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1조 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총지출 291.8조 원 규모의 2010년도 정부 예산안 또한 약 32조 원 규모의 적자재정 편성을 전제로 하고 있어 국가채무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주된 이유는 99조 원에 이르는 현 정부의 무리한 감세정책과 부동산경기 부양, 4대강 사업 등 건설 부양책들이 남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아직 여력이 있으며, 경기가 호전되면 언제든지 다시 국가채무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주장은 기만적이다. 국민연금 등에서 엄청나게 누적되고 있는 잠재 부채 등을 제외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4대강 사업 추진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현 정부는 공기업에 재원을 떠넘기고 있는데 이것 역시 광의의 국가채무 증가에 해당한다.

 

정부 예산사업으로 해야 할 것을 수자원공사나 주택공사 등 공기업에 떠넘기거나 민자사업으로 돌려 할부 구매를 하는 편법을 사용함으로써 실질적인 국가채무 증가를 위장하고 있다. 또는 인천공항공사 매각 추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량 공기업 등을 매각해 세외수입을 늘리는 식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재정 적자 폭을 줄이는 것도 그 같은 편법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부담 떠넘기기로 공기업·준정부기관 부채도 급증

 

   
▲ [도표] 수자원공사의 재무구조 자료 출처 - (주)공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 자료
ⓒ 김광수경제연구소
4대강사업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런 광의의 국가채무 규모가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1400조 원을 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사업성이 희박한 대형 공공사업을 떠맡은 공기업의 채무 급증은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정부가 정부부담 예산사업을 공기업에 어떤 식으로 전가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 정부는 2012년까지 공식적으로만 모두 22조 원이 투입되는 4대강 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가운데 8조 원을 한국수자원공사가 부담토록 했다.

 

정부 재정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지만 한국수자원공사를 이 사업에 참여시킴으로써 형식상 정부 재정지출을 그만큼 줄이는 편법을 쓴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미 올 초 착공한 경인운하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수자원공사는 2.1조 원을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여윳돈이 있거나 자체 경영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 같은 대형 국책사업에 참여한다고 할 수는 없다. 막대한 사업비 마련을 위해 수자원공사는 수조 원대의 공사채를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과정에서 수자원공사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수자원공사의 장단기 차입금 현황(위 도표)을 보면 2007년까지 줄고 있던 차입금이 2008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차입금만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면 수자원공사의 차입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익 및 비용 추이에서 볼 수 있듯이 2007년부터 총수익보다 총비용이 더 가파르게 증가해 당기순이익이 급감하기 시작해 2008년에는 1400억 원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경인운하 및 4대강 사업 참여로 인한 부담이 가시화되기 전에도 이렇게 재무상황 및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 공사채 발행 등으로 이 같은 부담이 가시화되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2008년 기준으로 1.96조 원 수준인 수자원공사의 채무는 4대강 사업 참여 등에 따라 2012년까지 14.7조 원으로 늘어나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6%에서 135%까지 급증할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4대강 관련 채권이자비용 7100억 원은 정부가 공언한 대로 모두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가정했는데도 이 정도다.

 

수자원공사뿐만 아니라 전체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부채도 급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자산·부채 추이를 보면 부채는 2004년 106.6조 원에서 4년 만인 2008년 213조 원으로 두 배가량 폭증했다. 물론 같은 기간 자산도 225.7조 원에서 379.8조 원으로 함께 늘어났지만 부채증가율이 자산증가율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전체 순이익도 2004년 7.8조 원에서 2008년 2.8조 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특히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한전을 제외한 부채 추이를 보면 전체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순이익이 2005년 -3.2조 원에서 2008년 -5.8조 원까지 악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이미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 빠져 있는 것이다.

 

재벌건설업체들에게는 아낌없이 퍼주는 현 정부

 

겉으로는 자산이 부채보다 더 많아 대부분의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이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기 싶다. 하지만 이들 자산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국내 부동산 거품이 매우 커지는 시기였다. 하지만 앞의 수자원공사 자산부채 현황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국내 공기업 자산의 대부분은 토지 등을 포함한 비유동자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현재 시가로 평가된 이들 기관의 자산 총액은 매우 큰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거품이 향후 본격적으로 꺼진다면 실제 자산가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 있다.

 

특히 공기업들이 자산을 늘린 것은 현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및 토건 부양책의 일환인 경우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지난해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공기업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로 각각 13.1조 원, 7.8조 원이나 늘어났다. 정부의 부동산 및 토건 부양책에 따라 미분양 물량을 매입하거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의 토지를 재매입 해주거나 또는 보금자리주택사업 등을 크게 늘리면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주공과 토공의 부채 총액 또한 각각 12조 원, 6.9조 원씩 폭증했다.

 

민간 건설업체들의 부실 자산을 현 정부에 의해 토건 공기업들이 대신 떠맡은 것이다. 하지만 민간 부실 자산이 공공부문으로 옮겨진다고 다시 건전자산이 되지는 않는다.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가 현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으로 올봄 이후 일시 주춤했지만 부동산 거품 붕괴가 본격화하면 민간부문 대신 부실자산을 떠안은 공공기관의 부실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정부가 공기업에 이처럼 엄청난 부담을 떠넘긴 상황에서 또 다시 경인운하와 4대강사업(수공), 보금자리주택 및 신도시 건설 사업(주공) 및 행복도시, 혁신도시 사업(토공)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추가로 정부의 빚까지 공기업 부담으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주공·토공·수공 등 10대 사업성 공기업으로부터 2012년까지 부채 전망치를 제출받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57.3조 원이던 부채 총액이 2012년에는 301.6조 원으로 두 배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부채 급증으로 2012년 한 해에 10대 공기업이 지급해야 하는 이자 부담만 45.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 문제는 정부가 민간부문의 부실과 정부의 빚까지 떠넘긴 상태에서 정작 막대한 예산은 민간 재벌기업들에게 퍼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같은 사정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4대강 정비사업은 많은 국민들이 왜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예산 낭비형 토건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백보를 양보해 그 같은 4대강 사업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재벌건설업체들에게 예산을 퍼주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4대강 정비사업에 상위 6개 재벌건설사가 가격담합을 했다는 구체적 정황을 이달 8일 폭로했다.

 

이 같은 담합을 통해 이번에 문제가 된 4대강 턴키 1차 사업의 발주액 약 4조 원의 30% 가량인 1조2000억 원이 재벌건설업체들에 그냥 건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아이들의 무상급식비 지원예산 수십 억 원은 가차없이 깎으면서 재벌건설업체들에게는 아낌없이 퍼주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1. 27. 09:15

'고분양가'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아래 한경 기사와 같은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투기 선동을 하던 신문들도

거의 대부분 한경과 같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상기류'라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은 원래부터 닥쳐올 현실이었지요.

 

고분양가 `부메랑`…고덕 아이파크 초기계약률 39% 그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9112385191

 

 

그런데 아직까지 제 정신 못 차린 언론 보도가 눈에 띠는데

제가 한 때 몸을 담기도 했던 언론사이군요.

