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대인입니다. 

어제 연구소 사이트를 개편해 새로 오픈했습니다. www.sdinomics.com 시간 날 때 들러보시고, 이런 저런 품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나 저나 연구소 사이트 개편을 하면서 참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 상에 연구소 집이나 사무실을 짓는 셈인데, 이 집은 제가 살기 편해야 하는 집이라기보다는 저희 연구소 회원이나 방문자들이 사용하기 편해야 한다는 점에서 참 많이 다르더군요. 

그동안 설문조사 결과나 간간이 회원들이 올려주는 지적들을 반영해 최대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사이트를 꾸미고, 그러면서도 우리 연구소의 서비스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숙제. 쉽지 않은 숙제인데, 오픈해서 주위 얘기를 들어보니 그다지 나쁜 것 같지 않아 다행이네요.^^

사이트를 새로 만들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이해관계에 물들지 않은 정직한 정보를 널리 생산하고 전달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사이트 개편하면서 그런 제 마음을 담아 인사말을 써봤습니다. 시간 되는 분들께서는 한 번 읽어봐 주세요. 좋은 오후들 보내시고요.^^

http://www.sdinomics.com/nomics/greeting

 

 

*그리고 연구소 사이트 개편과 더불어 특별이벤트를 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연구소 공지사항에 띄운 내용을 아래에서 소개하니 참고하세요.^^

 

 


선대인경제연구소가 사이트 개편 및 신규 서비스 론칭 기념으로 8월 20일부터~9월 3일까지 보름간 특별이벤트를 실시합니다.

 

 

 

하나, 행사기간동안 각종 SDI보고서의 연간구독회원으로 가입하시거나 <생활의 경제학> 버전업! 앵콜특강을 신청하시는 경우 ‘국내 주택시장의 현재와 미래’ 심층분석리포트(3만9천원 상당) PDF판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이 리포트는 행사 직후인 9월 4일부터 이메일로 일괄 전송합니다. 또한, <생활의 경제학> 특강을 이미 신청하신 분들께도 소급해서 동일한 혜택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둘, 행사 기간 동안 신규 서비스인 SDI웹진과 FORM리포트(이들 보고서가 포함된 패키지도 해당)를 신청하시는 분들께는 2개월 구독 연장 혜택도 함께 드립니다.

 

셋, FORM리포트 플러스와 SDI풀팩 회원으로 가입하실 경우 심층분석리포트에 더해 연구소 출간 도서 한 권(<문제는 경제다> 또는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질문> 중 택일)을 추가로 증정하고, <생활의 경제학> 특강 무료 수강 권한을 드립니다. 다만, 특강 수강 권한은 강연 인원의 제한이 있어서 20명 한도 안에서 선착순으로 제공하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넷, 기존 SDI리포트(프리미엄리포트) 구독회원이 1년 구독 연장을 신청하면 신규 가입자와 같은 혜택을 드리고, 1만원을 추가 할인해 드립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사이트에 시스템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므로 연구소로 직접 해당 금액을 송금하고 신청 내역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보고서의 종류와 보고서상품 구독/신청에 관해서는 웹사이트의 관련 설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벤트와 관련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연구소로 문의 주시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070-4109-9819 또는 webmaster@sdinomics.com)

 

이번 이벤트를 잘 활용하셔서 경제를 읽는 안목을 키워 가정경제를 지키는 한편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정직한 목소리를 응원해 주세요.

 

선대인경제연구소도 더욱 정직하고 정확하며 정선된 정보로 보답하겠습니다.


by 선대인 2013. 8. 21. 15:09

 

최근 수도권 전세가가 뜀박질하면서 주택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0%가 넘어서고 있다. 한때 상당수 언론들은 전세가 비율이 60%를 넘어서면 집값이 뛴다는 등 터무니없는 주장을 해왔으나, 이제는 그 같은 공식이 깨졌다며 아우성이다. 하지만 이는 부동산 대세상승기 때인 2000년대 초반의 경험을 근거로 나온 것으로 나온 잘못된 주장이다.

 

그러면 매매가와 전세가는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이게 되는 것일까. 우선, 전세제도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임대제도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세는 지속적인 주택가격 상승과 이에 기댄 투자(또는 투기) 수익 기대감이 있을 때 존재하는 임대제도다. 예를 들어, 4억원 짜리 아파트를 2억원에 전세로 살 수 있고, 주택을 소유했을 때 주택 가격이 뛰어 투자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기대가 없다면 주택을 소유할 이유가 없다. 전세를 살면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주택이 제공하는 거주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만료 기간마다 재계약하거나 이사를 가야 하는 등의 불편은 주택 소유에 따른 세금 부담 및 수리 비용 등으로 상쇄된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보면 전세제도는 사실 세입자에게 유리한 제도이고 주택 소유주에게는 불리한 제도다.

 

그런데도 전세가 존재했던 이유는 항상 집을 사두면 언젠가는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가능했던 시절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주택 소유자는 주택 매입에 모자라는 자금을 전세보증금을 통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했을 때 주택 가격이 뛰면 상당히 큰 차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전세보증금으로 자금을 일부 조달했을 때 수익률은 훨씬 커지게 된다. 예를 들어, 4억 짜리 아파트를 순수 자기 돈으로만 산 뒤 이 아파트가 5억원으로 올랐을 경우에는 수익률이 25%에 그치지만, 전세보증금 2억원을 끼고 아파트를 샀을 때는 수익률이 50%로 크게 오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주택 소유자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 대신 은행 대출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은행에서 자금을 모두 조달할 경우 대출금리에 상응하는 이자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이 중 일부를 전세보증금으로 받아 은행에 예금하면 예금 금리만큼 이자 비용이 줄어드는 셈이 된다. 예를 들어, 대출금리가 5%, 예금 금리가 3%라고 할 때 대출금리로 4억원을 모두 조달하면 연간 2000만원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지만, 2억원만큼 전세를 끼고 사면 2억원에 대해 600만원의 예금이자 수입이 생기므로 1400만원의 이자만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그만큼 싸게 주택 매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래는 주택소유자에게 유리할 리 없는 전세제도이지만,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주는 상황에서 주택에 대한 투자 차익을 노리는 주택 소유자의 이해도 부합하는 제도가 된다. 주택 소유자에게 아주 싸게 조달할 수 있는 타인자본으로 전세보증금이 기능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호황이 일어 주택 투자자 (또는 투기자)들의 향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 전세를 레버리지로 이용해 주택을 매입하려는 경향이 커진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기에 많은 이들이 전세를 끼고 두세 채씩 집을 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던 게 바로 그런 상황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다주택 투자자들의 투자 또는 투기 행위로 인해 자연스럽게 전세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반면,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전세로 머물던 이들도 점점 빚을 내 주택 매입에 가담하게 돼 전세 수요자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보통 주택 매매가가 전세가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 전세가도 이끌려 점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다만, 전세가 상승세는 매매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해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상대적 비율은 점진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같은 흐름이 부동산 투기가 횡행했던 2002년 이후 지속된 흐름이다.

