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 동유럽의 루마니아에서는 출산율이 매우 낮았다. 당시 차우세스크 독재정권은 낮은 출산율이 국가장래에 문제가 된다고 보고 강압적인 출산율 촉진책을 쓰기로 했다. 피임기구 수입을 금지했고 출산을 애국적 의무로 규정하고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각종 세제 혜택도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신중절을 금지해버렸다. 그 결과 출산 촉진책을 도입한 1966년부터 1~2년 동안은 출산율이 과거보다 2~3배가량 폭증했다. 엄청난 성공이었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말이다. 그런데 1~2년이 지나자 출산율은 도로 슬금슬금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책 도입 4년 후에는 정책 시행 이전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고, 출산율은 이후로도 조금씩 계속 떨어졌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한 사회는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면 그러한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상황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 상황을 외부에서 개입해 억지로 바꾸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시스템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외부 개입의 효과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시스템 역학에서는 ‘정책저항(policy resistance)’이라고 한다. 루마니아에서도 바로 이런 정책 저항이 일어난 것이다.


루마니아인들은 출산을 억제하는 다른 방식을 찾아냈다. 그들은 피임약과 피임기구를  밀수해 사용했다. 또 산모들은 비위생적인 장소에서 불법 낙태수술을 받다가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영아 사망률도 폭증했다. 이렇게 해서 출산 촉진책은 무력화돼버린 것이다.


루마니아 국민들이 아이들을 낳지 않은 것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동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난했던 루마니아 국민들은 사실 아이들을 많이 낳아 기를 수가 없었다. 육아 시설과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했고, 비좁은 아파트에서 3대가 같이 생활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일자리도 부족했고, 수입도 적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봐야 기를 수가 없어 국영 고아원에 보내야 했다. 이 때문에 차우세스크 정권의 출산 촉진책은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가슴속에 정권에 대한 적개심을 키웠다. 1989년 동구공산권이 잇따라 무너졌을 때 차우세스크 정권은 성난 군중들에 의해 매우 비참하게 처형당했다.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을 대 가장 먼저 폐지한 법은 임신중절 금지법이었다.


이 사례는 시스템 역학의 교과서로 불리는 ‘Businese Dynamics'에 소개된 사례다. 물론 위의 사례는 상당히 극적인 사례이지만, 우리는 이 같은 정책저항 사례를 곳곳에서 보게 된다. 교통혼잡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도로를 더 깔면 다시 차들이 더 몰려들고 대기오염이 증가되는 것과 같은 경우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듯이 금융규제완화를 통해 금융기관들이 마음대로 활개 치도록 한 조치들이 오히려 금융시스템을 거의 붕괴 직전까지 이르게 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당장은 효과를 보이는 것 같지만 종종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고 기존 문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지연되거나 수면 아래 가라앉은 듯 보이던 문제들이 일정한 시점이 되면 더 격렬한 반응을 띠며 폭발하기도 한다. 폭우로 불어난 물을 허술한 둑을 쌓아 막았지만, 물의 양이 불어나면 결국 둑이 터지면서 더 큰 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문제의 근원을 시스템 차원에서 정확히 파악해서 문제의 근원을 바로잡는다면 그 같은 정책저항은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위기를 보여주는 많은 현상들의 근저에 부동산 거품이 있음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당장 고통은 따르더라도 이 부동산 거품을 꺼뜨리는 것이 시스템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부동산 거품을 꺼뜨리는 근본 수술은 피한 채 부동산 거품이 드러내는 온갖 한국경제의 병증들에 대해 대증요법을 구사했다. 그렇게 해서 급성 증상들은 많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병의 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속병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2008년 하반기 이후 정부가 실시한 각종 정책들에 대한 한국경제라는 시스템 차원의 정책저항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2008년 시중금리가 폭등하자 정책당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해 시중금리를 떨어뜨렸다. 또 경기 부양을 명목으로 대규모 재정적자를 일으켜 시중에 돈을 풀었다. 이렇게 해서 돈이 풀린 결과 부동산 거품은 다시 부풀어 오르고 국고채 공급 증가로 채권 금리는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언제가 됐던 시중금리도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자연스러운 시장상황에 맞지 않게 억지로 금리를 떨어트려 놓으니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주는 등 수익성이 급감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를 만회하고 신용리스크를 반영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반응했다. 가산금리는 약정 당시 조건이 고정되므로, 향후 금리가 오르면 빚을 진 가계들은 더 큰 부담을 지게 됐다. 또 가계 부채의 거치기간과 일시상환 만기를 연장한 덕에 당장 부동산 투매는 막았지만, 그 덕에 가계의 채무 구조조정은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가계는 더 비싼 이자를 물게 됐고, 향후 가계들의 원리금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정부는 부동산 폭락을 막는다는 핑계로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어서 거품을 더 키워버렸다. 가뜩이나 둑이 넘쳐흐를 지경인데 둑 위에 고이는 물의 양을 늘려버린 것이다. 나중에 집값 거품이 빠진 뒤 다시 회복할 때 마중물로 쓰일 수 있었던 것을 집값 거품 붕괴의 에너지를 더하는 방향으로 써버린 것이다. 가뜩이나 2000년대 부동산 투기 과정에서 미래의 주택 수요를 당겨 집값을 부풀렸는데, 조금 남아있던 주택수요마저 앞당겨 끌어다 써버린 것이다.

