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에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흔히 잘 알고 있듯이 주택 수급에 따라 공급 대비 수요가 부족할 때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때 가격이 올라가면 공급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수요는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렉서스 자동차 공급 대비 수요가 늘면 렉서스 자동차 가격은 올라갈 것입니다. 하지만 렉서스 자동차가 아무리 좋다 한들 5000만원 하던 것이 1억원까지 오르면 수요는 줄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균형가격을 이루게 됩니다. 이것은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지금 상황은 주택 가격이 한국의 일반적 가계 수준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급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살 사람은 거의 다 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아직도 마지막 남아 있는 사람들이 주택을 사고 있지만, 자기 소득으로 안 되니 금융권에서 돈을 왕창 빌려서 집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거래량이 부동산 폭등기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사실 그 거래량도 저희 연구소가 전국 각지 상황을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신규 입주 물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기존 주택 거래는 2005~2006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투기(또는 투자)적 거래 때문에 나타납니다. 이 경우에는 가격은 투자수익률에 따라 오르내립니다.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보면 수급 상황과 상관 없이 가격이 오르기도 합니다. 이른바 투기적 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기의 집값이 바로 수급보다는 이 같은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가수요가 생겨나 투기적 거래에 의해 가격이 상승한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오르면 가격이 추가로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해 오히려 투기적 가수요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올해 들어서 벌어지는 상황도 정부가 재건축 단지들을 투기 대상으로 공공연히 밀고, 대출 규제 완화로 금융권에서 투기 판돈을 대도록 했기에 단기 저점에서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실수요적인 성격도 적지 않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마지막 남은 투기적 가수요를 끌어당겨 쓰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런 후자의 현상을 두고 많은 분들이 전자의 가격 현상인 것처럼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언론의 선동보도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언론들은 앞서의 주택수급 상황만을 가지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그런 언론의 엉터리 주장에 넘어가서 공급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것은 주택 건설업체들이나 지금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각종 명분으로 공공주택사업을 비롯해 공공토건사업을 벌이는 정부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혀 그런 이해관계가 없는 분들조차 두 가지 가격현상에 대해 혼동하고, 단순히 주택수급 상황을 가지고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주택 수급으로 집값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장기적이고, 총량적 관점에서는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매우 일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2010년대 주택공급이 과잉상태가 되고 장기 침체를 겪게 될 것으로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는 시장메커니즘에 따라 현재 떨어져야 하는 집값을 정부가 억지로 교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 가격에서 형성된 수요에 비해 필요 이상의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만성적인 주택공급 과잉으로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멍청한 짓을 과거 1990년대 일본이 했습니다. 우리도 똑 같이 그러한 길을 가야 합니까?

 

사실 이미 공급 과잉 현상은 지방과 대전 충남 등 중부권을 지나 인천과 경기도 남부축 등 수도권 외곽지역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아마도 2~3년 안에 수도권의 중심부까지 공급 과잉 현상이 진행될 것입니다. 현 정부의 주택 정책 방향이나 건설사와 언론의 착각 때문에라도 그렇게 갈 공산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무조건 매매용 주택을 많이 지으면 된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주택 공급은 선진국 수준에 이를 때까지 향후 어느 정도까지는 계속돼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택 공급의 방식과 시기, 주택공급의 유형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설명하고 여기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주택 가격의 상승 하강 패턴을 보더라도 집값이 단순히 주택 수급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주택 가격은 10~20년 정도의 사이클을 두고 파동을 그립니다. 거의 대부분 국가들이 그렇습니다. 주택보급률 수준과 상관 없이 집값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주택보급률이나 주택공급의 정도만으로 따지면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주택보급률 수치만 중요하다면 왜 지금보다 주택보급률이 훨씬 낮았던 1991~1998년까지 실질 집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거나 주택보급률이 이미 110%를 넘어선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 주택 버블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할 수 업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포럼에서도 분양주택(=매매용 주택) 공급만 많이 하면 집값이 떨어지게 돼 있으니 무조건 많이 지으면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또 미래로 같은 분은 아직 주택 공급이 모자라니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합니다. 물론 주택을 왕창 공급하면 집값은 언젠가는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얼마나 많은 사회경제적 자원을 낭비하게 되는 것입니까?

 

