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7월 11일 기업활동 관련 규제개선 과제 628개를 두 차례에 걸쳐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 3월 대통령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 이후 회원사로부터 1,300여 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하였으며,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규제개혁 TF’를 구성하여 과제를 검토한 후 4월과 6월에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해서 마치 자신들의 건의사항이 황당무계한 규제와 국제 추세와 동떨어져 한국에만 있는 이른바 ‘갈라파고스식 규제’를 혁파하기 위한 내용들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먹는 샘물 공장에서 탄산수를 만들려면 공장을 따로 세워야 한다든지, 에너지 효율이 좋아서 난방을 따로 안 해도 겨울에 제한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건물은 제한 온도를 무조건 맞춰야 하는 규제 때문에 에어컨을 틀어야 한다든지, 치아미백제의 과산화수소 함량 제한이 국제 기준보다 지나치게 강하다든지 하는 것들을 ‘황당규제’의 예로 내세우고 있다.

과연 전경련이 제시한 628개의 규제개선 과제들은 이렇듯 황당하거나 국제 기준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식 규제’일까? 전경련이 겉으로 내세운 일부 규제들 가운데 그런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숨은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용일 뿐이다. 전반적인 실태는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전경련이 내세운 규제개선 과제 곳곳에는 대기업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편드는 건의 사항들이 들어가 있다. 건의 중에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폐지’, ‘소프트웨어 사업의 대기업 참여 허용 범위 완화’, ‘대기업 집단 소속 회사의 대규모 내부거래 변경공시 기준완화’, "대기업의 공간정보산업 공공입찰 허용", " 대기업의 레미콘 공공시장 참여 허용" 등 대기업 이익을 대변해온 전경련의 속이 훤히 보이는 건의사항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폐지’, ‘하도급 업체 단가결정(인하) 관련 예외조항 추가’와 같은 식으로 대기업의 하도급 관련 횡포를 막기 위한 장치를 없애거나 무력화하려는 시도들도 눈에 뜨인다.

‘유흥시설 없는 호텔의 학교주변 설립 허용’(한진그룹의 학교 주변 호텔 건설 추진), ‘대규모유통업체 영업규제 완화’(예를 들어 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휴일 영업 제한 완화) 등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서 대기업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챙기기 위한 노골적인 건의도 수두룩하다.

전기요금의 3.7%에 해당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재원 부담 축소 건의 역시도 대표적인 기업 이기주의적인 건의다. 안 그래도 산업용 전력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공급되고 대기업일수록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 효과를 누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파른 누진구조로 인해 상당한 부담이 가정용 전력 요금으로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산업기반기금도 못 내겠다고 하는 것은 염치 없는 기업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내지 못하겠다면 대기업에 대한 사실상의 보조금 효과를 없애 산업용 전력 요금을 인상하고 사용량에 따라 누진제로 개편하면 된다. 자신들이 누리는 막대한 특혜는 생각지 않고, 최소한의 부담조차 지지 않겠다는 태도인 것이다.

‘부당노동행위 규정 명확화’, ‘불법파업의 정의 명확화’,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 허용’,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성 부여’, ‘직장폐쇄 요건 합리화’ (사전적, 예방적 직장폐쇄 허용) 등 노동조합과 노동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 그리고 ‘연장근로 한도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삭제’, ‘해고금지기간・해고 예고 위반에 대한 벌칙 규정 완화’, ‘파견 허용 업종 확대’, ‘고령자 비정규직 차별 규제 완화’ 등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사용자의 노동자에 대한 부당행위 등에 대한 처벌을 없애거나 완화해 달라는 건의들도 들어 있다.

재벌그룹들이 대부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건의도 빼놓을 수 없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 미실현이익에 대한 개발부담금 폐지", "재건축부담금 폐지", "하도급 제한 일부 완화", " 재건축・재개발 소형주택건설 의무비율 완화", "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건설비율 완화" 등이 그 예다.

