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기수 총장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교육의 질에 비해 매우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는 교육 수요자인 대다수 국민들의 체감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한마디로 특혜를 누리는 한국의 대표적 사립대학의 오만과 자가당착을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한국 대학의 등록금이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지 <도표1>을 참고로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납입금)이 물가지수에 반영되기 시작한 1975년부터 2009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 및 대학 유형별 등록금 추이를 살펴보자.

먼저 사립대, 국공립대, 전문대 등록금을 가릴 것 없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매년 등록금 상승률 추이를 보면,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전반까지 사립대 등록금이 매년 10~30% 가량 가파르게 상승했고, 국공립대도 10~20%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70년대 중반부터 시행된 고교 평준화의 여파로 대학 진학자가 늘어나 대학들의 시설 확장이 필요한 데다, 70년대 말의 2차 오일쇼크와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세력의 군사쿠데타를 계기로 물가 급등과 외환부족 등의 경제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대학 등록금도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80년대 중후반에 물가가 진정됨에 따라 등록금도 한 자리수 상승률를 보였다.

그러나 1990~1996년까지 민주화 정부 출범을 전후로 대학 자율화 붐과 대학 설립이 난무하면서 다시 대학등록금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치솟던 대학 등록금은 90년대 후반의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상승세가 주춤하다가 2000년부터 6~8%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가 지난해 경기 침체로 1~3%대의 상승률에 그쳤다. 2000년대에는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 상승률이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도표1> 대학별 등록금 추이


(
) 한국은행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사립)대학 등록금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상승해 왔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가처분소득 증가율에서 사립대학 등록금 상승률을 차감해보자. 90년대 초까지는 한국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면서 개인가처분 소득도 빠르게 증가해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가계가 등록금 부담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이후부터는 개인가처분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반면 대학 등록금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여 가계들이 대학 등록금을 점차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대학 교육의 질에 비해 등록금이 싸다는 이기수 총장은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대학 교육의 질에 비해 등록금이 싼지는 좀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 교육의 수요자인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알고 있다. 정말 한국 대학의 질이 우수하다면 왜 많은 대학생들이 외국 유학을 가고 있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만간 별도의 글로 다루도록 하겠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대학 등록금 상승률은 국내 물가나 가처분소득 상승률보다 훨씬 더 빠르게 올랐다. 또 미국 사립대학의 등록금 상승률과 비교해 매년 평균 3~5% 정도 상승률이 더 높을 정도로 급격히 상승했다. 또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대학, 전공별로는 의대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가계가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업을 하거나 빚을 내야 할 정도로 이미 큰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고등교육의 민간부담, 즉 가계부담 비율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한국의 가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자녀들의 대학 학비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대부분의 일반 가계에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벌 서열구조 속에 안주하면서 '경쟁의 무풍지대'에서 희희낙락하는 대학 총장들만 모를 뿐이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2. 18. 10:21

최근 우리 연구소를 공격하는 내용과 관련해 한가지만 설명하고자 합니다. 최근 저나 우리 연구소를 공격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우리 연구소가 10년 전부터 집값 하락을 주장했는데, 한 번도 못 맞췄다또는 한 번도 오른다고 한 적은 없으면서 내린다는 얘기만 한다는 식으로 비방합니다.

다분히 우리 연구소의 취지와 주장을 왜곡하고 우리 연구소가 실력 없는 엉터리 연구소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비방입니다
. 더 나아가 시간이 갈수록 많은 일반인들이 우리 연구소의 주장에 공감하는 것에 대해 내심 불안해하며 우리 연구소와의 접속을 차단하기 위한 선동술이라고 봅니다. 또한 우리 연구소의 전망이 부정확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우리 연구소 주장의 신빙성을 훼손하려는 조치로도 보입니다.

이처럼 유치한 비방에 대해 가능하면 대응하지 않으려 했으나
,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같은 비방이 꽤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대다수 분들은 이 같은 주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잘 아시겠지만, 아직 우리 연구소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연구소는 재테크나 투자적 관점에서 부동산문제에 접근하지 않습니다. 저나 우리 연구소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접근하고 설명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차원입니다.

