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부동산문제>란에 Lost in Seattle님께서 띄워주신 글입니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최근 한국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좋은 글이라고 판단하여 소개합니다. Lost님의 다른 글들도 저희 연구소포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때 시애틀에도 집안사고 렌트사는 사람이
바보 취급 받던 시절이 있었다.
 
주택이 연간 10% 이상씩 폭등하던 그때 그시절.
한인들을 만났다 하면, 나오는게 부동산 이야기 였다.
 
이런 폭등세가 5년을 연이어 계속되자,
렌트살던 사람들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폭락의 가능성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그들(렌트사는 사람들)도 결국 손가락질을 하고
부동산 붐의 대열에 결국은 뛰어 들었다.
 
Priced Out Forever 될까봐...
 
그때가 아마 2006년, 2007년 정도로 기억된다.
 
........................
 
Tim이 seattlebubble.com 을 만들어 폭락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곧 부동산 대폭락의 시대가 올거라고 블로깅을 시작하던 때도
바로 2005년 8월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부터 LA를 비롯한 미국 대도시의
부동산 폭락의 조짐은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기다렸다.
시애틀의 부동산도 그렇게 될거라고 믿었다.
 
2006년 봄이 되자 시애틀의 부동산 급등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당시 미국 다른 대도시들은 거래가 한산해지고
가격만 유지한 상태이지 심각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시애틀 부동산만 승승장구했다.
 
"집없는 사람들"의 일부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해 집을 샀다.
부동산 폭락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늑대소년"으로 불리웠다.
 
그해 시애틀을 제외한 다른 대도시들은 일제히 폭락을 시작했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기다렸다.
시애틀도 이제는 그렇게 될거라고 믿으면서...
 
2007년 봄이 돌아왔다.
시애틀의 부동산은 또 다시 폭등했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도 그랬었다. 솔직히.
 
2006년에 집을 샀던 사람들은
그들의 집이 1년동안 얼마나 올랐나를 자랑했고 그들의 선택이 훌륭했음을 단언했다.
많은 "렌트사는 사람들"이 이때 집을 샀다.
 
"역시 부동산은 떨어지지 않는다."
"어쨋거나 시애틀은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는다."
"과거 몇십년간의 자료를 봐도 시애틀은 한번도 떨어져 본적이 없다."
 
"렌트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꿈에 그리던 마이홈을 드디어 장만했다.
폭락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늑대소년"이라 손가락질 하면서...
 
................................
 
투기적 마인드를 가진 "가진자"들은
LA가 무너질 당시인 2006년에 대다수가 투자한 부동산을 팔고
현금화 한 사람들이 많았다.
 
어슬픈 투자자들은 그 당시도 집을 하나 더 산다고 난리들을 폈지만
정말 자본이 많고 부동산을 굴릴줄 알던 프로들은
2006년 이전에 손을 털었다는 것을 아마추어들은 못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막차는 "가지지 못한 자들"의 차지다.
"가진자"들은 그들을 위하여 늘 막차를 준비해 놓는다.
"가지지 못한 자"들은 그것이 폭탄인지 선물인지 알수없다.
 
그래서 "가진자"는 더 많이 갖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그나마 가진 것 조차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막차가 다가 오면, "가진자"들은 "가지지 못한자"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동한다.
그들을 막차에 태우지 않으면 자기들이 막차에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에 아주머니가 애업고 나타나는 시점과 비슷하다.
 
투기적인 시장에서는 늘 "가지지 못한자" "힘없는 자"가 무조건 손해 보기 마련이다.
요즘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
 
 
2006년, 2007년.
여타 미국 대도시가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었을 때도
시애틀만 유독 부동산이 올랐던 이유는
시애틀의 산업적 특성 때문이다.
 
시애틀은 보잉과 마이크로소프트등을 중심으로한
미국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하는 산업이 많이 발달해 있다.
 
2006, 2007년 당시 내수경기가 주춤거리면서 여타 대도시들이 힘들어 할때도
보잉은 향후 10년이상의 주문을 확보한 상태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도 많은 인원의 신규충원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시애틀은 불경기가 다른 도시보다 늦게 찾아온다.
1990년대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다.
 
한국도 수출중심의 나라라.. 세계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요즘 미국 부동산이 바닥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와 보조를 맞추어 시애틀의 부동산도 바닥론을 언론에서 약간씩 흘리고 있다.
 
하지만, 시애틀은 다르다.
내수가 중심이 아닌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시애틀은
미국의 내수가 활발해지고, 그 덕분에 세계경기가 좋아져야 회복된다.
 
시애틀 부동산 바닥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LA가 바닥을 친것을 확인하고,
1년 혹은 2년 후다. 거의 90% 정확도를 가진 예측이 될것이다.
 
.............................
 
 
나는 아직도 "렌트 사는 바보"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나를
아무도 "렌트 사는 바보"라고 부르지 않는다.
 
당시 2007년. 많이 흔들렸다.
요즘도 집사람과 함께 그당시를 이야기 하면서
만약에 저질렀으면 끔찍했을 그 경우들을 이야기 하곤한다.
 
막차든 첫차든 아직 타지도 않았지만,
최소한..
 
막차를 타지 않은 것에 나는 감사드리고 있다.



정부와 언론이 왜곡하는 경제 정보를 꿰뚫어보고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을 위한 좀더 의미 있는 토론과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을 방문해주십시오.


by 선대인 2009. 8. 11. 09:28