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의 부동산 거품이 어떤 식으로 빠졌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된다. 그런 점에서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부동산 신화가 강했던 점 등에서 한국과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 패턴을 살펴보자.


대부분 사람들이 1980년대 후반 부풀어 올랐던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1991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일시에 폭락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일반적 통념과 사뭇 다르다. 오히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상황과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래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우선, 일본 도쿄시내 23개구의 지가지수(명목지수) 추이를 보자. 참고로, 일본은 땅값(지가)을 중심으로 통계를 내므로 상업지와 주택지 지가를 따져보는 게 정확하다. 일본의 경우 상업지의 부동산 거품이 심했는데, 상업지에 비해 주택지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작지만 상승-하락 패턴 자체는 거의 일치한다. 도쿄시내의 경우 이미 전국의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이른 1991년보다 4년 전인 1987년에 폭등세를 마무리하고 거의 정점에 이르러 1988년에 고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듬해인 1989년 도쿄시내 집값이 소폭 하락했으나, 1990~1991년까지 다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1988년의 정점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주) 각종 일본 정부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다음으로 한국의 수도권과 비슷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광역도쿄권 지가 추이를 보자. 광역도쿄권은 도쿄 23구와 근교 시나가와현, 치바현 등의 도시들을 모두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을 보면 상승폭이 도쿄시내 23개구에 비해 완만한 편이지만 비슷한 상승-하락 패턴을 보이고 있다. 1989년 상승이 주춤하다가 1991년까지 연속 2년 정도 완만하게 상승했다가 1992년부터 폭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개구의 상승분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도쿄 23개구가 상승한 뒤 외곽 지역의 지가가 뒤늦게 따라 올라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쿄 외에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6대 도시 및 6대 도시 이외 도시지역의 지가 추이를 보면 도쿄권과는 달리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지가가 상승한 뒤 1991년까지 상승세가 꺽이다가 폭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의 상승이 마무리된 1988년 이후 다른 도시들이 뒤늦게 따라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자. 집값 상승기 때는 도쿄 외곽을 비롯한 전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도쿄 23구의 패턴을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랐다. 반면 하락기에는 함께 폭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구를 서울 강남으로 보고, 광역도쿄권을 수도권으로 보면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아래<도표2>를 참고로 서울 강북지역과 강남지역, 수도권 지역의 집값 추이를 보자. 서울 강남 지역이 먼저 올라 고점에서 멈춰 있는 사이 강북지역 집값도 따라 오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서울에 비해 상승폭은 완만하지만 서울 강남 집값과 연동성이 강한 분당, 과천, 평촌, 용인 등 ‘버블 세븐’ 지역이 포진해 서울 강남지역 집값과 비슷한 상승 패턴을 보였다. 서울 강남 지역과 버블 세븐 중심의 경기도 집값 상승이 멈추자 투기 수요는 좀 더 외곽지역인 서울 강북과 인천으로 옮겨갔다. 겉으로는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 등 각종 개발계획을 소재로 삼았다. 그래서 서울 강북과 인천은 2007년 이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 도쿄가 상승세를 멈춘 3년 동안 도쿄 외곽 지역이 오른 것과 비슷한 패턴인 것이다. 필자는 서울 강남을 용머리로, 주변부를 용꼬리로 비유해 집값 상승과 하강 패턴을 설명하는데 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2008년 하반기 이후 수도권 집값은 동시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사실 이 상태로 집값이 죽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부동산 부양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있는 정권의 힘으로 소폭의 반등세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반등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이 점만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쉽게 꺼지지 않았다. 도쿄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서 3~4년가량 버텼지만, 결국 거품 붕괴의 압력에 무너지고 말았다. 2007년부터 계산해서 서울 강남이 1년반을 버티다 하락했다가 일시 반등했다고 해서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아무리 길어도 1,2년 안에는 서울 강남 집값은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북이나 다른 수도권 지역도 함께 내리막길을 걸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일시적으로 하락세가 주춤하거나 소폭 반등했다고 대세가 바뀐 것으로 착각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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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11. 09:20
 


‘한국경제’라는 중환자가 어느 날 응급실에 실려 왔다. 50대의 이 환자는 이미 10년 전인 1998년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1년여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살아난 적이 있었다. 당시 수술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서 2차 수술이 필요했지만 ‘한국정부’라는 의사는 어려운 수술을 기피하고 환자에게 강심제를 투여했다. 시간이 지나자 이 환자의 상태는 점점 좋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1999년에 놓아준 ‘IT붐’이라는 강심제는 상당히 효과가 좋았다. 힘이 없어 축 처져 있던 환자가 갑자기 건장한 청년처럼 동네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부작용이 나타났다. 상체는 갈수록 살이 찌는데 하체는 빼빼 마르기 시작했다. ‘양극화’라는 신종 만성질병이었다. 그러면서 다시 체력이 떨어졌고, 체력이 떨어질 때마다 수술 당시 치료하지 못했던 속병 증상이 툭툭 불거지곤 했다. 2002년경 다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의사는 ‘카드채 버블’이라는 강심제를 놔주었다. ‘IT버블’만큼은 아니었지만, 이 강심제도 상당히 효과가 좋았다. 다시 원기가 살아난 환자는 다시 정상인의 생활로 돌아간 듯 했다. 그런데 1년여쯤 후 ‘카드채 버블’이라는 강심제의 부작용으로 앓아눕자 의사는 다시 응급처방을 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하체는 더욱 부실해졌고, 발목 아래가 곪기 시작했다. ‘카드채 버블’이라는 강심제를 맞으면 몸 속에서 ‘신용불량’이라는 독소가 생겨나는데 그 탓이었다.


환자 가족들이 차츰차츰 이 의사의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환자 가족들은 “왜 환자가 괜찮아졌다고 하는데 조금만 지나면 다시 문제가 생기느냐”고 따지고 들었다. 사실 그 의사는 1960년대에 레지던트와 인턴을 거쳐 1970~1980년대에 전문의로 일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안주하기 시작해 새로운 의술을 배우는데 나태해졌다. 새로운 의술을 익히기보다는 제약업체들의 리베이트를 챙기고 골프접대를 받는데 더욱 열심이었다. 그러다 보니 여전히 1970~1980년대 자신이 배운 의술에 의존했다.


