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단상1:
미국 세일오일 생산에 따른 공급 증가와 중국 등의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그리고 미국 양적완화 종료 등에 따른 강달러 현상 등이 유가 하락의 구조적 배경. 오펙이 감산을 거부하고 가격 전쟁을 벌이기로 함에 따라 유가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는데, 결국 이 가격 전쟁에서 미국의 승산이 높아보인다.
오일 대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의 재정과 경제가 오일 판매 수입에 기대는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에 따른 미국 세일오일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원유가 인하에 따른 다른 여타 산업의 경기 활성화 효과로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일오일이 80달러대 아래에서 지속적으로 머물 경우 추가적인 세일오일 채굴과 생산은 어렵겠지만, 이미 생산되고 있는 세일오일의 경우에는 유가가 70달러대 아래로 내려가도 얼마든지 생산이 될 것이다. 그만큼 유가전쟁으로 미국의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뜻. 어쨌든 원유가를 둘러싼 오일패권 전쟁, 향방이 주목된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정유업계는 어려워지겠지만, 원유가 하락으로 생산원가와 기름값 인하 효과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가 얼마나 기름값을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단상2:
매경 1면에 '주택시장 흔드는 1천만 에코세대'라는 제목으로 에코세대 때문에 주택시장 붐이 다시 일 것처럼 쓰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 베이비붐세대의 자녀들인 에코붐세대의 숫자를 베이비부머들보다 더 부풀리는 신공과 취업난과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세대가 베이비부머들처럼 수억 원대 집을 마구 사줄 거라는 허황된 상상력이. 일부 수도권 인기 청약단지에서 돈 있는 일부 부모세대가 도와주거나 자녀들 명의로 분양받은 것을 침소봉대하지 말기를.
요동치는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선대인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통해 안목을 키우세요.
글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멀쩡한 4대강을 죽이는데 22조원을 들이고 그 유지관리비용으로 내년에만 7천억원 넘게 들어가지만 이 사업을 추진한 공무원들은 처벌은커녕 훈장을 받고 줄줄이 승진했다.
자원외교라는 미명 아래 에너지 공기업들 압박해 수십 조원의 부실한 투자를 진행해 손실만 잔뜩 떠안게 했지만 mb와 관련 위정자들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가뜩이나 전세계적으로 법인세율이 낮은 상태에서 2008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법인세를 낮췄고 각종 비과세감면을 남발했다. 그렇게 해서 한 해에 줄어든 세수만 대략 7조원이다. 서민경제 지원하겠다던 감세 정책은 서민들 세 부담 늘리는 것으로 끝났다.
부동산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일시적 효과밖에 없는 취득세 영구 인하를 통해 지방세수 매년 2조4천억을 날리고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자체들 줄줄이 복지 예산 줄이게 만들었다.
안전 강화라는 미명 아래 세월호 사건 이래로 안전예산을 대규모로 편성한 것처럼 했지만, 속살을 뜯어보니 토건예산으로 점철돼 있다. 세월호 인양에는 돈 쓰는 것을 반대하는 정치인인 지역구 예산 1000억 원 챙기는데는 혈안이 돼 있다.
이러고 나서 우리 아이들 급식 예산 수천억원은 돈 없어 못 하고 대학 반값등록금 공약과 기초연금은 돈 없어 못 한단다. 4대강사업과 유지관리 비용만 있으면 국공립대학 등록금을 영구히 무상으로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재벌 3,4세들이 탈불법적인 승계로 수조원대의 자산가가 돼도 상속세는 제대로 걷지 않고, 겨우 2.5%정도의 실효세율을 적용하는 부동산 임대소득세조차 제대로 걷지 않는다. 세수가 펑크나면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미명 아래 담배세 인상 같은 간접세를 올리는 방식으로 서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긴다.
출산율은 세계 188개국 가운데 186위 수준이고, 고령화 속도는 지금까지 가장 빨랐던 일본을 앞지르고 있는데 아이들 보육에도, 노인들 노후를 편하게 모시는데도 돈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OECD국가들 가운데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20,30대부터 노후 걱정하느라 제대로 미래를 꿈꾸지 못한다.
온갖 미명 아래 엉뚱한 곳에 돈을 탕진하고 나라 살림을 거덜내고도 국민들 삶의 질을 올리는 친생활(교육, 복지, 문화)에 쓸 돈은 없단다. 토건사업 예산은 OECD 최고의 비중인데도 줄일 생각을 않고, 복지예산은 꼴지 수준인데도 늘릴 생각을 않는다. 미래 투자라는 미명 아래 R&D투자 예산은 OECD 최고수준으로 편성하지만 효율성은 지극히 낮고 그 혜택의 대부분은 재벌대기업에게 돌아간다.
세수가 부족하다면서도 이명박정부에서 추가로 깎아준 비과세감면액만 3대 국세에서 60조원이 넘고 그 대부분이 대기업과 고소득자에게 돌아갔는데도 그걸 줄일 생각을 안 한다. 이런 식의 나라 살림살이를 하니 OECD국가들 가운데 조세와 재정지출에 의한 불평등 완화 효과가 압도적인 꼴찌다.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감세정책을 실시했다는 이명박정부 이래로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저소득층일수록(1분위=하위 20%, 5분위=상위 20%) 소득 대비 세금부담이 더 많이 늘어났다.
<그림>
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내 장담하는데 나라 살림살이를 이 따위로 하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고, 서민들 삶이 파탄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다. 이미 한국 사회는 빠른 속도로 망가지고 있다. 가뜩이나 부동산 거품과 부채가 잔뜩 쌓여 있는데 한국 경제의 5~10년 후 앞바다에 쓰나미처럼 밀어닥치는 저출산고령화 충격에는 무방비 상태다. 이미 출간한지 4년이 돼가는 <프리라이더> <세금혁명> 출간 당시 나는 이 같은 절박감 때문에 나라 살림살이의 혁명적 개혁을 주장했다. 이후 내가 경고했던 내용들은 대부분 현실이 됐지만, 이후로도 나라 살림살이는 나아진 게 없고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땅의 기득권세력들이 국민을 기만하고 수탈해서 나라 살림살이가 파탄나도 국민들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이 나라는 필시 망할 수밖에 없다. 망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나라 살림살이의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 오히려 제대로 된 세금혁명으로 나라 살림살이를 제대로 꾸리면 10년~20년 후에는 이 나라를 훨씬 더 행복하고 건강한 나라로 만들 수 있다. 지금 이 나라는 망하느냐, 흥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