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 in Seattl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아고라에도 소개합니다. 얼마 전 띄운 '미국서 보는 강남 불패론, 진실일까?(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6438)'와 '2007년 시애틀 vs 2009년 서울-부동산 심리 비교(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717401&RIGHT_DEBATE=R4)라는 글과 함께 참고바랍니다. Lost님의 다른 글들도 저희 연구소포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동안 제가 2007년 여름. 버블 붕괴 이후의 스토리는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던것 같습니다.
오늘은 버블 붕괴 시작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말씀 드릴까 합니다.
2007년 8월에 본격적인 서브프라임 사태가 부각되면서
시애틀의 부동산 시장은 엄청난 추위를 맞이합니다.
이미 진행중이었던 거래를 제외하면 시장은 거의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그해 겨울은 그래도 따뜻햇습니다.
보잉도 밀린 주문을 처리하느라 바빴고,
MS도 더많은 수의 직원은 충원하지 않았지만 여전했습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경우는
바이어(구매자)가 관망세로 다들 돌아서 버리니
자연적으로 가격은 내림세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 겨울이 지나고, 2008년 봄이 오자
시애틀의 부동산은 약 10% 이상 떨어졌습니다.
원래 시애틀 지역은 봄이 되면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폅니다.
스프링 바운스라고 하여, 봄에는 가격도 오르고 매매건수도 늘어납니다.
2008년에도 어김없이 전년에 비해서는 떨어졌지만,
지난 겨울에 비해서는 약간의 아주 약간의 반등이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언론은 놓치질 않습니다.
혹자는 미국이 아주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데..
미국은 진정한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미국의 건설조합은 그 힘이 막강합니다.
부동산 회사는 지금이야 말로 집을 사야할 때다.
이렇게 집값이 싸졌을 때가 구매 최적기다. 말들이 많습니다.
언론도 지원사격을 합니다.
시애틀 경제는 아직 튼튼하니 시애틀은 아직 문제가 없을 것이다. 등등.
그래서...
결국 2008년 봄,여름. 스프링 바운스가 영원할거라고 믿었던 몇몇 분들은
결국 그때 집을 삽니다....
부동산 불패론을 한국에서 직접 경험했던 한인들중 다수도 이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http://www.redfin.com/WA/Bellevue/10022-NE-29th-Pl-98004/home/506656
위 주택은 오늘도 팔려고 내놓은 집입니다.
이 집도 제가 최근 말씀드린 벨뷰의 노른자위, 클라이드 힐에 위치한 고급집입니다.
이 주택의 History를 보시면 (위 표를 참고하세요.)
지금의 주인은 2008년 6월에 이 집을 197만불에 샀습니다.
(아시다시피 당시는 서브프라임으로 집값 폭락을 누구나 다 예견할수 있던 싯점이었습니다.)
아마도 집주인은 당시 2007년 보다 많이 싼 집값에 만족하고 구매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집을 사고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09년 1월. 그는 150만불에 손해보고 집을 시장에 내어 놓습니다.
50만불이나 손해보고 내놓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다시 130만불로 에스킹 프라이스(Asking Price)를 내리고, 그것도 여의치 않자
다시 110만불로 가격을 내립니다.
110만불로 내린지 3개월. 아직도 임자가 나서지 않는지, 아직도 For Sale 상태입니다.
이 집이 과연 100만불에 라도 팔릴수 있을까요?
이미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고 있을 당시에,
언론이나 광고를 믿고 투자한 이분은 1년만에 100만불(12억원)을 손해보고 있습니다.
잘 기억하십시오. 이 분은 결코 막차를 타신게 아닙니다.
이미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산 집입니다.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시애틀의 신문에는
주택시장이 바닥친 것 같다는 예측들이 1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보다 지난달 집이 조금 더 팔렸다는 이유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가격도 스프링 바운스 덕분에 약간 올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이 집을 살기회가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시애틀 부동산 시장을 관찰한 저로서는
바닥은 아직 한참 멀었다가 제 판단입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때, 빨리 파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입니다.
문제는... 내가 팔았다면 누군가는 분명히 샀다는 의미입니다.
폭탄은 내게서 떠났지만, 그 폭탄은 아직 터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을 따름이지요.
버블이 꺼지는 것을 직접 보고도 위와 같은 사례는 늘 일어납니다.
한국은 과거 IMF 당시의 학습효과를 너무 맹신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시애틀도 과거 90년 초에 LA와 달리 폭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2008년에도 폭탄을 안은 사람이 꽤 있습니다.
지금은 IMF때와는 다릅니다.
그 당시야 다들 아시다시피 세계경제가 부동산 버블로 진입하고 있을 아주 호경기 였으니까요.
급락했던 강남 아파트가 다시 급등하니
‘IMF학습효과가 과연 맞구나’ 라고 많이 생각들 하시겠지요.
하지만 지금 내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
떡인지 폭탄인지...
잘 분간하실 혜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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