궁지에 몰린 이 의사는 환자 가족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자 다른 묘책을 생각했다. 이때 쯤에는 환자 몸에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환자 가족들은 잘 몰랐지만, 이 이 종양의 증식을 방치하면 나중에 치명적인 중병을 앓을 수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종양은 증식 과정에서는 ‘자산효과’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일시적으로 환자의 체력과 기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적어도 종양이 말기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환자 가족들은 의료진에게 “종양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치료해달라”고 의사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의사는 종양을 치료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그 종양을 조금씩 더 키우고 있었다. 종양 치료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몇몇 약을 처방하면서도 뒤로는 ‘가계부채’와 ‘개발호재’라는 각종 종양 증식 단백질을 환자 몸속에 투여했다. 그리고 환자 가족들에게는 “이 종양은 잘못 치료하면 환자가 죽을 수 있으니 서서히 치료해야 한다”고 핑계를 댔다. 환자가족들은 의심스러웠지만 환자가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니 환자가족들도 그러려니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2008년 어느날 드디어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 증식이 한계에 이르러 온갖 급성 증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환율폭등’이라는 고열 증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났고, ‘신용경색’이라는 심혈관이 막히는 증상도 나타났다. 환자는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다시 병원 은급실로 실려왔다. 더 이상은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이른 게 분명해보였다. 그러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불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이 시대착오적인 의사는 다시 급성 증상만 가라앉히는 요법을 썼다. 체온강하제를 써서 고열을 잡고, 혈관 확장술을 써서 심혈관도 다시 뚫었다. 이에 더해 ‘100조 감세’와 ‘토건부양책’이라는 강심제를 써서 가뜩이나 비대한 환자의 상체만 보양했다. 또 ‘환율효과’라는 환각제를 써서 환자의 몸 상태가 좋아지도록 느끼게 했다. 더 큰 문제는 급성증상의 발현을 가라앉힌다는 명목으로 ‘가계부채’라는 종양 증식세포를 더 주입했다. 급성증상은 줄었지만 종양은 다시 증식되고 있었다.


어쨌거나 환자의 급성 증상은 가라앉았고, 환자가 다시 조금씩 원기를 회복하는 듯 했다. 이 의사는 “같은 증상을 앓는 다른 환자들보다 가장 빨리 회복하고 있다”며 “저의 뛰어난 의술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던 환자가 원기를 조금씩 회복하는 듯 하자 환자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가족중 일부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비슷한 케이스의 경우 다른 의사들은 대부분 시간이 걸리고 당장은 환자의 고통이 커도 종양 제거 수술을 하는데, 이 의사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종양 제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 상태가 다시 악화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지만 의사는 들은 척 만 척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현 상태를 환자에 비유해보았다. 이 비유에서 본 것처럼 지금 한국경제의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가 누적돼 생겨난 구조적 위기다. 마치 돌팔이 의사의 잘못된 진단과 처방, 수술 미루기 등에 의해 속병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가운데 일반 국민들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점들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 한가운데 있는 부동산 버블이 무너지면서 2008년말 한국경제는 환율폭등과 신용경색, 실물경기 침체 등 급성 증상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위기감과 불안감도 매우 컸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했듯이 정부의 온갖 부양책 때문에 금방이라도 한국경제를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고 가던 각종 위기 현상들은 많이 가라앉았다. 비유하자면 한국경제는 이제 응급실에서 나와 만성 중환자실로 옮겨진 정도의 상태가 됐다.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여전히 중병을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한국경제의 급성 위기를 다시 촉발할 수 있는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은 전혀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경제는 대규모 부양책이라는 강심제와 ‘외환위기 학습효과’라는 환각제에 취해 거리를 활보해도 될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버블이라는 종양이 커지는데도 경기 회복의 신호인양 반기고 있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은 한국경제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기 회복은 인위적인 저금리와 막대한 재정 투입 등으로 만들어진 자산시장 중심의 경기 회복일 뿐 지속가능하지 않다. 시중에는 실제 이상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일반 서민들이 착각하게 하는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 엄호 아래 방송 진출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의 장밋빛 분칠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회복의 신기루에 일반 서민들이 홀려 있을 때가 실은 가장 위험하다. 비유하자면, 현재 국면은 1세계 대공황 진행과정에서 1930년 봄과 비슷한 상황이다. 1929년 9월 폭락했던 미국 다우지수 주가는 1930년 봄이 되자 저점 대비 48%까지 상승했다. 당시 미국 후버 대통령은 공황의 종말을 선언했고 시장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투기세력들의 작전에 혹해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930년 4월 이후 다우지수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물론 현재의 한국경제나 세계경제가 당시와 꼭 같은 길을 걸으리라는 것은 아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반등한데 따른 경기 회복의 착시현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기 위한 비유일 뿐이다.


멀리 볼 것 없이 한국의 2002년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2002년 카드빚 거품에 기대 한국경제가 6% 대의 GDP성장률을 기록했을 때 대부분 언론들은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 언론들도 한국경제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2003년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채 카드빚 거품이 터졌고 경제성장률은 2%대로 곤두박질쳤다. 현재의 한국경제 또한 부동산 버블 붕괴를 억지로 틀어막고 잠시 ‘막간 파티’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부동산 거품과 그 거품에 편승한 과욕의 폐해가 어떠한지는 지금 전 세계가 목도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시기이고, 우리도 피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큰 충격이 있겠지만,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충격이다. 근본적 수술을 통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떼 내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현 정권은 자신들 임기 내에 거품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다음 정권에 폭탄을 떠넘기려는 속셈으로 근본 수술을 미루고 있다. 오히려 악성 종양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해 부동산 투기판을 더욱 키우려 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와 이와 연관된 건설경기를 띄우기 위해 한국 경제 전체를 희생하고 있다. 말끝마다 ‘시장원리’를 외치는 정권이 하는 짓마다 시장의 정상적인 조정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 그동안 땅값, 집값이 너무 높았고 사람값은 똥값이었으므로 이제 사람값을 높이고 땅값, 집값은 낮추는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언제까지 무능과 무지로 점철된 정부 관료들과 정치적 탐욕에 이끌린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 때문에 국민들이 투기꾼들의 노리개가 돼야 한단 말인가. 그러는 사이 한국 경제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말이다. 공동체의 경제적 기반과 공동체 구성원간의 연대가 무너지면 그 사회의 구성원인 개개인이 행복하기란 어렵다. 이제라도 한국 경제의 파탄은 피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을 빼고 우리 모두가 집단 바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간의 계급투쟁을 마무리 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5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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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10. 09:15

 

한국의 공교육비 민간 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3배 이상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상황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연구소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여러 차례 개선책을 제시해왔다.


우선, 어제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국내의 교육비 지출 규모를 아래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얼핏 보면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교육비 지출이 많아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는 나라라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속 내용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한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사교육비는 가장 많이 쓰는 반면 공교육비 지출 비중은 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2007년 조사 대상국 127개국 가운데 공교육비 지출 비중이 세계 71위일 정도로 낮다. 입만 열면 ‘인재가 자원인 나라’라고 떠들지만, 공교육비 지출이 이렇게 한심한 수준인 것이다. 대신 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어지는 것이다. 더구나 인구 규모를 감안한 지표인 학생 1인당 공교육 지출 비중을 보면 초중등 과정과 대학과정 모두 OECD 하위권이다. 또한 대학 이상 고등교육 과정의 공공 및 민간 부담률을 살펴보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민간 부담률이 높은 나라다. 유럽 선진국 대부분은 정부가 대학 학비를 지불하지만, 한국은 대부분 각 가정이 학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은 자녀 교육에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말 뛰어난 인재라도 길러내는 구조라면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창의성을 말살하는 주입식 교육과 살인적인 성적 경쟁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지 않는가.