정말 병이 제대로 들면 백약이 무효인 모양입니다.

제목부터가 가관입니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 이상과열"이라네요.

저는 처음에 '이상기류'를 잘못 쓰거나 제가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정말 시장 상황을 아직도 '이상과열'로 보고 있네요.

그런데 같은 상황을 다룬 위의 한경기사를 비롯해서 다른 언론 보도와 한 번 비교해보십시오.

이건 뭐 거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태도입니다.

아니면, 이 세상 사람들이 동아일보만 본다고 착각하는 건지.

이것도 지조라면 지조여서 절대로 기존에 써온 톤을 고치지 않겠다는 자세인지, 

아니면 기자가 하도 자기 세뇌를 하다보니 이제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경지에 이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http://news.donga.com/3/all/20091123/24293380/1

 

 

 

조선일보에서 최근 작성하거나 게재한 기사와 칼럼입니다.

 

우선, 아래 첫번째 기사를 보면 전문가들 가운데 내년에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사람은 없고

강한 상승세 아니면 보합을 점친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제목처럼 하락세는 연말에 끝날 듯 하다네요.

 

[MARKET & MONEY] 엇갈리는 집값 전망… 하락세는 연말에 끝날 듯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05/2009110501635.html?srchCol=news&srchUrl=news4

 

 

두번째는 박원갑 소장이라는 분의 칼럼입니다. 위의 기사와 거의 비슷한 톤입니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 회복세 지속… 정책·금리 지켜봐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23/2009112301811.html?srchCol=news&srchUrl=news1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이런 전망에 전혀 동조하지 않습니다.

이런 기사들 보면 피식 웃음만 나올 뿐이지요.

이 기사들을 퍼온 이유는 제가 어제 밤에 퍼온 동아일보 기사와 마찬가지로 조선도 집값 거품 떠받치기

심리전 또는 세뇌전에 여념이 없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조만간 중앙일보도 한 번 들여다 봐야 하겠네요.

어찌보면 조중동은 부동산 시장의 실제 상황보다는 그들의

주독자층인 '강남의 30대 아줌마'(그들 언론사들이 직접 쓰는 표현이니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들의

희망사항을 보도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짧게 안내 말씀드립니다. 우리 연구소가 12월 2일 처음으로 2010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 내용을 참조하시거나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http://cafe.daum.net/kseriforum)의 공지사항을 참고하셔서 신청해주시길 바랍니다.

 

행사 안내문: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160706&hisBbsId=best&pageIndex=3&sortKey=&limitDate=-30&lastLimitDate=

 


by 선대인 2009. 11. 24. 12:23

오는 12월 2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전문건설공제조합 4층 대회의실에서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가 공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이번 공개 세미나는 우리 연구소가 처음으로 마련한 공개 세미나로 김광수소장님이 직접 나서 2010년 한국경제를 전망합니다. 또한 고려대 경영대학 이필상 교수님과 유명한 재미교포 IT벤처 사업가 출신인 스티브 김 SYK글로벌 대표이사 등 두 분의 강연도 펼쳐집니다.

 

이 같은 행사에 우리 연구소가 관심 있는 아고라의 일반 회원들도 모시고자 하니 아래 안내 내용을 참조하셔서 참석을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늘 저희 연구소에 변함 없는 애정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공개 세미나 안내

 

 

안녕하십니까? 김광수 소장입니다.

 

그 동안 저희 연구소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연구소에서는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운영위원회 발족을 기념하여 2010년 경제전망이라는 주제로 아래와 같이 공개세미나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공사다망 하시더라도 많은 분들께서 참석하여 경청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공개세미나에는 저희 연구소 유료회원인 <경제보고서> <경제시평> 회원들과 포럼 회원 및 기업인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서 참석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록 대형 강의장을 준비하였으나 행사 준비 등을 위해 사전에 참석여부를 확인하고 있사오니 번거로우시더라도 사전에 참석 여부를 꼭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께서는 반드시 아래 이메일로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세미나 참석 신청 이메일 :  forum@kseri.co.kr

      

참석자  성명 : ○○○, ○○○

소속 : ○○○주식회사 기획실

                

                          세미나 참석을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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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세미나 - 2010년 경제 전망

 

 

주최 : 김광수경제연구소,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후원 : 오마이뉴스, 더난출판사, 케임브리지㈜ 등

일시 : 2009 12 2 () 오후 3:00 ~ 6:00

장소 : 전문건설공제조합 4층 대회의실(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 세미나 순서 -

 

1. 인사 말씀 : 15:00- 15:10 포럼 공동대표

2. 1 강연 : 15:10-15:40 이필상 교수

2008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의 뉴패러다임

3. 2 강연 : 15:45-16:15 스티브 김 SYK글로벌 대표이사

          위기의 한국, 변해야 산다

4. 3 강연 : 16:20-17:30 광수 소장

2010 경제 전망

5. 질의 응답 : 17:30-18:00

6. 마침 인사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1. 24. 09:47

 

최근 여러 언론에 출연해 대담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눴던 내용을 짧게 메모식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사실 짧게 정리한 탓에 일부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겠으나,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매우 편한 스타일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질문에는 번호를 매겼고, 답변은 볼드체로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짧게 정리해 올리니 참고바랍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그동안 제가 쓴 글들 가운데 찾을 수 있는 내용이 상당히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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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수도권 아파트값이 맥을 못 추는데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커보입니다. 얼마 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대치동 은마 아파트에서는 다운된 가격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은 나타나질 않는다고 하던데요. 부소장님께서는 이런 조정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일시적 기복이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하락할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 시뮬레이션 결과 이미 대부분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투자성(사업성)이 없을 정도로 집값이 지나치게 상승한 상태입니다. 이미 강남 재건축 경우 폭탄 돌리기 국면이라고 봐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유동성이 몰리면 집값이 뛴다고 하는데, 사업성이 없는데 자금이 얼마나 유입될까요?


2)‘전세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매매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세시장은 그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뉴타운 개발 등으로 인한 공급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던데요. 부소장님께서는 ‘전세난’의 배경,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국지적으로는 뉴타운 재개발 지역 등의 전월세 주택이 줄어든 영향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매매가가 오르니 집 주인들이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가를 올려 부른 때문입니다. 뉴타운 재개발로 인해 8000만원 이하 전월세 위주 중소형 주택은 줄지만 4억원 이상 중대형 투자용 주택이 엄청나게 공급 과잉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에서는 중대형, 투기용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은 보여주지 않고 전월세 주택이 줄어 최소 4억원 이상 매매용 주택시장의 집값이 뛸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이나 판교신도시 경우 한 달 새에 전세가가 1억원 가량 떨어졌는데, 그 새 공급이 왕창 늘어나 떨어진 것일까요?



