 비슷하다. 잃어버린 10년을 몰고 온 원인들 가운데 몇 가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현실을 진단해 보도록 하자.

 

일본 거품 경제의 배경

 

일본의 거품 경제 배경은 1985년에 체결된 플라자 합의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당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가 함께 누적되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다른 선진국들에 압력을 넣어서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대신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를 절상하는 합의를 체결하는데, 이것이 플라자 합의다. 당시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록해 오던 일본은 1년 동안 달러 대비 가치가 두 배로 뛰어 오르면서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플라자 합의 이전, 막대한 무역 흑자를 바탕으로 시중에 자금이 넘쳐났던 일본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금이 은행에 쌓여 갔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 정부는 금융완화법을 제정해서 기업들이 은행에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금리를 더욱 떨어뜨리고 통화량을 늘리는 경기 부양책을 들고 나왔다. 이렇게 되자 시중에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자금이 넘쳐났고, 저금리와 수출 상황 악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은 증권과 부동산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여기에 베를린 장벽 붕괴로 동구권이 무너지고, 이에 따라서 유럽이 막대한 경제 부담을 떠안으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일본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오면서 거품을 부채질했다.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에 한국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들어선 김대중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서 저금리 정책과 대출완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갔다. 세계적인 글로벌 호황이 찾아오면서 해외 자금이 유입되었다.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이러한 자금들은 기업의 설비투자보다는 증권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런 배경을 보면 한국과 일본의 부동산 거품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투자처를 찾아서 많은 양의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거품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일본은 주로 기업을 위주로 한 토지 시장이 거품을 주도한 데 비해 한국은 개인을 위주로 한 아파트 시장이 거품을 주도했다. 이는 일본과 한국 사이에 놓인 부동산에 대한 관점과 주거 문화 차이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일본 역시도 주택 거품이 끓어올라서 대량으로 주택이 공급되었고, 한국도 땅 투기 열풍이 불었다. 일본의 거품과 한국의 거품은 그 원인과 전개 과정에서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거품의 절정, 그리고 정부의 대응

 

거품 경제를 타고 일본의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오르고, 정부의 정책은 난개발을 촉진시켰다. 낙후된 지방을 개발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1987년에 만들어진 리조트법이 그 대표적인 예다. 당시 지방자치단체마다 대규모 리조트 개발 계획을 쏟아내면서 전국에 3천여 곳, 국토면적의 40%에 가까운 지역에 리조트 개발 계획이 수립되었다. 이는 땅값 급등을 더욱 부채질해서 부동산 거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획들은 결국 무산되었고, 실제로 완공된 리조트들은 줄줄이 부도사태를 겪으면서 지역경제를 추락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한국의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리조트와 골프장 개발에 나서고 각종 국제 이벤트를 유치했다가 큰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역 경제에 짐이 되고 있는 실정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지나친 거품은 꺼지게 되어 있다. 어떤 상품이든 언제까지나 가격이 오를 수는 없다. 어느 시점에서는 너무 비싸져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을 정도에 다다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가격 조정 압력을 받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정부도 압박을 받게 된다. 자산 가치가 폭등하게 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거품 경제의 폐해를 걱정하는 여론도 점점 커진다. 결국 일본 정부는 90년대 들어서 거품을 잡기 위한 대책을 세우게 된다. 통화량을 억제하고 금리를 올리는 한편, 토지 거래에 매기는 세금을 올리고 부동산 관련 융자를 규제했다. 한편 세계화 과정 속에서 기업들의 해외 진출, 특히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 이루어지면서 일본 기업들 역시도 토지 가격과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에 공장을 늘려 나갔다. 그만큼 국내의 토지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 압박은 더욱 심해진 것이다. 갑자기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잃어버린 10의 신호탄이었다.

 

