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 및 부동산 관련 기사들을 읽다 보면 매우 당혹스럽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언론들이 쏟아내던 기사들과는 기사의 톤이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신문들은 '대세상승'이니 '폭등'이니 하는 단어들을 연일 쏟아냈다. 이것이 부동산 시장의 정확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면 모르지만, 사실 침소봉대에 가까운 선동이었다. 주택시장 침체로 부동산 광고에 굶주린 신문들의 사정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선동의 정도는 매우 심했다.

 

이들 언론들은 전국과 수도권에 미분양 물량이 잔뜩 쌓여 있는데 더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 분양 물량과 입주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한 데도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오히려 분양물량이 쏟아져도 ‘프리미엄이 기대되는 대단지 분양이 많다’는 식으로 판촉성 기사를 쏟아내기 바빴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전세가가 뛰자 곧바로 ‘전세 사느니 집 산다’는 식으로 매매가 상승으로 연결지었고, 마구 부풀린 ‘토지보상금 40조원’을 들먹이며 집값이 금방이라도 폭등할 것처럼 선동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위주의 집값 급등 현상을 수도권 전반의 현상인 양 과장하기 바빴고, 호가를 실제 거래가인 양 호도하기 바빴다.

 

이들 언론은 역시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매는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확성기 노릇도 톡톡히 했다. 이들 ‘부동산 투기 선동 전문가’들을 동원해 ‘집값이 바닥쳤다’ ‘대세상승으로 간다’ ‘공급 부족으로 2~3년후 집값이 폭등한다’는 등 당장 집을 사지 않으면 바보가 될 것처럼 떠벌렸다. 대한건설협회 부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10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전국적으로 4% 이상 집값이 상승한다며 선동에 나섰다.

 

이 같은 언론의 선동성 보도는 부동산 분양 광고 의존도가 높은 조중동과 매일경제, 한국경제, 아시아경제, 파이낸셜뉴스 등 경제신문들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같은 이른바 진보매체나 지상파TV 등도 크게 차별화된 보도를 한 것도 아니었다. 특히 신문의 경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매체의 색깔과 상관없이 아파트 판촉성 기사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만에 언론들의 보도 태도가 확 바뀌더니 최근으로 오면서는 거의 발악 수준으로 바뀌었다. 19일자 조선일보의 부자감세 강만수가 그립다?’는 조선일보 칼럼이 대표적이다. 22일 정부의 부동산 추가 부양책 발표를 앞두고 작정하고 쓴 듯한 이 칼럼은 왜 조선일보가 부동산 기득권 세력의 대변지인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가계부채를 늘리고 물가가 오르는 것을 방치해서라도 부동산 거품을 지탱하라는 게 조선일보의 주문이다. 모든 경제정책은 부동산 거품 부양이라는 목표에 종속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정말 비열한 기득권 대변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부동산이 무너지면 한국경제가 파탄난다고 호들갑 떨며 정부의 부동산 추가 부양책을 주문하는 부동산 찌라시들의 협박(?)이 요란하다.

 