 

또 가계가 부동산 부채 청산을 하도록 하지 않고 계속 부동산에 목을 매게 하는 바람에 생산경제로 돈이 흐르는 시기를 계속 지연시키고 있다. 가계들은 은행 빚을 갚느라 저축과 지출을 줄이게 된다. 이렇게 해서 민간 자력에 의한 경기 회복은 계속 지연되고 내수 침체는 더욱 장기화한다. 그 결과 주택시장의 정상적인 회복 여력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건설업체들의 미분양 물량을 매입해 건설업체들 자금난을 해소해준 조치는 어떤가.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내려 미분양물량을 해소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미분양 해소가 지연되고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지연시켰다. 또 정부가 대규모 토건사업을 일으켜 자금난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을 부양함으로써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을 방해했다. 그렇게 해서 미분양 물량에 물린 건설업체들의 부실 채권은 물 밑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또 이미 포화된 주택시장에서 정부 지원으로 살아남은 건설업체들이 계속 아파트를 지어대게 됐다. 지금도 미분양이 넘쳐나는데 미분양 사태를 장기화하고, 2010년대 만성적인 공급과잉상태로 몰고 가게 되는 것이다. 똑같은 일이 1990년대 일본에서 일어났음은 이미 설명했다. 


또 정부가 막대한 지원을 통해 금융기관과 업계를 지탱하다 보니 금융기관과 업계는 갈수록 정부에 기대게 됐다. 특히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의 무리한 대출경쟁으로 인한 시장의 호된 채찍질을 맞지 않은 결과 여전히 겁도 없이 주택담보대출에 손을 대고 있다. 물론 정부의 구조조정 방해로 업계의 옥석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아 기업에 자금을 대출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실물경제로 돈이 흘러들지 않아 실물경제 회복 또한 지연되고 있다.


정부가 당장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핑계로 단기 ‘알바’ 일자리를 늘리고 평균임금을 깎은 바람에 가계 소득이 줄어 내수기반을 지속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상황에 더해 정부는 정책수단을 일찌감치 소진해버려 새로운 경제충격이 발생하면 다시 손쓸 여력이 얼마 남아있지 않게 된다.