 

             <도표1> OECD 국가의 교육비 지출 및 학생 1인당 지출

 

(주)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OECD는 전체 또는 평균을 나타냄.

 

그러면 광고 카피처럼 ‘인재가 자원인 나라’라고 떠드는 나라에서 교육에 대한 투자가 이렇게 적을까. 그것은 바로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질 정도로 불필요한 건설토목사업이 남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도표2>에서 1970년대 이후 건설산업의 부가가치가 전체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한국은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200만호 주택건설 사업시기에 건설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크게 늘어나 11~12%대를 유지하다가 외환위기를 계기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90년대 말 IMF사태 직후 8%대까지 낮아졌다가 2000년대 부동산 투기가 본격화되면서 9%대로 상승하여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

 

 

 

  (주) OECD자료로부터 KSERI 작성

 

부가가치 비중으로 볼 때 한국 경제는 미국보다 두 배 가량 더 건설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도 80년대 말 부동산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1990년에 9.7%를 기록한 후 버블 붕괴와 장기불황으로 계속 줄어들어 2005년에는 6.1%까지 감소했다. 건설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한국경제의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개발경제 시대에 비해 건설토목사업의 경기부양 효과와 일자리창출 효과는 매우 낮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핑계로 4대강 하천정비 사업 등 SOC예산을 줄이기는커녕 대폭 늘렸다.


이처럼 상당수가 불요불급한 예산인 토목건설 사업에 국가 자원이 과다 배분되면 그만큼 사회적으로 절실히 필요하거나 향후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한 곳에는 자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이 주가 되는 보건복지 예산이다. 아이들 보육 및 육아 지원이나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인, 환자 등 취약 및 소외 계층에 대한 정부지원을 나타내는 사회지출(Social Expenditure) 비중 또한 굉장히 낮음을 설명했다. OECD국가 전체의 평균 사회지출 비중이 20%를 상회하고 있지만 한국은 OECD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산모신생아도우미 사업 등 상당 부분의 예산사업을 오히려 줄였다. 낭비성 건설토목 사업에는 예산을 탕진하면서 제대로 교육이나 육아, 보육 등에 돈 쓰는 것은 인색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정부가 써야 할 예산을 제대로 쓰지 않으니 일반 가정의 보육 및 교육비 부담은 너무나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마당에 집값 부담이라도 줄면 좋으련만 한국 정부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서 잔뜩 부풀었던 부동산이 꺼지는데도 온갖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이제 무분별하게 콘크리트에 퍼붓던 돈을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는 지식정보화시대, 창의경제 시대이다. 지식을 생산하고 정보를 가공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규모를 감안한 지표인 학생 1인당 공교육 지출 비중을 보면 한국은 초중등 과정과 대학과정 모두 OECD 하위권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뿐만 아니라 인적자원을 키우는 데 필요한 문화, 복지 예산 등이 모두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는 인적자원 예산은 오히려 줄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마련된 2007~2011년간 재정운용계획 상에서 인적자원개발 예산은 연 평균 5.5% 늘어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현 정부 들어 마련된 2008~2011년 재정운용계획에서는 같은 예산의 증가율이 4.9%로 하향 조정됐다.


지금처럼 콘크리트에 투자하느라 사람에 투자하지 않는 구조로는 선진경제를 이룰 수 없다. 산업연구원조차 건설토목사업 위주의 경기부양책은 소득 증대와 고용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산업연구원이 2009년 5월 발표한 ‘경기부양책의 산업부문별 배분구조와 소득 및 고용창출효과’ 자료에 따르면 공공행정/건설/교육보건의 3대 정부지출부문 가운데 교육보건 부문의 고용창출효과가 재정투입비 10억원당 35.1명으로 30.8명인 건설이나 30.3명인 공공행정 부문보다 크게 높았다. 참고로 소득창출효과(승수)에서도 교육보건은 1.62로 공공행정(1.61)이나 건설(1.4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정부지출 1조원을 3대 부문에 배분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 또한 교육보건 부문(18.4~35.1명/10억원당)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난 반면, 건설부문(15.7~30.8명/10억원당)에 집중하는 경우 효과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책연구소조차 인정할 정도로 한국경제가 투자해야 할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제는 모두가 저렴한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질 좋은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 초중고 과정에서는 살인적인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창의성을 강화하는 교육을 만들고, 오히려 ‘경쟁의 무풍지대’인 대학이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몸과 마음을 키울 수 있는 더 많은 도서관을, 더 많은 문화공연장을, 더 많은 체육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대신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도서를 비치하고 좋은 문화 및 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뛰어난 프로그램 진행자와 독서 지도사와 트레이너들도 고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딱딱한 사회가 아니라 아이들의 두뇌처럼 부드러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자녀들의 능력을 키우는 데 투자하는 것이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5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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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9. 09:20

서울 강남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집값이 반등하니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십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단기 랠리라면 몇 달 안에 치고 빠질 수도 있겠지만, 주택시장에 들어가면 몇 년간은 집을 소유해야 하는 게 보통입니다. 타고난 투기꾼들이라면 온갖 탈불법 거래를 통해서든 단기 거래를 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만, 대부분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면 3년을 보유한다고 생각해보죠. 그 경우 기회비용과 투자 리스크 등에 대해 최소한의 계산은 해보는 게 정상아닐까요?


그러면 한 번 계산해봅시다. 계산의 편의상 여러분들께서 자기 돈 6억원과 은행에서 빌린 돈 4억원으로 10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생각해보죠. 향후 물가 상승률이 4%, 은행 대출 이율을 6%로 잡아봅시다. (몇몇 분이 인플레이션 상황을 걱정하는데, 당장은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고, 지금까지 급속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더 오른 사례도 없었기에 그런 상황은 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3년 후 각종 기회비용을 만회하고도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집값은 얼마나 될까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여러분의 돈 3억원이 3년 후 같은 가치를 유지하려면 약 6억7500만원이 돼야 합니다. 또한 대출액 4억원의 연간 이자는 2400만원이므로 3년간 이자는 7200만원입니다. 이 두 가지만 해도 1억4700만원입니다. 이밖에 부동산 거래에 따르는 취등록세와 재산세, 부동산 중개수수료, 이사 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각종 기회비용은 거의 2억원에 육박할 것입니다. 이는 현재 10억원짜리 집이 3년 후 12억원으로 올라야 겨우 본전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 집값 수준에 비해 20% 오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의 경우는 차후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를 감안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현 정부가 지금은 각종 취등록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으므로 과거처럼 세금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도입한 그 같은 혜택은 집값이 정말 20% 정도 뛰는 경우가 생긴다면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사 그런 혜택이 계속 유지된다 해도 위에서 말한 기회비용 20%는 기본입니다.