 

하나는 이미 한국 사회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문제와 주택문제의 정확한 실상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올바른 해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일반인들은 정부와 정치권의 거듭된 정책실패로 인해 형성된 잘못된 구조적 틀 안에 갇혀 있다 보니 집값이 뛰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상당수 언론들은 일반인들의 투기심리를 교묘히 부추기는 선동을 일상적으로 일삼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번째 측면으로서 이런 왜곡되고 이해관계에 물든 정보가 아닌 부동산시장의 제대로 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연구소가 집값이 오를 때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우리 연구소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오른다고 선동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많은데, 부동산 거품의 폐해를 우려하는 우리 연구소까지 나서서 같이 선동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 연구소가 향후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미 부동산시장의 대세가 꺾였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나 상당수 언론들이 투기 선동을 계속 일삼고 있기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인 것입니다.

 

다소 유치하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저나 우리 연구소가 전망했던 내용들의 정확성에 대해 한 번 따져봅시다. 우선, 저희 연구소를 비방하는 세력들이 이야기하듯이 저희가 10년 전부터 집값이 떨어진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2000년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소장님께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발언하신 것은 부동산 문제가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폐해에 관한 것이었고, 부동산 버블이 한국경제에 가져올 충격에 관한 경고였습니다.

그 같은 경고의 대부분은 서민 경제의 피폐화나 장기 내수 침체 등 이미 우리가 눈앞에서 목도하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 저도 2005년 미국 유학 직전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라는 책을 공저로 출간했는데, 당시 저도 부동산 버블의 폐해에 대해 경고했지 감히 집값 하락을 전망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그럴만한 실력도 없었습니다.

 

한편 소장님께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론 사태를 한국에 있는 그 어느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정확히 경고를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부동산 버블을 잔뜩 부풀려온 한국 또한 큰 경제적 충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특히 2007년초에 한 인터뷰에서 "한국경제가 1~2년 안에 큰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는 2008년의 경제위기로 현실화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과 전문기관이라는 곳들이 주가 급등세에 취해 한국경제가 계속 승승장구할 것처럼 말할 때였습니다.

 

집값 전망에 대해 우리 연구소가 명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제가 연구소에 합류하면서부터였습니다. 2008년 여름부터 우리 연구소가 발간하는 <경제보고서>와 일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그해 9월 제가 개인 명의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라는 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부동산 버블 붕괴와 집값의 장기 대세하락을 주장했습니다. (제가 당시에는 출판쪽을 잘 몰라 출판사가 붙이는 제목을 그대로 따랐는데, 지금은 좀 후회가 됩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제 주장이대폭락’보다는 장기 대세하락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책으로 집값이 일시 반등한 국면에서 재차 일반인들에게 경고하고자 지난해 9 <위험한 경제학>을 출간한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위험한 경제학>에서 경고한 내용들 대부분은 2009년 이후 이곳 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언한 내용들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연구소가 집값 하락에 대해 본격적으로 경고 또는 전망한 것은 2008년 중반쯤부터였습니다. 당시 전문기관이나 이른바 부동산 전문가라는 양반들 중에 누가 2008년 하반기~2009년초의 집값 급락과 전반적인 경제 위기를 경고했습니까?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말이 나왔으니 이외에도 제가 주로 설명 또는 경고한 내용들을 한 번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수도권 집값은 2006년말을 고점으로 해서 대세 하락 흐름에 접어들었다. 실질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2006년말의 집값은 역사적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2.    2009년 상반기에 시작된 집값 반등은 강남 재건축을 위주로 한 일시적 반등기다. 수도권 다른 지역들의 반등세는 크지 않다. 

3.    2009년의 반등기는 이른바 버블 세븐지역에서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2006년 말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재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4.    2009년 상반기 인천 청라 등지의 부동산 열풍에 편승하지 마라. 정부의 분양권 전매 완화 방침 등에 따라 투자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1년 후에는 피박을 쓸 가능성이 높다.

5.    ‘800조원 부동자금때문에 집값이 뛴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집값 상승은 가계의 주택대출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집값은 떨어진다.

6.    기존 주택 수요를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아주기 위해 정부가 DTI규제를 도입했지만, 종국에는 기존 집값뿐만 아니라 신규 분양시장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7.    이미 집을 살 사람은 빚을 내서라도 거의 다 샀다. 투기수요마저도 거의 고갈됐다. 따라서 거래량이 앞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8.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공급 과잉이다. 정부가 미분양 물량 매입 등으로 눈에 보이는 미분양 물량 수치를 줄였지만, 2009년 하반기부터 건설업체들이 대대적인 분양에 나서 미분양이 다시 크게 늘 수밖에 없다.