이렇듯 전경련의 규제 개혁 건의는 몇 가지 황당해 보이는 규제들을 포장으로 두르고 있을 뿐 실제로는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장치들을 무력화시키고 노동권과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려는 시도들로 점철돼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황당규제’는 건의사항 곳곳에 박혀 있는 온갖 이기적인 요구에 비하면 지엽적인 내용들이다. 이런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 보도하기는커녕 대다수 언론들은 전경련 보도자료에 나온 몇 가지 ‘황당규제’ 사례를 그대로 옮기며 전경련이 국민들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포장하거나, ‘갈라파고스에도 없을 규제’(매일경제신문 7월 11일자) 같은 선정적 제목으로 전경련 주장을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이미 한국은 재벌 대기업들에 대한 각종 세제 및 재정상의 혜택과 각종 정책제도적 특혜들이 남발돼 왔다. 그 결과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법인 소득은 크게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은 설 자리를 잃었고 대다수 가계의 고용 불안과 소득 정체가 지속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규제 완화’를 부르짖는 정권이나 이 와중에 국민들을 위하는 척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전경련, 그리고 이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읊어대는 대다수 언론들이 오늘날 서민경제의 붕괴를 가져온 주범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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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7. 14. 10:37
정의당 박원석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입찰 담합 적발 기업의 입찰 참가 제한 6개월 이하가 75%, 게다가 4대강 입찰 담합사 등 대형 건설사들 대부분은 취소 소송을 제기해 적용을 유예받고 있다고 하네요.


제가 서울시 있을 때 내부 자료 검토해본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대기업은 하청업체 등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빠져나가 입찰참가 제한 제재 받는 기업들 거의 대부분이 "피래미 기업"들었고요. 입찰참가제한도 대부분 법적으로 규정된 가장 약한 수준에 몰려있었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 사업"의 경우에도 입찰 담합혐의로 공정위에서 고발됐고 검찰이 기소했지만, 1심에서 무혐의 처리 내리더군요. 그래서 서울시 차원에서 입찰참가 제한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더군요. 그나마 유죄 판결 받은 경우에도 역대 대통령들이 사면으로 제재를 무력화시킨 경우들이 대부분.

이렇게 사실상 처벌의 무풍지대에 있으니 업체들의 담합이 수십 년 동안 뿌리 뽑히지 않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4대강사업 입찰 담합 논란에서 보듯이 밝혀진 담합 내용만으로도 최소 수천억원의 혈세가 낭비됩니다. 그런 일들이 한두 건이 아니라 턴키입찰을 비롯해 매우 많은 입찰사건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앓는 소리 하는 건설업체들 만나서 담합 업체에 대한 정부의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제도의 완화 내지 폐지를 소관부처에 요청하겠다고 했죠. 지금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입찰참가제한 등의 제재를 강화할 생각은 않고 이를 아예 폐지까지 하겠다니 이게 공정거래위원장이 할 소리입니까. 이에 정의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10명 의원들이 노대래 위원장 해임촉구결의안을 발의했습니다. 노대래 위원장의 해임촉구결의를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이런 자는 업자들의 편이며, "불공정거래위원장"일 뿐 절대 대한민국의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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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7. 1. 11:37

6월 25일 최경환부총리 후보 비롯해 2기 경제내각의 면면과 향후 정책 방향 등에 대해  YTN 라디오와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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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최경환 후보자, 무주택 서민들도 만나봐야 한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4/06/25 (수)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오늘은 경제 이야기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이하 선대인):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강지원:
오늘 경제 문제는 이번에 경제 부처 각료들이 일부 바뀌지 않았습니까? 바뀔 예정이죠. 아직 인사청문회 통과 안 되었으니까요.

선대인:
예, 정확하게는 그렇습니다.

강지원:
그렇죠.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어요. 그래서 경제에 과연 어떤 변화가 올까, 많은 분들이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 경제 어떻게 변화될지를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는데, 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성향이 어떤 기조를 가진 분이신가요?

