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어제 정부가 발표한 4.1후속 대책, 참 어이 없다. 정부가 국민들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보다는 집값 떨어지는 것 막고, 건설업체 무너질까 봐 공공의 주택공급 물량을 줄인다니...이게 정부가 할 짓인가? 정부 주택정책이라는 게 어떻게 국민들이 편안히 주거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맞춰진 게 아니라 건설업체들 위기 모면하게 하는 데만 맞춰져 있나?
지금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과잉인 건 집값이 여전히 너무 높은데 이 가격 수준에서 빚을 내 살 사람도 거의 다 사버려 수요가 고갈된 때문이다. 집값이 떨어지고 가계가 부채다이어트를 통해 소득 여력을 회복하면 해결될 문제인데,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 공급을 줄이겠다는 거다. 철저히 건설업자 편에서 나온 대책이다. 이것조차 서민들 위한 대책이라고 생색내지 마라.
정부가 주택공급 물량을 줄이는 방법도 해괴하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주택물량 줄어들었으면 비대해진 건설업체들의 시장 퇴출이 일어나도록 해야지, 워크아웃이다 법정관리다 온갖 너스레를 떨지만 결국 좀비 상태로 살려두는 거다. 그러면서 건설업계 전반이 부실해지고 있다. 이렇게 건설업계들 다 살려놓으면 살기 위해서라도 집을 계속 지어댈 수밖에 없는데,이건 그대로 놔두면서 공공 공급 물량을 줄인다고? 도대체 정책당국자들 머리에 상식이라는 게 있나? 이 나라 백성들은 천년만년 건설업체들 먹여 살려야 하나?
그렇다고 정부가 아무리 용 써봐야 집값 하락 못 막는다. 공급 물량 줄인다고 해봐야 2,3년 정도 후에나 미미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뿐이다. 정부가 공급 미룬다고 한 물량도, 어차피 시장 상황 때문에 제 때 공급하기 어려웠던 물량이다. 민간건설업체들 후분양 유도한다는 것도 넌센스다. 공급이 분양 시점에 이뤄지나? 완공된 시점에 이뤄지지. 바보 아냐? 그리고 불과20여 년 전 수도권 인구 50만 증가하던 게 최근에는 수도권 인구 증가가 10만명 정도밖에 안 된다. 10만 명이면 3만5천 호면 새로 지으면 다 수용할 수 있는 인구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20만호 가까운 주택 인허가가 이뤄졌다. 이 중에 70%인 14만호만 실제로 공급된다고 해도 엄청나게 공급 과잉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저출산고령화로 이 추세는 계속 가속화된다. 주택은 계속 남아돌 수밖에 없다.
그나저나 정부는 반성부터 해라.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투기가 아닌 공급 부족으로 집값 올랐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거라고 오도하지 않았나. 주택 공급하면 집값 뛰는 걸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해서 ‘공급론자’로 불리지 않았나. 이제는 그런 주장하던 사람들이 공급을 줄이자니 ‘공급축소론자’로 불러야 할 판이다. 정부의 연속성이라는 게 있는데, 왜 입장을 바꿨는지 설명하고 과거 판단 잘못됐다면 반성이라도 해야 하는 게 기본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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