바람직한 경제정책은 1)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해야 하고, 2)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며, 3)기왕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1~3번 모두의 관점에서 좌우 정권을 가리지 않고 실패의 연속이라는 점은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연구소는 국민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바람직한 정책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주택정책 방향을 계속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현재의 과도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 정부의 엇박자 정책으로, 또는 박홍균님 방식대로 무조건 주택 공급 일변도로 집값을 떨어뜨리자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입니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각종 혁신도시네, 기업도시네, 산업단지네, 경제특별구역이네 각 지자체들이 새로운 도시를 추진하지만 결국 맨 먼저 하는 것은 거의 환상에 가까운 계획인구를 잡아놓고 거기에 맞춰 주택단지부터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계획했던 그런 특화 발전전략들은 전혀 구체화되거나 현실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주택사업만 벌이는 꼴입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지금 각 지방에서는 그렇게 새로 만든 주거단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분양, 미입주 물량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지금 각 지방에 계신분들은 인근에서 그런 사례 한두 가지쯤은 모두 아시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물론 주택 공급이 넘쳐나는 시점에서 가격은 시름시름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집값이 떨어지게 해야 합니까?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아파트 단지 짓는데 그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 대신 그것을 정말 지방 중소기업과 벤처를 활성화하고 정말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제대로 쓰고 취약계층을 돕는데 제대로 쓴다면 그 효과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오히려 그렇게 아파트를 지어대면서 투기판을 만들기 때문에 투기가 준동하고, 많은 가계들이 빚을 쳐 바르고 있어서 내수침체에 빠지고 일자리가 줄고 우리 젊은이들이 결혼도 못하고 아이들을 못 낳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막대한 기회비용을 치르고 단기적으로는 집값 거품을 떠받치면서 장기적으로는 주택시장의 장기침체로 한국경제를 몰고 가야 합니까? 저는 저렴한 가격에 쾌적한 주거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란다고 일본의 경우처럼 10여년 동안 주택시장이 장기침체에 빠지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한국 주택시장이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경고하는 것도 그 같은 전철을 피하면서도 지금의 집값 거품을 빼는 길을 찾자는 뜻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지금 상반기에 집값이 오르는 것도 집이 부족해서 오른다고 언론에서 선동하며 합리화하는데, 단기적으로 그런 영향이 전혀 없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일 큰 변수는 결국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저금리,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의한 유동성 증가라고 봐야 합니다. 이미 현재 집값은 국민 소득수준에 비해 너무나 높기 때문에 세계 다른 나라들처럼 자산시장의 가격메커니즘에 자연스럽게 맡겨놓으면 집값은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투기를 조장하고 있으니 이제는 집값이 호가 위주이기는 하나 반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강부자들을 위해 집값 거품을 떠받치면서 한편에서는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 주택을 왕창 짓겠다고 하니 웃기는 노릇이지요. 정치적으로는 강부자들과 무주택 서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시도이고, 현실적으로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에게 유동성을 계속 지원하는 명분일뿐입니다. 차라리 지금 건설업체들에게 막대한 토건부양책과 미분양 물량 매입 등을 통해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미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내리고, 이것이 가격 하락을 이끌어 집값은 떨어졌을 것입니다. 이렇게 정말 집값을 내리는 방법은 쓰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도시계획적 고려도 없이 그린벨트를 풀고, 그렇지 않아도 과밀한 서울 및 수도권의 규모의 불경제 효과를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비판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리고 집값을 현 상황에서 떨어뜨리고자 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유동성을 제어하고 집값이 과거처럼 오르기 어렵다는 것을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하면 투기적 가수요가 가라앉고 집값은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정말 지금의 집값이 자기 소득 수준에 맞아서 빚을 거의 내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대부분 집값이 더 오를까 봐 공포심에서, 또는 집값이 더 올라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탐욕에서 사는 것이지 얼마나 진정한 의미의 실수요자들이 많습니까? 따라서 현재 가격 현상을 볼 때 집값을 떨어뜨리는 최선의 방법은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기대를 형성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현 추세대로라면 2010년대에는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도 만성적인 공급 과잉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보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제 글을 통해 밝혔으니 구체적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현재는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다주택 투기자들이 수백만 채의 주택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올 상반기처럼 언론에서 집값이 오른다, 오른다 하니 빚에 쪼들리던 다주택 투기자들도 매물을 철회하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에서 수급이 역전되는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이는 전세시장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고요.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붕괴하고 지금 예정된 수도권 주택 물량의 상당부분이 입주물량으로 쏟아지는 2~3년 후부터는 엄청난 공급 과잉 상태가 될 것임을 대부분 사람들이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다주택 투기자들도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고소득층이고 정보력이 뛰어난 가계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만나보는 고소득층들 가운데는 이미 그런 트렌드를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자산관리 자문을 해주는 사람들 스스로가 이제는 부동산은 한 물 같다고 거의 한결같이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주택 투기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에 자기가 털고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는 가능하겠지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현재 국면은 강부자 정권인 현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인 다주택 투기자들이 빠져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국면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미련을 가지고, 여전히 빚을 잔뜩 인 채 여러 채를 소유하거나 새로 주택시장에 진입합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부동산 거품이 본격적으로 붕괴할 때가 되면 결국 부동산 덫에 물리고 제때 빠져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과거 일본이나 현재의 미국에서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전적으로 주택공급 부족 때문에 지금의 집값이 뛰거나 전세가가 뛰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지금의 투기적 상황을 합리화해주는 측면이 훨씬 강합니다. 그러니 그런 언론의 선동보도에 너무 휘둘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솔직히 참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네요. 매번 레파토리를 바꿔가며 엉터리 보도들이 너무나 많이 쏟아지니 제가 일일이 모두 반박할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올 봄에 부동자금 800조원으로 얼마나 난리쳤습니까? 그랬던 언론이 이제는 왜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일까요? 이후 제가 주장했듯이 가계 대출 때문에 부동산이 뛰는 것이라는 것을 대충 알게 됐기 때문 아닐까요? 그러더니 이제는 또 강남 사람들은 빚 없이 집 산다라는 엉터리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 또한 정부가 강남 3구의 대출규제를 풀지 않아서 그렇게 보일 뿐 결국 재건축 투자자의 대부분이 큰 빚을 진다는 것은 이미 드러났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1인가구 문제, 수도권 인구 유입 문제, 최근의 주택 공급 부족 논란 등 엉터리 보도와 주장은 끝이 없습니다.

 

그런 주장에 일말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 그런 주장을 하게 되는 근거들이 약간씩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근거들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그것이 주택 구매 선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제가 그런 부분들에 대해 반박 위주로 글을 쓰다 보니 그런 부분은 마치 전혀 무시하거나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비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다고 자신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그런 부분을 냉정하게 있는 현실 그대로, 그리고 논리적인 틀 안에서 보고 설명하려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참 어렵네요. 주택문제와 관련된 엉터리 주장은 수백, 수천군데서 쏟아지고 그런 주장들에 대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시각에서 제대로 설명하는 기관은 얼마 되지를 않으니 말입니다. 한국경제에서 건설업 비중이 크고, 그들의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니 생각하지만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결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제대로 된 새로운 정치세력이 집권할 때에만 그 같은 엉터리 주장 또한 일정하게 사라지겠지요. 여러모로 어렵지만 저는 그러한 시기가 올 때까지 좌고우면하지 않고 계속 일로매진할 생각입니다. 우리 자식들이 부동산 거품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그리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틀안에서 자신들의 재능과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제가 조만간 <위험한 경제학: 부동산의 비밀편>을 출간합니다.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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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8. 28. 09:09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 in Seattl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얼마 전 띄운 '미국서 보는 강남 불패론, 진실일까?(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6438)'와 '2007년 시애틀 vs 2009년 서울-부동산 심리 비교(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7401&RIGHT_DEBATE=R4)라는 글과 함께 참고바랍니다. Lost님의 다른 글들도 저희 연구소포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작년(2008년) 여름에 발표된 자료입니다.

 

미국의 주택소유자들에게

"당신의 집은 1년전에 비해 현재 가치가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조사했답니다.

 

2007년 2/4분기부터 2008년 2/4분기 까지의 자신의 집의 가격변화를 물은 것이지요.

다들 아시다시피,

미국의 집값은 2006년 여름부터 떨어지기 시작하여

2008년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줄곳 자유낙하하는 중이었습니다.

물론 지역별로 약간 상승한 곳도 없지는 않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는,

 

올랐다. - 40%

변함없다. - 22%

내렸다. - 38%

 

그런데, 실제 주택가치가 떨어진 주택의 비율은 77% 였습니다.

 

77% - 38% = 39% 즉, 현실과 생각과의 차이는 40% 가 됩니다.

 

결국,

 

두집 중의 한집은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산다는 말입니다.

언론에서 그렇게나 부동산 하락하고 있다고 방송을 하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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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in Seattle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국내 상황에 대해 제가 짤막한 코멘트를 붙이고자 합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착각이 훨씬 심합니다. 왜냐하면 사설 정보업체의 투기선동과 언론의 선동보도가

훨씬 더 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토부 실거래가보다 잠재적 매도자들의 호가는 조금만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가 버립니다. 하지만 오른다고 그렇게 떠들어대는 수도권 중에서도 강남 3구와 강동구, 과천, 목동 등을 제외하면 국토부 실거래가와 사설 정보업체들의 가격지수와는 큰 괴리를 보입니다. 그런데 집을 가진 사람들은 사설 정보업체들의 호가 지수를 사실상 자신들 집의 가격이라고 생각하지요. 지금처럼 집값이 그나마 조금씩 오를 때는 그런 괴리가 덜 심하지만, 내릴 때는 가관입니다. 2008년말 국토해양부 실거래가로 30~40%떨어져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집값은 2006년말~2007년초의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착각했던 사람들이 상당히 많지요. 이처럼 고가에 산 자기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처분하지 않는 '처분효과'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 모양입니다.