이어 향후 집값 흐름을 몇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한 번 생각해봅시다.


1) 집값이 3년 뒤까지 꾸준히 올라 현재 집값보다 20% 이상 더 오른다.


2) 집값이 3년 후에는 지금보다 0~20% 오른 수준이 된다.


3) 집값이 3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낮아진다.



여러분은 다른 가치는 안 보고 철저히 투자 수익률 관점에서만 판단하고, 3년 후 반드시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가정합시다.


만약 여러분이 1번 상황을 확신한다면 집을 반드시 살 것이고, 2), 3)번이면 굳이 지금 집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3년 후 1번 시나리오가 현실화해 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봅니다.


저는 늘 주장해오는 대로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3번 시나리오입니다.


(사실 3번 시나리오에서 얼마나 떨어지느냐로 시나리오 구성을 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사 2번 시나리오라고 해도 집을 안 사는 게 현명하지요.


물론 현실적으로는 3년이 지난 뒤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따라 판단이 많이 달라지겠지요.


저는 3년 이후에도 집값은 계속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100%에 가까운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 관점에서 3년 후에 반드시 판다는 것을 가정하고 쓰기에 이후 시점에 대해서는 일단 생각을 접어둡시다.  


지금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은 꼭 이 판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집이 오를 때 불안해서 집을 사는 분들 대부분이 막연히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집을 사기 때문입니다. 그때문에 2006년말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집값도 폭등했지요. 그런데 2006년에 집 산 사람들 그 뒤로 집값이 계속 떨어져 얼마나 속앓이를 했는지 아시나요? 지금 언론의 선동보도와는 달리 '부동산 투기 1번지'인 서울 강남의 경우에도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실거래가는 여전히 2006년 고점 대비 -20~30%씩 하락해 있는 상태이고요. 분당, 용인, 일산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도 실거래가는 정부의 각종 투기조장책과 언론의 선동보도에도 불구하고 거의 반등다운 반등을 못하고 있습니다. 2006년 고점에서 집을 산 사람들은 그동안 얼마나 집을 팔고 싶어 안달했을까요? 그리고 지금 자신들의 집을 사주는 사람들은 정말 은인처럼 느껴질 겁니다. 지금 털고 나와도 아마 기회비용까지 합하면 2006년에 투자한 분들 20~30%는 까졌을 겁니다. 거꾸로 실수요자도 아닌 분이 은행 빚을 잔뜩 지고 부동산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그 사람들의 폭탄을 떠안는 격이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2009년의 반등은 이미 어깨 수준까지는 올라온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투를 잡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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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8. 09:11
 

올 들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호가 위주로 반등하면서 많은 이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반등세는 도를 넘는 부동산 부양책과 일부 언론의 선동보도에 따른 측면이 크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많은 무주택 서민들의 불안감이 또 다시 커지고 있다. 또한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 부동산 버블이 해소되는 와중에 한국에서만 부동산 거품이 다시 부풀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 경제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현 국면은 매우 위험하다.


사실 현재의 집값 반등은 언제든지 재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기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반등은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고 본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의 진행과정을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를 감 잡을 수 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2003년의 1차 폭등, 2005~2006년의 2차 폭등을 거치면서 크게 부풀어 올랐다. 특히 2006년 하반기의 집값 폭등은 거의 광풍 수준이었다. 당시 거의 모든 수도권 사람들이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집값은 2006년 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들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의 일부 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 지역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갔다. 그조차도 시들해질 무렵 2008년초 ‘노도강’ 등 강북 3구와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또 한 번 투기 불꽃을 태웠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다가 2009년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사력을 다한 부동산 부양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집값 반등은 재건축 위주의 집값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재건축 집값 상승에 영향을 받아 점차 호가 위주의 상승세를 나타내는 지역이 수도권에서 늘어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동향, 국토부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 에너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또한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 또한 갈수록 줄고 있다. 1차 폭등기까지는 전국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함께 상승했지만, 2005~2006년의 2차 폭등기에는 수도권 지역만이 폭등했다. 또 2007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이 수도권의 잔여 지역들로, 2008년 초에는 서울 강북 3구 등 뉴타운 지역으로 축소됐다. 2009년의 반등기에는 재건축이 집중된 강남 3구와 강동구, 과천 등에 집값 반등세가 집중되고 있다. 언론의 선동보도와 왜곡 과장 보도로 수도권 전 지역에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을 속이기 위해 부동산 투기선동가들과 엉터리 언론들은 이를 ‘지역별 차별화’라고 포장하고 있다.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속이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들 말대로 단기적으로 오를 곳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지금 거론하고 있는 지역들의 실거래가가 사실은 2006년 말 이후 약 30~40%씩 급락했던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현재 상황을 더 정확히 표현하는 말은 부동산 버블이 심한 지역일수록 가격이 더 크게 급등락한다는 말일 것이다.


다만, 현재의 집값 반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워낙 현 경제 상황이 가변적인데다 현 정부가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무리한 정책들을 질러대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정책 예측을 하기 힘든 나라에서 단기 전망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주택가격은 도저히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하게 높은 수준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구체적인 시기보다는 가격 기준으로 전망하자면,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서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2006년 말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재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말의 집값은 투기심리 등 각종 집값 상승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기록된 것이다. 현재 주택시장의 상승 에너지나 경제환경은 절대 2006년 말의 고점을 회복할 정도가 아니다. 잠재적 주택 거래자들 또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2006년말 고점 가격을 가격 상한선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강남 3구와 강동구, 양천구 등의 실거래가는 한때 고점 대비 30~40%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2009년 6월 현재 고점 대비 6~22% 떨어진 수준까지 반등했다. 이미 이들 지역에서는 2008년 말의 단기 저점에서 볼 때 어깨 수준까지는 반등한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도 정부가 투기 대상으로 밀고 있는 재건축 지역들 외에는 여전히 가격이 고점 대비 크게 떨어져 있고, 거래량도 거의 없다. 더구나 분당, 용인, 평촌, 수원, 고양시 등 경기도의 주요 도시들과 인천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점 대비 -20~30% 떨어진 수준에서 계속 하락하고 있거나 미미한 반등을 보이고 있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 물론 현상적으로는 언론의 선동 보도 때문에 재건축 지역 위이들 지역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다른 수도권 지역들의 반승세가 좀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종 주택시장의 구조적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집값은 언제든 재급락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현 정부의 집값 부양책과 경기 침체기에 부동산 광고에 목맨 언론들의 선동 보도로 이 같은 반등세가 일정하게 더 지속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같은 반등세가 길어도 1~2년 이상 더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반등세가 멈추면 2007년 초 이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서 가격이 하락하던 사태가 재연될 것이다.


