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5월 11일자 조선일보 기사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사내용을 보면 '저출산 시대에도 인구 증가지역은 있다'는 제목으로 인구 감소 시대에도 수도권은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저출산 시대에도 인구 증가지역은 있다= 2019년부터 인구가 감소해도 경기와 인천·대전·울산 등 4개 시도는 2030년까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 저출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특히 경기도 인구는 2005년 1061만명에서 2030년 1404만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저출산·인구감소의 영향을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1&sid2=260&oid=023&aid=0002049245


물론 기자의 주장이 원론적으로는 틀렸다고 하기도 어렵고, 실제로 수도권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 대비 수요가 단기간에 늘어나는 지역은 집값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강북 뉴타운 사업 때문에 서민들이 경기도까지 밀려가자 경기도 동북부 일부 지역 집값이 오른 것이라든지, 최근 대기업 본사 이전 수요로 경기도 화성시 지역 집값이 상당히 오름세를 나타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인용한 기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뜯어보면 전체 상황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잘못된 상황인식에는 통계청의 인구 추계치가 엉터리라는 점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또 한편 현재 수도권의 인구 이동 패턴에 대한 이해가 잘못돼 있기도 합니다.
먼저, 통계청 인구 추계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래 통계청 인구 추계치를 그래프로 나타내보면 <도표1>과 같습니다. 그런데 <도표1>을 보면 아래 두 가지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1)향후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모두 수도권에서 늘어난다. 수도권 인구가 총 인구가 늘어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지방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2)수도권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모두 경기도에서 늘어난다. 그것도 매우 가파르게 늘어난다.

 

                             <도표1>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 그래프를 보면 통계청 추계치가 엉터리라는 생각이 확 들지 않나요? 저는 그렇던데...^^ 자연인구 증가율은 농어촌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하다고 치면 이처럼 수도권 인구 비중이 커지고 수도권 안에서 경기도 인구 비중이 커지는 것은 많은 부분 인구 순유입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 제가 한 번 소개한 그래프이지만 아래 <도표2>를 보시면 2002년 이후 수도권 순유입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음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서울 인구가 경기도로 빠져나가는 추이가 보이겠지만, 향후에도 경기도만 저렇게 계속 치솟을까요? 저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좀더 구체적으로 따져보도록 합시다.

 

                         <도표2>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를 위해 아래 <도표3>을 참고로 경기도와 수도권의 통계청 인구 추계치를 인구 증가율과 함께 봅시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분명 수도권의 인구 순유입이 지난해까지 계속 줄어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2006~2008년의 인구 증가율이 올라갈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증가율이 상승한 것입니다.

 

                           <도표3>

                              (주) 통계청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왜 그럴까요? 이는 통계청의 추계치가 엉터리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통계청은 5년마다 인구 센서스를 통해 인구 수를 파악하고, 그 사이 기간에는 일정한 방식으로 추정해서 인구 수 통계를 냅니다. 2005년 인구 센서스 이후 추계치는 향후 인구 증가 곡선을 보면 알겠지만 지수함수나 로그함수를 이용해 적당한 곡선을 그려내는 수준입니다. 여기에 사회, 경제적 변화에 따른 인구 증감 요인은 전혀 반영이 안 됩니다. 이 같은 인구 증가 추계 곡선에 따르다 보니 인구 증가율을 그려보면 현실과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를 좀더 분명히 보기 위해 <도표4>와 <도표5>에서 통계청 인구 추계상의 2000년대 인구 통계와 현실의 인구 증가율을 좀더 잘 반영하는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상 인구 통계를 비교해봅시다. 통계청과 행안부의 총인구와 각 시도별 인구 수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먼저 <도표4>의 수도권 인구 추이부터 한 번 볼까요? 통계청 추계치 자료는 2000~2005년 사이 인구 증가율이 일정한 곡선으로 그은 것 같지 않나요? 2005년 이후 증가율도 마찬가지이고요. 무엇보다 주민등록상 인구 수를 근거로 했기에 현실의 인구 증가 추이를 훨씬 더 잘 보여주는 행안부 자료와 비교해보면 인구 증가 추이와 증가율이 확연히 다른 것을 느끼실 겁니다. 특히 2005년 이후 인구 증가율이 횡보 수준을 보이는 통계청 자료와 비교할 때 행안부 자료에서는 수도권 인구 증가율이 2000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도표4>

 

 