9.    지방의 공급 과잉 사태가 점차 수도권으로 북상하게 된다. 그러면서 수도권 외곽부터 서울 중심부까지 점점 조여오듯이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이 상당기간 침체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10.정부의 막대한 부동산 부양책의 약발이 다하면 다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실거래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표상으로 경기가 살아난다고 자동적으로 집값이 다시 뛰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이외에도 많지만 제가 경고했던 내용들을 위의 10가지 정도로 추려봤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한 번 판단해보십시오. 제가 경고한 내용들이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경고였는지, 아니면 정말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경고인지 말입니다. 물론 현재 상태에서 아직은 확정적으로 판단하기 섣부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언론의 선동보도에만 의존하면 판단을 달리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판단하실 때 국민은행 가격 지수나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가 아닌 국토부 실거래가와 거래량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십시오. 제가 왜 이렇게 말씀드리는지는 이미 100분토론이나 제가 그 동안 쓴 글에서 설명드렸으니 생략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가 위에서 경고했던 내용들에 대해 대한민국의 어떤 언론
, 어떤 전문기관, 어떤 부동산 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진지하게,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는지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경고를 떠나 그런 기관이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선동해왔는지도 생각해보십시오.

 

물론 소장님께서 누누이 강조하시지만, 전문가의 역할은 사전 경고이지 예측이 아닙니다. 제가 하는 작업도 기본적으로 경고이지 전망이나 예측 차원에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듯이 저나 우리 연구소는 부동산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살피고 그것을 일반인들에게 설명할 뿐이지 잠시잠깐의 현상을 좇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까지 저와 우리 연구소가 경고해온 내용이 엉터리였습니까? 오히려 이 땅의 어느 누구보다 정직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진단하고 설명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났느니, 또는 우리 연구소가 잘했느니 우기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외부에서 난무하는 저와 우리 연구소에 대한 중상비방이 사실이 아니며 명백한 허위임을 알리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입니다. 오히려 저와 연구소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아직도 현실의 엄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들의 궁색한 처지를 변명하고 사태를 호도하기 위해 여전히 온갖 선동과 파렴치한 비방을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판단하셔서 저희 판단이 큰 틀에서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면 주위 분들께 이런 사실을 널리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중상비방을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면 명명백백한 사실을 알려주십시오. 물론 저도 그 같은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만, 저는 앞으로 집값의 향방에 관해 직접 언급하는 일은 자제하겠습니다. 대신 부동산 거품이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부동산 거품을 뺀 뒤 한국 사회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더 많은 연구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소장님을 도와 우리 연구소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일로매진하겠습니다. <위험한 경제학> 1권의 서문에도 썼듯이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의 계급 투쟁을 마무리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하는 길로 말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사람이 땀흘린만큼 제대로 대접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2. 11. 11:20

안녕하세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저께 100분토론에 출연했었습니다. 출연 이후 다음 아고라 게시판, 100분토론 게시판,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게시판, 아름사 게시판, 그리고 여기 제 블로그 '불량사회'를 통해 많은 분들께서 격려와 성원, 그리고 조언을 보내주셔서 황송하면서도 무한한 감사를 느낍니다. 그냥 제가 평소 연구하고 생각한 것을 토론에서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도 놀랐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목말라 했는지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 한 몸 힘들더라도 이런 분들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사실 토론에 나갈 때마다 제가 제대로 못해서 안 그래도 서러운 분들 목소리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또 괜히 연구소 이미지만 떨어뜨리는 것 아닐까 걱정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그제 토론에 준비를 많이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토론의 틀거리가 도시계획 전공한 다른 세 분 패널의 입맛에 맞춰 짜여져 있었던 데다

그나마도 토론 진도가 안 나가니 사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나 금리나 가계 부채 등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경제 문제들, 그리고 부동산문제가 한국경제, 사회 전반에 미치는 폐해 등에 대해 이야기할 틈이 없더군요.

더구나 토론이 끝나갈 때쯤 할 말은 많은데 시간이 없으니 자꾸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말을 많이 하려고 하다보니 다소 흥분한 것처럼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흥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토론하면서 느낀 또 한 가지는 왜 우리는 토론 프로그램 수준을 높일 수  없을까,

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전문성이 기존 언론의 엉터리 보도 수준을 뛰어넘지 못할까 하는

안타까움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100분토론 때 준비했던 도표들을 소개합니다. 토론 때는 시간 제약 때문에 제대로

다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이 곳 게시판을 통해 다시 소개할까 합니다. 일부 도표는 이미 한두 차례 사용했던 자료지만,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준비했던 도표를 다시 보여드립니다.