 

그런데 부동산 투기가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말 이후 수도권에서처럼 주택 가격이 계속 하락하게 되면 양상이 달라진다.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이르러 서서히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이미 빚을 내서 주택을 살 사람도 다 사버리는 단계에 접어들면 전세 공급은 점진적으로 줄어든다. 반면, 주택시장이 불안하다고 느낀 다수의 사람들은 과거와 달리 전세에 머무는 경우가 증가한다. , 전세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매가는 약세를 보이는데도 전세가는 계속 상승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것이 바로 2009년 이후 수도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흐름이다. 특히 주택 가격 하락세가 완연해지면서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주택소유자의 과도한 부채를 세입자들이 꺼리게 되고, 결국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는 안전한 전세에 대한 선호가 크게 높아진다. 반면, 빚을 지지 않고 주택을 산 집 주인들이 드물어 안전한 전세공급은 희소성을 띄게 된다. 전세 공급은 사실 적지 않지만, 실제로 세입자들이 안심하고 임대할 수 있는 수준의 전세 공급이 매우 부족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전세 중에서도 안전한 전세를 중심으로 전세 수급이 심각한 불일치를 일으켜 전세가가 급등하게 된다.

 

<그림1>

) 국민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일반적으로는 이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빚을 많이 진 집주인들의 주택이 시장에서 손 바뀜이 일어나면서 이것이 그 동안 소득을 축적해놓은 세입자들이 주택 소유자로 바뀌면서 전세 수요가 줄거나, 부채가 정리된 채 안전한 전세의 공급으로 이어지면서 전세가가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부동산시장 상황처럼 정부가 주택 소유자들을 위해 각종 부동산 세금을 감면하고, 전세자금대출을 늘려 현재의 전세가를 합리화해주는 정책을 계속 실시하면 이 같은 시장의 조정과정이 지연된다. 다주택자들이 올려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자신들의 부채 부담을 줄이거나, 보증부 월세 등으로 돌려 얻는 수익으로 부채이자 부담을 상쇄하려 하는 것이다. 주택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없을 정도로 잠재적 주택 매입 수요가 고갈된 상태여서 주택 가격은 떨어지는데, 이 같은 주택 가격 하락이 지연되다 보니 전세 수요는 몰리고 안전한 전세공급은 부족한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국내 전세시장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전세난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정부가 억지로 부동산을 부양하기보다 주택 가격이 국민들의 소득 수준에 맞춰 하향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정한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길게 보면 그것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1)전세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매매가 하락으로 전세가도 동반 하락하며 2) 실제로 전세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안전한 전세가 손바뀜을 통해 대량으로 전세시장에 공급돼 전세가가 하락하고 3) 충분히 주택 가격이 낮아질 경우 소득여력을 축적한 세입자가 매매 수요로 전환함으로써 전세 수요를 줄여서 전세가격 또한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의 자연스러운 가격 조정과정을 거스르고 정부가 나서서 부동산 다주택 투기자들과 건설업계, 금융업계의 입장에서 주택시장을 교란하다 보니 애꿎은 무주택서민들만 계속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몇 달 간 준비 끝에 선대인경제연구소 웹사이트(www.sdinomics.com) 를 새로 개편해 선보입니다. 놀러오세요. 사이트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도 실시합니다.

http://www.sdinomics.com/data/notice/959

by 선대인 2013. 8. 20. 09:53

 

법인세율 높다는 조중동의 왜곡에 그렇게 아는 분들 많지만 한국 법인세율은 낮은 . 사는 나라들일수록 법인세율 높죠. 조중동 보도대로라면 사는 나라들 법인세가 높아야 하는 아닌가? 그런데 법인세율 높은 나라들은 과거 동구공산권이거나 아일랜드, 아이슬란드처럼 조세회피국이었고, 핫머니 유입으로 자산거품으로 위기 겪은 나라들이 대부분.

 

 

2008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했다고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한국이 OECD 34개국 가운데 번째로 많이 내렸다는 것.

 

 

감세정책으로 비과세감면 혜택을 대기업에게 집중한 결과 법인소득 5000억원 이상 49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중견기업보다 낮아졌습니다. 이게 공정과세입니까?

 

 

감세정책 이후 법인세 실효세율의 변화 아주 가파르게 실효세율이 떨어졌습니다. 이것만 되돌려도 연간 5조원 세수 증가합니다.

 

 

1 법인당 과세액 변화를 나타냈습니다. 2008 감세정책 이후 과세액 감소가 확연하죠? 과세액 감소 혜택의 대부분은 물론 대기업들이 누렸습니다.

 

 

노무현정부 대비 이명박정부에서 늘어난 소득세와 법인세 비과세 감면 금액만 5년간 60. 대부분이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혜택 집중. 이것만 원상복귀 시켜도 5년간 60 세수 증가 과가 난다는 얘기고, 박근혜 복지공약?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자기에게도 좋은 건데 왜 안 하는지?

 

 

이렇게 얘기하면 기업활동이 위축돼 경제가 돌아가느냐고 합니다. 세수는 전체적 균형을 이뤄야. 부자들 위주로 감세정책 하면 부가세 부담 느는 구조입니다. 부가세 오르면 거래 위축되고, 가계부담 느는데, 이건 경제에 좋을까요?

 

 

 

*자료 출처는 모두 OECD 및 국세통계연보, 기획재정부 조세지출예산서

 

 

 

 

 

 

 

여성분들께 뜨거운 호응 얻은 제윤경의 소비의 경제학, 그리고 기업에서 고액강연하시는 김호선생님의 명강연! <생활의 경제학> 특강을 통해 꼭 만나보세요. 선대인경제연구소(www.sdinomics.com)가 일반가계의 고민을 덜어드리고자 마련한 행사입니다. http://j.mp/19duvGw

by 선대인 2013. 8. 14. 12:02

 

8일 발표된 2013년 세법개정안이 발표 나흘만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미 자신이 최종적으로 발표를 허락한 사안에 대해 딴 세상 이야기인 것처럼 사과 한 마디 없이 재검토를 지시한 것인데, 전형적인 ‘유체이탈화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박근혜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아직 국민들이 느끼는 이번 세법개정안의 문제가 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박대통령은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도 “이번 세제 개편안은 우리 세제의 비정상적인 부분을 정상화하려고 했다”며 “특히 고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해서 과세의 형평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많은 봉급생활자들이 반발한 것은 단순히 세부담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다. 세부담 증가가 각 납세주체별로 골고루 이루어졌다면 이 같은 박탈감음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박대통령이 지적한 것과 같은 근로소득세 안에서 소득계층간 형평성에 제고되지 않아서가 아니다. 대기업과 부유층, 자산가의 세부담은 늘리지 않으면서 근로소득자들 부담만 늘리니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

하지만 세계에서 저출산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복지를 획기적으로 확충할 세수를 어디에서인가는 확보해야 한다. 그렇다고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극심하고 조세제도에 따른 소득재분배 효과가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점을 고려하면 무턱대고 모든 납세자에게 세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조세 형평성을 확보하고 서민과 저소득층의 혜택을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세금을 걷고 써야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법인세와 자산세 등을 올리고, 고소득층의 최고세율 신설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방향은 틀린 건 아니지만, 결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아래에서 한국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세수를 마련해 써야 할지를 크게 7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아래에 언급한 수치는 선대인경제연구소가 그동안 연구를 통해 이미 확인한 수치임을 참고로 밝혀둔다.