이러한 거품 붕괴를 두고 한국의 기득권 언론에서는 너무 늦게, 너무 강한(too late, too strong)’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거품을 잡기 위한 대책을 너무 늦게 내놓았으며, 너무 강한 대책을 쓴 결과 거품을 갑작스럽게 꺼버려서 잃어버린 10년을 자초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오히려 거품이 걷잡을 수 없이 끌어 올라서 강력한 대책을 쓰지 않고서는 이를 잡을 방법이 없을 정도로 일본 정부가 궁지에 몰렸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인식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부동산 거품이 천정부지로 끓어올랐을 때, 참여정부에서는 기본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고 고 노무현 대통령도 2006년에 버블 세븐을 지목하면서 지금 빚내서 집 사면 패가망신한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으로 거품을 잡는 데에는 실패했다. 2003년까지 지속됐던 2000년대의 1차 부동산 폭등기가 일단락되자 부동산 기득권 세력들은 경착륙은 안 된다며 연착륙론으로 위장한 부양책을 주문했다. 그 결과 당시 이헌재 재경-강동석 건교 라인은 투기 과열지구 해제를 비롯해서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나섰다. 또한 건설업계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신도시 개발이 대대적으로 추진되면서 이른바 판교 로또로 상징되는 수도권 중심의 2차 부동산 폭등을 불러왔다.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는 오히려 강남불패의 신화만 키웠고 시장에서는 정부가 절대로 집값을 못 잡을 것이라고 비웃어댔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거품이 절정으로 치닫고, 궁지에 몰린 참여정부는 후반기에 들어서 초강수를 내놓아 거품을 잡아야 했다.

 

이미 한국의 아파트 시장은 인구 증가 둔화와 고용 불안, 고령화의 진행으로 수요층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태에서 투기 수요로 지탱되고 있던 실정이었다. 일부에서는 마치 참여정부가 너무 심한 부동산 과열 억제 대책을 내놓아 탓으로 거품이 붕괴되고 침체에 빠진 것처럼 주장하지만 이는 원인과 결과를 뒤바꿔 놓은 거짓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일본과 한국 모두 거품이 과열되는 시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거품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때 초강수를 두어서 거품을 잡아야 했다. 토건세력과 기득권 언론은 초강수가 문제라고 떠들지만, 진짜 원인은 단순하다. 실제 가치에 어울리지 않게 거품의 힘으로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올랐다면 그만큼 떨어지는 폭도 크고, 떨어지는 속도로 빠를 수밖에 없다.

 

버블 붕괴, 그리고 정부의 부양책

 

부동산 시장이 버블 붕괴 단계로 반전되고 기업 도산과 개인 파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문제가 빠르게 악화되자 정부에서는 부랴부랴 부양책을 내세우게 된다. 90년대 버블 붕괴 시기에 일본 정부는 부동산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해 1992~1995년 동안 무려 66.9조 엔에 달하는 각종 경기부양 대책을 쏟아냈다. 경기부양 대책 외에 2조 엔씩 세 차례 보완 대책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 재정투입은 73조 엔에 이른다. 이는 1994년 일본 정부의 일반예산 규모와 맞먹는 액수였다. 이처럼 막대한 재정을 경기부양 대책에 투입했지만 결국에는 버블 붕괴를 막지 못했다.

 

왜 일본의 부양책은 효과를 거두는 데 실패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 당시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은 토건업자들과 강력한 유착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경기 부양책의 속을 들여다보면 지나친 거품을 빼고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보다는 토건업계를 위한 각종 각종 건설 및 토건 사업들로 들어차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또 다른 거품을 조장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서 뚜렷한 계획도 없이 육지와 무인도를 연결하는 대교, 아무런 목적도 없이 산을 마구 훼손해 건설했으나 산토끼와 노루만 다니는 도로, 조그만 시골길과 연결되는 거대한 고가도로들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거품을 거품으로 막는 퍼주기식 경기부양대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버블붕괴를 막지는 못했다.

 

이런 부양책은 이명박정권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닮아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다가 좌절되자 들고 나온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규모 공공 토건사업을 일으켜서 건설업계에 막대한 돈을 퍼주었지만 결국은 강을 살린 게 아니라 오히려 망친 사업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사회 기반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토건업계를 먹여 살리기 위한 억지 사업으로 후대에 두고두고 짐을 떠넘겼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닮은 것이다.

 

일본의 건설 경기 부양책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부실 건설업체들의 상당수가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다. 버블 붕괴 초기에는 건설업체의 연쇄 도산이 일어났지만 90년대 중반까지 상황을 보면 일본의 건설업체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의 경제전문가인 사이토 세이치로에 따르면 건설 토목산업 종사자 수는 91604만 명에서 96년에는 676만 명으로 오히려 72만 명이 늘어났다. 반면 이 기간에 제조업 종사자 수는 1,563만 명에서 1,450만 명으로 113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또한 같은 기간의 건설 토목 관련 업체 수를 보면 60.2만 개에서 64.7만 개로 약 4.5만 개나 늘어났다.