3)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억지로 떠받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래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실물경제 침체가 예상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부동산 시장 붕괴를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국민경제 규모나 가계의 평균적 소득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집값이 높아졌으므로 자산시장 가격 조절 메커니즘에 맡겨 일정하게 부동산 거품을 해소해야 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충격이 커질 때는 원칙과 기준을 정해 무주택 서민 위주로 부양책을 실시할 필요는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의 정상적 조정 과정을 방해해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올 들어 다시 급등하는 등 부동산 버블을 더 키워 향후 더 큰 충격을 자초한 격입니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의 침체를 더욱 장기화하게 되는 것이고요.


4)자, 이런 상황에서 선 부소장님께서는 ‘만성적인 공급 과잉’이 집값을 하락시킬 것이다’고 판단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확정된 2기신도시와 서울 뉴타운에 더해, 향후 10년간 서울 근교 그린벨트 해제 등 공급을 늘리려는 계획인데요.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는 시각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과연 뉴타운과 신도시 개발이 끝났을 때도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텐데요.. 선 부소장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투기적 가수요에 오른 집값을 건설업체들 관점에서 공급 부족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합리화하기에 나오는 잘못된 처방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현재 수도권에서는 주택수급의 가격대와 평형, 주거의 유형별로 심각한 미스매치가 있습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지금 고분양가, 매매용, 중대형 위주의 투자-투기용 아파트는 갈수록 엄청난 공급 과잉에 직면하게 됩니다. 반면 서민들 위주의 저가, 소형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민간간설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는 이 같은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민간에서도 여전히 투기심리를 불러일으키는 된다는 식으로 여전히 중대형 위주의 고분양가 아파트를 지어대고, 정부마저 보금자리 주택의 64%를 매매용, 분양용 주택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어서는 2010년대 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줄고 소득기반이 취약해지는 가운데 만성적 공급 과잉 상태로 치닫기에 정부가 나서 주택시장 침체를 장기화하는 조치입니다.


5)‘주택 공급 과잉’ 문제는 지역별로 달리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특히, ‘강남’ 같은 경우, 수요는 계속 몰리고 공급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렇게 부동산 가운데서도 ‘강남’은 건재할 것이라는 견해, 어떻게 보십니까?


수요와 공급은 기본적으로 가격의 함수입니다. 집값이 오르면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게 돼 있습니다. 실제로 그 같은 현상이 2000년대 내내 진행된 결과 서울 강남 지역 주택보급률은 105%를 넘어 서울지역 안에서도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그리고 이미 강남 불패는 깨졌습니다. 과거 명품아파트, 강남불패의 상징이던 타워팰리스, 동부센트레빌 중대형 평형들이 모두 고점 대비 20~30%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분당, 용인, 평촌 등 버블 세븐 대부분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2006년 고점 대비 고점 가격을 회복한 것은 강남 재건축 가운데도 저층 재건축밖에 없고 그나마도 지금 꺾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그래도 오를 곳은 오른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면은 ‘내릴 곳은 내린다’인데 그 이면을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오른다고 했던 버블 세븐 같은 곳이 이미 고점 대비 크게 내렸고, 오르는 곳이 사실은 급속도로 줄고 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또 ‘지금 집을 사서 잘 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하지만, 지금 집을 사서 돈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말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대세하락기이기여서 돈을 잃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데도 말입니다.


6)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수요 부족에 따라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핵가족화, 이혼율 증가 등으로 1인 가구나 2인 가구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구 수를 기준으로 보면 주택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부소장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1인가구의 76%가 월소득 200만원 이하로 최소 수억원대의 주택 유효 수요층이 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최소 수억원대의 주택 유효 수요층이 될 수 있는 1인가구의 비율은 5% 전후에 불과하고 이중에도 ‘기러기아빠’ 등이 많아 실제로 추가로 집이 필요치 않은 사람들입니다. 실제 1인가구 대부분이 독거노인이나 집값이 높아 결혼하지 못하고 있는 노처녀노총각 그룹으로 대학가 하숙촌이나 고시원 등에서 살고 있습니다. 1인가구가 증가하니 집값이 오른다고 주장하는 분들 논리 대로라면 1인가구 비중이 40% 가까이 되는 일본 도쿄의 집값은 왜 10여년째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까?


7)90년대부터 일본에서는 베이비붐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잖아요? 이를 막기 위해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결국 장기 침체에 빠지고 말았는데요. 우리나라도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고 있던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처를 밟게 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국내 부동산시장이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구 감소나 베이비붐세대 은퇴, 젊은층의 소득 기반 약화 등 국내의 여러 사회경제적 양상으로 볼 때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개연성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정부가 억지로 나서서 건설업체들을 부양해 주택공급과잉을 부르는 등 일본의 전철을 피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일본의 전철을 밟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걱정입니다.


8)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항상 ‘집값 거품론’ 얘기가 끊이지 않는데요. 향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일반적으로 ‘집값 거품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얘기합니다. 그 이유로 소득과 연계해 장기적인 집값 추이를 보면 지난 90년대 초와 비교할 때 여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과연 이를 두고 거품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통계를 편의적으로 동원해 눈속임하는 것입니다. 집값 거품이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공간적 범위로는 전국, 주택유형 범위로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 연립, 빌라 등 모든 주택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1980년대말~1900년대 초반 부동산 버블기의 정점이었던 91년을 기준점으로 삼아 비교합니다. 하지만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이 ‘수도권 아파트’ 위주의 투기 버블이라는 점에서 명백히 현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주택 가격 지수인 케이스-실러지수도 10대 도시와 20대 도시 가격 지수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우리의 경우 수도권 아파트 위주로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수도권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집값 상승률이 세계 상위권에 이를 정도로 버블이 큽니다.


9)만약 경기 회복으로 실질 소득이 상승하게 된다면, 부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동산의 재하락은 없지 않겠습니까?


지금의 경기 회복은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통화 팽창 정책으로 인한 인위적 회복으로 자생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주택시장 사이클은 경기 사이클보다 훨씬 긴 18년 정도입니다. 경기 사이클과 큰 영향 없이 절대적인 주택 가격 수준이 너무 높아 장기간의 거품 해소 기간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90년대 초반의 부동산 버블도 한국경제가 8%대의 고성장을 하는 가운데 실질가격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때까지 반토막날 정도로 지속적으로 꺼졌습니다. 물론 경제성장률이 높아져 가계 소득이 늘어나면 부동산 버블 붕괴의 충격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좀더 줄일 수 있습니다만, 대세는 바꾸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경기가 회복된다고 떠들지만 일자리도 늘지 않고 가계 소득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금의 과도한 집값 거품을 떠받칠 수 있을까요?



10)정부가 DTI, LTV규제를 강화하긴 했지만,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매우 높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미국과 같은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전체 가계부채가 국민처분가능소득대비 약 140%에 이르고 고부채 가구에 속하는 다주택 투기자들이 많은 점, 또한 원리금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 일시에 금융 부담이 커지는 풍선식 상환(balloon payment) 구조 때문에 일정하게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있습니다. 더구나 가계부문뿐만 아니라 기업대출, 특히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200조원 이상이 부동산 담보대출이고 PF대출 90조원 등 약 550조원 이상이 부동산 가치 하락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한꺼번에 터지면 큰 위기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정부가 제1금융권은 최대한 보호막을 쳐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과 같은 급격한 금융 붕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2금융권은 큰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더구나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 건설업체와 중소기업, 가계의 자산 부실이 심각해져 제1금융권도 안전하다고만은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실 금융권의 실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진단은 어렵습니다만, 이미 물밑에서는 상당한 부실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짧게 안내 말씀드립니다. 우리 연구소가 12월 2일 처음으로 2010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개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 내용을 참조하시거나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의 공지사항을 참고하셔서 신청해주시길 바랍니다.