1. 현재 약 시세의 30~50% 수준에 불과한 단독주택과 대기업 보유 부동산의 과표를 현실화하고, 소득조사청을 설립해 법에 명시된 양도소득세와 임대소득세를 제대로 거두면 약 20조 원의 세수를 더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거둔 세금을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주거 취약층을 위한 주택바우처 재원으로 사용해 ‘전국민 주거안정망’ 구축에 사용할 수 있다.

2. OECD국가들 대부분이 실시하는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고 주주배당 소득을 강화하는 반면 증권거래세는 폐지해 일반 개미투자자들의 주식거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약 3조원 확보 가능) 지금 매우 낮게 책정된 배당금에 대한 세율도 ‘버핏세’의 취지에 맞게 대폭 올려 불로소득(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3. 재벌대기업에 집중된 법인세 비과세감면 혜택을 대폭 줄이고 해고세를 신설하면 7조원~11조 원 가량의 세수를 더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확보한 재원으로 실업보험 확충과 자영업의 고용보조금 등으로 사용해 실업충격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한편 최저임금을 꾸준히 올릴 수 있다.

4. OECD 평균 두 배에 이르는 토건사업예산을 크게 줄여야 한다. 20012년 현재 정부가 분류한 SOC사업 예산뿐만 아니라 각 부처에 흩어져있는 토건시설형 사업을 모두 집계하면 약 40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교통시설특별회계와 광역시설특별회계 등 토건사업의 자금줄인 특별회계를 폐지해 일반회계로 통합하는 한편 건설부패와 예산낭비의 온상이 되고 있는 턴키담합 등 입찰비리를 근절해 토건시설예산을 30% 가량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확보한 연간 약 12조원으로 보육 확대 및 아동수당, 고교무상 교육과 지방 거점국공립대 지원 등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다.

5. 혜택의 대부분이 대기업에 돌아가지만 효율성이 극히 떨어지는 R&D 예산 16조원을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면 4.9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들 예산을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직원교육 및 판로, 사업컨설팅 지원과 함께 신진학자와 대학생들의 연구 및 학자금 지원에 쓸 수 있다.

6. 중소기업 업종 침범 대기업에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1.5배 이상 중과하고 재벌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및 이로 발생한 대주주의 배당소득에 중과세하면 한 해 1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재원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 육성 펀드를 조성하고 자영업 R&D센터를 건립, 운영할 수 있다.

7. 각종 입찰비리 등 건설부패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고 여기에서 생겨나는 비자금을 엄단해 추가로 거둔 세수(약 2조~3조원)를 적정임금제 도입과 4대 보험 적용 등을 통해 전국 200만 건설노동자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데 쓸 수 있다.

이처럼 일곱 가지 조세재정개혁만 제대로 실현해도 연간 50조~55조원의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이 가운데 일부는 일반 납세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낭비성 지출을 줄이거나 재벌대기업 등 1%가 누리던 특혜를 일반 납세자의 혜택으로 전환해주는 것이다. 즉, 나라 살림살이를 잘만 운영하면 국민들의 추가적인 세금 부담 없이 얼마든지 복지와 문화, 교육 예산을 늘리고 우리들 삶의 질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증세(增稅)에 앞서 새나가는 세금을 잡아내고 공정하게 걷는 정세(正稅)와 낭비성 재정지출을 줄여 복지 등 친생활 부문으로 전환하는 전세(轉稅)만 제대로 해도 막대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세와 전세를 먼저 진행하거나 병행하면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증세를 도모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다. 세금 적게 내는 부자가 주변에 널려 있고, 우리가 낸 세금이 4대강 바닥에 허무하게 소진된다면 세금을 기꺼워하며 더 내겠다는 사람은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정한 과세가 없이는 증세에 대한 합의도 이루기 어렵다. 예를 들어, 한국은 상대적으로 소득 파악이 손쉬운 봉급생활자들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등 매우 엄격히 매기지만 고소득 전문직들의 소득 파악은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니 봉급생활자들은 ‘유리지갑’이라고 스스로를 비웃는 실정이다. 소득 파악이 안 되니 탈세가 만연하고, 꼬박꼬박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 대한 반발이 커진 것도 바로 이런 봉급생활자들을 또 한 번 바보 취급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예로, 법인세 부담 실태는 어떤가.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세금 부담 때문에 기업하기 어렵다고 엄살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2012년 기준으로 OECD 34개국 가운데 한국은 21위로 법인세율이 낮은 축에 속한다. 그나마 우리나라보다 세율이 낮은 나라들을 보면 인구가 많아야 수백만 명 수준인 도시국가와 과거에 공산권에 속해 있던 동유럽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경제 대국인 일본과 미국이 1, 2위를 다투고 대부분의 선진국이 우리보다 법인세율이 높다. 법인세율이 높아 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기득권 언론들의 주장은 거짓말인 셈이다.
명목상의 세율이 아닌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을 받고 난 뒤 내는 실효법인세율은 더욱 낮다. 더구나 어이없는 것은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중견기업보다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2010년 국세청의 법인세 과세표준 기준으로 200억~500억 사이의 중견 기업은 18.6%의 실효 세율을 내지만, 5000억 원 이상 대기업은 17.0%만 낸다. 특히 2008~2011년 삼성전자의 실효세율은 16.7%였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31%나 IBM의 28.1%와 비교하면 형편없이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재벌 기업이나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세금은 4대강사업과 같은 토건사업이나 대기업 위주의 R&D 투자 등에 과도하게 쓰다 보니 과세와 공공소득 이전을 통한 불평등 완화 효과가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다. 이 같은 추세는 이명박정부의 감세정책으로 더욱 극심해졌는데, 계층별 세금 증가율을 분석해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노무현정부 당시 소득계층별 세금증가율은 하위 20%는 7.2%, 하위 20~40%는 3.8%인데 반해 상위 20%는 63.7%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하위 20%는 43.5%, 하위 20~40%는 65.7%나 세금 부담이 늘었지만 상위 20%는 13.2%에 불과했다. 부자 감세의 부담을 고스란히 서민과 중산층이 뒤집어 쓴 것이다.