사실 여기에서 일일이 다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경제 전반에서 이미 많은 정책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이 모두가 부동산 거품 제거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외면한 채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한 결과다. 그 결과 당장은 대부분 나라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데 한국만은 부동산 거품이 다시 일고,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건 단기에 그칠 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경제의 상황은 문제의 근원을 해결했을 때에 비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모든 나라의 주택시장이 반등하게 될 때도 한국은 더 오랫동안 부동산 시장 침체를 지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부동산 거품과 과도한 부채가 해소되지 않은 탓에 조그만 외부 충격이 발생해도 만성적인 경제 위기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이렇게 볼 때 현 정부는 단기적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핑계로 중장기적 충격의 총량을 최대화하고 있다. 정말 나쁜 정부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7. 21. 09:38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 in Seattl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얼마 전 띄운 '미국서 보는 강남 불패론, 진실일까?(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6438)'와 '2007년 시애틀 vs 2009년 서울-부동산 심리 비교(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7401&RIGHT_DEBATE=R4)라는 글과 함께 참고바랍니다. Lost님의 다른 글들도 저희 연구소포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동안 제가 2007년 여름. 버블 붕괴 이후의 스토리는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던것 같습니다.

오늘은 버블 붕괴 시작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말씀 드릴까 합니다.

2007년 8월에 본격적인 서브프라임 사태가 부각되면서

시애틀의 부동산 시장은 엄청난 추위를 맞이합니다.

이미 진행중이었던 거래를 제외하면 시장은 거의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그해 겨울은 그래도 따뜻햇습니다.

보잉도 밀린 주문을 처리하느라 바빴고,

MS도 더많은 수의 직원은 충원하지 않았지만 여전했습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경우는

바이어(구매자)가 관망세로 다들 돌아서 버리니

자연적으로 가격은 내림세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 겨울이 지나고, 2008년 봄이 오자

시애틀의 부동산은 약 10% 이상 떨어졌습니다.

원래 시애틀 지역은 봄이 되면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폅니다.

스프링 바운스라고 하여, 봄에는 가격도 오르고 매매건수도 늘어납니다.

2008년에도 어김없이 전년에 비해서는 떨어졌지만,

지난 겨울에 비해서는 약간의 아주 약간의 반등이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언론은 놓치질 않습니다.

혹자는 미국이 아주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데..

미국은 진정한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미국의 건설조합은 그 힘이 막강합니다.

부동산 회사는 지금이야 말로 집을 사야할 때다.

이렇게 집값이 싸졌을 때가 구매 최적기다. 말들이 많습니다.

언론도 지원사격을 합니다.

시애틀 경제는 아직 튼튼하니 시애틀은 아직 문제가 없을 것이다. 등등.

그래서...

결국 2008년 봄,여름. 스프링 바운스가 영원할거라고 믿었던 몇몇 분들은

결국 그때 집을 삽니다....

부동산 불패론을 한국에서 직접 경험했던 한인들중 다수도 이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http://www.redfin.com/WA/Bellevue/10022-NE-29th-Pl-98004/home/506656

 


 

 

 


위 주택은 오늘도 팔려고 내놓은 집입니다.

이 집도 제가 최근 말씀드린 벨뷰의 노른자위, 클라이드 힐에 위치한 고급집입니다.

이 주택의 History를 보시면 (위 표를 참고하세요.)

지금의 주인은 2008년 6월에 이 집을 197만불에 샀습니다.

(아시다시피 당시는 서브프라임으로 집값 폭락을 누구나 다 예견할수 있던 싯점이었습니다.)

아마도 집주인은 당시 2007년 보다 많이 싼 집값에 만족하고 구매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집을 사고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09년 1월. 그는 150만불에 손해보고 집을 시장에 내어 놓습니다.

50만불이나 손해보고 내놓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다시 130만불로 에스킹 프라이스(Asking Price)를 내리고, 그것도 여의치 않자

다시 110만불로 가격을 내립니다.

110만불로 내린지 3개월. 아직도 임자가 나서지 않는지, 아직도 For Sale 상태입니다.

이 집이 과연 100만불에 라도 팔릴수 있을까요?