                                   (주) 통계청 및 행안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어 <도표5>의 경기도 인구 추이를 봅시다. 경기도 인구 추계 또한 비슷합니다. 통계청 인구 추계상 2005년 이후 증가율이 횡보하는 반면 현실에서는 2002년 이후 경기도 인구 증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

 

                                <도표5>

                               (주) 통계청 및 행안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2005년 이후 3년간의 추계 작업도 이런데, 하물며 그 이후의 추계작업은 어떨까요? 위의 <도표3>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실제 인구 센서스를 토대로 추계해온 2005년까지의 인구 증가율 흐름과 이후의 증가율 흐름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통계청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추계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통계청 추계는 엄밀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한 결과물이 아니라 심하게 말하면 일정한 수식에 따라 좍 그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현실의 문제로 돌아와서 수도권과 경기도의 인구는 향후 증가는 하더라도 통계청 추계와는 달리 증가율은 더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2000년대 이후 현실의 수도권과 경기도 인구 추이는 통계청 추계치보다 더 낮은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표3>에서 2000년대 이후 통계청 추계치 대신 주민등록상 인구 증가 추이를 대입해서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증가율이 통계청 추계보다 더 가파르게 줄어들 것입니다. 물론 큰 틀에서는 지방 인구는 줄고, 수도권 인구는 늘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정한 지역에 인구가 지나치게 늘어 과밀화되면 자연스레 인구 증가가 억제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동물의 서식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시가 일정한 규모를 갖출 때까지는 규모의 경제가 작용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지니지만, 그 규모가 너무 커져 규모의 불경제(교통혼잡 비용과 집값 상승, 도시 인프라 부족 등)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능가하게 되면 자연스레 인구 유입이 줄게 되는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당장 현실을 생각해봐도 지방의 노령 인구들이 수도권으로 올라올까요? 또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주연령대인 젊은층 인구도 갈수록 줄어듭니다. 또 제가 2003년 이후 집값 상승은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져 지방과 수도권의 집값 격차가 너무 커져 자연스러운 진입장벽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간의 사회 경제적 활동도 크게 보면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을 거칩니다. 이 같은 조정 과정을 억지로 방해하고 교란하면 더 큰 혼란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껏 부풀어오른 부동산 거품의 조정 과정을 방해하면 차후 한국경제의 위기가 만성화되고 양극화로 인한 피해가 더욱 극심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수도권 안에서 경기도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를 잘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도권 가운데에서도 서울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더 높고, 땅은 좁아 새로 주택을 짓기가 어려워 땅이 넓고 택지비가 싼 경기도에 주택을 많이 짓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부동산 버블에 편승해서 정부와 건설업체들이 마구잡이로 경기도에 집을 지어댄 결과 많은 이들이 경기도로 이주했습니다. <도표2>의 수도권 시도별 인구 순유입 추이를 보면 너무나 명확히 드러납니다. 요약하자면, 경기도에 집을 많이 지어서 인구가 늘어난 것이지, 경기도 인구가 늘어나니 집을 많이 지어댄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인구가 늘어났다는 경기도에서 집을 마구잡이로 지어댄 결과 어떻습니까? 25000호 가량의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고, 지금 일시적 반등 국면에서 약간 상승했으나 실거래가는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인구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인구 추이는 주택 수요를 큰 틀에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주택 수급의 펀드멘털은 수요뿐만 아니라 공급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경기도 인구는 일정하게 늘겠지만, 인구증가를 훨씬 능가하는 주택 공급이 뒤따를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의 <경제시평>회원들께서는 아시겠지만, 이미 수도권의 주택수급은 구조적 과잉공급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 주택 수급 측면에서 보면 향후 2015년까지 수도권에서는 약 36만호 이상의 아파트 공급 과잉 상태가 됩니다. 그 이후로 가면 훨씬 더 넘치게 되고요. 그만큼 지금 공급 계획이 잡혀 있는 물량이 엄청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경기도 인구가 늘어나니 집값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위 글을 쓴 기자는 통계청의 추계가 엉터리라는 것도 모르겠지만, 설사 그런 추계치가 맞다고 하더라도 인과 관계를 거꾸로 알고 있으며 주택 공급의 측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글을 쓴 것입니다.