선대인:
이 분은 아무래도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을 갖고 계신 분이고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완화 정책, 이런 정책 기조들에 깊숙이 관여하셨던 분이고요. 이미 후보자로 지명되자마자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 이런 걸 시사해서 상당히 지금 이미 논란이 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기조들을 갖고 계신 분이고요. 그런데 전임이었던 현오석 경제부총리하고 비교를 해 보자면, 현오석 부총리는 아무래도 관료 출신이시고, 다소 보수적이시긴 하지만 관료 특유의 특별하게 아주 강한 소신이라고 그럴까요? 또는 지향, 이런 걸 드러내 보이지는 않았는데 최경환 부총리 후보는 언론계도 있었고 관료로도 있었지만 정치인으로도 꽤 오래 있었고, 친박 핵심이라고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 드라이브, 이걸 굉장히 강하게 추진할 인물이 아니냐,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강지원:
규제 완화를 통해서 내수를 활성화하고, 그렇게 해서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것인데, 그러니까 현오석 현 부총리하고는 보수적인 경제 정책에 관해선 일관된 것 아니겠습니까?

선대인: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부 하에서의 경제 수장들이니까요. 기본적인 궤는 같이 하겠죠.

강지원:
추진력은 좀 있을 거다, 라고 보시는 건가요?

선대인:
아무래도 관료 출신 장관으로는 충분치 않다, 라는 판단을 해서 흔히 말하는 정치 실세인 친박 실세라고 불리는 최경환 후보자를 내세운 게 아닌가, 이런 판단이 들고요. 벌써부터 발언의 무게감이 후보자 상황인데도 이미 장관, 또 경제부총리로 된 걸로 다들 기정 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강지원:
무게감이 있어요?

선대인:
벌써 이미 언론 보도도 많이 나왔습니다만, 부동산 시장을 겨울, 여름, 이렇게 비유를 하면서 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있는 격이다, 이러면서 대출 규제를 풀 것처럼 시사를 하니 금융위원회라든지 금융감독원, 이런 관련 당국들의 입장이 줄줄이 다 바뀌지 않았나요? 그만큼 그 발언에 벌써 힘이 실리는 듯한 그런 분위기가 좀 연출되고 있죠.

강지원:
경제부총리가 세긴 세네요. 그쵸?

선대인:
센데, 친박 핵심 실세라는 게 훨씬 더 힘이 실려 있는 거겠죠. 단순히 경제부총리라고 해서 다 이렇게 힘이 실리는 건 아닐 텐데, 워낙 박근혜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심중을 살펴가면서 정책을 추진할 사람이다, 이런 판단들을 다들 하고 있는 거겠죠.

강지원:
앞에 말씀하신 것처럼 최경환 후보자가 LTV, 또 DTI 부동산 완화 정책을 시사를 하자 금융위원회라든가 금융감독원이라든가, 이런 데서도 아주 즉각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선대인:
예, 그렇죠. 그런데 배경 설명을 드릴 필요가 있는데요. LTV, DTI라는 것은 주택 대출 규제의 아주 핵심적인 제도들인데, 조금 설명을 드리자면 LTV는 집값 대비해서 대출액의 비율, 또 DTI라는 건 한 사람이 연 소득 대비해서 빚을 갚는 액수의 비율, 이걸 LTV, DTI, 이렇게 나타내는데요. 사실 지금도 굉장히 어찌 보면 느슨한 상태입니다. 예를 들면 DTI가 수도권의 경우에 50%인데요. 이거는 연 소득이 한 5천만 원 된다고 하면 그 중의 2500만 원까지는 빚 갚는 데 쓸 정도로 대출을 해도 된다,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연 소득의 절반을 그렇게 빚 갚는 데 쓰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되겠습니까? 지금도 사실 굉장히 과도한 거거든요.

강지원:
지금도 좀 여유가 있다고 보시는 거....