이번 집값 반등이 멈추고 재하락하면 집값은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2010년대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1990년대 일본의 재판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집값 하락이 마무리 된 상태에서 보면 현재의 집값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느껴질 정도로 집값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다. 향후 5년 안에 물가 수준을 고려한 수도권 집값은 고점 대비 반토막 날 수도 있다. 필자가 그렇게 전망하는 구체적인 이유들은 본문에서 자세히 소개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게이오대학 오바타 세키 교수의 저서 <버블 경제학>(이아소)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해 현재의 집값 반등 상황이 왜 ‘마지막 불꽃’일 가능성이 높은지를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버블에서는 이미 버블이 붕괴했어도 역으로 급격히 가격이 반등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이 반전은 드문 일이 아니다. 전형적인 버블은 일단 붕괴하고 나서 급격히 가격이 반등하면서 최후의 꽃을 피운다. 첫 번째 버블 붕괴가 일어났을 때 배짱이 약한 사람들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고 버블로부터 내려온다. 그 결과 버블이 꺼진 자산을 계속 보유하거나, 새롭게 사거나 하는 것은 배짱 좋은 투자자뿐이다. 그들은 하락한 가격으로는 절대 팔지 않기 때문에, 그 후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고 급등한다. 그리고 그때 시장의 분위기는 낙관적이 되어 그 시점까지 버블에 참가하지 않았던 새로운 투자자가 사줄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조금 더 가격이 내려가면 참여하려고 생각했던 투자자들이다. 그들로서는 첫 번째 가격 하락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다. 그들이 참여하면서 첫 번째 폭락 후 버블의 부활적인 가격 상승은 더욱 가속화된다. 따라서 버블은 첫 번째 가격 폭락으로 붕괴되지 않고, 두 번째 이후의 가격 폭락으로 진짜 붕괴된다.”


인용 내용은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현재의 세계경제위기를 부른 버블이 꺼지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지만, 현재 한국 수도권의 주택시장 상황에도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된다. 기득권 언론사와 정부, 건설업체들이 합작해 서민들을 속이고 선동해봐야 이미 한국의 부동산 버블은 지탱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치열한 부동산 계급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의 주택소유 기회를 늘려준다는 취지로 부동산 버블이 시작됐다면, 한국의 부동산 버블은 철저하게 건설업체들과 다주택 투기자들의 배를 불려주는 과정에서 부풀어 올랐다. 2000년대 이후 주택보급률이 10% 이상 증가하는 동안 주택소유율이 2%밖에 늘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급된 주택 대부분이 돈 많은 사람들의 다주택 투기용으로 공급됐다는 뜻이다. 부동산 투기 붐 동안 희희낙락했던 다주택 투기자들과 건설업체들이 지금 잔뜩 물려 있다. 이 다주택 투기자들과 건설업체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때마침 이들 부동산 부자들을 철저히 옹호해주는 정권이 집권했다. 그리고 건설사들과 기득권 언론들이 삼각 편대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권력과 금력을 가졌고, 서민들을 후릴 수 있는 언론과 투기선동가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 사모펀드 등 합법적 투기세력들이 2009년 초 부동산 끌어올리기 작전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 이들은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며 탐욕을 자극하고,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며 공포심을 조장한다. 이렇게 일반 가계들의 탐욕과 공포심에 불을 지펴 부동산 덫에 물린 자신들이 털고 나가기 위해 ‘마지막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볼 능력이 부족한 일반인들은 집값이 한 번 오르면 계속 오를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힌다. 탐욕과 공포심을 이기지 못하고 무리하게 지금 집을 사는 사람들은 막차를 타게 된다. 그 막차가 가는 길은 계속 내리막길뿐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들 기득권 세력의 힘이 압도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버블 붕괴 압력이‘운명의 힘’처럼 관철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지금까지 자본주의 역사가 가르쳐주는 바다. 따라서 일반 가계들이 이들의 선동에 휘둘려 괜히 다주택 투기자들의 ‘폭탄 처리반’으로 전락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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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7. 09:17

그제 한 케이블TV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최근 전세가 상승과 정부 대책을 주제로 약 1시간 분량으로 토론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안 나갔을 텐데 최근 전세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인 문제 파악과 진단부터

워낙 잘못돼 있어 이를 좀 바로잡기 위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토론의 구성부터 잘못된 언론보도에 바탕한 내용으로 진행되니

짧은 시간에 기본적인 인식부터 바로잡느라고 꽤나 애먹었습니다.

어쨌거나 어제 토론 끝나고 상대 토론자분이 맥주나 한 잔 하자고 해서

근처 치킨집을 찾았습니다.

그 분은 건설 관련 민간 연구소의 대표를 지내시는 분이었는데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꽤 소탈한 분이더군요.

그리고 그 분은 하는 일 때문에 건설업계나

부동산 정보업계의 지금 돌아가는 현실을 잘 알고 있더군요.

대화중 기억나는 몇 토막만 말씀드립니다.

 

-지금 삼성물산에서도 임직원들한테 분양물량을 떠넘긴다.

전에는 집값이 오를 거라는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 분양물량 떠안은 임직원들은 그럴 수 있을까.

삼성물산이 이 지경인데 다른 건설사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올해 9월부터 터지는 분양에 건설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회사의 명운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회사들도 여럿 된다.

이번 분양 실패하면 결국 망하는 길로 가야 하니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들도 굶었고, 언론들도 잔뜩 굶었다.

그래서 최근 언론사의 선동 보도가 어느 때보다 난무하는 것 같다.

 

-결국 2,3년 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할 것 같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정도만 빼고는 모두 안전하다고 장담 못한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몇 군데는 쓰러지는 곳이 나올 것 같다.

 

-지금 정부하는 정책이나 각종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우리는 미국식 폭락보다는 일본식 장기 침체로 갈 것 같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일본의 상황과 너무나 비슷하게 닮아간다.

 

-이런 판에 초고층 빌딩을 서울에만 서너 개씩 짓겠다니 말이 되느냐.

무슨 재주로 그런 초고층 빌딩들을 다 채운단 말인가.

 

-며칠 전 중앙일보에 내가 "3,4년 후까지 집값이 뛸 테니 지금 집을 사라"는 식으로 내가

코멘트한 것으로 보도됐다. 전화 인터뷰는 했지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

화가 났지만, 약자이다 보니 참았다.

 

-한국은행이 금리 안 내리고 몇 개월만 더 갔으면 아마

한국 부동산은 폭락했을 것이다.

 

-(이야기 말미에 '왜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느냐'는 저의 질문에)

알지 않느냐. 건설 공기업이나 건설업체들 연구용역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건설업체들은 무조건 '집값이 올라간다'고 말해주기를 원한다.

그런 상황에서 대놓고 모두 말할 수는 없다.

건설업체들 대상 강연 등 면대면 모임에서는 이런 경고를 한다.

그러면 자기네들도 어느 정도는 모두 수긍한다.