 

부동산 거품이 일면 당연히 건설 붐도 일고 그에 따라서 회사가 늘고 규모도 커진다. 반대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건설 경기도 죽고, 부동산 붐 때 생겨났던 건설업체 수가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경기의 상승과 하강에 따라서 관련업계도 영향을 받는 게 자본주의의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 일본의 건설업체 수는 정부의 막대한 공공사업 확대에 힘입어 버블 붕괴기에 더 늘어났다. 그들은 당장은 살아남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 예산이라는 인공호흡기로 목숨을 부지하는 좀비기업들이 대폭 늘어났다. 부실기업의 퇴출이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살 수 있었던 기업들조차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좀비기업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건설사의 부실은 계속 증가했고, 결국 금융권의 부실 증가로 이어져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역시도 비슷한 상황으로, 정부의 무리한 부양책 때문에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좀비 건설업체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국의 건설업체 수는 외환위기 이후에 불어 닥친 부동산 열풍을 타고 세 배나 늘어났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러한 좀비 기업들은 특히 공공 입찰에서 덤핑을 남발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어 가고 있다. 박근혜정부에 들어서도 주택 공급 과잉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들고 나온 것이 공공 물량 축소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는 물량을 줄여서 민간 건설업자들을 살리자는 발상이다. 정말로 공급 과잉 문제를 풀려면 지금이라도 지나치게 비대하진 건설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시장 퇴출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 건설업계를 살리는 쪽으로 매달리게 되면 이들 업체들은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집을 지어댈 수밖에 없고,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공급 과잉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한편 일본 정부는 거품 붕괴 속도를 늦춘다는 명분으로 금리 인하 그리고 주가 부양에도 나섰다. 우정연금과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을 동원해서 주가를 떠받쳤다. 일본의 이 같은 주가부양 대책을 국제금융계에서는 당시 유엔 평화유지군의 머리글자인 PKO(Peace-Keeping Operation)에 빗대 PKO(Price-Keeping Operation)라고 조롱하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정부를 주식시장의 건전한 투자환경 조성자로 보는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특정한 목표주가를 정하고 정부가 투자를 결정하는 일본 정부를 조롱하는 표현이었다. 한편 정부는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격인 일본은행에 압력을 가해서 90년 상반기에는 6%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1994년까지 1.75% 선으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을 사들이는 수요가 늘어났지만 거품 붕괴 시대에 은행들은 이미 부동산 및 건설업계의 대규모 부실채권을 잔뜩 떠안고 있는 상태에다 신용경색까지 겹쳐 추가 대출을 할 여력이 없었다. 시장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점점 뚜렷하게 인식하게 됐기 때문에 기준 금리가 내려도 효과가 없었든 것이다.

 

일본의 거품 붕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잘못된 부양책을 남발한 결과,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국가채무 부담 때문에 90년대 후반에는 대규모 경기부양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자 부양책으로 연명하던 건설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이 위기는 부실채권 급증과 금융기관의 위기로 번졌다. 거품 붕괴 국면에서 부실해진 건설업계가 제대로 구조조정이 되지 못하면서 90년대 후반에는 결국 도산기업 수와 도산기업의 부채 총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이명박정부의 경제 정책과 크게 닮아 있다. 이명박정부도 경제위기로 주식시장이 반토막이 나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을 동원해서 주가 떠받치기에 나섰고, 한국은행에 갖가지 압력을 가해서 저금리 정책을 밀고 나갔다. 일본의 기준금리가 6%에서 1.75%까지 떨어지는 데에는 4년이 걸린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200885.25%이던 기준금리를 단 몇 달 만에 2%까지 내렸다. 그러나 온갖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부동산 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토건사업과 부동산 부양을 위해 국공채를 200조 이상 남발한 정부의 재정이 부실의 늪으로 빠졌다. 정부는 이를 숨기기 위해서 4대강 사업을 비롯한 대형 토목사업의 부채를 수자원공사와 같은 공기업에 떠넘겼다. 이에 따라서 정부 재정은 괜찮은 것처럼 보였지만 공기업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일종의 분식회계인 셈이다.

