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리가 오르면 한계가구 중 일부가 디폴트할 것" "(한계가구 디폴트)는 통화 당국의 영역이 아니다" "내년 한계가구 중 일부 디폴트가 와도 통화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다이주열 한은총재가 한 언론사 주최 포럼 질의응답에서 했다는 답변이다.


http://media.daum.net/economic/finance/newsview?newsid=20141119003305975


정말 어이없고 무책임하다그리고비겁하다내년에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고기준금리내리면 가계부채가 느는 게 뻔한 줄 알면서도 기준금리를 잇따라 내렸나이총재 스스로도 말하듯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리가 하락해도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해졌다." 사실이다결국 최근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는 하우스푸어부채 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는 효과가 거의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해놓고 이제 와서 내년에 금리 인상으로 한계가구 중 일부가 디폴트해도 한은은 책임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으니이게 책임 있는 당국자의 말인가내년에 금리가 올라 문제가 생겨도 자신은 책임을 벗어날 궁리에서 나온발언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내팽개치고 기재부 압력에 굴해 기준금리를 내리더니이제 와 기껏 한다는 말이 이렇다니 도대체 한국에는 믿을만한 공직자가 이렇게도 없나.


더구나 이총재의 무책임한 태도가 여전히 안이한 현실 인식과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더 문제다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가 금융기관대출부실로 연결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는소득이 있는 계층의 빚이 많아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물론 이 같은 인식은 이총재 외에도 많은 경제당국자들이나 금융권 관계자들 상당수가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니 특별하다고할 수는 없다그래도 한은 총재만은 남다른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 가계부채 문제가 괜찮다는 한국의 당국자들이 대는 근거를 들어보면 한심하다가계부채의대부분이 고소득층에 몰려 있고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규모가 2.2배정도로 높아서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레파토리다미국의 경우 부채의 고소득층 집중도가 한국보다 훨씬더 높았다또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세 배 이상으로 한국보다 더 높았다반면 소득 대비 부채 상환액의 비율도 한국보다 더 낮았다그런데도금융위기를 겪었다그런데도 한국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더구나 이총재는 한은 스스로 발행한 자료도 제대로 읽지 않는가? 2013년하반기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만 꼼꼼히 살펴봐도 고소득층에 부채가 많아 별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잘 알 수 있다당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소득 5분위(상위20%) 가운데부채가구가 가진 금융자산의 비중은 전체의 24.7%인데 비해 부채를 지지 않은 가구의 금융자산 비중이 29.6%에 이른다같은소득 5분위 가운데서도 부채가구의 부채 대비 금융자산 규모는 부채를 가지지 않은 가구보다 약 3.16배나 적다이 이야기는 소득 최상위계층인 5분위 중에서도 부채를 지지 않은 쪽에 금융자산도 몰려 있을 뿐,부채를가진 가구는 부채도 많지만 금융자산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음을 알 수 있다쉽게 말해 소득이 많은 가구라해도 부채가 많은 경우에는 모아 놓은 돈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이 경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의이유로 부채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될 때 부채를 갚을 여유 자금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말도 안 되는 궤변들을 늘어놓으며 정부 당국자들과 금융권 관계자들이"한국은 괜찮다"는 말만 입버릇처럼 내놓고 있다모두 거짓말이거나 착각일 뿐이다가계부채 1050조원을 포함해 총 3400조원의 이자성 부채를 쌓아놓고다른 나라들이 가계부채 다이어트를 할 때 열심히 역주행했던 나라가계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이미 170%(OECD평균 134%)를넘은 나라가 괜찮다면 그건 기적이다그것도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기의 문제일 뿐 거의 기정사실화되고있고한은 총재마저 이를 인정하는 상황에서도 이러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물론 현재의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가 이총재 한 사람이 초래한 문제야 당연히 아니지만,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총재도 일정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기 바란다정권에굴복해 가계부채 증가를 유도하는 금리정책을 펴고도이런 말로 책임을 벗어날 수 있다는 착각에서는 벗어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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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11. 19. 10:11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을 두고 논란을 거듭해야 하는 이슈가 한국에는 참 많다. 최근 복지 예산 확보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새정련 등 야권이 벌이는 법인세 부담 논란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법인세율 부담이 세계적으로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한다는 것은 <그림1>에서 보듯이 명백한 사실이다. 아래 <그림1>에서 한국은 해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는 아이슬란드나 스위스 같은 인구 수백만의 도시형 국가들이나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과거 동구공산권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한국은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이 매우 많아서 명목세율이 아닌 실효세율로 비교하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더 세율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1> OECD국가들의 명목법인세율 현황

주) OECD Tax Database 자료로부터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한 주장을 펼쳐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액 비중이 OECD 상위권으로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높으니 오히려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높은 것은 아래 <그림3>에서 보듯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높으니 오히려 낮춰야 한다는 결론은 악의적 왜곡과 심각한 논리적 오류의 산물이다.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따질 때는 법인세율을 따져야지,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을 따지면 안 된다. 후자는 전경련과 산하 연구기관들이 여론조작을 위해 내놓은 잘못된 비교기준이다. 하지만 이 기준을 바탕으로 기획재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이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높으니 법인세율을 더 올리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조중동과 대다수 경제지들도 그런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엉터리 주장을 이른바 진보 언론이라는 데서도 은연중에 수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오늘자 한겨레신문이 이런 전경련의 논리를 근거로 "한국의 법인세 부담이 OECD평균보다 높다"는 내용을 기사로 싣고 있다. 물론 사회보험료까지 포함한 부담은 더 낮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는 있지만 말이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64254.html


소위 한국의 진보쪽 조세재정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전경련 주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니 그들 말을 참고하는 한겨레 지면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한 번이 아니고 한겨레 지면에서 반복되고 있다. 한겨레조차 이 모양이니 한국의 독자들은 어디에서 정확한 조세재정 현실을 알게 되나.


