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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악화,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증권사 및 은행들의 실적 악화 및 부실채권 증가, 건설업계의 줄도산 위기, 공기업 부채 및 가계부채의 급증,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 무산, 수도권 부동산 가격하락 및 침체, 하우스푸어의 증가, 금값 하락세의 지속, 주식시장의 거래 침체, GDP성장률 하락과 경기 침체의 장기화...
최근 몇 년간 일어난 경제적 현상들이다. 굳이 자랑할 생각은 없으나 필자는 개인적으로든 연구소 차원이든 이들 현상들 대부분을 사전에 또는 사태 초기에 경고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관련 당국이나 각종 재벌계 또는 정부 산하 연구소들보다는 더 정확하게 경고하고 예측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이 같은 경제 현상들 대부분은 한국경제의 위기나 구조적 문제점들을 드러낸다. 이에 더해 필자는 집값이나 주가든 대체로 늘 장밋빛 전망으로 부풀리는 언론 보도들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그래서인가. 한국 언론들의 상당수는 필자에 ‘미스터둠’ ‘비관론자’ ‘폭락론자’ 등의 딱지를 붙인다.
구체적 근거도 없이 막연한 막연한 믿음만으로 세상을 비관적으로 본다면 비관론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종교적 종말론자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실이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그런 현실을 구체적인 근거와 분석을 통해 설명했다고 해서 그것을 비관론이라고 표현하는 게 온당한가. 비유하자면, 환자가 중병에 걸려 있는데 이 환자를 진단한 의사가 ‘환자가 중병에 걸려 있다’고 말하는 것이 비관론인가.
언론들의 이 같은 딱지붙이기에는 무책임한 장밋빛 보도를 되풀이해온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고 정확한 경고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려는 속내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상당수 언론들은 2009년 이후 온갖 계기가 있을 때마다 ‘집값 바닥론’을 보도해왔다. 적어도 수천 건의 보도가 잇따랐다. 정부 부양책 등에 따른 단기적 반등이 일어나기는 했어도 큰 흐름에서 집값 바닥이 확인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이들 언론들은 자신들의 섣부른 보도행태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을 한 적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정부다. 지금 한국경제에 나타나는 각종 위기는 돌발적인 게 아니다. 많은 경우 제도적 미비와 정책 실패들이 누적돼 발생한 ‘예고된 위기’다. 조기에 제대로 대응했다면 피할 수 있거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예고된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상책이며, 위기가 예고되는 초기에 개선하는 게 중책이다. 위기가 터지고 나서야 온갖 난리법석을 떨면서 막는 게 하책, 위기가 불거져도 계속 대처를 미루다 어느 시점에 손쓰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게 최하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하책이나 최하책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나 움직였다. 그 결과 경제적 충격은 커졌고, 덩달아 국민들의 부담은 커졌으며 대다수 서민들의 삶은 어려워졌다.
한국경제에 또 한 번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했다. 내년 상반기에서 내후년 상반기 중에는 미국의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예측이다. 이는 가계부채 및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의 부채를 포함한 총 이자성 부채가 3400조원을 넘는 한국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단기 투자성 자금인 외국인의 증권투자액이 650조원을 넘어 급격한 자본유출에 따른 주가 급락과 환율 급등 리스크에 매우 취약하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한국 경제를 왜곡된 형태로나마 지탱해오던 삼성전자 등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확 꺾였다. 조선, 건설, 철강 등의 주요 기업들은 좀비기업 상태로 지탱되면서 시장청소가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괜찮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세월호사태에 비유하자면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에 가깝다.
안타깝지만, 괜찮지 않다. 정부와 언론은 계속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을 해도 부채가 많은 이들은 절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사상 최저 금리인 지금 부채를 줄여야 한다. 보험, 사교육비, 소비습관 등 모든 부분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기 바란다. 그래야 최악의 경우를 피할 수 있고, 일정한 시점에 새출발을 기약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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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에 따르면 최경환경제팀이 추가 돈 풀기는 중단하고 강도높은 구조개혁에 들어간단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 등으로 국내외 경제 요동치니 "앗! 뜨거" 하는 모양새다. 양적완화 종료라는 이미 예고된 사태의 파장도 못 내다보는 실력으로 무슨 경제운용을 하나.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판 아베노믹스"를 떠들며 돈 풀기 정책을 내지르더니 이제야 겁이 나는 모양.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372563
이제서라도 제대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그럴 것 같지 않다는 거다. 정부는 구조개혁과 체질개선 대상으로 공기업 금융 노동 교육 복지 등을 거론했다. 자기들이 잔뜩 부풀린 공기업 부채 문제 등을 이제 와서 줄인다고 난리치고, 교육 복지 등을 손댄다는 건 그 쪽 예산 줄이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저출산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데 그 쪽 예산을 줄이는 게 구조개혁인가.
정부가 구조개혁하겠다면 핵심 과제는 숱한 좀비기업들이 남아 있는 건설, 조선 등의 산업 구조조정과 기업 및 가계 전반의 부채 다이어트여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강도높은 구조개혁을 하겠다면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포장만 그럴 듯할 뿐 번지수를 잘못 짚은 셈이다.
크게 논평의 가치는 없지만, 정부가 어제 내놓은 ‘서민 주거비 완화 대책’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전세난이 심각하지 월세는 내림세인데, 전세난은 언급도 없이 월세대책을 내놓았다. 왼다리 가렵다는데 오른다리 벅벅 긁고 있는 격.
정부 정책 참 편하게 한다. 전세대책: 전세 대출 금리 낮춰줄게. 월세대책: 월세 대출 금리 낮춰줄게. 이런 식이다. 하지만 그런 정책은 이미 경험했듯이 단기적으로는 서민들 이자 부담 줄이는 듯 하지만 결국 시장 유동성을 늘려 오른 전월세 가격을 떠받치는 꼴이다. 사실 정부 속내가 그것일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