 

앞서 소개한 일본의 경제전문가인 사이토 세이치로에 따르면, 90년대에 일본 정부가 펼친 대대적 건설경기부양 대책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 진정한 원인치료를 미루게 함으로써 도태돼야 할 기업까지 목숨을 연명해 일본 경제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켰고, 초저금리 정책과 재정지출 확대로 격렬한 통증을 숨긴 결과 일본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의 원인 진단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한국은 과연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의 늪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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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11. 18. 09:51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특강> 오늘 마감입니다. 부동산 막차는 타시면 안 되지만, 이 특강 막차는 타시면 좋은 겁니다.^^ 당초 예정한 600명 신청 넘었지만, 신청 마감을 오늘까지로 정했으니 오늘까지만 추가로 신청받습니다. 언론 선동보도에 혹하거나 불안해하시는 주위 분들게 많이 알려주세요.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349

by 선대인 2013. 11. 11. 12:48

 

안녕하세요. 선대인소장입니다.

 

제가 최근 국내 최대 전자책서점인 리디북스에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3부까지 업데이트돼 있으며, 모두 5부까지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번 시도는 전자책 시장을 활성화하는 한편 독자들의 요구에 좀더 적시에 대응하려는 시도입니다. 

 

다행히도 많은 분들 성원에 힘입어 리디북스에서 1~3부가 주간 판매 종합 1위와 6위, 8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과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http://ridibooks.com/pc/detail.php?category=420&id=1264000001&p_gb=2&sc=default

 

이번 책은 연재가 끝난 직후인 11월 25일경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종이책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11월 25일 열리는 연구소 주최의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특강에서 현장 판매되니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책은 제가 4년만에 부동산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출간하는 책으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상황에 맞춰 일반 가계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쓰고 있습니다. '집값 바닥론' 등 부동산 광고를 매개로 한 언론들의 편향된 선동보도를 견제하려는 차원이기도 합니다.

 

제가 볼 때 지금은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 언론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판단을 그르칠까 많이 걱정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리디북스 연재와 종이책 출간에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리고 주변에도 일독을 권해주시기 바랍니다.

 

늘 성원과 응원에 감사드리며, 남은 가을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by 선대인 2013. 11. 11. 12:45

 

주변에는 2000년대 중후반에 집값이 더 뛰면 어쩌나하는 공포감에 뒤늦게 집을 산 하우스푸어들이 많다. 이들은 막대한 빚 부담에 생활이 쪼들려도 집을 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사회에서 내 집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소유 재산이 늘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에 입성했다는 신분 증명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 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면서 어떻게 장만한 집인데, 이걸 포기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어떻게든 버티고 참아내다 보면 집값이 다시 올라서 손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그런 기대에 사로잡혀서 하우스푸어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강제로 집을 경매에 넘기는 최악의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다. 혹시라도 직장을 강제로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가정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하우스푸어들은 마지막 상황에 이르기 전까지는 결단하지 못한다. 보통 하우스푸어들은 행동경제학에서 설명하는 몇 가지 심리적 상태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우선, 확증편향이다. 자신이 집을 산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현실은 그게 아닌데도 최대한 미래의 집값 시세를 낙관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조금 지나다 보면 오르지 않을까하며 최대한 사태를 낙관적으로 보려 한다. 집값이 향후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언론들의 집값 바닥론이 그토록 계속 틀리는데도 되풀이되는 이유는 많은 하우스푸어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기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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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손실 회피 경향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같은 크기의 이득을 얻는 것보다 손실을 피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런데 집을 팔기 전에는 손실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하우스푸어들은 집을 팔기를 주저한다.

 

셋째로는 보유효과다. 이미 자신이 한동안 살았던 집이기에 자신이 직접 쓴 일기장처럼 더 많은 애착과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우리 동네는, 내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동네는, 내 집은 뭔가 저평가됐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넷째로, 매몰비용의 오류에 빠진다. 이미 지불한 비용이 아까워서 새롭게 판단해야 할 시점에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미 오천만원의 이자를 냈고, 집값이 2억 원이 빠졌기에 25천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며,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을 다시 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이 아까워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결국 하우스푸어들은 이런 심리적 편향들을 극복하고 냉철하게 따져야 한다. 지금까지 벌어진 기왕의 일은 잊어버리고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향후 미래 집값에 대한 전망을 냉철하게 하고, 집을 계속 보유할 경우와 집을 정리할 경우를 나눠 어느 쪽이 더 합리적 선택인지를 따져야 한다.