얼마 전까지 '국내에는 버블이 없다'고 떠들던 언론들이 이제는 금방이라도 한국경제가 무너질 듯 아우성이다. 그들의 평소 주장대로 국내 주택시장에 버블이 없다면, 버블이 붕괴할 일도 없는 것인데 왜 그리 호들갑일까? 이들에게는 국내 부동산 버블은 버블이 붕괴하기 직전이 돼서야 갑자기 활화산처럼 솟아나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결국 지금까지는 국내에 버블이 없다며 일반 가계들을 선동하다가, 이제는 그런 선동술이 통하지 않는 위기 상황이 되자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는 어떤 사기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언론들. 결국 자신들이 아파트 분양 광고에 목숨 건 부동산 찌라시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어쨌거나 언론 보도를 보면 DTI규제 완화를 일정한 범위에서 정부가 검토하는 모양이다. 그나마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쪽에서는 DTI규제 완화만큼은 안 된다고 생각했던 듯 하나 미래 직장이 건설업계와 산하 건설공기업인 국토해양부는 못 이기는 척 DTI 규제 완화를 풀어주자는 분위기다. 물론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이자 자신들이 부동산 부자들인 한나라당과 자신들의 밥줄이 달려 있는 부동산 찌라시들의 압박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긴 이들 토건족의 지휘부인 '강부자 정권의 태생적 한계 또한 어디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현 국면에서 DTI규제의 대폭 완화는 어렵다고 보지만, 완화해봐야 버블 붕괴를 몇 개월 지연시키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이미 부동산 시장이 매우 위태롭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이 확인한 마당에 과거처럼 빚내 얼마나 덥석 집을 살지 의문이다. 이미 다이어트 중인 은행 또한 얼마나 과감히(?) 빌려줄지도 미지수다. 얼마 전 필자가 만났던 한 금융기관 관계자도 “DTI규제가 풀린다 해도 과거처럼 적극적인 대출을 할 은행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어쨌거나 정부가 이번에 DTI규제를 푼다면, 가계를 제물로 해서 폭탄을 돌릴 수 있는 데까지 돌려보겠다는 시도를 공식화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부동산 거품을 언제까지 떠받칠 수 있는지를 확인사살이라도 꼭 해야 하겠다면 하라. 하지만 만약 DTI규제를 완화했을 때 생각했던 약발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현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하던 심리적 마지노선까지 무너뜨려 버블 붕괴를 가속화할 수도 있음은 명심해야 한다.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서 DTI규제 완화 효과가 별무소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제가 DTI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것은 이 조치가 결국 가계들을 제물로 삼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막대한 기회비용을 소진하게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품기에 세 배 이상 늘어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진척되지 않았는데, 이들을 모두 먹여 살리기 위해 가계 빚을 더 많이 내도록 부추기는 게 정말 국민을 위한 정부인가?

 

한 번 생각해보자. 미국발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침체돼 있던 국내 부동산시장도 2008년 하반기부터 급속히 가라앉기 시작하자 정부는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을 동원해 부동산시장과 건설업계를 떠받쳤다. 종부세, 양도세 등 각종 부동산세금을 감면해주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아파트 전매제한까지 풀어 사실상 투기를 조장했다. 또 온 세계가 금융 규제의 고삐를 다시 죌 때 현 정부는 주택대출규제를 모두 풀어버리는 역주행을 했다. 또 무주택 서민의 세금까지 포함된 재정으로 수조원 어치의 미분양 물량을 매입하고, 4대강사업을 포함, 불요불급한 각종 토건사업을 벌여 건설업체들에 돈을 퍼줬다. 부동산 거품이 한껏 부풀 때는 ‘시장에 맡기라’며 정부 규제를 한사코 반대하던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체들이 정반대로 “정부가 떠받쳐 주지 않으면 경제가 망한다”며 협박(?)했다. 당연히 상위 5%의 부동산 부자들을 핵심적 정치기반으로 하는 현 정부도 적극적인 부양책에 나섰다.

 

이처럼 막대한 ‘부동산 부양 총력전’을 펼쳐 억지로 살려준 결과 건설사들은 그 뒤 어떻게 했나. 부동산 광고에 잔뜩 굶주린 상당수 언론과 부동산 정보업체들과 삼각편대를 이뤄 여전히 고분양가 아파트를 팔기 위해 선동에 열을 올렸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잔뜩 늘어나고 집값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빠르게 가라앉자 또 다시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미분양이 급증하고 주택 거래가 없는 것은 지금처럼 높은 가격대에 집을 사줄 수 있는 수요가 거의 고갈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어떤 재화의 가격이 너무 올라 수요가 줄고 공급이 과잉되면 가격을 내리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가장 간단한 경제 원리는 우리가 중학교 때부터 배우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건설업계는 분양가를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중도금 무이자나 일부 아파트 분양가를 찔끔 인하하지만 생색내기 수준이다. 도대체 재고가 쌓이면 어떤 업종도 세일을 하는데 왜 건설업체들은 세일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또한 건설업계가 이처럼 기본적인 경제 상식을 벗어난 행태를 보여도 이를 제대로 비판하는 기사를 본 기억이 드물다. 오히려 건설업계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정부를 윽박지르기 바쁘다. 도대체 이 땅의 국민들은 죽으나 사나 건설업계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말인가. 건설업계가 살기 위해서는 온갖 규제란 규제는 모두 풀고, 세제혜택은 모두 제공해야 하며 교육이나 문화, 복지 인프라는 후진국 수준으로 둔 채 모든 예산을 빼서 건설업계에 지원해야 한다는 말인가. 지금도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140%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더욱 부풀려서라도 거품이 잔뜩 묻은 고분양가의 아파트를 사줘야 한다는 말인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거품기 동안 3배 이상 늘어난 건설업체들을 모두 먹여 살리기 위해 모든 국민들은 빚쟁이가 되고, 우리 아이들의 무료급식 예산도 모두 반납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 그리고 이들의 확성기 노릇을 하는 언론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서민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협박성 주장을 늘어놓는다.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만 걱정했던 이들이 언제부터 그랬다고 이제 와서 서민 타령을 한다. 우리 젊은이들이 집값이 너무 뛰어 결혼을 못하고 무주택 서민들이 박탈감과 불안감에 휩싸일 때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던 그들이 언제부터 그토록 서민들을 걱정했는가