 행사 안내문: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25&articleId=160706&hisBbsId=best&pageIndex=3&sortKey=&limitDate=-30&lastLimitDate=

 


by 선대인 2009. 11. 24. 09:23

 

얼마 전 건설산업연구원에서 내년 집값 상승률 전망치를 4%로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의 주택공급부족론을 바탕으로 한 그 연구기관의 발표내용이야 다시 언급하기 싫을 정도로 신물이 납니다.


다만 아직도 그 연구원이 건설업자들 모임인 대한건설협회 산하 연구소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도 대한건설협회 산하 연구소라는 것만 명확히 밝혀줘도 일반 독자나 시청자들이 그 연구소의 이해관계를 짐작할 텐데요. 제가 인터뷰 오는 PD나 기자들한테 매번 주문하는 사항 가운데 하나인데 실행이 잘 안 되네요.


그런데 최근 모 정부 산하 기관의 세미나 모임에 초청을 받아 갔더니 참 당혹스러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의 현황과 간단한 전망을 얘기했더니 세미나 참석자 가운데 한 분이 건산연의 전망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더군요. “건설업체들을 위해 봉사하는 곳이니 지금 건설업체들이 쏟아내는 분양물량을 털기 위해 집값이 오른다고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죠. 그렇습니다. 이번 건산연 전망치는 건설업계의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그들의 전망치가 언제 제대로 한 번 들어맞은 적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십시오.


그런데 제가 답변을 하고 나니 그 질문을 던진 분이 이러더군요. “며칠 전에 건산연의 연구원이 다녀갔는데, 내년도 집값 전망을 물으니 하락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일반 대중들에게는 “집값이 오른다”고 하고 소수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해서는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는 이 비양심과 뻔뻔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일반 가계는 그저 건설업계의 미분양 물량을 해소해주는 희생양밖에 안 되는 것입니까?


백보를 양보해서 그 연구원의 발언은 개인적인 생각을 발언한 것이라고 칩시다. 그렇다면 건산연은 자신들의 공식적인 전망치를 자기 조직 사람에게도 납득시키지 못할 정도라는 말이 되는 게 아닐까요? 그러면서 일반 독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전망치를 서슴없이 구체적인 상승률까지 제시하면서 오른다고 주장하는 걸까요?


또한 건산연 발표 내용을 거의 대변하다시피 하는 김모 박사도 자신의 입장이 왜 급선회했는지 해명해야 합니다. 김 박사는 올해 5월경 열린 한국주택학회 발표에서 향후 집값이 L자형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필자는 당시 김현아 박사가 집값이 떨어진 상태에서 몇 년 동안은 오르지 않고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고, 지금도 자료집에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같은 전망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바뀐 이유는 무엇인지요? 건산연의 전망은 기본적으로 주택 수급 관점에서 "공급이 부족하니 집값이 오른다"는 논리인데, 그 수급 전망이 몇 달 만에 확 바뀐 것인가요? 설사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올해 하반기에 사상 최고 수준의 수도권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으니 건산연이나 김 박사의 논리 대로라면 바뀌어도 오히려 집값이 더 하락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김 박사는 아직도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L자형으로 횡보하리라고 믿는데, 자신이 월급을 받는 조직의 입장을 따르는 것인가요?


단순히 조직의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전문가이자 지식인으로 자처하려면 상황에 따라 말이 달라서는 안 됩니다. 왜 건산연은 대중들에게 얘기할 때는 “집값이 오른다”고 선동하면서 왜 그 소속 연구원들이 소규모 전문가 그룹에서 얘기할 때는 “집값이 내린다”고 얘기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못한다면 건산연은 향후 건설업계의 이해를 위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데 대해 사과해야 하며, 그 소속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표리부동을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1. 17. 08:52

최근 강남 재건축 집값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락하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서는 필자가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경고해온 바 있다. 
필자가 그렇게 경고한 것은 단순히 '감'이 아니라 구체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서 그 내용을 일부 소개해보자.   

익히 알려진 대로 은마아파트는 중층 재건축 단지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으며 전용면적 77(31) 2,674가구, 85(34) 1,750가구로 전체 4,424가구로 구성돼 있다. 6년 만에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끊긴 가운데 아파트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사실 올 초부터 은마아파트에 대한
묻지마 투자 수준의 과도한 투기가 몰려들었지만 이미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될 때 다시 다루기로 하겠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부동산 시장에서 제대로 인식되는 순간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집값은 빠른 속도로 다시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은마아파트 사례를 통해 강남 재건축 단지의 거래 특성과 실태를 <도표1>을 참고로 살펴보자.


<
도표1> 연도별 은마아파트 거래 실태



(주) MBC PD수첩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2009년은 연환산 수치임


우선, 은마아파트의 매매체결 건수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 1차 투기 붐이 일었던 2001년과 2003년 약 400건 전후의 거래 건수를 기록해 최고를 기록한 뒤 2차 투기 붐이 일었던 2005, 2006년에는 각각 260건 전후로 떨어졌다.
버블 세븐 지역의 주택거래 침체가 시작된 2007, 2008년에는 100~120건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올해 강남 재건축 위주의 집값 반등이 일어나면서 연환산 288건 수준으로 거래가 급증했다.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연도별 거주비율을 살펴보면 1998 55.8%였던 것이 2005년 이후 18.3%로 떨어진 뒤 올해는 11.4%까지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살지는 않으면서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시간이 갈수록 크게 늘어 최근 5년 동안은 투기 수요가 은마아파트 매입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올해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주거지를 보면 54.8%가 서울 강남 3(강남, 송파, 서초) 거주자였고 강남 3구 이외 서울지역 거주자가 18.3%를 차지했다. 이로부터 은마아파트의 주 매입자는 서울 거주자가 73.1%로 나타났다. 또 경기도 용인시와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 거주자가 17.4%, 수도권 이외 지방 거주자가 8.5%를 차지했다. 그리고 미국, 캐나다 등 외국 거주자도 2가구로 0.8%를 차지했다. 서울 이외 수도권 및 지방 거주자의 상당수는 부채가 없거나 부채가 적은 상태에서 집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 및 지방의 개발지역에서 토지보상 등을 받아 은마아파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 매입자가 주택 매입시 제 1, 2금융권 등에서 자금을 빌릴 때 설정하는 근저당 설정총액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부동산투기가 극성을 부렸던 2001년 이후 급증해 2006 663.6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2007~2008년에는 급감한 뒤 올해 매매가 늘어나면서 다시 연환산 577억원 수준까지 급증하고 있다. 또 연도별로 전체 매입자 가운데 근저당설정을 하는 가구의 비율은 대부분 기간 동안 60% 전후 수준을 유지됐으나 2차 부동산투기 붐이 일었던 2004~2006년 동안에는 70%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은마아파트 근저당 설정액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매입자의 평균 근저당 설정액은 1997 0.8억원에서 2006 2.48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거래가 줄면서 근저당 설정액이 줄었으나 다시 증가추세를 보여 올해에는 평균 2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근저당설정을 한 매입자의 평균 근저당 설정액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데 1997년 평균 1.49억원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2006 3.67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근저당 설정액이 줄었으나 2009년에 다시 3.43억원 수준까지 이르러 2006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부동산 투기가 심해지고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은마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거액의 빚을 내지 않고는 투자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위에서 본 것처럼 강남 재건축단지의 대명사인 은마아파트는 사실상 부동산 투기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과도한 부채 레버리지를 배경으로 오른 집값은 부동산시장 안팎의 조그만 충격에도 언제든지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작년 연말과 올 초 현 정부의 각종 재건축 규제완화책 및 서울시의 초고층 재건축 허용 방침 발표 등에 힘입어 서울 강남 재건축 집값은 올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이미 추가 매수세력이 끊어지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급반전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자신들이 선투자해 놓은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을 띄우는데 단기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이미 국내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와 있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국민을 기만하는 정책남발과 뒷일을 생각지 않는 재정 적자 확대로 부동산 버블을 더욱 키운 과오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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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11. 16. 11:05