참고로, 7월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에 비해 줄었다고 하는군요. 이마저도 5월부터 그동안 국토부가 거래량에 산입하지 않던 '적정 이하 가격' 거래량을 포함했는데도 줄었더군요.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2006년말 집값이 폭등한 뒤 2007년초부터 추격매수가 사라지면서 집값이 떨어지던 시기의 조짐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가격 반등세가 조금 더 연장되든 말든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9월초 '위험한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두 권짜리 책을 냅니다. 1권은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한 것입니다. 출간되면 꼭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혹시 트위터를 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를 타고 제 트위터를 follow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우리 연구소 포럼이나 블로그, 아고라에 쓰는 모든 글들을 아래 트위터에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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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8. 21. 17:19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남긴 일기 전문을 보면서 제게 와닿은 몇 토막을 소개합니다. 시간 되는 분들은 전문을 모두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시절 한나라당을 출입하면서 기사를 통해 지은 죄가 많습니다. 많은 부분 당시 제가 처한 상황에서는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 변명할 수는 있지만, 어쨌거나 제게는 무척 부끄러운 과거입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충분히 상쇄하고 남을만큼 앞으로 그 분 말씀대로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살 생각입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평안한 영면을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2009년 1월 14일


인생은 얼마만큼 오래 살았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얼마만큼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았느냐가 문제다.


그것은 얼마만큼 이웃을 위해서


그것도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살았느냐가 문제다.





2009년 1월 16일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





2009년 1월 20일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다.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





2009년 5월 2일



불행을 세자면 한이 없고,


행복을 세어도 한이 없다.


인생은 이러한 행복과 불행의 도전과 응전 관계다.


어느쪽을 택하느냐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것이다.







2009년 5월 30일



손자 종대에게


나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이웃사랑이


믿음과 인생살이의 핵심인 것을


강조했다. 








by 선대인 2009. 8. 21. 17:14

 

본문에 앞서 이 땅의 민주화와 대북 평화 정착을 위해 헌신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탐욕과 공포의 게임>(지식노마드)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S증권 리서치센터가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주가를 내릴 때는 가상의 투자자가 주식을 사고, 목표주가를 올릴 때는 주식을 파는 ‘청개구리 투자’를 합니다. 그 결과 2년 동안 S증권이 권하는대로 투자하면 본전치기 수준이었지만, 청개구리 투자는 23%의 수익을 본 것으로 나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하는군요. “전문가들의 예상 방식은 주가를 예로 들자면, 최근까지 올랐으면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예상하고 내렸으면 앞으로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추세추종 또는 모멘텀 올라타기”라고 말입니다.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보도나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전망은 이해관계가 강하게 작용하는 탓도 있지만, 사실 눈앞의 현상만 보고 추세 추종을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동산 시장의 근저에 놓인 구조를 봅니다. 그 구조를 보면 한국의 주택시장은 이제 끝물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상당 부분 지금까지 글로 남기기도 했지만, 그것을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끝물인지 대충 감 잡을 수 있습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2003년의 1차 폭등, 2005~2006년의 2차 폭등을 거친 뒤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들은 사실상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 지역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갑니다. 그조차도 시들해지다가 2008년초 도노강과 뉴타운을 중심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웁니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다가 올해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사력을 다한 부동산 부양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반등기의 집값은 재건축 위주의 집값 상승입니다. 물론 재건축 집값 상승에 영향 받아 점차 호가 위주의 상승세를 나타내는 지역이 늘어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동향,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집값 상승 에너지가 갈수록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선동보도와 왜곡 과장 보도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괴리가 있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지금 국민은행 가격지수 자료를 가지고 서울 강남지역 11개구의 아파트 가격 그래프를 그려보면 이미 2006년 고점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여전히 2006년 고점 대비 10~30% 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괴리는 훨씬 더 커집니다. 이런 현상은 부동산 중개업소 등이 호가 거품을 억지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실제 거래가 기준으로는 계속 버블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최근 들어 수도권에서 실거래가도 일정하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들 호가를 집계한 국민은행 가격지수나 사설 정보업체의 가격지수와는 크게 다릅니다. 심지어 지방의 경우에는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오르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거래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현재와 같은 호가 거품은 절대 오래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것도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왜 집값이 오른다는데, 미분양물량은 쌓여 있고, 인천 청라 외에 전국에서 분양 성공하는데가 한 군데도 없는지를. 언론에서는 매일 주택 공급이 줄어 2~3년 후 집값 뛴다는 얘기밖에 없는데 왜 2009년 하반기에 수도권에서 사상 최고 수준인 20만호가 한꺼번에 대규모 분양에 나서는지를 말입니다. 지금도 미분양이 넘치는데, 2009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되는 20만호가 제대로 소화될 수 있겠는지를 생각해보세요. 이것이 대규모 미분양으로 남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이 부실 건설업체 증가와 금융권 부실 채권 증가로 이어져 향후 한국경제에 만성적인 위기를 가지고 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무리 언론사와 정부, 건설업체들이 합작해 서민들을 속이고 선동해봐야 이미 한국의 부동산 버블은 지탱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개인적으로, 또는 우리 연구소 차원에서 분석하는 내용들을 여러분들에게 모두 공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저희 연구소 사정 때문에 그럴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그런 연구 결과물들을 농축해 최대한 대중적 언어로 풀어서 전달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니 많은 분들이 그냥 여러 주장 중의 하나 정도로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우리 연구소처럼 올바른 방법론에 입각해 사심 없이 체계적인 조사와 분석을 하는 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조사 분석한 결과 부동산 버블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고, 오래지 않아 다시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어떤 분들이 너무 확신에 차서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제가 단순히 ‘강한 믿음’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단단한 사실들(hard facts)을 매일 매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부동산 투기 선동에 휘둘리지 마시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시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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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8. 20. 09:29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 in Seattl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소개합니다. Lost님의 다른 글들도 저희 연구소포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때 시애틀에도 집안사고 렌트사는 사람이
바보 취급 받던 시절이 있었다.
 
주택이 연간 10% 이상씩 폭등하던 그때 그시절.
한인들을 만났다 하면, 나오는게 부동산 이야기 였다.
 
이런 폭등세가 5년을 연이어 계속되자,
렌트살던 사람들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폭락의 가능성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그들(렌트사는 사람들)도 결국 손가락질을 하고
부동산 붐의 대열에 결국은 뛰어 들었다.
 
Priced Out Forever 될까봐...
 
그때가 아마 2006년, 2007년 정도로 기억된다.
 
........................
 
Tim이 seattlebubble.com 을 만들어 폭락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곧 부동산 대폭락의 시대가 올거라고 블로깅을 시작하던 때도
바로 2005년 8월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부터 LA를 비롯한 미국 대도시의
부동산 폭락의 조짐은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기다렸다.
시애틀의 부동산도 그렇게 될거라고 믿었다.
 
