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그제 한 케이블TV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최근 전세가 상승과 정부 대책을 주제로 약 1시간 분량으로 토론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안 나갔을 텐데 최근 전세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인 문제 파악과 진단부터
워낙 잘못돼 있어 이를 좀 바로잡기 위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토론의 구성부터 잘못된 언론보도에 바탕한 내용으로 진행되니
짧은 시간에 기본적인 인식부터 바로잡느라고 꽤나 애먹었습니다.
어쨌거나 어제 토론 끝나고 상대 토론자분이 맥주나 한 잔 하자고 해서
근처 치킨집을 찾았습니다.
그 분은 건설 관련 민간 연구소의 대표를 지내시는 분이었는데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꽤 소탈한 분이더군요.
그리고 그 분은 하는 일 때문에 건설업계나
부동산 정보업계의 지금 돌아가는 현실을 잘 알고 있더군요.
대화중 기억나는 몇 토막만 말씀드립니다.
-지금 삼성물산에서도 임직원들한테 분양물량을 떠넘긴다.
전에는 집값이 오를 거라는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 분양물량 떠안은 임직원들은 그럴 수 있을까.
삼성물산이 이 지경인데 다른 건설사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올해 9월부터 터지는 분양에 건설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회사의 명운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회사들도 여럿 된다.
이번 분양 실패하면 결국 망하는 길로 가야 하니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들도 굶었고, 언론들도 잔뜩 굶었다.
그래서 최근 언론사의 선동 보도가 어느 때보다 난무하는 것 같다.
-결국 2,3년 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할 것 같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정도만 빼고는 모두 안전하다고 장담 못한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몇 군데는 쓰러지는 곳이 나올 것 같다.
-지금 정부하는 정책이나 각종 부동산시장 상황을 보면
우리는 미국식 폭락보다는 일본식 장기 침체로 갈 것 같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일본의 상황과 너무나 비슷하게 닮아간다.
-이런 판에 초고층 빌딩을 서울에만 서너 개씩 짓겠다니 말이 되느냐.
무슨 재주로 그런 초고층 빌딩들을 다 채운단 말인가.
-며칠 전 중앙일보에 내가 "3,4년 후까지 집값이 뛸 테니 지금 집을 사라"는 식으로 내가
코멘트한 것으로 보도됐다. 전화 인터뷰는 했지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
화가 났지만, 약자이다 보니 참았다.
-한국은행이 금리 안 내리고 몇 개월만 더 갔으면 아마
한국 부동산은 폭락했을 것이다.
-(이야기 말미에 '왜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느냐'는 저의 질문에)
알지 않느냐. 건설 공기업이나 건설업체들 연구용역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건설업체들은 무조건 '집값이 올라간다'고 말해주기를 원한다.
그런 상황에서 대놓고 모두 말할 수는 없다.
건설업체들 대상 강연 등 면대면 모임에서는 이런 경고를 한다.
그러면 자기네들도 어느 정도는 모두 수긍한다.
이외에도 여러 얘기들이 있었습니다만 모두 옮길 수는 없습니다.
이 분 말씀들어보면 왠지 제가 하는 말 같지 않나요?
특히 이번에 제가 새로 출간한 책의 일부 내용과 너무 비슷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 책에서 그토록 언론 보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견들이 공개적으로 잘 알려져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고
부동산 광고 유치에 혈안이 된 신문들의 지면에는
근시안적인 선동보도만 난무하니 많은 분들이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언론의 선동보도에 휘말리지 말기를 바랍니다.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1년 만에 새로 쓴 책 '위험한 경제학1-부동산의 비밀편'이 출간됐습니다. 2권 '서민경제의 미래'는 9월 20일경 출간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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