 

공급이 부족해서 전세값이 계속 치솟는다고 하더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갑자기 한달새 1억 이상 빠진 곳이 나온다고 하네요.

그새 갑자기 주택 공급이 확 늘어났다는 말인가요?

제가 여러 차례 전세가가 뛰는 것은 매매가에 연동하고 있을 뿐

주택 공급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기본적으로 매매가가 오르자 집주인들이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가를 높여부르는데 기인하는 현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전세가가 멸실이 많은 소형이 아니라 중형>대형>소형순으로 올랐고, 

이것이 많은 이들이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전세를 넓혀가는 영향 때문이라면

(이를 확증해주는 데이터는 없어서 추론일 뿐입니다만)

집값 하락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Seattlelite님도 미국의 사례를 통해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고요.

그런데 찌라시들은 고사하고 경향이나 한겨레까지도 '전세대란' 운운한지 한두 달도 안돼

아래 같은 기사가 나오지 않습니까?

이처럼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두고 이렇게 저렇게 끼워맞춘다고

부동산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한 바탕위에

전문적인 진단과 분석을 해야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세대란' 부메랑 맞은 잠실

전세가격 한달새 1억 이상 빠진 곳도

"시장찬바람 반영, 추가하락 가능성"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09110914354080089&outlink=1

 

 

 

그리고 며칠 전에 제가 소개한 기사이지만 아래 기사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공급부족에 의한 전세가 상승론이 얼마나 허구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세입자 없는데 무슨 전세난?"

용인·분당 입주대기물량 많아 거래위축…전셋값 하락세

http://news.mt.co.kr/mtview.php?no=2009110215340360950&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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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대인 2009. 11. 10. 13:29

 

 민주당 소속 이석현 의원이 4대강 정비 사업에 상위 6개 재벌 건설사들이 가격 담합을 했다는 구체적 정황을 8일 폭로했다. 이석현 의원 주장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상위 6개 건설업체들은 올해 5~6월에 서울시내에서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4대강 턴키 1차 사업(15개 공구)에 대한 나눠먹기식 담합을 논의하고 대부분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건설업체들은 절대 그런 일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같은 담합 양상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이석현 의원이 주장한 것처럼 상위 6개 재벌건설업체들에게 공사의 대부분이 낙찰됐다는 점, ‘나눠먹기 담합을 위해 형식상 2~3개 업체들만 돌아가며 입찰에 참여한다는 점, 그리고 낙찰율 차이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점 등이 이 같은 담합 의혹을 매우 짙게 드러내고 있다. (아래 표 참조)

 

 출처: 민주당 이석현 의원실,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재인용

 

사실 이 같은 담합의 가능성에 대해 필자는 그 동안 언론 기고와 최근 출간한 책 위험한 경제학등을 통해 이미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이 의원의 폭로도 사실 전혀 놀랍지 않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온갖 부패의 온상이 되는 턴키담합 구조의 한 작은 편린이 겨우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느낄 뿐이다.

 

상위 6, 좀더 범위를 넓히면 상위 10개 재벌건설업체들의 턴키 담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 경제사회를 병들게 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턴키입찰 방식은 현재 예산 낭비와 건설업체간 담합구조의 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위 10개 재벌건설사들은 설계비용에 들어가는 거액의 선투자 비용을 시장 진입장벽으로 활용, 지금까지 턴키 입찰 물량을 거의 싹쓸이해왔다. 그러면서 그들은 각종 턴키입찰에서 철저한 가격 담합을 통해 경쟁입찰에 비해 평균 30% 가량 높은 추정공사비의 95~98% 수준에서 공사를 수주했다. 건설업체들간 경쟁하게 하면 아낄 수 있는 돈 30%를 낭비했다는 뜻이다. 좀더 쉽게 표현하자면 국내에서 턴키 담합은 60~70원에 할 수 있는 공공발주 공사를 95원 가량에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이용되고 있다. 100원 짜리 사업을 발주하면 이 가운데 30원은 담합 때문에 건설업체들에게 그냥 퍼주게 된다는 뜻이다. 그것도 가장 덩치가 큰 상위 6~10개 건설업체에 말이다. 열이면 열, 백이면 백 거의 모두 그렇다.

 

그런데 턴키 입찰 공사의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4대강 턴키 1차 사업의 발주 규모만 해도 약 4조원 규모다. 4조원 가운데 약 30% 1 2000억원이 재벌건설업체들의 배를 불리는데 낭비된다는 말이다. 12000억원이 어떤 돈인가. 우리의 굶주리는 아이들의 급식비 지원 예산 수십 억원은 인정사정 없이 깎아대는 나리들이 재벌건설업체들에게는 아낌없이 퍼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눈 먼 돈이 넘쳐나니 재벌건설업체들도 턴키사업을 따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입찰 평가시 가격 부문에서는 철저히 담합하면서도 설계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수천명에 이르는 설계심사위원들을 상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얼마 전 연세대 이용석 교수의 금호건설 1000만원 상품권 로비 폭로로 그 실태의 빙산의 일각 가운데 일각이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부패와 예산낭비의 실태가 드러나도 정부와 정치권은 그때만 모면하자는 식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가 이 엄청난 예산 낭비와 부패 고리를 지탱하는 기득권 구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일부 기득권 신문들과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방송들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광고 매출 급감으로 고전하고 있어 재벌건설업체들의 부동산 분양 광고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데다 방송진출이라는 선물을 하사받은 마당에 현 정부의 핵심 사업을 어떻게 까대겠는가. 좌우 이념 문제와 전혀 무관한 이런 엄청난 부패와 예산낭비에 눈감는 것만으로도 제대로 된 언론이라고 하기 어렵다.  