 

이외에도 여러 얘기들이 있었습니다만 모두 옮길 수는 없습니다. 

이 분 말씀들어보면 왠지 제가 하는 말 같지 않나요?

특히 이번에 제가 새로 출간한 책의 일부 내용과 너무 비슷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 책에서 그토록 언론 보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견들이 공개적으로 잘 알려져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고

부동산 광고 유치에 혈안이 된 신문들의 지면에는

근시안적인 선동보도만 난무하니 많은 분들이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언론의 선동보도에 휘말리지 말기를 바랍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http://twitter.com/kennedian3


by 선대인 2009. 9. 6. 09:11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약 1년 만에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을 며칠 전 출간했습니다.

이번 책은 두 권으로 나오는데 2권 <서민경제의 미래편>은

이달 말쯤 나올 예정입니다.

다행히 시중 배포 첫날부터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매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배포 첫날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제경영 부문 12위에 올랐는데,

사전 홍보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출발을 보인데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의 

성원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짧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언론의 선동보도나 건설족들의 정보 조작으로

많은 분들이 현실을 잘 모르고 계시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끝물임이 분명합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재건축 단지들을 제외하고는

집값이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금의 호가 거품이 다시 한 번 꺾이면 집값은 다시

오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도 2008년부터 내리 굶은 건설사와 언론사들이

한통속이 되어 올해 하반기 사상 최고 수준의

수도권 분양을 앞두고 악질적인 선동보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도권 분양에 실패하면 건설사들 중에는 사실상

망하는 길로 가야하는 곳이 많고, 언론사들 또한 이번

분양시장에서 광고를 먹지 못하면 지탱하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언론사들의 선동보도가 늘 문제였지만,

지금처럼 그 정도가 심한 적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전 최후의 발악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특히 조중동이나 한경, 매경 등도 문제지만 부동산 광고 유치에 혈안이 된

아시아경제,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등 사실

신문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의 보도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인터넷 포털에 게재돼 많은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이런 군소 경제신문들의 보도는 거의 날조나 조작에 가까운 수준이므로

절대 참고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번에 밤을 지새워가며 책을 쓴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지금의 반등세가 지속가능하다면 굳이 제가 책을 쓸 이유가 없지만,

지금은 사실상 마지막 폭탄 돌리기 국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가계가 언론의 선동보도에 속아 넘어가면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아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또 다시 경고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번 책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책은 결코

제 개인 차원의 책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부와 언론, 건설업체들이 함께 쏟아내는 조작된 정보를

일반인들이 꿰뚫어볼 수 있는 논리적 무기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습니다.

더 나아가 집값 거품을 빼고 한국 경제를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반석 위에 올리는 데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 언론 보도를 매우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초기에 상당수 언론들의 보도가 매우 소극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공간에서 풀뿌리 시민들의 격려와 성원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격려와 성원에 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성원, 조언과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찾는 많은 분들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09년 9월 5일 새벽

 

케네디언 삼가 올림

   



by 선대인 2009. 9. 5. 09:39

한국경제의 회복을 알리는 온갖 소식들이 지면과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주가는 2009년 초 900대의 저점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고 있다. 2009년 초까지 폭락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도 이제 폭락은커녕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 폭을 키우고 있다. 경상수지는 사상 최고의 흑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급기야는 한국이 이번 세계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라 밖에서부터 나온다. 불과 2009년 초만 해도 백척간두의 위기감을 느꼈던 한국경제다. 그런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A급 태풍 앞의 등불 같던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회복을 선도한다니 낭보 중에 이런 낭보가 없다. 축하할 일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정말 한국경제는 그렇게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일까. 이제 정말 안심해도 괜찮은 것일까.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한국경제를 괴롭히던 모든 위기 상황은 종료된 것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은 한국경제는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기 회복은 인위적인 저금리와 막대한 재정 투입 등으로 만들어진 자산시장 중심의 경기 회복일 뿐 지속가능하지 않다. 시중에는 실제 이상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일반 서민들이 착각하게 하는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 엄호 아래 방송 진출에 목을 맨 기득권 언론들의 장밋빛 분칠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회복의 신기루에 일반 서민들이 홀려 있을 때가 실은 가장 위험하다. 비유하자면, 현재 국면은 1세계 대공황 진행과정에서 1930년 봄과 비슷한 상황이다. 1929년 9월 폭락했던 미국 다우지수 주가는 1930년 봄이 되자 저점 대비 48%까지 상승했다. 당시 미국 후버 대통령은 공황의 종말을 선언했고 시장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투기세력들의 작전에 혹해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매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930년 4월 이후 다우지수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어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물론 현재의 한국경제나 세계경제가 당시와 꼭 같은 길을 걸으리라는 것은 아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반등한데 따른 경기 회복의 착시현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하기 위한 비유일 뿐이다.


멀리 볼 것 없이 한국의 2002년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2002년 카드빚 거품에 기대 한국경제가 6% 대의 GDP성장률을 기록했을 때 대부분 언론들은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 언론들도 한국경제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2003년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채 카드빚 거품이 터졌고 경제성장률은 2%대로 곤두박질쳤다. 현재의 한국경제 또한 부동산 버블 붕괴를 억지로 틀어막고 잠시 ‘막간 파티’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한국경제는 왜 위험한 상황인가. 그것은 한국경제의 근본적인 위기 구조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위기 구조의 핵심에는 바로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다. 현재 세계경제의 위기 근저에도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지만, 2008년 하반기 한국경제를 벼랑 끝 위기로 내몬 것도 부동산 버블이었다. 2000년대 들어 잔뜩 부풀어 오른 부동산 버블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가 830조원까지 늘어났고, 이 가운데 315조원 이상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다. 사실 중소기업 운영자금이나 가계 신용 대출 자금들 중 상당액이 부동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실제 부동산 관련 대출은 40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시중 금융기관들은 CD와 은행채를 남발하고, 단기 외화까지 무차별 차입해 부동산 시장에 펌프질을 했다. 그것이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시중 금리 상승과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이어지며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권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는 데 ‘올인’했다. 현 정권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관련 공약을 통해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며 집권한 정권이었다. 그래서 현 정권의 핵심 집권 기반은 불과 5% 도 안 되는 다주택 투기자 등 부동산 부자 그룹이었다. 따라서 현 정부에게 부동산 버블 붕괴는 경제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권 출범 초기에 이미 현 정권의 도덕성과 실력이 바닥을 훤히 드러낸 마당에 집값마저 폭락하면 마지막 남은 지지층까지 이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정권에게 부동산 거품 부양은 모든 정책과 국정 운영의 이면에 숨은 최우선 국정과제였다. 전 세계가 부동산 거품 붕괴로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절대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꺼지면 안 된다는 식이었다.