 

, 부동산 대세 하락기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에서 가계의 현금흐름, 그리고 부채 및 이자 상환 가능 여부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가상의 예를 들어보자. 한 맞벌이 부부의 연 소득의 7천만원인데 6억원 가운데 60%36천만원의 빚을 얻어 집을 샀다고 하자.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연 4%만 쳐도 연 1440만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거치기간이 끝나 원리금을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한 해에 약 3200만 원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물론 원리금을 갚아나가면서 조금씩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날이다. 어쨌거나 한 동안은 연봉 7천만 원의 절반 가량으로 주택대출을 갚는데 쓰게 되는 것이다. 향후 부부의 소득이 늘 수 있으나, 아이가 커면서 교육비와 각종 생활비 지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 정도 대출을 갚아가면서 생활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향후 부부의 소득이 몇 년 안에 급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란 매우 드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합리적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집을 팔고 빚을 청산할 경우와 집을 계속 보유한 채 버티는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냉철히 따져보는 게 도움이 된다.

 

우선, 집을 팔아 빚을 최대한 갚고 남은 돈으로 주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조금 더 작은 아파트나 빌라로 이사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약 이 부부가 계속 버티면 5년만 지나도 이자만 7천만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집을 팔고 전세로 사는 대신 은행 대출에 대해 이자로 낼 돈을 저축하면 5년 동안 같은 금액의 돈을 모을 수 있다. 향후 집값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5~7년 가량 열심히 저축하고 부부 소득이 조금 더 늘면 크게 빚을 내지 않고 다시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우리 연구소가 보기에는 S씨 아내가 얘기하는 것처럼 앞으로 집값이 다시 올라서 집을 못 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거의 안 해도 된다.

 

이번에는 집을 팔지 않고 계속 지금처럼 버틴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매년 생활비의 절반 정도를 빚 갚는데 써야 한다. 더구나 생활은 계속 쪼들리는데, 집값마저 추가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그 경제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다. 그것도 20년이나 은행의 노예처럼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20년이 지나면 이미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빚은 다 갚는다고 해도 노후를 집 한 채에만 의지하기에는 너무 불안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따져보면 많은 경우에는 지금이라도 집을 정리하는 게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빚에 쪼들리지 않으면서 삶의 질도 높이는 방법일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적어도 하우스푸어 가계는 자신들이 가진 심리적 편향들을 최대한 걸러내고 냉철하게 현실을 판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특강(11월 25일 저녁)

오늘 신청 마감합니다.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349 

 

 

 

 

by 선대인 2013. 11. 11. 10:26

 

정부여당이 주택 취득세를 8.28대책 시점부터 소급해 인하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4.1 대책의 약발이 두 달을 넘기지 못 하자 토건업자들과 기득권 언론들은 취득세 감면 효과가 한시적으로 이루어진 탓이라면서 취득세를 영구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한 결과다. 이에 앞서 정부는 8.28대책에서 취득세를 주택 가격별로 조금 다르지만 대략 취득세율을 1%포인트 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8.28대책 이후 호가 위주로 잠시 반등하는 것 같던 주택시장이 다시 가라앉자 어제 부랴부랴 취득세 감면 확정 방침을 내놓았다. 자신들이 선동했던 집값 바닥론이 먹히지 않자 다시 정부와 정치권에서 법안을 확정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압박을 가한 때문이다.

 

필자가 지난 5년간 언론의 부동산 관련 보도행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패턴을 되풀이한다고 설명한 그대로를 다시 따라가고 있다 : 부동산 대책집값 꿈틀집값 바닥론집값 재하락"정부정치권이 필요한 조치 안 해서 부동산 무너진다""새 대책 내놔라"

 

어쨌거나 언론들은 또 다시 얼어붙은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등의 보도를 내놓고 있지만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있어 봐야 취득세 감면 효과 정도의 반짝 효과도 잘 안 나올 것이다. 왜 그럴까? 취득세 때문에 거래가 안 된다는 말이 성립하려면 적어도 다음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집값이 비싼 것은 거래 과정의 취득세가 주요한 원인이다.

-거래 수요가 있는데 취득세 때문에 비싸서 거래가 안 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말이 안 된다. 거래 절벽이 걱정될 정도로 집값이 비싸다면 그것은 여전히 집값이 너무 비싼 때문이다. 물론 최소 몇 억원 짜리 주택을 거래할 때 1%의 취득세 부담을 깎아주는 것도 금액으로는 작지 않다. 하지만 집값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매입 및 거래 비용에 비춰보면 결국 1% 가량 할인해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원래 살 생각이 없던 사람들이 물건 값을 1% 할인해준다고 해서 살 사람이 얼마나 되나. 그것도 최소 수억 원 이상 하는 주택을 말이다. 이것이 백화점 바겐세일과 취득세 감면의 근본적인 차이다.