 

사실 이들 정부나 정치권, 언론 모두에 앞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이다. 이 대통령이 턴키입찰 담합 구조의 비밀을 모르겠는가. 전혀 그럴 리 없다. 오히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도 턴키사업을 남발해 재벌 건설업체들에게 현금다발을 푸짐하게 안겨준 전력이 있다. 청계천사업, 동남권 유통단지(가든파이브), 지하철 9호선, 지하철 7호선과 지하철 3호선 연장구간 등을 모두 턴키로 발주했다. 심지어 일반 주택단지를 만드는 은평뉴타운사업조차 턴키로 발주했다.

 

그 결과 부작용도 심각했다. 7000억원에 할 수 있었던 가든파이브에 1조원 이상이 들어간 결과 고분양가 때문에 상가 입점이 극히 부진한 상태다. 은평뉴타운은 과다한 토지보상금과 더불어 턴키 입찰을 통한 사업비 과용으로 후임자였던 오세훈 시장 초기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진행됐던 지하철 9호선,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등에서는 업체들간 담합이 드러났고, 청계천사업과 가든파이브 사업에서는 각종 비리 사건이 불거지기도 했다. 심지어 청계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현 정부 들어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장관급 대우를 받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낭비된 예산만 줄잡아 1조원 가량은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예산을 절감했다는 주장을 들으면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행태를 이제 전국 단위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당장 이번 4대강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이보다 먼저 착공한 경인운하사업, 새만금사업, 호남고속철도, 이른바 형님 예산으로 분류되는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등 대규모 토목사업 대부분이 턴키 공사로 진행되고 있다. 고분양가 사태를 불러왔던 은평뉴타운에 이어 현 정부가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대폭 줄여 분양용, 매매용 주택을 잔뜩 짓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도 턴키 방식으로 추진중이다. (옆으로 얘기가 새지만 이렇게 턴키 방식으로 짓는다면서 이 정부는 반값 아파트운운하고 있으니 정말 낯이 두껍다는 생각이 든다. 세곡, 우면 등의 주변 강남 집값이 워낙 비싸니 상대적으로 싸 보일 뿐이지만 사실은 매우 고비용구조로 짓고 있는 것이다. 아마 지금 구조라면 공사비가 늘어나 분양가는 앞으로 계속 뛸 것이고 몇 년후 집값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입주 시점에도 반값 아파트라고 떠벌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 같은 턴키 입찰 공사의 남발로 필자는 현 정부 임기 안에 중앙 및 지방 정부 예산 가운데 수십조원이 낭비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재벌건설업체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고분양가로 마구잡이 주택사업을 벌였다가 미분양에 물려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이 시장의 채찍질은커녕 정부의 퍼주기 예산으로 희희낙락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가 말로는 경제강국이니 ‘4대강 살리기니 ‘서민경기 부양’이니 ‘일자리 창출’이니 내세우지만, 결국 건설업계 출신 대통령의 진두지휘 아래 세금으로 재벌건설업체들을 위해 차리는 푸짐한 잔칫상이라는 것을 건설업계는 너무나 잘 안다. 이처럼 현 정부 ‘삽질경제’의 이면은 바로 부패경제, 반칙경제, 불공정경제인 것이다.

  

당신 호주머니에서 빼내간 돈들이 우리 아이들의 굶주린 배를 채우는데 사용되지는 않고 2000년대 내내 고분양가 거품 파티를 벌여온 재벌건설업체들의 배를 더욱 불리는데 사용된다고 생각해보라. 이게 건설족의 나라이지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국민이 건설업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민간에서는 고분양가 거품으로, 공공발주사업에서는 예산 퍼주기로 말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1. 10. 13:25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Seattlelite님(얼마 전까지는 Lost in Seattle이라는 필명을 쓰셨습니다^^)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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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이 지난 90년대 선거유세에서 써먹었던 말이 바로,

It's the economy. Stupid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였다고 합니다.

오바마는 다들 아시다 시피, Yes, We can. 이구요.

 

요즘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강남불패'론은 고개를 쳐 듭니다.

누구나 선호하는 지역이라서 그렇다나 뭐라나...

 

얼마전 KBS에서 방송한 프로에서도 강남은 안 떨어진다는 뉘앙스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더니,

부동산 담당 KBS PD는 아예 그 프로에 대한 논평글에다가는,

부동산 대세하락은 인정하면서도,

양극화는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여전히 강남을 띄우고 있더군요.

(아마도 PD 두분다 사는 동네를 조사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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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 불변의 법칙

많이 오른 놈이 많이 떨어진다.

 

미국도 지난 버블 기간중에

'강남불패론'과 약간 유사하다고 볼수 있는

'슈퍼스타시티'에 관한 논문이 나왔었습니다.

 

참고: 1. 강남불패론 과 슈퍼스타 시티론 http://blog.daum.net/seattleite/50

        2. 슈퍼스타시티 베벌리힐즈 불패론, 그 진실은? http://blog.daum.net/seattleite/60 

 

위 블로그를 안 읽어 보신 분은, 먼저 읽으시고 아래를 보시면, 더욱 더 이해가 빠릅니다. 

 

내용인즉슨, 수요가 많고 주택 공급이 한정적인 도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른다는 것입니다.

 

실례로 뉴욕 맨하탄이나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시애틀 등의 예를 들어

지난 80년대 말 주택 버블 당시에도 크게 폭락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올랐다는 예시를 들고 있습니다.

 

요즘 많이들 말하는 '양극화'론과 일맥상통하지 않습니까?

결국 부동산 시장도 '양극화'로 '부익부 빈익빈'이 된다는 말이지요.

 

이 자료가 발표된것은 2006년 입니다.

당시 일부 변두리 지역의 주택이나 저가주택부터 무너지기 시작할때 입니다.

때 맞추어, 이 논문이 발표되었고, 사람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2006년 당시에는 슈퍼스타 시티의 주택들은 끄덕 없었으니까요. 시애틀을 포함해서...

 

논문 발표 후, 부동산 전문가의 견해는 둘로 갈렸다고 합니다.

당시 소득대비 별로 오르지 않은 지역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부류와

이왕이면 슈퍼스타시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부류, 이렇게 둘입니다.

 

드디어 3년이 지난, 2009년 입니다.

누구의 주장이 옳았을까요?

현시점에서 '슈퍼스타시티' 주창자들의 투자가 더 손실이 컷습니다.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은 주택지역이 하락폭도 적었습니다.

시차가 있었을 따름이지, 슈퍼스타 시티도 예외없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주요도시들의

케이스-쉴러 가격지수 입니다.

 

 

보시다 시피, LA는 많이 오르고 많이 떨어집니다.

반면에, 시카고는 약간 오르고 약간 떨어집니다.