2006년 봄이 되자 시애틀의 부동산 급등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당시 미국 다른 대도시들은 거래가 한산해지고
가격만 유지한 상태이지 심각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시애틀 부동산만 승승장구했다.
 
"집없는 사람들"의 일부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해 집을 샀다.
부동산 폭락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늑대소년"으로 불리웠다.
 
그해 시애틀을 제외한 다른 대도시들은 일제히 폭락을 시작했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기다렸다.
시애틀도 이제는 그렇게 될거라고 믿으면서...
 
2007년 봄이 돌아왔다.
시애틀의 부동산은 또 다시 폭등했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도 그랬었다. 솔직히.
 
2006년에 집을 샀던 사람들은
그들의 집이 1년동안 얼마나 올랐나를 자랑했고 그들의 선택이 훌륭했음을 단언했다.
많은 "렌트사는 사람들"이 이때 집을 샀다.
 
"역시 부동산은 떨어지지 않는다."
"어쨋거나 시애틀은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는다."
"과거 몇십년간의 자료를 봐도 시애틀은 한번도 떨어져 본적이 없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꿈에 그리던 마이홈을 드디어 장만했다.
폭락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늑대소년"이라 손가락질 하면서...
 
................................
 
투기적 마인드를 가진 "가진자"들은
LA가 무너질 당시인 2006년에 대다수가 투자한 부동산을 팔고
현금화 한 사람들이 많았다.
 
어슬픈 투자자들은 그 당시도 집을 하나 더 산다고 난리들을 폈지만
정말 자본이 많고 부동산을 굴릴줄 알던 프로들은
2006년 이전에 손을 털었다는 것을 아마추어들은 못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막차는 "가지지 못한 자들"의 차지다.
"가진자"들은 그들을 위하여 늘 막차를 준비해 놓는다.
"가지지 못한 자"들은 그것이 폭탄인지 선물인지 알수없다.
 
그래서 "가진자"는 더 많이 갖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그나마 가진 것 조차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막차가 다가 오면, "가진자"들은 "가지지 못한자"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동한다.
그들을 막차에 태우지 않으면 자기들이 막차에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에 아주머니가 애업고 나타나는 시점과 비슷하다.
 
투기적인 시장에서는 늘 "가지지 못한자" "힘없는 자"가 무조건 손해 보기 마련이다.
요즘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
 
 
2006년, 2007년.
여타 미국 대도시가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었을 때도
시애틀만 유독 부동산이 올랐던 이유는
시애틀의 산업적 특성 때문이다.
 
시애틀은 보잉과 마이크로소프트등을 중심으로한
미국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하는 산업이 많이 발달해 있다.
 
2006, 2007년 당시 내수경기가 주춤거리면서 여타 대도시들이 힘들어 할때도
보잉은 향후 10년이상의 주문을 확보한 상태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도 많은 인원의 신규충원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시애틀은 불경기가 다른 도시보다 늦게 찾아온다.
1990년대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다.
 
한국도 수출중심의 나라라.. 세계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요즘 미국 부동산이 바닥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와 보조를 맞추어 시애틀의 부동산도 바닥론을 언론에서 약간씩 흘리고 있다.
 
하지만, 시애틀은 다르다.
내수가 중심이 아닌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시애틀은
미국의 내수가 활발해지고, 그 덕분에 세계경기가 좋아져야 회복된다.
 
시애틀 부동산 바닥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LA가 바닥을 친것을 확인하고,
1년 혹은 2년 후다. 거의 90% 정확도를 가진 예측이 될것이다.
 
.............................
 
 
나는 아직도 "렌트 사는 바보"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나를
아무도 "렌트 사는 바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당시 2007년. 많이 흔들렸다.
요즘도 집사람과 함께 그당시를 이야기 하면서
만약에 저질렀으면 끔찍했을 그 경우들을 이야기 하곤한다.
 
막차든 첫차든 아직 타지도 않았지만,
최소한..
 
막차를 타지 않은 것에 나는 감사드리고 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8. 11. 09:28

 

 

2009년 상반기에는 아파트가격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반등세를 보인 것은 부동산 규제완화라는 이름 아래 정부의 각종 부동산투기 조장책에 힘입어 단기적으로 급락한 주택을 매수하는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토부에 신고된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서울 강남3구와 경기도 주요 도시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에 고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해 2008년 말에는 고점 대비 -20%~-40%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투기가 극심한 중대형 평형의 폭락세는 더욱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가격지수나 부동산 정보업체의 가격지수 상으로는 거의 변동이 없거나 -5% 안팎의 완만한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딴판으로 국토부에 신고된 실거래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던 것이다. 올 봄부터 수도권 거래가 부진한 속에서도 거래량이 다소 늘어난 것은 서울 지역에서는 과거 고점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진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투기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점과 인천과 경기지역에서는 신규분양 입주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기존아파트 거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여기서 아래 <도표1>에서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아파트 면적별 거래량을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전체적으로 중소형인 85m2(25.7평형) 이하가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최근 가격반등과 더불어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중소형 위주로 증가하고 있으며 투기를 선도하는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처럼 중대형 평형의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실거래가 면에서 상당 폭의 가격조정이 일어나고 있으며, 또한 과거의 고점 수준으로 회복하거나 추가적인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중대형 평형을 소유한 상당수 사람들은 지난 2005년 이후의 고점 가격으로는 거래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도표1> 수도권 아파트 면적별 거래량 추이

 

 

                         () 국토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서울의 경우, 분양권 전매 완화로 인해 재개발지역의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일부 분양권 전매 등 투기적 거래가 증가하고 있으나 2006년의 투기적 거래 급증 때와는 거리가 먼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즉 최근의 거래량 증가 정도로 또다시 투기적 가격급등을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적지 않은 언론들이 부동산가격 급등을 보도하여 투기를 선동하고 있는 양상을 볼 때 언론이 투기꾼 그 자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5월 현재 서초구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149가구 남아 있는 것을 비롯하여 강남구에서 19가구, 송파구 12가구, 그리고 양천구에서는 191가구 아직도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기적 가격급등을 운운한다는 사실 자체가 서울지역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과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 역시 서울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으나, 서울에 비하면 거래량 증가도 상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증가세마저도 이미 크게 둔화되거나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천과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의 상당부분은 신규입주에 의한 것이다. 예컨대 인천의 경우 송도 더샵퍼스트월드 1,596가구가 올 봄에 신규입주를 시작했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국토부가 발표하는 아파트 거래량 통계를 보면 신규분양은 거래량으로 잡히지 않지만 분양권 전매는 거래량으로 잡히며, 또 준공후 신규입주 시 소유권 이전등기와 동시에 거래량으로 잡힌다. 이처럼 인천과 경기도의 거래량 증가의 상당부분은 분양권 전매와 신규입주 증가에 기인한 것이며, 기존 아파트 매매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이미 다 아는 바와 같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인천이 5월 현재 2,016가구에 달하고 있으며, 경기지역은 무려 23,200가구에 이르고 있다.