 

이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서민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아파트 분양 광고가 줄어 자신들이 가장 힘들어진다는 사실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들은 또한 국내의 경우 LTV DTI 비율 측면에서 별 문제가 없어 집값이 폭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금융시스템이 붕괴된다는 모순된 주장을 버젓이 내놓는다. 그러면서 건설업계와 부동산 부자들을 돕는 것이 국민경제 전체에도 이로운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 건설업계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건설업계의 위기이지, 국민경제 전체의 위기가 아니다. 진정한 국민경제의 위기는 막대한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경제의 위기이다. 건설업계와 이들의 대변자들은 지금 DTI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뒤집어 생각하면 가계 부채를 더 늘려서라도 지금의 집값을 떠받치고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려 달라는 파렴치한 요구일 뿐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언제까지 빚을 갚지 않고 살림을 꾸려나갈 수는 없다. 2000년대 내내 국내 가계가 부동산에 올인하면서 늘려온 부채를 줄여야 할 판에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 가계 부채를 더 키우라는 주문이 정상적인 요구인가.

 

현재 정부 정책은 과거 일본이 장기 경기 침체로 치달았던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부양한다는 명목으로 주택대출 규제를 푼 결과 지난 한 해 동안에만 44조원의 주택담보대출이 더 늘어났다. 나중에 주택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기에 들어설 무렵 마중물로 쓸 수 있는 돈을 버블을 키우는 방향으로 써버린 것이다. 또 부동산 시장에서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의 급증으로 공급과잉의 신호가 명백한데도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주택은 짓지 않고 분양용/매매용/투기용 주택만 계속 지어대게 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 매입과 대규모 토건사업으로 건설업체에 자금을 공급해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을 지연시켰다. 그렇게 해서 건설업체의 시장 퇴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가운데 좀비처럼 살아남은 건설업체들이 남아있는 시장 수요를 초과하는 분양물량을 계속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거품기에 잔뜩 늘어난 건설업체들을 국민 경제 전체가 언제까지 먹여 살릴 수는 없다. 자신들의 경영 판단 잘못과 과욕으로 빚어진 잘못은 그들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 한다. 미분양 물량의 급증은 건설업체의 터무니없는 고분양가 전략이나 주택 수급 사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공급 물량을 주먹구구식으로 늘려온 정부의 정책 실패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은 외면한 채 건설업체 위기를 다시 국민 세금으로 도와달라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당장 눈에 보이는 버블 붕괴의 충격을 줄이겠다는 근시안적 시각을 탈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 정부는 자신들 임기 내에 돌아올 버블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일지 모른다. 하지만 대대손손 이 땅에서 살아갈 국민들에게는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를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한국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은 피해야 하겠지만, 지금 한국의 재벌급 건설업체 가운데 단 하나라도 쓰러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집값이 여전히 일반 가계의 소득 수준 대비 지나치게 높은 상태이고, 어떤 은행도 파산 위험에 처해 있지 않은데 온갖 부양책을 동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파렴치하다.

 

어렵더라도 당분간은 냉철한 자산시장의 가격 조절 메커니즘에 따라 부동산 거품이 자연스레 해소되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거품에 취해 무리하고 부실한 경영을 해온 건설업체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자연스레 퇴출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집값이 일정한 바닥을 찾고 유효수요가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부동산 경기를 가장 빨리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인위적으로 가격을 떠받치면 거래가 형성되지 않아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뿐이다.

