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종료와 관련해 한국 언론들 대부분이 '상당 기간 저금리 유지'라는 표현을 달았다. 정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 연합뉴스의 첫 보도가 그런 제목으로 나가니 후속 언론보도들이 거의 대부분 비슷한 제목을 달았다.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라는 표현은 FRB가 구체적 금리 인상 시기를 미리 특정할 수 없어서 쓴, 매우 모호한 표현. 이번에 처음 쓴 것도 아니어서 어쩌면 큰 의미가 있는 표현도 아니었다. 그런데 국내 언론들 대부분이 이 표현을 제목에 넣어 미국 금리가 오를 때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더 걸릴 것과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건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사실 왜곡에 가깝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 분분하지만, 대체로 내년 상반기~2016년 초 정도로 예상한다. 국내 신문들 제목의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이 그런 시간 범위를 전달할 수 있을까. 그런데 굳이 제목으로 뽑아서 국내 신문들이 그걸 강조하면 '아직 금리 오르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시그널을 주게 된다. 그건 잘못된 시그널이 될 공산이 크다.


참고로,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의 주요 언론들의 관련 보도를 보면 미국이 양적완화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내용을 팩트로 전달하거나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수순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제목을 달았다. 국내 언론들처럼 '상당 기간'을 제목에 사용한 보도는 없었다. 왜? 큰 의미 없기도 하고, 이미 연준이 여러 차례 사용했던 표현이라 뉴스도 아니니까. 내가 보기에 어제 연준 발표 가운데 더 뉴스 가치가 있었던 것은 “연준이 현재 예상하는 고용, 물가 목표에 더 빨리 접근한다면 금리 인상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문장이다. 해외 언론들 가운데는 그 표현에 주목한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우리도 그 표현에 주목하고, 그럴 가능성에 일정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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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10. 31. 10:26




초유의 실험이었던 양적완화가 드디어 끝난다. 양적완화라는 돈의 힘에 많이 기댔던 나라일수록 양적완화가 끝나는 과정에서 통증이 클 것이다.


연준, 양적완화 종료 선언.."상당기간 초저금리"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41030040411291


지난 번 글에서 간단히 지적한 바 있지만, 미국의 양적완화가 마무리되면서 한국경제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적지 않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도 공공과 민간부문 가리지 않고 엄청나게 폭증한 부채(이자성 총부채 3400조원)과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증시 투자 자금 억 달러)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한국경제가 대내외 상황 변화에 매우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양적완화 종료는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자면 그 동안 극심한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를 구하기 위해 밟았던 가속페달에 가하던 힘을 단계적으로 줄여 이제 완전히 떼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제 이 단계를 벗어나 2015년 이후에는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브레이크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소개한 기사에서 '상당기간 초저금리'라는 표현 때문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사에도 나오듯이 그래봐야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의 대략적 범위가 내년 상반기에서 2016년 초에 걸치는 정도일 뿐이니까. 물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무조건반사처럼 한국 금리가 곧바로 따라움직일 거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양적완화에 따라 전세계에 뿌려졌던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들이 결국 미국으로 환류할 수밖에 없다.


2014년 2분기 현재 외국인의 국내 투자 총액은 1조 51.9억 달러인데, 이 가운데 주식이나 채권 등 증권시장에 투자된 금액이 6471.5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전체 외국인 투자 총액 가운데 61.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4019억 달러(달러당 1055원 적용시 424조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다시 늘어났다. 이들 가운데 상당 부분이 미국의 저금리 자금을 빌려 해외의 상대적 고금리 자산에 투자한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이다. 이들 자금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상당 부분 빠져나가면서 한국의 주가와 환율, 시장금리를 요동치게 만들 공산이 크다. 결국 이 같은 급격한 자본유출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행 또한 ‘울며 겨자먹기’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려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공산 또한 따라서 커지게 된다. 이 같은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적어도 1~2년 안에는 국내 금리도 따라오르는 등의 파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길게 잡아야 2~3년 정도의 시간이 우리 앞에 남아 있는 셈이다.