또한 주택 또는 인구 정책상으로 한 번 생각해봅시다. 통계청 추계치처럼 수도권에 인구의 55% 이상이 몰려사는 것이 과연 국토 이용 측면에서 현명한 것일까요? 가뜩이나 좁은 국토에서 한쪽으로만 몰려서 사는 것이 사회 경제적으로 어떤 문제들을 낳는지 생각해보면 이건 정말 아닙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수도권 집중화에 혈안이 된 정부 같으니 나라의 장래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참고로, 가구수에 대해 짧게 말씀드리면 이도 내용을 뜯어보면 비슷합니다. 당장 1인가구가 총 가구수의 40%에 이를 정도로 무한정 계속 늘어날 것인지, 그래서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데도 가구 수가 400만 가구 이상 늘어난다는 게 선뜻 납득이 되시나요? 설사 1인 가구가 급증해서 가구 수가 늘어난다고 한들 1인 가구의 4분의 3 이상이 저소득층인데 유효 주택 수요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 분들이 집을 왕창 사대기 때문에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다? 말이 안 됩니다.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향후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건을 감안하면 부동산 가격이 내릴 요인이 오를 요인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부동산 투기조장꾼들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내뱉는 온갖 주장들은 거의 대부분 허황된 주장으로 말 그대로 투기를 선동하기 위한 궤변에 불과합니다. 저라도 시간이 많으면 일일이 다 대응하고 싶지만 국민경제 전체와 서민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저들은 거대한 확성기를 가진 다수이니 일일이 맞대응을 못 합니다. 물론 그렇게 엉터리 궤변을 확대 재생산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진심으로 그런 주장을 믿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경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통찰력과 분석력이 없는 가운데 학자라는 사람들도 계속 쏟아내는 것이 건설업자들 편드는 얘기뿐이니 도리가 있겠습니까?



알고 보면 너무나 엉터리 주장들인데도 그런 주장들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세력이 너무 거대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현혹당하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답답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나 우리 연구소가 하루빨리 제대로 된 미디어를 띄우는 것을 필생의 사업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많은 분들이 미디어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짧게 쓰려 했던 긴 글을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5. 15. 09:04

 

 

미국의 내수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판매 실적이 두 달 연속 감소,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제동이 걸렸다. 미 상무부는 올해 3월 소매판매 실적이 전월에 비해 1.3% 하락한데 이어 4월에도 0.4% 감소했다고 13일 발표했다. 3월 실적은 지난달 발표됐던 잠정치인 -1.1%보다 더 나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단기 급등했던 다우지수가 8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사실 이 같은 미국 소비 침체의 지속 가능성은 여러 차례 지적했던 바다. 그런데도 미국 등 대부분 국가의 정치권과 도덕적 해이에 빠진 금융권은 바닥론 군불 때기에 정신이 없었다. 물론 한국이 그 어떤 나라보다 정도가 심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심지어 시장 예상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올 1분기 미 실질 GDP 성장률조차 민간소비지출 기여도가 늘었다며 주가 호재로 삼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실제로 미 상무성이 발표한 올 1분기 실질GDP 성장률은 전기대비(계절조정) 연환산 -6.1%였다. 이는 전기의 -6.3%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5% 전후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더 악화된 수치였다. 이로써 미국경제는 70년대 초반의 1차 오일쇼크 이후 두 번째로 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1분기 지출내역별 미국의 실질GDP 성장률 기여도 가운데 민간소비지출 기여도가 전기의 -3%에서 1.5%로 급반전한 것을 두고 월가는 소비가 바닥을 쳤다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소재로 삼았다. 그런데 실상 민간소비지출이 대폭적인 증가세로 반전된 것은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세일 때 팔지 못하고 남은 재고를 올 1,2월에 대규모로 땡처리한 결과와 통계적 계절조정에 따른 영향 때문이었다.

 