 

반면 건설업계를 부양하기 위한 재정력과 행정력은 아껴뒀다가 부동산 가격이 소득 수준에 맞게 조정된 일정한 시점에서 붕괴의 충격으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들에 대해 원칙과 기준을 정해 도와줘야 한다. 현재 집값 수준은 고점에서 어느 정도 빠지기는 했으나 큰 틀에서 볼 때 부동산 부양책을 쓸 때가 아니라 여전히 집값 거품을 빼야 할 때이다.

 

지금처럼 1% 부동산 부자들과 건설업체들을 위해서 부양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경제위기로 힘겨워 하는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해 써야 한다. 지금 정부가 건설업체들과 금융기관에 지원하는 돈의 절반만 제대로 서민들을 위해 쓴다면 부동산 거품이 빠진다고 서민들의 삶이 특별히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 지금 한 달에 10만원, 20만원이 없어서 냉기가 도는 집안에서 변도 치우지 못하고 사는 빈민들이 수두룩하다. 왜 그런 저소득층에는 땡전 한 푼 지원을 늘리지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도로며, 공항이며, 아파트를 짓는데 수십, 수백조원의 예산을 써대려 하는가.

 

지금 국내 부동산 문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은 정권의 좌우를 가리지 않고 무능과 무지로 넘쳐나는 정치권과 정부의 거듭된 정책실패와 부동산투기 등 부정부패의 탓이 크다. 하지만 업계 전체로 ‘대마불사’ 논리에 빠져 무리한 경영을 해온 건설업계나 부동산 광고에 눈이 멀어 이들을 옹호해온 상당수 언론에도 매우 큰 책임이 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수급이 무너져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든 지경까지 와 있다. 이제는 그야말로 시장원리에 맞춰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부동산 가격이 자산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 맞춰 일정한 수준까지 조정되도록 하는 게 순리다. 이를 거부하고 건설업계가 또 다시 무리한 부양책을 요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경착륙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건설업계의 분양 광고에 크게 의존해온 언론사들도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부동산 언론은 건설사 민원 해결에 열중하기보다는 국민경제 전체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관점에서 보도하기 바란다. 그것이 독자인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길을 피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미디어오늘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7. 23. 09:11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대가 바바라 켈러먼 교수는 'Bad Leadership'이라는 책에서 나쁜 리더십 유형을 일곱가지로 나눕니다. incompetent, rigid, intemperate, callous, corrupt, insular, evil.

 

이 가운데 incompetent는 무능, rigid는 완고함, intemperate은 절제력이 없는, callous는 팔로워들의 욕구를 살피지 않는, corrupt는 부패한, insular는 편협한, evil은 히틀러나 유고 전범들처럼 사악한 리더십.

 

그런데 우리 정치판에는 이들 나쁜 리더십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부패하며(corrupt), 제기되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거나(incompetent) 서민들의 욕구에는 둔감한 (callous) 등등,

 

이번에 성추행에 가까운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기 절제력이 없어 보입니다.(intemperate) 공인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말을 해야 할 장소와 때를 가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요? 모두 갖췄죠. 무능하고(국민의 삶 저하), 무절제하며(공사 구분을 못하죠)고집스러우며(4대강 불도저처럼 밀기), 민생 욕구에 둔감(친서민 포장만 요란), 부패했으며(설명 불필요), 편협한(복잡한 외교 방정식을 고려 않는 천안함 대처).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 evil 단계까지 갔다고는 말하기 어렵겠습니다. 물론 용산참사 등에 대한 현 정부의 잔혹한 대처 방식을 보면 그런 측면이 없어 보이지도 않습니다만.

 

그런데 정치인들이나 대통령 욕만 할 게 아닙니다. 켈러먼 교수는 나쁜 리더는 나쁜 팔로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겨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강용석의원은 화려한 스펙 이면에 그 사람의 품성과 능력, 비전 등을 검증하는데 실패한 유권자들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습니까? 물론 전 정권의 문제해결능력 부족과 거듭된 정책실패에 대한 심판의 요소도. 하지만 그 이면에 집값 거품 유지 욕구, 조야한 배금주의, 부패에 대한 관대함, 공동체 전체로서 새로운 시대 비전 부족이 낳은 결과 아닐까요?