현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과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을 갖다 붙이며 노골적인 부동산 부양 총력전을 전개했다. 기준 금리 인하와 주택 대출 만기 연장, 각종 부동산 세금 감면, 대규모 건설토목 사업 발주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서라면 투기 조장책도 가리지 않았다.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재건축을 투기의 핵심 대상으로 밀겠다는 것을 사실상 선언하고, 인천 청라 분양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전매제한기간 완화와 양도세 감면 등을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수요를 끌어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경제 위기를 핑계로 도저히 정상적 정부라면 해서는 안 되는 정책을 버젓이 감행한 것이다. 현 정부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투입했거나 향후 투입하기로 한 돈이 어림잡아 300조~400조원에 이를 정도였다. 사실상 정부가 가장 강력한 부동산 투기조장세력이자, 최대의 이해관계자가 돼버린 것이다. 이렇게 현 정부의 무지막지한 부동산 부양책과 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은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구조적 측면에서 부동산 버블 붕괴는 단지 지연됐을 뿐이며, 물밑에서 버블 붕괴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자.


우선, 정부는 부동산 폭락을 막는다는 핑계로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어서 거품을 더 키워버렸다. 가뜩이나 둑이 넘쳐흐를 지경인데 둑 위에 고이는 물의 양을 늘려버린 것이다. 나중에 집값 거품이 빠진 뒤 다시 회복할 때 마중물로 쓰일 수 있었던 수요를 집값 거품 붕괴의 에너지를 더하는 방향으로 써버린 것이다. 가뜩이나 2000년대 부동산 투기 과정에서 미래의 주택 수요를 당겨 집값을 부풀렸는데, 조금 남아있던 주택수요마저 투기바람을 다시 불러일으켜 앞당겨 끌어다 써버린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버블 붕괴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의 1990년대 일본식 토건 부양책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공급이 지속돼 수요 대비 과도한 공급 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 취소나 정부의 미분양 매입 등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미분양 물량은 결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다. 오히려 수도권의 공급 과잉은 2009년 말부터 본격화돼 미분양 사태를 장기화하게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은 2015년경이면 약 36만호 이상의 아파트 과잉 공급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분양 물량의 만성적인 적체와 이로 인한 건설업체의 자금난으로 향후 2~3년 안에 건설업체들의 도산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체의 도산은 금융기관 부실 채권 증가로 이어져 향후 한국경제에 만성적인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말하면 기존 언론의 ‘공급 부족’ 타령에 젖어 있는 이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왜 집값이 오른다는데, 미분양물량은 잔뜩 쌓여 있고, 인천 청라 외에 전국에서 분양 성공하는 데가 한 군데도 없는지를. 언론에서는 주택 공급이 줄어 2~3년 후 집값 뛴다는 얘기밖에 없는데, 왜 2009년 하반기에 수도권 입주물량이 수년 내 최고 수준이며, 사상 최고 수준인 20만호가 한꺼번에 대규모 분양에 나서는지 말이다. 지금도 미분양이 넘치는데, 2009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20만호가 과연 제대로 소화될 수 있을까.


왜곡된 ‘공급 부족론’의 결정판은 ‘공급이 줄어 전세값이 급등한다’는 보도일 것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벌려놓은 뉴타운 개발 계획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전월세 물량이 줄어 전세값이 뛰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매매가와 연동하고 있는 현상일 뿐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커지고 있는 듯하게 느껴지는 것은 많은 이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 수요로 전환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는 일반 가계가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추가 집값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한데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는 미국에서도 부동산 버블 붕괴 직전에 나타난 현상으로 오히려 부동산 버블 붕괴의 전조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제 환경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에 자원을 낭비하는 바람에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은 한 단계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각종 정부 및 민간 연구기관들이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억지로 지탱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일자리는 줄어들고 ‘알바’일자리만 양산되고 있어 가계의 평균적인 소득 기반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뒷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현 정부의 무모한 감세정책 및 재정 남용으로 재정 고갈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인구 감소 속도는 매년 더 빨라지고 있고, 수도권 인구 유입도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 투기선동가들과 엉터리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수도권의 실수요 기반이 양적, 질적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수단을 일찌감치 소진해버려 부동산 버블이 다시 붕괴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손쓸 여력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 돼버렸다. 


이밖에도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는 금리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물론 부동산 부양에 사활을 건 현 정권이 다른 나라에 앞서 선제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시중금리는 기준금리와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2008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미 국공채 금리에 이어 은행채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회사채 금리 등이 일제히 바닥을 친 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가계 부채의 거치기간과 일시상환 만기를 연장한 덕에 당장 부동산 투매는 막았지만, 가계들의 원리금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더구나 시중은행들이 급감한 순이자마진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신규 주택 대출자와 대환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향후 금리가 오르면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뿐이 아니다. 여기에서 일일이 다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버블 붕괴의 압력은 수면 아래에서 더욱 점증하고 있다. 사실은 필자가 지난해부터 대부분 경고했던 내용이다. 오히려 필자가 분석했던 구조적인 변수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뚜렷하고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동산 거품과 그 거품에 편승한 과욕의 폐해가 어떠한지는 지금 전 세계가 목도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시기이고, 우리도 피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큰 충격이 있겠지만,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충격이다. 근본적 수술을 통해 부동산 거품이라는 악성 종양을 떼 내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현 정권은 자신들 임기 내에 거품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다음 정권에 폭탄을 떠넘기려는 속셈으로 근본 수술을 미루고 있다. 오히려 악성 종양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해 부동산 투기판을 더욱 키우려 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와 이와 연관된 건설경기를 띄우기 위해 한국 경제 전체를 희생하고 있다. 말끝마다 ‘시장원리’를 외치는 정권이 하는 짓마다 시장의 정상적인 조정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 그동안 땅값, 집값이 너무 높았고 사람값은 똥값이었으므로 이제 사람값을 높이고 땅값, 집값은 낮추는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언제까지 무능과 무지로 점철된 정부 관료들과 정치적 탐욕에 이끌린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 때문에 국민들이 투기꾼들의 노리개가 돼야 한단 말인가. 그러는 사이 한국 경제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말이다. 공동체의 경제적 기반과 공동체 구성원간의 연대가 무너지면 그 사회의 구성원인 개개인이 행복하기란 어렵다. 이제라도 한국 경제의 파탄은 피하면서도 부동산 거품을 빼고 우리 모두가 집단 바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간의 계급투쟁을 마무리 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http://twitter.com/kennedian3




by 선대인 2009. 9. 5. 06:19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약 1년 만에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을 며칠 전 출간했습니다.

이번 책은 두 권으로 나오는데 2권 <서민경제의 미래편>은

이달 말쯤 나올 예정입니다.

