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대가 바바라 켈러먼 교수는 'Bad Leadership'이라는 책에서 나쁜 리더십 유형을 일곱가지로 나눕니다. incompetent, rigid, intemperate, callous, corrupt, insular, evil.
이 가운데 incompetent는 무능, rigid는 완고함, intemperate은 절제력이 없는, callous는 팔로워들의 욕구를 살피지 않는, corrupt는 부패한, insular는 편협한, evil은 히틀러나 유고 전범들처럼 사악한 리더십.
그런데 우리 정치판에는 이들 나쁜 리더십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부패하며(corrupt), 제기되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거나(incompetent) 서민들의 욕구에는 둔감한 (callous) 등등,
이번에 성추행에 가까운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요? 모두 갖췄죠. 무능하고(국민의 삶 저하), 무절제하며(공사 구분을 못하죠)고집스러우며(4대강 불도저처럼 밀기), 민생 욕구에 둔감(친서민 포장만 요란), 부패했으며(설명 불필요), 편협한(복잡한 외교 방정식을 고려 않는 천안함 대처).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 evil 단계까지 갔다고는 말하기 어렵겠습니다. 물론 용산참사 등에 대한 현 정부의 잔혹한 대처 방식을 보면 그런 측면이 없어 보이지도 않습니다만.
그런데 정치인들이나 대통령 욕만 할 게 아닙니다. 켈러먼 교수는 나쁜 리더는 나쁜 팔로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겨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습니까? 물론 전 정권의 문제해결능력 부족과 거듭된 정책실패에 대한 심판의 요소도. 하지만 그 이면에 집값 거품 유지 욕구, 조야한 배금주의, 부패에 대한 관대함, 공동체 전체로서 새로운 시대 비전 부족이 낳은 결과 아닐까요?
켈러먼 교수는 그의 저서 'followership'에서 팔로워의 유형을 사안에 대한 참여도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합니다. bystanders(방관자), participants(참여자), Activists(활동가), Diehards(신명을 바치는 사람)
켈러먼 교수는 방관자들이 많으면 나쁜 리더십이 자라날 소지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물론 적극적 팔로워가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무기력감이나 '나 하나쯤이야' 하는 책임의 분산 심리 등이 적극적 팔로워가 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모든 이들이 시간과 에너지의 제약이 있는 만큼 모든 일에 적극적 팔로워가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심 영역 안에 들어오는 일부터 적극적으로 나서고, 관심영역을 넓혀간다면 우리는 모두 적극적 팔로워들이 될 수 있고 세상을 바꿔갈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언제나 리더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훌륭하고 뛰어난 팔로워는 훌륭한 리더 못지않게 세상을 바꿀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르겠지만, 미국민들은 적어도 전세계적으로 비난받던 부시 행정부를 갈아치웠습니다.
트위터의 팔로잉, 팔로워 용어만큼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의 팔로우를 받지만, 또 그는 어떤 다른 사람의 팔로워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팔로워이면서 리더입니다.
물론 영향력 있는 리더와 영향력 있는 팔로워가 있습니다. 저는 아마도 부동산문제에 관한 한 트위터 세계에서 리더격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많은 부분에서 팔로워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문제에서도 저를 따르는 많은 분들의 의견에 영향을 받습니다.
잘 결합된 리더와 팔로워는 이처럼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바람직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리더와 팔로워가 서로 긴밀한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이뤄갈 때 그 공동의 목표는 얼마든지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잘못된 방향으로 팔로워들을 이끌 때 팔로워들은 방관자로 머물지 말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적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이라 샬레프가 쓴 'The Courageous Followers'에서는 훌륭한 팔로워의 자질로 여섯가지를 듭니다.
팔로워들이 가져야 할 여것가지 용기는 필요한 책임을 맡을 용기, 봉사할 수 있는 용기, 문제를 제기하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 변화를 위해 참여할 수 있는 용기, 도덕적 행위를 취할 수 있는 용기, 다른 팔로워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적극적 팔로워에서 머물지 말고 리더가 되십시오. 저도 한때는 리더십이 지배자의 학문이고, 거창한 영웅들의 학문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리더십 이론이 지위나 권위를 기준으로 리더를 정의합니다.
켈러먼 교수가 '리더십 산업'이라고 꼬집는 것도 이유가 있을 법합니다. 특히 매우 뒤틀린 상업적인 '리더십 산업'이 번창한 한국에서는 더더욱 리더는 성공과 출세를 향한 전략 정도로만 취급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런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정신분석의 출신의 로널드 하이페츠 교수가 쓴 'Leadership without easy answers(하버드 케네디스쿨의 리더십수업)'와 'Leadership on the line(실행의 리더십)'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이페츠 교수는 리더를 지위(position)나 권위(authority)를 기준으로 구분하지 않고, 어떤 과제를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action을 이끌어낼(lead) 수 있으면 리더라고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서강 살리기 운동에서 시작해 쓰레기시멘트 문제, 4대강사업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문제점들을 꾸준히 제기하는
짧게 쓰려던 글이 길어졌습니다. 영어 책 제목 등을 많이 사용해 잘난 척(?)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언급한 책들 가운데 하이페츠 교수책은 한글로도 번역돼 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다만, 번역이 제대로 잘 돼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제가 주제넘게 잘 알지도 못하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냥 평소 저의 소박한 생각을 전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십시오.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대한 멘션들을 보면 개인으로서의 무기력감을 많이 호소합니다. 그런 분들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지역공부방 모임에 한 번 참여해 보십시오. 많은 사회경제적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함께 개혁할 방안들에 대해 모색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은 http://twitter.com/kennedian3로 저를 팔로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아고라와 제 블로그(다음뷰), 오마이뉴스, 네이버 부동산, 한겨레신문, 미디어오늘 등에 연재하는 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합해서 매일 소개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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