 

켈러먼 교수는 그의 저서 'followership'에서 팔로워의 유형을 사안에 대한 참여도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합니다. bystanders(방관자), participants(참여자), Activists(활동가), Diehards(신명을 바치는 사람)

 

켈러먼 교수는 방관자들이 많으면 나쁜 리더십이 자라날 소지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물론 적극적 팔로워가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무기력감이나 '나 하나쯤이야' 하는 책임의 분산 심리 등이 적극적 팔로워가 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모든 이들이 시간과 에너지의 제약이 있는 만큼 모든 일에 적극적 팔로워가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심 영역 안에 들어오는 일부터 적극적으로 나서고, 관심영역을 넓혀간다면 우리는 모두 적극적 팔로워들이 될 수 있고 세상을 바꿔갈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언제나 리더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훌륭하고 뛰어난 팔로워는 훌륭한 리더 못지않게 세상을 바꿀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르겠지만, 미국민들은 적어도 전세계적으로 비난받던 부시 행정부를 갈아치웠습니다.

 

트위터의 팔로잉, 팔로워 용어만큼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의 팔로우를 받지만, 또 그는 어떤 다른 사람의 팔로워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팔로워이면서 리더입니다.

 

물론 영향력 있는 리더와 영향력 있는 팔로워가 있습니다. 저는 아마도 부동산문제에 관한 한 트위터 세계에서 리더격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많은 부분에서 팔로워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문제에서도 저를 따르는 많은 분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습니다.

 

잘 결합된 리더와 팔로워는 이처럼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바람직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리더와 팔로워가 서로 긴밀한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이뤄갈 때 그 공동의 목표는 얼마든지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잘못된 방향으로 팔로워들을 이끌 때 팔로워들은 방관자로 머물지 말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이라 샬레프가 쓴 'The Courageous Followers'에서는 훌륭한 팔로워의 자질로 여섯가지를 듭니다.

 

팔로워들이 가져야 할 여것가지 용기는 필요한 책임을 맡을 용기, 봉사할 수 있는 용기, 문제를 제기하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 변화를 위해 참여할 수 있는 용기, 도덕적 행위를 취할 수 있는 용기, 다른 팔로워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적극적 팔로워에서 머물지 말고 리더가 되십시오. 저도 한때는 리더십이 지배자의 학문이고, 거창한 영웅들의 학문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리더십 이론이 지위나 권위를 기준으로 리더를 정의합니다.

 

켈러먼 교수가 '리더십 산업'이라고 꼬집는 것도 이유가 있을 법합니다. 특히 매우 뒤틀린 상업적인 '리더십 산업'이 번창한 한국에서는 더더욱 리더는 성공과 출세를 향한 전략 정도로만 취급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런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정신분석의 출신의 로널드 하이페츠 교수가 쓴 'Leadership without easy answers(하버드 케네디스쿨의 리더십수업)' 'Leadership on the line(실행의 리더십)'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이페츠 교수는 리더를 지위(position)나 권위(authority)를 기준으로 구분하지 않고, 어떤 과제를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action을 이끌어낼(lead) 수 있으면 리더라고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서강 살리기 운동에서 시작해 쓰레기시멘트 문제, 4대강사업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문제점들을 꾸준히 제기하는 최병성 목사님. 그 분야의 조직을 이끌지도 타이틀도 없지만, 이슈들을 선도적으로 제기해 여론을 환기하는 최목사님은 리더입니다.

 

 

짧게 쓰려던 글이 길어졌습니다. 영어 책 제목 등을 많이 사용해 잘난 척(?)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언급한 책들 가운데 하이페츠 교수책은 한글로도 번역돼 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다만, 번역이 제대로 잘 돼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제가 주제넘게 잘 알지도 못하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냥 평소 저의 소박한 생각을 전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대한 멘션들을 보면 개인으로서의 무기력감을 많이 호소합니다. 그런 분들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지역공부방 모임에 한 번 참여해 보십시오. 많은 사회경제적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함께 개혁할 방안들에 대해 모색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미디어오늘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7. 22. 10:36

http://bit.ly/ccYOvI 부자감세 강만수가 그립다? 가계부채를 늘리고 물가가 오르는 것을 방치해서라도 부동산 거품을 지탱하라는 조선일보의 주문입니다. 모든 경제정책은 부동산 거품 부양이라는 목표에 종속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정말 비열한 기득권 대변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부동산이 무너지면 한국경제가 파탄난다고 호들갑떨며 정부의 부동산 추가 부양책을 주문하는 부동산 찌라시들의 협박이 요란합니다.