이처럼 돈을 어떻게 걷고 어떻게 쓰느냐에 복지는 취약한데 서민들 세금 부담은 크게 늘 수도 있고, 복지 혜택을 충분히 누리면서도 서민들 세금 부담은 최소화할 수도 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복지 선진국들은 대체로 후자의 방향으로 나라 살림살이를 꾸려왔다. 북유럽 국가들의 부자들이 많게는 50%가 넘는 세금을 내면서도 큰 불만을 가지지 않는 이유도 소득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공정하게 과세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재벌일가들이나 고소극층이 비자금을 만들고 탈세를 관행(?)으로 여기는 풍토와는 천지차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세금을 공정하게 걷고, 제대로 쓰기만 해도 서민들이 세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언론들은 복지를 확충하면 마치 서민들도 ‘세금 폭탄’을 맞을 것처럼 선동해 왔다. 이런 얄팍한 선동에 속지 않고 정의로운 세금혁명을 이룰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가 확 달라질 수 있다.





이미 많은 분들의 호평을 받은 <생활의 경제학> 특강을 만나보세요.
http://j.mp/19duvGw

by 선대인 2013. 8. 13. 10:26

어떤 문제에 대해 좋은 책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습니다. 제가 다루지 않은 주제에서 제가 아는 좋은 책이 있다면 아무런 고민 없이 소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책으로 다룬 주제들일 경우에는 난감해집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권할 책들이 많으면 좋은데, 안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시장 흐름에 대해 건설업체들이나 부동산업계 입장이 아닌 일반가계 관점에서 정직하고, 쉽게 쓴 책은 솔직히 거의 없습니다. 조세재정 문제도 제가 경제기득권들 입장을 강하게 비판하지만, 그렇다고 흔히 복지-증세론자들로 불리는 분들과는 생각이 꽤 다릅니다. 그렇다 보니 그런 주제들에 대해서는 딱 제 마음에 들게 권하고 싶은 책은 결국 제 책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게 느꼈기에 사람들의 욕구를 제가 채운다는 생각으로 책을 쓴 거고요.

 

그런데 자기 책을 추천하는 게 스스로 면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이런저런 오해를 받게 될까봐 꺼려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게 스스로 너무 잘 난 척 한다, 그리고 책으로 돈벌이 하느냐, 이런 오해들 말입니다. 특히 트위터의 짧은 단문을 통할 때는 그런 오해가 더 자주 발생하는 듯 하고요. 그래서 그 오해들에 대해 짧게 한 번 설명드리고 갈까 합니다.

 

먼저 첫 번째 오해. 부동산문제도 그렇고, 세금문제도 그렇고 제가 보기에는 너무나 잘못된 정보들이 이 땅에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정보들을 정화하려고 메시지를 꾸준히 발신합니다. 단순히 메시지를 발신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책들을 무기로 삼아 사회적 이슈와 의제를 만들고, 부동산 기득권 세력이나 특권층 프리라이더들을 대상으로 분투했습니다.

 

나름대로는 신물이 나도록 떠들었다고 생각하는데도, 부동산문제 같은 데서 여전히 이해관계에 물든 기득권언론들의 정보에 휘둘리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무리하게 빚내 집 사서 하우스푸어로 전락하는 분들을 보면 사정이 안타깝고, 이런 상황을 보면서도 여전히 겁 없이 빚 내서 집 사려는 사람들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하기도 합니다. 특히 최소 수천만원, 수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선택을 하시는 분들이 제 책 한 권만 정독해 보셔도 좀 달리 생각할 여지가 있을 텐데, 왜 그런 비용과 노력도 들이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물론 이런 마음 자체가 잘난 척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말이 진리이니 내 말을 따르라, 이런 자세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엔 위험한 투자를 하려는 분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할 수는 없으니 책으로 쓴 것이고, 그 책들을 못 읽어보신 분들께는 읽어보시라고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사실 며칠 전에도 집 살지 말지 물어보시는 트위터 친구분들 계셔서, 답답한 마음에 제발 제 책 좀 읽고 공부 좀 하라고 했다가 일부 트친께 욕 좀 먹었습니다. 분명 그날 제 화법에 문제가 있었지만, 140자 단문으로는 제 뜻이나 마음을 오롯이 전달하기 힘든 부분도 있더군요. 어쨌든 그런 뜻이었으니 양해 바랍니다.

 

두번째 오해. 제가 저자이기도 하니 책장사한다는 건 오해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 생활비의 일정 부분을 책 인세로 충당하는 입장에서 제 책이 잘 팔리기를 바라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도 그런 식으로 제 목소리를 내는 게, 먹고 살려고 곡학아세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참고로, 지금 연구소도 일반인들의 정성어린 구독회비로 꾸리는 것도 바로 이런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경제적 고려를 떠나더라도 한편으로는 책이 잘 팔려야 제 메시지를 널리 알릴 수 있으니 저도 제 책이 잘 팔리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책 판매는 길어도 두 달 안에 대략 판가름납니다. 특히 제 책처럼 시사성이 강한 책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책을 열심히 만들어준 편집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이 기간에는 저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기간을 지나면 책 홍보한다고 책이 더 잘 팔리지도 않을 뿐더러 인세 수입에도 거의 도움이 안 됩니다. 책을 써보신 분들이나 출판업계에 계신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이런 기간에 추천하는 건 딴 뜻이 아니라 제 책이 정말 도움될 것 같다는 생각에 추천 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그러니 제가 제 책을 추천하더라도 너무 고깝게는 안 보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책을 꼭 사보실 필요도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셔도 좋고, 지인에게 빌려 보셔도 좋습니다. 무조건 제 책 많이 봐주시면 저야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 뜻에서 출판사와의 계약 문제가 없는 제 책 세금혁명 원고를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꼭 체계적으로 주제를 팔 생각이 아니면 제 블로그나 언론 인터뷰 등만 챙겨보셔도 좋습니다.  

 

제가 늘 만연체라 짧게 쓰겠다고 생각한 글이 또 길어졌네요. 이제 그만 줄이겠습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생활의 경제학> 특강 광고는 좀 하겠습니다^^ 지난 7월에 이 특강에 참석한 분들 반응이 너무 좋았고, 좀 더 많은 분들이 듣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이번에 강연의 내실을 더 다져 판을 좀 키웠습니다. 먼저 들으신 분들이 가계경제를 꾸리는 데도, 인생을 설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하더군요. 저도 정말 도움되는 강연이라 믿기에 자신 있게 추천(=광고ㅋㅋ)드리니 시간 되는 분들은 꼭 한 번 참석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 참조하세요!