 

2000년대 국내 부동산 투기는 소수의 다주택 투기자들이 거액의 은행 담보대출을 바탕으로 투기적 가격 상승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같은 다주택 투기자들의 투기수요조차도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태로 보인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국지적 반등 속에서도 거래량이 여전히 미진한 것이 이를 잘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2009년 상반기에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도 2006년 폭등기 당시에 버금가는 거액의 주택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산 탓에 주택 가격이 추가로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도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2009 들어 일어난 수도권 집값 반등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단기 급등한 상태에서 이를 받쳐주는 강력한 거래량 증가 없을 경우에는 급등한 가격을 지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 <도표1>에서 본 바와 같이 수도권 지역의 거래량은 투기가 극성이었던 2006년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며 이미 증가세도 꺾이고 있다.

 

집값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06년 집값이 폭등한 뒤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거래가 급감하면서 실거래가 기준으로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남부축 및 1기 신도시 지역의 집값은 실제로 상당폭 하락했다. 아래 <도표2>에 나타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의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추가 투기수요마저 이미 거의 소진된 상황에서는 단기 급등 후 거래가 끊어지면서 집값이 하락하는 현상이 언제든지 다시 재현될 수 있다.

 

<도표2> 수도권의 대표적 국토부 실거래가 추이 사례

 

 

     () “최근의 국내 부동산시장 동향 분석”, 경제보고서(2009, KSERI)

 

  이런 가운데 적자국채 남발 등으로 인한 화폐적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확대했던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사를 축소하는 한편 조만간 은행에 대한 총액대출한도도 축소할 것이라고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보아가며 추가 대출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 뒤 다시 투기를 잡겠다는 식의 정부 태도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이처럼 대출규제가 다시 강화될 경우 부동산 가격의 추가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

 

사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아니더라도 투기수요의 고갈이나 2010년대 만성적인 주택공급 과잉,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 향후 인구 및 가구구조의 변화로 인한 수요 위축 등으로 현재의 집값은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주택거래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막대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를 그대로 두고서는 결코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할 수 없는 만큼 부동산 거품을 빼 가계들이 부채를 청산하고 건전한 가계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조치를 지금이라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8. 10. 10:10

금호건설 관계자가 평가위원에게 1000만원을 상품권으로 준 것을 해당 평가위원이었던 교수가 폭로한 것을 계기로 턴키입찰 비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왜 이 같은 턴키 입찰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 물론 턴키 입찰 공사는 상위 6개, 좀더 넓게 잡으면 상위 10개 재벌건설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막대한 폭리를 취하는 입찰방식이다. 한 마디로 노나는 공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엄청난 폭리를 취하도록 방치하는 공공발주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

 

떡고물이 있는 곳에는 벌레가 꼬이는 법이다. 상위 재벌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막대한 폭리를 취할 수 있다 보니 치열한 탈법, 불법 로비가 펼쳐지고 있다. 동남권 유통단지(가든파이브) 사건에서는 적게는 1,000만 원, 많게는 12,500만 원의 뇌물이 설계적격심의위원회 평가위원들에게 건네졌다는 게 검찰의 공소 내용이었다. 하지만 밝혀진 내용은 실제 이뤄진 탈법, 불법 로비 양상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것은 건설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같은 로비전 실태가 과거에 일부 드러난 적도 있다. 2003년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군장성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한 H건설 간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사내 문서를 보자. 공공부문 입찰업무 분석이라는 문서의 턴키입찰 심의위원 선정방식 개정 현황 및 당사업본부 대응전략이라는 항목에는 구체적인 로비 지침이 정리돼 있다. 기존 학계위원 관리체계를 중심으로 다른 직종의 심의위원까지 담당 지역별로 배분하되, 공무원이나 유관기관 업계의 경우 공사 수행과 관련해 직접 또는 과거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또 로비의 과정에 대해 밀접한 관계 형성 후 심의위원 선정대상 범위 유도→기초확정명단 입수 등을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접촉→입찰진행기간 중심의 주관부서와의 관계를 더 밀착관리 등으로 단계별로 언급해놓았다. 턴키공사 수주를 위해 대형 건설업체들이 얼마나 전방위적 로비를 펼치는 지를 보여주는 문건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부패 및 비리 구조를 온존 시키는 강고한 기득권 구조가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본 것처럼 공정위의 과징금은 이들이 담합해 경쟁을 제한해서 버는 폭리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공정위가 부과하는 과징금이 담합을 해서 버는 액수보다 훨씬 적다면 입찰담합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한 건 하면 엄청난 부당수익을 올릴 수 있으므로 심사위원들을 향한, 불법도 불사하는 로비 또한 치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담합을 해도 적발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앞에서 본 지하철 9호선 1단계 공사 가운데, 911공구의 경우 입찰에 참여한 두 업체의 입찰가격이 불과 600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담합이 아니고서는 1,300억 원대 공사에서 입찰가격 차이가 0.00005%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실제로 건설업계 내부에서도 담합이 이뤄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도 이 업체들은 공정위에 적발되지 않았다.

 

검찰이나 법원의 처벌 의지도 미약하기 짝이 없다. 검찰의 공소 형량이나 벌금 자체가 낮은데 재판부는 이마저도 제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예를 들어, 지하철 7호선 공사 담합 사건에 대해 당시 담당 재판부는 업체들간 담합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경쟁업체들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것은 부당한 공동행위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지하철 7호선의 경우는 약과다. 동남권 유통단지 입찰 관련 1심 재판부는 2008 5 27일 검찰에 의해 기소된 혐의자 28명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건설산업기본법의 주체는 발주자와 발주자의 사용인이거나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과 같은 정도로 건설산업에 관련이 있는 이해관계인이지만 평가위원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무죄 선고의 이유였다.

 

대통령의 특별사면 남발도 이 같은 부패 구조의 고착화를 조장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 8.15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지하철 7호선 입찰 담합 업체 등 2006 8월 이전에 이뤄진 입찰 담합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 당시 서울시는 지하철 7호선 입찰 담합 업체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검토했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발주기관인 행정기관의 미온적 태도도 문제다. 행정관청은 입낙찰 과정에서 담합이나 뇌물 수수 등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영업정지와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행정처분을 취할 수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상에는 행정기관이 1년 이내의 기간 안에서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또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상에는 부정당업체에 대해 최고 2년까지 해당 행정기관의 입찰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앙 및 지방정부가 대형 건설업체들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린 사례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는 소위 대부분 피라미 업체들이었다.