이미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고 있을 당시에,

언론이나 광고를 믿고 투자한 이분은 1년만에 100만불(12억원)을 손해보고 있습니다.

잘 기억하십시오. 이 분은 결코 막차를 타신게 아닙니다.

이미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산 집입니다.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시애틀의 신문에는

주택시장이 바닥친 것 같다는 예측들이 1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보다 지난달 집이 조금 더 팔렸다는 이유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가격도 스프링 바운스 덕분에 약간 올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이 집을 살기회가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시애틀 부동산 시장을 관찰한 저로서는

바닥은 아직 한참 멀었다가 제 판단입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때, 빨리 파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입니다.

문제는... 내가 팔았다면 누군가는 분명히 샀다는 의미입니다.

폭탄은 내게서 떠났지만, 그 폭탄은 아직 터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을 따름이지요.

버블이 꺼지는 것을 직접 보고도 위와 같은 사례는 늘 일어납니다.

 

한국은 과거 IMF 당시의 학습효과를 너무 맹신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시애틀도 과거 90년 초에 LA와 달리 폭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2008년에도 폭탄을 안은 사람이 꽤 있습니다.

지금은 IMF때와는 다릅니다.

그 당시야 다들 아시다시피 세계경제가 부동산 버블로 진입하고 있을 아주 호경기 였으니까요.

급락했던 강남 아파트가 다시 급등하니

‘IMF학습효과가 과연 맞구나’ 라고 많이 생각들 하시겠지요.

하지만 지금 내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

떡인지 폭탄인지...

잘 분간하실 혜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7. 17. 09:56

“강남 집값 2006년 고점 가격 회복” “인천 청라, 청약 열기 뜨겁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 반전” “한국 경기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회복” “지금이 집을 사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 “지금이 집을 살 마지막 기회” “2010년 이후 집값 본격 상승세” “다른 나라는 몰라도 한국은 다르다” “지방은 몰라도 수도권 집값은 안 떨어진다.”


2009년 상반기에 많은 이들이 이런 보도를 수도 없이 접했을 것이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 금방이라도 다시 집값이 폭등할 것처럼 경쟁적으로 유사한 부동산 관련 보도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인터넷 부동산포털 등에서도 이런 주장을 하는 ‘고수’라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언론 보도만 보면 부동산시장에서 난리가 난 것 같은데 당장 동네 부동산중개업소는 여전히 한산하니 말이다. 집을 팔려고 내놓아도 여전히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그다지 많아지지 않았다. 물론 집값이 급락하고 거래가 얼어붙었던 2008년 말보다는 사정이 좋아졌지만, 언론에서 떠드는 것과는 큰 괴리감을 느낄 것이다.


더구나 “미분양 물량 사상 최고” “준공 후 미분양 갈수록 태산” “인천 청라 외에는 분양 참패” “버블세븐 경매 물건 지난해보다 급증” “건설업체들 분양가 인하 도미노” 등등 앞서 거론한 언론보도들과는 도저히 아귀가 맞지 않는 보도들이 이어지니 더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봐도 세계 경제 위기의 한복판에서 가계 소득이 줄고,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집값만 뛴다는 것이 비정상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다른 모든 나라에서 부동산 거품이 다 꺼지고 있는데, 한국만 집값이 급락하다가 도로 오른다는 게 너무나 이상하지 않은가. 


일본에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때 언론들이나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말했을까. 일본 도쿄 등 3대 도시 주택지의 가격 추이를 나타낸 <도표>를 보자. 도표에 당시 언론 등을 통해 많이 나왔던 말들을 정리해보았다. 어떤가. 2000년대 내내 너무나 익숙하게 들은 말들이지 않은가. 특히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초기에도 “집값이 떨어졌을 때 집을 사라” “지금 집 안 사면 앞으로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등의 감언이설이 난무했다.

 


그런데 수년 후 언론과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다른 소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집을 처분해라!” 그런데 그 사이에 집을 샀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됐을까.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7. 16.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