이 같은 일시적인 민간 소비 증가가 땡처리 효과 때문이라는 것이 3월 미국 소매판매가 -1.3% 감소한데 이어 다시 4 -0.4% 감소한 사실에서 분명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가계소비는 여전히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미국 가계 및 개인의 카드연체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은행과 카드회사 등이 카드대출을 억제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업은행들의 신용카드 연체율 및 대손율이 올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불황이 심화되고 실업이 급증함에 따라 신용카드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가계와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은행과 카드회사들은 카드대출 부실 확대를 막기 위해 카드대출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가계 소비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미국정부가 동원한 정책은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35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7,87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과 7,000억 달러의 금융안정화법(TARP), 700억 달러의 주택지원사업 그리고 G20 정상회담을 통해 각국이 GDP 2% 이상의 재정확대책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 그것이다. 이 같은 정책들은 악화일로를 걷는 미국 경제 침체를 막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대부분 단기적이거나 일시적으로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당장에 경기회복 국면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정부가 아무리 경기부양책을 동원한다 한들 현재와 같이 금융시장 신용경색과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2007년의 경제위기 이전처럼 미국 가계가 부동산과 주가 버블 그리고 과다부채를 바탕으로 한 과소비에 기댄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미국 가계의 과소비가 불가능해지면 기업들 역시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과잉투자와 과잉고용에 의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상업은행들의 총신용(대출)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시티그룹의 대출잔고는 작년 연말대비 -6% 감소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즈파고은행도 작년 연말에 비해 대출잔고가 약 -3% 전후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을 줄이기 위해 대출기준을 강화한 것과 과다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가계가 대출을 상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FRB가 금융시장 위축을 막으려 유동성을 아무리 공급한다 해도 은행과 가계가 이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은행에 투입한 대규모 유동성자금이 가계와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은행 내부에 현금으로 넘쳐나고 있다. 미국 은행들의 현금보유액은 경제위기 이전의 3000억 달러 수준에서 최근 11,200억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 정부의 금융시장 신용경색 해소 노력이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FRB의 말처럼 금융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아무리 미국정부가 재정확대 경기부양책을 동원한다 한들 미국경제의 진정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미국의 실물경제는 여전히 하강세를 계속하고 있는데 주식시장에서는 미국경제가 지금까지처럼 수직낙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일부 근거가 희박한 기대 섞인 낙관론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한국은 어떠한가? 무역수지가 극심한 불황형 흑자 양상을 보이는데도 흑자는 그래도 흑자라며 마치 경제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것처럼 정부 관료들과 언론들이 떠들어댔다. 그것도 사실상 허수에 가까운 조선 수출 실적 수십억달러를 포함해서 말이다. 같은 시기에 금융기관과 수출 대기업들이 파생상품 거래로 2월과 3월에 연이어 수십억 달러의 자본수지 적자를 기록한 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또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들의 영업 실적도 환율 효과를 빼고 나면 사실상 심각한 실적 부진을 보였는데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며 주가 호재로 삼았다. 사실상 조작에 가까운 실업률 통계상으로도 매월 실업자 수가 급증하고 중소 제조업체들의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도 주가는 급등했다. 또한 정부의 각종 투기 조장책과 상당수 언론들의 선동적 보도로 부동산 시장도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호가 중심으로 재반등했다. 실물경제는 여전히 엄동설한인데 자산시장만 계절도 모르고 성급한 봄 맞이에 나섰던 것이다.

 

더구나 한국은 세계 대부분 다른 국가들과 달리 본격적인 구조조정이나 부동산 버블 조정을 겪지 않은 상태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을 장밋빛으로 포장하기에 바쁜 현 정권은 아직도 한국 경제는 튼튼하다며 호언장담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사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재계와 적지 않은 언론들은 건설, 조선,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은 한국경제의 주력산업으로 경쟁력을 호언장담해왔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을 예로 보면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기만적이고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한번 물어보자. 한국 자동차산업은 과연 경쟁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가? 지난 90년대 말의 외환위기 이후 한국 자동차산업은 계속적인 구조조정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99년에는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에 인수된 것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삼성자동차가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매각되었고 2002년에는 대우자동차가 미국 GM에 매각되었다. 쌍용자동차도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합병되었으며 대우상용차는 인도 타타자동차에 매각되었다. 현대자동차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자동차회사가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매각된 것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한국 자동차산업이 과연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 같은 한국 경제의 엄중한 현실을 잘 모르는 많은 가계들이 정부 관료들과 상당수 언론들이 불어넣은 성급한 봄바람에 헛바람이 잔뜩 들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단기적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자산시장의 단기 버블은 실물 경기의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급락할 수 있다. 특히 단기적인 실적 지표나 호재가 매일매일 반영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10~20년간의 긴 파동을 그리며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은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어 있다. 대세하락기인데도 상황 판단을 못하고 헛바람에 들떠 잠깐 반등했던 부동산 시장은 실물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한 언제든지 재급락할 수 있다. 경기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하면 그만큼 실망감도 커져 그 하락 폭은 당초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엄동설한의 추위에 봄이 온 줄 착각하고 봄옷을 입고 외출하면 감기에 걸리기 십상인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5. 14. 09:53