 

이런 식이다 보니 업체들은 아예 드러내놓고 담합과 불법 로비를 저지르고 있다.  예를 들어, 대우건설은 사천시청 신축공사와 아산시, 김해시 하수관거정비 민자유치사업, 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등에서 모두 담합 혐의로 적발됐다.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지하철 9호선 1단계에서 담합혐의로 적발된 현대산업개발이나 두산건설, 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에서 담합혐의로 적발된 대림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SK건설 등 6개사, 동남권 유통단지 입찰 공사에서 GS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대부분 상위 재벌 업체들이 되풀이해 담합을 저질러 공정위에 적발됐다. 하지만 이들은 부당이득에 비해 매우 가벼운 제재를 받고, 지하철 9호선 2단계와 용산 종합행정타운 사업까지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상위 재벌 건설사들에게는 법은 있으나마나 한 상태인 것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8. 8. 09:06

금호건설 관계자가 평가위원에게 1000만원을 상품권으로 준 것을 해당 평가위원이었던 교수가 폭로했습니다.  그 교수에 따르면 자신에게 상품권을 건네준 관계자는 "회사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사례하는 액수가 정해져 있는데 이것(1천만 원)은 1차분이고, 다음주에 상무가 직접 와서 나머지 액수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는군요. 아마 나중에 수천만원은 더 주겠죠. 그리고 금호건설이 이 평가위원에게만 줬을까요. 모든 평가위원들에게 줬을 것입니다. 그리고 업체들은 사후뿐만 아니라 사전 관리도 하는데, 금호건설뿐만 아니라 같이 경쟁했던 다른 입찰 참가업체도 사전 로비를 했을 것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이 같은 평가위원들 수는 서울시의 예상 명단 1800명, 국토해양부 예상 명단 3000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좀 규모 있다는 건설업체들은 이들 평가위원들 거의 전부를 평소에 각종 학연, 지연, 혈연을 통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쓰이는 로비자금(사실상 뇌물액)만 해도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결국 이번에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 중에서도 일각일 뿐입니다.



제가 여러 차례 설명한대로 재벌 건설업체들이 독식하는 턴키입찰 공사들은 이런 로비전이 가장 크게 벌어지는 판입니다. 공사 한 건 따면 재벌업체들 입장에서는 큰 공사의 경우 가만 앉아서 1000억원 정도가 남으니까요. 예를 들어, 우리 연구소가 있는 일산에 지어지는 제2킨텍스의 경우 3500억원짜리 공사인데, 이 가운데 1000억원 이상은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가만히 앉아서 먹게 돼 있습니다. 이렇게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이 각종 공사로 엄청나게 퍼주고 있는데 건설업체들이 가만 있겠습니까. 온갖 로비를 다 펼칠 수밖에요. 그런데 이런 사례가 적발돼봐야 처벌이라도 제대로 이뤄지나요. 서울 지하철 7호선 턴키공사에서 담합사실이 적발됐지만,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면으로 아무런 처벌 없이 넘어갔지요. 서울 동남권 유통단지(가든파이브)공사의 경우에도 평가위원들이 건설업체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례가 적발돼 검찰이 기소했지만(아주 가볍게), 그 마저도 법원이 '평가위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도 이런 뇌물 수수 업체들에 대해 부정당행위 업체로 입찰참가제한이나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내려야 하는데 아무도 손을 대지 않습니다.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핑계를 대면서요. 이렇게 버젓이 금품이 오가는데도 아무런 행정적 제재도, 사법적 처벌도 받지 못하니 건설업체들이 이런 부패관행에서 벗어나겠습니까. 오히려 현 정부는 경인운하, 4대강, 보금자리주택, 새만금사업 등 온갖 사업을 턴키로 발주해 이런 판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현재 벌어지는 대규모 건설토목 사업들 진행 과정에서 엄청난 뇌물 수수가 이뤄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만연한 부패를 그냥 방치하고 있으니 피해는 결국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옵니다. 민간 부문에서는 엄청난 고분양가 거품으로, 공공 부문에서는 엄청난 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건설업계의 부패와 공공사업 발주 시스템만 손보아도 매년 수십조원의 혈세를 아끼고, 부동산 거품을 빼는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건설업체-정부 관료-정치인들로 이뤄진 '철의 삼각동맹'들은 이를 고칠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시켜주는 자금줄이 여기에서 나오니까요. 물론 대부분의 평가위원들이라고 하는 건설토목 관련 교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위의 평가위원만 돈 받았겠습니까. 지금껏 거의 모든 입찰건에서 대부분 평가위원들이 돈 받아쳐먹고 입 다물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국민의 고혈을 짜내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금력을 키우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 같은 기득권 구조를 혁파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은 절대 다시 태어날 수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이 같은 기득권 구조를 혁파하는 것을 제 일생 일대의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래는 관련 내용을 보도한 뷰스앤뉴스 기사입니다. 참고바랍니다.

 

금호건설, '양심 교수'에게 세게 걸렸다!
입찰심사 교수에 돈 건넨 사실 드러나자 "영업팀장 개인돈"
2009-08-05 16:27:54 의견보내기 기사프린트 기사모으기

경기도 교하신도시 센터 공사의 입찰 심사를 맡은 교수에게 금호건설이 거액의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파주시와 조달청이 발주한 이 공사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서울 Y대 공대 이 모(59) 교수는 5일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건설 관계자로부터 받았다는 1천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번 공사는 추정 수주액이 560억원 상당으로 금호건설을 비롯해 국내 대형 건설업체 3곳가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인 결과, 지난달 17일 심의회에서 금호건설이 공사권을 따낼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최종 낙찰을 받은 금호건설의 한 영업 팀장이 지난달 28일 자신의 교수 연구실로 찾아와 "교수님 덕분에 점수 차가 좀 나서 은혜를 갚는 차원에서 준비했다"며 1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100장을 건내줬다고 폭로했다.

녹취에 따르면 금호건설 팀장은 이 교수에게 "회사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사례하는 액수가 정해져 있는데 이것(1천만 원)은 1차분이고, 다음주에 상무가 직접 와서 나머지 액수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뒤 "국내 건설업계는 실력이 아니라 로비를 누가 잘하느냐에 따라 시공사가 선정되는 풍토가 있고 적발되더라도 처벌 강도가 낮다. 이런 관행을 없애고자 하는 마음에 담당 직원과의 대화를 녹취했고 상품권도 받아뒀다"며 "오늘 오후 검찰에 관련 사실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호건설 측은 상품권을 건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영업팀장 개인 돈으로 사례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파주시는 파문이 일자, 금호건설에 대한 발주를 취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오너들의 '형제의 난'으로 어지러운 금호그룹 산하 금호건설이 이번엔 양심교수에게 호되게 걸린 양상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8. 7. 09:10
 


*한국 언론들이 어떻게 이 기사를 날조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소 길지만 원문을 소개한다. 번역은 필자가 직접 했는데, 대부분 직역했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분적으로 의역도 했다. 괄호 안의 내용도 필자가 넣었다.


http://www.bloomberg.com/apps/news?pid=20601110&sid=awbeFpo0K1kw (칼럼 원문)
 




한국의 관료들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 거의 6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경기를 확장시키는 한국의 능력은 아시아 지역에서 오랜만에 듣는 가장 좋은 소식 중 하나다. 14조 달러 규모의 미국 경제가 여전히 혼돈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아시아는 역경을 이기고 잘 버티고 있다는 신호다.


최소한 지금 당장은 그렇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은 두 가지 이유에서 자족하지 말아야 한다. 첫째, 정부 재정 지출 증가와 저금리는 당장에는 좋은 일이지만, 세계적인 수요 회복을 대체할 수는 없다.