이 시기 동안 한국경제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서 말한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하면서 전면적인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일정하게 통제 가능한 수준의 충격을 겪는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 이미 한국경제는 부채 구조조정을 너무나 오랫동안 미뤄왔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주택대출 규제완화와 각종 ‘빚 내서 집 사라’른 식의 대책을 거둬들이고 주택대출 규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고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야 한다. 또한 조선과 해운, 건설 등을 중심으로 좀비업체처럼 살아 있는 부실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과 퇴출 등의 정리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부실 계열사에 대한 처리를 미뤄 이미 그룹해체로 이어지다시피 한 STX그룹이나 웅진그룹, 동양그룹은 말할 것도 없고, 부실 계열사 정리를 미룬 일부 중견 재벌사들도 다시 위기의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가계부채 다이어트와 부실기업들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구조조정을 이뤄내지 못하고 미국 출구전략의 여파를 한꺼번에 겪게 되면 한국경제는 또 한 번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지금 많은 시간이 주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정부당국과 기업 및 가계들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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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10. 30. 10:36



IMF "韓, 미국 금리인상 충격오면 亞국가중 가장 큰 타격"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41027145012659&RIGHT_COMM=R9


국제통화기금이 이런 경고를 하는데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별 문제 없다는 정부 당국, 정말 별 문제 없을까요? 이미 저나 저희 연구소는 여러 차례 경고했습니다. 국내 증시에 들어와 있는 550조원 이상의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 금리 인상을 계기로 빠져나갈 때 주가 하락과 환율 급등 등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이런데도 정부 당국은 미국의 출구전략에도 미국 경기가 회복함에 따라 수출이 늘어나니 경제 전체적으로는 괜찮다고 한가한 소리를 했지요. 삼성전자, 현대차 지금 괜찮나요? 다른 요인도 있지만 환율 효과 소진되는 가운데 엔저 등으로 수출은 오히려 정체를 넘어 감소 상태입니다.


더구나 기사에는 제대로 언급되지도, 국제통화기금이 제대로 알기도 어렵겠지만,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위기의 도화선을 만들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 국내의 이자를 내야 하는 총부채(가계+기업+공공)만 대략 3300조원. 금리가 1%만 올라가도 이자부담이 33조원 증가합니다. 33조원은 GDP의 2.5%에 해당하는 규모.


그런데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2017~2018년경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제로금리에서 4%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예측. 한국이 지금 금리에서 미국 예상 인상폭의 절반인 2%만 상승해도 큰 충격이 있을 겁니다. 큰 흐름에서 미국의 경기 회복은 지속되고,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하반기 이후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에 가깝습니다. 뻔히 보이는 이런 판에도 구조개혁과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하기는커녕 '빚 내서 집 사라'는 정부, 제 정신일까요?


이미 외환위기 이후 거듭된 정부정치권의 정책 실패와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행태로 문제는 커질 만큼 커져 있습니다.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을 만들어놓은 다음에 결국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방법은 없습니다. 일이 커지기 전에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문제가 불거지는 초기에 문제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에 관해서 저는 시종일관 부채 다이어트와 '시장청소'가 일어나는 구조개혁을 얘기했습니다. 위기 관리 시나리오도 갖춰야 한다고 했고요. 특히 부동산과 부채문제와 관련해서는 '펌랜딩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저의 책 등에서도 줄기차게 그런 경고와 해법을 제시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최고 리더십이나 정부당국자들은 그런 말을 듣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기획재정부나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에서 관련 당국자나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나 강연을 진행하면서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그들의 정책기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기본 모드는 '내 임기 안에만 아니면 괜찮아"이니까요. 하긴 그런 모드는 정권을 가진 자들이 가장 강하긴 합니다. 당장 주택대출규제를 대폭 풀어버린 최경환부총리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 안타깝지만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이렇습니다. 정부의 말을 너무 신뢰하지 마세요. 정부와 언론은 계속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을 해도 부채가 많은 분들은 절대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사상 최저 금리인 지금 부채를 줄여놓으세요. 보험, 사교육비, 소비습관 등 모든 부분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세요. 그래야 그나마 새 출발할 여력이라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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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10. 28. 0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