선대인:
지금도 너무 느슨하다고 보는 거죠. 그런데 이에 관해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LTV, DTI 규제만큼은 풀면 안 된다, 자칫 풀었다가는 집값이 가라앉을 때 가계 부실도 심각해지고 또한 금융권의 경영 안정성 측면도 굉장히 심각한 피해가 갈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국토부가 대체로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를 대변한다고 하면, 나름대로 금융권을 생각하거나 또 경제학자들 이야기를 많이 듣는 기획재정부, 금융위, 금융감독원, 또 한국은행, 이런 쪽은 다 대출규제 완화에 대체로 신중한 모드, 또는 부정적인 모드, 이런 게 강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가 그 말을 꺼내자마자 기존의 입장들을 다 줄줄이 바꾼 겁니다, 이게. 그러니까 이게 물론 실세 정치인 출신 부총리 후보자가 오기 때문에 거기에 미리 박자를 맞추는 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올바른 방향으로 맞추는 건 모르겠지만 굉장히 사실은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방향인데, 부총리 후보자가 한 마디 했다고 해서 그 장관급 되는 수장들이 다 줄줄이 순식간에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꾼다는 건 참 아무리 스스로들 영혼 없는 존재들이다, 이렇게 자조를 하지만 좀 정도가 심한 것 아니냐, 이렇게 봅니다.

강지원: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것은 주택담보대출하고 관련된 그런 말씀이신데, 그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라도 지금의 부동산 경기가 너무 침체되어 있다, 조금 활성화를 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라고 생각하진 않으십니까?

선대인:
저는 여러 차례 사실 입장 표명을 좀 했었는데요.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물론 침체되어 있습니다만, 이게 침체된 근본적인 이유는 사실 소득 대비해서 지금 집값이 여전히 너무 높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호주머니에 있는 소득을 가지고 집을 사다가 모자라서 그걸 가계 부채로 다 메워 왔는데, 오늘 이미 대표적인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에서도 발표했습니다만, 이미 가계 부채가 한도까지 왔다, 이런 보고서를 냈거든요. 이미 국책연구소조차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마당에 여기서 그러면 결국 단기적으로는 조금 충격이 있더라도 집값이 하향 안정화 되도록 하고, 그러는 가운데 가계 부채 다이어트를 유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정부는 단기적으로 잠깐 경기 부양을 해 보겠다고 하면서 자꾸 빚내서 집 사라, 이런 신호를 주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잠깐 지표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국민 경제 전체를 보면, 또 길게 보면 한국 경제를 망치는 길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위험한 조치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강지원:
선대인 소장께서는 좀 위험한 조치라고 보신다, 이런.

선대인:
그런데 그건 저만 그런 게 아니고요. 오늘 보니까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사라는 데가 있습니다. 3대 메이저 신용평가사 중에 하나인데요. 피치 사가 오늘 보고서를 내고 발표한 내용이 제 주장하고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꼭 제 주장이라고 하긴 그런데요.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하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조금 활성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가계라든지 금융권 안정성에 굉장히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경고를 했거든요.

강지원:
가계 부채가 문제가 너무 심각하니까, 인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많이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런데 이 가계 부채 문제에 관해서 그러면 무슨 어떤 대책 같은 것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통해서?

선대인:
지금 발언하시는 내용을 보면 가계 부채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더 악화시킬 것 같다, 라는 우려 때문에 저는 굉장히 우려스럽거든요. 사실 지금 가계 부채 문제가 시한폭탄에 가까운데요. 지금 상황에서도 가계 부채가 한도에 이르렀는데 여기서 더 대출 규제를 늘린다고 하면 저는 이게 정말 위험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위스콘신 대학에 대해서 잘 아십니까?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위스콘신 대학에서 수학을 했다면서요?

선대인:
예, 부총리도 그러시고 몇 분 이번에, 예.

강지원:
또 다른 분들이...

선대인:
안종범 경제 수석 되신 분하고요. 그 다음에 새누리당의 강석훈 정책위 부의장, 이번에 새로 되셨는데요. 이 분들이 다 공교로운 건지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신데다가 또 다 흔히 말하는 TK 출신들입니다.

강지원:
게다가 산업통상부 장관이 윤상직 장관인가요?

선대인:
네, 그렇죠. 이번에 유임되신 분이죠.