둘째, 방만한 정책들은 단지 경제회복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버블을 더 키울 뿐이다. 이는 향후 시장에서 발생할 문제들에 더욱더 경제를 취약하게 만든다.


2009년 2분기 한국이 전 분기 대비 2.3% 성장한 것은 동아시아 지역이 세계경제 위기에서 U자나 W자가 아닌 V자형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들어맞는다. 아시아개발은행(ADB)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바로 그런 전망을 했다. ADB는 경기 회복의 위험요인들이 사라지더라도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들은 팽창적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런 전망이 나는 우려스러운데, 중국은 딱 들어맞는 사례다. 홍콩에 있는 폭스-핏 켈턴의 아시아태평양 전략분석가 마크 매튜스는 중국을 ‘형성중에 있는 버블’이라고 불렀는데, 전혀 과장하는 게 아니었다. 그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자금들이 자산시장으로 잘못 흘러가고 있는데 이는 정책당국자들이 좋은 기분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붐이 이는 중국의 자산시장에 관한 헤드라인 뉴스들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에게는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시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을 괴롭히는 문제들에 대한 장기적인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주가가 치솟는다고 해서 중국이 수출 의존도를 줄일 수는 없다. 증시 또한 부채로 조달한 방만한 재정 지출로 떠받쳐지고 있어서 오랫동안 지속될 수는 없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지역 전반의 현상이다. 아시아 지역 경제들의 회복 조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발이 떨어질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찬사일 뿐이다. 그것은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하는 중앙은행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단기적 처방일뿐 장기적 해법이 아니다. 그것은 경제 성장인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자산거품을 초래하게 될 뿐이다.


어떤 면에서 아시아에서 V자형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은 그 자체로 거품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A증시 상장을 추진중인) 중국건축은 중국 정부에 감사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이 회사가 지난주 상하이 증시에서 73억달러를 모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16개월만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공모였는데, 그 같은 성공이 아시아 증시들이 아주 좋았던 한 주를 보낸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한국에서는 지난 금요일(7월 24일) 삼성전자는 현대자동차, LG전자에 이어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2.2조 달러의 경기부양자금과 약세인 (원달러) 환율 덕을 본 때문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아시아 지역의 진정한 경기 반등세에 반응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공 지출로 만들어진 경기 회복에 대한 환상에 반응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전세계 정부들이 세계 경제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 지난 3월 9일 5년내 최저점에서 53%나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전세계 정부의) 대책들의 효과가 정점에서 내려가면 경기부양책에 중독된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마약주사를 제공할 충분한 지원자금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계 경기 후퇴 흐름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 한국의 성공을 비방하는 것은 아니다. 8개월 전 트레이더들은 아시아 네 번째 경제규모를 가진 한국이 막대한 부채로 (국가 부도가 난) 아이슬란드가 갔던 길을 가는 게 아닐지 궁금해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은행이 아시아 주요 중앙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를 올릴지 여부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는 여전히 미국의 소비에 너무나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하는 한 아시아의 전망은 불확실하다. 미국 실업률이 계속 올라가는 한 아시아의 경기 전망은 불확실하다. 심지어 중국 대세상승론자인 싱가폴의 로저스 홀딩스 회장 짐 로저스조차 그들의 상대적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아시아 각국 경제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탈동조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 


그런 점은 현재 시장이 개선되고 있는 속도에 대해 당신을 의아스럽게 할 것이다. 상하이 증시는 올해 85% 상승했다. 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83%, 인도 뭄바이 61%, 타이완 51%, 싱가폴 43%, 필리핀 마닐라 41%, 태국 방콕 40%, 홍콩 39%, 서울 35% 각각 상승했다


그런 움직임들은 왜 일본 도쿄 증시가 뒤처지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의문을 품게 한다. 아마 올해 니케이 주가가 7.4% 상승한 것이 다른 증시들보다 더 잘 아시아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각국 경제를 수출로부터 내수로 방향 전환할 필요성이 지금보다 더 큰 적은 없었다. 9000 이상으로 올라온 다우존스지수 또한 기본 셈법을 바꾸지 못한다. 치솟는 실업률과 정체된 임금소득이 가계들을 뒤흔듦에 따라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다섯 달만에 처음으로 이번 7월에 떨어졌다. 세계 경제위기는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아시아 국가들도 자국 경제들을 업그레이드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과제로 복귀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거기에 이르지 못했으며, 시장이 성층권(매우 높은 고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을 향해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은 지상의 현실에 의해 지지되지 못할 것이다.



by 선대인 2009. 8. 6. 09:27

블룸버그의 유명한 아시아경제 전문 칼럼리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2009년 7월 27일(미국 시간 26일) ‘급속한 회복 신호 자체가 버블이다(Call for Rapid Recovery Is Bubble All Its Own)'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이 칼럼은 한국과 중국을 주로 예로 들며 아시아 경제가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으로 일시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는 것처럼 착각하지만, 이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성급한 조기 회복론에 들떠 있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 경고였다. 필자 또한 그의 칼럼 내용에 공감한다.


하지만 한국 언론들은 이 칼럼 내용을 거의 정반대 내용처럼 소개했다. 그가 본론 전개에 앞서 칼럼 도입부에 겉으로 한국 경제가 좋아진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짧게 언급한 것을 마치 칼럼 내용의 핵심인 것처럼 소개한 것이다. 특히 페섹은 칼럼 첫 줄을 ‘한국의 관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칼럼 전반의 내용을 고려하면 약간은 조롱에 가까운 표현이다. 그런데 한국의 상당수 언론들은 이 문장을 따서 ‘한국경제에 경의를 표한다’는 등의 제목 아래 페섹의 지적과는 정반대로 그가 마치 한국경제에 대해 굉장히 호평한 것처럼 소개한 것이다. 아예 원문 내용을 바꿔 날조를 해버린 것이다.

 

 (*사실 이 글 내용을 잘 이해하려면 페섹의 칼럼 원문을 읽어보는 게 좋지만, 너무 길어질까봐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다만 페섹의 칼럼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바란다. 현재 한국 및 아시아경제 상황을 잘 알려주는 좋은 칼럼이다. 칼럼의 번역이 필요하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필자가 번역한 전문을 볼 수 있다. )

 

http://www.bloomberg.com/apps/news?pid=20601110&sid=awbeFpo0K1kw (칼럼 원문)


http://unsoundsociety.tistory.com/entry/pesek (번역 전문)

 

이제 한국 언론의 보도 양상과 왜곡 과정을 보기 위해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들의 기사 제목을 네이버 검색을 통해 시간순으로 살펴보았다. 