 

얼마 전까지 '국내에는 버블이 없다'고 떠들던 언론들이 이제는 금방이라도 한국경제가 무너질 듯 아우성입니다. 버블이 없다면, 버블이 붕괴할 일도 없는데 왜 그리 호들갑일까요? 기득권을 위해서는 어떤 사기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언론들. 결국 찌라시라는 고백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언론 보도를 보면 DTI규제 완화를 일정한 범위에서 정부가 검토하는 모양입니다. 그나마 정부 사이드에서는 DTI규제 완화만큼은 안 된다고 생각했던 듯 하나 한나라당과 부동산 찌라시들의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강부자 정권'인 현 정부의 태생적 한계와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 어디 가겠습니까만.

 

현 국면에서 DTI규제의 대폭 완화는 어렵다고 보지만, 완화해봐야 버블 붕괴를 몇 개월 지연시키는 정도에 불과할 겁니다. 이미 부동산이 매우 위태롭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이 확인한 마당에 과거처럼 빚내 얼마나 덥석 집을 살지 의문입니다. 이미 다이어트 중인 은행 또한 얼마나 과감히(?) 빌려줄지도 의문이고요. 얼마 전 만났던 한 금융기관 부설 연구소 연구자들도 “DTI규제가 풀린다 해도 과거처럼 적극적인 대출을 할 은행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만약 DTI규제를 완화했을 때 생각했던 약발이 통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심리적 마지노선까지 무너뜨려 버블 붕괴를 가속화할 수도 있겠죠. 어쨌거나 정부가 이번에 DTI규제를 푼다면, 가계를 제물로 해서 폭탄을 돌릴 수 있는 데까지 돌려보겠다는 시도를 공식화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서 DTI규제 완화 효과가 별무소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제가 DTI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것은 이 조치가 결국 가계들을 제물로 삼는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막대한 기회비용을 소진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거품기에 세 배 이상 늘어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진척되지 않았는데, 이들을 모두 먹여 살리기 위해 가계 빚을 더 많이 내도록 부추기는 게 정말 국민을 위한 정부인가요?

 

2000년대 부동산 거품이 부풀어오르는 동안 생산경제에 돈이 돌지 않아 일자리는 늘지 않고, 가계들은 은행의 노예로 전락해 소비를 줄였습니다. 그 결과 생산경제에는 돈이 돌지 않아 일자리가 늘지 않고, 가계 소비 위축으로 내수는 계속 위축됐습니다. 2000년대 내내 부동산 거품이 부풀어 오르는 동안 일자리는 줄고 비정규직은 늘어나 사람 값은 똥값이 됐습니다. 이제는 집값을 낮추고 사람 값을 높이는 길로 가야 합니다. 그것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상위 5%의 부모세대들이 주도한 부동산 투기 붐에 우리 젊은이들은 어땠습니까?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시집장가를 못 갔습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어졌습니다. 미래의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미래를 기약합니까?

 

부동산 거품이 불러온 사회경제적 폐해가 이루 헤아릴 수 없는데 언제까지 이 거품을 짊어지고 갈 수 없습니다. 그래야 한국경제가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집값 거품 빼기는 그 첫 걸음입니다.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입니다.

 

물론 거품을 빼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적지 않은 고통과 충격이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탐욕에 가득 차 불로소득으로 국민경제의 폐해를 심화시키는 사람들에게 보상하고, 열심히 일한 근로소득자들을 처벌하는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제라도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고, 투기적 탐욕이 절제된 검소함을 비웃는 시대를 접어야 합니다.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하지만 늦었음을 깨달았을 때가 가장 빠를 때입니다. 지금부터라도 풍선에 바람을 빼나가듯이 거품을 빼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정부는 바람이 빠질만하면 다시 바람을 잔뜩 불어넣습니다. 집값이 오를 때는 '시장원리에 맡기라'던 부동산 찌라시들은 이제 와서는 '정부가 나서서 시장을 떠받치라'고 합니다. 좀비가 된 자들이 자신들만 나락으로 떨어지기 싫어 정상적인 사람들을 좀비로 전락시키려 합니다.

