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가 근 4년 만에 부동산을 주제로 한 책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를 출간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부동산시장이 정말 위험한데, 정부는 "빚 내서 집 사라"고 하고 언론은 "집값 바닥"을 부르짖으니 저라도 경고를 해야겠다는 책무감으로 책을 썼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고 주위 많은 분들께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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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나라에서는 집 문제로 거의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다. 하우스푸어는 하우스푸어대로, 세입자는 세입자대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은 내리는데, 전세값은 치솟으니 모두가 혼란스럽고 힘겹다.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니 ‘부동산이 미쳤다’고 표현한다.
사람들 눈에는 부동산이 미친 것으로 보이겠지만, 정작 미친 것은 탐욕에 사로잡힌 부동산 기득권세력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듯이 진짜 위험한 것은 자연이 아니라 사람들의 탐욕이다. 자연이 치유력을 갖듯이 부동산시장도 치유력을 갖는다. 그 치유 과정에서 생기는 과도한 충격은 막아야 하지만, 치유 과정 자체를 가로막으면 종래는 더욱 위험해질 뿐이다. 그 결과 자욱한 안개 속에 뾰족뾰족한 암초가 곳곳에 널려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든 언론이든 전문가(=실은 특정 업계의 대변자들)든 ‘빚내서 집 사라’는 말뿐이다. 어둠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낭떠러지 쪽으로 안내하는 꼴이다.
이 위태로운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이 책을 쓰게 됐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크게 네 가지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첫째,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둘째, 건설업계-부동산업계의 논리에 사로잡힌 정부나 언론 보도를 맹신하면 자신의 삶에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셋째,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넷째, 주택문제와 관련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공동체로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 차원에서든 연구소 차원에서든 부동산에만 초점을 맞춘 책은 근 4년 만이다. 이 책은 그 동안 고민하고 연구해온 결과물이 농축돼 있다. 그러면서도 독자들이 최대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도표가 많은 책은 어려울 거라는 선입관을 갖는 분들이 많은데, 이 책이 그 선입관을 깨줄 것이라고 믿는다.
2008년 말 부동산시장 급락을 경고한 이래로 국내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가장 정확히 분석하고 전망해왔다고 자부한다. 그 덕에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도 들었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언했다. 이 책에 담은 내용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새로운 주거의 미래를 열어 가는데 조그만 힘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3년 11월
재헌, 재인, 그리고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