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만, 어제 실시간검색 상위에 올라간 이후 쏟아지고 있는 루머와 근거없는 비방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좀 알려드리고 필요한 법적 대응을 해야하겠네요. 제 개인의 문제를 떠나 여러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저희 연구소와 교육아카데미의 공신력이 달려 있는 문제여서요.
1. 자기는 집 사지 말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집을 소유하고 있고, 장모님 명의로 된 자신의 빌딩도 갖고 있다: 주택 소유 여부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현재로선 저는 경기도 용인에서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굳이 덧붙이자면 10여년 전부터 빚을 진 적이 없고, 충분한 소득을 올리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늘 "무리하게 빚 지지 말라"고 강조하는데, 그 말에 어긋나게 살지 않았습니다. 저희 장모님 명의의 부동산이 있긴 한데, 그건 장모님 소유일 뿐 저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이고요.
2. 양평에서 2000년대초부터 전원주택을 지어 차익을 많이 봤다: 제가 양평에서 산 것은 2011~2014년 4년간이었고, 이 기간 동안 역시 전세로 살았습니다. 저희 연구소 주소로 돼 있던 양평 전원주택의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그런 루머를 지어낸 듯 한데, 소유주가 다른 사람 이름으로 돼 있는 건 전혀 언급도 하지 않더군요.
3. 선대인은 책을 팔아서 서울 강남에 집을 여러 채 샀다(또는 어느 어느 지역에서 이번에 분양받았다): 이건 해당 지역 부동산업자들이 자신들 지역에 맞춰 바꿔가며 다른 버전을 써먹더군요. 이 나라에서 책 써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김난도교수나 혜민스님 정도로 백만부씩 책을 팔지 않는 이상 책 써서 집 못 삽니다. 제가 책을 팔기 위해서 일부러 자극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으로 폄하하기 위해 지어낸 얘기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주장을 책으로 써고 그걸 알리는 게 뭐가 문제인가요? 대신 저는 재벌들이나 건설업체들 돈 받으며 글 쓰거나 연구하지 않잖아요?
4. 선대인이 새정련의 정책자문을 하고 있다 또는 문재인대표의 정책참모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 얘기는 갑자기 왜 나오나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가 정치적 의도로 일부러 현 정부 정책을 공격하는 사람으로 몰아가기 위한 걸로 보입니다. 저는 선량한 일반가계 입장에서 주장할 뿐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습니다. 아는 분들 아시겠지만, 제가 노무현정부 부동산정책이나 새정련의 수직증축리모델링안 같은 것도 강하게 비판했었고요. 따라서 이런 얘기는 전적으로 사실무근입니다. 지금 제게는 선대인경제연구소와 교육아카데미를 잘 꾸리고, 새로운 차원의 부동산정보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5. 저의 부동산시장 전망 예측력을 폄하하는 주장에 대하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의 예측력을 폄하하기 위해 지어낸 말들도 있더군요. 주로 부동산업자들이 지어내는 말인데, 선대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줄창 부동산이 폭락한다고 주장했는데, 한 번도 맞춘 적이 없다는 식이죠.
저라고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걸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누구보다 부동산경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전망했다고 자부합니다. 일단 저런 비방의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틀립니다. 우선, 제가 부동산 경기 전망을 처음 한 것은 2008년 여름 김광수경제연구소에 합류할 시점부터입니다. 그 때 미국 서브프라임론 사태가 점점 확산될 때인데, 그 때 그 여파가 한국에도 밀려들며 부동산이 폭락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전문가 가운데 단 한 사람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오히려 "조정을 거쳐 오른다"고 할 때입니다. 그런데 이후 어떻게 됐나요? 실제로 실거래가 기준으로 2008년 말에 약 6개월 동안 수도권 집값이 25% 가량 급락했습니다. 이어 2009년 이명박정부의 대대적 부양책으로 다시 급반등했습니다. 인천 청라, 영종 등과 재건축 등이 들썩일 때 오래 갈 수 없다고 경고하며 <위험한 경제학>을 썼습니다. 그 책이 2009년 9월에 나왔고, 수도권 집값이 2009년 10월에 정점을 찍고 2012년말까지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더구나 이후로도 "하우스푸어" 현상을 경고했고,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무산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극동건설, STX건설 등으로 현실화됐지만, 건설업체들 줄도산 위기도 경고했고요. 이 가운데 제가 틀리게 예측하거나 경고한 게 뭔가요?
2009년 이후 남아있던 부동산 투기 에너지가 부산, 대전 등 지방으로 옮겨갔습니다. 수도권에서 분양이 어려워진 건설업체들이 지방 시장을 공략하면서 기획부동산과 떳다방, 그리고 점프통장 등을 동원해 투기 붐을 일으켰죠. 이에 대해서도 지역별로 아파트 분양할 때를 중심으로 2~3년간 뛰다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저는 부동산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2~3년간 뛸 때 집을 사라고 하지 않습니다.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분양할 때는 분위기를 띄워 집값이 단기적으로 뛰지만 2,3년 후 입주한 뒤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경험하는 건 집값 하락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더구나 그걸 소득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빚을 내서 사잖아요. 예를 들어, 부산의 경우 약 15조원 수준이던 주택담보대출액이 집값이 뛰던 2~3년 사이에 25조원까지 폭증합니다. 그것도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비중이 수도권보다 확연히 높습니다. 양심적인 전문가라면 이런 상황에서 집을 사라고 할까요, 말려야 할까요?
지난해 초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에서 향후 2~3년 안에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보면 제 얘기가 틀린 것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일부 부동산업자들을 중심으로 최근에 저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2009년 집값 급반등기 때도 그런 취급을 당했지만, 이후 제 말이 현실화되면서 기득권언론들부터 "부동산시장 무너지니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쳤죠. 저는 저의 예측력이 적어도 2008년 이후 사시사철 "집값 바닥론"을 부르짖어온 이른바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과 대다수 언론들보다는 더 정확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향후 벌어질 전망에 대해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요.
더구나 이미 저희 연구소 보고서로도 자세히 설명했고, CBS시사자키 인터뷰에서도 말한 것처럼 지금의 부동산 거래는 사상 최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동반하고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그런데도 사상 최대의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죠. 소득도 안 되는 사람들이 억지로 빚을 내 집을 사는데 이런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저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올해 말 정도까지는 건설업체들 분양 물량 소화를 위해서도 계속 "집값이 오른다"는 선동보도가 나오고, 이에 불안해진 사람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면서 실제로 집값이 어느 정도 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말 이후 1~2년 안에 집값이 다시 꺾이고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저는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단타 매매를 하는 투기꾼이 아니고 실수요자가 집을 사는 경우라면 최소 3~4년 이상은 그 집에서 살게 될 텐데, 그런 분들에게 지금 집을 사라고 하는 게 맞을까요? 더구나 지금의 "빚 내서 집 사라"는 정부 정책과 언론의 보도태도가 과연 바람직한 것입니까. 누군가는 무리하게 빚 내서 집을 사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해야 하잖아요.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지금은 자제하십시오. 글로벌컨설팅사인 맥킨지가 47개국 가운데 한국이 가계부채 7대 위험국이라고 한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질은 괜찮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거짓주장이고요.(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썼던 글들이 있으니 여기에서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핵으로 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소되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실수요자가 안심하고 집을 살 수 있는 시기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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