 

부동산 찌라시들은 지금도 가계 부채를 더 늘려서라도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고 도덕적해이로 가득찬 건설업체들과 저축은행을 떠받치라고 합니다. 일반 가계들을 언제까지 제물로 삼아야 속이 시원할까요? 이 땅의 국민들은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태어났나요?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우리가 2004년에 부동산 거품을 뺐더라면, 그리고 2008년에 거품을 뺐더라면. 거품 빼기를 지연시킬수록 거품 붕괴의 에너지는 점점 커져갑니다. DTI규제 완화로 지난해 늘어난 가계부채 45조원만큼 가계들이 제물이 됐습니다

 

이번이 거의 마지막 기회일 겁니다. 지금이라도 거품을 빼지 않는다면 정말 감당하기 어려울 충격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현 정부는 다음 정권으로 폭탄을 떠넘기고 싶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이 나라의 미래를 철저히 망치는 길입니다.

 

최근 MBC PD수첩의 김재영 PD <하우스푸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http://bit.ly/901Emc (오마이뉴스 서평 참조) 책이 출간된지 불과 4일만에 초판 3000부가 모두 팔려나가 2쇄를 무려 8000부나 찍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예스24에서는 종합 베스트셀러 105위에 올랐는데, 상승 속도가 제 책 '위험한 경제학'보다 더 가파른 듯 합니다. 책 집필을 권하고 정리를 도왔기에 이 책에 각별한 애정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제 책 못지않게 상당히 뿌듯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2000년대 부동산 거품기의 후반에, 그리고 지난해 막차에 올라탄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하우스 푸어'들로 전락할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토록 지난해 내내 '부동산 막차에 올라타지 말라'고 부르짖었던 것입니다. 이제 김재영 PD가 더 이상 가계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 하우스푸어대열에 합류하지 말라고 호소합니다. 지난해 PD수첩의 제작 과정을 돕기도 했던 저로서는 정말 마음 든든한 우군을 얻은 느낌입니다.  

 

하우스푸어문제는 앞으로 갈수록 심각해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시장경제에서 모든 투자는 자기 책임하에 이뤄지는 것입니다. 집값이 오를 때는 투기차익을 전유하고, 집값이 내릴 때는 손실을 사회에 전가하는 것을 무작정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한동안은 '하우스 푸어'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려 합니다이제는 우리 모두가 광기의 투기거품 시대를 지나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부동산 투기 잘 하는 사람이 더 인정받고, 집 있는 사람이 집 없는 사람을 괄시하고, '집값 떨어진다'고 주장하면 집 없어서 배 아파하는 사람 취급하고,아이들에게 아이 친구 부모가 어느 아파트에 사는지 물어봐야 하고, 집값 올리려고 특목고 유치에 목숨을 걸고, 집값 떨어진다고 임대주택이나 장애인 시설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같은 아파트단지에서도 임대주택 아파트는 담장으로 막고, 아파트 부녀회에서 집 있는 아줌마들만 모여 집값 담합 반상회를 하고, 우리 동네 집값이 저평가돼 있으니 더 올려받아야 한다고 악다구니쓰고, 집값이 올라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토건개발사업에 찬성하고, 집값이 올라야 하기에 집값 올려줄 것 같은 저질 정치인들을 국민의 대표로 뽑고...이제는 이런 비정상을 끝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하우스푸어'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 건설업체와 부동산 찌라시들과 부동산투기선동가들이 만들어놓은 덫에 걸린 사람들. 현재로서는 그런 하우스푸어들이 더 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제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계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DTI규제를 풀어서라도 가계에 빚을 권한다면 이것은 정말 제대로 된 정부가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버블 붕괴로 부동산 좀비로 전락한 사람들이 다른 멀쩡한 사람들을 함께 좀비로 만들려는 물귀신 작전을 정부가 부추기는 짓입니다. 부동산 기득권 세력의 물귀신 작전을 우리 모두가 나서서 퇴치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직도 부동산 시장에 미련을 못 버리고 맴돌고 있는 분들께 하우스 푸어라는 책이 훌륭한 백신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아직도 부동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주변분들께 일독을 권해주시기 바랍니다. DTI 규제를 풀어 국민에게 빚을 권하는 부동산 기득권 세력이 만든 덫에 걸려 선량한 국민들이 더 이상 하우스푸어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데 매우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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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0. 7. 21.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