페섹 “한국에 경의를...아시아 버블 우려”(연합뉴스)

블룸버그 “한국에 경의를...아시아 버블 우려”(매일경제)

“한국 경제회복에 경의를 표한다”(문화일보)

아시아경제통 페섹 “한국 빠른 경제회복세에 경의”(파이낸셜 뉴스)

블룸버그 “빠른 회복 신호, 그 자체가 거품”(프레시안)

“한국경제 회복세 경의를 표한다”(서울경제)

페섹 “한국 빠른 회복에 경의”(한국경제)

페섹 “韓 놀라운 성장에 경의를”(머니투데이)

“한국의 빠른 경제 회복에 경의”(세계일보)

“한국 경제 회복세에 경의를 표합니다”(중앙일보)

“한국 경제, 빠른 회복 가능”(조선일보)

페섹이 한국에 모자 벗고 경의 표한 이유는?(머니투데이)

해외에서 인정하는 경제위기 극복 성과(서울경제)


이를 보면 알겠지만, 페섹의 칼럼내용을 가장 먼저 기사화한 것은 연합뉴스다. 연합뉴스는 한국 언론들이 그날 보도할 주요 뉴스들을 선별할 때 참고가 되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의제 설정 기능이 상당히 강하다. 연합뉴스 보도가 네이버에 뜬 뒤 24분 후에 뜬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제목부터 기사 내용까지 거의 그대로 베끼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있다. (참고로, 한국 언론들은 연합뉴스 기사를 거의 그대로 베끼고 나서 자사 기자들의 이름을 달아 자사가 직접 보도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표절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의 경우라면 기사 작성자가 당장 해고될 정도의 사안이다. 하지만 한국의 언론들은 오히려 데스크들이 이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언론이 최소한의 보도 윤리조차 지키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연합뉴스는 “페섹이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아시아 경제 회복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시아 국가들의 부양책과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버블 현상을 우려했다”고 소개했다. 페섹이 현상을 설명한 뒤 비판적 시각으로 소개하는 내용을 마치 칭찬하는 톤으로 바꿔 소개한 것이다. 또한 한국과 아시아를 분리해 페섹이 한국은 칭찬하면서도 아시아에 대해서는 버블을 우려한다는 식으로 교묘히 기사를 작성했다. 그래도 연합뉴스는 이후 이어지는 후속보도에 비하면 양반이다. 그래도 제목에서 ‘아시아 버블 우려’라는 표현도 넣고, 내용에서도 페섹의 경고를 상당 부분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 보도부터는 거의 날조에 가까운 수준으로 변한다. 문화일보 보도를 보면 “한국 경제회복에 경의를 표한다”라는 제목 아래 ‘미 칼럼니스트 페섹 극찬’이라는 부제까지 달아놓았다. 또 “미국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경제 회복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소개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던 “아시아 국가들의 부양책과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버블 현상을 우려했다”는 부분은 아예 빼버렸다. 그리고 페섹의 경고는 마지막에 두 문장으로 짧게 처리했다. 사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문화일보도 사세나 발행 부수에 비해서는 의제 설정력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대부분 조간신문이나 방송사들이 지면이나 뉴스 제작시 석간인 문화일보를 참고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화일보 보도 이후 거의 모든 언론들은 문화일보와 비슷한 톤으로 기사를 보도했다. 머니투데이가 운영하는 케이블방송인 MTN은 아예 ‘페섹이 극찬했다’고 표현했고, 조선일보는 “27일 나라 안팎에서 한국경제에 관한 '굿 뉴스'가 쏟아졌다”고 소개했다. 서울경제신문은 7월29일 사설에서 ‘해외에서 인정하는 경제위기 극복 성과’라는 사설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위기 극복이 매우 성공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며 페섹을 인용했다. 심지어 이 사설은 “페섹의 평가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우리 경제에 대해 강한 비관론을 펴왔기 때문이다”라며 마치 그가 전향이라도 한 양 소개했다. 매일경제도 7월 29일 ‘아예 정치인을 수입해볼까’라는 칼럼에서 페섹을 인용한 뒤 “(한국경제가) 이런 칭찬을 들을 법도 하다”고 되풀이했다. 조선일보는 7월30일 다시 ‘라이언 일병과 출구전략’이라는 외부필자의 시론을 통해 “한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신속하면서도 과감한 대처와 경기부양으로 2분기 성장률이 2.3%(전기대비)를 기록할 정도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호평을 한 것”이라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반복했다.


이러다 보니 정부 여당들도 그 같은 왜곡보도를 인용해 자신들의 치적을 자랑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언론 보도 다음날인 7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지독한 이명박 정부 발목잡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 곳곳에서 실물경제회복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며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경제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과 관련해서 한국정부 관계자들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페섹의 칼럼을 근거로 민주당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은 것이다. 이틀 뒤인 7월 30일에는 기획재정부가 ‘출구전략 시기상조...확장적 정책기조 유지’라는 기사체 형식의 정책정보를 대한민국 정책포털에 올리면서 “나라 안팎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해 칭찬이 쏟아졌다”며 언론 보도내용을 인용했다. 


한 마디로 언론이 거의 날조에 가까운 왜곡보도를 하고, 정부여당은 이를 근거로 자화자찬을 하고 있으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도 없다. 자신들을 욕하는 줄도 모르고 칭찬으로 알아듣는 격이니 바보천치 수준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정부 여당이 이 정도 수준이니 너무 (비)웃기다 못해 서글퍼질 정도다. 만약 페섹이 한국의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한국, 중국 등 아시아경제에 대한 경고를 ‘찬사’로 알아듣는 한국의 주류 언론과 정부 여당을 보면 아연실색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한국 정부 당국과 여당의 한심한 수준을 알고는 한국경제의 앞날을 더욱 부정적으로 보게 될 것이다.


국내 언론들의 조작왜곡보도와 정부 여당의 ‘바보들의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칼럼 내용을 ‘정직하게’ 소개한 언론사는 프레시안뿐이었다. 프레시안은 “빠른 회복 신호, 그 자체가 거품”이라며 페섹의 칼럼 제목을 그대로 기사 제목으로 썼고 기사 내용도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해 보도했다. 또한 한국 언론들의 날조 보도가 이어지자 기가 막혔던지 프레시안은 ‘외신 왜곡...미디어법이 우려되는 실제 사례’라는 제목으로 페섹의 칼럼과 문화일보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비교하며 비판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프레시안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식의 언론 보도가 이어지다 보니 대다수 국민들은 정말 한국경제가 엄청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경제의 냉엄한 현실도 모른 채 기득권 언론들이 만들어낸 환상에 젖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언론들은 ‘어! 이러다 2000되나?’(머니투데이 8월4일자), ‘1년전 MB말 듣고 주식 샀더라면 부자됐을 텐데’(뉴데일리 8월4일자) 등의 주식 투자를 선동하는 듯한 보도를 하면서도 페섹의 칼럼 내용을 자기들 멋대로 끌어다 댔다. 

도대체 외신 기사 내용마저 정반대로 왜곡하는 이런 파렴치한 언론들을 정상적인 언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 자신들을 욕하는 줄도 모르고 칭찬으로 알아듣는 한심한 정부 당국에 의지해 경제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까. 비아냥거리는 톤의 칭찬을 극찬으로 바꿔놓는 한국 언론의 상상력에, 자신들을 비판하는 칼럼조차 찬사로 새기는 한국 정부의 포용력에 경의를 표한다. 잠깐, 이마저도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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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8. 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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