강지원:
그 이도 위스콘신 대학 출신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대학에 따라서, 학풍에 따라서 경제 정책을 엿볼 수 있는 그런 점은 없습니까?

선대인:
굳이 표현하자면요. 위스콘신 대학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굳이 이걸 보수, 진보다, 이렇게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강지원:
경제 정책이야 보수, 진보가 항상 있는 거죠.

선대인:
예, 있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굳이 대중적으로 표현하자면 상당히 강한 보수 성향의 그런 학문들을 많이 하는 데고요. 그 다음에 저는 좀 우려스러운 게 그래서, 꼭 그런 대학을 나와서 문제라기보다는, 다만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서 사실은 어찌 보면 의기투합해서 좋은 방향으로 잘 끌어갈 수도 있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이런 학맥, 또 한편으로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역적으로도 다 박근혜 대통령하고 고향이 같으신 분들이거든요. 이런 분들이 너무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서 흔히 집단 사고라고 많이 표현하지 않습니까? 너무 똑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서 다른 생각, 시각으로 접근을 못한다든지, 이런 갇힌 사고를 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런 폐해가 조금 발생하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됩니다.

강지원:
여론이나 또 선대인 소장님과 같은 여러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이 경청도 하고, 의견도 나누고 그렇게 하겠죠. 그렇게 해야 될 거고요.

선대인:
그래 주시기를 바래야죠.

강지원:
그렇게 하기를 촉구를 하고요. 그래서 내수 경제를 살려야 되겠다고 하는 데에 대해서는 보수 진보 다 가릴 것 없이 일치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선대인:
물론 방향은 다들 내수를 살리자고 하는데, 내수를 살린다고 하더라도 그게 정말 서민들이 생활이 편해지도록 살리는 거냐, 아니면 말은 내수를 살린다고 하지만 그걸 부동산 경기를 단기적으로 자극해서 빚을 늘려서라도 살리겠다는 거냐,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지원:
그 말씀은 아까 하셨고요. 이 새 경제팀에 대해서 권고라고 할까, 제안이라고 할까, 그런 말씀을 좀 해 주세요, 라는 부탁을 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내수 경제를 아무래도 활성화 시켜야지, 지금 너무 침체되어 있거든요, 사실?

선대인:
제가 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조급해 하지 않으시면 좋겠다, 어차피 경제라는 것이 단기적인 부양책으로 살아날 것 같으면 누구든 다 했겠죠. 물론 일정하게 부양책이 필요하지만 그 방향도 지금 우리가 외환위기 이후로 대다수 일반 가계들의 소득은 거의 늘지 않는데 재벌 대기업들 위주로 해서, 또 수출 대기업들 위주로 해서 너무 그 쪽만 지원을 해 줬거든요. 이제는 진짜 내수를 살리겠다고 하면 서민 경제가 좀 살아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

강지원:
그리고 자영업자들, 중소기업들.

선대인:
네, 사실은 그렇게 하기 위해서도 부동산 거품을 일정하게 뺄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자영업 하더라도 임대료 내고 나면 장사가 가져가는 게 없다는 분들 얼마나 많습니까?

강지원:
그래서 그런 전월세도 좀 낮춰 주고 하겠는데, 그게 낮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거?

선대인:
인위적으로 꼭 낮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요. 정부가 집 주인들 생각하는 것, 특히 부동산 부자들 생각하는 것의 한 절반만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서 제대로 정책을 펴도 저는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네, 알겠습니다. 사실은 경제 정책 하시는 분들 책임감이 강해요. 그리고 또 일 잘하면 재미도 또 있을 것 같은데.

선대인:
그러니까요. 그런데 일 잘 하시면 좋은데, 이 분들이 만나시는 게 예를 들면 금융업체 만나고, 건설업체만 만나는데 무주택 서민들은 안 만나고 금융 소비자들은 안 만나거든요.

강지원:
알겠습니다. 무주택 서민들도 좀 만나보세요, 라고 제안을 하신 거고.

선대인: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선대인:
예, 감사합니다.

강지원:
네,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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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4. 6. 30. 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