올해 4월 SBS 시사토론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93%가 국내에 부동산 거품이 있으며, 특히 3분의 2가량은 거품이 심각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국민들의 인식은 매우 정상적인 것입니다. 정말 아무런 거품이 없다면 2000년대 이후 한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어쨌거나 부동산 문제를 가지고 생난리를 쳤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현실 속에서도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꿋꿋하게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분 한 분이 서강대 김경환 교수인 모양입니다. 우연히 다른 내용으로 기사 검색을 하다 이 분 코멘트가 들어가 있는 기사 한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내용을 읽고는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읽은 구절은 아래와 같습니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질가격 기준으로 국내 집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오히려 오름폭이 작다"며 대폭락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가 최근 발표한 논문 '글로벌 집값 붐과 하락'에 따르면 미국 주택 실질가격은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2.3%,영국은 4.8%,호주는 4.1% 올랐지만 한국은 1.7% 떨어졌다. (한국경제 2008년 12월 1일자)


우선, 김교수가 주장하는 바를 그래프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김 교수의 말대로 1991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 집값을 실질가격으로 나타내면 <도표1>과 같습니다. 김교수가 말하는 실질가격 지수는 국민은행이 발표하는 주택가격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백분비를 실질주택가격으로 간주해 그 추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김교수 말대로 1991년 1월의 전국 주택 가격을 100으로 잡을 때 2007년 12월의 실질 가격은 69.4로 떨어졌습니다. 두 기간의 실질가격 차(100-69.4)를 해당 기간(17년)으로 나누면 1.77%로 김교수 주장과 얼추 비슷합니다. 얼핏 보면 김 교수 주장이 사실에 기초한 합리적 주장처럼 느껴집니다.


                                    <도표1>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주장이 ‘실체적 진실’을 보여주는 주장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통계를 잘 아는 사람이 통계를 이용해 어떻게 현실을 호도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주장입니다. 왜 그런지를 봅시다.



우선, 김교수가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은 비교의 기간입니다. 1986년 국민은행(당시 주택은행) 주택가격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뒤 부동산 버블기는 크게 두 차례 있었습니다. 한 번은 1987~1991년초까지(편의상 1차 버블기로 부르겠습니다)였고, 두 번째가 익히 아는 2000년대의 부동산 버블기입니다. 아래 <도표2>에서 실질가격 추이를 보면 알겠지만, 김교수가 통계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1991년은 1차 버블기의 정점입니다. 버블 정점기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버블 정점일 때의 가격을 기준으로 집값을 비교하면 당연히 이후 집값은 낮은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흐름을 모르는 일반인이 그냥 우연히 기준시점을 그 때로 잡았다면 모를까 이를 모를 리 없는 ‘전문가’라는 분이 그렇게 기준점을 잡는 것은 다분히 어떤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준점을 달리 하면 어떨까요? 김교수가 한 것과 정반대로 실질가격이 가장 낮았던 2001년 3월을 기준점으로 잡아 2007년말의 전국 주택가격을 보면 어떨까요? 역시 <도표2>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전국주택가격은 실질가격으로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이렇게 보여주는 것도 전체 실상을 올바로 보여주는 방법은 아닙니다.

                         
                                 <도표2>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김교수가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의 더 큰 문제는 문제가 있는 곳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추는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아래 <도표3>에서 보는 것처럼 2000년대의 부동산 버블기는 1차 버블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1차 버블기 때는 지방과 수도권의 차이 없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고루 상승했다면, 2000년대 부동산 버블기 때는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차이를 보입니다. (도표에서 편의상 서울 가격지수를 보여드리지만, 이를 수도권 전체 가격지수 흐름으로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시간이 갈수록 거듭돼 2003년 이후에는 그 차이가 확연히 나타납니다. 따라서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수도권 중심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도표3>

