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거래량이 전국 기준으로 3년 몇 개월 만에 사상 최대라는 기사가 났습니다.

그런데 기사 어디에도 수도권 거래물량이나 강남 거래물량에 관해 언급한 기사는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국토부 보도자료를 한 번 찾아서 아래 거래량 추이를 그려보았습니다.

(편의상 보도자료를 토대로 그래프를 그렸기에 약간의 왜곡이 있을 수 있는데,

2006은 2006년 11월의 거래량, 2008은 2008년 8월의 거래량이고 이후 월별 거래량 데이터를 연결했습니

다) 저야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많은 분들이 언론 보도만 보는 분들께서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갖고
 
계실까 해서 한 번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우선, <도표1>을 보면 전국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자세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전국 기준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붐일 때 추진된 각종 주택 개발사업의 입주물량이 올 들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그 영향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7월과 8월 연속으로 부산의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늘었는데

이 가운데 부산 강서구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4000건 이상을 차지하며

부산 전체 거래량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는 강서구에 들어서는 '명지 국제신도시' 건설사업의 배후 주택단지 1만8569세대 가운데

일부 단지 입주가 7월 이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존 입주 물량이 아니라 분양 아파트들이 신규 입주 시점에 거래로 잡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으로 실질적으로는 거래량이 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명지신도시 지역의 신규입주 물량만 빼도 전국 기준 거래량이 3년 몇 개월만에

사상 최고라는 사실이 무색해져 버립니다.

오히려 이 같은 신규 입주로 인한 거래량 증가는 '거래 활성화'라는 관점보다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 여파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것으로 읽어야 합니다.

 

지금 부동산시장의 향배를 가르는 것은 수도권 지역이니 수도권을 중심으로 봐야 하겠지요.

그런데 수도권의 거래량은 아래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도표1>

 

 

도표2에서 서울과 경기도 5대 신도시의 거래량을 볼까요? 역시 5월 이후 거래량이 늘지 않고 있습니다.

  

<도표2>                                                       

 

 

 

이번에는 <도표3>을 바탕으로 서울 강남11개구와 강북 14개구의 거래량을 나눠서 볼까요?

강북 거래량은 아직 조금씩 늘고 있지만 여전히 2006년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강남의 거래량은 2000건 수준에서 더 이상 늘지 못하다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에서는 이런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 하면

부동산 투기 선동을 할까 환장하지요.

그러니 강남 거래량이 줄어든 것보다는 전국 거래량이 는 것만 보도하는 것이 아닐까요?

수도권 주택 공급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사상 최고 수준인데

전국 기준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을 보여주며 주택 공급량이 줄어 2~3년후

집값이 폭등한다고 선동하는 것과 닮았네요.

 

<도표3>                                                           

 

 

그나마도, 수도권의 거래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5월부터는 국토해양부가 무슨

영문인지 그동안 '다운계약'을 걸러낸다는 취지로 거래량에 포함하지 않던

이른바 '하한 부적정 거래 사례'를 매월 수천 건씩 포함하고도 이런 추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저로서는 참 이상하게 느껴지는군요.

굳이 국토부의 속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도대체 아주 기본적인 통계의 일관성도 유지

못하고 주택행정을 펼치고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좋게 볼 수 있을까요?

 

어쨌든 거래량이 더 이상 늘지 못하면서 언론이 보도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수도권 지역 실거래가도 5월 이후 상승세가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고요.

제 눈에는 2006년 말 집값과 거래량이 폭발한 뒤 이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다급한 고부채 가구가 매물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점점 떨어지던 현상이 생각나는군요.

물론 추이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의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과

부동산 광고에 굶주린 언론의 선동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미 투기가수요가 한계에 부딪힌 모습으로 보입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얼마전 출간됐습니다. 9월말경 출간될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현재 예약판매중입니다.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이 전하지 않는 진실을 담으려 밤을 지새워 가며 노력했습니다. 저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 일반 서민가계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위험 구조를 모르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의 요설에 휩쓸려 자칫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될까 걱정할 뿐입니다. 신중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9. 20.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