 

부동산 버블 폭락 불변의 법칙.

많이 오른 놈이 많이 떨어집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시애틀에서...

 

지난 글모음을 보실려면...

http://blog.daum.net/seattleite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1. 9. 10:27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저녁 7시 반부터 10까지 약 두 시간 반에 걸쳐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위험한 경제학』 출판기념 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두 차례 강연회에는 적정 수용 인원 300명을 훨씬 넘는 청중들이 참석해 대부분이 강연회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책 출간기념 강연회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석해 끝까지 경청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출판계에서도 화제가 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일부 언론사도 이날 강연회를 취재할 정도로 상당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에 이번 강연회에 참석하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이번 강연회 내용과 현장 분위기를 간단히 소개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강연 내용의 상당부분은 제가 그동안 설명한 것들이어서 다소 중복되는 면도 있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강연회에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언론의 정보왜곡 문제를 비판하고 부동산시장의 현실에 대해 주로 설명했다. 물론 질의응답 시간에 보금자리 주택에 대한 평가나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삽질경제 패러다임 극복 방안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날 가장 주안점을 두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던 부분은 한국의 정보왜곡 현상, 그 중에서도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언론의 왜곡보도에 관한 것이었다.

 

한국언론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경우 여전히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 과정은 이해관계에 따라 매우 왜곡돼 있다. 우선, 정보를 생산하는 정부나 국책 연구기관, 재벌계 연구소, 증권사나 금융기관 부설 연구소 등 대부분의 정보 생산자들은 이런 저런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 적지 않게 정보를 통제하거나 왜곡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의 국내 언론은 광고주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부동산 버블기에 부동산 광고가 신문사 전체 광고매출의 최고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부동산 문제에 관한 언론사들의 보도는 깊은 이해관계에 노출돼 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부동산 문제에 관한 언론사들의 보도는 대부분 건설업체들의 이해와 의견을 대변하거나 분양 광고 수입을 올리기 위한 홍보성 기사로 도배돼 있다. 상당수 신문사들이 거의 매월 제작하다시피 하는 부동산 특집면 기사들이 대표적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이후 주택경기 등 경기 전반이 급속히 침체에 빠지면서 광고매출이 급감한 신문사들이 마지막 남은 주택 가수요를 쥐어짜내서라도 부동산 경기를 띄우는데 필사적일 수밖에 없음은 이미 본 시사경제를 통해 설명한 바 있다. 올 들어 과거 어느 때보다 언론들의 투기 동식 보도가 난무한 것도 그 같은 사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의 이러한 선동보도는 부동산시장의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그 결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론보도를 맹신하던 많은 일반 가계들도 이제는 이런 보도들에 대해 상당한 불신을 갖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강연 첫머리에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손을 들어 의사를 물어본 결과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상당 부분 감지할 수 있었다. 최근 부동산 및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언론의 보도를 충분히 신뢰하기 어려우며 정확한 정보도 얻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언론 보도를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는 사람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물론 이날 참석자들이 전체 국민들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작금의 언론 보도에 대해 매우 강한 불신을 갖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한국 사회의 아픈 상처인 1인가구, 부동산 투기 선동 재료로 이용

 

이어 언론의 대표적 정보 왜곡의 첫 번째 사례로 1인가구 문제를 들었다. 현재 1인가구 평균소득은 2인 이상 가구 평균소득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1인가구 대부분이 저소득층에 속한다는 것이다. 건설 및 부동산업계나 부동산재테크 전문가의 상당수는 향후 인구는 줄더라도 1인가구 증가로 주택수요는 계속 증가하므로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하지만 시사경제에서 이미 지적한 것처럼 1인가구는 최소 3~4억 이상 되는 분양용 또는 매매용 주택의 유효 수요자로 보기 어렵다. 사실 2000년대 들어 급증하고 있는 1인가구의 대다수는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저임금 비정규직이다. 또는 턱없이 오른 집값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는 노처녀 노총각 그룹이거나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사는 노인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이혼 단신세대들이다. 따라서 1인가구는 잠재적 주택 유효수요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사회경제적 고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을 통해 주거안정을 꾀해야 할 대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이들 1인가구를 자유분방한 고소득 독신남녀 그룹인 골드미스/미스터족으로 포장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같은 1인가구가 증가하면 주택 수요는 여전히 필요하고 집값은 인구감소 시기에도 강세를 띨 것처럼 선동 보도하고 있다. 대다수 1인가구의 참담한 현실을 도외시한 채 오히려 정반대로 포장하여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소재거리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1인가구 문제는 언론이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언론의 왜곡보도 때문에 1인가구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강연회에서 1인가구에 관해 언론이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는지를 참석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1인가구=골드미스/미스터족이라는 인상을 갖고 있는 참석자들이 1인가구 실태를 올바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는 다른 강연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언론은 1인가구에 대한 왜곡 보도를 통해 1인가구 사람들을 영화 매트릭스에서 묘사된 매트릭스에 가두어두는 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의 기본도 지키지 않는 '집값 거품 없다' 보도

눈속임식 통계 이용으로 현실 왜곡

 

언론의 왜곡보도는 1인가구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한국 집값 거품 없다는 유의 기사가 대표적 사례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14일 연합뉴스가 한국 집값 거품 없다라는 제목으로 띄운 기사를 들 수 있다. 이 기사는 인터넷 포털 다음의 초기 화면에서 이튿날까지 노출돼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기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파산에 몰려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회생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도미니크 드로르-프레콧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14일자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그런데 이날 연합뉴스 보도는 매우 편파적인 방식으로 기사를 소개했다.

 

도미니크 이코노미스트의 기고문은 재스퍼 김 이화여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하루 전인 1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다가오는 한국의 거품(The coming Korean bubble)'이라는 글에 대한 반박문이었다. 만약 재스퍼 김 교수의 13일자 기고문을 연합뉴스가 보도한 뒤 다시 14일자 도미니크 이코노미스트의 반박을 소개했다면 형평성에서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연합뉴스가 재스퍼 김 교수의 기고문을 기사로 작성한 흔적은 없다.