 

http://www.sdinomics.com/community/bbs_view.html?bbs_id=notice&idx=49&pg=1

 

 

 

 

 

by 선대인 2013. 8. 12. 13:48

안녕하세요 선대인경제연구소입니다.

지난 7월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진행됐던 <생활의 경제학> 앵콜특강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냥 앵콜강연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에 초첨을 맞춰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특강입니다. 사기성, 선동성 정보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정직한 전문가들의 명강연으로 인생과 가계경제를 새롭게 설계해보는 시간 가져보세요.

이번 특강은 9월 28일 토요일 하루 동안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됩니다. 자세한 모집 내용과 일정은 아래 광고 이미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by 선대인 2013. 8. 12. 11:41

세금을 성실하게 내는 우리는 지금 이 땅에서 ‘봉’취급을 받을 뿐이다. 한 인터넷 포털의 지식검색에서 ‘납세의 의무를 잘 지켰을 때 이로운 점’을 묻는 질문에 “남들이 바보라고 부릅니다”라는 답이 올라오는 세태다. 하지만 그런 답을 읽는 우리는 왜 쉽게 부정하지 못하고 서글픈 웃음을 짓게 되는가. 세금을 잘 내는 사람이 왜 바보가 되는가. 그것은 누군가는 정직하고 성실히 내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요금을 내지 않고 버스를 타는 특권층 무임승차자(free-rider)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8년 특검 과정에서 45000억원에 이르는 차명재산 보유 사실이 드러난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단 한 푼의 상속세도 내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냈다면 최소 2조원의 상속세를 내야 했지만,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인식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수조원대의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낸 세금은 달랑 증여세 16억 원이 전부다. 최근 CJ그룹에 대한 검찰수사에서 확인한 것처럼 각종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탈세 문제는 비단 삼성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뇌물수수와 군형법상 반란 등의 혐의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어떤가. 미납한 추징금 1672억원을 안 내면 곱게 안 낼 것이지, 추징시효 만료를 몇 달 앞두고 300만원을 납부해 지켜보는 국민들을 우롱했다. 그런데 이렇게 추징금을 안 내도 지금까지 이 나라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너무나도 훌륭히 해왔다. 이제 검찰이 칼을 빼들었지만, 지금까지 그걸 할 수 없어서 못했던 것일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떤가. 대선후보 시절부터 자신들의 자녀들과 자신 및 부인인 김윤옥씨의 운전기사까지 위장취업시켜 경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탈세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서울 강남권에 여러 채의 빌딩 등을 포함해 모두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02002년 동안 사실상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를 월 1500023000원씩만 내기도 했다. 한 달 수입 100~200만원인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도 이 대통령보다는 더 많은 건강보험료를 낸다. 그 밖에도 늘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드러나듯이 고관대작들의 부동산 다운계약서를 통한 세금 포탈 의혹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일반 직장인들은 칼 같이 내야 하는 세금을 이들은 어떤 신출귀몰한 재주가 있기에 내지 않을 수 있을까. 심지어 그렇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실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도 제대로 된 처벌도, 세금 추징도 당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일까. 동창회비를 제대로 내지도 않은 사람들이 동창회장이나 총무를 맡아 떵떵거리고 위세를 부리고 있는 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 많고 힘세다는 사람들부터 국민의 기본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무임승차를 하는데 원튼 원치 않든 꼬박꼬박 세금을 원천징수 당하는 ‘유리알 지갑’ 인생들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더운 여름날 이런 유리알 지갑들을 또 한 번 열 받게 하는 세법개편안이 며칠 전 나왔다. 이번 발표에 대해 대부분 언론들이 봉급자가 봉’ ‘직장인들 분노라는 표현을 쓰며 직장인들 소득세 부담을 늘리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 보도들이 국내 조세현실의 근본적 문제점과 개혁 방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정부 개편안에 대해 단편적 보도에 그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당수 기득권 신문들은 봉급생활자 편을 드는 척하면서도 증세와 복지 확대에 대한 분노와 거부감을 조장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의 조세구조는 재벌대기업이나 자산 보유자 등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는 데다 이명박정부 시절 감세 정책의 영향으로 조세 형평성이 더욱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세제개편안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는커녕 큰 틀에서 조세 형평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연구소 회원들을 위한 보고서를 쓰면서 살펴보니, 이번 세법개편안으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27%가 그 동안 근로소득세 95% 가량을 이미 내온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상위 27%' 정도 부담만 늘어난다는 식으로 표현해 마치 고소득층 부담만 늘어나는 것처럼 포장했다. 조세 형평성에는 같은 세목에서 계층간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달성하는 수직적 형평성과 세목간에 세부담의 균형을 맞추는 수평적 형평성 문제가 있는데, 이번 세법 개편안은 근로소득세 내의 수직적 형평성을 제고한다고 했지만, 수평적 형평성 문제는 더욱 악화시켰다. 한국의 경우 법인세와 부동산 보유세, 주식-부동산 양도차익 과세, 임대소득세 등 사실상 불로소득인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는 매우 부족하다. 그런데 복지 확충을 위해 십시일반을 하자면서, 이런 재벌대기업과 부동산 부자 등 부유층은 놔두고 근로소득자들만 볶아대고 있으니 봉급생활자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법인세 세수 비중이 늘어난 것만을 두고 법인세 부담이 과중하며 오히려 소득세 비중을 높여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다. 물론 한국의 소득세 비중이 낮고 법인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국내 소득세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의 경우 지난 수십 년 동안 법인의 과세 소득은 급증한 반면 개인의 과세 소득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경향은 외환위기 이후 매우 심각해졌는데, 국민처분가능소득 가운데 법인 가처분소득은 기복이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20%도 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해가 한두 해가 아니지만 반면 개인가처분소득은 계속 5% 전후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렇게 해서2000년 대비해 2011년 법인가처분소득은 533% 늘었는데, 법인세 부담은 겨우 151%만 늘렸다. 반면 같은 시기 개인가처분소득은 86% 늘었는데, 소득세는 142%로 소득 비해 대폭 늘렸다. 한국에서 소득 증가와 세금 증가는 별개란 말인가?