왜 이 같은 주장이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따질 때 문제가 되는지 살펴보자.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각 나라의 세목들 가운데 법인세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것이지, 정확히는 기업들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그런데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올라갈 가능성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1)과세 대상자가 늘거나 2)과세대상 소득이 늘거나 3)세율이 올라가는 것 등이다. 하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서 보면 법인세 부담이 커지는 경우는 법인세 세율이 올라가는 것(세제상 나타난 명목 법인세율뿐만 아니라 비과세/감면 혜택 등이 줄어 실질 법인세율이 올라가는 것을 포함)을 말한다.


그런데 기득권 세력들은 GDP 대비 법인세액 비중이 크다는 사실을 국내 기업들의 법인세율이 높다는 주장과 교묘히 등치시킨다. 하지만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액 비중이 높은 것은 세율이 높아서라기보다는 1), 2)번의 영향이 큰 때문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래 <그림2>를 보자. 2000년 대비 2011년 기준 소득세 부과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가계소득은 86.4% 증가했는데, 소득세수 규모는 141.5%로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 반면 법인소득은 같은 기간 무려 532.9%나 늘어났지만 법인세수는 15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외환위기 이후 재벌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들 소득은 왕창 증가한데 비해 세금은 늘어난 소득에 비해서는 훨씬 적은 비율로 걷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소득이 워낙 크게 늘어나다 보니 전체로서 법인세수 비중은 높아졌을 수밖에 없다.


<그림2>

주) 각 년도 국세통계연보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분석, 작성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한국의 경우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종합소득세율을 적용받아 조금 소득이 늘어나면 세율이 30%를 넘어가게 된다. 반면 법인세율은 최고 세율이 22%이고, 2억원 이하는 10%로 상당히 낮다. 이 같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소득세의 세율 차이가 어느 나라보다 큰 편이고, 특히 몇 억원대의 소규모 사업자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개인사업자 수준에서는 1억~2억원 이상으로 늘어난 상당수가 법인으로 전환하게 된다. 원래는 개인소득세로 잡힐 상당한 세수가 법인세로 전환하게 되고, 특히 이명박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두 세금간의 세율 차이가 커지면서 그 같은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사실 또 하나는 나라별로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로 분류하는 기준이 각각 다른데서 오는 왜곡이 있다. 한국의 경우 법인세로 잡히는 상당 부분의 소득이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상당수 국가에서는 개인소득으로 잡힌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파트너십 회사나 S-corporation 이라고 하는 기업들의 소득은 개인소득세로 잡힌다. 그런데 이런 파트너십회사나 S-corporation등의 기업이 숫자로는 70%, 세수 비중으로는 30~40%에 이른다. 그런데 한국은 이 같은 세부 회사 구분이 없기 때문에 모두 법인세수로 잡힌다.


이 때문에 OECD 비교통계에서 GDP 대비 한국의 법인세액은 상대적으로 과대평가되고, 개인소득세액은 과소평가되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만약 미국이나 독일과 같은 방식으로 구분한다면 한국의 GDP 대비 법인세액 순위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 (<그림3>에서 보는 것처럼 GDP 대비 법인세 부담액의 비중 차이가 국가별로 큰 차이가 안 나 조금만 비중이 늘거나 줄어도 순위가 크게 달라진다)


<그림3> OECD국가들의 GDP 대비 법인세 비중 현황

주) OECD Tax Database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결론적으로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높으니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제비교 통계상의 맹점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주장이다. 몇 년 전부터 전경련 등에서 나오던 주장을 이제 정부여당이 앵무새처럼 읊조리고 있는데, 이들이야 원래 재벌대기업들 편이니 그렇다 치자. 하지만, 이런 주장의 문제점을 제대로 꿰뚫어보기보다는 한겨레같은 신문조차 수긍하는 듯한 기사를 쓰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정부여당은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이 높아진 이유를 ‘국제적인 법인세율 인하 경쟁 속에서 OECD 주요국 등의 법인세율 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다. <그림4>에서 보는 것처럼 2002년 대비 2012년 한국의 최고 법인세율은 5.5% 포인트 하락해 같은 기간 OECD 34개국의 평균 하락률 5.14% 포인트보다 더 하락했다.


<그림4> OECD국가별 법인세율 인하 실태

주) OECD Tax Database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2000년대 초반에 법인세율이 30~40%대 이던 주요 OECD국가들이 세율 인하 경쟁을 벌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미 2002년 29.7%의 법인세율을 기록하고 있던 한국이 평균을 넘는 법인세 인하율을 기록한 것은 결코 적게 인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이면서 경제위기 시기라고 할 수 있는 2008년 대비 2012년의 법인세율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은 법인세 인하율이 3.3%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인하율을 기록했다. 다른 OECD주요국의 법인세율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더 커서 한국의 법인세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치에 닿지 않는다.


한국의 법인세 부담은 정부여당이나 기득권 언론들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상당히 낮은 편이다. 특히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과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으로 2008년 이전 수준으로 법인세율을 환원하기만 해도 최소 5조~7조원의 세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동안 충분히 부담을 늘려온 유리알지갑에게만 "담뱃값 인상과 같은 꼼수로 부담을 더 늘릴 게 아니라, 이제는 외환위기 이후 소득이 급증했으며 OECD평균에 비해 상당히 낮은 법인세 부담을 지고 있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일정 수준으로 정상화해야 한다. 이건 증세가 아니라 정상화일 뿐이다. 그것도 아주 낮은 수준의 정상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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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11. 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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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11. 12.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