                                   (주)국민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1차 버블기와 또 한 가지 다른 점은 여러 주거 유형 중 아파트 가격만 폭등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1차 버블기 때도 아파트가 더 많이 상승했지만, 2000년대 버블기 때는 아파트와 다른 주택 유형과의 가격 차가 매우 커졌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사실 거의 표준화(또는 획일화)된 주거 유형으로서 아파트는 위치와 평수 등에 따라 시세가 거의 정해져 주식 종목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물량이 많아 환금성이 뛰어나 향후 차익을 실현하기 쉽습니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대규모 물량을 지어 막대한 폭리를 취하기에 가장 좋은 사업 대상이 됐습니다. 정부도 ‘공급 부족론’을 핑계로 주택을 대량 공급할 수 있고,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쓰기도 좋으니 마다할 리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파트 위주의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게 됐고, 2000년대 수도권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아파트가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바로 수도권 아파트가 중심이 된 버블이었습니다. 일반 가계나 국민경제의 체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집값 수준이 문제라면 문제가 있는 곳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따라서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수도권이 미국의 한 주 정도에 불과한 비중이라면 이렇게 보는 것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수도권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또한 다양한 주거유형이 공존하는 나라와 달리 전체 주택 재고의 절반이 넘고, 신규 보급 주택의 대부분이 아파트인 현실에서 이를 대상으로 버블 수준을 따져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김교수는 이 같은 현실을 완전히 도외시하고 전국 주택가격을 대상으로 삼아 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키가 150cm인 사람 10명과 키가 190cm인 키다리 10명의 평균 키가 170cm라는 사실을 두고 “키가 큰 사람이 없다”라고 하는 게 온당할까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서울 아파트의 실질가격 추이를 보면 다음 <도표4> 상단 그래프와 같습니다. 국민은행 통계가 작성된 1986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실질가격 추이를 보면 2000년대 버블은 1차 버블기 정점을 훌쩍 뛰어넘는 175.3을 기록한 뒤 가격이 내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올해 3월의 가격 지수가 161.5로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물론 이 또한 기준시점에 따른 왜곡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도표4>

                             (주) 국민은행 및 S&P자료로부터 KSERI작성

참고로, 위에서 김교수가 거론한 외국 가운데 미국 사례를 한 번 보도록 합시다. 위 <도표4>는 하단의 그래프는 우리의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견할만한 미국 10대 도시의 주택가격 지수(명목)와 물가지수를 1987년 1월을 100으로 2009년 2월까지 살펴본 것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1991년 미국의 주택가격은 버블이 거의 없었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블의 정점이었던 한국의 1991년과 버블이 없었던 미국의 1991년을 비교 기준점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까요? 이처럼 김교수 주장은 통계를 자신의 입맛대로 활용해 현실을 호도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인이 어떻게 자신의 지식을 곡학아세와 혹세무민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위에서 보인 실질가격 지수는 사실 부동산 버블의 양상을 보여주기에는 많은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에서 거론한 2007년의 실질 주택 가격은 2007년 시점의 실질가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2007년의 명목가격을 기준시점(=1986년 또는 1991년)으로 환원하여 기준시점의 구매력으로 평가한 실질가격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의 방법으로는 기준시점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실질가격이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2007년 시점에서 다른 물가에 비해 집값이 얼마나 부풀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대가격으로서 실질가격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위의 방법이 설명하고 이해하기 편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이 있음을 전제로 일정한 기간 동안의 가격 변동 흐름을 보는 도구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입니다. 김교수가 그런 문제점이 있음을 알고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정 시기의 부동산 버블 양상을 진단하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3권의 3장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오류 비판’에 잘 나와 있으니 일독해보시기 바랍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김교수의 주장은 이처럼 황당한 주장인데도 학계 등 어디든 제대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습니다. 상당수 언론들은 문제점을 지적하기는커녕 이 같은 주장을 검증도 없이 확대재생산하기 바쁘고요. 정부 관료들도 이 같은 주장에 휘둘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노무현 정권 시절 재정경제부는 2005년 7월 김교수의 주장을 거의 그대로 사용해 한국의 주택 가격이 1990년대 초반에 비해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버블이 거의 없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유행가 가사처럼 불러대던 때였는데, 부동산 버블이 거의 없는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왜 벌인다고 한 것인지요? 또한 집값을 잡겠다고 각종 부동산 대책은 왜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만들어냈다는 말인가요? 부동산 버블이 없는 게 맞다면 자신들이 그동안 해온 대책은 모두 있지도 않은 괴물과 싸우기 위한 난리 부르스였다는 고백밖에 안 되는 것이었던 셈입니다. 이런 관료들에 의지해 집값을 잡겠다고 난리쳤던 노 전 대통령도 한심할 따름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만 갖고 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까지 겸비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한국처럼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가 만연하고 강고한 기득권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나라일수록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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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5. 12.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