<그림>

주)한국은행 및 국세통계연보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이명박정부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3대 국세 가운데 부가세의 세수 비중은 지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고소득자와 재벌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감세정책으로 고소득층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부담은 줄어들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정부는 잘못된 감세정책을 되돌릴 생각은 없이 그 같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족해진 세수를 다시 근로소득세 부담 증가와 부가세 대상 확대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특히 부가세는 대표적인 간접세로 소득 역진적인 성격이 강하고, 이명박정부에서 계속 그 비중이 늘어났는데도 이 비중을 계속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법인세율은 OECD국가들 가운데 상당히 낮은 편일 뿐만 아니라 법인과세소득 5000억원 이상 49개 대기업의 실효 법인세율은 500억 원 이하 중견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법인세율을 높여야 하며, 법인세율을 이명박정부가 감세정책을 실시하기 이전 수준으로만 되돌려도 연간 약 7조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통해 그 같은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역시 이명박정부 시기 동안 법인세를 중심으로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이 급증했는데,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도 거의 하지 않았다. 정부는 R&D 준비금제도를 폐지하고 연구소 직원이 아닌 직원의 유학비와 훈련비 등을 R&D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개편을 단행했다. 이런 식으로 대기업의 세부담이 약 1조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추산했다. 하지만 이는 투자 및 고용 창출 측면에서 별다른 효과도 없이 대기업의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만 낸다는 지적을 받아온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및 임시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외국인 투자기업 법인세 등 감면 등 법인세 비과세감면액의 2013년 추정치가 7.5조원에 이르는 것이나 이명박정부 5년 동안 법인세 비과세감면액이 55.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 것과 비교하면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세법개정안에 경제민주화 핵심 법안중 하나인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진통 끝에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법안을 정부가 시행 한 달여 만에 완화하는 방안을 포함한 것이다. 이 법안을 시행한 뒤 문제가 있다면 그 같은 구체적 문제점을 점검해 일정한 시점에 다시 개정안을 마련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이를 단 한 번도 적용해보지 않고, 기업들의 민원을 핑계로 정부가 개정안을 내겠다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매우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지만, 종교인 과세를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라든지 근로장려세제 확대와 자녀장려세제를 확대한 것 등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세제개편안의 가장 큰 부분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은 가뜩이나 OECD국가간 조세에 의한 소득 재분배와 불평등 효과가 최저인 국내의 조세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국내 조세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재벌대기업 위주의 법인세 강화와 부유층 및 자산가의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조세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 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 박근혜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조세개혁에 나서야 한다.

 

잘 알다시피 급속히 진행되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 재원 마련 등을 위해 세수를 어딘가에선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재벌대기업과 부유층, 자산가 등의 법인세, 자본이득 과세에는 손대지 않고 손쉽게 근로소득자만 손대는 정부는 정말 나쁜 정부라고 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이번 세법개편안을 십시일반이라고 표현했는데, 진지한 십시일반을 원한다면 재벌대기업과 부유층부터 십시일반을 하게 하라. 지금까지 정부는 재벌, 부동산 부자 등을 제쳐두고 봉급생활자들에게 더 내게 하고, 싼 요금 펑펑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 손 안 대고 가계보고 절전하라고 하고 있다. 십시일반 말은 좋은데, 왜 늘 서민들만 십시일반하고 가진자들은 특혜를 누리게 하나?

세원 투명성, 조세 형평성, 재정지출 건전성. 이 세 가지 전제조건을 확보하지 않은 채 세금 더 내라고 하면 조세저항은 언제든 일어난다. 나보다 돈 많은 부자들이 세금 안 내는 것 뻔히 보이고, 내가 내는 세금이 이 사회의 약자를 돕는데 쓰고 우리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데 쓰는 게 아니라 4대강 같은 곳에 돈 쏟아 붓는데 쓰이는 걸 보면서 흔쾌히 세금 낼 사람들은 없다.

 

 

 

 

 

저희 선대인경제연구소 주최로 이미 많은 분들의 호평을 얻은 <생활의 경제학> 특강을 9월 28일에 진행하니 참석해서 인생과 가계경제를 재설계하는 시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sdinomics.com/community/bbs_view.html?bbs_id=notice&idx=49&pg=1

by 선대인 2013. 8. 12. 11:23

 

어제 정부가 발표한 4.1후속 대책, 어이 없다. 정부가 국민들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보다는 집값 떨어지는 막고, 건설업체 무너질까 공공의 주택공급 물량을 줄인다니...이게 정부가 짓인가? 정부 주택정책이라는 어떻게 국민들이 편안히 주거생활할 있도록 하는데 맞춰진 아니라 건설업체들 위기 모면하게 하는 데만 맞춰져 있나?

 

지금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과잉인 집값이 여전히 너무 높은데 가격 수준에서 빚을 사람도 거의 사버려 수요가 고갈된 때문이다. 집값이 떨어지고 가계가 부채다이어트를 통해 소득 여력을 회복하면 해결될 문제인데,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 공급을 줄이겠다는 거다. 철저히 건설업자 편에서 나온 대책이다. 이것조차 서민들 위한 대책이라고 생색내지 마라.

 

정부가 주택공급 물량을 줄이는 방법도 해괴하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주택물량 줄어들었으면 비대해진 건설업체들의 시장 퇴출이 일어나도록 해야지, 워크아웃이다 법정관리다 온갖 너스레를 떨지만 결국 좀비 상태로 살려두는 거다. 그러면서 건설업계 전반이 부실해지고 있다. 이렇게 건설업계들 살려놓으면 살기 위해서라도 집을 계속 지어댈 수밖에 없는데,이건 그대로 놔두면서 공공 공급 물량을 줄인다고? 도대체 정책당국자들 머리에 상식이라는 있나? 나라 백성들은 천년만년 건설업체들 먹여 살려야 하나?

 

그렇다고 정부가 아무리 써봐야 집값 하락 막는다. 공급 물량 줄인다고 해봐야 2,3 정도 후에나 미미한 영향을 있을 뿐이다. 정부가 공급 미룬다고 물량도, 어차피 시장 상황 때문에 공급하기 어려웠던 물량이다. 민간건설업체들 후분양 유도한다는 것도 넌센스다. 공급이 분양 시점에 이뤄지나? 완공된 시점에 이뤄지지. 바보 아냐? 그리고 불과20 수도권 인구 50 증가하던 최근에는 수도권 인구 증가가 10만명 정도밖에 된다. 10 명이면 35 호면 새로 지으면 수용할 있는 인구다. 그런데 지난 동안 20만호 가까운 주택 인허가가 이뤄졌다. 중에 70% 14만호만 실제로 공급된다고 해도 엄청나게 공급 과잉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저출산고령화로 추세는 계속 가속화된다. 주택은 계속 남아돌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정부는 반성부터 해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투기가 아닌 공급 부족으로 집값 올랐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거라고 오도하지 않았나. 주택 공급하면 집값 뛰는 잡을 있다고 주장해서 공급론자 불리지 않았나. 이제는 그런 주장하던 사람들이 공급을 줄이자니 공급축소론자 불러야 판이다. 정부의 연속성이라는 있는데, 입장을 바꿨는지 설명하고 과거 판단 잘못됐다면 반성이라도 해야 하는 기본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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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7. 25. 09:28

 