 

물론 13일 재스퍼 김 교수가 기고를 했을 때까지는 기사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연합뉴스가 기사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14일 재스퍼 김 교수의 기고문에 대한 반박문이 실려 논쟁이 이뤄진 시점에서는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연합뉴스가 기사화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경우 재스퍼 김 교수의 기고문 내용과 도미니크 이코노미스트의 반박문을 비슷한 분량으로 차례로 소개하는 것이 정석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이런 경우 논쟁의 양쪽 입장을 나란히 소개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러나 연합뉴스의 기사에서는 재스퍼 김 교수의 글은 제목만 언급돼 있을 뿐 내용은 하나도 소개돼 있지 않다. 논쟁의 시발점이 된 원 기고문에 대한 내용은 일언반구도 없이 반박문 내용만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보도가 최소한의 균형감을 갖춘 보도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일반 독자들이 재스퍼 김 교수의 원문 내용은 전혀 모르고 반박문 내용만 읽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집값 거품이 없다는 일방적인 주장만 전해 듣는 셈이 된다. ‘연합뉴스’가 편파적인 기사를 쓰기로 작정하지 않은 이상 이런 식의 기사를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연합뉴스는 보도의 기본 수칙마저 저버린 경우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도미니크 이코노미스트의 반박 내용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다. 다른 곁다리는 모두 접어놓고 한 가지만 지적해보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는 류의 주장은 거의 예외 없이 주택가격 통계를 보여줄 때 지역적 범위를 전국으로 잡고, 모든 주택 유형의 가격 상승폭을 근거로 삼고 있다. 쉽게 말해 서울 강남의 아파트뿐만 아니라 경기도 외곽의 허름한 다세대 주택은 말할 것도 없고 강원도 등 지방의 값싼 주택까지 모두 포함해 평균을 낸 집값을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IMF가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보고서에서 '한국에는 부동산 거품이 없다'고 주장한 것도 마찬가지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들은 2000년대 국내 부동산 버블이 전국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주택 유형으로는 아파트 위주의 버블이라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거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모든 주택 유형으로 주택 가격을 살펴보면 2000년대 들어서도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수도권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가격 상승폭이 크다. 또한 실질가격으로 나타내면 한국의 부동산 버블이 극심했던 1991년 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이런 사실을 도외시하고 '집값 거품이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택가격 통계의 범위와 기준을 입맛에 맞게 선택적으로 짜맞추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주택가격지수로 평가 받는 S&P 케이스-쉴러 지수도 기본적으로 미국 10대 도시나 20대 도시를 기준으로 작성돼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 같은 지수를 기초로 미국의 주택가격 수준을 판단하는 점에 비춰봐도 국내 부동산가격 수준을 전국의 모든 주택 유형을 기준으로 잡아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한국에 집값 거품이 없다는 주장은 이처럼 황당한 주장인데도 학계나 전문기관 등 어디든 제대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상당수 언론들은 부동산 광고를 매개로 한 이해관계 때문인지 문제점을 지적하기는커녕 이 같은 주장을 검증도 없이 확대재생산하기 바쁘다. 이번 연합뉴스 보도도 그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국내든 국외든 이처럼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 난무하는 근본 원인은 정부가 기본적으로 잘못된 통계정보를 국제기구나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한국에는 집값 거품이 없으니 거품 붕괴 우려가 없다는 식으로 여론조성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이처럼 엉터리 정보를 내놓은 데에는 일부 관변학자인 대학 교수들의 엉터리 주장도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위험한 경제학>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강연회에서 참석자의 절대 다수가 자신의 소득 수준에 비해 현재 수도권 집값이 높다고 생각한다는 쪽에 손을 들었다. 반면 현재 수도권 집값이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고 현재 수도권 집값이 적정한 수준이다라고 손을 든 사람도 단 한 사람에 불과했다. 이 같은 반응은 일반 여론조사 결과와도 전혀 다르지 않다. 2009 4 <SBS 시사토론> 제작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사 대상자의 93%지금 집값에 거품이 있다고 답했고, 특히 3분의 2 가량은 집값에 거품이 많다고 답했다. 절대 다수의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현재 집값이 높다고 생각하는 데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나 잘못된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외국 전문가나 국제기구 등을 동원해 집값 거품이 없다는 언론 보도가 줄을 잇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 언론과 정부가 의도적으로 현실을 왜곡하거나 호도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미분양 14만호 넘고 사상 최대 분양 이뤄지는데도 '공급 부족' 타령

전월세 주거 밀어낸 자리에 매매용 주택 과잉 공급되는 사실 외면

 

'공급 부족론 또한 언론이 건설업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 계속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왜곡보도의 대표적 사례다. 수도권에만 여전히 2.3만여호에 이르는 미분양 주택이 쌓여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수준의 수도권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2~3년후 입주 물량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지표인 올해 하반기 수도권 분양물량 또한 예년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인데도 이 같은 주장은 계속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본 시사경제에서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지만 강연회에서는 주택공급 부족론의 최신판이라고 할 수 있는 뉴타운이나 재개발 지역의 멸실주택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 및 집값 상승 주장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이러한 주장과 언론 보도 역시 한마디로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착각한 결과물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뉴타운이나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주민들 70~80%가량은 세입자들이다. 이들의 주거 수요는 대부분 8,000만 원 이하의 전월세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멸실주택 및 이주수요 증가에 따라 강남 재건축을 비롯해 중대형 평형 위주의 매매용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저소득층의 전월세 시장과 중대형 위주의 주택 매매시장은 현실적으로 전혀 별개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2006~2008년의 3년 동안 서울에서 멸실과 공급이 이뤄진 면적별 주택 유형을 보면 대부분 소형주택이 사라지고 대신 중대형 평형 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사실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 등이 모두 서민 주거지를 밀어내 고가인 중대형 위주의 매매용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따라서 서민 주거난을 가속화하는 소형 및 전월세 주택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반면 중대형 위주의 매매용 주택은 그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매매용 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돼 2010년대에 엄청난 공급과잉 상태로 이어져 매매용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전혀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서민용 주택공급이 줄어 집값이 뛸 것이라는 식으로 견강부회하고 있다. 수도권 주택 시장의 현실 가운데 반쪽만 집중적으로 보여주면서 교묘하게 부동산 투기를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부동산 문제에 관해서는 정치권과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부터 대다수 언론사에 이르기까지 왜곡된 정보들을 생산하고 엉터리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현 정부는 부동산 거품을 잡겠다는 진정한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이 부동산 거품을 키우고도 "집값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듭된 정책 실패로 온 국민을 투기 광풍으로 내몰고도 모자라 여전히 부동산 거품을 계속 떠받치고 있는 정치권과 정부 관료들이야말로 한국경제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자 서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주범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어쨌거나 많은 국민들이 현실과는 커다란 괴리가 있는 왜곡된 정보들 때문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그 같은 왜곡된 정보와 선동에 휘둘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는 등 부동산 투기에 가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집값은 평균적인 가계소득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며 이처럼 과도한 부동산 거품을 한국경제가 계속 지탱해갈 수 없음을 알게 모르게 느끼고 있다. 대다수 언론에서 집값이 오른다고 외쳐대는 상황에서도 이번에 출간한 <위험한 경제학>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중동 등 이른바 메이저 언론에서 단 한 줄도 소개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와 건설업체 및 부동산 업계, 그리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이 연합해 자신들의 정치, 경제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일반 국민들을 제물로 삼아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90년대 일본과 최근 미국이 부동산 버블 붕괴로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도 불패신화를 내세워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득권 계층의 사리사욕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이 부동산 문제로 고민하며 힘들어하고 있다. 마늘이나 고추 값이 오르면 곧바로 수입하여 가격안정이다 뭐다 하는 정부가 부동산가격 폭등에만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가격폭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가 진정으로 서민경제를 위한다면 부동산 거품은 어떤 식으로든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한 첫 걸음이며 현 세대뿐만 아니라 자식세대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11. 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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