 

도표에서 제가 주로 보여드리고자 했던 것은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들입니다. 실거래가는 2006년 1월부터 집계가 시작됐는데, 그때 이후 최근까지 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별로 실거래가 추이를 보여드립니다. 여기에서 보여드리는 도표뿐만 아니라 저희 연구소는 전국 수천 개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이른바 '버블 세븐'과 수원, 일산, 파주 등 그외 수도권 대부분 주요 도시들의 아파트 가격은 2006년 말에 고점을 찍었고, 그외 서울의 강북 노도강이나 경기 의정부, 동두천 및 인천 등 수도권 외곽은 2008년 상반기에 고점을 찍었음이 분명합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정권의 사활을 건 무지막지한 부동산 부양책으로 지난해 6개월 가량 상승했지만, 주로 강남 재건축 단지 위주의 상승세였을 뿐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상승세는 언론 보도와는 달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미 지난해 6,7월부터는 상승 여력이 꺾이고 있었고, 9월 이후부터는 다시 떨어지는 지역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이미 대세는 꺾여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현재를 기준으로 하면 수도권의 대다수 아파트는 고점 대비 최소 -10~20% 가량은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소유자들의 희망 가격에 근거한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호가 중심의 국민은행 가격지수나,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지수는 여전히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의 호가 지수는 2006년 집값 폭등기 때까지는 실거래가와의 괴리가 크지 않았으나, 2007년 이후 주택 침체기 이후로는 실거래가와 계속 괴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큰 틀에서 계속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이들 가격 지수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마디로 사기와 조작의 산물입니다. 1~4번까지의 도표를 보신 다음에 5번 도표를 보시면 얼마나 심각한 괴리가 있는지를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여기에서 보여드리는 도표는 일부일뿐이지만, 우리 연구소가 조사, 분석한 거의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도 거의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호가 위주의 언론 선동에 휘둘리지 마시고 냉철하게 판단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아파트 거품을 빼나가야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보내주신 격려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들 보내세요. 꾸벅^^

 

 

 

<도표1>강남의 대표적 아파트들. 강남에서 고점을 회복한 것은 개포 주공 등 저층 재건축 일부 단지밖에 없습니다. 그나마도 이미 집값이 너무 올라 더 이상 사업성이 없습니다. 이미 '폭탄 돌리기'국면입니다.

 

 

<도표2> 다른 버블 세븐의 핵심이었던 분당과 용인의 아파트 사례들입니다.

 

 

<도표3> 버블 세븐 외의 다른 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들인 일산과 수원의 아파트들.

 

 

 

<도표4> 수도권 핵심 지역과 달리 2008년 상반기가 고점이었던 인천과 서울 동북지역 아파트. 역시나 고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다시 꺾이고 있습니다.

 

 

 

<도표5> 그런데 실제 거래가격과는 달리 국민은행 가격지수와 부동산업체 가격지수는 계속 올라가는

것으로 나오는군요. 이미 실거래가 기준으로 고점 대비 최소 -10~20%씩 떨어져 있는데도 이들 지수는 오히려 고점보다 훨씬 더 올라가 있습니다. 호가 거품에 기반한 가격 지수일 뿐입니다. 더구나 국민은행 가격지수는 양반이지, 사설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가격지수는 더 뛰고 있습니다. 이런 조작에 가까운 가격지수를 가지고 언론에서는 연일 얼마가 올랐네, 하면서 떠들어대고 있는 것입니다. 절대 언론의 선동보도에 휘둘리지 말고 냉철하게 판단하셔야 합니다.

 

 

 

<도표6> 마지막으로 거래량 추이를 보시면 2006년 폭등기 때 거래량이 크게 늘었지만 당시 빚을 내서 살 사람들도 모두 사버렸기 때문에 추가 매수세력이 끊겨 버렸습니다. 그래서 2007년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빚을 많이 진 급한 매도자들이 집을 내놓으면서 실거래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2008년 뉴타운 바람이 불 때나 지난해 정부 부양책에 따른 빚 내서 투자한 수요가 늘어나 거래량이 증가했으나, 다시 급격히 거래량이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 6개월의 반등기도 사실상 종료된 것니다. 거래량이 줄면서 2007년 이후 진행됐던 "거래량 감소+ 실거래가 하락"이라는 패턴이 다시 작동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10. 2. 6.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