4.1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또 다시 가파르게 하락하자 최근 기득권언론들을 중심으로 ‘취득세 영구 인하론’이 쏟아지고 있다. 4.1부동산대책 직후 ‘종합선물세트’라며 환호성을 질렀던 이들 언론이 부동산대책의 약발이 없자, 취득세 효과가 한시적인 탓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취득세를 영구 인하하면 일반 가계가 부동산시장 부양 효과가 지속되고 부동산 거래가 취득세 감면 막달에 몰리는 ‘막달효과’와 이후 거래가 끊기다 시피 하는 ‘거래절벽 현상’이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주장에 따라 ‘토건족의 본산’ 국토해양부가 총대를 메고 취득세 영구 인하론을 주창하면서 지자체의 세수 부족을 걱정하는 안전행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매일경제신문은 현오석 경제부총리와의 7월 16일자 인터뷰에서 ‘취득세를 영구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기득권언론의 여론몰이와 정부의 대응을 보고 있으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큰 틀에서 보면 취득세 인하에 따른 부동산 거래 활성화 효과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세수만 축내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간략히 살펴보자.(참고로, 여기에서는 취득세의 거래 부양 효과가 있는지만 따지기만 한다. 기득권언론에서는 취득세 영구인하를 합리화하기 위해 최근에는 취득세가 외국보다 높으니 이걸 감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취득세를 포함한 총거래비용과 재산세 등 보유세가 외국보다 낮다는 얘기는 거의 소개하지 않는다. 단순히 취득세만 낮추는 게 아니라 보유세를 올리고, 다주택자들의 임대소득을 정확히 파악해 세금을 투명하게 거두게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나는 취득세를 낮추는데 얼마든지 찬성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그림1>의 위쪽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취득세 감면에 따른 거래량 증가현상과 감면기간이 종료되는 마지막 달에 거래가 몰리는 막달현상, 그리고 이후 거래가 끊어지는 ‘절벽현상’이 분명히 발생한다.

하지만 취득세 감면 종료 직전 마지막 달에 주택거래량이 몰리는 막달현상은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혜택을 보기 위해 주택거래가 일시적으로 앞당겨져 이루어진 것일 뿐이다. 실제로 취득세 감면 종료 직전 마지막 달과 취득세 감면이 종료된 이후 2개월간의 주택거래량을 평균으로 계산해 다시 주택거래량 그래프를 그려보면 그 같은 주장이 얼마나 넌센스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림 1>의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평균으로 환산한 주택거래량 추이를 다시 보면 거래량이 급감했던 2012년 1~2월과 2013년 1~2월의 주택거래량이 그 전후의 거래량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게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취득세 감면 종료에 의해 마지막 달에 거래량이 몰리는 막달현상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주택 거래가 일시적으로 앞당겨 이루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적으로 상품판매에서 할인 행사 마감 직전에 구매가 몰리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를 보면 취득세 감면으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다. 취득세 감면에 따른 거래량 증가 효과가 전혀 없이 거래의 진폭만 키우고 이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우스푸어 등의 기대감을 키우며 부동산 거품 해소를 계속 지연시키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아무런 효과도 없는데, 광역 지자체 세수의 30%를 넘는 취득세수를 계속 축내는 바보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 연구소가 여러 차례 이야기한대로 지금 국내 부동산시장은 빚을 내서 집을 살 사람도 거의 다 사버려 일시 부양책으로는 절대 회복할 수 없는 대세하락기에 접어들어 있다. 집값이 너무 높아 집을 살 수 없는데, 부동산 거품의 해소를 지연시키면 시킬수록 결과적으로 부동산시장 침체 기간은 오히려 길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거품을 빼지 않은 채 기득권 언론이나 국토해양부 등의 주장에 따라 취득세를 영구 인하해봐야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해지는 지자체 세수만 줄어들 뿐 부동산 거래는 활성화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길 바랄 뿐이다.


<그림 1> 취득세 감면과 주택 거래량 추이


주) 온나라부동산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선대인경제연구소 작성


마지막으로 취득세 인하 효과에 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심한 눈치보기 작태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KDI는 지난 5월에 취득세 감면으로 인해 주택거래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주장해놓고, 불과 1개월 여 만인 6월 20일경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취득세를 영구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았다. 취득세 감면이 주택거래 증가와 관련이 없다는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뒤집고 이후 쏟아져 나온 기득권 언론과 부동산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수백억원의 세금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공적 연구기관이 부동산 기득권이라는 특정세력의 이익을 대변한 셈이 됐다.

그 동안 KDI는 4대강 사업이나 경인운하 사업 등 각종 대형 토건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엉터리 보고서를 양산해 왔다. 또한 엉터리 보고서로 진행된 국책 사업의 실패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그런 KDI가 이제는 부동산 시장의 사적인 이해관계를 노골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권의 요구에 맞춰 엉터리 보고서를 양산하고 부동산 시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KDI는 국책연구기관으로써 의미와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KDI를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연구기관으로 분리하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생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근본적인 역할 조정과 개혁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까지 KDI 등 각종 국책기관들은 정부 고위 관료들의 임기 동안 생색낼 수 있는 사업들을 합리화해주는데 동원돼 왔다. 이제는 그 같은 역할보다는 각종 예산사업들에 대한 엄정한 평가를 통해 향후 정책의 품질과 예산사업들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피드백을 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게 할 때 KDI가 ‘권력의 시녀’가 아닌 진정한 ‘공공연구기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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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7. 17. 11:32

 

오늘 조선비즈에 이런 제목의 칼럼성 기사가 났다. (가정경제나 정신세계에 도움되지 않을 것 같아 링크는 생략)

 

 

"펀드로 대박 나는 시절은 갔습니다, 그렇다면.. 기관 투자·中위험 상품·은퇴 펀드, 이 셋을 주목하라"

 

 

펀드 대박 시절은 한참 전에 물 건너갔는데, 이제야 그걸 인정하는 기사를 쓰는 것도 한심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다시 이런 저런 재테크를 유혹하는 글인 셈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바꾸어 말하고 싶다. "재테크로 대박 나는 시절은 갔습니다."

 

 

()테크라는 표현은 일본에서 재무+테크닉 또는 테크놀로지의 줄임말로 쓰였는데 재무 관리 기술또는 재산 증식 기술정도로 이해되는 말이다. 이 말이 1980년대부터 한국 사회에도 소개되기는 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큰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 외환위기 전까지 한국경제는 비교적 고도성장을 구가했고, 많은 직장인들은 정규직으로 평생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알뜰하게 저축하고 집을 장만하고 정년이 되어 퇴직금을 받으면 노후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는 기대감이 컸다. 물론 한국은 외국에 비해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노동자 권리가 취약한 나라였지만 경제가 성장하면서 외환위기 전까지는 안정된 직장과 괜찮은 소득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커지는 나라였다. 그래서 굳이 표현하자면 당시 최고의 재테크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많은 실업자가 생겨났고 고용불안이 극심해졌다. 반면 사교육비가 치솟고 부동산 투기로 부채 이자 부담이 느는 등 가계지출이 크게 늘었다. 이처럼 고용은 악화되고 지출은 늘고 수명 증가로 노후는 길어지는데 기댈 곳은 아무데도 없는 상황에 사람들은 직면했다. 유럽과 같은 사회안전망과 복지 인프라도 없고, 미국처럼 활발한 산업생태계도 없어 해고되면 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태가 됐다. 과거 일본식 종신고용을 흉내 내던 시절도 외환위기 이후 끝나버렸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지자 이혼과 자살률이 급증하는 한편 가족간 유대도 급속도로 취약해졌다.