 

보통 백화점 바겐세일은 30~40% 할인이 기본이다. 이 경우 바겐세일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원래 눈독을 들이던 물건을 사려던 사람들이 세일 기간에 맞춰 사는 효과다. 2) 원래는 살 마음이 없던 사람들이 물건 값을 대폭 깎아주니 물건을 사게 되는 효과다. 그런데 취득세 감면에 따른 효과는 두 가지 가운데 1)번의 효과밖에 없다. , 집을 원래 사려던 사람들의 취득세 감면 기간에 맞춰 집을 사는 효과는 생기지만 원래 집을 살 생각이 없던 사람들까지 집을 사게 하는 효과는 사실상 없다.

 

이는 그동안의 실제 거래 추이를 보면 단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림1>의 위쪽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취득세 감면에 따른 거래량 증가현상과 감면기간이 종료되는 마지막 달에 거래가 몰리는 막달현상, 그리고 이후 거래가 끊어지는 절벽현상이 분명히 발생한다. 하지만 취득세 감면 종료 전후까지 포함한 4개월간의 평균거래량을 내보자. 그러면 <그림 1>의 아래 그래프에서처럼 취득세 감면 기간 전후의 거래량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취득세 감면으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다. 취득세 감면에 따른 거래량 증가 효과가 전혀 없이 거래의 진폭만 키우고 이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8.28대책에서 밝힌 것처럼 취득세율을 영구 인하하면 백화점 바겐세일에서 나타는 1)번의 효과조차 사라질 것이다. 이제는 취득세가 인하된 상태가 일반적인 취득세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림 1> 취득세 감면과 주택 거래량 추이

 

 

물론 어차피 집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취득세 인하가 법제화되면 사려고 기다렸던 대기수요가 일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간이 끝나고 나면 거의 아무런 효과도 없어질 것이다.

 

 

대신 취득세 영구 인하에 따르는 한 가지 효과는 분명해진다. 광역 지자체 세수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 세수를 축내는 정책을 정부는 추진하고 있다. 정부 추산으로도 취득세 인하로 전체 광역 지자체 세수 가운데 24천억원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이 정도 세수면 중앙정부가 지원에 난색을 나타내는 무상보육 예산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부동산 시장을 떠받친다는 이유로 부동산 세금을 깎아준 결과 대다수 가계들을 위한 복지 혜택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게 무슨 블랙코미디인가. 효과라도 있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효과도 없는 취득세 감면으로 24천억 지방세수 날리면 일반 시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 그런데 이 같은 취득세 코미디를 벌이도록 정부와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한 언론사들이 늘 돈이 없어 복지를 못한다고 주장해온 언론사들이다. 부동산 광고를 매개로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부동산 세금은 얼마든지 깎을 수 있지만 복지에 쓸 돈은 결코 없다는 식이다. 이런 엉터리 보도들로 인해 거래 활성화 효과도 없는데, 가뜩이나 심각한 지방 재정난을 부추기고 빈약한 복지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뿐이다.

 

 

일반 시민들이 분노할 지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취득세 인하로 인한 세수 부족분을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메우겠다고 정부여당은 밝혔다. 기존 부가가치세에서 지방에 나눠주는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지만, 결국 그만큼 중앙정부 세수가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직접세인 법인세와 소득세를 대폭 깎아주고 부가가치세수를 늘려온 추세로 볼 때 또 다시 중앙정부의 부족해진 세수는 부가세 대상 등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실은 효과가 전혀 없는데도) 서민 증세를 하는 꼴이다.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조세제도를 통한 불평등 완화효과가 압도적인 꼴찌인데 이것을 시정하지는 못할 망정 소득 역진적인 간접세 부담을 늘리고 있으니 이게 무슨 짓인가. 떠받치지도 못하는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겠다며 가뜩이나 빈약한 복지를 확충할 지자체 재정은 축내고 서민 증세를 하고 있는 꼴이 아닌가. 이 땅의 성실한 납세자라면 모두가 분노해야 할 상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게 과연 정부가 할 짓인가?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특강(11월 25일 저녁)

신청자에게 <국내 주택시장의 현재와 미래>(3만9천원) 제공

현재 600석 가운데 480석 신청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1349 

 

 

by 선대인 2013. 11. 5.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