다행히 시중 배포 첫날부터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매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배포 첫날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제경영 부문 12위에 올랐는데,

사전 홍보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출발을 보인데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의 

성원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짧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언론의 선동보도나 건설족들의 정보 조작으로

많은 분들이 현실을 잘 모르고 계시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끝물임이 분명합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재건축 단지들을 제외하고는

집값이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금의 호가 거품이 다시 한 번 꺾이면 집값은 다시

오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도 2008년부터 내리 굶은 건설사와 언론사들이

한통속이 되어 올해 하반기 사상 최고 수준의

수도권 분양을 앞두고 악질적인 선동보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도권 분양에 실패하면 건설사들 중에는 사실상

망하는 길로 가야하는 곳이 많고, 언론사들 또한 이번

분양시장에서 광고를 먹지 못하면 지탱하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언론사들의 선동보도가 늘 문제였지만,

지금처럼 그 정도가 심한 적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전 최후의 발악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특히 조중동이나 한경, 매경 등도 문제지만 부동산 광고 유치에 혈안이 된

아시아경제,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등 사실

신문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의 보도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인터넷 포털에 게재돼 많은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이런 군소 경제신문들의 보도는 거의 날조나 조작에 가까운 수준이므로

절대 참고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번에 밤을 지새워가며 책을 쓴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지금의 반등세가 지속가능하다면 굳이 제가 책을 쓸 이유가 없지만,

지금은 사실상 마지막 폭탄 돌리기 국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가계가 언론의 선동보도에 속아 넘어가면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아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또 다시 경고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번 책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책은 결코

제 개인 차원의 책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부와 언론, 건설업체들이 함께 쏟아내는 조작된 정보를

일반인들이 꿰뚫어볼 수 있는 논리적 무기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습니다.

더 나아가 집값 거품을 빼고 한국 경제를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반석 위에 올리는 데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 언론 보도를 매우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초기에 상당수 언론들의 보도가 매우 소극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공간에서 풀뿌리 시민들의 격려와 성원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격려와 성원에 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성원, 조언과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찾는 많은 분들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2009년 9월 5일 새벽

 

케네디언 삼가 올림

   


by 선대인 2009. 9. 5. 06:07

올 들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호가 위주로 반등하면서 많은 이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반등세는 도를 넘는 부동산 부양책과 일부 언론의 선동보도에 따른 측면이 크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많은 무주택 서민들의 불안감이 또 다시 커지고 있다. 또한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 부동산 버블이 해소되는 와중에 한국에서만 부동산 거품이 다시 부풀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 경제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현 국면은 매우 위험하다.


사실 현재의 집값 반등은 언제든지 재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기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반등은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고 본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의 진행과정을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를 감 잡을 수 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2003년의 1차 폭등, 2005~2006년의 2차 폭등을 거치면서 크게 부풀어 올랐다. 특히 2006년 하반기의 집값 폭등은 거의 광풍 수준이었다. 당시 거의 모든 수도권 사람들이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집값은 2006년 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2007년 초부터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는 거래가 끊어지면서 실거래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의 일부 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 지역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갔다. 그조차도 시들해질 무렵 2008년 초 ‘노도강’ 등 강북 3구와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또 한 번 투기 불꽃을 태웠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다가 2009년 4월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1차 폭등기까지는 전국 집값이 함께 상승했지만, 2005~2006년의 2차 폭등기에는 수도권 지역만 폭등했다. 또 2007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이 수도권의 외곽 지역들로, 2008년 초에는 서울 강북 3구 등 뉴타운 지역으로 축소됐다. 2009년의 반등기에는 재건축이 집중된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3구와 경기도 과천 등에 집값 반등세가 집중되고 있다. 언론의 왜곡 과장 보도로 수도권 전 지역에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다.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동향, 국토부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 에너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또한 이 같은 투기 선동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역에서 집값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여전히 2006년 말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한 상태다. 서울 강남구를 사례로 보자. 강남 재건축 대상인 개포동과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압구정동은 투기적 수요로 인해 거의 과거 고점수준까지 단기 급등한 게 사실이다. 정부가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명분 아래 공공연히 핵심 투기 대상으로 밀었기에 어찌 보면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실거래가 기준으로 대치동과 도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삼성동, 역삼동, 수서동, 일원동, 청담동 등은 과거 고점대비 여전히 큰 폭 하락한 상태에 있다.


예컨대 도곡동 도곡렉슬의 135㎡형의 경우 2006년 말 28.8억원에서 올 7월 현재 20.4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런가 하면 도곡동의 타워팰리스I 165㎡형의 경우에도 2007년 33.4억원에서 올 7월 현재 21.8억원으로 떨어져 있다. 도곡동의 삼성래미안 역시 123㎡의 경우 2007년 18억원에서 올 초 13.3억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15.4억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다. 그런가 하면 삼성동 아이파크는 워낙 고가여서 아예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196㎡의 경우 2008년 57억원이던 것이 거래가 거의 끊어졌다가 올 5월에 44억원에 거래가 있었다. 역삼동 e편한세상은 2006년 11.8억원에서 올 초 8.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9.8억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다. 역삼래미안 역시 81㎡의 경우 2006년 11.8억원에서 2009년 초 8.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9.4억원으로 반등한 정도다.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 변동을 요약해보면, 고점대비 지난해 말~올 초에 평균 -28%까지 떨어졌다가 올 7월 현재 -13.2% 하락한 상태까지 반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 정부가 온갖 투기 조장책을 쏟아내고 상당수 언론들의 투기 선동보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투기 1번지’라고 하는 강남구의 실거래가가 이 정도 상황이다.


          

경기도 분당이나 용인, 일산 등지의 실거래가는 고점 대비 훨씬 더 낮은 수준에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06년 말 고점 대비 약 30~40%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7월까지 저점에서 5~10% 정도 반등한 정도에 그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가격지수와 사설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와는 현격한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이 같은 사실을 두고 역으로 아직 2006년말 고점 수준까지 더 뛸 여력이 있으니 빨리 사라고 선동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연구소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이미 서울지역 다주택 투기자의 평균 보유 주택 수는 평균 4채를 넘는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다주택 투기자들조차 여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의 거래량이 지난해 말~올 초의 극심한 침체 양상은 벗어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2006년 거래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거래가 침체됐던 지난해 대비로도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도 거래량의 상당 부분은 신규 입주물량으로 기존 주택 거래는 여전히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이 짧은 지면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 인천과 경기도 남부 축까지 확연한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상당수 언론에서는 마지막 남은 투기적 가수요가 준동해 일어난 매매가와 전세가의 반등을 두고 마치 공급 부족 때문인 것처럼 눈속임하고 있다. 정말 공급 부족 때문이라면 왜 올 하반기 수도권에 사상 최고 수준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2~3년 후 입주물량으로 돌아올 분양물량 또한 사상 최대 수준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대대적인 투기 선동에도 불구하고 이번 집값 반등은 1~2년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칸 마련이 목표인 실수요자라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기 바란다. 이번 반등세가 멈추면 2007년 초 이후 수도권에서 거래가 끊어지면서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서 가격이 하락하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집필해온 ‘위험한 경제학 1권-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위험한 경제학2-서민경제의 미래(가제)편’은 9월 20일경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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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9. 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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