 

언제 잘릴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열심히 일만 해서는 생계를 꾸릴 수도, 편안한 노후를 기대할 수도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런 인식은 재테크 열풍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재테크 열풍을 반영해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1999년 이후 대히트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에 불어 닥친 닷컴열풍은 재테크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명확한 수익 구조조차 없으면서도 벤처’, ‘인터넷과 같은 타이틀을 붙인 사업계획서만 그럴듯하게 만들면 수십 배의 프리미엄을 붙여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 같은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눈이 뒤집어지기 시작했고, 모두가 부자 아빠가 될 수 있다는 착각으로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소위 대박 신화는 주식으로, 부동산으로, 금으로, 펀드로 다양하게 이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재테크 광풍으로 몰아넣었다.

 

그런데 이처럼 무분별한 재테크 열풍이 불게 된 데에는 정부와 금융권 등의 책임이 크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불안해진 사람들의 삶을 안정되게 하는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기는커녕 계속 재벌과 국제자본의 이익과 논리에 휘둘려 사람들을 무한경쟁에 시달리게 했다. 이와 함께 외국자본에 속속 넘어간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 및 건설업계, 부동산, 언론들이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가계들에게 탐욕과 공포를 조장하면서 재테크 전선에 뛰어들게 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돈 따먹기 투쟁이 일상화된 사회가 됐다.

 

그런데 과연 이런 재테크 열풍은 우리를 잘 살게 만들어 주었을까? 물론 누군가는 운 좋게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어떤가. 많은 이들이 2000년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고 상당수가 부동산 부자가 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빚더미에 앉았고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 주식시장에도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었지만 십중팔구는 손해를 보거나 본전치기 정도에 그쳤다. 더 이상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이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몇 년 새 빠른 속도로 개인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한때 재테크는 대부분 참여자가 잘 살게 되는 플러스섬(plus-sum) 게임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따는 사람이 있는 만큼 잃는 사람이 생기는 제로섬(zero-sum) 게임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 서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재테크 게임의 결과는 모두가 잃게 되는 마이너스섬(minus-sum) 게임에 가깝다. 금융자본주의 세상에서 모든 투자시장은 다수의 손해를 바탕으로 소수만이 이익을 챙겨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제 과거와 같은 재테크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우리의 주머니를 노리는 가짜 정보와 대박 환상에서 벗어나서 다시 착실하게 일하고 알뜰하게 저축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좋은 재테크라는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염두에 두기 바란다.

 

첫째, ‘안전한 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투자도 손해를 볼 위험이 있으며, 그 대가는 고스란히 투자자 자신에게 돌아온다. 최근에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광고를 보면 마치 무조건 ○○%의 수익을 안겨줄 것처럼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광고가 현실이 된다면 그 사업자는 광고 할 이유가 없다. 자신이 그 사업으로 돈을 모두 챙기는 게 훨씬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오피스텔이나 원룸 공급 과잉이 심각한 상태에서는 제대로 임대가 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며 그에 따른 투자손실은 온전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더구나 2000년대 초중반처럼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사두면 오르고 국내외 경제상황이 양호했던 시대와는 달리 향후 세계는 저성장이 일반화되는 시대다. 이른바 전세계가 일본식 장기 침체나 저성장에 시달리게 된다는 일본화(Japanization)'라는 표현은 투자 수익보다는 투자 위험이 커지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 자신이 매우 뛰어난 정보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과거처럼 사두면 오른다는 생각은 접는 것이 좋다.

 

둘째, 자신의 업무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20, 30대조차도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갖게 됐다. 그래서 업무 시간에 주식 시황을 들여다보거나 거래를 하는 통에 회사에서 증권 관련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고의 재테크는 업무 능력을 키우고 업무로 인정받는 것이다. 열심히 일해야 할 시기에 재테크에 에너지를 소모하다가는 자신의 일자리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 반면 자신의 직무 전문성을 키우면 길게 보면 더 안전하게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고 더 많은 소득을 버는 길이다.

 

셋째, 투자를 하더라도 대박 환상은 버려야 한다. 개인들을 등쳐먹으려는 집단에게 가장 손쉬운 먹잇감은 대박을 쫓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대박 정보, 대박 투자처라는 이름으로 엉터리 정보를 주고, 주가 작전 등의 희생양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대박 정보를 들었다면 왜 이런 좋은 정보가 나한테까지 흘러들어올까?’ 하고 의심할 필요가 있다. 투자를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보상하거나 은행 이자보다 1~2% 정도 높은 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생각한다면 훨씬 덜 속을 수 있다. 그 이상을 노린다면 투기 심리에 빠지게 되고 가짜 정보에 속아서 낭패를 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넷째, 부채와 낭비성 지출부터 줄여라. 일반 가계가 웬만한 투자를 해서는 부채 이자 이상의 돈을 벌기 어렵다. 따라서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미 많은 부채를 갖고 있다면 그 부채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부채 다이어트가 스스로 어렵다면 사회적 기업인 에듀머니나 지자체 등의 재무상담센터 등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벌어봤자 헛되이 쓴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인가. 특히 사교육비와 보험료 등을 필요 이상으로 지출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아깝다 학원비!><보험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과 같은 책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부채와 지출을 줄였다면 산업은행 저축상품과 같은 상대적 고이율 상품을 찾아 꾸준히 저축하기 바란다. 저축은 가장 전통적이지만, 가장 안정적인 노후 대비 수단이다.

 

다섯째,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처럼 투자의 수익성은 낮아진 반면 위험성은 커진 시대에는 거시경제의 흐름을 이해하지 않으면 번 것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헛된 기대를 버리고 보험사나 증권사 등의 공포마케팅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스스로 어느 정도 경제흐름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경제를 잘 설명한 좋은 책들을 꾸준히 읽는 한 편 선대인경제연구소의 보고서는 경제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일반가계보다는 건설업체나 금융권과 유착해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재테크를 조장하고 빚 권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일반 저축 상품에서 얻는 이자 소득에는 꼬박꼬박 세금을 매기면서도 투자 상품에는 세금을 면제하고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이유로 부동산 관련 세금을 깎거나 없애는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다.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은 침체되면 정부가 앞장서서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저축률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는 정부 정책이 과연 정상인가.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는 사람들이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고용 안정성을 키우고 사회안전망과 복지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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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13. 7. 10.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